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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당/가을

늦가을에 관한 시 5

+ 가을 / 박경리

방이 아무도 없는 사거리 같다 뭣이 어떻게 빠져나간 걸까 솜털 같이 노니는 문살의 햇빛
조약돌 타고 흐르는 물소리나는 모른다, 나는 모른다, 그러고 있다 세월 밖으로 내가 쫓겨난 걸까
창밖의 저만큼 보인다칡넝쿨이 붕대같이 감아올리자 나무 한 그루같이 살자는 건지 숨통을 막자는 건지
사방에서 숭숭 바람이 스며든다낙엽을 말아 올리는 스산한 거리담뱃불 끄고 일어선 사내가 떠나간다
막바지의 몸부림인가이별의 포한인가생명은 생명을 먹어야 하는
원죄로 인한 결실이여아아 가을은 풍요로우면서도 참혹한 계절이다 이별의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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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 송찬호

딱! 콩꼬투리에서 튀어나간 콩알이 가슴을 스치자,깜짝 놀란 장끼가 건너편 숲으로 날아가 껑, 껑, 우는 서러운 가을이었다
딱  콩꼬투리에서 튀어나간 콩알이 엉덩이를 때리자,초경이 비친 계집애처럼 화들짝 놀란 노루가 찔끔 피 한 방울 흘리며 맞은편 골짜기로 정신없이 달아나는 가을이었다
멧돼지 무리는 어제 그제 달밤에 뒹굴던 삼밭이 생각나,외딴 콩밭쯤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지나치는 산비알 가을이었다
내년이면 이 콩밭도 묵정밭이 된다 하였다허리 구부정한 콩밭 주인은 이제 산등성이 동그란 백도라지 무덤이 좋다 하였다 그리고 올 소출이 황두 두말 가웃은 된다고 빙긋이 웃었다
그나저나 아직 볕이 좋아 여직 도리깨를 맞지 않은 꼬투리들이따닥따닥 제 깍지를 열어 콩알 몇 낱을 있는 힘껏 멀리 쏘아부치는 가을이었다
콩새야, 니 여태 거기서 머하고 있노어여 콩알 주워가지 않구 다래넝쿨 위에 앉아 있던 콩새는 자신을 들킨 것이 부끄러워 꼭 콩새만 한 가슴을 두근거리는 가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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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 유안진

이제는 사랑도 추억이 되어라
꽃내음보다는 마른 풀이 향기롭고함께 걷던 길도 홀로 걷고 싶어라 침묵으로 말하며 눈 감은 채 고즈너기 그려보고 싶어라
어둠이 땅 속까지 적시기를 기다려비로소 등불 하나 켜놓고 싶어라서 있는 이들은 앉아야 할 때 앉아서 두 손안에 얼굴 묻고 싶은 때
두 귀만 동굴처럼 길게 열리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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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 윤희상

일하는 사무실의 창 밖으로날마다 모과나무를 본다날마다 보는 모과나무이지만 날마다 같은 모과나무가 아니 다모과 열매는 관리인이 따다가 주인집으로 가져가고 모과나무 밑으로 낙엽이 진다나의 눈이 떨어지는 낙엽을 밟고 하늘로 올라간다 낙엽이 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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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 이안

병든 나뭇잎 먼저
더 많은 벌레를 먹인 나뭇잎 먼저
아픔이 먼저
아픔에게 문병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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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추 / 공석진

늦은 가을을 만취하노라
사랑도 취하고
미움도 취할 때
다가 올 모진 겨울도
취할 수 있으리

​화려했던 단풍도
땅에 떨어져
추한 모습으로 구르는데

​한번도 화려해본 적 없이
본색을 잃어 가는 나는
농염의 이 가을을
취하지 않고
어찌 보낼 것이냐

​그리움도 외로움도
기억 저 편에
한낱 먼지로 사라질 것들
만추에 만추가 서러워
만취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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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추 / 김하인
  ㅡ부석사

부석사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을 안고서
그대와의 사랑이
수태된 날을 떠올린다.
사랑이여,
예까지 오는 동안 새가 울어
산 푸르러지고
산 붉어지던데
나 혼자 세상을 떠나는 걸음걸이로
이 고적한 사찰을 들어
그대와의 둥글었던 사랑을
껴안고 눈물 흘린다.
내가 그대를 안아
그대 날 임신해
배불러지던 아름다운 날들이
보라, 단풍진다.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날아가고 떨어져
수북수북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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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추 / 나상국

