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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당/가을

가을에 관한 시 6

+ 당신 / 김용택

작은 찻잔을 떠돌던
노오란 산국(山菊) 향이
아직도 목젖을 간질입니다.
마당 끝을 적시던
호수의 잔 물결이 붉게 물들어
그대 마음 가장자리를 살짝 건드렸지요.
지금도 식지 않은 꽃향이
가슴 언저리에서 맴돕니다.
모르겠어요.
온몸에서 번지는 이 향(香)이
山菊내음인지
당신 내음인지...
나, 다 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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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 / 안광수

따사로운 햇볕 사이로
익어가는 너의 사랑처럼
붉게 물든 입술
 
시간과 계절의 조화로
새롭게 탄생하는 성숙한 
그대를 바라봅니다
 
그립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내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그대 사랑 익어가는 
이 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아요
 
붉은 태양처럼 출렁이는 마음을 
가슴에 품고 완성된 작품을 
종이배에 띄워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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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국(山菊) / 이정록

들국화 꽃망울은 슬하 어린것들이다
못자리 골, 숟가락, 많은 집이다
알루미늄 숟가락으로 퍼먹던
원기소 알약이다 마른 들국화 송아리는
해마다 산모가 되는 양순이다
반쯤 실성했던 머리칼을 하고서
연년생의 뿌리에게 독기를 내리고 있다
시든 꽃망울 속에 코를 박으면
죽어 묻히지 못한 것들의
살내음이 득시글거린다
소도 핥지 않는 독한 꽃
이곳에 누우면 내가 양순이다
소도 사람도 원기소 알약으로 작아진다
슬하 어린것들의 삭은 이빨에
광목실을 묶는, 늦가을, 서릿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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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 나희덕

바람은 마지막 잎새마저 뜯어 달아난다
그러나 세상에 남겨진 자비에 대하여
나무는 눈물을 흘리며 감사한다
 
길가의 풀들을 더럽히며 빗줄기가 지나간다
희미한 햇살이라도 잠시 들면 
거리마다 풀들이 상처를 널어 말리고 있다
 
낮도 저녁도 아닌 시간에, 
가을도 겨울도 아닌 계절에, 
모든 것은 예고에 불과한 고통일 뿐
 
이제 겨울이 다가오고 있지만
모든 것은 겨울을 이길 만한 눈동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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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길 / 이원문

걷는 길 하늘 높이 옛 하늘 같고
돌아보면 온 길보다 인생 길이 더 길다
굽이굽이 걸어온 언덕 많은 비탈길
이 길은 한 굽이에 돌부리도 없건만
지나온 그 길은 왜 그리 돌부리가 많았던지
 
멈춰서 보는 하늘 그 비탈길 얹어지고
옛 생각에 마음 울컥 그날이 떠 오른다
이런 일 저런 일 미움에 오해 많았던 일
다 잊고 버려도 차였던 돌부리는 안 뽑히는 것인지
이 가을 낙엽 주워 벌레의 흔적 메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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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 / 나해철

살아서 
열린 귀로 가을밤을 들을 수 있어
기뻤습니다

먹고 하는 일 보담
벌레 우는 소리가 더 가까워
고요히 엎드려 울 때
둥두렷이 달이 떠올랐습니다

몸을 구부린 채 저 산들은
또 어디론가 가는 것일까요

시간들은 별이 되어 하늘에 내걸리고 
맑아진 영혼의 한 조각을 데리고 

내 울음이 낙타가 되어
서쪽으로 걸어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깨끗한 추억 속의 한 남자가 
먼 달빛의 한가운데로 걸어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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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 / 도종환

그리움의 물레로 잣는
그대 생각의 실타래는
구만리장천을 돌아와
이 밤도 머리맡에 쌓인다.
불을 끄고 누워도
꺼지지 않는 가을밤
등잔불 같은 그대 생각
 
해금을 켜듯 저미는 소리를 내며
오반죽 가슴을 긋고 가는 
그대의 활 하나
멈추지 않는 그리움의 활 하나
잠 못 드는 가을밤
길고도 긴데 
그리움 하나로 
무너지는 가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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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밤 / 변종윤

낙엽이 떨어진다.
벤치에도
내 옷자락에도
 
모두가 떠난 자리엔
가을 편지 한 장 남겨 놓고
스산한 바람만 
가슴을 쓸어내린다. 
 
