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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마당/시인 아 ~

위형윤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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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歸家

어둠이 짙게 드리우는
시골길 개 짖는 소리
닭 울음소리 어둠을 밝힌다

멀리 빛 비추이는 문풍지 불빛
발길을 더해 더듬거리며
급히 급히 집을 찾는다

어머니가 계신 시골집
대문에 들어서자
성경 읽는 목소리
저 하늘 별빛 소리와 어울린다
어머니 제가 왔어요
어머니 제가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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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골

밤골은 내 고향 栗村
그 옛날 조선시대 밤꽃 냄새가 진동한 산골짜기
길 가던 나그네가 향기에 취해서
하룻밤을 지내니 밤골이 되었다
가을에는 가시돋힌 날개 사이로 검붉게 익은 알밤이
뚝뚝 떨어지니 나그네가 설움을 잊었노라 했다

밤골에는 자기 짝을 잃고
슬피 울던 앵무새를 이름하였다
앵무산 능선이 어머니 품 안처럼
밤골을 감싸고 있고
그 위 꼭대기에는 정유재란 때
곡식을 쌓아 두었던 곡고산이
이순신 장군이 되어  순천만과
밤골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지키고 있다

앵무산 좌측으로는 도자기 굽던 수암산
그 앞에 우뚝선 국사봉이 나랏일을 의논하려 하니
좌측으로 보이는 매봉산과 야방산이 수종을 들던 곳
그 사이로 앵무산에서 흐르는 슬픈 앵무새의 눈물이
맑은 물이 되어 산수에서 월평을 지나 취적마을
조화리 앞바다로 흐르니 순천만과 광양만
여기가 거북선이 왜적을 물리치던 싸움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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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향

길이 멀어 힘들고
비가 와 옷이 젖어
눈이 와 미끄럽고
차가 밀려
못간 것도 아니다

눈이 희미해 걷기 힘들고
과거 잊어 기억 못 하고
시간이 오래되어
가물가물해
그대 멀어서 못 가오니
이걸 어쩌면 좋아요

그래도 나는 가야 한다
가서 보아야 하오
마음으로 가서 보고
인공지능으로 느끼고
멀어도 가슴으로
가서 또 보고 보아야 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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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수

옥토걸 넓은 청보리밭
봄바람에 청록색 설익은
보리머리 흔들거리고
책가방 메고 보리밭 골목을
헤치며 숨 가쁘게 달려가는 학동

왕바위 재에서 솔솔 부는
솔바람은 더위를 식히는
어린 소동들 왕바위에서
장기 두며  윷놀이 하며
해가는 줄 모르고

뒷산 푸른 산허리에
소 풀어 놓고 풀 먹이는데
남의 보리밭에 도망간 소들
보리 뜯어 먹어
어린 소동들 소 고뿔 잡고
고삐로 내려치는데
산야를 울리는 소 울음소리
소동의 마음은 애처롭다

앵무산 밤나무 숲 속에서
제 짝 그리워하는 앵무새 울음
슬픈 눈물이 쌓여 산수 벌판에
큰 시내를 굽이쳐 흘려
거북이 싸움터 율촌 앞 바다에
역사를 이룬 내 고향 그리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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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길

이른 아침 산 정상에 오르니
산야 저 멀리 태양이 뜨고
하얀 눈 사이로 거미줄처럼
나목들이 서로 몸을 엉켜
이리저리 사방으로 연결하니
내 고향집까지 소식 전해다오

저 들판을 소리 없이 달리는
고속열차는 이쪽에서 저 끝까지
뜨는 해보다 더 빨리 달리니
나를 기다리는 어머니
내 소식 속히 전해다오

이 들녘에서 저 끝까지
전붓대 전깃줄이 줄지어
어디까지 이어질까?
도심 네온사인 빤짝빤짝 빛날거고
저 시록 고향 어두운 밤 밝혀
어머니 성경 읽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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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밤

온 들판에는 황금빛으로 가득하고
가을 산야는 오색단풍으로 물들어
밤나무에는 가시돋힌 밤송이
알알이 뚝뚝 떨어진 고운 알밤
어두운 밤하늘에는둥그런 보름달
아! 가을이 익어가는 추석이로다

황금빛 들판은 올해도 풍년이고
밤하늘 붉은 보름달은 온 세상을
널리 비추어 가을이 익어가고
화로에 구운 알밤은 온 가족
넉넉한 마음으로 풍성하다
아! 우리 인생도 추석과 함께
저렇게 익어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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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야

내가 태어나서
처음 만난 친구
나는 너를 보고
나를 알고 너를 알아
세상을 알았다

친구야 내 친구야
너는 나의 모델
나는 너의 분신
너를 보고 나를 알아
아버지 어머니를 알았다

친구야 내 옛 친구야
지금 어디서 뭐 하니
소식 좀 알려 주렴
그립고 그립다
한 세월 지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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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사람

내 고향 사람이라
반가웠거늘
붙잡고 누구누구
안부 물어보고
울고도 싶었거늘
아니다

땅위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내 고향사람인 것을
반가워해야지
모두 땅에서 살면서
얼마나 고생했을까
어떻게 살았을까

물어보고 싶어
무엇하고 살았느냐?
누가 너를 도와주던가?
누가 너를 욕하던가?
모두 반가워해야지
모두 고향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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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비 오는 날이면
볏짚으로 엮은 비옷을 입고
논두렁 보가 터질까 봐
삽을 들고 이곳저곳
물꼬를 터야 물이 흐르지

비 오는 날이면
눈두렁 사이로 기어 나와
개구리들 개골개골
엄마무덤 떠내려간다
슬피 우는 개구리 울음소리

비 오는 날이면
초가지붕 마루에 앉아
엄마가 구워다 준
빈대떡 먹으니
처미 밑에 흐르는 저 빗물은
엄마가 흘린 눈물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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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보리밭

보릿대의 푸르름이
알을 베어 부풀어 오르는데
넓은 벌판이 온통
황금색 수염으로 무르익는구나

그 옛날 보리밭이
어린 학동의 머리가 안 보여
보리밭 사잇 길을 헤쳐 가는
바람에 흔들리듯 하였다

황금빛 청보리밭엔
푸른 새순이 알알이 맺혀
비비고 비벼 익은 알맹이
한입에 털어 넣으면
학도의 허기를 채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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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을 잃어

