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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당/가을

10월 시 모음 4

+ 10월 / 박상희

​별똥별 떨어지는 곳으로
슬픔하나 따라 간다

​달이 웃고 네가 웃고
생각하면 삶은 보배로운 일

​감사하며 살아야 할 일이지
별이 지고 거울 속 지친 삶 하나
고요히 웃지만

​풀잎 이슬 내린 아침이면
가을꽃 향기 날리는 들길

진주처럼 빛나는 꿈 하나
살포시 품에 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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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 박얼서

구절초가 만발한 고향 하늘은 참 건강도 하지
얘야! 그래서 개천절도 여기 시월에 자리했단다
살사리꽃, 해바라기꽃... 만국기로 내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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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 박인걸

그해 불던 바람이 가끔 찾아온다.
마른 강 언덕에 섰을 때 사정없이 내 뿌리를 흔들던
젊은 날의 잔혹한 바람을 잊을 수 없다.

이 세상 그림자들을 몽땅 몰고 와
걸어가던 길을 캄캄하게 가로막았다.
10월의 태양이 빛났지만
사나운 바람을 이겨내지 못했다.
길가 은행잎은 황금빛으로 엉켜있고
오렌지 코스모스는 꽃물결 파도치는데
무수히 쏟아지는 열매들은
내 주머니에서 아주 멀리 도망쳤다.
서있는 것들은 바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움직이는 것들만 피난처가 없다.
그래도 나는 황달 든 풀잎에 걸쳐 있는
실오라기 같은 햇살을 보았다.
공포는 시간이 흐를수록 절망으로 바뀌지만
끝까지 버티는 마지막 잎 새에
희망의 끈을 살며시 붙잡아 매두었다.
끈기 없는 잎들은 이미 뒹굴고
죽기를 결심한 잡초들은 길가에 스러졌다.
그러나 추색 완연한 10월 거리에서
지팡이 없이도 나는 힘 있게 걷는다.
어디선가 원두커피 향이 진하게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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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 / 권경업

네 품안에 있어
더욱 아득한 산아

상수리 숲 도토리처럼, 이 가을에는
내 여린 그리움들 여물겠건만
어찌하여 갈수록 눈물은 흔해지고
왜 이리 서글퍼지는지

아무리 누가 누구를 그리는 마음
아픈 것이 아니라 아파하는 것이라 해도
오죽하여, 쨍하던 써레봉마루
노을에 저리 제 몸 태우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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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 / 장근배

왕궁터 빛 바랜 잔디는
깊은 가을의 주름을 껴안았고
하늘엔 강물이 흐르고 있었다
강물은 완강한 힘으로 포개져
쪽빛 일렁이는 바다가 되었다
바다의 복판을 타고 돛배가 날았다
돛배에도 턱이 있어 힘겹게
한 척 두 척 뛰어들었다
뒤척이는가 하면 휘돌았다가
노을에 씻긴 바람이 뼈 속까지 시렸다
파도를 훔치러 오금산으로 향했다
미륵탑에 숨었던 바람이
인기척에 놀라 성급하게 뛰어나왔다
돛배는 잠자리처럼 하늘을 날았다
9층 석탑의 풍경 소리가 하늘까지 닿았다
석탑의 육중한 철문을 열었다
선화 공주의 숨소리가 꿈결인 듯 들렸다
천년의 전설로 아늑한 곳
十字로 열린 그 곳에 10 월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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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은 / 김용호

생명을 잃은 낙엽들이
구부러진 도로에 뒹구는 10월
허락하지 않은 고독이 밀려와
아무생각 없이 그냥 있어도 서글픈 가을이다.

설렘으로 가슴 벅찼던 푸른 생명들은
마지막까지 몸부림친 푸른 잎새를 떠난 영혼들은
어느 하늘아래 무엇이 되었을까?

생명을 잃은 낙엽들의 영혼이 머문 그곳에
내가 부를 이름마저 감추고 그리움으로 남은
내 사랑했던 사람의 영혼도 함께 하고 있겠지

영혼만이 갈 수 있는 그곳의
10월은
상처도 없고 아픔도 없고 이별도 없고
마음 다치지 않는 평화만 있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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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은 / 성백군

가을 하늘이
갓길 비 웅덩이에 빠졌군요
물은 하늘만큼 깊어 아득하고

그 속을
들여다보는데
낙엽 한 장 수면에 떨어집니다

괜히
내 마음에 이는 파문(波紋)

10월은
무작정
먼 길 떠날 준비를 하는
가을 나그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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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당신 / 朴相賢

9월을 보내며 당신을 맞는 아침
하늘은 온통 파란색으로 색칠을 했고,  
온 세상 시원하게 숨통을 틔워 줍니다  

밝은 햇살과 함께 당신을 맞는 아침
마음 상쾌하고 하늘을 날을 것 같아
기쁜 마음으로 당신을 맞습니다

처마끝에 날아와 앉은 까치가
당신 오심 알리는 노래를 하네요  
당신 오심 반기는 듯 날갯짓을 하며

당신 안에서 이 나라가 세워졌으며
당신 안에서 한글이 만들어졌으며
당신 안에서 이 나라 창군을 하였습니다

온산 붉게 물 들여 발가벗은 여인처럼  
아름다움 뽐내며 유혹의 손짓 보내는 당신! 
그러한 당신이 나는 너무너무 좋아요  

나뭇잎 떨어진 가지 사이로 밝은 햇살 비춰 주고  
잊지 못할 그리움 추억 속에 깊이 묻어 두고
당신 가슴에서 사랑의 노래 만들어 보리

흘려보낸 세월 속, 수없이 만난 당신  
이제 당신과 만남 몇 번이나 더 있을까?
흘러가는 세월 멈출 수 없고
늙어 가는 몸 막을 수 없으니  

떠나가는 9월, 그냥 편안하게 보내고
찾아오신 당신 반갑게 맞을까 합니다  
우리에게 풍요와 사랑, 그리고 낭만과 고독
햇살같이 한없이 내려주시는 고마운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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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동화 / 장수남

엊그제 보낸 시월동화 너는
읽어 보았을 까. 왜 대답이 없지.
정말 몰랐을 까.