야윈 몸뚱이가 떨고 있는 
피붙이가
더욱더 가을을 
아프게 한다. 
 
달빛 가린 마지막
잎사귀가 울고 있다. 
외로움을 태우는 밤안개
 
온몸을 휘감고
체온을 느끼려 몸부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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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국화 / 곽재구

사랑의 날들이
올 듯 말 듯
기다려온 꿈들이
필 듯 말 듯
그래도 가슴속에 남은
당신의 말 한마디
하루 종일 울다가
무릎걸음으로 걸어간
절벽 끝으로
당신은 하얗게 웃고
오래된 인간의 추억 하나가
한 팔로 그 절벽에
끝끝내 매달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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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국화 / 나태주

바람 부는 등성이에
혼자 올라서
두고 온 옛날은 
생각 말자고
갈꽃 핀 등성이에
혼자 올라서
두고 온 옛날은
잊었노라고
아주 아주 잊었노라고
구름이 헤적이는 
하늘을 보며
어느 사이
두 눈에 고이는 눈물
꽃잎에 젖는 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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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국화 / 노천명

들녘 비탈진 언덕에 네가 없었던들
가을은 얼마나 쓸쓸했으랴
아무도 너를 여왕이라 부르지 않건만
봄의 화려한 동산을 사양하고
이름도 모를 풀틈에서 섞여
외로운 계절을 홀로 지키는 빈들의 색시여
갈꽃보다 부드러운 네 마음 사랑스러워
거칠은 들녘에 함부로 두고 싶지 않았다

한아름 고히 안고 돌아와
화병에 너를 옮겨 놓고
거기서 맘대로 자라라 빌었더니
들에 보던 생기 나날이 잃어지고
웃음 거둔 네 얼굴은 수그러져
빛나던 모양은 한잎 두잎 병들어갔다

아침마다 병이 넘는 맑은 물도
들녘의 한 방울 이슬만 못하더냐
너는 끝내 거칠은 들녘 정든 흙냄새 속에
맘대로 퍼지고 멋대로 자랐어야 할 것을
뉘우침에 떨리는 미련한 손이 이제
시들고 마른 너를 다시 안고
푸른 하늘 시원한 언덕 아래
묻어 주러 나왔다

들국화여!
저기 너의 푸른 천정이 있다
여기 너의 포근한 갈꽃 방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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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은 / 박현자

시월은
내 고향이다
문을 열면
황토빛 마당에서
도리깨질을 하시는
어머니

하늘엔
국화꽃 같은 구름
국화향 가득한 바람이 불고

시월은
내 그리움이다
시린 햇살 닮은 모습으로
먼 곳의 기차를 탄 얼굴
마음밭을 서성이다
생각의 갈피마다 안주하는

시월은
언제나 행복을 꿈꾸는
내 고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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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단상 / 정태중

노오란 은행잎이 손짓하며 부를 제
타는 듯 마음자락 홍엽에 올려노메
이 한 몸 어디에 올라 애달다 하오리오
 
낙락장송 곧은 마음 변함이 없는데
불어오는 소슬바람 애간장 태우고
해거름 바람난 입술 대지에 스며드니
 
세월은 기약 없이 석양을 짊어지고
어둠 속 그림자는 서산에 묻히노니
새벽녘 이슬을 품은 낙엽을 어이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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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선물 / 전진옥

너른 화원에 꽃밭에는 
별처럼 수놓은 꽃무리들 
최고의 선물은 가을입니다.
 
가슴에 맑은 향기 터지고
절로 안겨드는 이 행복함
감사와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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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아침 / 나태주

햇빛이 밝아
숲이 더욱 깊어졌다
내 사랑도 눈이 밝아
너에게로 가는 그리움
더욱 깊어 지기를!
아침잠 깨어
유리창 너머
멀리 보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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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안부 / 나태주

골목길이 점점 환해지고
넓게 보인다
도시의 건물과 건물 사이가
점점 성글어진다
 
바람 탓일까
햇빛 탓일까
아니면 사람 탓일까
 
그래도 섭섭해하지 말자
우리는 오래된 벗
너 거기서 잘 있거라
나도 여기 잘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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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어법 / 나태주