가을 햇볕이
빗질을 하는
가을 공원의
오후 한나절
쪼그려 앉았다가
길게 드러누운
벤치 그림자 옆 

​바닥에 떨어져 수북이 쌓인
빨간 단풍
나뭇가지 사이를
헤집고 나온 바람에
찰랑거리는 저 햇빛 좀 봐 

​원앙새 한 쌍
한가로이 자맥질을
즐기는 호수 위
작은 파문에 일렁이는 물살
납작 엎드려 노 저어 가는
노란 은행잎을 봐 

​수심 깊은 곳으로
파란 하늘
텀벙 뛰어들어
단풍구경에 열중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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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추(晩秋) / 나태주

​돌아보아 아무 것도 없다

다만 사랑했던 날들
좋아했던 날들
웃으며 좋은 말 나누었던 날들만
희미하게 남아 있을 뿐

​등 뒤에서 펄럭
또 하나의 나뭇잎이
떨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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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추 / 박용성

우리 걸어온 계절들이
험하고 거칠어
비록 그대의 몸은 찢어지고
상처 투성이로 남았을지라도
뭐 어떠한가
지금 그대의 삶이
이토록 빛나고
아름다울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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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 / 배창호

산허리를 감고 있던 안개가 걷히고
뽀얗게 지나간 자리마다 고운 빛깔로
가려둔 속뜰을 꽃피우듯
나를 흔들려고 하는 만추晩秋,

무슨 말이 필요 없는, 침묵의 소리만큼이나
깊은 무게가 낯설지만, 세월이란
낯익은 장면에 섞여 살냄새나는
그리움을 풀어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지난날 출렁이는 그 밤도
때가 되면 버릴 줄 알아야 하는데
달그림자 서린 댓 닢 소리만
기억에서 먼 언저리로 옮겨 놓는다는 것,

저물어가는 가을 晩秋에 내리는 이 비는
떠나보내야만 하는 서정적인 너였기에
벌판을 쓸고 온 무정한 바람에 얹혀
남아 있는 눈물墮淚로 허기를 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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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추 / 안혜초
  ㅡ가을 과원에서

보아라, 가을이 이토록
눈부시게 아름다운 줄은
가을이 이토록
가슴 미어지게 향그러운 줄은

놀라움 다시 한번
하늘만하여
새로움 다시 한번
하늘만 하여

그리운 것들은
모두 모두
여게 모여
손짓하고 있구나

그리운 얼굴들
그리운 이름들
그리운 시간들은

한여름의 속살 데워내는
사나운 불볕
한 겨울의 뿌리마저 얼리우는
매서운 눈바람

저마다 절절이 아픈 사연일랑
마알갛게 마알갛게
다스리고서

눈과 눈을 씻게 하며
가슴과 가슴을 얼게하며

오, 이제 더는
숨길 수 없는 그리움으로

이제 더는
숨길 수 없는 그리움으로

이제 더는 참을
수 없는 그리움으로

그리운 것들은
모두 모두
여게 모여
외쳐대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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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추 / 오형록

곤드레만드레
뼛속까지 들썩이는
절정의 만산홍엽

찬이슬 내려와
살을 맞댈 때
철새들 바삐 어디로 가나

만월이 산을 넘어
잔가지에 매달리면
벅찬 가슴 어이 할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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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 / 이용악

노오란 은행잎 하나
호리호리 돌아 호수에 떨어져
소리 없이 湖面을 미끄러진다
또 하나 ----

조이삭을 줍던 시름은
요즈음 낙엽 모으기에 더욱더
해마 날개 졌고

하늘
하늘을 쳐다보는 늙은이 뇌리에는
얼어 죽은 친지 그 그리운 모습이
또렷하게 피어오른다고
길다란 담뱃대의 뽕잎 연기를
하소에 돌린다

돌개바람이 멀지 않아
어린것들이
털 고운 토끼 껍질을 벗겨
귀걸개를 준비할 때
기름진 밭고랑을 가져 못 본
부락민 사이엔
지난해처럼 또또 그 전해처럼
소름 끼친 대화가 오도도오 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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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 / 장윤호

