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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당/가을

추석에 관한 시 3

+ 추석 / 김경희

보름달이다.

쌀을 씻는다, 환하게
사해가 쌀을 씻는 소리다.

백수 건달바
아들 딸도 보아라,
바람으로 돌아오는
은의 환향 밤길엔
그리움의 사연으로도
달은 채워지나니

고향 둔덕
수풀 속 방아깨비
쿵, 쿵, 쿵 다 컸다
백송나무들 조상 같이 선다.

한아비 한어미는 있어
아들 같은 억조창생의
쌀을 빻는다 , 떡을 짓는다
꽃 기와집도 세운다.

바다는 또다시 배불러
둥근 물결의 관음미소라,
풍찬노숙, 타관 바람
휘영청 스며 안아 드는
대광주리 마을이다

더도 덜도 아닌, 만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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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 김영직

정그리운 고향 찾아 한적해진 강남대로
이태백이 놀던 달이 텅 빈 공간 메우지만,

빈지갑에 서글픈 고향 슬픔접고 북적대도
이태백의 한숨섞여 달무리가 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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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 박영철

우리는 전통적으로 이어져 내려오는
고유의 명절 추석을 맞이하여
조상님 산소를 둘러보고

오곡백과 풍요롭게 익어가는 가을 속에
살아생전 착하고 어질게 살아가는
높은 영계에 조상, 영

후손을 위해 친족끼리
조상님의 대대손손 이어져 내려오는
집안의 일가친척의 촌수를 성묘하면서
후손에게 알려주는 좋은 날이다.

밤나무 밑에 떨어진 알밤을 줍고
가시에 찔려 보는 것도
성장하는 아이들에게는 성인이 되어서
뒤돌아보면 즐거운 추억이 될 것이다.

우리 고유의 명절 추석은
조상님을 소중하게 모셔야 하는 의미와
자기 뿌리를 한 번 더 생각해보는
뜻깊은 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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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 박인걸

그 해 추석엔
갈 곳이 없어서
네 살배기는
외가에 보내고

아내와 함께
동두천 기도원서
식음을 중단하고
배나무 옆에 엎드렸다.

섧고. 배고프고
외롭고. 막막해서
둥글게 뜬 달빛에
얼굴을 묻었다.

나사렛 청년의 길을
따라나섰으나
턱없이 부족했던
햇병아리 선지생도

그때 그 달이
빙그레 웃는다.
익은 배가 유혹해도
따먹지 않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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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 안계종

계절의
꽃 봄이 아침이면
가을은 저녁이 되니

하얀 접시에
단풍 송편 두둥실 한가위
설렘은 만남으로 풍성하다

빛깔 고운 들녘은 잔칫상
춤추는 바람이 마음을 울렁이고

부모 형제 얼싸안고
배부른 송편이 웃음 지으며
마음에 둥근달이 떠오르니

농사로 얻은 오곡백과
햅쌀로 빚은 자축 차례상
올림과 나눔이 섬김과 평안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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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 안윤주

우리 엄마
다섯 손가락 꼽아
추석날을 헤아리며
눈 감고 자식 얼굴 더듬고 있겠다.

자식 입에 넣어 줄
앞마당 익어가는 단감, 대추
날로 더하는 노란 색깔을 쳐다보며
손자 손녀 오 몰 대는 입 그리고 있겠다.

동네 한복 판 은행나무는
노란 낙엽 비를 준비하고
앞산 밤나무 알밤 여무는 소리에
뒷산 다람쥐 앞산 다람쥐 토닥이고 있겠다. 

올 추석! 
마중하는 별빛의 향연에
보름달 웃어 두둥실 뜰까,
옛 친구와 긴 달 그림자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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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 엄원용

꼭 제사를 지내야만 추석이더냐
퍼내도 퍼내도 부족함이 없는 저 밝은 달을 그릇마다 담아
형님 아우님 만나는 기쁨을 상마다 푸짐하게 차려놓고,
아들 손자 며느리 한 자리에 모여 앉아
조상님 고마운 생각에, 대신 살아계신 부모님 정성껏 모시고
올해도 잘 익은 과일들처럼 자식들
무럭무럭 자라게 하시고, 향기 품어내게 하시고
우리 집 잘되고, 이웃이 잘되고, 이 나라 잘되라고 빌고 빌면,
그제야 오늘이 진정 추석날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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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 윤동재

추석 때 아버지 따라
할아버지 할머니 사는 마을 갔더니
코스모스가 길가로 늘어서서
반갑게 맞아 주었습니다

내 또래의 동무들이라고는
한 사람도 없어 미안하다며
10리 길을 미리 나와
코스모스들이 반겨 주었습니다

코스모스가 들려주는 얘기
코스모스가 들려주는 노래 들으며
코스모스와 함께 걷다 보니
금방 할아버지 할머니 사는 마을에 닿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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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 이대준

추석이 다가올 무렵이면 나는
성성한 고무신을 바위에 문질렀다.

