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 / 김은영
추석날 고속도로
밤하늘 보름달을 보며
차 속에서 달을 먹는다
식구들이 달 하나씩 먹는다
보름달처럼 둥근 뻥튀기
절반 먹었다 반달
끄트머리 남았다 초승달
다 먹었다 그믐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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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편 / 김혜원
초가지붕 위 소담스레 핀 박꽃사이
푸른 달빛 안은 박덩이 하나
덩그렇게 눕고
한복 소맷자락 곱게 접은 어머니 손길 따라
송편 대나무 광주리에 줄지어 서면
대청마루 뜬 보름달 춤을 춘다
잉걸처럼 타오르는 장작불
무쇠솥뚜껑에 연무 쏟아내며
베일 속 붉은 속살 하얗게 익어갈 때
솔향기 은은하게 사방에 퍼지고
쫄깃하고 달콤한 맛 입 안 가득하다
추석빔으로 단장한 아이들
깨알 가득한 달빛 손에 쥐고
뜀박질하며 웃음꽃 피우는 앞마당
달덩이 하나 가슴에 품듯
넉넉한 마음으로 서로를 보듬는다
토담에 숨어 노래하는 귀뚜라미
일렁이는 갈바람 소리 뒤로한 채
청대문에 쪼그리고 앉은 할머니
설렘과 그리움 달빛 향해 메아리치고
허공에 부서지는 한가위 미소 은유처럼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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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편 / 박모경
문득 송편을 빗다
앞산을 바라보자
좋은 시절
그 인연 다 보내고
어쩌다 반백이 되어
가고 오는 전생의 업보처럼
압력솥에 누었다.
저 끝간데를 모르게
솔향기 내며 스스로 익어가고
스쳐가는 크고 작은 일들
왜 이리 눈물로 사람을 잡고 있는가
조용히 제 할 일 하며
살아온 날들
저 송편 속에 담겨
또 내일을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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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 류동열
한 가슴은 부풀어
오곡을 내놓았네
무서운 땡볕은 식어
다른 계절을 부르고
나 너 모두 한 목소리
아이구 시원시원하다
계곡의 곳 모퉁이엔
황금알이 짙어가는
길섶 갈 벌래 우렁차
절기 이길 장사 없고
내 가슴 우리 마음은
보름달이 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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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 박인걸
들 가까이 나지막한 언덕에는
억새꽃이 뽀얗게 출렁이고
저절로 자란 풀 열매에는
고단함과 보람들이 고여 있다.
빨갛게 익은 고추를 따는
주름 깊은 노파(老婆)에게서
송곳 위를 맨발로 걸어가신
내 자당(慈堂)이 눈에 밟힌다.
홑옷 솔기로 찬바람이 스미고
빛바랜 몸빼가 땀에 절어도
콩밭에 엎드려 가난과 싸우던
어머니가 한 없이 그립다.
곤궁(困窮)함을 감내(堪耐)하며
한(恨)을 신심(信心)으로
모질고 끈덕지게 딛고 일어섰던
촌로(村老) 이상의 여인이다.
한가위가 차분히 다가오면
국화(菊花) 닮은 모친(母親)이
육찬(肉饌)에 정을 담아 주던
그의 넋이라도 보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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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 성복순
추적추적 밤새워 가을비 내리더니
하늘이 더 높이 푸르렀다
누가 밀어 올렸을까 위에서 당겼을까
높고 푸르게 더 넓어진 세상
햇살이 따가웁게 온누리 비추이면
고귀한 알곡들 토실토실 뽐내고
넉넉한 마음들이 넘실거린다
날으는 새들도 더 높이
시원한 가을을 음미한다.
뭉게구름 새털구름 그의 친구들
모두가 정답게 달마중 하네
빙그레 호호 달님 손님맞이
토끼들 연자방아 떡방아
초대받은 별님들 반짝반짝
너도 나도 덩달아 만수무강
풍년이구나 얼씨구~
우리 모두 저얼씨구~즐거웁고
신나는 한가위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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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 양봉모
달빛 밝은
한가위에
시누대 꺾어
달 따러 간다.
옥양목 같은
보름달 향해
대나무
휘휘 저어대면
옥토끼는
배가 아프도록
까르르 웃어대고
달님은 어느새
대추나무에
올라있다.
솔향 가득한
송편 하나
베어 물고
동구밖에 나서면
달님은
환한 미소로
추석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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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 정하해
달이 오두마니 웅크린 모습 그처럼 송편을 빚으라 했다
엄마는 떡의 모양으로 점치던 걸 믿었으니까
일일이 들여다보며 살폈다
초승만 한 달이 걷는 것처럼
무탈하길 비는 마음이라는 거 잘 아는데 쉽지가 않았다
솔잎에 뜬 초승의 미래 나는 그런 미래를 보장받지는 못했지만
추석이면 송편을 빚는다
국적 없는 모양들로
아무렇게 만들어진 달과 사분의 일
엄마의 여자가 되어 송편을 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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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 허욱도
오늘은 작은 주석
내일은 큰 추석
팔월 한가위
어화둥둥
어화둥둥 좋다.
