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당/겨울 (38) 썸네일형 리스트형 2월 시 모음 5 + 2월 / 고성만 멈추기엔 이미 늦고 시작하기엔 아직 이른 문턱 언저리에 돋아난 작은 풀꽃 언 땅을 헤친 그놈들 쇠보다 단단하지! 묵은 숨결 한 가슴 허파 열어 흐음............ 코끝을 스친 바람 가만히 맡아보게 별들이 봉오리마다 내려앉고 있을테니 ------------------- + 2월 / 노정혜 너는 어찌하여 12형제 중 키가 제일 작니 쌀독에 쌀 걱는소리 보리수확 멀고 배 곯아서 키가 작니 키 작은 2월아 추운 겨울지나 겨울 봄 징검다리 되는구나 2월 키 작아도 열두형제 중 제일 강해 대견해 징검다리 놓였으니 봄 걸음 빨라지겠지 -------------------- + 2월 / 서숙희 1 한사람과 깨끗이 결별도 못했는데 분 냄새 같은 간지럼으로 새 연애가 왔다 실핏줄 연하게 엉기는 천.. 2월 시 모음 4 + 2월 / 강사랑 팔삭둥이로 달을 채우지 못하고 태어난 2월은 늘 안타까움과 아쉬움이다. 겨울도 아니고 봄도 아닌 모자람만 듬뿍 안고 있는 2월이 성격 까칠하여 늘 불만투성이다. 눈이 내려도 반겨주는 이 없고 바람 불어 봄을 일으켜 세워도 꽃은 피지 않는다. 열두 형제 중 젤 못난이 그래도 어미 품속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귀한 자식이라 그의 호흡이 귀하다. 부족하다 욕하지 마라 2월 안에 숨 쉬는 정월 대보름 달빛이 온 세상을 다 밝혀주는 등불이 되리라. -------------------+ 2월 / 박희홍 나는 봄을 알리는 입춘을 품고 살며 훈풍을 몰고 오는데 치수가 짧다고 흉보지만 뭘 보태준 적 있나 나로 인해 행복할 진데 하루라도 빨리 꽃을 피우려 3월이 머리채 잡아당겨서 그렇다고들 입방아 찢지만.. 2월 시 모음 3 + 2월 / 김영제 일주일의 절반을 쉬고 오니 벌써 뚝딱 금요일이구려 월급 봉급쟁이들은 좋겠다 2월 짧은 달 벌써 월급날 자영업자는 돌아서니 알바 월급에 떡값도 챙겨주니 힘든 달 ------------------ + 2월 / 박남수 마른 풀잎들이 몸을 비틀며 모두 아우성을 치고 있다. 거인의 발바닥이 딛고 가는 발자국 만큼씩 고통의 상채기가 깊게 파인다. 역사의 들판을 긋는 거인의 수레바퀴가 건너가고, 지금 먼 지평에 뿜는 놀이 선다. 얼음 박힌 응달에서 진달래 진달래가 곱게 타는 봄 火災. ------------------- + 2월 / 서윤덕 봄 맞이 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얼음 아래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 동백꽃 망울 기지개 켜는 모습 상급학교에 갈 채비하며 의젓함을 여미는 이월 찬바람이 .. 2월 시 모음 2 + 2월 / 강영은 2월은 박하사탕처럼 돌아온다 언 땅을 두드려 가만히 입술을 대면 어린 싹들이 밀어내는 진한 파~스 향기 서늘하고 쿨한 한 장의 케토톱처럼 뜨겁게 대지를 껴안는다 툭 툭, 관절이 풀리는 소리 뜨거움 만이 상처를 끌어안는 것은 아니다. 오랜 아픔을 이겨내어 돌아오는 무릎을 보라 먼저 봄이 되어 글썽이는 그들은 알리라 2월의 속살이 왜 그리 싸늘한지 박하향 가득한 기억을 더듬으면 차거움의 절정에서 돋아난 뜨거운 흔적, 몇 닢의 새 살을 본다 -------------------+ 2월 / 고은수 내뱉는 입김이 공기를 데운다 가파른 바위산을 조심스레 내려오는 하얀 염소처럼, 내려오다가 주위를 둘러보고 눈을 맑게 뜨는 두 발처럼, 내향적인 들판에 귀를 기울.. 2월 시 모음 1 + 2월 / 김대식 봄이라고 하기엔 아직은 춥다. 