멀쩡한 신발을 갈아댄다고
길 가던 어르신이 꾸중을 내려도
이마에 땀방울 여물 때까지 기어이
새 신발을 신고 나서는 명절날 아침은
상큼한 바람이 불어왔는데,

오늘 아침 새 양복이 부담스럽다
무엇이든 오래도록 곁에 둔 것들이
살가운 것을 보면
내게도 어느새 아버지처럼, 다늦은
가을이 찾아왔는가 보다

문뜩 구멍 난 검정 고무신이
눈앞에 삼삼한 것은
내 얼굴과 내 손바닥과 내 발바닥이
그때 그것처럼 닳아 퍽이나
얇아진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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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 이둘임

추석 대목장에 바쁘신 부모님
고난도 잊으시고
웃음 띤 얼굴
행복에 묻혀 계셨다

돈 통과 돈주머니는
이미 배가 불러
뒤뚱 그렸고
밤늦게 귀가하여
방바닥에 지폐는 벌거벗은 채
구겨진 종이 되어 여기저기 뒹굴었고

돈 세는 모습 몰래 훔쳐본 어린 소녀
명절에만 입어보는
새 옷 생각에
등 달아 힘껏 어깨 춤추었다

달이 차 올라갈수록
달따러 가자던 동생과
하얀 송편으로 달을 만들던 시절
달처럼 부푼 마음
두둥실 피어나던 행복감
보름달은 내 마음 한가운데 차지하고
온누리 환하게 물들고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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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 임석순

1
휘영청
밝은 달을
하염없이
바라보니

그 옛날
어린 시절
맛난 음식
동네 어귀

추석에
이쁜 꼬까옷
뛰어놀던
친구들

2
계절은
시간 속의
계절은
변함없이

조상을
생각하고
은덕에
감사하는

보름달
오늘 저녁이
되었구나
추석날

3
추석날
온누리를
비춰주는
중추가절

저 높은
달을 보며
한가위
맞이하여

즐거운
추석을 맞아
풍요로운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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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 장종섭

대추와 밤과
배와 사과라는 이름의
과일 사촌들은 사람들의
한가위 차례상에서
탐스러운 모습으로
향기롭게 사랑받으려

낮과 밤을 잊은 채
꼬박 익고 살찌더니만
배고픈 새가 보채니
살점을 내어 주고
시샘하는 바람에는
향기를 내어주니

새 들어 바람이어서
넙죽넙죽 받아 가는
너희의 욕심 때문에
빈곤해진 자손들은
가벼운 통장에
한숨만 더하는구나!

과일 들여 몸을 아껴서
내년 추석에는
건강하게 상차림에 올라
자손인 나를 풍성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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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 정영숙

1
할머니를 만나려 갑니다
하루 밤만 자면 갑니다
아빠는 차를 닦고
엄마는 선물을 삽니다
나와 동생은 무엇을 살까요?

2
할머니께 전화를 합니다
할머니는 빨리 오래요
선물도 사지 말고
새끼만 새끼만 오래요
나도 동생도 박수를 쳤어요

3
추석 쇠러 별들도 왔어요
고속도로 위로 왔어요
우리 별 랄랄랄 라
다른 별 반짝 짝 반짝 짝
나와 동생은 신기해 랄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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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 조규헌

아무도 지키지 않는 문에
우리는 갇혀서
고향으로
시골 어머니 집으로
향하지 못하네,

사랑이
아이들에 머물러
해 없는 밤에
어쩔 수 없는
모정만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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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 최상호

장난끼 많고 입심 좋은 학수 누님은 그 집 안마당 감
나무처럼 후덕스런 얼굴의 친척 누님 여름날 나무 그늘
에 앉아선 얘들아, 안강 사거리에서 할매 한 분이 버스를
기다리다 총각 옆구리를 콕콕 찌르며 물었단다. 총객, 총
객 갱주 가는 빤스 언제오노? 귀찮아진 총각 녀석 귀먹
은 듯 대꾸도 안 하는 데 눈치없는 할매만 애가 타서 옆
구리 자꾸 찔렀단다. 그래 이 고약한 총각녀석 꽥하며 한
다는 소리가 할매요 자꾸 건드리지마소 이번 꺼는 포항
가는 사루마다고 요담 오는 게 경주가는 빤스요. 이런 재
미난 우스개를 곧잘 하였다. 그 누님 시원하게 웃는 모습
은 더욱 좋았다. 여름날 감나무 밑에서 라디오 틀어 놓고
동숙의 노래 열심히 부르더니 “너무나도 그 님을 사랑”
했던지 어느 가을 기타 치고 콩쿨대회 일딩하던 청년과
바람이 나선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집안 망신 시킨다고
머리 깎이고 무지무지 맞은 날 사라지고 말았다. 열 번의
명절이 지나도 소문조차 없던 누님 부산 어디서 보았다
는 대구 어디서 보았다는 뜬 소문 날 때마다 그 아버지
는 길을 나섰지만 동네에서도 집안에서도 영 잊힐 일 되
었더니 어느 해 고향 온 이웃이 그이 동두천 어느 거리
에서 보았단다. 새까만 깜둥이 팔짱끼고 가는 걸 보았단
다. 가슴 다시 뒤집어진 그 아버지 이젠 늙은 힘으로도
거기까지 허위허위 갔더라만 소식 모르긴 마찬가지 동
네 사람들 수근거림만 샀더란다. 추석이래도 아무도 찾
는 이 없는 그 집 깜둥이 손자면 어떻노 자식하나 데불
고 이래 고향 찾아오믄 얼매나 좋노 파삭 늙은 그 어머
니 평상에 앉아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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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달 / 구재기

