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시 모음 5

+ 10월 / 김현주

하늘은 더없이 맑고
떠도는 구름은
제일 인양 멋을 내고
들판에는 황금빛 노랫소리가 흐르고

바람은
잠자는 그리움 한 움큼 품고
지난 추억 만지작거리면서
홍엽(紅葉)으로 물든 오솔길을 즐긴다

활짝 웃고 있는길가에 코스모스
살빛에 하얀 미소 짓고 있는 구절초
온몸 흔들어 그윽한 향기를 토해내는 국화

짙어가는 가을빛은
우리들의 꽃과 사랑이 되고
하늘을 따서 색칠하는10월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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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 문계봉

10월의 속살을 본 적도 없는데
떠나는 10월의 등 뒤에서 만나는
이 아쉬운 표정과 애틋한 마음은 도대체 뭐지
기억하지 못하는 10월 어느 밤바람 속에서
책임지지 못할 마음 한 자락
취중(醉中)에 살짝 건넸던 건 아닌지
가장 빛나고 아름다웠던 순간에 등을 보인
오래 전 애인 같은 10월이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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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 안재동

시월엔 저 멀리 내다보이는
한강의 물줄기처럼 은빛으로,
잔잔하고 소리없이 흐르고 흘러
너의 발길에 닿을 수만 있다면.

약간은 차갑지만 촐랑거리거나
드세게 불지 않는 바람.
쑥부쟁이꽃 드문드문 핀
어느 들녘에나 쪼그려 앉아
너를 한없이 바라볼 수만 있다면.

붉으락누르락
원색으로 타오르는 나무들처럼
그리움으로 꽉 차오르는 마음을
한 점 숨김없고 부끄럼 없이
토해낼 수만 있다면.

어느덧
서쪽 야산 너머로 떨어지는 해.
핏빛 노을에 놀란
철새 무리마냥 후드득!
점점 어슬어슬해져 가는
희멀건 하늘 가로질러, 너와
어디론가 날아갈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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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 이종형

이 좋은 햇볕 그냥 보내면 죄짓는 거다
어렸을 적 외할머니가 하신 말씀

뒤란 장독대 반짝거리게 닦아놓고도 햇살은 남아
누렇게 변색된 격자 창호문에 새 창호지 바르는 날
밀가루 풀을 몰래 손가락으로 찍어 먹다 혼나던 날
긴 겨울밤을 위해 문풍지를 길게 남겨둬야 하는 이유를 알게 된 날

흰 창호문은 결 좋은 햇살에 말라가고
첫눈이 내리려면 몇 밤이 남았는지 헤아리듯
손가락으로 톡톡 퉁기면
동동 작은북소리 울리던 날

아무것도 한 일 없어 죄짓다 말고
문득,
당신 생각에 눈시울 붉어지는 오늘 같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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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 / 김태윤

가을 줍는 아낙네의 웃음소리
내 귓등을 즐겁게 간지럽히고
저물녘 넉넉한 마음
가지런히 챙겨
머리에 이고 가는
할머니의 발걸음
가을바람보다 가볍다
붉은 노을 마지막 호흡에
박제된 동심 하나
넌즈시 불러놓고
파아란 묵상
목숨처럼 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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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 / 김형태

시월에 빠졌다.

국화향 바람냄새

너른 벌 억새 스치는
소리

눈 앞의 하늘,
산,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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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 / 오애숙

시월엔 땅이 노래해요
다 내게로 돌아 오너라

나무마다 그 찬란했던
초록빛 붉은 옷 입고서

자랑하던 영광의 열매
자양분이던 땅에 귀속

시월엔
모든 만물들
땅의 소리 듣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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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 / 채영선

이제는 비워야 할 정원
서리가 무서워 먼저 내보인 흙밭에
잡초마저 반가운 가을
아름다움은 사라져도 아름다움인 것을
여름을 피우던 칸나처럼
흔들리던 그 줄기와 마른 씨방들을
가을은 기억할 수 있을까
불타던 꽃잎과 줄무늬 잎사귀
새벽 싸늘한 바람 견디던 제라늄도
때로는 울타리 아래 빈자리 메우던 야생화처럼
바람에 흩어 보내야 하리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젊음을
황혼을 기다리며 뿌렸던 씨앗들이
아름으로 돌아올 때
벅찬 가슴으로 새봄을 꿈꾸며
돌아설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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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은 / 박종영 

어둑새벽이 열리면서
박명의 안개 흩뿌리고,
애써 숨어있는 얼굴들
달아진 손으로 찾아내는 기쁨의 시간,
손에 잡히는 둥근 웃음위에
아픔의 시간들이 옹이로 박혀
풀어내는 설움이 크다.
그때마다 만상(萬象)을 싸고 도는 바람은
찬 이슬에 섞여 메마르고
가을꽃들이 그렁그렁 눈물 감추는
참으로 서운한 날에,
아직도 먼 나라의 달빛 여행에서
허기진 뱃속을 채우고 있는 10월,
지루한 기다림으로
낙엽의 동면은 시작되지 못하고,
따뜻한 햇볕을 담아 건너야 하는
강물이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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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애 / 김흥님 

시월은
새벽별 야윈 몸사위
살포시 내린 무서리 첫 입맞춤
하얀 면사포 베일에 가려진
여인의 순결한 앵혈입니다

시월은
감나무 우듬지에 매달린 홍시
말캉말캉한 어머니의 젖가슴
요람으로 향하는 꿈길에
단내 나는 향수빛 그리움입니다.