겨울이라 하려니 매화꽃이 웃고 있네. 찬바람이 매섭게 옷깃을 스쳐도 슬그머니 봄바람 훈훈하게 불어오고 눈이 내려도 얼음이 얼어도 봄기운은 하루하루 꽃망울에 스며드네. 봄이라고 하기엔 아직은 춥다. 겨울이라 하려니 복수초 꽃 피웠네. 훈훈한 봄바람은 남에서 불어오고 양지마다 파란 싹이 새록새록 돋아나고 영하의 날씨에 손발이 시려도 마음은 어느새 봄 마중 가네. ------------------ + 2월 / 김용택 방을 바꿨다 한 개의 산봉우리는 내 눈에 차고 그 산봉위리와 이어진 산은 어깨만 보인다. 강과 강 건너 마을이 사라진 대신 사람이 살지 않은 낡은 농가가 코앞에 엎드려 있다. 텅 빈 헛간과 외양간, 분명하게 금이 간 슬레이트 .. 설날 시 모음 3 + 설 / 강신갑 백의 입고 흰 떡국에 하얀 마음 담아 올립니다 온갖 사나운 것들이 연에 실려 아득히 사라지고 그리운 이여! 보고 싶어요 사랑이 널을 타고 도약합니다. 이야, 첫도는 약도다! 아랏차, 모다 모야, 모가 났네. 모 오로구나! 윷놀이 함성에 조리도 춤을 춥니다. ---------------------+ 설날 / 김덕성 가뭄에 단비 내려 냇가에는 연둣빛 감도는데 온 가족이 안전한 귀성길이 되었으면 부모님 찾아뵙고 세배 드리고 온 가족 모여 앉아 떡국에 먹으며 정을 쌓는 행복한 설이었으면 웃어른 찾아뵙고 세배 올리고 옛 친구 만나 회포를 풀며 정 나누며 하늘은총 감사하는 설이었으면 뿌리 찾아 나눈 설 연륜으로 성숙한 아름다운 모습으로 안전한 귀경길이 되게 하소.. 설날 시 모음 2 + 덕담 / 도종환 지난해 첫날 아침에 우리는 희망과 배반에 대해 말했습니다 설레임에 대해서만 말해야 하는데 두려움에 대해서도 말했습니다 산맥을 딛고 오르는 뜨겁고 뭉클한 햇덩이 같은 것에 대해서만 생각하지 않고 울음처럼 질펀하게 땅을 적시는 산동네에 내리는 눈에 대해서도 생각했습니다 오래 만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과 느티나무에 쌓이는 아침 까치소리 들었지만 골목길 둔탁하게 밟고 지나가는 불안한 소리에 대해서도 똑같이 귀 기울여야 했습니다 새해 첫날 아침 우리는 잠시 많은 것을 덮어두고 푸근하고 편안한 말씀만을 나누어야 하는데 아직은 걱정스런 말들을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올해도 새해 첫날 아침 절망과 용기에 대해 이야기하였습니다 ---------------------+ 덕담 / 오혜령 올.. 설날 시 모음 1 + 설날 / 손병흥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까치 까치설날 고향 품 안겨 한껏 마음이 들뜨는 시기 새로운 해 맞는 경건함 신성함 있는 날 바쁜 일상 직장 생활 타향살이 고단함 물린 채 일가친척 가족들이 함께 세배하고 차례 지내는 더없이 소중하고 넉넉한 날 음력 정월 초하루 사람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나 더욱 풍요로운 서로 새해 복 많이 받기를 축복하는 행복한 아침 풍성한 마음 가득해 더욱 즐거운 고유 전통 명절 ---------------------+ 설날 / 송정숙 귀가 가렵다 누가 내 말을 하나 구기 은근히 가려우며 내 칭찬을 하는 거고 갑자기 미치게 가려우면 내 흉을 보는 거다 내일이면 설날 이 새벽 귀가 가렵다 세뱃돈을 두독히 준비하는 무언의 암시 설이면 방앗간에 줄줄이..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