작은 꽃으로
한 가슴을 다스리며
하늘의 열매를 맺어왔구나
둥그런 소망 하나 길러 왔구나

솔숲 동산에 올라
솔바람 한줄기를 맞으며
내일을 비는 소년아, 소녀야
기다리며 사는 법을 익혀 왔구나

구름 벗어난 하늘 아래
네들의 부드러운 손을 맞잡고
뜨거운 입술의 땅, 그 품에 안기어
아무런 근심 없이 헤이는 이 가을의 정수(精髓)

꽃잎 지는 뜨락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떨리는 심장으로
내일을 그리는 소년아, 소녀야
소중한 꿈은 땀과 눈물로 지켜야 한다

아침에서 저녁까지
정성된 마음을 모으고 모아
굳게 닫힌 하늘의 문을 열고
숨결 같은 노래 하나 엮어 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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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달 / 김정섭

밤마다 밖에 나가
신기하다, 신기하다며
넋을 잃고
달을 쳐다보는
이유인 즉슨

요 며칠 째
우리 집 마당 한 복판에
뜬 상현 달 속에

강물에
달처럼,
마알간 못 안에
하얀 연꽃처럼, 
살뜰한
그대 얼굴이
선연히
드리워져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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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 권경희

초하루 눈썹달
그리움이 부풀어지면
고향집 감나무에
휘영청 보름달이 걸린다

오곡백과 무르익는 들녘에
잠자리 떼 동심원으로 맴돌고
집집마다 떡방아 찧는 소리
너른 뜰 한마당 잔치가 열렸다

앞마당 감나무 아래
담을 넘던 정겨운 웃음소리
밝그레 붉어지는 풋감도 들썩이며
넉넉했던 내 주홍빛 한가위

설익은 서리태 콩이
별처럼 총총히 박힌
그 옛날 엄마표 송편이
초가을 밤하늘에 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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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 이재옥

자연이 제공한 풍성한 계절 가을!
인간이 정해 놓은 즐거운 중추절!
이 절묘한 하모니의 아름다움

소중한 인연 고운 님들 얼굴이
한가위 만월처럼 떠오르는군요

​한 분 한 분 회원님께 가을 햇살로
익어가는 들녘의 튼실한 열매처럼
소중한 삶 이루시길 소망합니다.

​거친 돌이 정을 맞는다지요?
세상을 은은하게 비취는 한가위 둥근달처럼

​모나지 않은 고운 마음 세상을
아름답게 조성하는 이유가 될 것입니다

​온 가족친지 그리고 이웃과 더불어
즐겁고 행복한 추석 명절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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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 정선규

엎드린 하늘 배꼽이
한가위란다

​저 하늘 동쪽은 머리
서쪽은 발꿈치

​흩어지는 구름 사이로
까만 살결 속 가만히 오른 달

​휘어진 하늘 중천에
노란 동그라미

​한가위 휘영청 밝은 달이 가을빛
토실토실 살찌워 가고 있다 

=============
+ 한가위 / 한상억

고추잠자리 날개 사이로
노을이 탄다

​흰구름 비낀 먼 산 아래
지금도 전설처럼

​돌돌한 알밤
떨어져 구르는 마을에

​올벼 송편 찌는 내음
온 마을에 가득하고

한나절처럼
달이 이마 위에 떠오르면

​수수밭 사이로
성큼 돌아올

​어느 아들을 기다리며
설레임을 누르는 어머니의 손길

​소슬한 바람 따라
풀벌레의 울음소리

​인적도 없는 산마루엔
달빛이 가득하고

​화사하게 돌아올 
그 아들로 하여

​더도 덜도 없는
푸짐한 마음으로

한가위는
어머니의 가슴에 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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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명절 / 주명희

한가위만 같아라!

보름달 보며 소원 빌고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과 담소를 나누고
어머니 부침개 부치는 고소한 냄새 가득한
정겨운 집

청천벽력 같은 지인의 교통사고 소식
세 아이의 아버지이자, 자상한 남편
일밖에 모르고 질주하던 그분의 죽음

아마도 하나님께서 잘못 데려가시지 않았을까
사람이 실수하듯이 아마도..
뭔가... 착오가 있는 것이 아닌가..

모든 것이 허망해 지는 명절날
선하게 살든,
열심히 살든,

죽음은 어느 날 문득
사랑하는 사람을 데려갈 수도 있는 것

잠시 눈물짓고
세상은 아무상관 없다는 듯이
변함없이 잘 돌아가고 있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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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추가절 / 홍대복

황금연휴 이어지는 고유의 중추가절
이웃 간의 힘든 마음 소롯이 위로하며
갈망하던 우리 소망 보름달에 걸어본다

청정 하늘 가득히 세상 밝게 비추는 빛
구름 따라 항해하던 만월은 간데없고
오만상의 빈 하늘만 짙은 어둠 뿌려준다

둥근달 숨어버려 동행 못 할 밤이지만
빌고 빌던 나의 소망 저 하늘 끝에 닿아
달보드레한 손길처럼 이 마음 달래준다

어여쁘고 소박한 맘 달무리에 창을 내고
잿빛 하늘 구름 뚫고 얼굴 내민 둥근 달님
풍성한 한가위 웃음꽃 핀 마음 깊이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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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대목 / 윤의섭