일곱 난쟁이 마을에
난쟁이가 살지 않는다
텅 빈 들녘
귀 시린 바람에 떨고 서 있는
허수아비들 맞바람 틈으로
서로의 안부를 희미하게 묻거나
키 커진 여름 나무의 키를 눈으로 재며
서울로 간 이 씨 죽음 이야기를 듣는다
까마귀 울음소리가 귓전에 맴돌면
난쟁이가 떠나던 날처럼
새벽 강 안개는 흰 벽을 쌓고
점령군처럼 밀려와
한 채씩 집을 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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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추 / 정상수

저멀리 강가
갈대의 춤사위에
물비늘 내음 날려오고 
소슬한 갈바람 타고
물감 푼 가을 풀섶
진홍빛 그리움 그려내면 
만추 향한 내 단심(丹心)
붉은 열꽃 피어나
녹아내리며 애끓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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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추 / 정정지

가을이 
나뭇가지에 걸려
머뭇거리고 있는 소공원 길
오래된 도마처럼
무수한 상처를 지난
할머니 걸어간다
움츠린 어깨 위로
떨어지는 낙엽
곧 해 떨어지겠다
마음만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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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 / 조지훈

당신을 당신이라 
부르게 하소서
집집마다 
저녁연기 피어오르고 
날아가는 잘새의 
허공.
일손을 잠시 쉬고 
빈 들의 둥근 노을을 
바라보게 하소서
손 흔들던 이 등성이 
이제 떠나온 길을 
돌아보지 않겠습니다.
겸허히 옷을 벗고 
여윈 가지로 받드는 
나무의 공간 
그 무게를 알게 하소서
여태껏 쌓아놓은 
말들을 떨구고, 창고를 태우고
들녘의 바람으로 가득 채워주소서
숨은 이의 촛불은 
이미 꺼지고 
금빛 종소리도 
멀리 사라졌습니다.
아, 나를 나라
부르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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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 / 천상병

내년 이 꽃을 이을 씨앗은 
바람 속에 덧없이 뛰어 들어가지고
핏발 선 눈길로 행방을 찾는다

숲에서 숲으로, 산에서 산으로
무전여행을 하다가 
모래사장에서 목말라 혼이 난다

​어린 양 한 마리 돌아오다
땅을 말없이 다정하게 맞으며
안락을 집으로 안내한다

​마리아, 
나에게도 이 꽃의 일생을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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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추 / 천숙녀

마지막 혼魂을 담아
쏟아지는 가을볕에

들판에 널어놓은 곡식들 거두시는

갈퀴손
마다마디가
묵직한 만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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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추 / 하영순

11월이 소리 없이 내려앉는다.
아름다움을 속으로 감추고
침묵으로
침묵으로
나는 잘 안다
네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얼마나 아픈지도
아픔을 삼키고
조용히 내려앉지만
떠나는 아픔이 어떤 것인지
말은 안 해도 나는 잘 안다
저 찬란한 아픔도
한 때는 하늘을 치솟을 것 같은
싱그러운 꿈이 있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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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추(晩秋) / 홍사윤

​짙고 푸르던 산야
만산홍엽의 물결을 이루며
세상이 붉게 물들어가고 있구나
아! 가을이 뜨겁다

불타는 계절을 식혀주는
찬바람이 불어오니
거리에 쌓이는 길을 잃은 낙엽들
아! 가을이 깊어만 간다

버버리 깃을 세우고 
낙엽이 쌓인 거리를 거니는 정취
시인은 감성에 젖어 
펜을 들어 가을을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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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가을 / 이남일

들녘이 익어갈수록
가을은 하나씩 흔적을 지운다.

여울물에 붉던 산 그림자와
달빛에 시들어가는 풀벌레 소리

가을볕에 날리는 눈 억새며
날갯짓에 멀어지는 흰 구름까지

흐르는 강물은 그렇다 쳐도
어찌하랴

​가을의 침묵에
힘없이 떨구는 저 단풍의 슬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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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가을 / 이덕무

작은 서재에 찾아온 가을날이 너무도 맑아
손으로 갈포 두건 바로잡고 물소리를 듣네
책상에 시편 있고 울타리엔 국화 피었으니
사람들은 이 그윽한 멋을 도연명 같다 말하네