시월은
그대 향한 연모의 정
차마 들꽃으로 피어나지 못한 채
온 산야에 붉게 타오르는
가슴앓이 이내 심사입니다

시월은
영혼 없는 허수아비 장송곡
허허로운 들판에 메아리로 떠돌고
가슴 풀어 헤친 은빛 억새풀
저녁놀이 삼킨 멍든 눈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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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애 / 나상국

시월
가을 하늘이
파랗게 높아진 만큼
내 사랑은
더 깊게
더 뜨겁게
더 붉게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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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애 / 박명숙

시월의 사랑,
스산한 마음에
온도를 따뜻하게 데우면
단풍 같은 붉은 마음은
우리의 가을 사랑이 될 거예요

내가 그대에게 갈 테니
그대는 그곳에서 발그레 수줍은
내 사랑이 되어 줘요
따스한 햇볕 마시며
환하게 웃는 그대를 마중할 테니

단풍 꽃잎 떨어지기 전에
잊히지 않을 아름다운 추억 한 잎
시월의 뜨락에
우리의 사랑도 아름다운
단풍꽃처럼 물들어 가요

시월이 다 가기 전
그대와의 시간, 깊이를 더해가는
갈 빛 추억 그리움을
만추에 걸어두어요
다시 돌아올 시월 애 그날까지
애써 안녕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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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에 / 서봉석

달빛이래도
시월 달빛은 너무 은밀해서
마음 갈피마다 휘 감기던
당신 눈빛 같고
별빛이래도
오늘 밤 별빛은 너무 영롱해서
사랑으로도 못내 감추던
그때 그 부끄러움 같고
바람이래도 오늘 밤
이 소슬한 바람은
마른 가지마다 이름표 걸어 놓고
오가지 못해 서성거리는
마지막 같구나
듣자해도 말자해도 섭섭한 철새 울음에
저 혼자 뛰어 내리는 멀고  긴 옛일
오늘은 달 밝아서
속을 것 없이 환 한데
웬일인가 어둠 벗는 신 새벽 봉우리에서
일기예보만
무뜨뚜루한 시월 천문대
우왕좌왕 하며
신호위반 하는 바람만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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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에 / 윤은경

지도에서 무너진 절터만 짚어가는 내 속에 다스리지 못한 짐승이 있나 보다 얕은 바람에도 반짝 곤두서는 터럭과 쉴 새 없이 두근거리는 약한 심장엔 험하고 오랜 시간의 쓴물이 배여 있나 보다

나는 아직도 사람이 그립고, 견디지 못해 길나선 바깥엔 가을 가뭄이 깊고도 깊다

물끄러미 바라보는 산비탈 풀숲, 한 모금 이슬로 입술 적시고 서둘러 제 목을 치는 풀꽃들이 보인다

보내고 떠난 자리, 단 하나의 씨앗을 위해 시든 꽃대궁, 실낱같이 흘렀을 고지랑물소리 천둥처럼 가슴 복판을 금긋고 지나는데,

꽃 피는 일순瞬과 꽃 지는 일순瞬 사이 방심하여 놓쳐버린 그대의 손

내 목마름은 또 그대가 밀어놓은 긴 통증, 무너진 절터를 찾아 서성거리다 돌산 무더기, 무더기 돌멩이에 걸려 넘어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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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엔 / 오애숙

만물이 시월에는
귀세워 땅의 소리
듣고서 복종하듯

하늘의 소리듣고
가던 길 멈추고서
결산에 눈 돌려요

올해도
사사분기 중
일분기만 남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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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에게 / 최해돈

포근한 단풍나무 등너머
저 멀리 서걱이는 그리움 소리

눈부신 햇살 하나 둘
쏟아지는 푸르른 뜨락
님 향한 기다림에 은행나무
서러운 듯 연기처럼
짙노란 가을을 색칠하고

구름인 양 허전한
내 가슴에 낙엽되어
떠나가는 너의 몸짓들

그대 10월아

여기의, 하늘의, 이 우주의
외로움되어 고독되어
희끗희끗한 내 그리움되어

겨울밤 내리는 하얀 눈처럼
따스한 숨결되어 멀어져가는
너의 모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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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 시월 / 이대흠

남들은 허리 구부러진다는 일흔 문턱에
어머니
무릎까지 뻣뻣하지요
높은 산 조상들 무덤 끝에서
걸어 내려온 단풍들
함께 먼길 가자고 떠나가자고
손을 내미는 시월
관절염 신경통에 다리 굽히지 못하는 어머니
하늘 몹시 찌푸린 날이면
어기적 어기적 측간에 가서
반쯤 서서 똥 누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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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 소곡 / 유영서

