+ 4월 / 권경인
자유는 철조망 안에 있다
억세게 피 흘린 대가로 갇힌 영혼
어둠의 길 한끝을 접으면
바다로 가는 통로가 보이고
비어 있는 바다가 보인다
그 하늘 아래
고장 난 신발 한 짝
물결에 야위며
피리를 불며
쫓기고 있다
-------------------
+ 4월 / 권태원
새야 새야
4월의 눈물은
눈물 아니지
그냥 멀리서
설레이고 있을 뿐
때로는
천둥 뒤에 숨어 있는 먹구름같이
천둥소리보다 먼저 가는 빛살과도 같이
붉은 꽃 한 송이
입에 다물고
사랑이여, 사랑이여
-------------------
+ 4월 / 김정란
캠퍼스의 이쪽과 저쪽에
햇살이 떨어졌다 그들은
일어섰다 같이 있어야 해 낮이라도
밤이라도 저녁 어스름 어느 새벽에라도
밤은 언제나 느닷없이 우리의 어깨를 쳤다
진실로 어떻게 말해야 하나 꽃
오 영혼이여 어떻게 말해야 하나
눈밝은 정신이여 무엇을 말해야 하나
어느 곳을 다니다 온 봄,
갑자기 우리는 따뜻해졌었어 그해 4월
우리는 같이 있었어 밤이 와도 어느새
무섭지 않았다
누구는 쓰러졌다
스물두어 살 혹은 백이십 살짜리 삶
또는 꽃 또는 4월 또는 가슴의 가슴의 가슴
딴전을 피우다 이윽고 눈뜨는 뜰
네게 손이 두 개뿐 이더리도 이천 개의 손을 다오
네게 가슴이 한 개뿐이더라도 천 개의 가슴을 다오
그들을 쓰러뜨리지 않고 싶어 그들이,
한번 가졌던 열쇠를 얻어가지고 싶어
천 개의 가슴을 단번에 열던 그 열쇠를
-------------------
+ 4월 / 배상득
참으로 묘하지
들리는 소리마다 대부분
광기가 서리고
못 먹을 밥 재나 뿌린다고
웬 놈의 비가 이리 내리나.
4월에는 급호가 오른다고
13%나 오른다고
입방아는 쉴 새 없이 도는데
정작 받아 쥔 품삯엔
쇠잔한 이파리만 딸랑거린다.
4월이여, 불만의 날이여!
4월 같은 5월은 잉태하지 말라
배고픈 자 더 이상 밥을 주지 말라
고기 잡는 법 이제는 가르칠 때이다.
===========
+ 4월 / 신재순
여린 빛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돌담길 아래
휘어지도록 늘어선
잎 지는 환한 선율
나래를 펴고 있다.
금 그어가는 시간의 흐름 속에 또 한 번
두 손 모으고 잠시 고개 들어
4월의 어느 날을 바라본다.
푸른 잎 화사함 어울린 깊은 꽃밤에
지난 시간 꽃잎에 버무려
흙냄새 짙은 향기로 다듬는다.
내 님이 오실 길에
향토 빛 그림 그려 놓고
살금살금 걸어오라고
하얀 목련 꽃잎 떨어뜨리리라
--------------------
+ 4월 / 이종현
그 여자의 치마에서 풀냄새가 났다.
청보리 까실한 4월 어느 오후에
황토 빛 향기로 부는 바람
그 여자의 치마에서 새근새근
잉태되는 숨결이 살아난다.
파랗게 들어앉은
네 자궁에 싹트는 소리
그 여자가 걸을 때마다
치마폭엔 강江이 흐른다
그래서일까
그 여자의 다리에서 목련이 열린다
하얗게 벌리는 오! 너의 교태
봄기운에 졸다가 보면
그 여자는 바람으로 다가와 옷을 벗긴다.
달처럼 달처럼 은밀하게 벗겨지는
너의 관능
그 여자의 치마폭에 감겨
오랫동안 잠을 자고 싶다.
--------------------
+ 4월 / 정다혜
척박한 영혼를 깨우며
어둠을 밝히는 불빛으로
네가 오는구나
하얀 꽃송이마다
순결한 기도문이 열리고
새들이 놓고 간 노래마다
격정의 꽃은 또 피어오른다
봄바람 느끼한 손짓에
화냥기를 주체 못 한 앞산 진달래는
상기된 몸으로 일제히 일어나고
그리운 마음 살며시
그에게 들키고 싶은 날
진달래 붉은 울음
저문 3월을 건넌다
-------------------
+ 4월 / 정성수
잔인한 달 4월은
내게는 그리움의 달이다
그 사람을 만난 달도 4월이고
그 사람이 떠난 달도 4월이다
가슴에 품어도 가슴에서 꺼내도
여전한
그 사람은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다
한 사람이 오고 한 사람이 가는 일이
사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4월을 끝끝내 보내지 못하고
4월에 목을 맨다
그 사람이 나를 향해 던진 사랑의 그물이
이제 내가 그 사람에게 던지는
그리움의 그물이 되었다
4월이 와도 4월이 가도 왜?
내 가슴은 시린가!
===========
+ 4월 / 홍경임
비발디와 함께 온 4월
내 서른여섯 살
자화상이 되었다.