*이덕무(1741-1793) :약관의 나이에 
박제가, 유득공, 이서구와 함께 
<건연집>이라는 시집을 냈다. 
서자로 태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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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 이영지

낙엽이 마당에서 수줍은 색시처럼
고개를 물 흐르듯 흐르는 늦가을의
가을은 초가지붕을 짚으로만 올린다

짚으로 몇 며칠 째 엮어서 마름으로
덜러덩 올라앉은 순간의 초가집은
단장한 남자의 갓의 우아하다 멋으로

연노랑 짚으로만 멋 입은 늦가을이
이제는 하늘높이 가을의 늦가을을
비이잉 둘러앉아들 권하거니 권커니

한잔의 마음으로 깃발을 지붕으로
사랑을 방금 전해 내려온 그 분이랑
하이얀 박바가지가 달려들 듯 디딩굴

하이얀 박바가지 하아얀 하얀 달이
잘도 잘 어울리게 또 다시 오르기는
어렵지 어렵지 않을 거야거야 하아얀

무채 잘 잘게 썰어 멸치만 넣어 잘잘
끓여낸 무국이 시원한 입안에는
아아주 시원한 가을 맛이 도는 늦가을

깻잎잎 자반까지 밥알에 쩍 올라앉아
밥그릇 둥그렇게 들어서 올라앉아
선명한 순이 앞가슴 볼로록 커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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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가을 / 장대송

종일 할머니와 싸워대던 강 어부네 집 아이
대문 밖으로 나와 두리번거린 후
오줌을 누다가 낙엽 떨어지는 소리에 놀라
성급히 바지를 올리고 대문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가까이 보이는 산보다
멀리 희미한 그림자로 보이는 산이 더 묵직하다
어디 바람이 모이는 곳쯤에
상갓집 하나 생겨 가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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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가을 / 주광일

살맛 나는 세상을 꿈꾸며
한 잎 두 잎 낙엽이 진다
어쩌다 찬바람 불면
우수수 쏟아진다

멀지 않아
희끗희끗한 눈 내리면
시끌벅적한 세상이
차분히 가라앉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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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사랑 / 조충생

햇살 고운 가을날..
내 사무실 앞 가로수 은행 나무 잎이
하나둘 노랗게 물들어 가고..

미새한 소슬 바람에 똥내 나는
은행이 떨어지는 걸 보면
그렇게 가을은 깊어만 가는군요..

가을!!
곱게 채색된 예뿐 당신을 그려 봅니다..
오늘도 당신이 참 보고 싶습니다.
눈물이 날 많큼 그립고 보고 싶은 당신 가을이여..

가을!!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숨길수가 없군요,,
이렇게 당신이 보고 싶고 사랑하는데

당신의 울굿불굿 고운 미소
너무 보고 싶은데..
볼 수 없으니
하루하루가 보고 싶어 기다려지네요..

보고 싶은 고운 당신 가을이여~~
아름다운 가을 당신을 사랑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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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엽의 말 / 남정림

아무리 낮은 바닥으로 떨어져도
아무리 낯선 구석으로 밀려가도 
그대와 함께라면 두렵지 않아요. 

그대가 두근거리는 곳이라면
그대의 숨결과 고동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나 따스한 저녁 안식처 

서로의 발등에 입 맞추고 
서로의 안으로 사라지는 고통도 
태어나기 위해 바스러지는 절망도
사라지므로 새로워져야 하는 사랑도 
그대와 함께라면 두렵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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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비 / 김상미

나는 오늘 부당해고 당했다. 늦가을 오후 7시. 이곳이 견고한 그물처럼 잘 짜인 인맥사회라는
걸 깜박 잊고, 사장 조카의 비리를 눈감아주지 않았다. 나는 그들이 내게 찍어놓은 당장해고라는
화인을 넋 놓고 바라보다, 눈앞이 캄캄해져 추적추적 내리는 늦가을 빗속을 우산도 없이 걷고 또
걷는다. 벌써 몇 번째인가. 비정규직에 대한 횡포. 어둡고, 깊고, 스산한 비, 늦가을 비는 쓸쓸하
고, 차갑고, 끈적끈적한 혈류처럼 온갖 죽음의 냄새, 껍질의 냄새를 피우다 지상보다 더 캄캄한
심연으로 구슬프게 나를 몰아붙인다. 한꺼번에 온몸으로 스며드는 한기. 오늘은 날씨조차 나를
비껴가는구나. 약속도 없이 나는 불 켜진 허름한 주점으로 들어선다. 잘 익은 열매는 모두 다 떨
어뜨리고 마지막 잎새들만 남겨놓은 퀭한 나무들 같은, 서울 홍제동 어느 허름한 주점. 나는 육
체 없는 그림자처럼 서글픈 내 마음에 연거푸 술잔을 들이붓는다. 막막한 빗소리처럼 자꾸만 목
이 멘다. 이제 또 무엇을 해서 나를 먹여 살리나? 늦가을 빗속에서 파르르 떨고 있는 나. 그 위로
하염없이 내리는 비. 늦가을 비명 같은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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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가을 / 장의순