쌓인 낙엽 뒤척이면
네가 보낸 분홍색 글씨 가을비에
지워졌구나.

바람아. 바람아.
뜨거운 바람아. 붉은 잎 새
흰서리. 햇살 씻겨 내리면 나는
너에게 시월원고지 하얀색 고쳐
겨울동화 다시 쓴다.

겨울나라 하얀 원고지
겹겹이 모아 내가 사랑하는 너
바람아. 바람아.
뜨거운 바람아. 겨울새 앞세우면
내가 보낸 하얀 동화 너는
파란색 꿈 받아 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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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아침 / 곽상희

10월, 밖앝이 설핏하다
어제 밤 소나기가 우장창 지나갔지
세상을 뒤엎으며 올 것 같은
소문 하나

감나무
감감 푸른 하늘 바라보며
한 여름 단단히 동인 가슴
풀어놓으려는지
줄줄이 빨간 젖줄이 터지려는지

금년에는
가을이 오는 것도
예사 일 아닌데 아닌데
아니라고 하는데

간밤 잠들지 못한 까치밥 하나
진작 설레설레 두 손 모와 쥐고
감꽃사랑 봄의 연서를 쓰는지

하늘 푸는 감나무 물결
뒤따르며 뒤따르며 열매들은

울긋블긋 다른 채색옷을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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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시 / 김사랑

살다보니 10월이고
길가에 코스모스 피고 바람에 흔들릴때면
소녀 처럼 웃고픈 10월이다

​꽃을 따서 하늘에 날리고
그누가 내마음을 알아줄까?

​아직도 그리는 이내 사랑은
고추잠자린 알아줄까?

​중년의 달은 뜨고
기러기 울어가는 밤이면
내사랑에 단풍이들고
내인생도 10월이야 ᆢ

​내 인생에 억새꽃 피면
흐르는 무정한 세월속에
잊지 못한 추에이야 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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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에는 / 권경업

시월에는, 술 몇 병 없이
치밭목에 가지 마세요

신갈 숲 서걱이는 달빛
가슴 젖어 흥건히 시리기라도 하면
고단한 세상 길 그 어디쯤
발목 아릴 그리운 사람
꺽꺽, 목 메이게 그립습니다

시월에는, 제발
술 몇 병 없이 치밭목에 가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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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 종야(終夜) / 오정방

​시월의 이 종야에
떠오르는 이름 하나

힘주어
불러보건만
응답없는 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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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끝 날에 / 윤의섭

가을과 함께 10월도 가고 있다
무르익은 오곡백과 가을걷이
끝나고 텅 빈 마음처럼 들녘은
황량하다

조석으로 날씨가 차갑다
무뎌진 마음처럼 온몸으로 느끼는
바람이 왠지 쓸쓸하다

하늘 멀리 조각구름도 정처 없이
흘러가듯 가을 끝자락에 10월도
오늘이 마지막 날이다

다시 오지 않을 10월의 지금
삶을 사르듯 홍엽들이 나부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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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기도 / 김덕성

주님! 10월에는
행복한 마음으로 살게 하소서
해처럼 맑게 웃으면서
꽃처럼 아름다운 모습 보이는
따뜻한 일상의 삶이게 하소서

사랑이 꽃 피게 하소서
내 뜻보다 타인의 뜻을 챙기면서
서로 도우며 품어주며 사는
사랑의 넓은 마음이게 하소서

향기로운 향기를 풍기게 하소서
말과 행동이 본보기 되어
타인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믿음을 주는 사람이게 하소서

모든 일에 감사하게 하소서
일터가 즐거운 터전이 되어
충실함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어
환희를 느끼는 삶이게 하소서

서로 대면하여 만나
가식이 없이 순수함을
그대로 보여주며 진심을 나누며
사랑과 축복으로 여는
희망의 10월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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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기도 / 이응윤

주님!
애초에 창조하신 온 세상을 찬양합니다. 
억 겹의 세월에도
여전히 변하지도 물들지도 않으며
눈 돌리는 곳에 틀림없는 가을 빛 고웁다
내 눈에는 황홀이라 하고 싶습니다.
누가 뭐래도 욕심 모르는 저들을 닮을 수는 없을까

주님!
두 손 들어 하늘 아버지께 기도한다지만
하루에도 열 두번 선악에서 오락가락
한참 못난 사람이오니
오늘은 정처 없이 바라보며
가을 오색을 탐정하는 벌을 섭니다.
조금이나 그날이 가까울수록
두려운 맘 사라질까
나의 빈 자루를 채우게 하소서

주님!
참 빛 대신 어두움을 즐기는 세상
어떤 유혹에도 진리가운데 서게 하소서
할 수만 있다면
나는 소금되어 맛나고 썩지 않게 하소서
세우시고 이끌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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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나라 / 이영지

강물엔
한 아름씩 하늘을 담아두고
하늘엔
새파랗게 강물을 띄워두고
수월네 강강수월네 강 하늘 길 열어요

빙글글 어허얼싸
우리가 살려내는
사랑의 열두 대문 두드린 대한민국
언덕에 코스모스와 억새풀을 놓아요

내 길이 열리느라 백일홍 바람 속에
새파란 이파리가
그리움 아껴가며
분홍의 백일기도로 하늘빛을 돋워요

하늘의 하늘 위에 궁창에 사는 이가
땅으로 내려와서
오호라 예루살렘
어얼싸 내 몸 보화가 둘레둘레 들어요

온종일
줄줄이 서 쿵덕궁 돌아들며
나팔꽃 해를 닮은 불을 켜 살아잇는
나라의 무궁화둘레 두 발 땅땅
오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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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노래 /고은영

서늘한 가슴으로 눈뜨는
나의 아침을 기억한다면
어른거릴 일이 아닙니다
작정한 이별이라면
당신이 건너야 할 거리에
하등 서성댈 일이 아닙니다
사랑에 목을 놓을 일이 아닙니다

경직된 사고에 나뭇잎 구르면
잎 지는 서러움
그것은 서늘한 바람 줄기를 타고
생존의 경계를 넘어설 것입니다

묵언을 타고 토해내는
그래서 또 다른 이방을 떠돌고
생장하던 참을 버린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이겠습니까

미련 따위에 눌려서
긴 밤은 꺽꺽대는 보고 품에
표류하는 10월의 바다에
침몰하는 잎 새의 얼굴들도

시간과 세월에 익어가는
그리움은 더욱 푸르고 깊어
발자국마다 무겁게 패는 고독
사뭇 쓸쓸해지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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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의 아침 / 박소향

바람은 차고 거리는 조용하다.

