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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당/겨울

1월 시 모음 2

+ 1월 / 강영은

하얀 눈 위에 점점이 찍혀있는 콩새 발자국
눈 내린 隱喩의 아침
말의 行間에서 걸어나간 마침표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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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 안재동

라스베이거스에서 꽤나 소문난 
쥬빌리 쇼를 처음 관람했을 땐 
어안이 벙벙할 정도의 멋과 색다름, 
그리고 시종일관 
흥미로움까지 느낄 수 있었지요. 

몇 년이 지난 후 
다시 그 쇼를 관람했을 때는 
반은 보는 둥 마는 둥 
딴생각이나 하고 앉아 있었으며 
반은 꾸벅꾸벅 졸다가 나왔구요. 

앞으로 또다시 
그 쇼를 관람하게 된다면, 나는 
그 자리에서 어떻게 하고 있을는지 
몹시 궁금해 집니다. 

해마다 반복적으로 다가오는 1월, 
제목은 같지만 
내용은 쥬빌리 쇼처럼 
항상 똑같지 않은 것은 축복입니다. 
두근거리는 가슴, 새로운 기분을 
언제나 맞볼 수 있으니까요. 

1월은, 새신부나 새신랑 혹은 
갓난아기의 모습 같기도 하지만 
가끔은 괴물처럼 고약한 형상으로 
나타나기도 하지요. 
함박눈의 낭만이 폭설의 재해로 
변할 때 있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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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 이남일

지금은 하얀 1월
세상이 멈추어 섰다.
너를 향한 내 발소리도
길 위에 얼어버렸다.
겨울을 탓하진 않겠다.
바람이 울지 않아도 날리는
뼛속까지 하얀 눈송이
사랑하지 않아도
그리움이 쌓이는 걸 처음 알았다.
얼음 같은 매화 향기에도
봄기운이 느껴지는 하늘
그대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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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 이명희

새하얀 신의 캔버스
사람들은 꿈꾸는 듯

영혼까지 환하게
희망을 색칠한다

신새벽
태양의 이랑
자박자박 밟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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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 임우성 

한 달이면 넉넉할 줄 알았어

서른 개나 되는 날이라면
뭘 해도 한 가지는 할 거라 여겼는데
서른 날 하고도 하루를 더 살아
새해 첫 달
서른 한 날 째 저녁이 되었거늘
돌이켜 더듬고 더듬어도
때 되어 밥 먹고
주시(酒時)되어 술 마시고
취하여 잠들었다
깨어 또 밥 먹고
출근으로 반복되는 날들

새해 첫 달이 이렇게 간다
성취해야할 뚜렸한
어떤 목표가 있는 것도 아니고 보면
허송세월이랄 수도
허무한 삶이랄 수도 없는
행복쪽으로 훨씬 가까운
담담한 일상이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오늘도
일 잔 해야 쓰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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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 장종섭

1초 전 다 토해내고
1초 후 맞이한 새해는
한 장의 백지처럼
텅텅 비어 개운하다

지금부터
31cm의 자를 대고
반듯한 열두 칸
방을 만들었으니

첫 번째 주방
떡국 속에서는
나이 한살이 부글부글
끓고 있기에
기왕에 먹을 거라서
맛있게 먹었으니

열한 칸에는
땀방울로 채울 것이며
마지막 십이월의
방은 비워둡니다

혹시 아나요
노력 끝에
복이 들어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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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 조동범

​당신은 조금 더 늙었고, 이전의 것들은 모두 후회하지
않기로 한다.  ​저물녘이 사라지려 할 때 어둠은 어느
곳을 배회하는가. ​그러나 당신은 남해의 섬을 바라보며
지나간 것들을 애써 호명하려 하지 않는다. 당신은
조금 더 늙었고, 신성이 무너지는 ​것만 같은 일몰은
끝내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해안선을 따라 씻기지 않는 피비린내는 누군가의 전생을 ​
​흐느끼려 하는가. 실패한 상륙작전은 역사에 기록되지
않고 ​무너진 다리마다 오래전에 사라진 이들의 흐느낌은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당신은 초등학교 교정의 텅 빈
그네와 ​침묵을 ​거듭하는 누군가의 동상을 떠올리려 한다.

​회고할 수 없는 과거만이 당신의 미래를 예감할 것이다.
그리하여 당신은 회한 따위에 사로잡히지 않으려 한다. ​
​세상은 쓸모없는 것들로 가득하니 당신은 이제 조금 더
늙어버린 당신의 미래를 어루만지기로 한다. 사이렌이
울리는 거리마다 국경일의 추모객은 눈물을 흘리지 않고

​슬픔은 이제 쓸모없는 사랑처럼 당신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다. 당신은 조금 더 늙었으므로, 해안선의 출렁이는
​파도와 어둠이 장악하기 시작하는 수평선을 그저 바라볼
뿐이다. ​늙어가는 개와 산책하는 밤이 깊어가면 이웃들의
죽음은 어느새 당신 앞에 당도하는가. 