무엇을 쫒고
무엇에 쫓겨도
언제나 제자리 걸음만 하고
모두가 방황이었어

잿빛 바람 불어
포도(鋪道) 위를 뒹구는

마른 잎 소리는
길 늦은 나그네의 서러운 마음인가

다시 또 계절은 가고
한 해가 저물어 가는 것을
낙엽의 긴 흐느낌 속에
떨리는 내 영혼도 거기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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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추유감(晩秋有感) / 오탁번

굴뚝의 따뜻한 그을음 찾아드는
텃세의 날갯짓 소리
더욱 가볍고
감나무 가지 끝에서
반쯤은 까치에서 파 먹힌 채
목숨 다하는 까치감과도 같이
어쩔 수 없는 그리움은
가을 깊어질수록
또 낙하하기 시작한다
이 깊은 밤의 寢寞은
오직 하나
서론 본론 결론으로 나눌 수 없는
果肉과 果實로도 나눌 수 없는
오직 하나
그리움뿐이다
다 저문 가을 들녘
밭두럭에 알을 까며
마지막 숨을 쉬는
풀무치의 울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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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추의 꽃 / 홍현정

가을의 흔적이 짙어갑니다
낙엽 떨어지는 사색의 능선
바스락거리는 쓸쓸함
낙엽 꽃은 알까요

초로의 미소가 편안합니다
붉게 물들었던 청춘의 사진첩
어느새 희끗한 서러움
세월 꽃은 알까요

몽환적 환상이 유혹합니다
꽉 쥔 것이 욕심의 불나방
인연에 연연했던 어리석음
나이 꽃은 알까요

붉게 물든 외로움입니다
만추의 봄, 그 안에 맺힌 서글픔
백설의 꽃으로 피어나면
거울은 알아볼까요

​나이 드는 일 아름다움입니다
광채 머금은 보석 빛 주름 사이로
세월의 너그러운 웃음꽃
꺾이지 않는 연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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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추의 시 / 김현승

먼저 웃고
먼저 울던
시인이여
끝까지 웃고
끝내 울고 갈
시인이여

한 세대에 하나밖에 없는
언어를 잃은 시인이여

역사의 애인인 그대여
그대 영혼에게
까마귀와 더불어 울게 하라!
마지막 빈 가지에 호올로 남아
울게 하라
울게 하라
길고 또 깊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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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의 나무 / 남정림

나는 너에게 갈 수 없지만 
너는 내게로 올 수 있다

우리가 함께 걸었던 순간에 
단풍처럼 빛나던 심장을 
널 위해 가지에 걸어 두었다

와서 보아라!
사랑하기에 
낮은 곳으로 질 수 있는 
낙엽 속에서 움트는 
생명의 밑거름을 

다가오는 겨울의 희망을 
꼬옥 껴안을 수 있게 
불타는 마지막 빛으로 
너를 감싸주고 싶다. 

다 떠나가는 듯한 하늘 아래 
일자로 허리 세우고 
꿋꿋하게 너의 곁을 지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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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의 소망 / 남정림

네 마음으로 떨어지는 
낙엽이 되고 싶었어.