우리 어무이
웃음 가득
튀김에 찌짐
누가 다묵을꼬
광주리에 한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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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날 / 김재덕
찰랑거리는 향수
말 못 할
곤욕이다.
아련한 부모의 정
동무들
추억들이
밤하늘 은하수처럼
주렁주렁
빛난다
산천이 변했건만
고향은
불변이라
바
바라보면 다를
술맛이
물 걸친다
보름달 두둥실 떠도
가슴이
허우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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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달 / 권혁모
손주가 잡아끌며 달을 보러 가잖다
그렇지 네 달은 거기, 내게는 가슴에 있네
그리움 마중하는 오늘 참 오래 보고 싶은
생시인가 하였더니 금세 꿈속이고
언제나 제 뒤에서 지켜만 보시더니
아득히 허공 다리 건너 문밖에 와 계신다
넉넉히 아주 넉넉히 탑을 쌓던 그 밤이
구름인 듯 별빛인 듯 눈이 부신 객창에서
고와서 서러운 것도 당신 그늘로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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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달 / 장인성
네가 왔구나
손에든 풍년 보따리
그 속에
너의 수고로움에
나눌 수밖에 없는
허기진 정
달님아
네가 들고 온 보따리를
어서 풀어 보험
그게 무슨 선물이든
우리의 가슴에 뿌려놓으면
못다 한 정품이야
넉넉하지 않겠느냐?
=============
+ 추석달 / 정용진
한 여름
싸리울을 오르던
박 넝쿨이
초가지붕 위에
은빛 달덩이로 영글고
하늘에는
팔월 한가위
한 아름 보름달.
헤어져 서러웠던 사람들
살아보려 땀에 젖은 사람들
뜻을 펴려 달려가던 사람들
저들의 간절한
기원과 소망이
강강술래
둥근 추석 달로
산하에
가득 차오르는
이 저녁
외지에서/또 하나의 고향을 심던
분주한 발길들이
추억을 찾아서
옛 마을
고샅을 들어서면
여기저기서
정인(情人)을 부르는 소리.
오늘은
너와 나도 말미 잡아
이 가을에
처음 만난 연인처럼
삶에 해진 옷일랑
갈아입고
팔월 한가위
윤기 흐르는 보름달을
가슴 가득 안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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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가위 / 김경희
감나무 아래
휘영청
달, 달, 무슨 달
난, 난,
보름달처럼
동그란 얼굴
행복 가득하네
꽃이 핀다
달아, 달아, 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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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가위 / 노정혜
하늘에 뭉게구름 두둥실
땅에는 황금빛 들녘
나르는 생명
땅 위 생명
땅 아래 생명
이렇게 좋을 수야
생명들의 만세소리가 들려온다
한가위만 같아라
참기름 방이 난리 났다
도시에서 한가위에 오는
자식들 보따리 보따리 쌓아 주려고 마음도 몸도 바빠
피곤해도 좋아
좋구나 아들 손자며느리
생각만 해도 기분 좋아
조금의 섭섭함이 있다 해도
부모 마음은 다 잊고 한결같다
오너라 손자들 아들 며느리
오는 길 차 막히지 않고
오길 바란다
아이들 말
차 막히도 좋아
고향길 마음이 설렌다
동구 팍에 눈이 자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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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가위 / 사방천
휘영청 달 밝은 밤
귀뚜라미 소리가 고이든 잠 깨
우고 가을바람 창문을 두드리며
오색단풍에 달도 밝고 귀뚜라미
노래하니 시 한 수 읊으라 하네
휘영청 밝은 밤에 귀뚜라미
노래하고 가을바람 내 품에 안겨
아양을 부리니 내 어이 너를 두고
임 없는 독수공방 홀로 누어 어이
애간장 태우라
잠옷 바람에 뜰 앞에 나서니
가을바람에 단풍잎 너울대며
한가위 보름달 나를 안고 돌며
더도 말고 들도 말고 한가위 같이
풍요롭고 인심좋은 세상 돼라 하네
=============
+ 한가위 / 손준식
둥실 둥실 두둥실
추석 연휴 즐기는 아우성
송편 빚기 무색하구나
하늘엔 보름달 휘영청
땅 위론 공항 가는 길
떠나는 이 마음
고무풍선 두둥실
외로운 산기슭
이름 잃은 봉분위로
술 한잔 올리면
메마른 혼령
눈물 한방울
산국으로 반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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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가위 / 오애숙
갈바람 사이부는
아련한 옛이야기
달 속에 아른거린
한가위 훈훈한 밤
온 식구 옹기종기
날쌜 줄 몰랐었지
그 옛날
그리운 맘에
눈시울 붉히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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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가위 / 이혜림
조금은 늦게 조금은 빠르게
찌짐 굽은 후라이판
지글지글 익어갈 때
보름달은 떠
내 앞가슴까지 보여주고
창 밖에서 서성거렸어
뒷짐을 진 가장
그냥 쳐다보다가
당신 방에서 밤을 까고
아이들은
연신 웃는 얼굴로
모두 송편을 닮아가고 있었어
오늘만 같아라는 말
뒤로 하고
탕국을 끓이며
저 고난한 땅에서 한 생을 보낸
다시 조상님을 되내어 보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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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가위 / 장선희
팔월의 큰 달 휘영청 떠오르니
모든 만사 젖히고 만나러 나왔네.