푸르른 하늘로
열어젖히고 있었다
시월에는

몸서리치며
떨어지는 낙엽들
아직도 작디작은
흔들림이 있어

심줄같이 질긴
네 뿌리에는
끈끈한 그리움이 몰려서
서성 거리고

벽과 벽사이
헐거워진 가을이
노을빛 죄도 없이
눈물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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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에는 / 정윤철

시월에는 싱그런 햇살 받아
붉게 물들거예요

금방이라도 터져내릴 것 같은 하늘처럼
파랗게 물들거예요

떠오르는 여명처럼
에메랄드 빛으로 물들거예요

시월에는 그렇게 수채화가 되어
그대 침실 창밖 가을로 남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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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의 밤 / 김정윤

태화강 강나루에
억새꽃 피고
서럽게 흔들리는 그리움 담아
쓸쓸한 시월의 밤 깊어만 간다

황혼빛 드리워진
가지산 기슭에
하나둘
떨어지는 빛바랜 단풍잎
석별의 정 아쉬워
눈물 적시는
서글픈 시월의 밤 깊어만 간다

가쁜 숨 몰아쉬며
달려온 인생길
하나둘
떠나가는 어릴 적 동무들
서럽게 흔들리는
억새꽃 그리움에
외로운 시월의 밤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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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끝자락 / 장수남

가을바람
시월 옷자락 가슴 풀고
길을 묻는다.

빈 나룻배
밧줄 풀면 강변 갈대밭
석양 허물어져.

잎새 한 잎
그리움 하나 손짓 하면
먼 강 타고 온…….

겨울철새
둥지 틀고 발간색 초원
하얀 그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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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어느 날 / 목필균

세월은 내게 묻는다
사랑을 믿느냐고

뜨거웠던 커피가 담긴 찻잔처럼
뜨거웠던 기억이 담긴 내게 묻는다

보이지 않는 모든 것들이
렌지 위에 찻물로 끓는 밤
빗소리는 어둠을 더 짙게 덮고 있다

창 밖에 서성이는 가을이 묻는다
지난 여름을 믿느냐고

김삿갓 계곡을 따라가던 물봉숭아
꽃잎새 지금쯤 다 졌을텐데

식어진 사랑도
지난 여름도
묻는다고 대답할 수 있을까

기울어진 가을 밤
부질없는 그리움이
째각째각 초침소리를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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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의 노래 / 허소라

가늘고 긴 여름 노래 끝나고
이제 세상은 거대한 지휘봉,
사랑의 비밀구좌인 당신 앞에서
옷을 벗기 시작하였습니다.
은박지에 새겨진 악보
한 음계씩 창을 닦으며 오를 때
어디선가 쿵 울리는 당신의 기침
모든 그을음은 투명으로 빛나고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의 곁으로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의 창고로
나뉘고 있었습니다.
비로소 끝이 보이는 시간
어차피 날지 못하는 까닭은
그들의 자유를 알로 밀어내고
옷을 벗은 우리는
제 몸의 가장 단단한 곳에
피리구멍을 내고
가을의 노래를 불렀습니다.
지은 죄 벗으려고
칼날 되어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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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 숲에서  / 조선윤

산 그림자 깊은 수면에
갈 내음 짙어지고
사각사각 낙엽 밟으며
올려다 본 하늘가엔
그리움이 가득하다

들려오는 풀벌레 울음소리
허허로운 기다림만 부려놓고
침묵으로 불러보는
애틋함이여!

드높은 창공엔
빈 그리움으로 흩어지고
앙상하게 말라버린 영혼
홀로 선 외로움이
이슬 되어 내리는데

소슬바람 살포시 내게 다가와
그리움 전해주면
시린 바람 불러들여
사랑이란 무늬로 수를 놓으니
그리움은 숲처럼 깊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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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의 노래 / 오애숙

시월엔 쪽빛 너울
가슴에 쓰고 싶기에
창공의 푸른바다 헤엄쳐
닫쳐진 마음속의 참문
활짝 펼쳐 봅니다

한여름 땡볕으로
메말라 버린 샘터에
한줄기 소망의 장댓비가
온누리에 적시면서
황금물결 칩니다

이른 봄에 일구었던
농부의 송글송글 맺힌
수고의 구릿빛 땀방울이
행복의 꽃으로 만개 해
멋진 선물 줍니다

차르르 윤슬처럼
희망의 샘물결로 흘러
심연에 휘파람 불고 있어
만선의 풍요 메드리로
시월을 노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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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의 연가(戀歌) / 최영희

시월엔 모두가 떠난다
거리에 자동자도
하늘에 구름도
어딘가 다시 미지의 세계로,

사랑하고 사랑한 거리
익은 열매같은
애틋한 추억 하나씩 남기고
낯선 거리 낯선 곳
사랑 찾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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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의 엽서 / 이제민

시월의 끝자리에 서면
쓸쓸한 마음
허전한 마음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

붉게 물든 계절
그대에게
그리움의 엽서를 띄운다.

푸르름으로 간직했던 마음
기다림 끝에는
타다가 남은 잿빛이지만
늘 하늘을 보며
고이 간직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도
새들의 속삭임에도
쓸쓸한 마음
허전한 마음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
당신을 위해
늘 비워둬야겠다.