진 장마 마른장마 다 지나고
태풍 소리에 귀 기울이며
오곡백과 익어가네

가물과 풍수해로 병충해까지
쭉정이 열매 골라내고도
평년 수확은 되더이까

비닐이며 비료며 농약이며 종자 대며
농기구 전기 연료 수세 水稅까지
높은 임금 줄 수 없어 품앗이도 어려웠지

쌀값은 묶어놓고 매상을 제한하니
일 년 농사 한 번뿐 부채만 쌓이고
자식 교육 노부모 봉양 미풍양속 무너지네

대형마켓에 나가보니
현란한 수입농산물에 눈이 놀라고
추석 맞이 택배가 분주하게 오가네

지역농산물 애용하는
로컬푸드시대는 언제 오려나
올 추석 대목에도 농부 마음 애태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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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 / 손병희

가을추수로 거둬들이는 햅쌀과 햇과일로
송편 빚어 조상들께 감사하는 마음 갖춰
일가친척이 고향에 모여 함께 차례지내고
산소 찾아 성묘도 하는 전통 지키는 하루

땀 흘려 애써 가꾼 한해농사 끝내고서
무르익은 알찬 오곡백과 수확하는 시기
일 년 중에서도 가장 큰 만월이 되는 날
한가위 중추 중추절 가배일로 불리 우는
우리나라 겨레의 가장 큰 가윗날인 추석

온갖 곡식들이 영글어만 가는 결실의 계절
두둥실 탐스럽게 떠오르는 대보름달과 같이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처럼
조상의 은혜에 감사하며 은덕을 기리는 효성
친척 이웃과 정 나누며 화합이루는 민속명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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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성묘 / 박인걸

가을 햇살이
쑥부쟁이에 앉아
산소 길녘에서
밝게 웃는다.

와보고 싶었는데
바쁘게 사느라
몇 해 만에 서니
크게 죄송하다.

자식을 키워보니
부모 맘 왜 모르랴
두 분에게 나도
금쪽같은 자식인데

살아생전 못한 일이
못내 아쉽지만
뒤늦게 후회하나
그게 무슨 소용이랴

두 분 누운 봉분에
이름 모를 꽃 한 송이
날 보고 웃으며
왔으니 됐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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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전야 / 이남일

추석 전날
도시에서 갓 돌아 온 우린
먼저 약속이나 한듯이
끝도 없이 들길을 걸었다.
비탈 밭에는 여전히
퉁퉁 불은 고구마가
밭고랑 살을 가르고
청량 바람에 늘씬한 수수는
스러지듯 몸을 꼬았다.
메뚜기의 탱탱한 발길질도
아랑곳없이
우린 가을 들녘 끝자락에
고향 노을을 깔고 앉았다.
밤이슬이 내리고
짚 널 위로 보름달이
벙긋 내려다볼 때까지 우린
손을 꼭 포갠 채
그렇게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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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름달 애가(哀歌) / 윤득모

언제쯤이었을까
그 한가위 보름달 아래서
우리는 울어버렸지

온갖 정 묻은 뒤안길 바라보며
칠흑 같은 밤하늘에
운동장만 한 보름달 장충단 공원 숲에서
두 손 마주 잡고

가로등은 말없이
희미한 얼굴 숙인 채 숨 죽이며
우리 둘을 바라보고 있었다네

울다 지쳐
귀를 건드리는 소리에
뒤돌아보았지만
가을 바람에 떨어지는
서글픈 낙엽뿐

그렇게 사랑은 지나갔는데
계절은 또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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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가 추석 / 김길남

추석 날 아침에
오랜만에
친척 집 이 곳 저 곳을 다녔습니다
가는 곳 마다 진수성찬
맛있고 또 맛있고
그냥 멋있게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 옛날
우리 집 번창할 때엔
어제 찾아간 그 집들이
우리 집에 와
추석 차례를 지냈는데

어른들 다 가시고
우리 마누라님도 가시고
홀로 있으려니
그게 그렇더이다

다음 추석에는
우리 집으로
다 다시 모이려나
그냥 꿈이려나
살포시 웃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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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석엔 / 강인호

살아생전 머릿결 한번 만져드린 적 없어
할머니 묘소는 직접 깎아드리신다지요
여뀌며 구절초며 쑥부쟁이며 가을꽃은
귀밑머리 꽃단장으로 남겨두신다지요

심어만두면 무덤 속 할머니 키우신다는
호박은 올해도 넝쿨 넝쿨 잘 자랐는지
이번 추석엔 생전에 그렇게 좋아하시던
빛 고운 단감도 몇 개 사가지고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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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다음 날 / 최영희

창 밖
멀리
까치 소리 참 요란하다

내, 시댁 조상님 모시느라
친정엘 못 갔더니만
내 어머니, 아버지
나 없는 젯상 받으시고
까치를 빌어
나 보러 오셨나 보다

까치 소리 멀어져 간다
어머니, 아버지 나 둘러보고 가시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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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의 하늘 / 이원문