가을은 우리에게
경어를 권장한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잘 견디셨습니다
 
먼 길 오느라 힘드셨겠어요
짐까지 무겁게 들고 오셨군요
 
가을은 우리에게 
안쓰러운 마음을 허락한다
 
그래, 그래, 애썼구나
잘 참아줘서 고마웠단다
 
이제 좀 쉬어라
쉬어야 다시 또 떠날 수 있지
 
가을의 햇빛과 바람은 
우리에게 용서를 가르치고
 
화해를 요구한다
낙엽들도 그렇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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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면 / 문재학

추억에 젖지 않는 사랑이 있을까
행복에 취해
꿈의 꽃길을 걷던 때가
그 언제였든가
 
스산한 바람이 불면
낙엽처럼 물들어
가슴으로 살아나는 그리움
달랠 길 없어라.
 
사랑이 태우고 간 
미련의 불씨는 
참을 수없는 한숨 속에 녹아
세월의 강으로 끝없이 흘러가네. 
 
들국화 향기 속으로
다시 못 올 길을 떠나 간
내 사랑 임이시여 아시는가.
 
쓸쓸한 가을이면
따뜻한 온기 그 체취 못 잊어
슬픔의 늪에 빠지는 이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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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이 와 / 나태주

가을이 와 나뭇잎이 떨어지면
나무 아래 나는 
낙엽 부자
 
가을이 와 먹구름이 몰리면
하늘 아래 나는 
구름 부자
 
가을이 와 찬바람이 불어오면
빈 들판에 나는 
바람 부자
 
부러울 것 없네
가진 것 없어도
가난할 것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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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편지 / 손병흥

단풍 곱게 물들고
갈색빛 예쁘게 물들어진
이 가을 길 몽실 걸으며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처럼
홀로 울긋불긋 물든 사연을 
가슴에 가득 담아두고서
 
서걱이는 억새풀 뭉게구름 한 자락
오래오래 안고서  사랑 담긴 편질 쓰다
 
내 영혼 그대 사랑으로 채워도
이렇게 내 가슴 통해 황홀하고 
아름답도록 풍요로워질 수 있음을 
 
오늘밤 꿈속 아슴아슴 행복 담아
그리움 되어 밀려오는 파도 따라
갈피마다 꽂혀버린 마음으로 
 
오래도록 못다 한 사연 기다림 통해
가을 향길 풍기는 사랑이 되고픈 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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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편지 / 오경옥

가을이 오면 가슴이 먼저 길을 냅니다.
되돌아갈 수 없는 
아스라이 먼 오솔길
한걸음 한걸음 내딛다 보면
어설픈 옛 가을의 이야기
오솔오솔 그리움의 향기를 풉니다
 
들쑥날쑥한 새치
산등성이에 억새꽃으로 피어나는데
눈길 머무는 곳마다 서글픈 추억이 스며
고요한 떨림으로 깃을 세우는 예측불허의 감정
슬픔을 몰랐던 그 순순했던 몰입
 
한 해 두 해 가슴 깊어지는 말
사박사박 그리움 띄워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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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인다 / 박노해

가을이 오면 창밖에
누군가 서성이는 것만 같다
문을 열고 나가 보면 아무도 없어
그만 방으로 돌아와 나 홀로 서성인다
 
가을이 오면 누군가 
나를 따라 서성이는 것만 같다
책상에 앉아도 무언가 자꾸만 서성이는 것만 같아
슬며시 돌아보면 아무도 없어 
그만 나도 너를  따라 서성인다. 
 
선듯한 가을바람이 서성이고
맑아진 가을볕이 서성이고
흔들리는 들국화가 서성이고
남몰래 부풀어 오른 씨앗들이 서성이고
가을편지와 떠나간 사랑과 상처 난 꿈들이
자꾸만 서성이는 것만 같다
 
가을이 오면 지나쳐온 이름들이 
잊히지 않는 그리움들이 
자꾸만 내 안에서 서성이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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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일 / 김사인

이도 저도 마땅히 않은 저녁
철이른 낙엽 하나 슬며시 곁에 내린다

그냥 있어볼 길밖에 없는 내 곁에
저도 말없이 그냥 있는다

고맙다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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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일서정 / 김광균