식은 찻잔 앞에 두고
말 없던 내게 찾아와
전원 교향곡으로 하여
예쁘게 펼쳐준 푸른 길
황녀 되어 걷는다.
4월과 나
서로는 진실하였으매
4월이 저무는 뜨락에는
자목련 꽃 만개하여
우리를 환송하고 있었다.
-----------------------
+ 4월생 / 문효지
겨울의 잔혹한 발굽에 밟혀
쓰러져 있던 나무가
몸을 털며 일어선다.
아직은 황사바람의 사나운 갈기가
팔뚝에 늘어붙지만
바람을 벗겨내는 손가락마다
꽃을 물들여 매달고
언 땅을 일군다.
겨울의 간짓대가
흔들며 후려칠 때
나무는 아픔에 쫓기면서
서서히 부활된다.
----------------------
+ 4월에 / 류정숙
태양은 빛났고
바람은 미풍이었지?
청쳔벽력이
귀를 찢어
오열의 파도가
창공을 흔들어도
추억의 계곡엔
이끼만 프르고
약속의 강변에
저녁노을만 타네
----------------------
+ 4월에 / 박현자
바람이 들었다
움속에 갇힌 무 속처럼 그렇게
숭숭한 심장에 못 박히던 겨울
침잠한 터널을 빠져나와
너의 영토에
뿌리내리는 회오리더니
황사 기둥이 되어
푸른 속내를 들추고 있다
사람의 집 구석구석
시간의 잔재들을 불러
녹쓴 창틀을 닦고 있다
오래도록 침묵하던
또 다른 벽이 되어
찬란한 내일을
기다림으로 풀고 있다
빙벽이 되어 조금씩
햇살을 받고 있다.
=============
+ 4월에 / 박형희
잘디잔 비가 안개숲을 이루던
혜화동 지하철 공사장을
부전도체의 유리창 저편으로 내다보며
스물한 살의 낭비되어지는 삶과
쪼들리는 삶이 기중기의 근육이 불뚝 선
팔뚝의 움직임을 사이에 둡니다
지네의 다리놀림으로
수면 위로 보트가 물이랑을 만들고 지우는
춘천의 공지천에서도
생활난에 꺾일 줄 모르는 삶과
풀꽃 모가지 꺾이듯 꺾이는 삶이
뒤뚱거리고 있었습니다
4월의 혜화동 지하철 공사판과
공지천 강기슭의 막판 일은
흔들리는 삶 속에서도
굽힐 줄 모르는 힘으로 답답하고
곤한 우리의 마음을 깨치며
하나같이 녹여 뜨겁게
눈시울을 뎁히고 있었습니다
-----------------------
+ 4월에 / 최풍성
노오란 개나리 위에
하얗게 쌓이는
4월의 눈(雪)은
향기가 있다
진달래 꽃송이 위에
덮인 흰 눈이
보라색으로 물들어
진달래 향기를 빚어낸다
목련보다 흰 눈이
목련 위로 쌓인 채
목련을 갉아먹고
희디흰 향기를 토한다
바람의 달 4월에
낙하산처럼 흩날리는
탐스런 곡예가
파랗게 배부른
보리 이파리 위에
때를 잃고 내린다
비둘기 떼 먹이 위에
장끼 까투리 보금자리에
질펀하게 내리는 눈은
해를 가려 그늘 지우고
지워진 그림자 위에
자꾸만 쏟아 놓는다
-------------------------
+ 집, 사월 / 강만수
봄볕이 칼날인가 봄날에 걸려 베어진 절룩절룩 개나리 붉은 진달래
활짝 핀 꽃꽃이 가네 앞산 뒷산 쓰러진 꽃꽃이 가네
아이의 무덤 앞 뿌어연 봄날에 섬벅 버혀 넘어진 목이 잘린 꽃이 돼
꽃길을 걸어가면 바람이 꽃들을 흔들어 바람에 꽃잎이 꽃잎 지네 실패한 혁명처럼
---------------------------
+ 4월, 동강 / 이길원
4월 새벽이면
거칠어지는 물안개의 숨결
어라연 바위섬을 돌 무렵
진달래 꽃물에 취한 강물
바닷물에 곱게 세수한
햇살과 만나
밤새 참았던 욕정
가쁜 숨결 토해내는 물안개를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이 향연을
백 년 전부터 바위에 앉아
안 보는 듯 훔쳐보며
새벽마다 그렇게 바라보다
제힘에 못 이겨
혼자 꿈틀대는 소나무를
보셔요 더 늦기 전에
동강이 머리 푸는 4월에
===============
+ 4월에는 / 문정희
4월에는
비로소 용서하고
가슴을 여는
날개의 몸짓으로
가득하다.
4월에는
어두운 골목에 빛을 뿌리고
침몰한 배에 못질을 치던
젊은 이마가 때리는
종소리로 가득하다.
그 후
4월에는
기도처럼 하얀 내 가슴에
뜨겁게 진
그 님들의 목소리로 가득하다.