잃어버렸다
고향집을
아버지를
어머니를
남동생을

갈 곳을 잃어버렸다
설날에
추석에
남들은 다 가는데
다 잃어 버려
난 어디로 가야한다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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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고향

저 남쪽 하늘
피어오르는 구름한 점
내 고향에서 떠오르는 걸
고향에 가봐야지 하면서도
망설이는 건 뭣 때문일까

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저 산 너머 남쪽 하늘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니
내 고개만 아프구나

떠오르는 
그 옛날 꼬맹이 동무들
소꿉장난 숨바꼭질
해 저녁 다 흩어지는데
기린이 마냥 목만 길게
고향 쪽 바라보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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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옛집

내가 살던 노란 초가집
대나무 밭에 고인돌이 누워있고
하늘을 찌르는 대나무
바람에 흔들거리고

키 자랑하는 오동나무
빨간 입술 배롱나무 하얀 몸매
바위사이 고목이 된 유자나무 노란 유자
감나무에 빨간 감 무르익고
배나무에 누렇게 익은 배

검붉은 목단꽃
노란 국화꽃
무궁화꽃 울타리
뽕나무에 검붉은 오디 열매

참 벌이 벌어온 꿀집 먹으며
아버지가 쌓아둔 고구마 두지
한겨울 지내는데
쌀밥이 왜 그리 먹고 싶었을까

그 옛집에서
어머니 기다리는데
식구들 뿔뿔히 헤어지고
슬픈 사연 옛집
그리움만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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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친구

흘러가는 강물은
다시 올 줄 모르고
봄에 피는 꽃은
시들어 새 잎이 돋아나고
여름에 무성한 나뭇잎은
가을에 낙엽지네
눈이 오면 겨울이 오고
여름에 비가 오면
그리움이 서리네
봄 여름 가을 겨울
다시 오고 가서 다시 오지만
어릴 적 만난 친구
어디 가고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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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나그네

내가 살던 옛집
찾아온 낯선 나그네
옛집은 보이지 않고
잡초만 자욱하다

찾지 못한 옛집
나 방향하며 떠돌이
언젠가 옛집에 돌아가리라
그리운 옛집

나 옛집 몰라 헤매는데
어찌 넌들 내 집을 알리요
내 마음에 옛집 찾아
오늘도 헤매는 낯선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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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얼굴

현충일 국립묘지
당신의 얼굴을 찾아 여기
오늘은 한 평의 무덤에
비석이 되어 이름만 새겨있다

당신의 얼굴을 그리며
비석만 붙잡고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 앞에
무기력해 버린 당신과 나

조상의 얼과 생명
내 가족과 친적친지
민족수호 강렬했던
당신의 얼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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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의 유지

선조들이 유지가 목민牧民이니
후손들이 어찌 이 도리를 어그리요
가계가 흥망성쇠 하더라도
서로 돕고 보살피는 봉사와
서로 앞길을 이끌어주고
걱정하는 마음은 목민정신이라

정직하라는 유훈은
사람이 지키는 양심이여
친구 간의 신의를 굳게 하고
이웃 간에 믿음을 주어
어떤 난관도 극복하는
성공의 기초이니라

근면하라 하셨으니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일하고 전념하면
자식이 본을 보며
신께서 보글 수천 대에 이르게 하고
이웃에게 알려져 영화가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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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으로 가는 길

집으로 가는 길이
왜 이렇게도 즐거울까
그 집에는
아버지 어머니도 안 계시는데
동네 어귀에 어머니가 꼭 마중 나왔을 것 같아

집으로 가는 길에는
모내기하다 버려진
모풀이 흙과 함께 널려져 있고
아직 이슬이 마르지 않는
지금은 아스팔트 길이 되었구나

집으로 가는 길에는
왕바위 고갯마루에서 쉬어 가는데
지금은 고인돌이라 하여
경계선을 쳐 놓고
유적지가 되어 있네

집으로 가는 길에는
어깨를 넘는 보리밭 숲길
보릿대로 피리를 만들어 불고
보리이삭 비벼 먹으며 숨바꼭질 하였는데
이제는 비닐하우스로 가득하고
인분 냄새가 코를 찌르는데
왜 이리도 즐거울까

집으로 가는 길에는
겨울 모진 북풍을 막아주던 푸른 대나무 숲  사이로
무럭무럭 저녁 짓는 연기가 피어올랐는데
지금은 대나무 숲은 사라지고
저녁 짓는 연기도 보이지 않은데
왜 이리도 즐거울까

집으로 가는 그 집에는
아무도 살지 않는 고택
어머니가 집 앞에서 기다리며
어서 오너라 반겨줄 것 같아
빨리가야지 내 발길을 재촉하는데
뒷골 산에 고압선이 나를 막아서는구나
그래도 집으로 가는 길은
왜 이리도 즐거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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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울음소리

잿빛 초가집 지붕 밑으로
겨울 왕바위 고개에서
불어온 찬바람 소리
문풍지를 찢어 내는
바람의 울음소리
왜 그리 그리움을 찢어내느냐
슬프고 슬픈
님을 찾는 바람의 울음소리
왜 그리 내 마음을 찢어내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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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으로 가고 싶다

나는 가고 싶다
집으로 가고 싶다
어머니가 계신
집으로 가고 싶다

그 옛날 내가 살던
집으로 가고 싶다
이미 없어져 버린
집이라 해도 가고 싶다

땔나무로 지피운 부엌  솥에
어머니가 차려준 밥상과
따뜻한 아랫목에 잠자던
그 집으로 가고 싶다

기억 속에 살아있는
그 집은 아직도 생생한데
기억 속에 사라져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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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늘 집으로 간다

학교 수업 끝나면
곧장 집으로 간다
타지에서 고학년 대학 때도
방학되면 집으로 간다

명절 때도
가족들 대소사 때도
집으로 간다
집에는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가
늘 나를 기다린다