너의 시린 가슴 덮어주는
손바닥 이불이 되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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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가을 바람 / 국미나

늦가을 웬일인지 바람이
부드럽고 향기롭습니다
걷는 발자국
그림자가 고요히 따라옵니다

​쏟아지는 가을 햇살 사이로
바람을 안아 본지가 언제였던지
가물가물 합니다

​여유롭게 살고 싶은 마음이
더욱 선명해집니다

​부드러운 바람과 하나가 되어
그대 머문 곳에 도착합니다
그리워했던 마음 전하며
살포시 사랑만 놓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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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서정 / 임은숙

바람의
오래된 장난 끝이 없다

짧은 오후 햇살
아래
어수선한 차림의 사람들이
거리에 낙엽처럼 뒹굴고
앙상한 나뭇가지에
매달려 휘청이는 허무 내지는 한숨

잡을 수 없는 어제와
놓아야만 하는 현실의 무게
고스란히 계절에 묻혀버리고

​떠나는 자
보내는 자
모두가 빈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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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아침 / 임재화

이른 아침이 되면
어김없이 세상은 온통
희뿌연 한 안개의 바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때
저 멀리서 덜커덩거리며
철마(鐵馬)가 달려온다.

창문을 열어놓으면
스멀스멀 밀려오는
늦가을의 하얀 안개는

곧, 겨울이 다가온다고
조그만 목소리로
귓가에 속삭이듯 얘기를 한다.

은행나무 가로수 길에
간밤에 찬 바람이 몰아쳤는지
수북하게 쌓여있는 은행잎

온통 하얗게 내려앉는
가을 안개와 함께
만추(晩秋)의 아침을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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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가을의 밤 / 김주화

적막한 조용함이
초침과 함께하는
늦가을 깊은 밤에
단풍잎 하나 남아
마지막
인사를 하던
그 모습을 그린다 

놓을 수 없는 사랑
떠나는 숙명 앞에
파르르 떨림으로
영원한 이별 노래
힘주어
부르던 모습
잠 못 드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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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향기 / 박하영

가을비가 살포시
옷자락 적시듯 내린다
오묘하고 포근한 냄새
끝자락 가을 냄새가
하늘 아래 넉넉하다

빨갛게 노르 불그레 고동색 빛깔로
길가에 알곡 맺은 들풀과 화합하여
신선하게, 독특하게, 특별하게
내뿜는 고결한 향취

보아도 보아도 닮아지고 싶은
깨끗한 예수님의 사랑

늦가을 향기 속에서
겸손하고 고귀한 마음
올곧은 사랑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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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의 찬비 / 조동현

만추가경을 달리며 화려하게 장식하던 강산은
찬비를 뿌리며 대지를 식힌다 

불타는 나뭇잎의 뜨거움처럼
열정으로 살아냈던
사람들의 발걸음조차 

떨어뜨린 갈 잎에 잠시 묶어두는 사색의 시간

​하나의 계절 하나의 삶은 만추의 찬비를 맞으며 축축하게 걸어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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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깊었다 / 나태주

짤랑짤랑 가을햇빛
소리하기 시작하면
가벼운 가을햇빛에 등이 밀려
먼 길 한번 떠나자

가다가 가다가 서리에
시들은 호박줄기 만나면 절하고
무찔러진 고춧대 만나면 또 절하고

낯선 마을 초상집 들러
꺼이꺼이 울음 한 자루 퍼질러 내놓고
낯 모르는 상주한테 절하고 나오면서
붉은 눈시울로 건너다보는 산천은
얼마나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것인가!

올해도 아, 가을은 깊었다
살아있는 목숨은 또 얼마나
서럽도록 아름다운 것이겠는가!

돌아오는 길
빈집 마당에 감나무 만나면
따는 사람 없어 혼자서
붉어진 감들을 올려다보며 절을
하면서 또 하면서 돌아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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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은 가을 / 박영준

이파리 푸르던 날
가슴 한편쪽에 구멍 뚫어
파란 하늘 한 조각
허허로이 들여놓고
말없이 떠나간 애벌레
입놀림 애달픈 사랑
따끔거리는 애잔한 추억
사랑의 상처만 남겨놓고
홀연히 떠나간 바람이여
푸른 날 함께 하던 그리움
다 어디로 날려버렸나요

차가운 바람만 들랑날랑
푸른 날은 하염없이
그저 낡아만 가는데
너무 늦은 가을
나는 이렇게 단풍 들도록
임이 뚫어놓은 구멍으로
이제나저제나
임 기다려 기다려보는데
내다보고 또 내다보는데
속절없이 꽃향기만 들랑날랑
노을빛에 추억 흩으러 놓고
임은 어디로 날아가 버렸나요