-----------------------
+ 4월의 꿈 / 이채
이제 언 것은 없습니다
흐를 것은 흐르고
필 것은 피어나고
살아 있는 모두가
아름다운 빛이 되어
꿈을 꾸는 4월이 왔습니다
말보다 강한 약속
정직한 계절의 저 꽃들
그리고 무성한 풀과 나무들
어두운 흙 속에 자신을 던졌어도
씨앗은 다시 생명으로 깨어났습니다
하늘이 내려오고 구름이 떠 있는
맑은 샘터에서
목이 마른 사람은 물을 마시고
가슴이 마른 사람은 가슴을 적시어
누구나 싱그런 4월이 되었으면
물소리는 점점 깊어지고
숲은 더욱 푸르게 짙어지겠지요
나날이 깊어지는 삶
변함없이 푸른 마음
바로 우리 모두의 삶이었으면
--------------------------
+ 4월의 봄 / 허윤정
4월의 꽃잎은 소문 없이
피었다가 그것도 잠시
하얀 꽃잎 낙화 되어 흩날린다
우리는 세기적인 코로나
바이러스 역병을 치르고 있는데
위로하는 기색도 없이
먼 추억으로 봄꽃은 지나갔다
무정한 세상사 토 달지 않고
그냥 지나가는 꽃 이여
분노와 희열과 아픔이
우리의 몫이라면
환희의 무리
너 들은 스치고 지나가는
무심한 꽃 무리 아무 말이 없었네
그렇다 너 들은 너 들이고
우리 모두, 나는 나 혼자일 뿐이다
그래도 먹여주시고 입혀 주시고
귀 없는 귀를 흔들어
사랑의 세레나데 가득히
노래도 불러주시는 님
다시 기도로 일어서게 하시고
마음속 저 안에는 신의 응답이 있다
언제나 사랑으로
나의 손을 꼭 잡고 계시는 분
그대의 찬란한 봄
온 세상은 넘치는 사랑
황홀한 축복 애잔한 희열의 4월이다
힘내라! 젊은 푸름은 외친다
우리 모두 일어서서 황야를 달리자
다시 중원을 달리는 저 말발굽 소리
달려라 더 힘차게 달려라.
--------------------------
+ 4월의 시 / 장수남
아, ―
4월이여!
그 이름 꽃피운 하얀 목련
뜨거운 열정 불태우고 고개 넘어가면
새벽이슬 발갛게 젖어있었네.
아름다운 동행
함께 갈 수 없음을 너는 알고
아침햇살 삐져있었지
단꿈 포옹하고 이젠 한 잎 한 잎 접어
하얀 목련 내려놓을까
가로수 벚꽃 행렬 꽃 길 따라 달음박질
푸른 바다가 보인다.
오늘의 젊음이여.
하늘엔 꽃구름 꿈꾸는 세상 아름답게
금빛 바다 불타는구나.
하늘 바람 파도
그리고 나
우리의 만남을 위하여 축배하자
파도가 노래하고 춤추는 오륙 도
돛배가 출렁인다. 내가 살아있다는 행복
세상 모두 사랑하고 싶다.
===============
+ 4월이다 / 윤영초
싱그러운 물방울 잔치
풀잎 끝에 그네를 탄다
감로수 같은 달콤한 입맞춤으로
나무들이 춤을 추는 4월이다
인고의 세월을 벗고
신록을 예찬하는
상큼한 바람도 웃어주는
가벼운 옷차림에
화려한 외출처럼
꽃잔치 열리는 달
병아리들의 졸음이
햇빛에 누워 키를 키우고
팝콘 튀듯 하얀 목련 꿈을 꾼다
천지에 꽃내음 가득한데
누가 4월을 잔인한 달이라 했던가
아지랑이도 도시로 내려와
현란한 춤을 추는 4월이다
--------------------------
+ 4월이면 / 박영배
꽃 피고 지고
온종일 꽃잎 날리는 4월이면
어김없이 봄을 탑니다
백목련 하얀 미소가
말간 하늘로 흐르고
닫힌 마음에 온기가 느껴지면
먼 데서 아련한 기별 하나 올 것 같아
빈 마당으로 눈이 자주 갑니다
오랫동안 묻고 살아온 꽃 사연 하나
한때 철없이 부르다 만 노래처럼
얼음장 밑에 가라앉는 줄 알았는데
이맘때면 소복이 올라 손 내미는 이유를
알 수가 없습니다
밤이 되면 꽃잎이 날려
유리창 너머 기웃거리는데
얼마나 묻고 살아야 잊힐 수 있을까
저만치 계곡으로 산물 흐르는 소리
침침한 가슴으로 백목련 꽃등 하나
잔잔히 흐르고 있습니다
------------------------------
+ 4월의 꽃길 / 고은영
어슴푸레 저녁나절
그리움 가득 깔깔거리는 꽃의 음표들이
봄의 페이지를 비음으로 물들이고 있다
내내 봄바람 불더니 뭉클한 꽃바람 분다
영혼의 샘을 길어
하루하루 육화(肉化돼 가는 꽃 무리
가웃한 세포들이 봄으로 유동 되어
희망을 틔우는 눈웃음의 여울에
톡톡 터지는 빛 고운 파스텔 톤의 컬러들
생각하면
이슬로 맨발도 부시고
독특한 풀잎의 향기를
가슴으로 안으면 한없이 자유롭고
우리 집골목에는 비름나물이며 질경이가
봄바람에 피식피식 웃었지
유채꽃향기 타고
달래 가 긴 대롱을 끌어올리고
냉이꽃 하얗게 서캐처럼 온 들판을 누우면