하늘만한
그리움을 꿈속에 풀어놓고

지치도록
걸어들어 간 새벽의 갈 숲

환하게 뚫린
담장의 내벽이 다 닳아버린

햇살을 안고
저리도 고옵게 물들어 간다.

가마귀 날아간 산그늘 아래

단내 나는 가을이
달아오른 가슴을 잠재우기 전

저리 혼자
알몸으로 팔랑이는 유혹의 빛을
가만히 숨죽이고 바라보라.

그리고
눈물로 한 쪽 한 쪽 찍어 붙인

사랑의 빛을
가슴으로 천천히 옮겨 두라.

이제
남은 가지 위에 햇살을 묻고

떠나지 못한 추억은
그리움이 될 것이므로

당신의 가슴에
나의 가슴에

이리 영롱한 자죽으로
찾아 드는 10월의 아침

단 한번
이 만남을 위해

이리도 고이
바라보는 한 생이 되었는걸

마냥
늦춰진 작별이 아쉬워

가을은
또 바람 위에

햇살 같은
금실을 풀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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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戀歌 / 김경훈

채우기 위해
버려야 한다면
지금 버려야 할 것이다

가벼워지기 위해
햇살드는 새벽이면
이슬을 털어내는 하얀꽃 풀잎처럼

사랑하기 위해
잊어야 한다면
지금 잊어야 할 것이다

붉은 시월의 바람을
커피잔 위에 올려 놓고
빈가슴에 그리움을 수놓는 것처럼

바다를 품에 안고
여유로이 유영하는 시월의 하늘 밑에서
사랑과 그리움을 만들어 갈 것이다

마른 나무 등걸에 꽃비가 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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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형식 / 강민경

내 귀는 늘 열려 있어
멀리서든 가까이서든
당신의 소리이든 아니든
당신과 나의 시간에 익숙함으로
우리는 모두 눈으로 보듯
10월 당신을 맞아들입니다

꽃은 늘 겨울 다음, 봄에 피었고,
땀 식혀주는 푸른 숲의 여름 지나
옹골찬 열매 키워 익힌 붉은 잎들
가을 자축으로 떨어져 눕는
10월 당신의 형식에 길듭니다

어느 날! 하마
설악산 봉우리에 하얗게 서리 내린
겨울 초입을 귀에 담으며
기쁨보다 서운함을
귀뚜라미 울음에 담아 멀리
띄워 보냅니다.

시간의 흐름을
당신의 방식으로 이해하려
애쓰는
거울에 비친 내 모습도
10월, 당신에게 잦아들어 있음을
확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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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이 간다 / 임영준

10월이 간다
연민에 들지 마라
눈을 크게 뜨지도 마라
외로움에 떨고
서러움에 흐느끼는
젖은 낙엽이 아니라면
입도 벙긋하지 마라
일그러진 초상이나
추락하는 별이 아니라면
숨도 한껏 쉬지 마라
10월이 간다
그래도 이름 모를 풀꽃들이
호젓한 벌판을 지키고
후줄근한 허수아비들이
부릅뜨고 제 몫을 한다
어설픈 아이들아
돌아서면 바로 까먹고
신선한 향기만 밝히더라도
지금 이 길은 꼭 간직하여라
여명의 불씨를 지피고
10월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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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 담쟁이 / 목필균

담장을 오르는 거미 손
여린 발끝이 뭉그러져도 오직
네 안으로 들어서는 길
옆으로 기어가는 게발로도
불쑥불쑥 올라서는 까치발로도
어려워 푸른 혀를 내밀며 간다
입 모양만으로도 알 수 있는
힘줄 솟는 무성한 안간힘
담장에 피는 푸른곰팡이도
햇살을 잡으면 눈이 부신데
한 여름 견디어낸 채찍의 상처로도
들어설 수 없는 너를 향해
우르르 쏟아 놓은 속울음
시월이 붉게 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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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기도 / 이선태

우주를 창조하신 신이시여
세상 만물을 만드신 조물주이시여
내 기도 들어주소서

푸르른 시월의 하늘 아래
대지를 물들이는 단풍을 보며
바람에 떨어지는 낙엽 밟으며
가슴 아파하는 이 없게 하소서

우주는 신이 창조하신 영원한 낙원
세상은 조물주가 만드신 아름다운 동산

찰라와 같이 지나가는 낭만의 계절
시월 속에서 울고 있는 이 있다 하면
그 것은 우리들의 책임입니다

시월의 공간과 시간 속에서
세상 사람들 모두 손 잡고
얼굴에 미소를 짓게 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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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나무 / 정군수

구절초가 몇 번이나 피고 졌는지
시월의 나무 아래에 서면
내 걸어온 길이 어디쯤인가
눈감아도 훤히 알 것 같으이
한여름 소낙비 다 가져다
옷맵시 치장하는 저 이파리
가을볕 찬이슬 다 가져다
나들이옷 갈아입는 시월의 나무
떠남이 이별인 줄 아직 몰라도
부르면 따라나설 물 같은 얼굴
산도라지 몇 번이나 피고 졌는지
홀린 듯 길을 가다 문득 서면은
내 가는 길이 어디쯤인가
바라만 보아도 알 것 같으이
바람 따라 손짓하는 저 이파리
가려는 먼 길을 저 먼저 알아
새벽길 나서는 마른 나뭇잎
불러도 앞만 보고 가는 사람아
저절로 흔들리는 저 옷고름
너보다 앞서가는 시월의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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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신부 / 정아지

