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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마당/시인 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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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준 2 # 임영준 시 + 4월 그러나 활개를 펼치고 저 푸른 하늘을 날아 보겠다고 겹진 가슴에 흰 띠를 두른다고 바람 든 산하에 향기 그득하지만 노을이 검붉다 획이 너무 굵다 ---------------------- + 5월의 기도 이 햇살이 절실한 이들에게 희망으로 비치게 하소서 민생을 도구로만 여기는 야망으로 뭉친 자들에겐 준엄한 형벌을 내리소서 부디 압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련한 북녘의 동포들이 속히 해방되게 해 주소서 이 포근하고 아름다운 봄날이 세상에 고루 스며들어 진정한 낙원이 되게 하소서 ---------------------- + 5월의 초대 입석밖에 없지만 자리를 드릴게요 지나가던 분홍바람에 치마가 벌어지고 방싯거리는 햇살에 볼 붉힌답니다 성찬까지 차려졌으니 사양 말고 오셔서 실컷 즐기시지요 ..
임영준 # 임영준 시 + 무한의 꿈으로 눈을 크게 떠라 귀를 최대한 기울여라 무한의 꿈을 꾸어라 끝없는 우주가 치열한 태양이 모두에게 활짝 열려 있지 않은가 짙푸른 바다 험난한 계곡 올망졸망한 산동네에도 흠뻑 뿌려지고 있지 않은가 누구든 가장 많이 품는 자의 몫이 아닌가 끝없이 파헤치고 끈질기게 쫓는 자의 몫이 아닌가 ----------------------- + 너에게로 가는 길 하필이면 가을이 움츠러들었어 안팎이 어수선하여 사람들도 메말랐어 차곡차곡 쌓는다면 스치기라도 할 거라는 어린 꿈까지 꾸었어 허나 대강 어림하던 그런 간극이 아니었어 짜릿하지만 먼 여정이 시작된 걸까 ----------------------- + 가족의 힘 '참을 인' 자 한번 제대로 써 본 적 없다 고단한 하루를 무사히 갈무리하고 곤..
이외수 # 이외수 시 표류기 ㅣ 놀 ㅣ 노을 ㅣ 약속 더 깊은 눈물 속으로 ㅣ 흐린 세상 건너기 인연설 ㅣ 그리움도 화석이 된다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ㅣ 집 저무는 바다를 머리맡에 걸어두고 ㅣ 풍경 가을엔 맑은 인연이 그립다 ㅣ 11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표류기 아직 방황이 끝나지 않았는데 가을이 문을 닫는다 무참히 낙엽은 져 버리고 싸늘한 저녁비에 함몰하는 도시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 걸음을 멈추면 서늘하게 목덜미를 적시는 겨울예감 새떼들이 떠나 버린 광장 맹목의 개들만 어슬렁거리고 있다 예술이 암장되고 희망도 유보된 시대 시계탑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수은주의 눈금이 내려갈수록 눈물은 투명해진다 나는 투명해지는 눈물로 만들어진 한 ..
이정하 # 이정하 시 약속 ㅣ 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별 ㅣ별 ㅣ별1 ㅣ 별2 ㅣ -------------------------------------------- 사랑의 이율배반 ㅣ 거짓 웃음 사랑의 우화 ㅣ살아 있다는 것은 -------------------------------------------- 기다림, 혹은 절망수첩 ㅣ기다리는 이유 길 ㅣ 안부 ㅣ 나무와 잎새 ㅣ 별에게 묻다 -------------------------------------------- 너를 보내고 ㅣ 가늠할 수 없는 거리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약속 언제라도 찾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거리에 서 있겠습니다 낯선 기분이 들지 않도록 모든 것은 제자리에 놓아두겠습니..
이채 시 #이채의 시 * 솔바람 풀잎 편지를 띄우고/이채 그대 사랑하기엔 내 마음이 너무 떨려 솔바람에 풀잎 편지를 띄우고 들녘에 이름 모를 풀꽃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대 가슴 속에 묻어두기엔 이 순간이 너무 아려 솔바람에 풀잎 편지를 띄위고 바위틈에 내려앉은 그늘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대 그리워하기엔 꽃구름이 너무 고와 솔바람에 풀잎 편지를 띄우고 밤하늘에 떠도는 새벽별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대 이대로 잊기엔 저 노을이 너무 붉어 솔바람에 풀잎 편지를 띄우고 석양에 걸린 고독한 밤바람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대 기다리기엔 가는 봄이 너무 짧아 솔바람에 풀잎 편지를 띄우고 이대로 잠들어도 좋을 사랑이 되고 말았습니다. ---------------------------------------------- * 5월, 사..
오규원 #오규원의 시 봄과 밤 ㅣ 씨앗은 씨방에 넣어 보관하고 ㅣ 서산과 해 ㅣ 오후 ㅣ 잣나무와 나 ------------------------------------------------------------------------------------------------------------------------------- 남들이 시를 쓸 때 ㅣ 절과 나무 ㅣ 겨울 숲을 바라보며 ㅣ 비가 와도 젖은 자는 ㅣ 쑥부쟁이 -------------------------------------------------------------------------------------------------------------------------------나무와 햇볕 ㅣ 들찔레 ㅣ 바람은 뒤뜰에 와 ㅣ 강 ㅣ 고통이 고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