올려보는 추석 하늘
저 흩어진 새털구름
누구의 것이었나
더 멀리 바라보면
고향이 보이고
불어오는 가을바람
그 시절로 데려간다

타향 창 밖 보름달 안
저 보름달 안 동무들
누가 먼저 부를까
머리 위 보름달 안
그 시절 그리고
어서 오라 함께 가자
내 동무들 뛰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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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의 회고 / 이원문

추석에 모은 옛날
어느 날을 잊을까
헤아리는 그 옛날
추석이면 찾아든다

비탈길 많았던
어제의 그 먼 옛날
그 많은 날 다 잃고
여기에서 무엇 하나

철새에 들꽃까지
뛰어 놀던 뒷동산
넘어야 할 보릿고개
굽이굽이 흘렸고

베갯머리에 찾아드는
미움에 고마운 얼굴
못 잊는지 안 잊는지
그 맨드라미꽃에 얹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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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이 맘때 / 이순복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그리워지는 풍경과 얼굴들,
기생이 시집을 왔다는 소문이 온 동네 자자했을 만큼
고운 신 외모에 유난히 정 많으셨던 어머니..

추석  무렵이면
당시로서도 대 가족인 열식구의 추석 상차림을 위해
햅쌀 가루 곱게 빻아 송편 빚을 준비를 하시고
햇과일이며 한과 건어물등 차례 음식 장만에
추석 며칠 전부터 부산히 장을 오가시던
어머니의 작고 하얀 코 고무신
형제자매 무릎을 맞대고 앉아
오동통 살 오른 모시조개 같은 송편을 빚으며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던
가족의 따스한 온기도,
추석빔 얻어 입고 좋아라 자랑하던
분홍 원피스 고운 추억도..

이제는 먼 기억 속 빛바랜 그림으로 남아
이 맘 때만 되면 코끗이 싸르르 시려질 만큼
어린 날 추석 명절의 인심과 정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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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달밤 / 박희홍

새털구름 사이로 두둥실
펼쳐진 은쟁반 위에서는
둑이 무너져버린 웃음보
날이 새는 줄도 모르고
동동 구르며 깔깔대는
정겨운 웃음소리에
종요롭고 푼더분하다

구순의 은빛 머리 할머니
과일과 송편에 정화수를
고수레로 허공에 흩뿌리고서
파르라니 떨리는 손 맞잡고
마구 밀려드는 바람들이
축복 속에서 이루어지길
하늘의 전령사
하얀 달에 비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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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한가위 / 장종섭

등지고 살았던
들길을 걸어야지
저 할미꽃 구분 허리 같은
산길 따라 한가위를 걸어서

차례상 차려놓고 간절한 마음에
열어놓은 싸리문만 바라보는
주름진 눈망울에
들어서는 모습을 보이려

삶에 지친 구두를 팽개치고
추억 속에 흰 고무신 불러내어
다다른 고향에는
정든 이들 다 떠나고

낯익은 달빛만 웃는지 우는지
저 달의 표정은 분명
조상님들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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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의 추석 / 오보영

아침부터 마을어귀
내다보시며

아들 손주 며느리 기다리시다

긴 시간 막힌 길
뚫고 달려온

자식 등 다정하게 보듬으시며

"그 먼 길 힘들게 뭐 하러 왔어
안 와도 느덜만 잘 살면 되지!!"

대견함에 눈물 글썽이시던
울 어머니
이젠 보름달 속에서

내려보며 흐뭇한 미소 지신다

"언제나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으니
자식들과 행복하게 더 잘 살라고"

당부하며 인자하게 말씀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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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맞이 산행 / 김길남

며칠 전에 흠뻑 내린
비 덕분에 흙 길을 밟는
기분이 좋았다
길 양옆으로는
이름 모를 벌레들이 울고 있다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온다
바람 속에 들 꽃 향기가 들어 있었다
바람이 불어오는 쪽을 바라본다

밤은 고요하고
길에는 휘영청 밝은 달빛이
사금파리 조각처럼 하얗게 깔려있다
달은 낮인 것처럼 밝아서
희다 못해 푸른 달 빛이
온 누리에 가득하여
산을 오르는데 불편하지 않게
도움을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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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에는 / 유상철

추석 명절에는 좀
뒤로 느긋이 물러앉아 보자
지나가는 바람에 손짓하고
앞서는 자동차를 웃음으로 보내주자

추석 명절에는 좀
눈을 길게 뜨고 둘러보자
조카 놈들 키 큰 것도 보고
담 너머 과부댁과도 눈 한번 맞춰 보자

추석 명절에는 좀
얼큰하게 취해도 보자
주식으로 날린 돈은 잊어버리고
쥑일놈도 살려주기로 마음먹자

그래서 추석 명절에는 좀
눈물을 쏟아 보자
텔레비전 전원을 뽑아내고
아버지 빛바랜 사진 앞에서 꺼억 꺽
울음 예배를 드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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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보석별 / 김태백

풍성한 한가위 추석
대 보름달
가을 청명한 하늘
보석별 춤사위에
귀뚜라미 울음소리
반딧불 깨우고

잔잔한 호수에
보석별 아름다운 자태로
빛 토해내며
가을밤 하늘 수놓아갈 때

가족 한자리에 모여 앉아
한가위 추석 수다를 떨고
대 보름달 보석별 구름 뒤에
숨바꼭질할 때

풍성한 한가위 추석 명절
고향산천 어머니 고운 마음
맛있는 송편 같아서
가을밤 보석별 반짝반짝
고운 빛 창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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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단란한 추석 / 김옥자