지금은 날 기다려 주고
반겨줄 그 집에 아무도 없다
그런데도 난 늘 집으로 간다

꿈에도 가고
마음으로도 가고
나중 죽어서도 가겠지
그 집은 나의 영원한 쉼이라



=====2>
소천召天

선배와 슬픈 이별이다
뇌출혈로 수술하고
좁은 입원실 천장에 붕 떠서
자기 육체를 본다
처자식들도 와서 운다
의사가 사망했다고 한다
 
그 병실을 빠져나와
재빠르게 어두운 터널을
연기 빠져나가듯 지나간다
한참 후에 밝은 불빛이 비추어
과거 일이 필름처럼 돌아간다
죄가 회개되고 용서된다

그곳을 지나 통과하니
일찍 죽었던 친척인지
부모님이 마중 나왔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새로운 세상에 온 것이다
선배는 소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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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우소서

여호와께 마음을 돌려
우리 죄를 용서받게 하시고
새롭게 깨어나게 도우소서
자기 이성을 찾아 인류사회에 봉사하고
인간의 자기 정체성 초 이성을 찾아
이념과 이상을 꿈으로 가 아니라
현실의 윤리와 도덕으로 실현하게 하시며
전염되어 있는
자기 무시안일주의에서 벗어나
온몸에 혈기와 열기가 돌게 하시고
공익정신을 영성으로 일깨워 주소서

살게 하소서
살아나게 하소서
생명을 주소서
영성을 주소서
진정한 사람으로 각성케 하소서
경건하게 하소서
조심하며 살게 하소서
깨어나게 하소서
의식하게 하소서
양심을 찾게 하소서
이성을 찾게 하소서
무의식도 깨워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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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기도

모두 잠든 새벽
맑은 공기 마시며
교회당으로 기도하러 가는
새벽 모심은 사랑이랴

무릎 꿇고
용서를 비는 기도는
간절한 어머니의 고해성사
내 죄를 용서 하소서

소리 내어
통곡하는 어머니의
새벽 기도는
한이 많아 설움인가
애절한 소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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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의 고난

두 손을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두 발목 한데 묶어 대못질
옆구리 무자비한 창에 찔려
붉고 흰피 흘리시며
그 충격 내 몸 떨고 떨리니
주 날 위해 고난 받으셨도다

내가 주께로 지금 가오니
내 지은 죄를 용서하소서
주 흘린 피로 씻어 주소서
주 십자가 고난 받으심은
내 죄 때문이니
내 고난 달게 받겠나이다
주여 나를 용서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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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기도

오솔 길에 코스모스 꽃
산야 계곡사이로 오색단풍
시골길에 무르익은 과일
마지막 발버둥치는 생명줄

가을에는 슬퍼하게 하소서
살아있고 싶어서
아름답고 싶어서
절규하는 가을을 물들게 하소서

가을에는 붙잡지 마소서
돌아갈 집으로 가게 하소서
달콤한 잠을 자게 하소서
씨앗으로 싹트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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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의 기도

마음에 쌓인 상처가 한이 되어
눈물이 흘러 흘러넘치오니
내 맘에 죄악을 씻으소서

설움이 복닫쳐 올라
눈물이 흘러 흘러넘쳐서
내 맘이 고통과 아픔을
사라지게 하소서

눈물이 흘러 흘러넘쳐서
내 눈을 가려  보지 못하고
고통과 아픔이 내 맘을 어둡게 하여도
이 마음과 영혼의 눈을 밝혀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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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박는 소리

쿵쿵 대 못질하는 망치소리
눈에서 쏟아지는 눈물소리
내 죄를 씻는 소리 크도다

눈을 찌르고 귀를 찌르니
가슴이 터져 피가 흐른다
내가 주 앞을 떠날 수 없나이다

주여 나를 용서하소서
내 눈에 티끌 씻기소서
내 귀를 뚫으소서
주의 음성 듣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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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 새벽

밝음이 오기 전
어둠이 짙은 시골마을
개 짖는 소리가 간간이 들리는데
시골교회 종탑 빨간 십자가 불빛만이
새벽 찬공기를 데우는데
왜 이리도 가슴이 설레이는가

여인들이 새벽녘에
예수 돌무덤을 찾았는데
막힌 돌무덤 문이 열려지고
무덤 속 천사들이 나타나서
'여기 계시지 않고 살아나셨느니라"

겁에 질린 제자들이 두려움과
공포에 문을 굳게 잠그고 있는데
열리지 않는 문 가운데
예수가 나타나 '평안하뇨'물으셨다

디베랴 바닷가에서
'먹을 것이 없느냐'
생선을 찾으신 주님
이른 아침
'한 마리도 잡히지 않았나이다'

실망한 제자들에게
'깊은 데로 그물을 던져보라'
던졌더니 그물이 찢어지도록
고기가 잡혀 실컷 먹었더라

의심 많던 어부 베드로에게
'내 양을 먹어라'고 부탁하신 예수
오늘 새벽 부활절에
왜 깊이 마음에 새겨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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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의 기도

새해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굶주림이 없게 하소서
병들어 몸소 눕지 않게 하시고
가난과 헐벗음이 없게
모든 이들에게 강건하게 하소서

새해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지진과 재해로 두려워하고
전쟁으로 생명이 피폐해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인생들이 평화롭게 살게 하소서

새해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서로 미워하고 증오하며
다툼과 모략을 소각시키시고
사랑과 감사 겸손과 봉사로
모든 이들이 각성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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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와 참회

잘못한 죄
참회하고 용서를 구하자
그런다고 참회가 되는가
용서가 되는가
어떻게 죄가 없어지는가
자기의 잘못을 뉘우치고
마음 깊이 죄를 회개해야
속죄가 되는 것을
알게 되니
깨달아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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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 종소리

해지는 저녁 종소리
하루 일 끝내고
내쉬는 숨소리 죽이고
나 여기 서 있는데
저 구슬픈 종소리는
어디로 가는 걸까

산 너머로 해는 지고
저녁 종소리 멀리
하늘로 올려 퍼지는데
혼자 가지 말고
이 소식도 전해 주오

고달픈 인생길이 다 종 치고
저녁 종소리와 헤어지며
어두운 무덤 속으로 사라져
더 이상 들을 수 없어도
들려주어야 할
저녁 종소리만은 들려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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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앞 교회당