맑은 영혼 고운 숨결
긴긴 기다림 위에 날 누이고
이제서야 이 가슴 파고드시나요

사랑을 사랑이라 말할 수 없던
눈물꽃 멍울진 긴긴 세월
풋내나던 사랑 끌어안아
이제는 지난 세월 소등해도 되오리까

당신 향해 포개지고 싶은
넘실대던 젖은 욕망
뜨겁게 타던 열정
헝클어진 젖은 머릿결
별 밤의 뜨거운 포옹
그리고 환희

육신으로 스며들며
타오르는 영혼의 숨소리
온몸으로 받아 내어
안개꽃 피워내는 밤들

잊지 마세요
세월 흘러도
당신 마음 따라
내 마음도 좇아가서
거기 그렇게
영원한 그림자로 함께 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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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축원 / 김영근

천지간에 아름드리 물든 가을풍경처럼
가을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마음도

고운 사랑으로 물들어
서로를 바라보고,

​서로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으로 가득할 수 있도록 하소서.

​사랑이 담긴 말로
서로의 가슴속에 단풍이 들고,
그리움의 꽃이 피게 하시고

​단풍뿐만이 아니라 낙엽을 보며
더욱 더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굳은 의지를 지니게 하시고

​추수가 끝난 들판이
땅속 깊은 곳에서부터 다음 해를 준비하듯

​우리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더욱 더 아름다운 삶을 준비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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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이 되면 / 김동기

정촌아 참 고맙다
달팽이 같은 몽땅한 집에서

달팽이처럼 촌티가  나게 살지만
어느 여인보다도 내가 너를 사랑하사

​짓밟히고  구박을 당해도 그럴수록
너를 죽어도 사랑하네

몸 어디가  뻑적지근해도
놀란 가슴 쓸어내리면서

​시월이 되면
나는 나를 더 사랑하게 된다

​점점 가까이 오던 하늘이
높이지고  멀어지기에

​허물어지는 국경선에  봄이 오듯이
사랑한다 나를 더 나는 사랑한다

니가 어디  서 있더라도
누구보다 너를 사랑하사

​죽어라 글 써서 작가 행세하지만
팬클럽 하나 없고

읽어주는 독자가 없어서
책 만들어도 밥이 되지 않아

무명생활 30년인데
그렇다고 쓸쓸한 그림자처럼 살지 말자
외로운 나비처럼 살지 말자

추석이 코앞이라서
오늘 책 한 권 부모님께 드렸다

​까막눈이라 읽지 못하시더라도
옆에 형님이 있으니

대신 읽어드리면 될 성싶기에
제단에 올려놓고 왔다

​지금쯤 다 읽었을까
난생 처음 칭찬 한마디 들었다

아들아  참 욕봤다
몸은 성하고? 밤 날씨가 쫌에 차갑더라

이불은 덮고 자냐?
굶지 말고  건너지도 말고
꼬박꼬박 밥 챙겨서 먹으라잉

​코로나가 길을 막고 섰다니
추석날은 안 와도  괜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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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이 와요 / 전인재

구월이 저만치 가네요
코앞에 시월은 오는데
결실에 양식은 준비 했나요
이제곧 겨울도 오겠지요

이맘때면 벼이삭 줍고
메뚜기도 잡구요
벼를벤 논에서 송사리도 잡았지요
우물퍼서 미꾸리도 잡구요
방개 우렁이도 잡았지요

누나 손잡구 아버지 손잡구
용들고 우물가로 가자요
미꾸리 잡고 방개 잡아야지요
하늘가신 아버지는 대답이 없으시네요
시집가신 누나도 대답이 없네요

저만치 저녁 밥을 짛으시던
누나는 저녁 연기도 피우지 않네요
신나게 놀던 인재야 ???????
부르지도 않네요 저녁 먹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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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 장당골 / 권경업

그리움, 마디마디
지난밤 무서리가 내게는 너무 시려

이렇게 몸이라도 사르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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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을 보내며 / 박미림

외롭게 숨을 쉬는 것은 너 뿐만이 아니다
여기 가을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도
감나무에 마지막까지 걸려
위태위태한 홍시도
외롭기는 매 한가지이다

살다보면 원하지 않아도
웃어주어야 하고
거짓부렁이 눈물도
흘려야 할 때가 있다

시월 마지막 날 가을 강가는
그런 외로운 사람들 천지다

이루지 못할 사랑으로 흘린 눈물과
살면서 차곡차곡 쌓아두었던 그리움들을
버리려 오는 사람들이 부르는
시월의 노래가 들리는 강,

혼자 강가에 서 있는 사람을 보게 되면
방해하지 말 것이며
멀리서
그 사람을 침묵으로 지켜보라

그 사람이 부르는 노래소리와
강물이 흐르는 소리를 들으면서
시월을 함께 보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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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어느 날 / 이성진

가을꽃 무르익는 강가에
맑은 하늘 섬섬히 흔날리는 코스모스

고추잠자리 나풀나풀 때지어 춤을 추면
풍성한 열매 넉넉한 정겨움이 넘쳐나고

화려한 단풍이 물결쳐 온산을 덮어
들에 핀 꽃도 강가의 어여쁜 당신도

세상의 모든 사랑 가득 담아
펼쳐서 주신 고운선물

언덕에 올라 가쁜 숨 고르고
웃음으로 반겨주는 풀꽃들

​갸우뚱 눈 부비며
몇 번이고 더 보면

정신없이 살아온 인생
잠깐 멈추어 쉬어가라고

넓은 마음으로 사랑하라고
속삭이며 말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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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잠수함 / 김지훈

