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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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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시 모음 3 + 1월 / 김예강 햇살의 문을 열고 고양이가 들어간다 빈 꽃대 뒤 새가 쉬다 날아오르는 하늘 문을 열고 침을 묻혀 이마를 닦는 고양이 그늘의 긴 혀가 고양이를 딴다 부드럽게 핥고 황급히 달아나는 1월 외투로 둘둘 말고 진종일 거리에 굴려다니던 저지른 언약들의 숨바꼭질 겨울은 얼굴이 커진다 시린하늘에 얼굴을 기대어보는 나무들 태양의 냄새를 나누고 1월이 하는 일은 보드라운 옷을 갈아입는 이 일 고요는 자라 여름이 가져갈 것이다 1월은 별을 뜨락에서 본다 -------------------+ 1월 / 노정혜임인년 새해 호랑이 닮은 기상으로 한해 시작 1월 새봄이 걸어오고 있다 한아름 꽃 바구니 안고 열두 달 희망 무엇을 채울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원하는 것 전부 안을 수 있는 긴 시간 하늘이 나 위..
1월 시 모음 2 + 1월 / 강영은 하얀 눈 위에 점점이 찍혀있는 콩새 발자국 눈 내린 隱喩의 아침 말의 行間에서 걸어나간 마침표를 본다   ------------------- + 1월 / 안재동 라스베이거스에서 꽤나 소문난  쥬빌리 쇼를 처음 관람했을 땐  어안이 벙벙할 정도의 멋과 색다름,  그리고 시종일관  흥미로움까지 느낄 수 있었지요.  몇 년이 지난 후  다시 그 쇼를 관람했을 때는  반은 보는 둥 마는 둥  딴생각이나 하고 앉아 있었으며  반은 꾸벅꾸벅 졸다가 나왔구요.  앞으로 또다시  그 쇼를 관람하게 된다면, 나는  그 자리에서 어떻게 하고 있을는지  몹시 궁금해 집니다.  해마다 반복적으로 다가오는 1월,  제목은 같지만  내용은 쥬빌리 쇼처럼  항상 똑같지 않은 것은 축복입니다.  두근거리는 가슴,..
1월 시 모음 1 + 1월 / 목필균 새해가 밝았다 1월이 열렸다 아직 창밖에는 겨울인데 가슴에 봄빛이 들어선다 나이 먹는다는 것이 연륜이 그어진다는 것이 주름살 늘어난다는 것이 세월에 가속도가 붙는다는 것이 모두 바람이다 그래도 1월은 희망이라는 것 허물 벗고 새로 태어나겠다는 다짐이 살아 있는 달 그렇게 살 수 있는 1월은 축복이다 -------------------+ 1월 / 박인걸 삼백 육십 오리의 출발선에서 이미 호각은 울렸다 힘차게 달리는 사람과 천천히 걷는 사람과 이제 첫걸음을 떼는 틈에서 나도 이미 뛰고 있다. 출발이 빠르다고 먼저 도착하는 것도 아니고 걸음이 더디다고 꼴찌를 하는 것도 아니다 먼저 핀 꽃이 일찍  시들고 늦게 핀 꽃이 더 아름답기도 하다. 머나먼 미로에 내비게이션 없이 가는 나그네 절망의 ..
새해 시 모음 5 + 새해 / 가혜자새로운 해가 떠올라 온 누리 비추어 저마다의 간절한 소원 빌고 또 비오니 소망 해로 떴지요 좁은 가슴 활짝 열고 너를 품으면 사랑해되고요 마냥 좋아라 너를 따라 걸으면 건강해되지요 이 세상 모두의 바램은 행복해지기를 지난해도 올 해도 시작해로 떴지요--------------------+ 새해 / 김연식 태양은 붉다 그 붉음 닮고자 새벽 산 위에 올라 동쪽 하늘을 바라본다 식어가는 열정을 깨우고 젊음을 붙잡고 싶어서다 소중함을 모르고 탕진한 젊음 돌아오지 않겠지만 조금 남아있는 개평 같은 소중한 시간 아끼고 아껴보리라 더 세월이 훔쳐 가지 못하게 두 눈을 부릅뜨고 개평으로 남겨준 시간에 가족과 못다 한 이야기 나누고 곁을 지켜준 인연과 더 가슴 아픈 언쟁은 그만두기로 하자 어차피 떠날 때..