가로등 시샘하며 나란히 떠오른 보름달은
언제든 바라보던 그 빛을 닮았네.
가뭄에 먹구름 속 숨바꼭질하더니
캄캄한 하늘에 중추절 날 찾아와
강강술래 함께 하러왔나
보름달 맞이하는 소원 들으러 왔지
올해 농사 풍년들고
농부 웃음 마중하여 모두가 환하네.
온몸 세포 속 활기 주는 달빛은
올해도 어김없이 빛나고
우리 부모 무병장수
우리 자식 화목을 소망한다네.
=============
+ 한가위 / 채홍정
풍년가 농악 소리
넘치는 금빛 들녘
축 처진 가지마다
햇덩이 익는 가을
한가윈 눈만 돌려도
배가 불러 웃음판
서양 녘 둥지 찾아
날아든 새들처럼
등 따신 고향 품에
일껏 다들 함께
꽃처럼 핀 얘기 속에
날밤 새도 맘 가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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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가위 / 탁경민
배고픈 시절에 올망졸망
자식들 먹이고 살리느라
엄마는 그런 것 안 먹는단
속없는 거짓말 하는 것을
먼 훗날 어머니 생각하며
깊은 뜻 철들며 알았다네
한가위 보름달 떠오르면
성찬에 차례상 차려놓고
맛있는 음식들 드시라고
숟가락, 젓가락 옮겨놓다
정화수 떠 놓고 소원 빌던
어머니 그리워서 울컥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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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귀성 / 배갑병
난 이미 가 있다
만월의 빛이 가득 찬
앞마당에
대추가 반짝이고
감이 주렁주렁
거기에
그리움에 지친 정든 임
상봉의 미소 보인다.
꽉 막힌 고속도로
나로,
그리움을 더욱 진하게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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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단상 / 강순구
단풍옷 곱게 입은 내 고향 젓돌 마실
새벽의 공기 가르며 아침 깨우는 닭소리
들판의 황금물결은 내 마음의 안식처
주님의 사랑 담은 휘영청 만월 보며
자식을 가득 품고 기도하는 어머니
지그시 날 바라보며 미소짓는 형제들.
================
+ 추석 달 빛 / 백영학
둥근 달 빛이 시인을
불렀다
시인은 정던 고향
친구를 불렀고
친구는 술을 불렀다
안주는 호박 달전이라
시인도 취하고
친구도 취하고
달도 취했는가
구름 속에 빛을 가린다
이웃집 견공도 취했는가
달보고 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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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무렵 / 박남준
모처럼 동네가 흥청거렸다
우체국 앞 삼미식당도 찬새미 송어횟집도 동창회다 뭐다
밀려드는 주문에 일손이 달렸다
고작해야 경운기나 일 톤 트럭이 서 있던 길목마다
미끈한 자가용들이 줄을 지어 들어섰고
아이들이 청년들이 떼를 지어 몰려다니며 들썩거렸다
잔치는 짧다 울긋불긋
단풍 같은 고향을 매달고 사람들은 떠나갔다
마을 길은 텅 비어 해는 더 바짝 짧아지고
밤새 환하던 집들은 벌써 깜깜해졌다
늙은이들의 두런거리는 소리와
개 짖는 소리 잔기침 소리 너머
꼬부랑꼬부랑 고로롱 고로롱 풀벌레 소리
홀로 남아 등 굽은 가로등이 노안처럼 침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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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무렵 / 이세기
햇고구마 순을 다듬고
산도라지를 다듬는 손길이 부지런도 하여라
누구의 입에 서로 나눠먹을 것인가
가을빛 손때 묻은
바쁜 손길에 내려앉은
갱 줍는 고향 모습일레
가슴이 뜨거울레라
가슴이 시방 뜨거울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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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무렵 / 조창환
그 뱀, 죽어 좋은 곳으로 갔을까?
오십 년 전 영등포, 영남국민학교 앞 골목
삼십 년 된 적산가옥 묵은 집 팔린 날
누렇고 검은 큰 뱀 한 마리 대문 옆 창고 안에
또아리 틀고 앉았었다, 뱀은 너무 점잖아서
떡 한 시루 갖다 놓아도 아주 조금밖에 떼어먹지 않았다
- 업구렁이 잘 모셔야 한다
어머니는 두 손바닥 뜨거워지게 빌었지만
두렵고 섬찟하고 징그럽던 저녁 무렵
아랫방에 세 살던 창수네, 동네사람들 이끌고 와서
- 저거 나가면 이 집 망할걸
업구렁이 구경하며 수군거렸다
대동아전쟁 때도, 팔일오해방 때도, 육이오사변 때도
삼십 년 넘은 적산가옥 지키던 구렁이가
계약서에 도장 찍은 초가을 늦은 밤
식구들 모여 앉아 이 집 버리고 멀리 떠나기로
작정하고 손가락에 침 묻혀 계약금 세던 걸
어찌 알았을까, 의젓하고 늠름하고 점잖던
그 뱀! 집지킴이 늙은 구렁이
다음날 우리 식구 외출하자 동네 땅꾼 찾아와
섬돌 밑의 암컷까지 잡아 자루에 담아 갔는데
왜 추석 무렵 그 뱀 그리워질까?