기다림은
마음 한구석에
타다가 남은 불씨 같은 것
잠시 휴식을 취하는 휴화산 같은 것

가을이 지나면
그대와의 추억이
빈 하늘에
서성이며 지켜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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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의 유혹 / 홍문표

호수처럼 탁트인 하늘
죽도록 사랑하고픈
청옥빛 하늘
슬카장 마시고 취해볼거나

아스팔트 포도를 따라
멋대로 지절대는
코스모스 꽃길
가을 들녘에 뿌려진
지천스런 자유
나도 한마리 불나비가 되어
꽃밭에 그냥 묻혀버릴거나

산등성이마다 타오르는 불길
무성하던 초록의 욕망을 일순에 떨고
노을에 타는 가을의 길목에
온몸을 사르는 황홀한 절정

차라리 시뻘건 화염에 뛰어들어
구천을 나르는 불씨나 되어버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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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의 향연 / 김덕성

갈바람이
미소지우며 살짝 스쳐가면서
요동치던 파도 잠재우며

시원한 갈바람
넉넉한 가을이 열어 놓으며
더 푸르게 더 높게
하늘을 열렸네

사랑과 은혜로움으로
대 자연의 아름다움을 찬양하고
그 놀라운 창조의 솜씨
어디 비교하랴

풍요한 가을을 거두는 풍악소리에
모두 가슴을 펴며
얼굴마다 환한 미소는
내일의 꿈과 희망이 화려하게 열리는
시월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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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이 간다 / 김말란

시월이 떠나려 준비 중이다
그 곱던 아름다움 뒤로하고
쓸쓸히 뒤태 남기고 짐 꾸린다

떨어지는 잎새 어디로 가려 하나
나도 낙엽 되어 정처 없이 떠나고 싶다

아니지
시월이 가면
동장군이 올 테지

아궁이 불 지피며
군고구마 즐겨 먹던
그 옛날이 그리워진다

또 이렇게 시월이 간다

이렇듯 허전한 날
문풍지나 발라야겠다
손발이 얼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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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제비꽃 / 김길자

집을 나선 길 초입에서
뜻밖에 만난 그녀
급하게 나들이 온 차림새로
풀숲에서 동동거린다

나직한 키에 갸름한 허리
소담스럽게 핀 사월의 꽃이
봄의 신부가 되지 못하고
시월의 축복을 받는가

변덕스런 늦가을
땅속 깊숙이 외로움을 묻어도
가슴만은 석류 알처럼 외롭지 않으려
바람 같은 인생 피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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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마지막 날 / 윤영옥

아 허허 로워라
서리 맞아 시들해진
가을의 쓸쓸함
낙엽 만이
누워 흐느끼는 외로움
무작정 걷다
벤치에 홀로 않아
애꿋은 휴대폰만 두들여 대고
쌩쌩 지나치는
자동차 구르는소리 요란 하지만
아 허 허 로워라
텅 비어 버린 쓸쓸함
먹어도 먹어도
채워 지지않는 허전함
무언가에 한대 얻어 맞은듯한
통증은 무엇일까
산 꼭대기 햇볕 살폿이 비추고
밝아진 하늘 내려다 보며
미소지어 잠시 다녀간다
10월 마지막 날
가을 끝자락 부여잡은 아쉬움
보내야 하는 서글픔이
허허롭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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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나가는 시월 / 홍대복

은은한 차 향이 온몸에 퍼지듯
해맑은 새 아침을 열어봅니다

가을은
우리의 마음을 아름답게 채색하고
자연이 가져다준 사랑은
우리의 마음을 포근히 감싸줍니다

저 떠나가는 계절을 잡을 수 없듯이
세월은 또 그렇게 흘러가나 봅니다

떠나가는 시월을 보내기 아쉬운
행락객의 긴 행렬 속에
가을 색은 더욱더 짙어만 갑니다

시월의 언저리에 머물렀던
쓸쓸함과 외로움, 낭만과 고독
그리고 이별과 허전함
사랑과 그리움도 떨어지는 낙엽처럼
마음속 일기장에서 깊은 잠에 빠져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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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 마지막 밤 / 최영희

생각에 잠긴 가을이
또, 한 잎의 낙엽을 지우고 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닮은
허(虛)한 가슴으로 돌아눕는 가을아
난, 오늘 밤 네게
한 편의 시를 보내고 싶다

풀벌레 소리마져
잦아 드는,
누군가 낙엽 밟는 소리도
이제는 차라리 평화롭지 않은가
어둠마저 평온한 창 밖엔
고요가 내리고 있다

아! 이제는 떠나는
내게서 떠나는 사랑까지도
사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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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의 멋진 날 / 염인덕

갈바람 불면 고운 빛 아래에서
사색에 젖어보고 붉게 물든
나뭇잎 아래서 잠시 쉬어가세요

"삶이란" 퍼즐을 맞추기
아련하게 떠오른 추억에 잠시 쉬어
아름다운 풍경을 가슴에 "담아"보세요

가을이 건네주는 넉넉함에
토실토실 살찌우는 바람결에
사랑도 영글어 보세요

사뿐히 내려앉는 낙엽으로
가슴을 포근하게 덮어가며
시린 마음 따뜻하게 안아봐요

낙엽이 스쳐 가는 자리에
사랑을 담아 놓고 미소 지으며
가을의 향연을 아름답게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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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의 숲에서 / 김길자