​몰락하는 수평선을 바라보며 조금 더 늙어버린 당신은
무엇을 떠올리는가. 끝도 없이 침묵하는 것은 과거인가
미래인가 아니면 말을 잊은 당신의 음성인가. 그러나
당신은 더 이상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 한다. 당신은
그저 조금 더 늙어갈 뿐이고, ​장례식장을 나서는 순간
잊히는 모든 슬픔처럼 과거와 미래는 떠올리지 않기로
한다. 

이별을 준비했는가라는 질문은 이제 익숙하다.
​이전의 모든 것들을 후회하지 않기로 한 당신의 다짐
역시 매일 밤 유효하다. 크리스마스 캐럴처럼 고요하고
거룩하게, ​눈물을 흘리지 않는 오늘밤은 당도할 것이다.
그곳에는 어느새 조금 더 늙어버린 당신이 있다. ​연인의
손을 잡고, ​그 무엇도 후회하지 않는, 당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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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월 / 허찬욱

새로운 시작의 날
하늘을 나는 독수리처럼
나도 저 태양을 향해 날개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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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월 / 문인수

농촌 들녘을 지나는데 춥고 배고프다.
저 노인네 시린 저녁이 내 속에서
등 달 듯 등 달 듯 불을 놓는다.
꽃 같은 불 쪽으로 빈 들판이 몰린다.
거지들 거뭇거뭇 둘러앉은 것 같다.
발싸개 벗어 말리며 언 발 녹이며
구운 논두렁도 맛있겠다.
그 뱃속 깊은 데 실낱같은 도랑물 소리.
참 남루한, 어두운 기억을 돌아오는데도 피를 맑히는
이 땅의 신(神)이옵신 그리움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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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월 / 박태일

햇살은 닥나무 가지에 앉아
졸음을 나눈다 줄지어
오는 바람에 고드름
빛 하늘을 짐작하고
바퀴 없이 뒤집혀진 경운기와
뽑다 만 배추들이 비닐을 감은 채
저녁 연기 깔리는 들판을 본다
무덤이 뽑혀 나간 붉은 구덩이 셋
여름 떠내려간 강가에 반쯤 묻힌 속옷이 누렇다
비리다 굽이굽이 배곯은 
저 창자의 길철 보아 
동무 함께 다닐 일이지
동고비 추윗
추윗 해 떨어지면
홀로 슬프다 춥다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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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 신창석

초롱한 별빛 내려 찬서리로 엉기고
붉고 큰 보름달이 언 땅을 굴러간다
겨울이 깊어졌는데 봄은 아직 멀었나

어둑한 산어귀에 앙상한 나목들이
불어온 찬바람을 죽은 듯 감내한다
이 계절 지나고 보면 고난도 추억일까

눈 없이 추운 날씨 바람끝 칼날 같다
경제도 얼어붙어 일자리는 귀해지고
젊은 꿈 조바심 안고 발걸음만 분주해

해묵은 시름앓이 다시 뜬 붉은 해를
신앙처럼 기대는 맘 스므날 새고 졌다
나목에 꽃눈 커질 때 시름도 떠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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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 이원문

식구들 모여 초하루 지내고
열나흘 오곡밥에 보름날 소원 빈다
아이들 쥐불놀이에 불깡통 돌리기
어른들 짚불 태워 달맞이에 소원 빌기

다 지난 열엿새에 일만 남은 봄인가
외양간 누렁이 소 되새김질에 즐겁고
캄캄한 광 구석 작년 소쿠리 어디 갔나
굴뚝 뒤에 걸린 호미 언년이 손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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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말 / 김인숙

​말일이 다 되어오니
단정하게 빚어 올린 첫날의 다짐이
흐트러진 머리카락같이
길어졌다
다시 곱게 빚어 올리려
게으름을 빗질하며
거울 앞에 앉았다
눈을 가리는 앞 머리카락을
자르고
맑은 눈으로 이월을 맞을
준비를 한다
부스스한 마음을 정갈하게
다듬어
차곡차곡 정리하고
내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적은
시 한 줄을 따끈하게 담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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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월 비 / 오보영

애탄 기다림에
목말라하는
네 모습이 너무
안쓰러워서
혹한추위
구름 뒤로 잠시 쉬러 간 사이
물이 되어 살짝 몰래 다가왔단다
메말라진 네 맘을 좀
적셔주려고
굳어있는 네 몸을 좀
풀어주려고
막아서는 바람 피해 내달려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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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1일 / 양광모

누군가에게는 탄식의 언어
누군가에게는 환희의 언어

세상에, 또 한 살을 먹다니!
세상에, 또 일 년을 주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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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일 / 이선영