구름이 입술 위에 달라붙는
이 자리는 북한산 어디쯤일까. 지닌 것 없이
숲만 가득 담아둔 나무 그늘에 앉아
기어이 가져온 새 책에 손가락을 베고 말았다
혈이 탁! 트이고서야 내 온몸이 잠망경으로 솟아오를 수 있었다
작은 물줄기 속에서도 잘 돌아가는 스크루
사방 가득한 수억 촉(燭)의 소리가 큰 닻이 되어
산봉우리들이 신들의 전함으로 불리었던 그 바다 위에 박혀 있다
밤낮이 한꺼번에 몰아오는 내연기관의 큰 울림
그 안에는 칼 대신 나뭇잎 들고 싸우던 날도 있다
힘줄 선명한 잎 하나가 공기를 잘게 저미며 내려온다
신들은 어디에서 배를 만드는 중일까
베어낸 나무 밑동에 그려진 선명한 음파탐지기 자국
나는 녹슨 쇠를 털며 가라앉고 있는 배들의 그림자를 본다
나뭇잎을 칼처럼 쥐고 싸우던 시절
앙상해진 주물기계들이 나뭇가지에 붙어 있다
바람이 떠미는 결이 물 속인 줄 알고
낙엽이 벗었다가 도로 신는 잠수화를 본다
아직도 능선에는 사나운 기운이 넘친다
신들의 칼을 나는 나뭇잎이라고 고쳐 부르고 싶다
이 배를 붙들며 한 자리에서 먼바다를 돌아오는 사계절
내 고함으로 한 방의 어뢰를 뭉쳐
사령관의 함교가 있는 백운대를 한 방 때릴 셈이다
갑판이 낙엽을 털 듯 몸을 털며 다시금 방향을 잡고 나아갈 때
수리공들이 큰배를 향해 떼지어 몰려가는 항로를 따라
푸른 위장을 한 잠수함이 쫓아오는 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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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끝자락에서 / 김덕성

떠나는 아쉬움이
전율로 흐르는 고즈넉한 가을밤

찬바람과 함께
깊어가는 밤
불일 듯 일러나는
마지막 남은 진한 그리움

세월이 안겨준
그녀와 만나
꿈인 양
나눈 달콤한 사랑 이야기
익어 가는데

어느 새
붙잡을 틈도 없이
가버리고
흔적만 남기려 하는구나

기어코
내 가슴에
또 하나의 사랑의 불꽃을
지피고 떠나려는가.
10월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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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고궁에는 / 신경희

시월의 고궁에는
사랑심은 발자국들이
낙엽으로 이불을 덮고 있겠지,

만월의 달빛이 처마 깊숙히 들어 오고
옛 선인들의 웃음과 슬픔이
하나씩 일어나겠지,

만추의 고궁에
상감마마 납시는 걸음 뒤로
화려하게 변신한 서울의 밤

시월의 고궁에는
먼 옛날 궁녀들의 치마자락
가로등 불빛속에서 사뿐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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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코스모스 / 김정섭

꽃이 지고 있습니다.

헤적이다가 얼룩진
지난날들이
꽃으로 피었다가
지고 있습니다.

진홍빛 사연들이
연분홍빛 체색들이
하얀 화선지 위에
한 폭의 수채화로
그려졌던 날들이
가을 언저리에서
애써 꽃으로 피었다가
깊어가는
내 가을 비밀노트에서
아프게 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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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을 건너는 시월 / 박종영

시월이 저무는 한나절
들꽃이 빛바랜 향기를 들고 찾아와
이별을 놓고 간다

산은 초록으로 으스대던
기백은 사라지고
뎅그러니 한 개의 검은 바위로 서럽다

시월이 저만큼 가늘게 저문다
덕지덕지 불어난 세월만큼이나
울고 싶은 그리움 안고 강을 건넌다

밀려오는 서늘한 기운으로
마지못해 가는 것인가? 
가더라도 싸리골 올동백 피는 시절
봄으로 오는 길목을 기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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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마지막 날 / 김지혜

간밤에는 반쪽 달 아래
빛나는 별들이
청명한 하늘임을 보여주더니
기어이 시월의 마지막 날

이제는 이별이라고
별들도 빛나고 반쪽달도 빛이 난다
만나야한다고 기별을 한지 오래
빛바랜 달력 옆에
국화만 소담스럽게 피워지고

국화 향기 따라
세월은 흘러만 가는데
무심한 시계추소리
촉각을 세우고

하얀 밤을 지새운
시월의 밤이야말로
그리움 일렁이는
바람을 막는 시린 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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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마지막 날 / 남경식

눈부시게 부서지는 햇살을 바라보며
늦은 오후 가로수 길을 걸어가노라면
늘 따라 걷는 긴 그림자도
가을을 지나 겨울을 걷는다

옷깃을 여민 여인네들의 긴 옷 사이로
햇살은 무수히 깨어져 구르고
조경으로 심은 대로변 국화엔
벌들이 아직도 한 세상인데

문득, 먼 곳의 사람이 된
늦가을을 좋아하던 그대가
생각나는 시월의 마지막 날
이파리 떨구는 가로수 사이로
한 잎 두 잎 부서지는 햇살을 따라
그대의 또랑한 눈망울도
가을을 지나 겨울로 깊어만 간다

그대가 생각나는 이즈음에는
늘 세월이 빠름을 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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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의 마지막 밤 / 반기륭

시월의 마지막 밤 별빛은 살가웁고
바람난 어미 젖소 달빛을 짓밟으며
님찾아 달음질쳐도 반기는 이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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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이 가기 전에 / 김동수

노을에 물든
단풍 닮은
분홍빛 당신 가슴에
가슴 시린 가을을 담아주고 싶다

안개 짙은 강가에 서서
내 곁에 있는 당신에게
가슴이 늘 당신을 사랑한다고
포옹하듯 얘기하고 싶다

노아란 은행나무 밑에서
가을이 들려주는 노랫소리가
행복의 노래로 들릴 수 있도록
가슴으로 안아주고 싶다

생각나면
언제나 꺼내볼 수 있는
가슴이 행복한 추억을
시월이 가기 전에
당신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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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이 가기 전에 / 허림