집 앞에 교회당
십자가 종탑 사이로
멀리 구름산이 보인다
기아자동차 공장도 보이고
높고 넓은 아파트도 보이며
비닐하우스도 보인다

그런데 교회당에
사람들이 안 보인다
기도 소리도 안 들리고
찬송 소리도 안 들린다
코로나19 전염병이
무섭긴 무서운가 보다

그 옛날 호랑이가 무섭다고
할머니 손자에게 이야기
산속 늑대가 사람을 홀리고
여우가 우엉우우 메아리쳐
할머니 안 계시니
코로나가 더 무섭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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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절

가을 깊은 계곡 사이로
물줄기는 멈추었고
홀로 된 나무는
붉은색을 띤 감나무로
천지를 물들이고

황금색 벌판에는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벼가 고개를 숙이며
부끄러워하는데
가을만 잘난 척하는구나

그 여름 푸르름을 뿜 내던
새파란 잎사귀도
깊은 가을에 이르러
꼼짝 못하고 우뚝 서
오곡백과만 홀로 남으니

나 풍성한 마음으로
홀로 된 오곡백과를 보며
같이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니
오늘이 추수감사절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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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죽음

전능하신 주여!
71세 일기를 마감하고
고달프고 힘들었던 육체
이제는 자유롭고
가벼운 영원한 길로
주님이 동행하셨나이다

남아 있는 정든  식구들과
선후배 제자들 안타깝지만
그가 남긴 음악과 고난의 일기
시와 논문을 교훈들
목양이 남긴 유업을
찬란히 빛나게 하소서!

주께서 그 영혼을 영원한
안식에서 깨어나
이 세상 육체의 삶보다 더
참된 평화와 사랑 속에
영원히  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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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와집 예배당

허물어지는 기와집 예배당
비는 줄줄 새도
기둥에 받혀 무너지지 않아
겨울이면 문틈 사이로
찬바람 세게 부는데
허리 흔들어 기도하며
손뼉 치는 찬송소리
비 새는 줄도 모르고
추위도 모르는 첫 신앙심
아! 그 기와집 교회당 그리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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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이 부르시니

님이 나를 부르시니 
빨리 가야겠다
빨리 가야겠다
발길이 안 떨어지고
엉덩이가 무거우니
이를 어쩔 거냐

님이 나를 부르시니
가야지 가고 말 거야
기어코 가고 말거야
나를 못 기다리고
떠나면 어쩔거냐
님이 나를 부르시니
속히 속히 털어버리고
날 기다리는 님에게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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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을 위한 기도

우리로 하여금 공의와 공익을
실천하는 자 되게 하시고
외길이나 사적 탐욕의 길로
걷지 않게 하시고
정도의 길을 걷게 하시어
공동체 이익이 되게 하소서

삶을 직시하고
하나님이 우리에게 은혜를 베풀어
기적과 역사를 우리 눈으로 보게  하소서

우리를 진리의 길로 인도하시고
허탄한 우상숭배나
구호를 걷어내고
인류를 위한 봉사의 정선을 살려
인류사회에 덕을 끼치게 하소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시고
모든 해결의 열쇠를
주께서 가지시고
순탄한 향해가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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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리 크리스마스

하늘에 태양빛이 가리워
폭풍구름 하얀 눈을 뿌리고
지진이 땅을 흔들어 대니
사람들의 비명 소리 요란하다

그때 하늘에서 소리가 들려
두려워 말고 놀라지 말라
오늘 이 땅위에 구주가 나섰으니
예수 그리스도이시라

그가 너희에게 평안을 주리니
사람들이 누리는 평안이 아니라
주신이가 가져가시니
하나님이 다시 주시는 평안이니라
이 땅에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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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두드리는 소리

누가 문을 두드릴까
누군데 저렇게 간절히
간절히 두드릴까
급한가 보다
무엇이 그리 급할까

나를 부르는 소리
왜 나를 찾을까
나를 찾아 전할 말이
급한가 보다
전할 간절한 말

주님 음성이 들린다
나를 부르는 주의 음성
문을 열어 달라고
나를 찾아오신 주님
나 겸손히 주를 맞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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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풍수원 성당

신유박해 핍박받던
용인 40여 명의 신도를
첩첩산중 헤매고 헤매다
갈기산 계곡 태무덤에 숨어드니
80년 사제 없이 신앙 지켰구나

오른쪽 언덕에 오르니
불란서 르데르 신부 첫 봉헌한
정규하 신부 빨간 벽돌 고딕성향
최초 가톨릭 신앙촌 풍수원 성당이라
마룻바닥에 홀로 기도드리는 할머니
성당이 고요하기만 하다

성당좌측 사제판 앞에
구리빛 정규하 신부상
좌측언덕 예수상과 돌 성찬상
언덕배기 십자가 순례길
예수 14처 돌상에
성경말씀 구절이 새겨있구나

산길 돌아 마리아가 품은 아기상
넓은 푸른 잔디 야외 성체동산
정신적 신앙지 고요한 풍수원 성당
매년 성체현앙대회 피정이 있으니
내 몸에 예수의 피와 살이
화체 현존하여 새 인생이 되도다


=====3>
梅花

꽃이 없는데 어찌 봄일까
봄을 먼저 알리는 梅花
꽃을 피워야 매실이지
매화는 사시사철 꽃이랴

梅花 위에 눈 쌓여 雪中梅
밝은 달밤 月梅
곱디고운 옥 玉梅
향기로운 梅香
이른 봄 찾아 나선 深梅

매일생한불매향梅一生寒不賣香
매화는 아무리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고
아무리 어려운 상황도 
꽃은 향기가 있어야
꽃이니 매화는 매화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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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꽃