어리어리 길을 잃고 주춤주춤 찾아든
눈 오는 작은 마을 갈피에
서표인 듯 숨어 있는 아늑한 도서관

책으로 난 갈랫길 찾아 불쑥 들어서는
찬 공기 채 떨치지 못해 떨리는 입술을 다무는 객

파묵의 새로운 인생이나 키냐르의 은밀한 생,
빈사의 바퀴를 굴리는 밤버스와
빈사의 불꽃에 이르는 사랑의 여정을
서가에서 골라 권해 주는
말 없지만 두 볼이 달아오른 사서

그 사서의 반은 일렁이면서도 반은 잠겨 있는
동공이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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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1일 / 이영광

새해가 왔다
1월 1일이 왔다
모든 날의 어미로 왔다
등에 해를 업고,
해 속에 삼백예순 네 개 알을 품고 왔다
먼 곳을 걸었다고
몸을 풀고 싶다고,
환히 웃으며 왔다

어제 떠난 사람의 혼령 같은
새 사람이 왔다
삼백예순 다섯 사람이 들이닥쳤다
얼굴은 차차 익히기로 하고
우선 들이었다
모두 같이 살기로 했다
무얼 머뭇거리느냐고 빈집이
굶주린 귀신처럼 속삭여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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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일 / 이영지

파란 물
떠 담으신
첫날의
귀한 손님
희디흰
앞치마에 돋도록
하얀 이끼

하야디 하얀 골목을 살풋 딛고 오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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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시 / 오애숙

오늘 동녘의 해
어제 서녁 저물어가던
그 해 아닌 찬란한 날개 펼친
금빛 태양 너울 쓰고서
그 기 들이켜 마셔

침체된 늪에서
죽어가던 나목처럼이나
숨죽여 쫓겨 가던 인생 서녘
맘 속 여백 넓혀 가자고
다짐하는 새 아침

어느새 늪에서
여전히 옴싹달싹 못하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꽁꽁 묶여 있어 힘들지만
젖 먹던 힘 다한 결심

인생 가라지
안 되고자 나그네 인생길
어깨 쫙 펴고 새 마음의 옷을
당당하게 새롭게 차려입고
화려한 외출합니다

===============
1월의 시 / 이명희

단내가 났던 고난의 기억
눈부신 하늘을 향해 
송두리째 접어버린
시간을 건너온 바람소리 따라 

변방에서 숨죽인 목마름 풀어
꽃그늘에 묻어둔 채
흩어져 지나간 삶 갈피에 꽂아둔 채

평범한 일상에서 느끼는 
큰 사랑 한 무더기 가슴에 심고 
영혼이 갈망하는 기쁨 길어 올리며
다시 또 열두 달 분홍빛으로 안고 

한가득 짊어진 짐 부리지도 못한 채 
여기까지 또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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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이면 / 곽종철

시작이 반(半)이라는 달
무엇이든 하면 된다고
마음속 깊이 새기는 달
많은 꿈을 그려보는 달이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젖 먹을 때 힘까지 다하자며
다짐하고 다짐하는 달이지.

이 맹세 변치 말자며
작심삼일로 끝나지 말자고 빈다.
너도 그렇게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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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월에는 / 이도연

일월에 일월에 새날이 오면
손가락 걸고 약속하고
두 손 모아 기도하며
다짐을 한다

​무심천이 흐르는 세상을 향해
지키지 못할 약속일지라도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소망을 키운다

​무서리 바람 찬 계절이
한파를 몰고 오는 엄동설한도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울 밑에 싹을 틔운다

나무는 동그란 나이테 긋고
사람은 얼굴에 주름이 늘어도
동토에 꿈틀거리는
생명의 환희는 희망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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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덕담 / 유안진

복 많이 받으세요 
소원성취 하시게 

이 한 달 동안 
내가 받는 축언 덕담일랑 모두 
단 하로만 괴여지이다 

나만 홀로 그대의 
더운 눈물 되어지이다 

나이 한 살 더 먹으면 
십리만큼 멀어가는 이여 

다섯 간장 아홉 구비 녹여 
덕담 한 마디 마련했거늘 

이 숱한 때때옷 물결에도 
나의 손님 그대만 안 보여요

===============
정월 일기 / 이원문

섣달 그믐 정월초
정월 초하루의 설도 아니고
남은 명절 대보름
그 보름도 아니다
그저 어중간한
정월의 하루 한 나절

추워 찾은 양지녘
쓸쓸하기만 하니
빈 집 찾아 들어가야
누가 있어 말을 하나
이제 이 보름 명절 지나면
다 지나는 정월일진데

이 정월 지나 찾는 이 월
봄 맞이에 바뻐지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
남은 며칠 보름 명절
쌀독의 쌀 반쯤 내려 가고
김치광의 김치도 얼마 않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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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의 기도 / 김순복