낙엽은 폴란드 망명 정부의 지폐
포화에 이즈러진
도룬 시의 가을 하늘을 생각케 한다
길은 한 줄기 구겨진 넥타이처럼 풀어져
일광의 폭포 속으로 사러지고
조그만 담배 연기를 내어 뿜으며
새로 두 시의 급행 열차가 들을 달린다
포플라나무의 근골 사이로
공장의 지붕은 흰 이빨을 드러내인 채
한 가닥 꾸부러진 철책이 바람에 나부끼고
그 우에 세로팡 지로 만든 구름이 하나
자욱한 풀버레 소래 발길로 차며
호올로 황량한 생각 버릴 곳 없어
허공에 띄우는 돌팔매 하나
기울어진 풍경의 장막 저쪽에
고독한 반원을 긋고 잠기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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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야우정 / 최지원

가을바람에 이렇게 힘들여 읊고 있건만
세상 어디에도 날 알아주는 이 없네
창 밖엔 깊은 밤비 내리는데
등불 아래 천만 리 떠나간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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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야일경 / 백석

닭이 두 홰나 울었는데
안방 큰방은 홰즛하니 당둥을 하고
인간들은 모두 웅성웅성 깨어 있어서들
오가리며 석박다를 썰고
생강에 파에 청각에 마늘을 다지고

시래기를 삶는 훈훈한 방안에는
양념 내음새가 싱싱도 하다

밖에는 어데서 물새가 우는데
토방에선 햇콩두부가 고요히 숨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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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 윤동주

청초한 코스모스는
오직 하나인 나의 아가씨.

달빛이 싸늘히 추운 밤이면
옛 소녀가 못 견디게 그리워
코스모스 핀 정원으로 찾아간다.

코스모스는
귀뚜리 울음에도 수줍어지고,

코스모스 앞에 선 나는
어렸을 적처럼 부끄러워지나니,

내 마음은 코스모스의 마음이요
코스모스의 마음은 내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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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그리움 / 배혜영

무슨 색깔이면 어떠랴
사랑하는 사람 고운 색이 
가을인 것을 
 
숨길래야 숨길 수 없는 
가을계곡의 물길 따라 
 
오색 색상으로 번져가는
웃음의 향기 같은 변화 
 
바람도 멈춰 서서 
고운 색 이름을 생각해 내고
 
푸른 창공을 흘러가는 
나그네 같은 구름도 
그 고운 색 이름을 몰라
 
잠시 멈춰 생각에 잠기는 
수수하기만 한 욕심
 
가을남자의 사랑 같은 색
 
갈대의 꽃잎들이 
그리움에 잠겨 흔들릴 때 
 
추억의 바람을 안겨주며 
가을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갈색의 그리움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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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속으로 / 홍대복

가을바람 
솔솔 불어
뭉게구름 흘러가고
꽃잎에 맺힌 이슬 
유리같이 반짝인다
 
들꽃향기 흩어지는
황톳길 따라
소달구지 덜컹덜컹
푸른 하는 마시며
가을을 싣고 간다
 
가을 들녘
황금벌판 만추의 설렘
수채화라 그려진 
가을 속으로
하루해는 서산 넘어
선홍빛에 물들어 간다
붉게 점점 더 가을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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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아침에 / 김소월

어둑한 퍼스렷한 하늘 아래서
회색의 지붕들은 번쩍거리며,
성깃한 섭나무의 드문 수풀을 
바람은 오다가다 울며 만날 때,
보일락 말락 하는 멧골에서는 
안개가 어스러히 흘러쌓여라.
 
아아 이는 찬비 온 새벽이러라.
냇물도 잎새 아래 얼어붙누나.
눈물에 쌓여오는 모든 기억은
피 흘린 상처조차 아직 새로운 
가주난(갓난) 아기같이 울며 서두는 
내 영(靈)을 에워싸고 속살거려라.
 
"그대의 가슴속이 가비엽든 날 
그리운 그 한때는 언제였었노!"
아아 어루만지는 고운 그 소리
쓰라린 가슴에서 속살거리는 
미움도 부끄럼도 잊은 소리에
끝없이 하염없이  나는 울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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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침묵 / 이남일

인생은 가을볕처럼
잠깐 쬐다 가는 것
 
우리 서로
묻지 않으면 침묵하자
 
만남은 짧게
대화도 길지 않게
 
슬픔 따윈 우리
가슴 깊이 묻어 두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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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의 이유 / 이원규

이 가을에 한 번이라도 
타오르지 못하는 것은 불행하다
내내 가슴이 시퍼런 이는 불행하다
 
단풍잎들 일제히 
잎을 앙다문 채 사색이 되지만
불행하거나 불쌍하지 않다
 
단 한 번이라도 
타오를 줄 알기 때문이다. 
너는 붉나무로 
나는 단풍으로 
온몸이 달아오를 줄 알기 때문이다. 
 