집앞 배나무 밭에
배꽃이 피었다
하얀 소복 옷을 입고
슬픈 눈물 머금고
몸 옆구리를 뚫고
푸른 가지잎과
하얀 꽃잎을 피웠구나

하얀 치맛자락 꽃잎 가운데
누런 수술이 주렁주렁
사각사각 단맛이
기관지에 좋다 하니
봄꽃 그대 배꽃은
하늘의 신비 보물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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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충훈부 언덕 길고 긴 벚꽃 길에
벚꽃이 겹겹 활짝 피어
그 사이로 파란 하늘이
나를 희망으로 이끄는데
나 방황하며 벚꽃 길을 걷는다

걷는 것도 힘이 들어
주저앉았는데
하늘의 천사들이 나비되어
하얀 날개를 달고
훨훨 나에게로 날라 온다

나 애정에 굶주리어
내 짝꿍을 찾으려니
이것 잡으려고 해도 내 것이 아니어
다 날아가 버러니 헛 꿈을 꾸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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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菊

어려서는 녹색을 좋아하고
성장해서 하얀색으로 변하고
장성해서는 청 보라색 꽃으로
옷을 갈이입곡
청순하게 웃고 있구나

달걀 모양과 같이 복스럽고
지상에 떠있는 타원형 UFO
우주 소식을 알려주는
넓은 너의 마음의 표현
토질에 따라 변하는
수국의 고운색깔
어딜 가나 잘 적응하는구나

뿌리 없어도 어디서나
물 있으면 잘사는 수국
습한 더위를 좋아하고
추위를 싫어하는 수국
너도 나를 닮았구나

산수국과 탐라 수국만이
열매를 맺으니
잘난 체 뽐내는 수국들
열매 못 맺는 수국도 많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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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자꽃

깊은 산골 감자꽃 피니
봄이 가고 있는가
하얀 감자꽃을 보며
님을 그리워하니

그 옛날 엄니가
주렁주렁 누런 알맹이 뽑아
삶아주니 입에서 봄이
밤 맛처럼 포근포근
비 오는 여름밤이 되더이다

저 멀리 하얀 감자꽃
푸른 잎사귀가
제비꽃 같은 보라색
꿈을 꾸고 있으니
잠재적 내 기억 속에
이쁜 봄날을 새겼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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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

보고 싶어도
보고 싶단 말 못하고
고백하고 싶어도
고백 못하는 소화궁녀
오늘도 님을 기다리다

높은 담장으로 슬그머니
기어올라 능소화로 피어났네
내님은 볼 수 없느나
넝쿨로 한평생 기다려온
고귀한 황금색 능소화

너무 예쁘고 예뼈
남정네들 몰래몰래
능소화 꺾다가
꽃가루 갈고리에 눈멀어
사회적 금기된 능소화

올해도 간절히 기다리며
담장넝쿨로 우뚝 피어있는
한 많은 절개를 품은 능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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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백꽃

광택 나는 짙은 녹색잎
추운 겨울에도 변함없는
절개의 아픔이
꽃잎으로 붉게 피우고
가운데 노란  수술이
추위를 물리고 있구나

사람들이 동백꽃이라 부르니
모진추위 바닷가에 홀로피어
남편을 기다리는
가슴 아픈 아내의 사연
당신만을 사랑해
그대를 사랑해요

바다 멀리 고기잡이
남편 기다리며
동박새 붉은 꽃가루로
입술 짙게 바르고
해질녘 노란 등대 불 밝히는
오동도 바닷가 동백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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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련화

해지는 저녁
하얀 학이 목을 길게 늘어
학수고대 간절히 기다리는
하얀 목련화가
하늘로 피어오르는데
너는 백의의 천사로구나

얼마나 기다리라고 했더냐
하얗게 소북단장하고
해지는 저녁이 아쉬워
저 멀리 님은 가고 없는데
서럽게 서러워하느냐

절개 지키며
한 맺힌 세월 몇 해인가
변함없는 너의 자태
자비롭고 자비로우며
너의 빨간 입술
오래오래 피우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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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窮花

연분홍 다섯 치마 들여 입고
다섯 입수에 빨강 립스틱 바르고
연 노란 암술을 내밀어
평화를 구하는 무궁화

지면 다시 피고
지고 피고 지고 피고
끊일 줄 모르는 무궁화의 구애
영원한 무궁화 꽃이라

푸른 잎 사이사이
마을공동체 이루고
진딧물 원수들이 침입하여도
다시 일어나 항거하는
저항의 무궁화 꽃이여

너는 
은근 겸허한 군자의 隱者
벼슬 향기 기피한 사제의 隱逸
우리나라 꽃 무궁화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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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채꽃

이제 갓 부화한
노란 병아리
새로운 생명의 탄생인지
님이 오시는 꽃길인지

초록색과 노란색이
어우러진 연두색 유채밭
아지랑이 피어오르고
가도 가도 끝이 없구나

저 멀리 보이는
평화로운 고향집
이젠 누가 살고 있을까
그리움은 애달프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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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꽃

척박한 땅에서 가시넝쿨
울타리를 휘어 감고
여러 송이 영글은 빨간 장미꽃
위아래로 버티며 뽐내는구나

너의 마음이 아름다우니
골짝골짜기 계곡을 이루어
빨갛게 익은 겹겹 장미꽃
둥글둥글 색깔도 아름답구나

장미꽃 한송이 꺾으니
그대의 숨결이 바르르 떨며
질투의 여신이 콕콕 찌르니
가시 돋친 사랑도 사랑이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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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매화

줄가지로 뻗은 매실나무
노란빛 흰색 나무껍질
초록빛 흰빛 붉은빛
매화꽃이 송글송글 맺혀
꽃을 피웠구나

다섯 개의 둥근 꽃받침
달걀모양 꽃잎 사이
씨방에 뻑뻑한 털
만첩 흰매화와 홍매화
줄가지에 아름답게 피었구나

만물이 추위에 떨고 있을 때
그대는 꽃으로 봄을 피워
제일 먼저 알려준
불의에 맞선 선비정신
정력을 되살리는 매실꽃
너는 꽃 중의 꽃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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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쭉꽃