아무도 만나보지 못한
삼백예순다섯날을
떨리는 마음으로 맞이합니다

​설레기도하고
때론 두렵기도 하겠지만
올 한해 설렘이 담겼으면 좋겠습니다

​그 설렘을 위해
날마다
새롭게 깨어있는
사람이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큰 산처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함께 하는 사람들과
날마다 축제의 꽃으로
피어나게 하여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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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기도 / 이응윤

주님, 1월은 하나 더한 나잇살에 
철하나 더 들은 지혜 자 되고
사람이 계획을 세워도 일을 이루게 하시는 이
주님이신 줄 꼭 믿게 하소서

높은 그 곳 주님의 얼굴 바라며 
낮은 그 곳 주님의 발끝을 바라며 
할 수만 있으면 즐거움을 걸음동무하며 
소망을 짓는 지혜 자가 되게 하소서

하늘은 어진 자에게 복을 내린다는 말도 있듯이
잇 속없는 그곳에서 누군가의 지팡이와 
한 모금의 물이 되는 마음을 주옵소서

지난날 잰걸음 
빠르지 않아도 실수하지 않는
꽃을 만지듯, 찻잔을 들듯
한 번 더 생각하며 말하고 행동하는 
조금은 더 어른스런 삶이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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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메모 / 신성호

한해의 시작이 1월이라면
소중한 시작이요 출발 일진데

돌아보니 1월이 다 지나 가고
매달린 달력장엔 고독이 눈에 보인다

작은 것도 챙기지 못하는 여린 마음에
다짐하던 그 꿈들은 진정 이루어지는가

1월이 가면 또 다른 2월을 보며
새꿈을 갖는 그것이 좋지 않으랴

그렇게 흘러가는 시간의 톱니바퀴에
후회없는 시간들로 점철 된다면
아름다운 1월의 모습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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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서정 / 김덕성

이십년 만에 찾아온
영하 20도를 기록하는 강추위란다
울음 같기도 비명 같기도 한
애처로운 듯싶은 칼바람 소리
유리알 같은 파란 하늘에
사무쳐 있고
오색이 찬란했던 단풍도
정겹게 들려오던 새소리도
추억 속에 묻혀 사라진 도시거리
한산하기만 하고
가을이 지나간 자리는 유난히
아픈 흔적만 남긴다
텅 빈 아쉬움으로
겨울 음산한 소리 들리는데
다행히 하늘이 열리며 백의천사들
하늘하늘 춤추며 내린 옛 거리는
하이얀 은세계를 이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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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아침 / 김귀녀

해돋이를 보러 여행객들이 몰려들었다

1월의 새 아침 오늘따라
아침이 멀다
새벽 일찍 스트레칭도 미루고
그저 반듯하게 누운 채
지나온 내삶을 뒤적여 본다

며느리가 집을 나간 뒷집에서 닭이 아침을 깨운다

누구를 기다리고
누구를 그리워하며 살아가는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나는 잠시 쓸쓸하다

내삶의 언덕길에 바라는 소망이 있다면
풀잎처럼 살일이다
서로 나누며 살일이다

창문을 열어 밤새 깨끗해진 공기를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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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의 편지 / 오애숙

해야, 해야 붉은 해야 솟아 나와 
칠흑의 어둠 뜷고 찬란히 비춰라 

해 뜨는 데부터 해 질 녘 까지 
희망의 날개 펼치게 비추어라 

파르란히 푸른 꿈 가슴에 안고 
알록달록 소망꽃 피우게 비춰라 

거센 풍파 휘감아 하늘 가려도 
오뚝이 되어 열매 맺게 비춰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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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편지 / 홍수희

첫 마음으로
다시 시작합니다

내리자마자 녹아버리는
진눈깨비처럼
첫날에 했던 다짐들
그 후회의 흔적마저
지금은 돌아보기 슬픈
기억이지만

​사랑은 거듭하여
일어서는 것
내가 나를 용서하여
기쁘게 희망하는 것

​해마다 맞이하는
1월이 새로운 것은
겸허한 마음으로
다시 시작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너와 나를 위하여
다시 시작하는
용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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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첫날에 / 이명희

세상이
온통 하얗다
내 맘도
온통 하얗다
그 뉘도
칠하지 않아
그 뉘도 밟지 않아
바람도
설레이나니
나 또한
설렘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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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1월 / 최평균


내 삶이
1월이면 좋겠다.
지난날 후회하며
뒤 돌아볼 일 없을 테니

내 사랑이
1월이면 좋겠다.
이별이 아프다고
눈물 찍어낼 일 없을테니

내 꿈도
1월이면 좋겠다.
그대 혹여 못 볼까
안타까워할 일 없을테니

내 삶이
사랑이
나의 꿈이
1월이면 좋겠다.
후회도, 이별도, 안타까움도 모르는
오늘같이 하이얀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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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월의 달력 / 이호남