뱀은 다만 한 세상 잘 살고 떠나갔을 뿐인데
어둠 속에서 집 지키며 주인과 함께 숨 쉬던
그 뱀! 배신한 주인식구들 미워 자살했을까?
참았던 시간 너무 지루해
비 내린 뒤끝의 무지개나 구경하고
죽어주기로 작정했을까?
그 뱀 삶아 먹은 폐병쟁이는 몇 해나 더 살다
저 세상에서 구렁이 혼령 만났을까?
구렁이 혼령과 폐병쟁이 혼령이
멋쩍게 웃으며 악수하는 추석 무렵
닝닝한 적막이 달빛을 가리운다
===============
+ 추석 성묘 / 송수권
추석에는 교외선을 타자
자갈들이 일어서서 우는 이 나라 시골길을
초가지붕의 돌담길과 깨진 비석을
미루나무가 서 있는 냇가, 서낭당
버려진 무덤을 찾아서
추석에는 교외선을 타자
힘 있게 흐르는 강물이 천리강산을 달려와서
몇 평의 모래밭을 만드는 것을
산에 마음 주며 네 자랐던 곳
서울서 기차를 타고 여섯 시간
하늘 가까이 내려오다 멈춘 동네
백로의 날갯짓과도 같고 웅덩이의 잔물결과도 같은
우리 조상님네의 숨결이 어려 있는 땅
주석에는 교외선을 타자
황토와 자갈과 그리고 말오줌내 엎질러져
이따금 하얀 질경이꽃들이 피어 흔들리는 길
시든 나뭇잎 떨어지는 울음 같고
그늘진 골짜기와도 같은 그러한
적요함을 찾아서
주석에는 교외선을 타자
천 년을 그렇게 살아온 나의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뒷모습....
우리들의 흙 속에 바람 속에 묻혀 있는
그윽한 숨결을 찾아서
추석에는 교외선을 타자
남 끝동 저고리 옥색치마의 한 주름에도
서러운 이 나라의 역사와 한숨이
배인 여인아
너와 나는 이슬 묻은 어느 산자락 항아리처럼 누워서
조상님네의 숨결을 타고
가을볕 아래 질펀히 흘러가는
저 모래톱이며 강물을 보자
추석에는 우리 다 함께 교외선을 타자
저 허공 위에 빗장고름 펄펄 날리며
도라지 풀초롱꽃 더윗술을 걸러 마시고
어느 여울물에 손발을 씻자
손발을 씻어 새 힘으로 뭉쳐서 돌아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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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연휴 / 김영재
고향이 수몰되어 고향집 갈 수 없다
고향 근처 타관으로 3박 4일 여행 갔다
민박집 들어 섰더니 감나무가 먼저 반겼다
민박집 할머니는 허리가 반쯤 굽었다
만삭의 둥근 달 고봉밥으로 환했다
흩어져 소식 끊긴 이웃 안부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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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즈음 / 최영미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에게
할머니의 시어머니의 시어머니에게
절한 뒤에
망자들이 손도 대지 않은
떡과 과일을 먹고
내가 물려받을 조상의 역사를 설명하는
아비의 입가에 접힌 팔자(八字) 주름.
쨍쨍한 가을볕을 피하려 나는 얼른 일어섰다.
내가 물려받고 싶지 않은 유산을
비닐봉지에 싸서 버리고
당신의 다리가 움직이지 않을 때,
맏딸인 내가 관리할 무덤들을 둘러본다
망해가는 후손의 발목을 잡고 번창하는
그악스러운 잡초들. 비석 위에 살아있는
3대의 생몰연대를 휴대전화에 저장하고
언젠가 당신 없이,
내가 앞장서 올라가야 할 언덕.
길을 잃지 않으려,
묘지 번호를 수첩에 적고
산을 내려오는
아버지와 딸.
팔십 세의 아비는 어느덧
중년의 딸보다 걸음이 빠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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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가위 달 / 한상철
가재를 잡으려고 도랑 돌 뒤집으니
쟁반 달 옥토끼가 날 꿀꺽 삼킨 채
시방도 절구질하며 송편 빚고 있데요
==============8
+ 한가위에 / 박성희
한가위 할머니 제사상 차리는 것 보니
음식솜씨가 어른이 다 되었구나
딸아, 네가 있어 내가 살고 있음을
나 감당할 수 없이 행복하구나
어느새 훌쩍 커 벼려 좋기도 하고
언젠가는 내 곁을 떠날 것이려니 하니
서운한 생각이 미리 들기도 하지만
네 등뒤에 선 내 작은 키가
오랜만에 당당해진다
딸아, 너도 엄마만큼 울고 싶을 때가
얼마나 많았으랴
가을날 쓸쓸한 강둑을 헤매는 엄마처럼
너도 가끔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리고 싶을 때도 있었겠지
이 어미 곁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는
내 가엾은 딸아
그러나 딸아
이 엄마는 아직도 이루지 못한 꿈이
횃불로 타오른단다
네 꿈도 활화산처럼 타올랐으면 좋겠다!