사랑도 그와 같아서
무작정 불을 지르고 볼 일이다. 
 
폭설이 내려 온몸이 얼고
얼다가 축축이 젖을 때까지 
합장의 뼈마디에 번쩍 혼불이 일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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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가을 / 배혜영

그렇게도 다정하게 미소 짓던 
붉은 웃음의 단풍도 
이 가을만은 나를 모른 채 
계절을 떠나며 멀어지고
국화꽃 향기 사라지는 길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겨우 겨우 마음 돌려
지금 내게 세워두었는데
세월을 휘발유처럼 태우며
지나가는 내 삶의 자동차는 
오늘도 빠르기만 하구나
 
지나간 자리
불타 없어진 추억의 자리
늦어도 올 것만 같았던 
그곳에서 날마다 기다리는 
내 끝없는 그리움은 
아쉬움으로 떠나는 시간에 
손 흔들어 이별을 한다. 
 
보고 싶어도 참아야 하는 
갖고 싶어도 아껴야 하는 
떠나는 시간 속에서 
그래도 미워할 수 없이 
가슴속에 품고 살아야 할 
너 한 사람에 대한 기다림은 
10월의 찬란한 빛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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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길섶에서 / 오애숙

바람 소리 낙엽 소리
귓전에 울리는 
가을의 문턱이다
 
계절이 지나가는 
팔월의 끝자락
휴식하고픈 맘이나
 
바람 따라 낙엽 따라
나이를 더 먹기 전에
물결치며 흐르고 싶네
 
길 험하고 협착해도
행복 주는 사람처럼
가을빛 영근 사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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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깊은데 / 임대식

단풍잎 스산히 떨어지는 날엔
어쩐지 그대가 보고 싶다
 
어디에선가 나를 부르며
달려올 것만 같아서
 
이 마음 하염없이 설레인다
 
기다리는데 주책도 없는 
이 마음 대책 없이 기다리는데 
 
그니는 이런 마음 알기나 할까
 
부질없는 기다리는 맘
아신다면 어서 빨리 오시옵소서
 
바람에 낙엽 지고
가을은 어느덧
저만큼 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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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짧아서 / 박노해

가을을 짧아서
할 일이 많아서
 
해는 줄어들고
별은 길어져서
 
인생의 가을은
시간이 귀해서
 
아 내게 시간이 더 있다면
너에게 더 짧은 편지를 썼을 텐데
 
저 적게 말하고
더 깊이 만날 수 있을 텐데
 
더 적게 가지고
더 많이 살아갈 수 있을 텐데
 
가을은 짧아서
인생은 짧아서
 
귀한 건 시간이어서
짧은 가을 생을 길게 살기로 해서
 
물들어가는 
가을 나무들처럼
 
더 많이 비워내고
더 깊이 성숙하고
 
내 인생의 결정적인 단 하나를 품고
영원의 시간을 걸어가는 
 
짧은 가을날의 
긴 마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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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은행나무 / 정진명

삶은 가끔 쉬어 가는 거라며
둥근 그늘을 떨구던 
은행나무. 
 
여름내 부풀어 올랐던 청춘을 바닥에 내려놓으며
추락하는 삶도 얼마든지 아름다울 수 있다고
크고 노란 마침표를 찍는다. 
 
점점이 찍어간 그 점, 
내 마음속에도 하나 찍혀
말없음표 끝난 자리에서 둥근달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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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습관을 생각함 / 윤제림

친정에 다니러 온 딸과
엄마가 마루 끝에 나란히 누워
서로의 얼굴에 부채질을 한다
치우지 못한 여름 습관이다
무슨 이야기 끝인지 한 사람이 운다
나쁜 습관이다

오래 울진 않는다
해가 짧아졌구나, 저녁 안쳐야지
부채를 집어던지며 일어선다
엄마의 습관이다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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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파란 날 / 김용택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한적한 풀밭에 길게 누워
눈을 떴다 감았다 하며
하늘을 바라보는 일이 
얼마나 즐거운 일 인지요
 