한 밤에 숨죽여 내리는 눈꽃은
창끝 너머 걸터앉아
어느새 누가 찍어 놓은 발자국

하얗게 빛나는
설원의 산맥 속처럼
굽이굽이 덮인 돌탑의 사랑

하얀 도화지 위에
붓끝에 실린 동양화를
한 점 한 점 그려놓는다

일월의 겨울을 그려내어
또 한 장의 삶의 달력처럼
세월을 달고 넘어가는 너를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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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월의 창턱 / 남수우

바람은 가볍고 말 많은 입술을
걸음마다 매달아 놓았습니다

오늘도 화분은 둘레를 쏟지 못하고

잘 지냅니까 이곳 사람들은 나에게 친절합니다 달아나는 것만이 전부였다면 끄덕일 수 있겠습니까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도록 달아나고 더 이상 디딜 곳 없는 벼랑 끝에서야 멈추게 된 줄행랑이었습니다

이곳에선 흰 양을 책상 위에 올려 두고 구름을 배웁니다
한 사람씩 입을 열 때마다
구름은 코끼리였다가
겨울 나무였다가

아홉 번째인 내가 발음한 이름 하나에
모두가 뒤돌아봅니다

엎지르고 싶은 날엔 모퉁이에 돌아선 채 숨을 골랐어요
꼬리 감추고 기다립니다 아무도
다녀가지 않는 이야기

선생이 건넨 낡은 나무 상자 속엔 눈이 소복했습니다
뭐가 보이니
양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간밤에는 이마를 짚어주던 사람
있었습니다 손금 아래 저녁 속으로 눈
내리고요 부연 눈발을 길게 빗던 창살 아래로
지나가는 사람이 하나와 그리고 둘

맞은편 절벽에서도 건물이 보입니까 불타던 목초지를 두고 보던 옛날 일처럼
내가 도착한 이곳에선
당신이 디딘 구름들이 보이질 않습니다

돌아보면 불 밝힌 창 속 흔들리는 손바닥 있을 겁니다 쏟아지지 않습니까 쏟아지지 않습니다

썰매와 언덕과 불
떠올리던 창턱이 아침 쪽으로 시들 때

검은 재 털며 밤새 떠나가던 맨발

일어나야죠
이곳에서도 걸레는 잘 마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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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의 양지 / 이원문

섣달그믐 그 끝도
정월의 초하루도
설날에 묻어 넘어
이리 쓸쓸히
지나야 하는지

눈은 녹었어도
아직은 추운 겨울
보이는 양지마다
겨우살이 얼굴 드니
겨울 아닌 봄이 아닌가

며칠 후 보름이면
더 따뜻할 것 같은데
그 보름에 그믐이면
누가 찾을 냇가인가
광 안의 바구니에
거미줄 걸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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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월 인수봉 / 신필영

1. 
온 장안이 눈 속에 들어
눈빛들 형형한 날
너는 결연한 생각
꼬나 잡은 붓끝이다
만인소 산 같은 글을 마무리한 수결이다

2.
갓 떠온 생수보다
더 차가운 새벽빛을
소슬한 이마 위에
명주수건 동여매고
동천을 걷어 제친다, 방자유기 징을 치며

3.
가파르게 막히곤 하던
역사, 그 외성의 안쪽
지축을 누가 흔드나
명치끝 얼얼하다
아침은 점고를 끝낸 듯 산을 슬쩍 내려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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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에 핀 풀꽃 / 김옥순

삼월에나 필 제비꽃이
설 안에 폈다
두 송이가 펴 꽃잎을 접었고
필 것이 대기하고 있는 것을
살그머니 들여다보며
개 눈엔 뭣만 보인다고, 내 눈엔 겨울에 풀꽃이
이 집 사장님도 깜짝, 웃음이 활짝 핀다

화분 엉덩이를 두드려주며 잘 폈다고 칭찬했더니
식당 안 손님들도 함박웃음이 터졌다
봄이면 길에 널려있는
한갓 풀꽃이지만 겨울에 꽃망울을 터트려 귀염이다
아마도 이 집엔 곧 봄이 도착할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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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을 만나다 / 박상현

​별빛만큼 많은 이야기들 위로
순백의 눈 닮은 1월이 내려오네요
불꽃같은 새벽이 발걸음 위에 툭 떨어집니다
새벽 첫차를 기다리는
하루해를 담는 노동의 현장들
폭죽처럼 타들어가는 가난한 삶 위로
떨어져 내리는 잠자리 날갯짓 같은 고단함
드럼통 속에 태워 날려 보내는 하루 삶입니다
흰 죽처럼 쉬이 꺼지는 주머니에 담긴 긴 한숨
더딘 걸음 속 기다란 그림자는 전봇대 가로등에
기대어 불꽃같은 하루 채색을 짙게 그려놓습니다
하얀 눈 덮인 들판에 달이 가득 차오르는 밤
붉은 산수유 눈꽃 속에 별이 되어가는 밤
쥐불놀이 깡통에 해 하나 담아 뜨겁게 태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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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을 보내며 / 김영제