추석이 다가오니 설레 이는 마음
할아버지 할머니 사랑하는 가족
때때옷 갈아입고 송편도 먹고
한방에 모여 앉아 재롱떠는 아가야
너를 보고 있으면 천사 같은 마음
웃음꽃 만발하여 창 틈으로 번져나가
온 동네 달빛아래 덩실덩실 춤추고
그네 뛰는 처녀도 하늘에서 춤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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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의 명절 추석 / 황인숙

추석만 되면 어릴 때
어머니께서 한복을 예쁘게
맞추어 입혀 주셨다
곱게 차려입고 예쁜 꽃고무신 신고
명절 분위기에 젖어
뽐내며 돌아다녔다
추석에는 가족끼리 모여 앉아
솔잎 뜯어다 시루에 켜켜이 깔고
쌀가루로 익반죽 하여 송편을 빚어
해콩과 팥을 넣어 쩌내면 솔잎 향 그윽한 맛있는
송편을 맛볼 수 있었다
햅쌀로 떡과 밥을 지어 가족끼리 모여서

여러 가지 헷 과일로
우리의 고유의 명절 추석에
조상의 묘를 찾아보고
제사를 올린다
자손들을 잘되게 해 달라고
친척들을 만나보고 부모와 자녀와
손자 손녀 가족들이 모여서
작은 선물이지만 서로 오가는 정과

인간미가 넘치고 우리 조상들이
만들어낸 전해 내려오는 풍속
즐거운 명절로 후손에게도
대대손손 잘 전해졌 으면 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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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집 달님 보고 / 장인성

올해도 고향 집에 추석이 왔다
정월 대보름 달님보고 빌었던
풍년도 왔다

고향 집 하루 햇살이
서산에 비스듬 잠자러 갈 때
동녘 저편에는 휘영청 밝은 달이
함박웃음 지으며 날 보고 웃는다

달님아 달님아
내 소원 좀 들어주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온 가족 건강하고 행복하게

형제간에는 더 우애 깊고
자자 손손에게는 부와 명예도
함께 하게 하여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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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할머니의 추석 / 김귀녀

알토란 같은 손자가 오면
그 옛날 할머니를 생각한다

추석 전 날 손주들을 기다리고
가는 날 사랑한다고
꼭 안아주던 일

이슬이 채 가시지도 않은
플라타너스 거리에서
먼 데서 오는 나를 기다리던
외할머니

먹먹한 빈자리에
덩그마니 보름달이 밝다

보름달 속에 인자하게 웃으시던
할머니 얼굴을 보며
나도 손자를 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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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선물 꿈가슴 / 이영지

꿈 꽃이 하나같이 내리는 둥근달에
천천히 느릿느릿 쏴아아 꽃내음의
분홍이 짙어지다가 진분홍에 일곱 번

그리움
해와 달이 꽃가게 차린 날에
해야 넌 이리 와라 달도 넌 그리하라
꽃말의 하얀 발음이
여호수아
우리지

사랑의 종소리가 울리는 햇빛꿈이
빨간 꽃 햇빛빨강 노란 꽃 노란 햇빛
나란히 푸른 숲 햇빛 밝음으로 비취지

다 나눠 주고나도
햇빛 든 48 성읍
들이며 신도들이
두 눈에 넣어놔도
안 아픈 물나라 음표 날리는 게
여기지
하늘의 꿈자리가 방울의 음표 위에
반박자 놓이다가 조금은 빠른 음표
한 묶음 한 구절씩만 입 모아도 가나안

사랑의 꽃들 잔 지
하늘의 푸르름과
바다의 푸르름과
우리의 푸르름이
삼면이 바다로 된
물나라로
눈 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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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을 맞이하여 / 원영래

보라
저 벌판을 적시며 흐르는
황금빛 찬란한 풍요로운 물결을.

꽃샘추위와
모진 비바람
간단없이 찾아오는 병충해
풍전등화처럼 위태로운 순간이
어디 한 두 번이랴
마음 졸이며 지켜보아야 했던
태풍 그 험로를 건너
땀방울로 영그는 가을의 결실
농부의 마음 하늘도 감동하니
나비도 감히 범접하지는 못하더라.

가을볕은 따사롭고
들판을 흐르는 바람은 맑고 그윽하여
오곡백과는 저마다의 빛깔로 물들어
가을을 맞이하니
이 풍요로운 성찬을 준비한
농부의 노고를 잊지 말아야 하느니

빛이 밝을수록 그림자는 짙어 가나니
백결선생의 방아타령으로 주리고 지친 마음 달래는
햇빛도 비껴가는 음습한 그늘 아래
쓸쓸히 처량한 한가위를 맞이하는 이웃은
둥근 보름달이 서럽고 원망스럽더라.