바람이 숨죽인 넘실넘실 영락없이
안개가 가득 피던 봄밤
가슴에 곱게 접힌 낯익은 골목골목들
명도 맑은 수채화처럼
천년만년 변하지 않는 빛 고운 삽화들
더러 잊을 수 없는 영혼의 무의식에
화흔(畵痕)으로 각인된 푸르고 달 큰 한 그것은
잊을 수 없는 그리움
-----------------------------
+ 4월의 교실 / 권영준
한 무리의 치어떼들이
일사불란히 진폭을 만들고 있는
4월의 교실,
햇살의 물살에 알을 슬어 놓았다
속살거리는 것들이 지어 몰려다니는
봄 개울에
몰랑몰랑한 치어 알들이
순백의 얼굴 위에 걸터앉아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손을 뻗어 해맑은 웃음의 포자를
한 움큼 잡아본다, 따뜻하다
뺨에 문지르자 잘디잔 속살거림이
힘찬 두근거림으로
미세한 섬모의 개울에서
쉬지 않고 부화되는 소리,
바다는 어디쯤 있는 어떤 곳일까
의식의 심층에 쪼그려 잠들었던 날숨들이
교실 바닥 위로 헤엄쳐 올라온다
놀라워라, 한없이 작은 치어떼들이
언제부턴가 나를 끄을고
난바다로 거슬러 오르고 있었다니
=================
+ 4월의 그대 / 추다영
4월의 그대여
시간은 세월로 떠나고
4월은 깊어
봄의 끝자락에 매달렸다
만춘(晩春)의 입맞춤은
라일락 향기로 가득하고
질투하는 비바람은
가슴으로 여민다
언약 없이 떠나버린
가느다란 벚꽃 추억
못다 한 4월의 사랑은
시리도록 그립다
4월의 그대
떠나는 걸음 무거울라 치면
가벼운 날개
파닥이는 나비 되어
내 빈 가슴 자리에 쉬어 가시게
4월의 그대
그대 위하여
내 빈 가슴 밭에
향 진한 꽃 한 송이
피워 놓으리다.
-----------------------------
+ 4월의 노래 / 오해숙
목련이 앞 마당서 웃음꽃 활짝 피면 여의도 가로수의 거리를 벚꽃들이
연분홍 붓으로 채색해 노래하는 4월 코로라 19로 인해 마음아 병들지 마
스스로 콘드롤 해 4월을 이겨내려 벚꽃의 향연 속 눈부심에 노래하는 맘 인생사 지내보니 참 짧다 고백하는 마음의 헛헛함에 서글픔 일렁이나
벚꽃의 화사함처럼 다시 피고 싶기에 세상이 코로라로 숨 막혀 조여와도
4월 속 향그러운 벚꽃의 흩날림 속 흉흉함 사라져 가리 긍정 날개 활짝 펴 행복을 선사하는 마음속에 꽃물결 벚꽃의 노크로 샤랄라 피어나는 4월 화창한 봄의 노래를 가슴으로 합니다
-----------------------------
+ 4월의 밤에 / 황근식
이게 살아있는 거냐고
원성 같은 질문만 해놓고
죽은 듯 잠든 내 모습을 보며
패랭이꽃아, 책상 위에서 시들며 너는
나를 위해 기도했다고 했지
하느님, 용서해 주소서
믿음이 부족한 탓이라고 안타까워하며
하느님 용서해 주소서, 기도했다고 했지
그러나 나는 꿈도 없는 잠을 자며
죽음 같은 긴 강을 건너며
밤을 새웠다
밤뻐꾹새 우는소리에 자꾸 고개를 저으며
훠이훠이, 당신의 죽음이 이런 거였느냐고
너의 하느님께 묻고 또 물었다. 패랭이꽃아
------------------------------
+ 4월의 빈 집 / 이향아
내 걸친 옷이 오늘은 더 남루하다
겨울 늪을 행군하던 금욕의 장화를 벗어
진흙을 턴다
곤핍한 등짐을 부리듯
울적한 추억을 물리듯
인동의 긴 묵념을 날던 새떼 돌아와
참을 수 없는 내 은둔을
기웃거리는 4월
아리한 해면의 하늘이여,
바람은 고기압
시샘도 눕히고
간지럼 타는 살구나무 긴 도랑을 굽이쳐
보랏빛 아편 향기를 피워낸다
꽃이 못된 것들은 죄다 눈을 감아라
귓속말로 번져나는 신명,
질탕한 뒷소문,
봄,
4월,
빈 집을 지킨다
=================
+ 4월이 가고 / 이정우
1
아무개여,
마지막 혁명은 죽어서
밤마다 열 사람이 모여앉아 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내가 버린 달성 공원, 내가 버린 여자의 오빠가
즈믄 날의 끝에서 끝까지 가서
내 이름을 소리쳐 부를 것이다.
그래도 나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2
생사여, 10년이 더 갔다.
뜨락의 빗자루와
목련이 누워서 속으로 크게 울고 있었다.
오늘은 그 앞에 서서
더 이상의 내가 아님을
가만히 느꼈다.
몇 해째의 4 월이 다 가기까지
불 꺼진 방에 혼자 있었다.