새해 시 모음 4 + 새해 / 김명희 서울의 새해는 눈을 맞으며 달려 온다 ​방곡 P. P 섬의 새해는 인도양을 떠도는 봐이킹 해적선 뱃머리를 비비적 거리며 온다 ​바겐세일 현수막은 그들 마음을 흔들어 깨우고 야자수 열매조차 검게 타 버리는 촛불 댄스의 숨결은 고무나무 가지 사이로 춤추며 지나간다 ​눈꽃이 별꽃이 되는 P. P 섬의 [OH! HAPPY NEW YEAR]는 한 마리 바다 새의 커다란 날개  --------------------+ 새해 / 김정택 아쉬운 지난날을 어둠에 잠재우고 염원을4 앞세우며 찾아든 바닷가에 동살 띤 검푸른 바다 꽃 구름을 수놓아 인파들 소원 비니 해풍도 멈춰 서고 새로운 마음으로 수평선 바라보며 장엄한 일출 위에다 새 희망을 띄운다. --------------------+ 새해 / 박인걸..
새해 시 모음 3 + 새해 / 김남조 송년의 바람이 냉수에 목욕 얼음에 소독한 후 병원 회전의자에 몸을 맡긴다 진맥하여 처방을 줄 의사는 그러나 출타하여 의사의 의사이신 어른을 뵈옵고 있다 어른께서 의사를 고쳐 주시면 의사가 바람을 치유하고 바람이 나를 의자에 앉히리라 그런 다음 부디 새해가 오기를 --------------------+ 새해 / 김현주 첫 설렘 첫 느낌으로 새 아침 햇살을 받아봅니다 하얀 백지를 받아든 새로운 선물 새로운 마음으로 새 희망의 다짐을 그려봅니다 그리운 것들 아픔과 슬픔 것들 추억 속에 담아 놓고 웃음꽃 피우는 행복의 씨 새해라는 희망에 심어봅니다. --------------------+ 새해 / 허남기 저 멀리 가물거리는 옛것을 보라 그 미력한 등잔불이 아직도 여명의 불씨로 남아있다 처마 ..
새해 시 모음 2 + 새해 / 나태주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너는 어린 것 다만 안쓰럽고 가여운 아이 그런 마음을 위해 어린 장미는 피어나고 아버지도 있고 딸도 있을 것임 문득 세상이 새롭게 밝아온다. -------------------- + 새해 / 이명희 어둠이 고요를 지나 절벽의 바위 밀어 올리며  찬란한 여명을 열자  첫차를 타고 온 풋 별들의 초롱한 눈매 주홍빛 화원에 물꼬를 트며 흥건하게 물을 댄다  닿을 수 없는 허공 기웃거리며 낮은 목소리로 전하는 서툰 고백에 먼발치로 다가온 산 그림자 마음까지 접혀진 주름을 편다 바람은 칼끝처럼 예리한  갈급함의 목마름 내려놓자  농창농창 잘 익은 상처 언저리  풋풋한 새살이 돋는다  제대로 챙기지 못해 어깨를 짚는 표상  속내를 훑어 내리며 푸름으로 부서지는 물결 위 금빛..
새해 시 모음 1 + 덕담 / 도종환 지난해 첫날 아침에 우리는 희망과 배반에 대해 말했습니다 설레임에 대해서만 말해야 하는데 두려움에 대해서도 말했습니다 산맥을 딛고 오르는 뜨겁고 뭉클한 햇덩이 같은 것에 대해서만 생각하지 않고 울음처럼 질펀하게 땅을 적시는 산동네에 내리는 눈에 대해서도 생각했습니다 오래 만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과 느티나무에 쌓이는 아침 까치소리 들었지만 골목길 둔탁하게 밟고 지나가는 불안한 소리에 대해서도 똑같이 귀 기울여야 했습니다 새해 첫날 아침 우리는 잠시 많은 것을 덮어두고 푸근하고 편안한 말씀만을 나누어야 하는데 아직은 걱정스런 말들을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올해도 새해 첫날 아침 절망과 용기에 대해 이야기하였습니다 ------------------+ 새해 / 구상 내가 새로와지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