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당 (106) 썸네일형 리스트형 겨울나무에 관한 시 2 + 겨울나무 / 강남주 외롭지 않다. 잔인하게 더욱 잔인하게 외롭지 않다. 바람 한 오라기 깊은 상처를 꿰매고 있나니 사랑한다는 것은 발가벗고 끝내 떨지 않으며 외롭지 않다고 몸부림하는 일이다 --------------------------- + 겨울나무 / 강민경 햇빛을 쫓아가지도 않으면서 그 사랑 다 차지하는 너 구태여 멋진 풍경이 되겠다는 욕심 없이도 멋이란 멋은 다 지닌 너 수백 년 엮어낸 세월 외고집으로 겨울 풍상마저 스스럼없이 안을 수 있는 너 오랜 기억 채취에 담아 향기 미쁜 찬란한 날에 숨겨진 속살 여무는 희망의 낱알은 나뭇잎 떨어낸 길 언저리에서도 봄이 있어 내 마음 편안하다 --------------------------+ 겨울나무 / 공광규 저.. 겨울나무에 관한 시 1 + 나목 / 성백균 추울 텐데 한 잎 한 잎 입성을 모두 벗어버리고 알몸으로 겨울 문턱을 들어서는 나목 삶이란 나목처럼 때가 되면 내려놓는 것 나뭇잎 떨어지듯 명예도 권세도 부도 다 내려놓아야 편한 것 거친 겨울바람도 쉽게 지나가고 지나가야 다시 올 수 있지 차면 비워지고 비우면 채워지고 그러니까 회계도 하고 가난도 이기면서 사랑을 하게 되는 것이지 알몸, 저 겨울나무 춥기야 하겠지만, 수치는 아니야 용기지 봄은 용감한 사람에게만 오는 거야 --------------------+ 나목 / 이현우 이제 곧 자유를 얻으리라. 아름다운 전쟁도 막을 내리고 꽃이었다가 열매였다가 마침내 바람으로 몇 안 남은 미련마저 다 지워버린 겨울, 여백의 평화. --------------------+ 나목 / 정연복 봄, 여.. 겨울 시 모음 5 + 겨울 / 김정석 겨울다운 겨울이 없다 눈보다 비가 더 많이 내린다 자주 미세먼지 재앙이 반복되고 마른 국화꽃이 또렷하게 달려있다 풀빛이 푸르다 진정 추워야 농사가 잘 된다 했다 겨울다운 겨울없이 지나가려고 한다 소한 대한 추위는 존재감이 없다 이상 기온으로 미세먼지로 독감이 기승을 부린다 겨울은 겨울다워야 진정 겨울이 된다. -----------------------------+ 나목(裸木) / 정연복 봄, 여름, 가을 잎새들 무성한 찬란한 세 계절에는 스치는 바람에도 뒤척이며 몸살을 앓더니 겨울의 문턱에서 그리도 빛나던 잎새들 털어 내고서는 생명의 기둥으로 우뚝 서 있는 너 떨칠 것 미련 없이 떨치고 이제 생명의 본질만 남아 칼바람에도 미동(微動) 없이 의연한 모습의 오! 너의 거룩한 생애 --.. 겨울 시 모음 4 + 밤 눈 / 김광규 겨울밤 노천 역에서 전동차를 기다리며 우리는 서로의 집이 되고 싶었다 안으로 들어가 온갖 부끄러움 감출 수 있는 따스한 방이 되고 싶었다 눈이 내려도 바람이 불어도 날이 밝을 때까지 우리는 서로의 바깥이 되고 싶었다 ---------------------+ 첫 눈 / 이정하 아무도 없는 뒤를 자꾸만 쳐다보는 것은 혹시나 네가 거기 서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이다. 그러나 너는 아무 데도 없었다. 낙엽이 질 때쯤 나는 너를 잊고 있었다. 색 바랜 사진처럼 까맣게 너를 잊고 있었다. 하지만 첫눈이 내리는 지금, 소복소복 내리는 눈처럼 너의 생각이 싸아하니 떠오르는 것은 어쩐 일일까. 그토록 못 잊어 하다가 거짓말처럼 너를 잊고 있었는데 첫눈이 내린 지금 자꾸만 휑하니 비어 오는 내 .. 