아침마다 빈 신발 끄는 소리로
싸리문을 나서고
종일을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
저녁이 되어,
서쪽으로 돌아와 잠들기 전
목련이 속으로 더 크게 울었다.
------------------------------
+ 4월이 가며 / 정재영
귀촉도 통곡소리는
두견화 붉게 하다가
한나절이나
토해내는 피맺힘의
빨간 무게로
꽃잎을 하나씩
떨어뜨린다.
화전놀이
바람길 따라
순이 떠난
저승 길목
산모퉁이 상엿집 뒷산에는
아직도
귀촉
귀촉
꽃잎이 녹는다.
-----------------------------
+ 4월이 간다 / 김희숙
연분홍 벚꽃 흩뿌리는 너머로
이리저리 흔들리던 일상
너무도 쉽게 4월이 간다
엉뚱한 일에
마음 아프던 날
확실한 그리움의 실체를 알아
그 길 따라 걸으면
슬픔만 가득하다고
부끄러움에 고개 들 수 없다고
귓속 말 던지고 간다
응어리진 가슴의 한
꾹꾹 눌러 앉히고
눈물 삼키며 살아왔듯
더 진솔하게
더 아름답게 살라 하고
절뚝이며 4월이 간다
------------------------------
+ 4월이 간다 / 이향아
사월이 간다
일제히 기립하여 갈채하는
함성의 현기증은 가라앉았다
그래도 무너지는 바람과
아직도 휩쓸리는 꽃잎과
술 취한 내 발걸음
실눈 뜨고 바라보면 맨발의 바다
안개 묻은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면서
명주 수건 흔들어라
사월이 간다
이별이 아니라고
다시 돌아온다고
마지막 한 사람
베르테르여,
무슨 말이 필요하랴
사월이 간다
=================
+ 4월이 되면 / 채바다
4월이 되면
진달래가 산과 들이 흔들리도록
붉게 취해 있는 것은
아직도 이 나라가 젊은 혈기血氣가
살아 있음일 게다
4월이 되면
백목련 꽃이 이 강토에 잔잔한 웃음으로 피어
하얀 모시 적삼 맵시처럼
피어 있는 것은
아직도 이 나라가 어머니 품처럼
따스한 체온이 흐르고 있음일 게다
------------------------------
+ 4월이 오면 / 강영일
4월이 오면
심장(心臟) 멎은 나비 한 마리
고생대의 화석(化石)처럼
표정(表情) 없는 얼굴로
세월(歲月)의 계단(階段)을 날아오르고 있었다.
서글픈 옛 추억 몸빛으로 수를 놓고
십자가 아닌 십자가에 못 박히신 당신은
이유 없이 사라져 간 한 마리 희생양이었다.
서글픈 과거살랑 고드름 여는 처마 끝에
풍경(風磬)으로 달아 놓고.
산오리나무 이슬 단장하는 산사(山寺)의 아침
외로운 처마끝 물고기 밤새 자맥질하면
동지 긴 밤 울어 지친 전설(傳說)의 새
밤새 핏빛 울음을 토하네.
------------------------------
+ 4월이 오면 / 나명옥
아직 푸른 꿈이 사라졌다고
실망하지 말자
눈을 감으면 보이는
저 높고 외로운
그 아득한 눈보라도 헤쳐나갈
4월의 방황의 끝 어딘가에
분명 서 있을
매화나무 열매
캄캄한
먼 하늘만 올려다보았다고
슬픈 절망 같은 눈물
씻기우지 못할 죄악 같은 짐 하나
등에 얹고 가는 맘
서럽다 원망도 저주도 퍼붓지 말자
우뚝 우리 집 마당에 꽃피울
하얀 목련꽃 하나
내 혼 내 영혼조차 떨구고
방금 피어난 저 하얀 목련 꽃처럼
방긋방긋 웃으며 외출을 하자
4월이 오면 새 잎 돋는
그리움이 머무는 곳으로 가자
---------------------------------
+ 4월에 피는 꿈 / 고은영
저 사월의 어느 찬란한 벌판으로 달려가서
케케묵어 질기기만 한 내 인생을 풀어놓으리
무당처럼 산발한 가슴을 풀어놓으리
바람과 빛 고운 햇살에
눈뜨는 꽃들과 싱그러운 풀잎에
흔들리는 슬픔들을 버무리면
누가 아는가
사월의 연분홍 향기처럼
슬그머니 달려온 꽃잎들이
더러워진 영혼에 순백의 불을 지를지
멀어져 간 청춘에 품만 팔던 초라한 노고에
그나마 청순한 노래로 한나절을 뒹굴지
열매 없는 도화 (徒花)가 되어도
꽃 진 자리 피멍이 들어도
4월의 벌판에 지워진 길을 놓아 피리를 불면
밤에는 따뜻한 별들이 나에게 길을 묻고
풀 섶마다 아픈 기억의 흔적을 지워내는
맑은 이슬로 피폐한 가슴에도 물이 오를지
==================
+ 4월의 가로수 / 김광규
머리는 이미 오래전에 잘렸다.
전깃줄에 닿지 않도록
올해는 팔다리까지 잘려
봄바람 불어도 움직일 수 없고
토르소처럼 몸통만 남아
숨 막히게 답답하다.