아직 시월이 다 가지 않았으니
시월에 해야 할 사랑도 남은 것이다

시월에 오는 사랑은
내 곁두리를 맴돌고

푸른 이마를 조금씩 떨쳐내며
붉고 노란 작은 손을 내밀 것이다

시월에 왔으면 하는 바로 그 사랑은
살금살금 다가와서

눈을 가리고
누구게”하고 속삭일 것이다

나는 짐짓 그가 누군지 뻔히 알면서도
손을 만져보고

목소리를 더듬으며
먼 먼 기억의 처음을 끌어내 늘어놓는다

시월의 사랑은 이미 와 있었는데
너무 멀어 보이지 않았을 뿐
아직 시월이 다 가지 않았으니

시월에 해야 할 사랑은
더 붉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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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 이 비 그치면 / 안재식

인륜(人倫)에 야박한 사람을 멀리
하라는 선생의 말씀을 찾아갑니다
다산초당 오르는 뿌리의 길은
낯선 바람이 길을 물어도
뿌리칠 만큼 시름이 깊습니다

​고요에 묻힌 초당에 홀로 앉아
달빛을 마중하려 하늘을 보니
그 달이 비에 젖어 형상이 없습니다
만덕산 차나무에 흐르는 비ㅅ물도
알고 보면 선생의, 아니 나의 눈물입니다

​인연은 물결이라는데
시월, 이 비 그치면 시름이 멈출까요
굴러가는 바람 따라
굽이돌며 흘러온 내 인생길에
다시 얹는 섶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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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그리고 시월 / 김낙필

지난 오월은 꿈이였다. 
가슴곳곳 꽃이터지고 향기 날던 날
그 향기에 숨이막혀 
죽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슴터질듯 차오르는 희열.. 
충만함으로 마치 절명할것 같았다. 

시월에는
武裝무장해도 춥다. 
마음구석 얼음이 언다. 
속으로 성긴 성에가 칼끝을 세우고
살가죽으로 스며 얼어붙기 시작했다. 

손톱에 서리 끼고
입술에 하얀눈 내리고
가슴이 얼음벌판이 되고
눈동자마져 얼어붙어 나는 죽는다. 

오월에 피어나서
시월에 凍死동사하고
그렇게 피고 죽기를
나는 나무의 둥그런 나이테로 그려간다. 

오월 꿈이였듯 
내 시월은 어두운 죽음의 그림자 드리우고
해빙의 날.. 
나이테 만한 몸집으로 다시 태어나겠지.. 

지난 오월은 벅찬 꿈이여서
시월 지금은
추운겨울 한복판으로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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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희망 햇살로 / 오애숙

훅~ 하고 갈 길섶 가을 향그럼 휘날려 오는 시월
들녘 황금빛 출렁이더니 산야에 울긋불긋 꽃단풍
아름다운 노을빛 어우러 찬란한 인생이고 싶어라

그 옛날의 에머란드 푸른빛 노래하던 때로 소환해
맘 속에 슨 청춘의 깃발 되새김질로 희망 꽃 피면
나이 먹어가고 있지만 옆에 그 누군가가 있다 해도
꽃무릇처럼 저 혼자의 길 걸어가는 게 인생 길이매

서러운 울음이 가슴에서 길게 웅크리고 있는 듯이
작금 또아리를 틀고 있어도 하나씩 내려놓는다면
백세 시대 가는 길목으로 근접하여 가고 있다 해도
가슴에 푸른 꿈 살아 숨 쉰다면 희망날개 펼쳐가리

훅~ 하고 갈 길섶에 가을 향그럼 휘날려 오는 시월
산야 울긋불긋 꽃단풍과 아름다운 노을빛 어우러
마지막 생애 아름답게 휘날리려 나래 펼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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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이 그렇게 가요 / 이보숙

내 마음처럼 쓸쓸한 10월이 갑니다
노란 은행잎이 내려앉아 바람에 흩어지고 또 뒹굴며

​헤어짐이 아쉬운 듯 애달픈 듯
그렇게 황급히 떠나갑니다

길을 걷다 무심코 주워보는 은행잎 하나
이젠 책갈피에 끼워두었던

​빛고운 사랑의 추억들도
바람에 훨훨 날려 보내렵니다

​깡소주 한 잔을 들이켜며
홀로 울더라도 말입니다

더는 사랑할 일도 더 이상
그리워할 일도 남아있지 않은
차가운 이별 앞에서

​흔들림 없이 떠나는 그대 뒷모습처럼
10월이 그렇게 담담하게 떠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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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빛 10월 끝자락 / 임영석

오늘도 흐르는 세월
시간 속에 시월도 끝자락

​가을빛 낙엽 우수수
한 잎 두 잎 쌓이고

붉게 물드는 단풍잎
조석의 찬바람 천고마비

​파란 하늘엔 바람결
오색 가을빛 수채화

가을의 끝자락 시월
춤추는 가을빛 상강 향기

​미학의 가을빛 향기
아름다운 가을 빛깔

넓은 들판엔 억새꽃
가슴 활짝 마음이 부른다

아름다운 그대 가을
예쁜 가을을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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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의 마지막 밤엔 / 손종일

시월의 마지막 밤엔
부치지도 못할 긴 편지를 쓰겠습니다. 
사랑하면서도 이별해야 했던
그리운 당신에게
넘치는 사랑만 써서
보내드리겠습니다. 

시월의 마지막 밤엔
한 잔의 블랙 커피를 마시겠습니다. 
입 안 그득히 쓴맛을 물고
당신 때문에 느껴야 했던
그 고통의 쓴맛을
가중되게 느껴보고 싶습니다. 

시월의 마지막 밤엔
우울한 음악을 듣겠습니다. 
기쁠 때 들어도 슬퍼지는
멜라니사프카의 노래와
시월의 마지막 밤을 기억한다던
어느 남자 가수의 노래와
'묘비명' 을 들으며
당신과의 슬픈 인연에
못을 박겠습니다. 