휘영청 보름달의 넉넉함과
무르익는 가을의 풍성함으로
나누는 기쁨이 함께하는
풍요로운 한가위가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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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전야, 어머니 / 김영재

섬진강, 그 가난한 마을 속을
밤 기차가 지나간다

섬진강, 그 가난한 마을 속으로
마지막 버스가 지나간다

내 설움, 여기쯤에서 그만둘 걸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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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차례 보내기 / 정대구

추석 땐 산 사람 숫자만큼이나 많은
우리나라 산소들이 술렁거립니다
공동묘지에서 가족묘지에서
물과 물 사이 작은 섬에서
넓은 들녘 끝, 깊은 산속
외로이 묻힌 외딴 무덤 속에서
오랜 잠에서 흙을 털고 일어나
뼈만 남은 할아버지, 할머니
뼈도 불분명한 증조, 고조, 오대조까지
여기저기서 서둘러 일어나
줄줄이 줄줄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산길 들길 동구밖길
마을 안 길을 찾아서
집집마다 가득합니다
실핏줄같이 엉긴 피붙이들
둘째네, 세 째네, 네 째네
큰 손주, 작은 손주 새끼들 그러나
올봄에 시집간 막내딸 내외는
아직 보이지 않는군
길이 무척이나 막혔나 봅니다
하늘에서, 땅에서, 땅 속에서, 바다 위에서
우리나라 길들이란 길들은
모두 몸살입니다
비행기 타고, 무궁화호 타고, 고속버스 타고
승용차 타고, 봉고차 타고, 배 타고
고속도로, 국도, 지방도로
산길 들길, 동구밖길, 마을 안길 이
차들과 귀신들로 북적댑니다
길 아닌 길까지 북적댑니다

====================
+ 코스모스의 추석 / 오보영

두 팔 벌려
오시는 님 환영합니다

연분홍 고운 얼굴
치장을 하고

고향 찾는 마음들 반겨줍니다

지친 삶 잠시
내리어놓고

편안히 가족들과 쉬고 가라고
푸근함 가슴 가득 채워가라고
마을 어귀 길섶에
도열을 하여

환한 미소 지으며

인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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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의 오늘 밤 / 박목월

달을 보며 생각한다
마을마다 집집마다
한가위의 오늘 밤
달을 보는 어린이들.

한라산 기슭에도
태백산 골짜기 두메산골에도
오늘 밤 달을 보는
어린이 어린이들.

몇 명이나 될까
헤아릴 순 없지만
오늘 밤 달을 보는 어린이 어린이들.

성도 이름도
얼굴도 모르지만
달빛에 빛나는 하얀 이마
달빛에 빛나는 까만 눈동자

모르는 그 누구도
달을 보면서
오늘 밤 달을 보는
나를 생각할까.

모르는 그 누구도
달을 보면서
오늘 밤 달을 보는 내게로
따뜻한 마음의 손을 내밀까.

그야 모르지
그야 모르지만 오늘 밤
달을 보는 모든 어린이들이
어쩐지 정답게 느껴진다.

언제 만날지
어떻게 사귀게 될지
그야 모르지만 오늘 밤
달을 보는 나는 따뜻한 마음의 손을
서로 잡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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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추석 한가위 / 이응윤

내가 노인이 되어간다는 건가

묘한 블랙심리에
중년의 한가위

추석 밤  떠 오른 달은
빙글빙글
추억의 레코드판이 되고
이슬 젖도록 제짝이 좋아
껴안는 풀벌레 노랫소리
쬔 한 향수만 젖게 하네

우째, 오늘은  
망막(網膜)의 배경으로
내 온몸 소리 모은
고막(鼓膜)의 원성(願聲)으로    
옛 향수
그리움만 쌓이는구나

어무이, 송편 바른 기름
오늘 같은 날 고소할 기름이었건만,
어무이, 인절미 고물 듬뿍 묻혀
내 입 밀어 넣던 손길
오늘 같은 날에 원기(原氣)였건만

제 모양도
제 나이테 하나 없는  
성긴 나무인 것을  

열기 식어 가는 밤에도
저 할 일하다 쏟아지는
별 똥별 운명(運命) 있으니
아직은 얼마인지
할 수 있는 대로 살자,
또 살아 보자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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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날 고향에 와서 / 윤고영

눈에 익은 햇발이
붉게 굴러 다니는 동네 어귀에 서면
발신지도 수상한 소문이
잽싸게 달겨들며 멱살을 후린다

파랗게 젊은 시절
머리 다독여 주시던
고향 친구의 어머니는
지난 여름날 더위에 치여
그만 하늘나라로 가셨대

삼류 유행가의 가사처럼
내가 아는 이들 모두
이 세상 오던 길로 되돌아가는
아, 빈손으로 돌아가는 그 길

나어린 조카들 앞세워
성묘길 다녀오는 아침나절
풀섶 이슬을 말리고 있던
바람과 햇볕을 만나
안녕, 반갑게 인사를 한다

=======================
봉덕이 할머니의 추석 / 윤장규

돌아가셨네
봉덕이 할머니, 행여나
상여 메고 나갈 사람 없을까 봐
추석 전날 돌아가셨네

충북 충주시 엄정면 가춘리 주동 술햇골 양짓말
상일꾼들 다 나가버리고
할머니 할아버지만 사는 동네
장가간 남정네 다 모아도
상여꾼도 안 되는 동네