새순이 태어날 때
나는 잎눈만 잘 크기를 바랐지
마음 비울 생각을 못했습니다

푸른빛 소리가 싱그럽게 숲을 이루고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우거져도
오히려 더 움켜쥐고 싶었습니다

꿈을 노래하던 봄도 가고
웃음을 쏟던 꽃도 지고
소슬바람만 내게로 다가옵니다

가을햇볕을 등에 업은 단풍들의 물결
풀벌레소리 타고 내려올 때
그리움만 숲처럼 깊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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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인한 시월아 / 한종남

시월아
모든걸 가져가는구나
푸르른 날들도
화사한 햇살도
모두다 가져가는구나

시월아
모든걸 가져가는구나
바람만 윙윙 대더니만
곱게 빗어 물들인
나뭇잎들마져 바르르 떨게하더니
송두리째 가져가는구나

시월아
모든걸 가져가는구나
풍요로웠던 마음도
사랑했던 잊지못할 추억도
그리움만 쌓아놓고
모두다 가져가는구나

내일의 새날을
꿈만꾸게하고서
모든걸 가져가는구나
잔인한 시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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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령-단풍 한 잎 / 유안진

시름찬 딱 한번의
돌이키지 못할 핏자죽이아

뭇 잊을 지난 잘못
눈 먼 귀 먼 피흘림아

묻고 싶다 훗날 너는
내 자랑이냐 내 치욕이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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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비오는 이유 / 박인섭

천사의 날개를 달고 구름을 걷던 루시엘
매정한 세상 군림하고자 루시퍼로 내려 살아
버림 받은 냉정한 이성으로 온통 경멸하니

그렇게 너도 나도 모르는 배척!
그렇게 너도 나도 배척하는 외로움!
그렇게 너도 나도 외로워 속고 속이는 도박

루시엘
루시퍼

미움, 외로움, 이별, 눈물, 자살
루시퍼 날개를 달고 있으니
세상은 온전히 그의 것

천사의 날개를 달고 구름을 걷던 가브리엘
매정한 세상 치유하고자 파랑새로 내려 살아
아프고 슬픈 따뜻한 감성으로 온통 품어 안으니

가브리엘
파랑새

행복, 공감, 사랑, 눈물, 영원
파랑새의 날개를 달고 있으니
세상은 여전히 아름다운 것

루시퍼
파랑새

같이 할 수 없는 극단의 전쟁도
사랑 앞에 돌아설 수 있다니!

파랑새를 사랑한 루시퍼
매정한 날개를 자르니
선홍색 피가 온 몸을 적시고
따뜻한 감성의 여린 가슴으로 살아

루시엘
루시퍼
파랑새로 거듭난 한 사람
파랑새가 전부인 한 사람
파랑새로 행복한 한 사람
파랑새로 멍이든 한 사람
파랑새를 사랑한 한 사람

이런 비가 오는 날
그 사랑에 파랑새가 울고 있어

하늘의 미션을 수행한 슬픈 파랑새가
가브리엘로 떠나 가니

이별로 외롭게 남아 눈물 흘리는
루시퍼

날개도 없으니 하늘에도 땅에도
속하지 못하고 죄값으로 머리를 감싸

그렇게 네가 만든 외로움, 이별, 눈물로
비에 얕아져 가는 땅을 밟고
10월 풍경이나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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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의 마지막 날 / 최홍윤

10월의 마지막 날,
설악산 대청봉에 삐죽삐죽 솟은 바위가
하얀 옷을 갈아입고
우리를 보고 내려가라고,
내려가라 하네!

지칠 줄 모르고
사랑의 밀어로 침묵하던 나무들도
외롭지 않으니
오르지 말라고,
오지 마라 삭풍으로 손사래를 치고 있네

중청봉에
반 년식이나 머물던 내 벗에게도
숲 가꾸기도, 숲 이야기도 일없으니
어디로 가서 한 댓 달 쉬라고 하는데

단지, 낙엽만은
이별이 서러워서인지
나무뿌리 부여안고 들숨만 쉬며
산 너울처럼 내려오는 눈보라
진눈깨비에 바스락거리기는 해도

사랑은 가고
아무도 없는 빈 산장에
10월의 마지막 날만 쓸쓸히 남겨두고,
우리 사랑 이제는
외로운 인동초로 꽃 피워야 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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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을 보내면서 / 김대식

시월을 보내면서
황량한 들을 돌아봅니다.
추수 끝난 들녘에 남은
쭉정이 볏짚만 보입니다.

시월이 가면 한해는 다 간 느낌
이제는 축제가 끝나고
무대를 치워야 할 때
뿌린 씨가 없어 추수한 것도 없습니다.
그렇게 울어대던 귀뚜라미도 풀벌레도
이제는 공허한 울음을 그쳤습니다.
지나간 세월을 탓하기엔
이제 남은 가을이 너무 짧습니다.