빨간 꽃 몽우리
척박한 땅에서 올라온다
수천 년을 묵히고 묵혀
비비고 비벼
빨갛게 터지고 터져
피가 되었을까
왜 저렿게 예쁘게 피었을까

천상에서 내려왔나
꽃 몽우리에 날개가 달려
훨훨 피어오르는
빨간 천사에게
인사를 건네니
상냥하게 웃으며
여기가 천국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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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꽃

고갯마루 언덕 위 무덤가
갈색 잔디 위에 홀로 피어 있는 할미꽃
하얀 백발에 검붉은 자주색 입술
이른 봄 빨리 피어 있는 할미꽃

손녀 둘 키우다 시집보내고
홀로 된 할머니는
추위와 외로움 굶주림에 지쳐 돌아가셨다
다음 해 이름 봄
할머니 묘소 잔디밭에 이름 모를 꽃

한이 서린 그 꽃 이름을 할미꽃이라 했다
망부석처럼 오늘도 기다리다 지쳐
홀로 피어 있는 하얀 솜털 할미꽃
아지랑이 닯았구나 구부러진 할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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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박꽃

호박꽃도 꽃이더냐
색깔도 볼품도 없는
예쁘지 않은 호박꽃

숫꽃과 암꽃 호박꽃
숫꽃은 열매 없이 꽃부터 피고
암꽃은 열매를 달고 꽃이 핀다

호박꽃 넝쿨이 뻗어 나가니
숫꽃에서 열매 달린 암꽃에게
벌과 나비가 사랑을 수정시킨다

숫꽃은 생명을 다하고
암꽃은 호박 열매를 맺으니
숫꽃은 잃은 호박꽃도 꽃이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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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꽃

언덕 위에 피어있는
봄에 핀 샛노란 개나리꽃
추운 개울 모진 설움 잊고
봄을 알리는 영춘화
희망과 평화를 주는구나

나무줄기 길게 늘어뜨려
잎이 피기도 전에
노란 별모양 사각 꽃
밝은 웃음 피며
천진난만한 아이 웃음
너에게 천국이 있구나

숫수술 위로 솟은 암수술
꽃으로 담근 개나리주
열매로 담근 연교주
개나리열매 껍질
사람의 질병을 치료하는
연교지엽 향균성 약용이니
너는 천상 사람과 떨어져
살 수가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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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꽃

푸른 잎 사이로
피어 오른 노란 민들레꽃
온 누리를 평화롭게
수놓은 곱디고운 봄꽃

가운데 기다랗게
기둥을 세우고
하얀 솜방방이에 감겨
생명의 씨앗을 품어

어디론가 훨훨 날아
제 살곳 한구석을 찾아
씨앗에 뿌리내려
또 하나의 생명을
번식시킨 일편단심
민들레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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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장미꽃

립스틱 질게 바른 빨간 장미꽃
얼굴에 반해서
향기에 취해서
한송이  빨간 장미꽃
그대에게 드러니
내사랑내 사랑 내 사랑 그대 내 사랑

사랑과 꿈 정열과 낭만
이른 아침 그대 품에서 깨어나 보니
포즈를 취한 당신 몸매
가시 돋친 상처가 가득
내 사랑 내 상처
그대 몸에 흐느끼는 고통과 아픔

동네 울타리를 휘어 감고 있는
빨간 장미꽃 넝쿨이여
정열의 사랑인가
유혹의 울타리인가
내 사랑 우리 사랑 지켜주는
가시 돋친 넝쿨 빨간 장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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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핀 코스모스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 길목에 코스모스
몸매는 볼품없는 키다리 코스모스
여덟 개 꽃잎으로 빨강 주홍 하얀색
예쁜 얼굴로 치장하고 있구나

가을바람에 나부끼니
그대의 얼굴은 애처롭지만
흔들어 대는 키다리 몸매의
춤추는 솜씨가 멋있구나
그대가 가을을 재촉하는가
가을이 그대를 불러오는가

가을의 길목 겨울로 재촉하는
그대는 인생의 허무를 나타내는
잠깐 피었다가 지는 그대의 운명
그 얼구에 다음 해를 기약하는
노란 얼굴 떡잎 검은 씨를 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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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에 핀 아카시아꽃

몽실 몽실 겹쳐진
아이보리 색 치마 겹쳐 입고
너울거리는 치맛자락 사이로
여러 천사들이 즐비어 서있는
얼굴도 보이지 않는 미녀

화장도 안했는데 향기를 가득 품어
남자의 기를 돋구는
오월에 핀 아카시야 꽃향기
처음 본 것도 아닌 아카시아꽃
늘 이맘때면 보는 걸

왜 오늘은 발걸음 멈추고
넋을 잃고 서 있는가
말 한번 건네 보지 못하고
헤어진 옛 애인 꽃향기 생각나서인가
오늘은 바람난 그 아카시아꽃
향기에 취했는가 보다


=====>
+ 단풍

가을이란 단풍
오색 색동저고리
빨가죽죽 노라죽죽 울긋울긋
가을빛이 하늘을 타고
숲속 계곡에 내려와 무에 비추어니
더욱 경이롭고 찬란한 
하늘 단풍 숲을 이루는구나

나무에 기액이 빠져 단풍이 되었나
왜 이리도 지는 것도 아름다운고
이른 아침 몽환적 물안개 사라지자
너 가을 아침의 단풍 드리워
찬란한 꿈을 장식하는구나

하늘이 내려왔나
땅의 조화인가
온 산이 붉게 물들어
화산 불을 뿜는구나
막을 수 없는 조화
이 가을도 너 홀로 저물어 가는구나

---------
송년

바다의 해와
하늘의 해가
맞닿는 한 해
송년의 해는
인생을 보내는 해로 석별의 정을 나눈다

아쉬움이 왜 없으리
설움이 왜 없으리
보내는 마음
이별하는 남녀 석별
다시 만나기를 기약하는
약속은 송년이다

가거라 설움아
가거라 아쉬움아
가거라 이별아
다시 만날 석별 앞에
너와 나는 끝에 서있어
서해와 동해가 만나는
희망의 새가 있노라

----------
+ 입추

찬바람이 불어오니
무덥던 더위도 물러가고
계절이 바뀌니 그리움이
찾아오는 솔바람
사랑이 그리우니
님의 얼굴에 보름달 같은 입추
사랑과 그리움
어떻게 남기고 가을로 갈까