째깍째깍 시간속
또 새해 첫 달 1월도
떠나 갑니다
하루하루는
짜증나고 안 가지만
일주일 한 달은
금새 갑니다

돌아오는 2월도
날짜가 28일밖에 없어
빨리 감을
느낄 겁니다
그렇게 우린 겨울을
두려워 하면서도
보냈습니다

첫 1, 2월을 쉽게
보낸 것 처럼 다음 달
또 그 다음 달도
그런 편안 마음으로
맞고 보낸다면
기억은 쇠퇴하지 않고
좋았던 시절속에 머문 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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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을 보내며 / 이경애

경자년 새해 아침 앳된 얼굴로
봉긋 솟아오른 해님 아장아장
한파 속에서도 잘 적응하며
서른 한 발자국 걸어왔다
백 보쯤 걸어가면 꽃이 만발할 테고
이백 보쯤 걸어가면 녹음에 풀벌레 노래할 테고
삼백 보쯤 걸어가면 노랑 빨강 단풍 물들어
황금벌판 풍년 이루겠지......
삼백육십 하고도 다섯 보 더 걸으면
주름살 하나 또 늘겠다
그러나 가는 세월 그 누구도
멈추고 피할 수 없기에
오늘도 즐기며 걸어가련다.

---------------------------------
1월의 한 밤에 / 김향기

찬  바람  매섭게  불어도
골목길  잎 다  떨군  플라타너스는
아무  말이  없고

처마에는  고드럼도 달리지  않아
허리 굽은  구십 할매
끌끌  혀를  차네

추워도  추운  맛이 없다고
세상  인심 전  같지  않다고

까치밥도  다 먹힌  까만
감나무 휑한  가지 사이로
바람 또  불어
하루  한 달  해달이 
뜨고  지거니

차라리  믿고자 하면 
바람같은  저  세월에 기대라

​손주  고추만한  고드럼이라도
때  따라  얼었다  녹느니
그  순리야  변함 있으랴

​허전한  감나무  가지마다
아슴거리는  별  달고  휘청거려도
새 봄엔 이쁜 싹이  돋지  않겠나

애 우는 소리도  개  짖는  소리도 없는
밤  깊은  골목길  가득

찬  바람에  흔들리는 그림자 위로
한  사람의  발자국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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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 첫 발자국 / 박남준

새의 노래를 듣기 위해 새장을 사지 않고
주머니를 꺼내 모이 그릇에 채워놓지 않고
한 그루 나무를 심고 물을 주며
향기로운 그늘을 키우는 사람이 있다
꽃을 꺾어 창가에 놓지 않고
꽃씨를 뿌리며 그 꽃씨가 퍼져나가
세상을 물들이는 꿈을 꾸는 사람이 있다
제 몸의 온기를 나누어
쫓기고 지친 마음을 껴안을 수 있다면
한 뼘은 더 따뜻해질 것이다
우주의 시간이 빛날 것이다
새해 첫 마음 한 발, 첫 발자국,
내 안의 바로 너
나 또한 세간의 문을 열고 그 길에 한 걸음
내딛는 시작이기를

=================
1974년 1월 / 김지하

1974년 1월을 죽음이라 부르자
오후의 거리, 방송을 듣고 사라지던
네 눈 속의 빛을 죽음이라 부르자
좁고 추운 네 가슴에 얼어붙은 피가 터져
따스하게 이제 막 흐르기 시작하던
그 시간
다시 쳐 온 눈보라를 죽음이라 부르자
모두들 끌려가고 서투른 너 홀로 뒤에 남긴 채
먼 바다로 나만이 몸을 숨긴 날
낯선 술집 벽 흐린 거울 조각 속에서
어두운 시대의 예리한 비수를
등에 꽂은 초라한 한 사내의
겁먹은 얼굴
그 지친 주름살을 죽음이라 부르자
그토록 어렵게
사랑을 시작했던 날
찬바람 속에 너의 손을 처음으로 잡았던 날
두려움을 넘어
너의 얼굴을 처음으로 처음으로
바라보던 날 그 날
그 날 너와의 헤어짐을 죽음이라 부르자
바람 찬 저 거리에도
언젠가는 돌아올 봄날의 하늬 꽃샘을 뚫고
나올 꽃들의 잎새들의
언젠가는 터져 나올 그 함성을
못 믿는 이 마음을 죽음이라 부르자
아니면 믿어 의심치 않기에
두려워하는 두려워하는
저 모든 눈빛들을 죽음이라 부르자
아아 1974년 1월의 죽음을 두고
우리 그것을 배신이라 부르자
온몸을 흔들어
온몸을 흔들어
거절하자
네 손과
내 손에 남은 마지막
따뜻한 땀방울의 기억이
식을 때까지