라일락 향기 짙어지면 지금도
그날의 기억 되살아나는데
늘어진 가지들 모두 잘린 채
줄지어 늘어서 있는
길가의 수양버들
새잎조차 피어날 수 없어
안타깝게 몸부림치다가
울음조차 터뜨릴 수 없어
몸통으로 잎이 돋는다.
--------------------------------
+ 4월의 꽃가지 / 박금숙
지상의 필요충분조건
다 끌어안고
하늘 중심의 끝에
팽팽히 맞서
누구 하나 찌르고도 남을
도도한 자태
젖비린내 가시지 않은 잎새마저
당당하게
목젖 빳빳이 세워
가지가지 받들고
부풀어 터진 혈관마다
탱탱한 미소로
벙그러진 꽃, 숨 고르다
급기야
화들짝
눈부신 절정의
독무대에 오르다.
---------------------------------
+ 4월의 꽃 편지 / 박미리
아지랑이 필 즈음 부칠 거라던 내 마음의 편지 아직 마침표도 찍지 못했는데
목련은 길마다 하얗게 등을 내걸고 있다
꽃샘에 눌린 가슴 한 점 원망도 없이
저리도 화들짝 웃는 걸 보면
그 와중에도 진정을 다해
가슴 연 사랑이 있었나 보다
그대에게 꽃인 줄만 알았던 나는
목련꽃 아래서 사랑을 기다릴 줄만 알았던
나는 그대 가슴에
저토록 환하게 불 밝힌 적 있었을까
추운 내 마음만 아프다
여긴 미안함 빼곡히 적어
4월 속으로 부치면
지금도 그리운 채로 화안히 읽어 주실까?
---------------------------------
+ 4월의 돌배 꽃 / 진의하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
개운산 후미진 계곡에서
수수 백년
종족의 뿌리를 지키는
돌배 꽃.
4월이 오면
개나리 진달래 꽃물 든 햇살 속에서
혼자만의 울타리를 치고
잎보다 먼저 하늘을 뒤덮는 하얀 꽃
눈송이처럼 쏟아내고 있다.
단 몇 날의 짧은 시간
꽃을 피우기 위하여
제 자리 지키며 버티어온 긴 세월
한 생의 과거와 미래
숨은 교차점이 보인다.
그 누구의 찬사도 받지 못할
관심 밖의 거리에 선 돌배나무
잠시 지나가버리면 그만일
한순간의 낙화를 위하여
그 허구한 비바람 속에서도
새파랗게 싱그러운 잎을 뽑아내고 있다.
==================
+ 4월의 진달래 / 백우선
봄을 피우는 진달래가
꽃만 피운 채
타고 또 타더니,
꽃이 모자라
봄이 멀까요?
제 몸 살라 불꽃
산불까지 내며
타고 또 탑니다
-------------------------------
+ 4월이 오는데 / 민경대
잔인한 4월이 다시 오는데
내 생애 단 한 번 꿈이 이루어진다면
잔인한 4월에 행복한 눈물의 다이아몬드 실밥으로
단장한 밤하늘을 수놓은 시간이 손톱 사이 봉숭아 물이 남아
잔인한 4월에도 비보가 아닌 사연을 기대한다
--------------------------------
+ 벌거벗은 4월 / 강영환
이제 산은
진달래 붉게 타는 벌거벗은 산은
멀리 나가 앉아 돌아오지 않는다
두견새만 하늘로 날려보내고
눈두덩이 퍼렇도록 지르던 함성을
계곡물소리로 지우고 앉았다
저 물길 뒤안에서 서럽게 우는 내 아우
홀로 사는 시절 4월은 일어서도
소리 죽은 강 속에 산 그림자 앉아
봄빛으로 세월만 흘러간다
짓밟힌 보리는 어느덧 푸르러
언덕 위에서 일어서는 풀잎을 보는가
힘쓰다가 팔뚝 잘린 풀잎 보는가
지울래도 지울 수 없는 내 아우 서러운
풀잎 보는가 풀잎 보는가
산은, 진달래 붉게 타는 벌거벗은
사월의 산이 아니더라도
봄빛으로 멀리 나가 돌아앉았다
------------------------------------
+ 4월, 병상에 누워 / 김진성
집집마다
목련 꽃이 환한
마을
병상의 창으로
흐르는
따뜻한 세월에
목욕하고 싶어라.
사월은
나를
병중에 다시
발병케 한다.
그리움과
상처와
누더기를 걸치고
떠나고픈 계절
수족이
더욱
저리고 있다.
====================
+ 4월에 내리는 눈 / 강영환
마을 밖에서 눈이 온다
눈은 마을까지 오지 못하고
동구밖에 쌓인다
피로하고 창백한 모습으로 눈을 뜬
백목련 가지에도 사람들은
四月에 죽은 새의 울음을 기억한다
가슴을 열고 끝없이 솟구치던 날개 죽지
뽑힌 깃털을 펄럭이며 강물 위로
눈이 내린다
四月 동구 밖에서
소리 죽은 강물이 흐른다
------------------------------------
+ 4월의 언덕으로 / 유한나
흙 같은 내 마음에
너는 푸른 잔디로 자라
왔으면
뻐얼건 부끄러움 위로
다독다독 덮여 왔으면
연보랏빛 제비꽃
노오란 애기똥풀
무늬 놓으며
양지바른 봄 언덕으로
꿈꾸 듯 왔으면
나는 찔레꽃 넝쿨 속에
숨어 흐르는
계곡물 같은 노래를
불러 줄 텐데
풀빛 먹은 새처럼
덕덕 울텐데.