시월의 마지막 밤엔
추억의 그 스낵에 가겠습니다. 
한 잔 술에도 얼굴이 붉어지던
당신께서 즐겨 마시던
베네딕틴 두 잔을 시켜놓고
한 잔은 당신을 위해 마시고
남은 한 잔은 당신을 위해 남겨두고
그 스낵을 나오겠습니다. 

시월의 마지막 밤엔
바람 부는 거리를 걷겠습니다. 
당신과 자주 걸었던 그 길을
그때 그 밀어들을 새기며
주홍빛 가로등 아래를
당신만을 생각하며
고통의 그 길을 걷겠습니다. 

시월의 마지막 밤엔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 
안개꽃을 좋아하던, 
한여름의 빗줄기를 좋아하던, 
병아리 색을 좋아하던
당신과
밤새도록 사랑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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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첫날을 열며 / 정영옥

시월의 첫날을 열며
가만히 마음을 열고
눈물 겹도록 소중한 당신을
가슴에 안아 봅니다

사랑한다는 말
고맙다는 말
미안하다는 말
당신께 드리지 못한
가슴 속 진실들을
가만히 꺼내어
마음으로 전해 봅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우리의 사랑이리라
믿어 의심치 않기에
슬픈 현실이라도
슬퍼하지 않습니다

힘에 겨운 하루도
기쁨과 감사로
기꺼이 열고 닫습니다

풍요와 아름다움으로 가득할
시월의 들녘처럼
삶에 겨운 당신 가슴안도
내 사랑으로 가득하길
가만히 욕심내어 보는 첫날 입니다

맑고 맑은 수정처럼
고운 빛깔의 사랑으로
시월처럼 풍요롭길
성스런 축복으로 가득하길
가슴으로 바람하는
시월의 첫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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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에게 보내는 편지 / 장수남

넌. 누구의 기다림일까.
안개비 젖은 갈색하늘은 알몸 흠뻑적시고
작은 기억들이 줄줄이 엮여
시월 바람 숲에 눕는다.

너무 멀어 볼 수 없음이
난. 널. 깨울 수 없었지.
붉은 잎 새. 가슴 스치면 난 바보가 되어
바람소리 한 점 듣지 못했네.

넌. 누구하고 갈 거야?
이별은 잎 새들의 마지막 포옹
어수선하게 강둑에 모여앉아 몸단장 하고
넌. 봇짐만 싸고 있었지.

은빛 강 물 조각들의 슬픈 저항
난. 왜. 기다림일까. 죽음을!
옛 강 거슬러 물줄기 잡고 고향 찾는
연어들의 긴 여정은 위대한 죽음을 약속한
눈물의 하모니카 교향곡. 강둑엔
낙엽 몇 잎이 아직도 누굴....?

시월 물빛 작은 몸
가슴적시고 등돌리는 여름제비 꿈 한 조각
날개 세우고 찾아가는 아픈 사연
강 건너 널 바라보고 가을은 손짓하겠지.

난. 날개 접힌 잎 새 세어가며
몇 날을 가만히 들어 보았네.
새벽 하얀 들 녘 서리 밭에 햇살 내려앉아
넌. 가을을 발갛게 색칠하고 있었지.

몽당연필 흘리는 소리
그림일까. 편지일까. 시월에게 보내는 편지
밤 샘 귀 기울이고 들어보았지.
지친겨울새 봇짐 푸는 소리는 늦은 밤하늘
가을비 가슴 적시고 넌 언제 돌아올까.
시월 난. 혼자남아 기다리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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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아침에 그대 사랑이 / 김철기

오늘도 아침이 뜬다
밤새 이슬맞은 햇살이 내려와
그대 얼굴 담고는  
눈 부시게 내게 다가온다

어여쁜 손으로
빗어놓은 한잔의 커피
진한 향기로움을 품어 내더니
코 끝에 맴 돌다
이내 입맞춤 하였네

그대의 향기에 취하고
곱게 배인 커피향에 또 취하더니
차잔속에 풍덩
나를 함께 띄워넣는다

가을 아침
살며시 다가오는 포근한 느낌
그것이 행복이였던가

내마음은
어느새 그대곁에서 서성이고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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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 정세일

10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비는 내리지만
그렇게 아직은 마음의 준비가 안된
낙엽들의 쓸쓸함이
어쩌면 빗방울들의 소리들이
위로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비가 오는날 한없이 걸었던 청춘의
그 아름다움도
그 어느날 가을 비가 이처럼 내리는 날에
흑백사진의 주인공처럼

사랑하는 나의 당신이여

가을의 마음처럼 때로는
시새움의 바람이
불어도
나뭇잎들이 정성과 수고를 생각하면
가을의 메마름도
때로는 당신처럼 아름답게 보아주세요
그것이 비록 타는 목마름 일지라도
그리고
당신의
수필의 탁자위에서
붉게 물들인 시어처럼
한잔의 차를
마음이 붉어지도록 마시고 싶어 하는
이른 아침의 게으름도 한번쯤은
나비들에게 멋진 신사처럼 모자를
벗어서 초대하는 인사를 해주세요
이렇게 마음이 갈급하고
애태우는 날들이라도
그런데로 물들인 만큼의
시어들의 부끄러움은 남겨두세요
당신의 이름으로
리본을 달아
가을의 부지런함에게 선물을 보낼때도 같이 말에요
사랑하는 당신이여
이따끔씩은
햇살들이 심어놓은
가을 울타리들의
키가 크고 높음도
그리 중요하지 않고 대수로운 것은
소소한 일에도
거스리는  감정으로 언제나 다스리지 마세요
작은 크기의 담겨짐은
마음의 채워짐이 쉬울수도 있지만
때로는 비워짐도 빠를수 있답니다
사랑하는 당신이여
파란 물감의 속도 만큼
마음도 빠르고
단순간에 당신의 마음을 보고싶어하는
강물의 깊이만큼
마음을 들여다보고
그림처럼 다시 그리고 싶어 하는
가을의 마음이 있어서
이토록 행복함이 닦아오면
당신의 그리움을 향해
다시 메아리를 보내주세요
처음 사랑의 떨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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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끝자락 밤 풍경에 서면  / 고은영