----------------------------------
1월 말없이 가네 / 윤민순

또 왔다
어제 같았는데
또, 왔네
내일은 조금 늦게 오세요

벌써 ! 새벽이라
이슬 내리는 새벽
흰머리도 따라 내리며

반짝이는 숫자
네 개의 눈이 인사하는 아침
꽃이 그리운 봄
저, 만치 다가오라

차가운 겨울보다
무더워 흘러도 그리워지며

마음에 나이는
한 살 더 먹어
꽃이 그립고 땀이 그리워
세월은 흘러가는구나
1월은 또 가네

---------------------------------
1월의 어느 날 / 황의성

천둥소리에 놀란 까투리처럼
푸드득 잠을 털면
살아 있다는 건
분명 축복이었다
갈 수 없는 나라로 다리를 놓고
볼 수 없는 세상을 만나게 한다
폐부 깊숙이 들이키는 바람 속에는
색유리 조각을 통해 본 유년의 태양처럼
꽃의 향기가 있고
낭만의 미래가 있고
결실의 풍요와
눈 내리는 밤의 소망이 있다
다시는
세상과 맞서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면
지난 생애의 부끄러움이
취객처럼 비틀거리며
작별의 인사도 없이
제 갈 길을 떠나고
그 보다 한 발 앞서
나의 이력서를 든 1월이
2월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친구여
한 잔의 술을 권하노니
절망이 넘어지면 희망이었다
분노가 넘어지면 사랑이었다
삶은
한줄기 바람만으로도 축복이었다

----------------------------------
해마다 1월이면 / 심미숙

팽팽하게 부푼 소망의 볼따구니 
몸살 나도록 어루만져도 좋으리 

날카로운 도전이다
새로운 무엇에 저마다 열린 가슴
푸른 숨결 가득 고이게 하자

작고 가난한 꿈인들 어떠랴
머뭇거리지 말고 
호흡을 고르듯 찬찬히 비상하자

해마다 1월이면
수정처럼 환하게 일어선 태양이 
희망의 벨 지그시 누르지 않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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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끝자락에 서서 / 김덕성

일월이 가는 아쉬움
이상 기온이라 겨울답지 않은 덕에
따뜻하게 살아 온 겨울
내일을 준비하며
정성 것 뿌린 사랑의 씨앗으로
열매 맺으며
살아 온 일월 끝자락
찬바람 스쳐가는 겨울
사랑으로 살아온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살았으니
얼마나 보람 있는 삶인가
끝자락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것
생명의 약동으로
희망을 품고 떠나는 나그네
사랑의 봄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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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았습니다 / 나태주

글쎄
해님과 달님을
삼백예순 다섯개나
공짜로 받았지 뭡니까

그 위에
수없이 많은 별빛과
새소리와 구름과
그리고 꽃과 물소리와
바람과 풀벌레 소리를
덤으로 받았지 뭡니까

이제 또 다시
삼백 예순 다섯개의
새로운 해님과 달님을
공짜로 선물 받을 차례입니다

그 위에 얼마나
더 좋은 것들을 덤으로
받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황송할 뿐입니다

다만 두 손 가지런히 맞잡고
절을 드릴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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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31일과 1월 1일 / 이사빈

12월 31일과 1월 1일은
수많은 날들의 낮과 밤이 교차하는 하루 일뿐
그 하루를 연결해 주는 고리는 시간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며
지는 해를 되돌아 반성하고
떠오르는 해를 맞아 미래를 설계한다.
모든 것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음을 잘 알지만
무언가 좋지 않았던 기억들은
지난해라는 세월 속에 묻히기를 바라고
새로운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꿈을 꾸며
전혀 다른 인생의 길이 펼쳐지기를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한다.
허나
실상은 또 다른 미지의 꿈이 아니라
어제 꾸었던 꿈의 연속이기에
머지않아 제자리로 회귀해 다람쥐 쳇바퀴 돌 듯
1월 1일에 굳게 다짐했던 마음은 망각해 버리고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던 것처럼
12월 31일이 다되도록 막연하게 살아갈 것이다
그러다가 불현듯 12월 31일과 1월 1일이 다시 오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미련과 아쉬움에 후회의 몸짓으로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며 다시금 부산을 떨어
잠시라도 아름답고 환상적인 꿈 속에 빠질 것이다 

----------------------------------
난 참 1월이 참 좋아요 / 오애숙

하이얗게 설빛에 물들이었던 마음 
나래 펼 수 있기에 참 1월이 좋아요 

빼곡이 작성했던 새 마음의 계획서 
설레임으로 가슴에 품고 갈 수 있어 

행복의 주인공으로 희망참의 푸름속 
한 발자국 딛고 뒤도 안 보고 가기에 

부담 없이 새롬 도전하며 갈 수 있어 
열두 달 중에 1월이 난 참 좋아요

======================
1 月歌 · 새해는 그대 차지 / 유안진

천지는 또 한 번 새로워졌어라 
가슴마다 약속도 새로 새로워져라 

​기적은 땀과 함께 행운도 땀과 함께 
믿으며 믿으며 기쁜 땀 흘려 자고 
땀방울 모여 강물이 되면 

​강물처럼 우리도 커지고 깊어지고 
땀방울 마침내 바다 이루면 

​바다처럼 우리도 넓어지고 푸르러지리니 
가슴아 땀을 믿는 뜨거운 가슴아 

​사랑과 건강과 행운을 약속하는 
금년 새해에도 기적은 그대 차지. 