눈뜨면
눈 부시어요 당신 모습
저 하늘처럼 눈부시어 
살며시 눈을 감고
햇살을 얼굴 가득 받을 때
꼭 당신의 얼굴이 내게로 
환하게 포개져 와닿는 것 같아요
 
하늘이 파란 날 
한적한 풀밭에 누워
눈떴다 감았다 보고 싶은 당신
당신 생각으로 두 눈을 꼭 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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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나무처럼 / 이해인

사랑이 너무 많아도 
사랑이 너무 적어도 
사람들은 쓸쓸하다고 말하네요
 
보이게
보이지 않게
큰 사랑을 주신 당신에게
감사의 말을 찾지 못해
나도 조금은 쓸쓸한 가을이에요
 
받은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내어놓는 사랑을 배우고 싶어요
욕심의 그늘로 괴로던 자리에
고운 새 한 마리 앉히고 싶어요
 
11월의 청빈한 나무들처럼
나도 작별 인사를 잘하며
갈 길을 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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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그대였나요 / 이영균

꾸미지 않아도 계절의 전령사인 것처럼
빛깔, 고추잠자리처럼 빨갛고
느낌, 코스모스처럼 가냘프고
촉감, 들국화처럼 청순한
사랑스러운 그 누구의 연인
 
정녕 내 사랑은 아닌지
하늘이 아득히 푸르고
금빛 햇볕 따갑게 내리고
찬바람에 그리움 한없이 더해 가는 
그런 계절에 떠오르는 이름
 
노을이 물들어 오는 카페에서
붉은 강물 한 잔
여유로운 그 계절의 
참 의미로 느껴져 오는 
아-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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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들꽃 앞에서 / 김덕성

갈바람이 불어오는 아침
청아한 바람이 말끔히 씻어주는 
마음마저 맑아지는 듯싶다
 
가을이 맛있게 읽는다
달콤한 향기로움으로 물들이고
꾸밈없는 그대로 소박함이
내 모습 초라해 보이고
 
가마솥 같은 폭염에
몸을 불사르며 자기를 지킨 들꽃
가을하늘을 가슴에 품은 너
행복이 찾아드는구나
 
내 작은 가슴에도
네 꽃향기에 감싸여 행복에 잠긴 나
가을바람에 살랑살랑거리는 
네 미세한 노래를 듣는다
사랑의 노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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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을 파는 꽃집 / 용혜원

꽃집에서
가을을 팔고 있습니다
가을 연인 같은 갈대와
마른나무가지
그리고 가을꽃들
가을이 다 모여 있습니다
하지만 가을바람은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거리에서 가슴으로
느껴보세요
사람들 속에서도
불어오니까요

어느 사이에
그대 가슴에도 불고 있지  않나요

​가을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
가을을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은
가을을 파는 꽃집으로
찾아오세요

가을을 팝니다
원하는 만큼 팔고 있습니다
고독은 덤으로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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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이라는 말에 / 이채

가을이라는 말에
우수수 떨어지는 잎
가슴으로 낙엽이 쌓여 가네
 
가을이라는 말에
문득 흔들리는 나뭇가지
바람에 가을도 흔들리네
 
가을이라는 말에
가슴이 내려앉네
낮은 곳으로, 낮은 곳으로
 
가을이라는 말에
하늘도 기울어
별들이 하얗게 쏟아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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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이 익어간 날 / 양영희

가을이다
흘러가는 구름만 보아도
괜스레 울컥해서
차마 눈을 감고 싶은 가을이다
 
푸르렀던 잎들도
가을 하늘 붉게 물들어간 
나신을 굽어보며
 눈시울을 붉히는 가을이다 
 
들판에 누렇게 고개 숙인 황금 벼도
햇살 가득 품었던 뙤약볕을 아쉬워하며
노을 속에 잠기어 든 가을이다
 
먼동 트기 전
밤새 내린 이슬방울 또르르 굴러
가을 하늘 마중하고
실구름 느리게 떠다니다
 
산 중턱에 눈물샘 묻어 놓고
나뭇잎 사이로 가을이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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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 러브레터 / 이해인

당신이 내게 주신
나뭇잎 한 장이
나의 가을을 
사랑으로 물들입니다
 
나뭇잎에 들어 있는 
바람과 햇빛과 
별빛과 달빛의 이야기를 
풀어서 읽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한 장의 나뭇잎은 
또 다른 당신과 
나의 모습이지요?
 