-----------------------------------
+ 4월 제주 바다는 / 이승익
아침에 깨어나
의식 없이 바다를 본다
바다는 정해진 얼굴이 없다
울렁이며 춤추기도 하고
하이얀 거품들 날리기도 하여
냅다 곤두박질이 요란스럽기도 하고
수줍은 처녀 고개 숙여 살포시 살포시
걸어가는 모습처럼 잔잔 고요하기도 하다
형용할 수 없는 색상이 날마다
초록으로
파랑으로
잿빛으로
변화하는 바다는
밤마다 꿈을 꾸나보다
밤새
초록
파랑
잿빛으로 뒤범벅된
惡夢을 꾸나보다
-----------------------------------
+ 봄비 오는 4월에 / 정공채
오늘 밤 봄비가 4월을 적신다.
나직히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다릴 때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밤 봄비가 마음을 적신다.
오늘 밤 귀가하면 나도 젖으리
봄비가 오는 4월 당신을 사랑하겠습니다.
大地도 젖어서 꽃을 피우는 봄밤에
한 번쯤 두 사람도 가만히 젖읍시다.
봄비 오는 4월에 ...... 감사합니다.
======================
+ 4월의 거센 봄바람 / 임영석
지난 흔적 지우려고 봄바람은 거칠게 불어오나 새순 피는 나뭇가지에 작년 갈색
초록 물결 춤추는 거센 봄바람 4월에 불어라 수분 떨어진 나뭇가지 죽은 잎새
이유 있는 바람아 대자연 섭리로 흔들어라 새로운 봄의 푸른 청춘을 위하여
아름다운 출발선 꽃은 피고 꽃비를 뿌리고 새싹 새순 새 나뭇가지를 위하여
-----------------------------------
+ 4월의 마지막 황홀 / 김동기
사랑하는
4월아
어떻게 사월인 줄 알고
먼 길 돌아서
귀하신 봄의 생명들이
몸을 푸는가
노래 부르는가
춤추는가
웃는가
궁전 같은 이 강산에
울긋불긋한 봄꽃들과
작은 미물들의 시샘이 치열하구나
나는 너보다도 나를
사랑하였으나
나보다
더 예뻐졌구나
난 명품을 입어도
별 티가 나지 않는데
넌 아무 곳에
아무 가지에나 피어도
화사한 꽃이구나
4월은 가고
사월은 또 오지만
거듭할수록 난 깊은 노인이고
너는 늘상 동안이구나
살다 보면
시름이야 없겠냐마는
생각도 나보다
하나도 버릴 게 없네
사람들은 너를
좋아하고
너의 매력에 푹 빠져서
4월은 잔인하다 하네
--------------------------------------
+ 4월에 흐르지 않는 강 / 강지산
겨우내 얼었던 소리들이 고개를 하나둘 내민다.
강물이 풀리자 물결 속에 강금 당했던 모습들
이제야 힘찬 날갯짓 푸드득푸드득 새롭다.
수면 위로 부상하는 파장들이
시간을 빗겨 가려는 듯 꽃잎을 끌어안고
꽃잎마다에 경계를 긋고 4월로 파고든다.
언제부터 메말라버린 강에는
물고기의 언어가 된 비린내는 사라지고
하나둘씩 도시의 그림자로 채워졌다.
몸살로 앓아누운 오늘, 길 잃은 강물들은
꽃잎 위에 멈추어 섰다.
-----------------------------------------
+ 4월 어느 날의 나의 戀歌 / 최영희
사랑하는 사람이여
나 이제 어디로 갈까요
지금 차창 밖에 있는
산과 나무와 4월의 꽃들에게 안녕을 고하고 떠나왔어요
아니, 어쩌면 그들이 내게
안녕을 고하고 떠났는지 모르겠어요
백미러 속 세계가 타인의 세계처럼
점점 멀어져 가고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내가 사랑한 사람들이여
나를 사랑해 준 사람들이여
내 가슴속 사랑 너무 깊어
울 것만 같은데요
지금도 방금까지 내가 있던
나의 체온이 채 식지도 않은 그 아늑하던 세계가
자꾸 멀어져 가네요
4월이여
사랑이여.