사람은 많이 가졌다고 행복한 것이 아니더구나
잘 생겼다고 행복한 것도 아니더구나
주님 앞에 정직하고 순결한 삶을 살 수만 있다면
참 행복해질 것 같애
올해 한가위 명절에 할머니 제사상 차리는 네 손길
아직은 철부지 대학생 어린 나이로
근사한 제사상 차려낸 정성과 솜씨처럼
곱게 잘 살아가기를 훌쩍 커버린
네 키 아래서 나는 빌고 빌었다
그래도 바람이 불면 등 굽은 내 등뒤로 오너라
내 사랑하는 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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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거운 추석 / 김진아
선풍기 바람 맞으며
장 봐온 것 정리하고
즉석국으로 위안 삼는
생일날 점심이다
무슨 맛인지 모르고
다시 찾는 대목 나절 재래시장
마스크의 위엄
햇대추와 맞닥뜨린 한 사람
더운 기색 감출 줄 모른다
바삭바삭 끓어오르는 튀김가마의 열기
튀겨지는 가지 수만큼
연거푸 시원한 물만 들이킨다
밥솥 뚜껑 열면 피어오르는 연기
표면 위 사이사이 구멍 난 흔적
꾹꾹 눌러 담은 산소 같은 밥
조상님, 삼베적삼 버선발로 왔다 가신다
모처럼 친척집 향하는 발걸음
지친 눈꺼풀 되어
나도 모르게 방 한구석 잠을 청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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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년의 추석 / 이광보
추석(秋夕)이라
즐거운 명절이
다가옵니다.
달작지근
왕사탕 생각에...
엄니!
몰래 먹었던
설탕 한 수저에 세상은 행복합니다.
혼쭐날까, 달음질치다
추석(秋夕)은
뒷산에 걸린 보름달이 되어 갑니다.
엄니는 밤새워
송편을
빚었나 봅니다.
명절 전날 밤이면
송편으로 만든 초승달로
방안은 작은 우주(宇宙)가 되었습니다.
엄니!
몰래 먹던
달짝 지근 설탕 가루!
명절이 다가오면
하얀 설탕, 노란 설탕
달달한 추억들이
또 그리워집니다.
설탕에
저며진 송편을
먹을 때면...
명절맞이에
밤새우시던
울엄니 생각도 같이 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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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려한 추석 / 이정록
대자연의 순환 속 어김없이
발맘발맘 찾아오는 명절이 있으니
중추가절 한가위다
뜨거웠던 여름날의 열정으로
오곡의 낟알들 무르익자
산천초목 오색 저고리 차려입고
소려한 보름달 마중 나가는날
기려한 한복 차려입고
조상님 차례상 푸짐하게 차려 드리니
자손들 무병장수하라 축복 내리시고
축복받은 온 가족들 둘러앉아
올깃살로 지은 밥,
송편,
첫 수확한 과일들 맛나게
배부르게 먹으며
화기애애 정담 나눈다
곤빈한 시름, 묵은 감정, 미움, 다 털어내는
다리밟기,
쥐불놀이,
달맞이하며
새로운 소망 기도하고
용서하고 화해하는 날
효도하는 날
우리의 고유 명절 추석이구나
저 휘영청 달덩이
무거워 쓰러지는 달덩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잘름잘름 우리님 품으로
풍덩 안기거라
================
+ 중추가절에 / 백낙은
산지사방에 흩어져
눈코 뜰 새 없는 삶 살다가
한가위 가절 만나
가족들 한자리에 둘러앉았다.
인생살이 찌든 이야기
보따리 채 풀어놓으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기쁨과 행복의 송편을 빚는다.
쌀가루 반죽에
온갖 고물 속 넣어서
솔잎 깐 보자기에 쪄내니
무지개 색 고운 빛깔이어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고
노래했던 옛 조상님들께
감사의 기도를 올려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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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추절 맞이 / 안영준
난 자리 등지고
부모 품 떠난 얼굴들
고유의 대명절 임박하니
엄니 치마폭을 그리며
주섬주섬 보따리를 싼다
밤잠 못 이루고
애틋한 자식 사랑으로
하루 이틀 사흘 손꼽으며
삼베 적삼 적시면서
보름날을 헤아렸다.
휘영청 마을 어귀
둥구나무 우듬지에
촘촘히 별꽃 걸려있고
자동차 불빛을 기다리는
핼쑥한 엄니는
덩그러니 길목을 지키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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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날 아침 / 손진은
신나게 페달을 밟는 아이가 힘차게 솟아오르고
바큇살도 덩달아 광채 뿜으며 공중돌기를 하는 아침
직진하는 트럭은 아직도 속력을 줄이지 못하고
붙들린 가로수의 눈초리들이
불타는 공중제비를 본다
소년의 손목시계가 일곱 시를 가리키는 아침
궤도에 진입하는 위성처럼
출렁이는 공기 속 소년의 얼굴은 여전히 붉고
그의 머리칼은 바람에 날리고
셔틀콕인 양 소년을 튕겨 올린 덤프트럭이
끼익,
도로에 바퀴자국 남기는 동안에도
추석빔을 차려입은 설레는 소년과 자전거는 아직 공중에서
큰 원을 그리며
성큼성큼 난다
어! 어! 어!