그리움 가득 부풀어 오른 가슴
누가 이렇게 뻥 뚫어놓았나요
찬바람만 빈 가슴속 휘적거려
낡은 몸 부셔질까 마음 조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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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섬진강 / 유동애

늦가을, 코스모스 스러질 무렵
강을 건너는 작은 배
낮게 엎드린 강 옆으로
해거름 성긴 시간이 내리고
언제나 눈에 밟히는
언덕을 보며
젖은 등불은 몇 송이 들꽃을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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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을 걷다 / 오길원

오색은 가을에 물들고
산허리를 감싸두른 자드락길엔
고즈넉한 낭만이 흐른다

긴 여행 끝의
꿀맛 같은 안도의 한숨처럼
숲은 겉으론 평온해 보여도

화려한 저녁만찬 후에
애틋한 석별의 정을 나누듯
늦가을 숲은 이별을 준비한다

다람쥐는 낙엽으로 도토리를
숨기느라 바쁘고
핏기 잃은 햇살이 안쓰러운
산 그림자는 하산을 서두른다

지는 낙엽에 떠나간 세월,
백발이 된 억새의 처연한 몸짓,
인기척 없는 빈 집의 공허,
동병상련의 바람이 숲에서 분다

매정한 찬 서리에 가슴 아파도
숲은 사람이 그립고
사람은 늦가을 숲길을 걸으며
숲의 위로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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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저녁에 / 이태수 

오동나무 잎이 하나둘 가지를 떠난다
또 몇 잎 소리 없이 떨어지고
멀어지는 누군가의 발소리
샐비어들이 빨간 꽃잎을
한껏 밀어 올리지만
노란 국화들은 벌써 시들시들하다
해가 서산을 넘어가고
새들이 둥지에 든다
이쪽의 문이 닫히면
저쪽 문이 열리는 법
마을에는 집집마다 불 환히 켜진다
떨어진 밀알 하나가
때를 기다려 거듭나겠지
곡哭소리 사이로 간간이
막 태어난 아기의 울음소리
오동나무는 그사이 빈 몸이 다 돼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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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해거름 / 강명식

몇 뼘씩
산 그림자 길어진 해거름에
해 짧은 늦가을은
아쉬움 채워가듯
어스름
마을 강물에 잠방대는 노을빛

노을이 잠겨있는
강물을 바라보고
계절이
데려가듯 배어든 낭만으로
물결에
씻기지 않는 그리움 젖어온다

한 폭의
그림으로 석양이 위로해준
물 위에 잠긴 빛과
노을빛 닿아있는
해거름
허공을 젓는 새들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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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작은 행복 / 김옥자

들여다 보고 사진 찍고
"나 여기 있어요"
아주 작은 소리

너 참
예쁘다

나도 네 편 여기 있어요 하듯
길 섶
자잘한 꽃들과 함께 걷는 길

이쪽저쪽
너도 나도
찍고 찍고 또 찍고

아주 작은 풀꽃에
서로의 마음 표현을 했을 뿐인데
마지막 그대
쓸쓸함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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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늦가을 저녁 / 이시영

비가 내린다
말이 운다
공치는 날엔 막 뒤에서 섰다를 벌여 주막으로 가자
속은 쓰리고 가슴은 비었는데
마을로 가서 노랭이를 깨울까
날이 흐리면 또 한 막이 끝나는 것
포장을 열고 산천을 둘러보면
삶은 또 한해처럼 저물어가는 것
어깨를 털고 기운을 돋구어 난쟁이,
마지막 한판을 멋지게 놀자
울고 웃는 것이 우리들의 일
슬픔 사람들끼리 슬픔으로 웃는 것이 우리들의 일
웃다가 우리 모두 궂은비 맞아
기적 속에 으스스히 잠든다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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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사의 늦가을 / 황영철

시인 넷이 찾은 용문사에
커피 색깔 늦가을이 내려앉는다

기다림에 토라진 단풍잎이
터질듯한 장밋빛 입술로 길손을 유혹하는데

찬 서리 시샘에 고개 떨군 들국화
늦게 찾은 미안함에 입맞춤하고

용문사 은행나무 천 년의 충절 앞에
숙연한 마음으로 얼굴을 붉힌다

시인들의 가을 길이 갈아입은 갈색 낙엽은
한 잎 한 잎 시어가 되어 가을 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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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잎새의 마지막 고백 / 남정림

나 꽃처럼 
화려한 미모 갖지 못하고
나 꽃처럼 ​
달콤한 향기 갖지 못해도
사랑했기에 ​행복했어요.