밤 하늘을 올려다본다
어제 바라본 달빛이 행복이었다면
오늘 바라보는 달빛은 우울하다
가을 위에 청춘의 잔치는 끝났다

별들은 자꾸만 북쪽의 길을 고집하며
북으로 북으로 이동하는 새벽
어둠 속에 을씨년스런 나무 그림자들은
진실로 고독하다

적멸로 돌아서는 나뭇잎
그리고 파리해진 삶의 화선지에
내리막으로 치닫는 의식의 함몰
믿음을 키우는 건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신뢰가 허물어지는 건 순간이다

이제는 기다림도 버려야 할 때
내 안의 슬픔 중
그대가 나의 고통으로서는 밤
들뜨기만 했던 뜨거운 열정들이
낱낱이 헤지고 식어 간 흔적만이 쓸쓸한데

언제 우리 사랑이 풍화돼 갔는지
그 행방이 묘연한 거리
불편한 진실들이 숨죽인 채
하얗게 쓰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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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하다 10월 나뭇잎새여 / 허윤정

코스모스가
색색으로 우주를 흔든다  
물먹은 걸레처럼
납짝 엎드려살아라

대문을 닫고 집안에 머물어라
하늘이나 보며
구름이 어디로 떠 가는지
새소리 듣는 삶이면
족한 것이다.

참 어지럽다 배는
산으로 올라가고 
계절따라 10월
나무잎새는 낙화를 서둔다
지는 잎새여

잎새들은 거리를
딩굴며 설법을 한다
가만히 바람부는 대로
집으로 돌아가는
가을 잎새여

참다가 토해내는
10월의 슬프고 슬픈 황금빛 이야기 
비라도 오는 어느 가을날 
너도 가고 우리도 가고
거리는 온통 비젖은 날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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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에는 봄을 그리겠습니다 / 선애

시월에는 봄을
그려 보렵니다
하얀 국화 꽃 잎이 돌아오지 못할
물결따라 흘러가는 강가
피 빛보다 진하게 물든
단풍 그늘아래 손임을 기다리는
나룻배에 걸터앉아
차마 보내야 하는 아픔을
그릴수 없어서
이번 시월에는 봄을 그리렵니다
기쁨으로 벅차 터질듯 부풀어 오르던
만남의 계절 봄을 그리렵니다
정겨운 우리들의 울타리 벋어 나시어
땅거미 내려 어두워 지리니
가시려 사립문 여시는
애잔스런 뒷 모습에서
우리 만나던 날의
환희를 끌어 내렵니다
속절없이 낙엽이 다 져
발가벋어 부끄러워 하기전에
떠나 시려는 당신의 뒷 모습에서
우리 만남의 계절 푸풋하던
봄을 그리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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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에 다가온 운명 같은 사랑 / 전영애

산자락 오르며
단 사람 눈앞에 아롱거려
낙엽 밟는 소리도 못 들은 채
가을 가는 길목에서
당신을
처음 만났던 날이 가을이었고
처음이지만

왠지 끌리는 당신에게
나 모든 걸 걸고
영원히 사랑할 것이라고
마음으로 명세하고
이렇듯 행복해 하고 있습니다

사랑하겠노라고
당신만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내 마음 전부를 걸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꿈인가 하지만
현실에서
마음 맞추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랑하며 그리워하며
또 사랑하고
당신 혼자가 아닌
내가 곁에 있다 걸을
잊지 말아 주세요

사랑하는 나의 당신
고독도
외로움도
무시해 버리면서
우리 예쁜 단풍 물들이 듯
곱고 아름다운 사랑을 엮어가기로 해요

_______ *56

10월 / 박상희
10월 / 박얼서
10월 / 박인걸
시월 / 권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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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 / 장근배
10월은 / 김용호
10월은 / 성백군
10월, 당신 / 朴相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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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동화 / 장수남
10월 아침 / 곽상희
10월의 시 / 김사랑
시월에는 / 권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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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 종야 / 오정방        
10월 끝 날에 / 윤의섭
10월의 기도 / 김덕성
10월의 기도 / 이응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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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나라 / 이영지
10월의 노래 /고은영
10월의 아침 / 박소향
10월의 연가 / 김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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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형식 / 강민경       
10월이 간다 / 임영준
시월 담쟁이 / 목필균
시월의 기도 / 이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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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나무 / 정군수
시월의 신부 / 정아지
시월의 축원 / 김영근
시월이 되면 / 김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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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이 와요 / 전인재
시월 장당골 / 권경업        
시월을 보내며 / 박미림
시월의 어느 날 /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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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잠수함 / 김지훈
10월 끝자락에서 / 김덕성
10월의 고궁에는 / 신경희
10월의 코스모스 / 김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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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을 건너는 시월 / 박종영
시월의 마지막 날 / 김지혜
시월의 마지막 날 / 남경식    
시월의 마지막 밤 / 반기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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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이 가기 전에 / 김동수
시월이 가기 전에 / 허림
시월, 이 비 그치면 / 안재식
오월 그리고 시월 / 김낙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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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희망 햇살로 / 오애숙
10월이 그렇게 가요 / 이보숙
가을빛 10월 끝자락 / 임영석  
시월의 마지막 밤엔 / 손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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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첫날을 열며 / 정영옥
10월에게 보내는 편지 / 장수남
10월 아침에 그대 사랑이 / 김철기
10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 정세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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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끝자락 밤 풍경에 서면  / 고은영
황홀하다 10월 나뭇잎새여 / 허윤정
시월에는 봄을 그리겠습니다 / 선애
시월에 다가온 운명 같은 사랑 / 전영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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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시  모음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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