아침의 때 아닌 공연에 놀라며
새들이 날아간다
그 어린 영혼을 받으려
옥색의 공기들이 화들짝!
가슴에서 둥근 손을 꺼내드는 추석날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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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의 추억 / 박경표
쿵더쿵쿵더쿵
우리 엄마 떡방아 소리
쿵더쿵쿵더쿵
동수엄마 떡방아 소리
온 동네 떡방아 소리
쿵더쿵쿵더쿵
추석이면 온 동네 떠들썩
서울말 경상도말
팔도 언어 전시회
마을 회관앞 왁자지껄
풍성한 먹거리
이 집 저 집
화기애애 자손들 모여
보름달 뜨거들랑
강강수월래
청아한 목소리
강강수월래
코스모스 피는 길섶
누렇게 익은 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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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월 한가위 / 유용기
동천에 비친 팔월 한가위
깊은 밤하늘 달무리로
띠를 둘렀던 그때
은빛 쟁반에 빛나던 섬광이
초가지붕 위로 쏟아져 내리던
그날처럼
달무리 속에 가득한
창포 냄새 댕기 머리 길게 늘인
친구들이 생각나고
창문에 비치던 달빛에
소원을 빌어 던 쥐불놀이가
생각나는 팔월 한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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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가위 기도 / 정연복
동그란
보름달같이
동그란
호박같이
동그란
마음을 주소서.
미워하고
불평하는
모나고 좁은
마음이 아니라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주소서.
한가위 보름달처럼
밝고 온유하며
두리둥실 호박처럼
편안하고 넉넉한
마음 하나
내게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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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가위의 달 / 김명인
오늘이 추석이라는데 한나절을 보내고
명절이 아니라서 시차조차 건너뛴
아이들에게서 카톡으로 안부를 전해 받는다.
네 식구가 나란히 화면 속에 둘러앉아
먼 나라 한 늙은이를 문안한다. 혼자라서
몇 마디 못 건네고 말이 끊긴다
이런 외마디에도 마음이 담기긴 할까?
거긴 어법이 분명하니 빈자리가 없을 테지
티브이 속은 각료 임명을 두고 한창
입씨름이 왕성하지만 가슴에 닿지 않는
치세란 각축으로 여겨질 뿐,
주변이 시시한 건 의심이 많아진 탓?
달이 창문을 젖히고 떠올라
모과나무에 한가위 두레상을 벌려놓는다.
자랄 때는 여럿이었는데 둘러보면
둘레조차 막막한 막바지 보름달이여
집사람은 외출에서 늦어 저녁 끼니까지 걸렀는데
방아 찧던 옥토끼 그 신화가 사라진 달은
도무지 절편의 부드러움을 모르네, 한 그득
다만 담아서 거저 내일뿐,
서로가 서로에게 육박하던 한가위가 새삼스럽다
추석이여, 둥근 보름이여,
사무쳐도 와닿지 않는 비명들은
어떤 곡절로 이어놓으려는지
적막한 짐 잔뜩 지고
달빛은 기를 쓰며 오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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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가위 하나 / 임영준
막다른 길
한존
덩그런 토담집
동그마니
달빛만 지키고 앉아
나그네를 그리는가
찌그러진 제상에
빈 사발 하나
비스듬히 걸린
가족사진 하나
또 다른
한가위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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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가 되는 날 / 전대홍
나이가 아무리 들어도
설레는 마음 애틋한 추억으로
어린애가 되는 날이 있다
하얀 송편과 햇과일
반달 모양 모시 편이 먹고 싶어
손꼽아 기다리던 한가위
설 명절과 집안 잔치 제삿날
조상과 가족들 보고 싶은 마음에
주책없이 눈시울이 젖는다.
조상님 벌초와 성묘
올해는 명절 제사까지 겸하니
온 가족을 만나는 조상님들
얼마나 흐뭇하실까
생시의 모습 떠올리며
한없이 어린양을 부리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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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날의 향수 / 김덕성
나도 그런 때가 있었다.
추석이면 고향에
비록 완행열차지만
힘든 줄 모르고 단숨에 달려가던 때가
부모님은 물론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그저 마음에 고향이 되었으니
그리워진다
내 어릴 때 놀던 고향 또래들
단짝 친구 철이는...
다정하던 정이........