여분의 가을은 문풍지를 바를 때
마지막 잎새는 지려 하는데
겨울이 오는 길목에서
당신의 힘든 어깨를 기대기를 바라며
무기력한 내 어깨를 대어봅니다.

또 한 해가 가는 저문 길에서
사랑하면 사랑한다.
그리우면 그립다 하면 될 것을
시인은 알지도 못할 이상한 글귀로
저만이 아는 난해한 시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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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의 길목에서 / 김진주

돌아선 그대 구월의 뒤태
숨긴 슬픔이 있을까만은
멀어져 가야만 하고 바람의
유희는 유려한 선율인가

박자를 타고 흐르는 구름은
살가운 여유를 안고서 바람이
불러낸 보드라운 간결함 속에
구월은 머무르려 하였네

치우친바 없는 이야기를
꺼내어 두어도 그져 소박하고
매 순간 심성 고운 여운이 되어
무지개를 꿈꾸며 그려 놓은 그림
작은 가슴 가득 품은 행복한 시간

영롱했던 이슬방울 너무나도
아름다워 눈물겹고 파스란
푸르름은 실바람으로
대지를 품으려 애를 쓰는데

시월의 당신은 홍엽으로
채 물들기도 전에 바스라기가 되고
서글픈 사연은 짙게 여울지는
가을 속에서 은빛 진주가 되어
뚝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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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의 마자막 날 / 김향아

곱게 차려입고
먼 길 떠나려는 듯
분주하던 단풍잎이
스산한 저녁 바람에
사르르 몸을 움추린다

시월의 마지막 밤이
손을 흔든다

꿈인양 잠을 깨우는
전화벨소리
잠결에 들리는
고운 벗의 목소리

"시월의 마지막 밤인데
소주 한잔 하자!"

좌석에 끌려가듯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밤바람이 차가운 거리로 나선다

주점 구석 자리에 앉아
소주잔을 기울며
세상사는 얘기에 무르익다 보니
어느새 시월은 떠나고
십일월이 앞에 앉아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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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의 마지막 날 / 진장준

가을이 깊이 추락하는데
조락하는 낙엽은 비가를 부르고
찬 서리 같은 슬픔이 내립니다.

낙엽처럼 내린 추억들은
닻 없는 그리움의 배를 타고
세월의 강에서 바다로 흘러갑니다.
이별의 노래라도 부르고 싶습니다.
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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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의 마지막 밤 / 권오범

소 돼지 개 닭들에게
한평생 저지른 죄가 어마어마해
회개마저 포기한 지 오래라서
또 허투루 척짓는 중생

아까까지 탁한 고향 펄이 그리워
수조 유리벽 기어올라 탈출하려던
사지 싸잡아
나무젓가락으로 구속해버린 낙지호롱

남들은 감성이 무성해 그런지
명산대천이 벗는 스란치마 보려고 난리인 것을
허구한 날 알콜 마중물 들이붜도
해갈 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마음 채마밭

인정사정없이 파고드는 연탄불 찜질에
동행한 전어들 고소한 추억이 솔래솔래
날 위해 석쇠 베고 누워 초장 이불 덮고 떠난
맛깔스런 조것들 저승길 위하여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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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의 자드락길 / 권오범

가을이 그리는 수채화 윗도리만 보자니
발에 차여 뒹구는 언어들 놓칠 것 같아
아랫도리 기웃거리다 고개 들면
차마 눈에 담기조차 호사스런 만산홍엽
상수리 젖 떼고 가출하자
버림받아 누운 보금자리들이
동그라미 앞 세워 나를
세월 저편으로 시공초월 시킨다
고사리 손으로 조것들 수염 다듬으면
뚝배기가 되었다가
국자도 되고 숟가락도 되는
허기져 오로지 먹고 싶어 열쭝했던 소꿉장난
더펄머리 쓸어 올려
귓가에 꽂아줬던 구절초마저
방실방실 아우성치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철들 무렵 미지의 세계가 그리워
두서없는 소망 밑에
핏빛 단풍 골라 붙인 엽서 들고 무수히 밟았던
읍내 우체국과 잇닿은 지름길 닮은, 이 석비레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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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이 녹아든다 / 박남숙

가을 들녘 풀꽃이
바람이 퍼 나르는 방향으로
고개 숙인 채 공손히 인사를 청해옵니다

이른 새벽 호수가 피어오른 물안개
지난밤 다하지 못한 그리움을
토해 놓은 듯 홍엽으로 물들이고 있습니다

코스모스 필 무렵이면
서걱이는 갈대숲에
은빛 물결 출렁이는 언덕에 올라
갈바람과 팔짱을 끼고 추억 속에 젖어봅니다

가을 손을 흔들던 노을빛
숨어든 붉은 나뭇잎이
별빛이 되고 달빛이 되어
다붓다붓 귀뚜리 소리로 녹아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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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의 끝자락에서 / 반기룡