​내 살점 조금씩 떼내어
어린 벌레 입에 넣어 줄 때
꼬물거리는 입술이 예뻐
환희의 노래 터져 나왔어요.​

​느린 오후의 햇살을
스카프처럼 목에 휘감고
길 잃은 벌레 한 마리
꼬옥 안아 주었어요.

이제는
다가오는 밤이
무섭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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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쪽으로 기울다 / 노수옥

털갈이하는 나무
견딜 수 있는 시간을 다 소비한
구멍 뚫린 이파리에 바람이 드나든다
시한부로 살다가는 계절처럼
어제 내린 비바람에 서둘러 잎을 버린 벚나무는
제 잎을 부장품으로 가져간다
아무도 조문 오지 않는 저녁
입을 다문 나무는 말이 없다

한림대병원 폐암 병동에 누워있는
낙엽 한 장
이제, 늦가을 쪽으로 기운
허파에 조금씩 구멍이 뚫리고 있다

나뭇가지에서 날아가는 새 한 마리
새가 놓고 간 반동에
그가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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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나무의 다이어트 / 남정림

겨울의 무게를 떨구기 위해  
나무는 한 철 다이어트를 한다

​한여름 촉촉하게 적셔주던
잎새의 젖줄을 닫아버리고

​갈바람에 흔들리는 실핏줄
가지는 뚝뚝 끊어버리고

​한 움큼의 뿌리 꼭 껴안고
울긋불긋한 울음 토해내며
곱고 슬프게 작아져 간다

​비장하게 반짝이는 단풍잎  
뿌리 깊숙이 연둣빛
부활의 봄 묻어두고
곱고 슬프게 작아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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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단풍과 이별하며 / 정연석

차가운 바람이 불어와
옷깃을 파고드는 늦가을

물감을 산야에 뿌렸는가
붉은 단풍 참으로 곱구나

서산(西山)에 불이 났는지
산마루 저녁노을 붉게 타는데

은행나무 가로수 길에는
아쉬운 이별의 사연들이
노란색 편지에 담겨 흩날린다

끝까지 붙잡고 싶은 분신을
떼어내는 마음 얼마나 아플까

슬픔과 이별의 눈물 같아서
함부로 밟지를 못하겠구나

발아래 밟히는 가여운 은행잎
산책길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_____*56

가을 / 박경리
가을 / 송찬호
가을 / 유안진
가을 / 윤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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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 이안
만추 / 공석진
만추 / 김하인
만추 / 나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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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 / 나태주
만추 / 박용성
만추 / 배창호
만추 / 안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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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 / 오형록
만추 / 이용악
만추 / 장윤호
만추 / 정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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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 / 정정지
만추 / 조지훈
만추 / 천상병
만추 / 천숙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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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 / 하영순
만추 / 홍사윤
늦가을 / 양은순
늦가을 / 이남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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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 이덕무
늦가을 / 이영지
늦가을 / 장대송
늦가을 / 주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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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사랑 / 조충생
낙엽의 말 / 남정림
늦가을 비 / 김상미
늦은 가을 / 장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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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유감 / 오탁번
만추의 꽃 / 홍현정
만추의 시 / 김현승
11월의 나무 / 남정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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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의 소망 / 남정림
늦가을 바람 / 국미나
늦가을 서정 / 임은숙
늦가을 아침 / 임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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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의 밤 / 김주화
늦가을 향기 / 박하영
만추의 찬비 / 조동현
가을은 깊었다 / 나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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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은 가을 / 박영준
늦가을 섬진강 / 유동애
늦가을을 걷다 / 오길원
늦가을 저녁에 / 이태수 
---------------------------
늦가을 해거름 / 강명식
늦가을 작은 행복 / 김옥자
어느 늦가을 저녁 / 이시영
용문사의 늦가을 / 황영철
-------------------------------
잎새의 마지막 고백 / 남정림
늦가을 쪽으로 기울다 / 노수옥
단풍나무의 다이어트 / 남정림
늦가을 단풍과 이별하며 / 정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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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에 관한 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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