머뭇거리지 말고
가야지 가야해
황금빛 고개 숙인 벼
딱 벌어진 입 사이로 검붉은 밤알
잘 익은 빨간 능금
겨울 집으로 가야 할 보물들
그 집에 어머니 계시고
할아버지 화로에 구운 군고구마
군밤이 기다리고 있어서
입추에 그 집이 그리워진다

-----------
겨울밤

산머리 걸린 달도
혼자 어두움을 밝히며
먼 산 어둠 속에서
새록새록 거리는 가로등불도
혼자 외로이 비추어누나

온 누리 어둠의 고요가
저녁 평화를 짙게 드리우는데
나 내님과 함께
사랑을 속삭이며
옛 이야기하니 밤이 깊도다

깊은 겨울밤
군밤 새끼 숟가락으로
은 밤색 누런 알맹이
파먹으니
그 맛이 겨울밤을
더욱 깊게 하는구나

=======
+ 물안개

하얀 물안개가
하늘에서 호수로
슬그머니 기어 내려와
물안개 꽃을 피운다

조용한 밤 호수벌판
물안개는 바다를 이루며
호수를 살며시 살핀다
물안개 세상

호수 속에는 생존경쟁
잡히고 먹히고
살육 전쟁이 일어나는
정의가 없는 정의

그래서 안개는 물안개
호수를 살며시 실피며 덮여
물안개가 지배하는
물안개 평화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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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처녀

해마다 만물의 소생과 함께 봄이 온다
그리웠던 소녀가 내 마음 문을 두드리며
개나리 벚꽃 진달래 철쭉
색동저고리 곱게 입고
내 맑은 얼굴을 홍당무로 물들인다

봄처녀는 훈훈한 바람으로
모락모락 떠오르는 아지랑이와 함께
겉옷을 제치고 속살을 드러내며
노란 병아리 마냥
새 생명으로 내 마음을 달군다

나는 그대 앞에 힘이 끊어지니
그녀는 나의  무거운 짐을 벗기고
자유롭고 정의로운 세상을 향해
나를 새싹으로 태어나게 하여
과거를 잊게 한다

봄처녀와 함께 나를 찾아온 봄
나를 다시 태어나게 한 봄
또 하나의 나
진실한 나를 오늘도 봄처녀를 기다리며
새로운 나를 찾아본다

------------
여름밤

여름밤 높디 높은 하늘에
휘둥그런 달빛 비추이는데
모닥불 피워놓고
모기 쫓는 밤 멍석 깔아 놓고
온 식구 모여앉아 오손도손
빨간 수박 갈라놓고
단물 맛 왜리 이리도 달까

깊어가는 여름밤
노래 불러라 박수 소리에
익숙한 하모니카
유행가 몇 곡 부르는데
그 소리 너무 구슬퍼
하늘에서 새벽이슬 슬그머니 내려와
모두 잠들게 하였다

---------------
+ 꽃샘추위

봄이 되어 꽃이 피니
그렇게도 시샘이 나더냐
찬바람 눈보라 휘몰아쳐도
봄꽃은 피어난다

꽃의 아름다움을 보고
한송이 꺾지 않겠느냐
샘이 와서 오더라도
봄은 오고 봄꽃은 피어난다
바람과 눈 추위가 친다 해도
아름답게 봄꽃은 피어난다

=========
단풍숲길

저 불타는 단풍 숲길이
둥그렇게 불타오르는데
그 불길 잡을 수 없으니
가을은 저렇게 붉은 잿더미

가을 단풍 저 불길로 쭉 가면
어두운 겨울이 기다리고
둥근 블랙홀 저 우주 속으로
발버둥 치며 몸서리치게
빠져 들어가고 있구나

어차피 가야 하는 길인데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알고나 가보자
죽음이 없는 영원한 안식이리라

---------------
+ 매미소리

모든 생물은 제 짝이 있지만
매미가 제 짝을 찾지 못하고
가을이 오기 전 제 짝을 찾으려
힘겹게 울어대는 짝 찾는 소리
가을이 오는 소리 알려준다

입으로 아닌 몸으로 비벼대며
매미의 우는 몸부림치는 삶
땅속에서 한철 짝짓기 위해
칠 년을 기다려 왔는가
매미의 구꿈은 오늘 하루 짝짓기

못 찾으면 어쩌랴 어찌하랴
주어진 운명인 걸
어둠의 운명인 걸
어둠의 음지에서 없는 듯
살아가는 생무이 어찌 너 하나더냐
못다 이룬 꿈 아름다운 소리로
가을만 알려 주려무나

----------------
+ 봄의 이별

누가 봄의 꽃을
예쁘다고 아니할까
추하게 헤어지는 꽃을
잔인하다 아니할까

가는 봄을
이름도 못 부르고
헤어지니 세월의 무상인가
음흉한 님의 속셈인가

그렇게 살아서야
어찌 철들었다고 하겠는가
철없이 가버린 세월
누구를 원망하겠는가

--------------
+ 사시사철

흘러가는 강물은 다시 올 줄 모르고
봄에 피는 꽃은 시들어 새 잎이 돋아나고
여름에 무성한 나뭇잎은
가을에 낙엽지네
눈이 오면 겨울이 오고
여름에 비가 오면 그리움이 서리는데
봄여름 가을겨울
다시 오고 가서 다시 오지만
어디 가고 안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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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떼구름

양떼구름 몽실몽실 하늘 높이
높이 높아만 가고 군데군데 뭉쳐 사는
차가운 가을하늘 넓어만 간다

임자가 없어도 질서 정연하고
초장이 없어도 파란 목장이 있어
하늘이슬 먹고 양 떼는 구름 이룬다

높고 넓은 하늘 양떼 목장
가도 가도 끝어 없는 평화의 고요
싸움도 없고 다툼도 없는 구름동산

너는 밀어도 가까이 있고
너는 높아도 낮은데 있으니
너는 하늘아래 뫼이는
양떼구름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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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의 상처