-----------------------------------------
+ 새해 아침 행복을 꿈꾸며 / 이채

새해 아침 우리는
사랑 아닌 것
기쁨 아닌 것 어디에도 없어라

찬물로 세수하고
가지런히 앉은 아침이여!
솟아오르는 희망으로
천 길 바닷속 햇살을 길어 올리네

풀 먹인 마음으로
다림질한 생각으로
때때옷 입고 세배하는 아침이여!
말씀마다 뜻있고
삶의 양식되니라

한알의 씨앗으로
한해의 꿈을 심는 아침이여!
믿음의 뿌리마다
곧고 반듯한 기도가 되니라

새해 아침 우리는
소망 아닌 것
행복 아닌것 어디에도 없을라

--------------------------------------
1월 끝자락 밤하늘에 서서 / 오애숙

온 세상 덮는 이 황홀한 은빛 
순백의 세상 참 아름다워라 

1월의 언저리 끝자락 위로 
은빛 날개 달아 들판 속에 
살포시 잔별들이 반짝인다 

머지않아 2월의 햇살 가~득 
대지 위에 설빛 녹여 적시리 

나목들 눈 비비고 깨어나서 
기나긴 동면 끝에 하품하며 
새 아침 활짝 열며 날개 치리 

1월의 끝 언저리 순백의 세상 
황홀한 잔별들 속에 즐겨본다 ​

------------------------------------
+ 1월의 마지막 태양을 보며 / 도지현

시방세계의 흥망성쇠를 보며
힘차게 솟았다
찬란한 영광을 누리고
이제는 세월의 뒤안길로
서서히 스러져가는 저 태양을 보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물결 속에
그래도 올곧은 마음
흔들리지 않는 너의 의지
역동하는 힘으로
사람들 가슴속에 꿈을 심어주었지
비록 스러져 가지만 죽진 않아
남아 있는 긴 꼬리가
붉은 피를 수혈하여
넓고도 넓은 바다
수평선 멀리까지 혈류가 맥동한다
이젠 날개 펴고 비상하라
반만년 이어 오는 배달겨레여
웅비하는 기상 활짝 펴라
우리의 얼을 곧추세워서
잃어버린 영광을 다시금 일으키자

 

__________ * 56


1월 / 강영은
1월 / 안재동
1월 / 이남일
1월 / 이명희
-----------------
1월 / 임우성
1월 / 장종섭
1월 / 조동범
일월 / 허찬욱
------------------
정월 / 문인수
정월 / 박태일
정월 / 신창석
정월 / 이원문
------------------
1월 말 / 김인숙
1월엔 / 정태중
정월 비 / 오보영
1월 1일 / 양광모
----------------------
1월 1일 / 이선영
1월 1일 / 이영광
1월 1일 / 이영지
1월의 시 / 오애숙
------------------------
1월의 시 / 이명희
1월이면 / 곽종철
일월에는 / 이도연
정월 덕담 / 유안진
------------------------
정월 일기 / 이원문
1월의 기도 / 김순복
1월의 기도 / 이응윤
1월의 메모 / 신성호
--------------------------
1월의 서정 / 김덕성
1월의 아침 / 김귀녀
1월의 편지 / 오애숙
1월의 편지 / 홍수희
---------------------------
1월 첫날에 / 이명희
꿈꾸는 1월 / 최평균
일월의 달력 / 이호남
일월의 창턱 / 남수우
----------------------------
정월의 양지 / 이원문
정월 인수봉 / 신필영
1월에 핀 풀꽃 / 김옥순
1월을 만나다 / 박상현
-----------------------------
1월을 보내며 / 김영제
1월을 보내며 / 이경애
1월의 한 밤에 / 김향기
한발, 첫 발자국 / 박남준
-------------------------------
1974년 1월 / 김지하
1월 말없이 가네 / 윤민순
1월의 어느 날 / 황의성
해마다 1월이면 / 심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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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끝자락에 서서 / 김덕성
새해가 밝았습니다 / 나태주
12월 31일과 1월 1일 / 이사빈
난 참 1월이 참 좋아요 / 오애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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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月歌 · 새해는 그대 차지 / 유안진
새해 아침 행복을 꿈꾸며 / 이채
1월 끝자락 밤하늘에 서서 / 오애숙
1월의 마지막 태양을 보며 / 도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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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시 모음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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