=======================
+ 4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 이채
붓 하나 없이 계절마다
신비의 수채화를 그려내는 자연의 손길
고요하게 그러나 순수하게
그 빛깔만으로도 많은 것을 말해주고
그 향기만으로도 많은 것을 느끼게 합니다
나무와 풀, 꽃은 오늘 어떤 기도를 할까
살아가는 동안 바람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나무는 흔들리는 잎새들에게 일러주겠지요
그리고 또 이렇게 말하겠지요
마음의 평정을 찾아야 할 때는
꽃이 필 때가 아니라 질 때라고
진실로 아름다운 것은
빛깔보다는 그 향기 때문일 거라고
깊은 숲속에서 흐르는
한 모금의 샘물을 마시는 기쁨을 맛보려면
뿌리까지 길어오는 역경을 이겨내야 한다고
끝없는 욕망의 늪으로
불어오는 한줄기 봄바람의 여운이
가슴까지 스치며 나를 부끄럽게 합니다
바람 속에서도 꿈을 키워온 나무처럼
날마다 쌓아가는 삶의 탑에
차곡차곡 인내의 공을 들여야겠다고
나무와 풀, 꽃처럼
나는 오늘 어떤 기도를 해야 할까
------------------------------------------
+ 4월에 우리는 무슨 노래를 부를까 / 이승익
우리의 노래는 무엇인가
우리는 노래를 어떻게 불러야 할까
황사 바람이 요동땅 거쳐 황해 바다 건너
예까지 왔구나
싯누런 모래바람 눈가에 스쳐
눈물이 글썽 주루루 흘러내리는
우리는 무슨 노래를 부를까
우리가 부를 노래가 있을까
오늘도 바보상자 티브이에선
시간마다 흘러나오는 뉴스를 본다
바그다드-------함 락
美 해대원 포크레인에 밧줄 걸어
후세인 동상 전격 철거
軍政 ----과도정부 -------제헌의회 구성
어디서 많이 듣던 노래이다
목청이 찢어저라 부르던 노래다
꾸겨지고 없어줄 진작에 알았던
그 노래들 그 昨神들이 여직껏 돌아댕겨
다시 살아 꿈틀대는 망령이여 망령들이여
멍울져 으깨어진 가슴에 품어 있을 노래가
있을까
황사 바람으로 시야가 어둡다
우리 무슨 노래 부를까
무슨 노래 있을까
-------------------------------------------
+ 4월, 피고 지는 그 많은 사랑을 위하여 / 정영자
누가 말했습니까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그렇습니다.
매화꽃 피고
개나리 노랗게 피다가
벚꽃이 피고,
또 떨어지며
땅에서 다시 한번 곷 피더니,
목련꽃 목숨처럼 버려지는 이 봄에
바다는 푸른 무늬로
얼렁설렁
많은 사랑 흔들어 봅니다.
4월이 가고 있습니다
그대 모습같이 조금씩 꽃 피고, 주름지더니
때때로
초겨울 쌀쌀함 내려보내면서
화사한 나날을 가을로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봄입니다
이 땅의 모든 골짜기를 티우면서
이 바다의 온갖 외로움 다 불러내면서
그대 젊은 날의 모습처럼
펑펑 꽃구름 아낌없이 날리는 봄이 왔습니다.
세월은 강뚝을 넘고
갈대숲 바람으로 흩날리고
기다리는 마음은 바위를 씻기는 물결 속에 부서지는데
그대 사랑의 말만이
보름달로 떠오르다가
어느 날 별로 뜨는
4월,
피고 지는 그 많은 사랑을 위하여
다시 눈 뜨는
해운대의 동백 섬,
그 빛나는 아침은 매일매일 그대 가슴에 피는 꽃입니다.
_________ *55
4월 / 권경인
4월 / 권태원
4월 / 김정란
4월 / 배상득
----------------
4월 / 신재순
4월 / 이종현
4월 / 정다혜
4월 / 정성수
-----------------
4월 / 홍경임
4월생 / 문효지
4월에 / 류정숙
4월에 / 박현자
--------------------
4월에 / 박형희
4월에 / 최풍성
집, 사월 / 강만수
4월, 동강 / 이길원
-----------------------
4월에는 / 문정희
4월의 꿈 / 이채
4월의 봄 / 허윤정
4월의 시 / 장수남
-----------------------
4월이다 / 윤영초
4월이면 / 박영배
4월의 꽃길 / 고은영
4월의 교실 / 권영준
--------------------------
4월의 그대 / 추다영
4월의 노래 / 오해숙
4월의 밤에 / 황근식
4월의 빈 집 / 이향아
--------------------------
4월이 가고 / 이정우
4월이 가며 / 정재영
4월이 간다 / 김희숙
4월이 간다 / 이향아
--------------------------
4월이 되면 / 채바다
4월이 오면 / 강영일
4월이 오면 / 나명옥
4월에 피는 꿈 / 고은영
-----------------------------
4월의 가로수 / 김광규
4월의 꽃가지 / 박금숙
4월의 꽃 편지 / 박미리
4월의 돌배 꽃 / 진의하
------------------------------
4월의 진달래 / 백우선
4월이 오는데 / 민경대
벌거벗은 4월 / 강영환
4월, 병상에 누워 / 김진성
---------------------------------
4월에 내리는 눈 / 강영환
4월의 언덕으로 / 유한나
4월 제주 바다는 / 이승익
봄비 오는 4월에 / 정공채
---------------------------------
4월의 거센 봄바람 / 임영석
4월의 마지막 황홀 / 김동기
4월에 흐르지 않는 강 / 강지산
4월 어느 날의 나의 戀歌 / 최영희
------------------------------------
4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 이채
4월에 우리는 무슨 노래를 부를까 / 이승익
4월, 피고 지는 그 많은 사랑을 위하여 / 정영자
___________
'시마당 > 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비에 관한 시 2 (0) | 2025.04.20 |
---|---|
봄비에 관한 시 1 (0) | 2025.04.20 |
4월 시 모음 4 (0) | 2025.03.30 |
4월 시 모음 3 (0) | 2025.03.30 |
4월 시 모음 2 (1) | 2025.03.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