지금 살아 있다면
어디서 살까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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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향, 추석즈음의 / 이한명
덜컹하고 잠겨있던 빗장이 풀렸다
오래도록 닫아두었던
고향 문턱이
늦게 온 나를 받아주듯 대문을 활짝 열었다
살지 못해 떠난 사람들과
떠나지 못해 사는 사람들
드문드문 사람 속에 숨어있던 빈집들과
인적 끊겨 구부러진 골목길은
오늘날 고향의 모습이다
명절날 인정이 그리운
몇 안 남은 노인들은
유모차를 밀며 하나 둘 마을회관으로 모여들고
사람 손길이 닿아 풍요로웠던 들녘은
날 선 기계음만 가득하다
서로가 떠나간 인심을 대하듯 파랗게 설익어있다
빈집 대문이 살아있는 사람들 맘 속에서
자꾸만 덜컹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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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가위가 있는 풍경 / 김금용
같은 서울에 살면서도 추석에나
겨우 찾아드는 친정 나들이
일흔여덟에도 등 한번 굽히지 않고
빈 수숫대 지나는 바람결에도 꼬장 한 아버지
허둥대며 늦게 찾은 딸의 마음 읽었는지
절 올리는 딸 붙잡아 옛이야기하신다
내가 태어나던 봄날 아침,
기다리던 <첫손주>아니라고
애꿎은 화풀이로 시주 스님께 봉양미하고
이 아인 반드시 크게 되리라
時가 좋아 크게 되리라
번번이 입시와 취직 시험에 떨어졌어도
오 남매의 맏며느리 되어
이삼 년씩 외국으로 돌아다녀도
언제고 나를 믿었다는 아버지
그래, 오늘도 나는 점심도 거르고
빈 식탁에 앉아 詩를 쓴다
고인 속내를 툭, 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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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가위 고향집에서 / 채정화
아가
먹거라 더 먹거라
객지 생활 눈치 밥이
살로 갔겠냐,
뼈가 됐겠냐.
아무 일도 말거라,
그냥 쉬었다 가라.
조상님이 자시면 얼마나 자시겠냐
새끼들 입에 들어가는 것만 봐도
그저 나는 흐뭇하다.
얼굴이 웃음만 벙글어진다.
오늘만이라도 고향집에서
살오르게 먹고 가거라,
오메 오지다, 참으로 오지다.
모처럼 집안이 신바람 난다.
보름달처럼 뜨락이 화안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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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가위 추석에 시인 / 안병민
동네 뒷산에서
밤톨을 주우며
옹골찬 어린 가슴이
설레이던
그런 시절이 그립습니다
동네 이발소에서
해묵은 기계에
머리털이 뜯겨도
아파하며 깎아야 했던
어린 시절이 그립습니다
먹을 게 없어
땡감을 잿물에 삭혀
깨물어 먹었던
어린 시절이 그립습니다
감나무에 감이
발갛게 익어가고
장독대 석류나무에는
석류가 보라는듯
여문 가슴을 열어줍니다
황금물결이 일렁이고
추억이 몽글몽글한
고향집에서 부모님 모시고
가족행복이 어울어지던
추석이 언제나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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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와 추석 보름달 / 조광현
추석 보름달
열닷새 동안
달항아리에
사랑의 빛 담았습니다
황금 달빛이
마을 샛강으로
한 움큼 쏟아지고
동구 밖
미루나무 가지 끝에
알알이 매답니다
한가위 추석
송편 빚던
어머니 손길
이 자식 허물을
치마폭에 담아
보듬어 주던
영혼의 바다
어머니와 추석 보름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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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단상, 마음에 뜬 달 / 정해란
유년의 추석 풍경 따라가면
마음에 뜬 달, 송편
몇 개월인가를 알알이 햇볕 채운 햅쌀
물에 담긴 채 하룻밤 풍성한 달빛도 채워
유년의 마음처럼 부풀던 햅쌀
소쿠리에서 새벽 여명까지 담으면
까치발로 기다리던 오누이들에게
선물처럼 조각보에 덮여오던 그 하얀 떡가루
떡가루 한입
입가에 듬뿍 묻힌 채 웃음 가득해지는 풍경
빛바랜 채 세월 속으로 멀어졌다가도
금세 색깔이 선명하게 번져가는
추억의 수채화 한 폭
송편 반죽이 오면
어느샌가 반달 송편이 가지런히 줄 서고
엄마의 시범을 흉내 내는
우리의 소꿉놀이도
삐뚤빼뚤 줄 서던 추석 전날
동그랗게 만들어 그 안에 소를 넣고
반쪽이 또 다른 반쪽을 만나
빈틈없이 봉합된 채
둥근달보다 더 정겨운
반달로 뜨던 추석 전날
햇빛, 달빛과 함께 흐른 세월
맑은 바람 소리까지 뜯어온 솔잎 깔아
솥 바닥에서부터 은은히 올라온
맑디맑은 솔잎 향이
온갖 나쁜 기운 먼저 잡아
햇송편으로 익어가던 통과의례
지상에 뜬 수천, 수만의 반달이
천상에 뜬 보름달로 차오르길 소망하면서
함께 빚고 함께 나눈 송편
베어 물기 전 기대와 소망이
깨나 콩고물로 터져 나올 때
비로소 빛과 맛과 향이 하나 되어
해마다 온몸으로 흘러들었을 떡, 송편
하늘과 물과 마음에 뜬 잊지 못할 그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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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 좁았던 어느 해의 단상 / 오애숙
한겨레 정과 숨결 속에
"1년 열두 달 365일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 같아라"
이웃과 먹방의 나눔 장터
선조의 지혜와 정감으로
이역만리 휘날리는 추석
타향살이에 한겨레의 얼
지나치는 안타까운 현실
그나마 조촐한 모임 있어
과일 3박스와 준비한 음식
허나 예상 밖 꽉 찬 지인들
기쁨의 날갯깃 달았었건만
턱없이 부족한 음식과 선물
손 부끄러워 꼬리 감추려다
반가움 마저 자라목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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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도 말고 한가위만 되어라 / 사방천
모든 백과 여물어 가는 만추의 계절
저 푸르던 초목의 울긋불긋 물드는 단풍임
지친 듯이 시들어가고 가을바람은 옷깃을
여미게 하니 슬피 울던 쓰르라미 소리 안 들리고
산허리 안고 도는 가을바람에 귀뚜라미 우는소리
어느덧 한가위 돌아오니 오가는 사람마다
선물꾸러미 손에 들고 환한 웃음으로 주고 반은
즐거움에 마을마다 웃음꽃 활짝 피우는 한가위
집집이 아낙 내들 모여 않자 둥근달 바라보며
그립던 얼굴 마주 보며 지난 이야기 하여가며
오복의 송편 만들며 오순도순 이야기꽃 피우는
즐거움 더도 들도 말고 한가위만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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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운 만큼 채워지는 한가위 / 방우달
10여 년 전 삼삼한 날 3월 3일 토요일 오후
날씨도 좋은 날 춘천으로 입성했다.