지난겨울
당신이 남기고간
그 겨울의 상처
잊으려 해도 잊혀 지지 않는
상처는 내 마음에 남는다

오늘도 그대 생각에
갈 길을 잃은 내 마음
상처는 사라지지 않아
달래도 달래도
쓰리고 아픈 상처만 있다

사라지지 않는 상처
그대가 남기고 간 아픈 사랑
내 마음 상처로 남아
싸매고 싸매도
봄은 오는데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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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오면

여름이 오면
나무에 잎이 피고
녹음이 우거져서
태양 빛을 가리니
하늘이 무섭지 않다

여름이 오면
두터운 옷을 벗고
실오라기 옷 걸쳐
일탈하고 싶은 자유
진화의 나무 그늘에 있다

여름이 오면
산에 오르니
나무는 숲을 이루고
바람은 솔솔 불어
자유의 몸 맛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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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소리

흙속에서 소리가 들린다
심장 박동소리
세차게 들린다
아무도 없는데
온 천지를 흔드는 소리

물이 흐르는 소리
요란하게 들려오는 소리
흙에서 올라오는 물소리
생명의 기운이 흘러
배꽃 매화꽃이 피었구나

내 심장이 뛴다
피의 소리가 세차게
온몸에 엄습한
수줍은 심장소리
봄이 오는 소리구나

============
한해가 저물며

넓고 넓은 벌판
벌판 끝에 오니
겨울 벌판이 있고

끝은 다시 생기가 가득
온갖 색색 꽃이 피고
지는 봄의 끝이니

다시 꽃이 잎이 되고
무성한 숲 마을 녹음
덥디 더운 여름이 끝없다

한숨들이쉬니
아침 이슬 사이로
산야 단풍 열매 가을 왔네

가을에 오곡백과 거두니
황막하고 차디찬
길고 긴 겨울밤

한 해가 저물어 가도
내일은 희망찬 해가 다시 뜬다
나 긴 인생 방황하지 않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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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는 소리

집 뒤편 실개천가에
어지럽혀진 풀잎사이로
밤사이 몰래 묻어진 새벽이슬이
가을이 왔나 보다

선풍기로 에어컨을 돌려도
잠을 잘 수 없었던 엊저녁 밤
못다 한 이야기 묻어두고
성큼 다가온 가을인가

아침이 되고 저녁이 되면
창문을 닫아야 하는 여름인데
신선한 바람과 함께
바람나 버린 여름이다

숨을 쉴 수 없어
눈을 감아도 보고 눈을 떠도 보았지만
똑바로 볼 수 없는 세상 끝이 왔노라고
외쳐대는 가을이
여름을 시집보내야 하는가 보다

다시는 가을 같은 밤이 없는 줄 알았는데
처량하게 울어대는 귀뚜라미 소리
가로수의 매미소리도
가을의 소리를 들려준다

하늘은 높고 푸르러도
시원한 열무김치 된장지찌개
정다운 사람끼리 함께 먹었으면 좋을
이슬 맺힌 가을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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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하늘의 외로움

밭 갈던 소 울음소리도
바쁨을 재촉하는 자동차 소리도
멈춘 자정에 창문을 열고
어둠이 짙은 밤하늘을 보니
내가 시골에 살고 있는지
도시에 살고 있는지
어둠에 지친 밤하늘의 달빛만이
나에게 외로움을 전 한다

밤하늘 달빛 너의 빛이 가려
그 많던 별들도 보이지 않거늘
오늘은 왜 별 하나만 빤짝거리며
처량하게 비추이는고
내가 너에게 외로움을 주는 건지
네가 나에게 처량함을 주는 건지
하늘이 아닌 도심의 하늘에
작은 별들 빤짝이는
아파트 불빛이
하늘에 있는지 땅에 있는지
어둠은 왜 우리를 갈라놓아
내게 외로움을 전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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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아 가려므나

삶이 살라 해서
삶을 살고 살아
벌판 끝에 오니
또다시 지평선 끝없다

그래 끝없는 삶이
오늘이라고 하자
오늘은 또 저 바람에
실려 가듯 계절에 흘러가

눈사람이 되어 살아서
눈사람은 아픔을 참고 참아
그 자리에 녹아내리니
노란 민들레 나를 반긴다

지나간 그 삶이 이어져도
그리움이라는 이름에
사랑으로 서로를 간직하며
영원히 기억 속에 살아있다

세월아 아름답게 가려무나
지나온 시간처럼 가려므나
모든 순간이 사랑과 희생
의미가 있었으니 가려므나



______*81
나는 늘 집으로 간다


===1>
귀가
밤골
애향
향수
------
고향길
추석 밤
친구야
고향사람
----------
비 오는 날
청보리밭
갈 곳을 잃어
그리운 고향
-------------
그리운 옛집
그리운 친구
낯선 나그네
당신의 얼굴
--------------
선조의 유지
집으로 가는 길
바람의 울음소리
집으로 가고 싶다
--------------------
나는 늘 집으로 간다


===2>
소천
깨우소서
새벽기도
주의 고난
------------
가을의 기도
눈물의 기도
못 박는 소리
부활절 새벽
-------------
새해의 기도
용서와 참회
저녁 종소리
집 앞 교회당
-------------
추수감사절
친구의 죽음
기와집 예배당
님이 부르시니
----------------
공익을 위한 기도
메리 크리스마스
문 두드리는 소리
고요한 풍수원 성당


==3>
매화
배꽃
벚꽃
수국
--------
감자꽃
능소화
동백꽃
목련화
--------
무궁화
유채꽃
장미꽃
줄매화
--------
철쭉꽃
할미꽃
호박꽃
개나리꽃
-----------
민들레꽃
빨간 장미꽃
가을에 핀 코스모스
오월에 핀 아카시아꽃

==4>
단풍
송년
입추
겨울밤
--------
물안개
봄처녀
여름밤
꽃샘추위
-----------
단풍숲길
매미소리
봄의 이별
사시사철
-----------
양떼구름
겨울의 상처
여름이 오면
봄이 오는 소리
------------------
한 해가 저물며
가을이 오는 소리
밤하늘의 외로움
세월아 가려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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