이 가을엔 나도 
나뭇잎 한 장으로 
많은 벗들에게
고마움의 러브레터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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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을날 오후 / 이순복

내려앉을 듯한 잿빛 하늘에
먹구름이 엉덩이를 걸치고 있는
가을날 오후
 
추적추적 내리는 가랑비에
달랑거리던 나무 잎사귀는 
젖은 몸 되어 떨어진다
 
스치는 소슬바람은 
아득한 첫사랑의 입맞춤처럼
감미로웁고
 
들꽃을 닮은 여인은 
젖은 머릿결에 묻어온 가을 향기로
잊혀진 그리움만 되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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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의 저녁 흥치 / 유금

늦가을은 큰 들에 다하고
저녁 해는 뉘엿뉘엿 밭에 지누나
나그네라 추운 밤을 걱정하게 되고
집 생각에 먼 하늘을 근심스레 보네
깊은 골목은 나무 성글고
마을에선 흰 연기 하늘하늘 오르네
들집에는 국화 아직 있으나
타향의 연꽃 이미 시들었고나
한 마리 소는 외양간을 찾고
기러기는 떼 지어 찬물에 있네
쓸쓸한 누군가의 무덤을
시냇물이 빙 둘러 북으로 흐르네
귀향이 늦어짐을 슬피 여기나
주인 어질어 그나마 다행이고녀
쉬면서 몸을 보양해야지
밥 잘 먹고 잠도 푹 자면서

<梧里는 지금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오리라는
지명이 있지만 
그곳인지는 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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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게 전하는 말 / 미나

그리움에 젖은 마음들
나뭇가지에 걸려있다
 
나뭇잎은 떨어져도
그리움은 더욱 익어만 가는 
시월은 낭만적이다
 
푸르고 높던 하늘
차츰 내려오고
꽃잎들 단풍잎들 떨어지는 
시월은 미련이기도 하다
 
시월의 가을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만
아름답게 보인다
 
그래서
시월에는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사랑하는 사람과 손잡고 걷고 싶다
 
시월의 가을은 
미련과 낭만과 사랑이
마음을 흔드는 
사랑에 빠지고 싶은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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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그저 줍는 달 / 박노해

가을은 그저 줍는 달
산길에 떨어진 알밤을 줍고
도토리를 줍고 대추알을 줍고
 
가을은 햇살을 줍는 달
물든 잎새를 줍고 가을 편지를 줍고
가슴에 익어 떨어지는 시를 줍고
 
그저 다 익혀 내려주시는 
가을 대지에 겸허히 엎드려
아낌없는 나무를 올려다본다. 
 
그 빈 가지 끝
언제 성난 비바람이 있었냐는 듯
높고 푸른 하늘은 말이 없는데
 
그래, 
괴로웠던 날들도 다 지나가리라고
다시 일어서 길을 걷는 가을
가을은 그저 마음 줍는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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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모스 들녘에서 / 오애숙

들판의 물결
황금빛 너울 쓰고
내게 다가오는 이가을
 
뭉게구름사이 
몽실몽실 피어나는 
하늘 시린 푸름의 날개
 
길섶에 코스모스
하양 분홍 옷 입고
하늘하늘 춤을 출 때
 
문득 어린 시절
단발머리 소녀가 
갈바람 속에 걸어온다

서산 해거름 속
붉은 노을빛 그리움
가슴에 한아름 안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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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길을 걷고 싶습니다 / 이정순

햇살이 다정히
잎을 쓰다듬는 가을
심술쟁이 바람은 
가을을 어디로 보내려 합니다.
국화향기 그윽한 어느 카페에서
물 위에 둥둥 떠 갈
길 잃은 낙엽의 슬픔이 젖어듭니다.
 
왠지 마지막 이별인 듯 떠나지 못하고
물 위에 이리저리 헤매며
외로움에 가을노래를 부릅니다.
 
이런 날은 누구라도 만나
수북이 쌓인 낙엽을 밟으며
가을 길을 걷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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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면 밀려오는 향수(鄕愁) / 박만엽

하늘에 날아가는 
잠자리만 보아도
 
눈물이 
샘물처럼 고여옵니다
 
볼 수 없었던 것을 
볼 수 있고
 
만질 수 없었던 것을 
만질 수 있고
 
가질 수 없었던 것을 
이제야 소유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새벽이 언제 오나 
뒤척이며 베개에 적시던 
 
눈물은 이제 흘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또 다른 이별이 
기다리고 있다 해도
 
당신은 나에게 
모든 것을 주셨고
 
나 역시 당신에게
모든 걸 드렸는데
무엇이 두렵겠습니까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만 보아도
가슴에 그리움이 밀려옵니다. 
 