겨울 시 모음 3 + 겨울 / 정태중 춥다 입동을 먹었다 보일러 밥통엔 희연 안개 피고 고드름 하나 연통끝에서 차갑게 핀다 마음엔 한 송이 꽃 하얗게 입춘 그립다 ---------------------+ 나목 / 성백균 추울 텐데 한 잎 한 잎 입성을 모두 벗어버리고 알몸으로 겨울 문턱을 들어서는 나목 삶이란 나목처럼 때가 되면 내려놓는 것 나뭇잎 떨어지듯 명예도 권세도 부도 다 내려놓아야 편한 것 거친 겨울바람도 쉽게 지나가고 지나가야 다시 올 수 있지 차면 비워지고 비우면 채워지고 그러니까 회계도 하고 가난도 이기면서 사랑을 하게 되는 것이지 알몸, 저 겨울나무 춥기야 하겠지만, 수치는 아니야 용기지 봄은 용감한 사람에게만 오는 거야 -----------------------+ 겨울.. 겨울 시 모음 2 + 겨울 / 옥윤정아무것도 바라고 원하는 것도 없이 자신의 곱디고운 모습 고스란히 내려놓고 말없이 주고 갔는데 가을의 자리 슬그머니 차지하고 자기 세상이라고 히죽히죽 웃으며 즐거운 마음 따뜻한 가슴도 모른 체 차가움만 갔다 놓고는 쓸쓸히 웃고 있는 해님을 빨리 가라 등을 밀어 버리기까지 너의 욕심은 어디까지야 훈훈하게 불던 바람도 비켜 갈 수 없는 듯 휘몰아치고 너를 맞이하는 마음 아려오며 그리움 되어 오는 시린 가슴 어찌하랴 --------------------+ 입동 / 윤보영 겨울이 시작되는 입동이다. 무를 뽑고 배추도 뽑아 김장을 담그는...... 내 사랑도 시작이다 가을에 담아둔 따뜻한 생각으로 지금부터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그리움으로 시작이다 ------------------------+.. 겨울 시 모음 1 + 겨울 / 조병화 침묵이다 침묵으로 침묵으로 이어지는 세월, 세월 위로 바람이 본다 바람이 지나가면서 적막한 노래를 부른다 듣는 사람도 없는 세월위에 노래만 남아 쌓인다 남아 쌓인 노래 위에 눈이 내린다 내린 눈은 기쁨과 슬픔 인간이 살다간 자리를 하얗게 덮는다 덮은 눈 속에서 겨울은 기쁨과 슬픔을 가려내어 인간이 남긴 기쁨과 슬픔으로 몸을 준비한다 묵묵히. ------------------+ 동면 / 임보 겨울 산은 눈 속에서 오소리처럼 웅크리고 잠들어 있다. 산의 체온을 감싸고 돋아나 있는 빽빽한 빈 잡목의 모발(毛髮)들 포르르르 장끼 한 마리 포탄처럼 솟았다 떨어지자 산은 잠시 눈을 떴다 다시 감는다. ------------------------+ 겨울강 / 도종환 얼어붙은 강을 따라 .. 12월 시 모음 5 + 12월 / 백무산 늦가을 남은 잎새마저 가져가느라고 바람엔 가시가 돋았습니다 길섶 마른 풀들은 손을 흔들고 들은 저 낮게 흐르는 가을강을 따라 한 생의 시간들을 흘려 보내며 여위어갑니다 그들이 외로워 보여 손을 내밀어보지만 내 존재의 경계는 자꾸 허물어져 시간의 상처만 손바닥에 바스락거립니다 나에게도 그만큼의 시간이 빠져나가 내 몸에서도 자꾸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잡았던 손이 풀리고 그곳엔 허공이 채워집니다 그럴수록 나는 안간힘을 다해 그대를 떠올립니다 자꾸 그대 따뜻한 이름을 불러봅니다 뜨거웠던 날들은 몸이 미치는 곳까지가 나 자신이더니 11월엔 사랑이 미치는 곳까지가 나 자신입니다 ---------------------+ 12월 / 신하식 첫날부터 우산을 써야겠네 웬 비야 겨울비 소복이 쌓.. 이전 1 2 3 4 ···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