갈대숲을 지나며
지나온 상념 조각을 모자이크 해 봅니다

쓸쓸함은 언제나
많은 생각을 불러와
종종 시집을 뒤적이게 하고
잊었던 단어를 반복하게 하는 마력이 있기도 하지요

빨간 물감이 쏟아질 때마다
황홀경에 사로잡혔던
계절의 언덕에 올라
조금씩 깎여지는 시간의 흐름을 보며
아름다움이란 결국 윤회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뜨거움은 선선함에게 바통을 넘겨주고
곧이어 무서리 내리는 날이 오게 되며
그것도 모자라 된서리가 풀숲에 과일나무 잔 가지에
냉기의 의미를 전송하겠지요

이처럼 돌고 도는
윤회와 순환의 법칙에 따라
마음의 옷을 갈아입고 더움도 차가움도
무던히 견디었노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하겠지요

시월의 만산홍엽은
훗날에 낙엽으로 이름표를 고쳐 달지만
10월의 끝자락은 단풍처럼
환하게 붉었노라고 함차게 외칠 수 있어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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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의 마지막 밤에 / 임영준

삼백여 개의 물음을 깨쳐도
내 손에 남아 있는 것은
흔들리는 별빛 한 조각뿐입니다

이 자리에 아무리 머물고 싶어도
도래하는 철새나 방점을 찍는 낙엽이나
담담히 풍장을 받아들이는 억새들에게 부끄러워
의연히 떠내려가는 척이라도 해야 합니다

게다가 혹시나 그대를 만날까 하여
고이 접어두었던 추억의 갈피들을
이 밤엔 꼭 다시 펼쳐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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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의 마지막 밤을 / 임영준

시월의 마지막 밤을
그대 홀로 보내시나요
서늘바람에 떠밀려
맥없이 움츠리고 있나요

그래도
영창을 꼭 닫지 말고
조금은 열어두세요
스치고 지나가 버리는
알싸한 가을밤의 향기가
무척 그리워질 겁니다

그대의 추억 속에
꽃불들이 가득하지만
지금 이 시간
안타까운 이 밤만은
빛바랜 내 속삭임과 함께 하시길

나는 흐느끼는 바람과 합께
멀리 있는 그대 숨결을 떠올리면서
눈물이 앞을 가려도
하염없이 헤아리고 또 헤아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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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의 마지막 밤에 2 / 최홍연

부는 바람에
갈대 숲
들꽃이 지면
가을 타는 걸까

짙은 그리움
가슴에 스며들면
간절한 보고픔에
국향(菊香) 짙은 달빛에 나를 묻고

​10월의 마지막 밤엔
불타고 싶습니다
오직 그대 사랑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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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이 전해주는 말 / 김이진

가을 내음이
진하게 묻어나는
시월의 아침이다

어제는
종일토록
그리움의 비가
가슴을 적시더니

오늘은
예쁜 햇살이
살포시 다가와
젖은 가슴을 말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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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지상의 시월 / 김행숙

고추잠자리 서넛, 무지개빛 날개로 들판을 맴돌고 들녘은 한참 무르익어 가을 냄새로 그득하다  비바람 몰아치던 때 있었던가 싶게 말짱한 아침, 남은 날들도 햇살처럼 청명해서 눈 시리게 맑았으면

온통 단풍이 붉고 너와 나의 가슴에도 적막이 찾아들면 짧아진 햇살만큼 엑기스 된 사념도 깊어지겠지  고춧대 걷을 때쯤이면 호박이 늙어가고 새로 파종한 김장용 무 배추가 탄탄한 밭두렁을 이룬다

무대도 없이 펼쳐지는 잠자리의 군무를 가을하늘 같은 눈길로 바라보면서  마음 빗장을 푼다 나뭇잎이 하나 둘 지상으로 떨어지는, 지금은  알싸한 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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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의 아름다운 비행 / 고은영

여름 하늘은 지저분한 몰골로 도심의 얼굴에
끝없이 스모그를 내뿜었었다
오랜 기다림에 사무친 가을
도봉산 인수봉이 명료한 얼굴로 거침없이 맑다
도로 양옆에 은행나무들이 미리 온 가을을 알아채고
세포마다 주름진 초록의 의복을 노란 의미로 덧칠하고 있다

나무들은 오후가 들면서 지난 청춘을 그리워하는지
차가운 아스팔트에 긴 그림자로 서성이고
음영 짙은 햇살에 하루치 작별을 아쉬워한다
가을의 오후처럼 쓸쓸한 풍경이 또 있을까
바람이 훑고 지나는 자리마다
향수처럼 풍기는 싸늘한 공기 그리고 바람 냄새

나뭇잎들이 춤을 춘다
온전한 자유와 더불어 ...
살 같은 미풍과 분노의 강풍과
각각 계절에 타이머를 맞추며 로그인하는
바람의 저 유연한 행보

가을은 중반을 치닫고 이제 종반을 바라볼수록
바람의 보폭은 햇살을 흔들며 다시 미친 듯이 춤을 출 것이다
자유로이 춤을 출 것이다
어느 연민의 골짜기에선 지르박이나 혹은 탱고처럼
그리고 바흐의 선율로 다가서는 무거운 첼로 음
시시때때로 시간마다 가장 적절한 비행(飛行)을 할 것이다
아름다울 것이다
황홀할 것이다