당신의 눈을 통해 
지금의 나를 볼 수 있고
 
당신의 가슴을 통해
심장의 박동소리를 들으며
 
당신과 함께 영원히 
꿈을 키워갈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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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저녁노을 속으로 온다 / 나상국

뙤약볕 분주하게 오가던 
나뭇가지 위
한결 가벼워진
층층 치마 나푼나푼
한가로이 노니는 소슬바람
서산마루 긴 하루의 끝자락을 잡고
흔들거리며 살랑살랑 그네를 타는
한 줌의 저녁노을
어느 외딴집 굴뚝 위로
하얀 저녁연기
몽울몽울 피어오르는 
초가지붕 위
만삭의 보름달처럼 걸린
둥근 박 세 덩이
급하게 어둠이 찾아들면
채 피워내지 못한 하얀 박꽃
귀뚜라미 전율 속에
몸을 낮게 엎드려
철 지난 세월을 그리워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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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은 당신 만나는 설레임이다 / 김철현

내게 가을은 
쉽게 잊을 수 없는 첫사랑이다.
가슴 설레는 
꽃향기가 있고
그리움에 방황케 하는 바람이 있다. 
 
꽃처럼 너를 만났고
바람처럼 살아온 기억들로
하루를 채우노라면
어느새 나는 가을 들판의 주인처럼
배불렀던 사랑을 갈무리하며 서 있다.
 
내게 가을은
익숙한 가사를 흥얼거리는 노래이다. 
너 떠난 빈자리에
아직도 남아 있는 향기며
바람 같은 그리움이 숨 쉬고 있다. 
 
꽃 지듯 사랑도 가고
바람에 날리듯 흩어진 기억이지만
당신만은 잊히지 않고 남아 있기에
내게 가을은 
여전히 당신 만나는 첫사랑의 설렘이다.


_______*55

당신 / 김용택
만추 / 안광수
산국 / 이정록
11월 / 나희덕
------------------
가을 길 / 이원문
가을밤 / 나해철
가을밤 / 도종환
가을밤 / 변종윤
-------------------
들국화 / 곽재구
들국화 / 나태주
들국화 / 노천명
10월은 / 박현자
---------------------
가을 단상 / 정태중
가을 선물 / 전진옥
가을 아침 / 나태주
가을 안부 / 나태주
----------------------
가을어법 / 나태주
가을이면 / 문재학
기을이 와 / 나태주
가을 편지 / 손병흥
----------------------
가을 편지 / 오경옥
서성인다 / 박노해
조용한 일 / 김사인
추일서정 / 김광균
----------------------
추야우정 / 최지원
추야일경 / 백석
코스모스 / 윤동주
가을 그리움 / 배혜영
-------------------------
가을 속으로 / 홍대복
가을 아침에 / 김소월
가을의 침묵 / 이남일
단풍의 이유 / 이원규
-------------------------
떠나는 가을 / 배혜영
가을 길섶에서 / 오애숙
가을은 깊은데 / 임대식
가을은 짧아서 / 박노해
----------------------------
가을 은행나무 / 정진명
습관을 생각함 / 윤제림
하늘이 파란 날 / 김용택
11월의 나무처럼 / 이해인
-------------------------------
가을, 그대였나요 / 이영균
가을 들꽃 앞에서 / 김덕성
가을을 파는 꽃집 / 용혜원
가을이라는 말에 / 이채
-------------------------------
가을이 익어간 날 / 양영희
나뭇잎 러브레터 / 이해인
어느 가을날 오후 / 이순복
오리의 저녁 흥치 / 유금
-------------------------------
가을에게 전하는 말 / 미나
가을은 그저 줍는 달 / 박노해
코스모스 들녘에서 / 오애숙
가을 길을 걷고 싶습니다 / 이정순
------------------------------------
가을이 오면 밀려오는 향수 / 박만엽
가을은 저녁노을 속으로 온다 / 나상국
가을은 당신 만나는 설레임이다 /김철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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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관한 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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