곧 10여 명이 뜻을 같이 하여 조그만
산악회를 조직했다.
버스 전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화목토 주 3회 근거리 산행을 했다.
춘천 토박이들과 함께 산행을 하면서
두릅 취나물 등 봄나물과 산딸기
버섯 밤 산도라지 등을 계절에 따라 채취했다.
재미있었다. 처음에는 뭣도 모르고 따라다녔다.
그다음 해에는 뭣을 좀 알고 나니
자연스럽게 욕심도 생겼다.
공짜로 채취하고 채취하는 재미도 생겼다.
두 해 째 가을 알밤을 줍고 나서 나는 깨달았다.
내가 춘천으로 이사 온 것은 은퇴 후
모든 것을 내려놓고 비워내고 마음공부를 하면서
수행과 동시에 인간적 문학적 내공을 쌓기 위해서였는데
자연물의 채취에 과욕을 부리고 있음을
알아 차리고 그다음 해부터는 일체 채취를 중단했다.
마음이 맑아지고 잡념이 들지 않았다.
조그만 것에도 욕심을 내면 점점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는 것을 깨우쳤다.
이사 후 3차 년도 부터는 철 따라
조금씩 전통시장, 인터넷으로 사 먹었다.
돈은 조금 더 들지만 마음도 편하고
시간도 적게 들었다.
그 후 부터는 내가 좋아하는 '8기'에 전념하여
10년 사이에 책을 30권이나 출간했다.
총 47권이다.
'8기'에도 과욕을 부려 치아를 8개나 뽑고 그 자리에
많은 돈을 들여 임플란트를 심고 있는 중이다.
과욕과 몰입이 선한 영향력을 낳기도 하지만
뭐든지 적당히 해야 한다.
중용 균형 조화 느림의 미학을 살려야 한다.
오늘 밤 한가위 나의 보름달을 무엇으로
가득 채울 것인가를
애막골 산책 나와서 곰곰히 생각 중이다.
_______*55
달 / 김은영
송편 / 김혜원
송편 / 박모경
추석 / 류동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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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 박인걸
추석 / 성복순
추석 / 양봉모
추석 / 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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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 허욱도
추석날 / 김재덕
추석달 / 권혁모
추석달 / 장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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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달 / 정용진
한가위 / 김경희
한가위 / 노정혜
한가위 / 사방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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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 손준식
한가위 / 오애숙
한가위 / 이혜림
한가위 / 장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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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 채홍정
한가위 / 탁경민
추석 귀성 / 배갑병
추석 단상 / 강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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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달 빛 / 백영학
추석 무렵 / 박남준
추석 무렵 / 이세기
추석 무렵 / 조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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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성묘 / 송수권
추석 연휴 / 김영재
추석 즈음 / 최영미
한가위 달 / 한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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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에 / 박성희
뜨거운 추석 / 김진아
소년의 추석 / 이광보
소려한 추석 / 이정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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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추가절에 / 백낙은
중추절 맞이 / 안영준
추석날 아침 / 손진은
추석의 추억 / 박경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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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 한가위 / 유용기
한가위 기도 / 정연복
한가위의 달 / 김명인
한가위 하나 / 임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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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되는 날 / 전대홍
추석날의 향수 / 김덕성
귀향, 추석즈음의 / 이한명
한가위가 있는 풍경 / 김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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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고향집에서 / 채정화
한가위 추석에 시인 / 안병민
어머니와 추석 보름달 / 조광현
추석 단상, 마음에 뜬 달 / 정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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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좁았던 어느 해의 단상 / 오애숙
더도 말고 한가위만 되어라 / 사방천
비운만큼 채워지는 한가위 / 방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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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 관한 시 5
+ 장날 / 노천명 대추 밤을 돈사야 추석을 차렸다. 이십 리를 걸어 열하룻장을 보러 떠나는 새벽, 막내딸 이쁜이는 대추를 안 준다고 울었다. 송편 같은 반달이 싸리문 위에 돋고, 건너편 성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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