그리하여 어느 기억 속에 깃든 종점을 향해
가을은 매몰돼 가는 시간의 덫에 걸려
시름겹던 시간을 뒤로하고 슬그머니 미지의 심연으로
고독과 더불어 소리없이 죽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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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이 오면 그대 오려나 / 김용관

시월이 오면
하늘에 곱게 물 드려진 낙엽
호수에 살짝 띄워놓고
누군가 기다려지는 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슬방울 눈빛으로
가슴을 적셔주는 편지가 없어도
별빛 초롱초롱한 밤에
내 곁에 아무 말 없이 앉아서
사랑한다는 말은 안 해도
내 빈자리를 지켜주는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푸른 숲 속 어디에선가
조용히 숨죽여 있다가
누구보다도 먼저 달려오는
시월의 하늘이었으면
참으로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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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은 아직 저만치 서 있고 / 김해룡


농익은 속가슴 풀어헤치고
산은 날 오라 유혹하네

아, 스치는 소슬바람은
뒤바뀐 시간과 교접하며
산 아래 멀리 달아나네

몸살하듯 미숙한 연인
아직도 사랑의 흔적 뒤척이며
울어버릴 법도 한데

날 찾아온 10월은
아직 저만치 서 있고
너풀거리던 애상(哀想)은
깊이 팬 주름살 사이에 숨어

더는 외롭지 않을 꿈을
가슴에 묻는다

====================
+ 시월의 가을을 만나고 싶다 / 임영석

아름다움의 최고봉 10월이여
나는 시월의 가을 찾아서
진정 떠나고 싶다

감성이 철철 흘러넘치는 그곳
저 산 넘어 아름다운 산하
가슴 뛰는 곳으로

카메라 파인더 앵글 속 가득
넘치도록 채우는 이 마음
가슴 채우는 작품

손짓하는 시월의 가을빛 풍경
상상의 날개를 활짝 펴고
시월의 가을 모습

오색 화려한 그 가을 산수화
심장이 뛰는 가을 풍경화
찾아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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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의 마지막 밤은 없는 거다 / 최남균

감꽃이 질 무렵
감꽃 뀌미 장독대에 얻어두고
울 어머니는
감나무에 가을을 지피셨지
감잎 불쏘시개
가을을 안고 바스락거리면
불덩어리 툭툭 터지는 젖몸살을 앓고
부지깽이로 가을을 헤치며
시월이 활활 타오른 자리
잿빛 그리움이 기우는
중락동 산모퉁이 돌아서
시월의 마지막 밤은
연기처럼 사라진 거다

해마다 시월이면
어머니가 불 지폈던 자리
여린 가지 붙들고
불덩이는 피어나서
가을은 막치처럼 나뒹굴고
중락동 산모퉁이 돌아서
버스는 돌아와도
어머니가 없는 뒤꼍
정화수 사발 녹슨 이끼처럼
별과 달이 무수히 지나도
시월의 마지막 밤은 없는 거다


_________ *58


10월 / 김현주
10월 / 문계봉
10월 / 안재동
10월 / 이종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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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 / 김태윤
시월 / 김형태
시월 / 오애숙
시월 / 채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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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은 / 박종영  
시월애 / 김흥님 
시월애 / 나상국
시월애 / 박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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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에 / 서봉석
시월에 / 윤은경
시월엔 / 오애숙
10월에게 / 최해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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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시월 / 이대흠
시월 소곡 / 유영서
시월에는 / 정윤철
시월의 밤 / 김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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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끝자락 / 장수남  
10월 어느 날 / 목필균
10월의 노래 / 허소라
시월 숲에서  / 조선윤
----------------------------
시월의 노래 / 오애숙
시월의 연가 / 최영희
시월의 엽서 / 이제민
시월의 유혹 / 홍문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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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향연 / 김덕성
시월이 간다 / 김말란
시월제비꽃 / 김길자
10월 마지막 날 / 윤영옥
-------------------------------
떠나가는 시월 / 홍대복
시월 마지막 밤 / 최영희
시월의 멋진 날 / 염인덕
시월의 숲에서 / 김길자
-------------------------------
잔인한 시월아 / 한종남
10월령-단풍 한 잎 / 유안진
10월 비오는 이유 / 박인섭
10월의 마지막 날 / 최홍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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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을 보내면서 / 김대식
시월의 길목에서 / 김진주
시월의 마자막 날 / 김향아
시월의 마지막 날 / 진장준
---------------------------------
시월의 마지막 밤 / 권오범
시월의 자드락길 / 권오범
시월이 녹아든다 / 박남숙
10월의 끝자락에서 / 반기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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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마지막 밤에 / 임영준
10월의 마지막 밤을 / 임영준
시월의 마지막 밤에 2 / 최홍연
시월이 전해주는 말 / 김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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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지상의 시월 / 김행숙
10월의 아름다운 비행 / 고은영
시월이 오면 그대 오려나 / 김용관
10월은 아직 저만치 서 있고 / 김해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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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가을을 만나고 싶다 / 임영석
시월의 마지막 밤은 없는 거다 / 최남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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