내일은 추석
동네 떠나 살던 살붙이 피붙이들 환하게 돌아오네
하얀 얼굴도 있고 까만 얼굴도 있네
매끄러운 손과 꺼칠한 손이 서로 잡고 흔드네
온 동네 종일 돌아오고 마중 가는 사람들로 붐비네

살랑살랑 바람결에 어둠이 내려오면
집집마다 젖빛 저녁연기가 올라
온 마을을 감싸 안으며 젖을 물리네

두 번 세 번 덧붙인 창호지마다 불빛이 노랗고
갈비뼈 켜 켜마다 묻어두었던 웃음 새어 나오네
부르르 문풍지가 떨 때마다 가슴은 또 울렁거려
아아, 누가 오는 걸까
기다리는 마음들 발갛게 달아 보름달로 뜨네

동네에 돌아온 사람들 모여
제일 먼저 봉덕이 할머니 조문하러 가네
온 동네 소식통이었던 봉덕이 할머니
온 동네 사람들 다 불러 모으네

내일은 추석
상여꾼은 다 모였네
흥겨운 추석이네

-----------------------------------
추석맞이 자동차 경주 / 권오범

우등고래 뱃속 1번 갈빗대에 앉아
노루잠 간간이 거슴츠레 끌어당기는 아스팔트
가지가지 물방개들이 쫓고 쫓아
요리조리 잘도 미끄러져 도망간다
갑자기 빨간 잔챙이가 끼어들자
고래가 움칠하며 픽픽 헛김 토하더니
충혈된 눈 부라리고 고래고래
잡아먹을 듯 굴로 밀어붙여
함께 배설된 대명천지
어찌 순탄하다 느낄 즈음 모롱이
안개에게 발목 잡혀 끝없이 멈춰버린 행렬
복장 터지게 기다 서다 얼마쯤 기어갔을까
생을 마감하고 누워있는
검은 짜발량이 물방개 둘
기어이 금지된 접촉을 시도했나 보다
어깨를 부딪는 것은
결딴 아니면 죽음을 뜻하는 것이므로
곳곳에 잠복해 명을 수거해 가려는
저승사자 눈에 띄게 마련이다
멀어지는 사이렌소리 쫓아 속도 높여
그럭저럭 당도한 강남
고래가 소화 못 시키고 토해 살아남았지만
목숨을 담보 한 단대목이 아찔하기만 하다

-------------------------------------
+ 한가위 오는 길목에서 / 김진주

서산마루 집을 짓고
단잠 자던 허름한 눈썹달
세월을 품고 싱그러움을 담고
푸르름은 또르르 솔잎눈물
받아먹고 격조 높은
하모니로 노래를 합니다

초원을 뛰놀던 토 선생
새끼들 위해벼 이삭 한 짐 지고
은하수 다리 건너 절구통 있는
달 속으로 길을 재촉합니다.
절구 방망이는 챙겨 가시나요

연분홍 능금 꽃 질 무렵 꽃 떨어진
아기 대추 길을 재촉하며
햇살 듬뿍 성큼성큼
먹고 자라나 알알 통통
연지 찍고 주인님 따스한
손길을 기다립니다




______*55

 

추석 / 김경희
추석 / 김영직
추석 / 박영철
추석 / 박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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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 안계종
추석 / 안윤주
추석 / 엄원용
추석 / 윤동재
----------------
추석 / 이대준
추석 / 이둘임
추석 / 임석순
추석 / 장종섭
----------------
추석 / 정영숙
추석 / 조규헌
추석 / 최상호
추석달 / 구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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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달 / 김정섭
한가위 / 권경희
한가위 / 이재옥
한가위 / 정선규
------------------
한가위 / 한상억
슬픈 명절 / 주명희
중추가절 / 홍대복
추석 대목 / 윤의섭
----------------------
추석 명절 / 손병희
추석성묘 / 박인걸
추석 전야 / 이남일
보름달 애가 / 윤득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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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가 추석 / 김길남
이번 추석엔 / 강인호
추석 다음 날 / 최영희
추석의 하늘 / 이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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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의 회고 / 이원문
추석 이맘때 / 이순복
한가위 달밤 / 박희홍
고향의 한가위 / 장종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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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추석 / 오보영
추석맞이 산행 / 김길남
추석 명절에는 / 유상철
한가위 보석별 / 김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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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단란한 추석 / 김옥자
고유의 명절 추석 / 황인숙
고향집 달님보고 / 장인성
외할머니의 추석 / 김귀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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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선물 꿈가슴 / 이영지
추석을 맞이하여 / 원영래
추석전야, 어머니 / 김영재
추석 차례 보내기 / 정대구
-------------------------------
코스모스의 추석 / 오보영
한가위의 오늘 밤 / 박목월
중년의 추석 한가위 / 이응윤
추석날 고향에 와서 / 윤고영
----------------------------------
봉덕이 할머니의 추석 / 윤장규
추석맞이 자동차 경주 / 권오범
한가위 오는 길목에서 / 김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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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 관한 시 4

 

추석에 관한 시 4

+ 달 / 김은영 추석날 고속도로 밤하늘 보름달을 보며 차 속에서 달을 먹는다 식구들이 달 하나씩 먹는다 보름달처럼 둥근 뻥튀기 절반 먹었다 반달 끄트머리 남았다 초승달 다 먹었다 그믐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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