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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당/겨울

새해 시 모음 2

+ 덕담 / 도종환

지난해 첫날 아침에 우리는
희망과 배반에 대해 말했습니다
설레임에 대해서만 말해야 하는데
두려움에 대해서도 말했습니다
산맥을 딛고 오르는 뜨겁고 뭉클한
햇덩이 같은 것에 대해서만
생각하지 않고
울음처럼 질펀하게 땅을 적시는
산동네에 내리는 눈에 대해서도
생각했습니다
오래 만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과
느티나무에 쌓이는
아침 까치소리 들었지만
골목길 둔탁하게 밟고 지나가는
불안한 소리에 대해서도
똑같이 귀 기울여야 했습니다
새해 첫날 아침
우리는 잠시 많은 것을 덮어두고
푸근하고 편안한 말씀만을
나누어야 하는데
아직은 걱정스런 말들을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올해도 새해 첫날 아침
절망과 용기에 대해 이야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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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단(元旦) / 조운

어허 또 새해라니
어이없어하면서도

이 신문 저 신문
뒤적 쥐적 뒤지다가

오늘도 다름없이 거저
해를 지워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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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엔 / 최계락

무거운 얼음장 밑을
그래도
냇물은
맑게 흐른다.

그렇다
찬바람을
가슴으로 받고 서서
오히려
소나무는
정정한 것을.

새해엔
나도
그렇게 살아야지.

어둡고 답답한
땅 속
깊은 곳에서도
지금쯤
새 봄의 기쁨을 위해
제 손으로 목숨을 가꾸고 있을
꽃씨.

그렇다
언젠가
이른 아침을
뜨락에 쏟아지던

눈부신
햇살처럼

나도
새해엔
그렇게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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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시 / 조병화

흰 구름 뜨고
바람 부는
맑은 겨울 찬 하늘
그 무한을 우러러보며
서 있는
대지의 나무들처럼

오는 새해는
너와 나, 우리에게
그렇게 꿈으로 가득하여라

한 해가 가고
한 해가 오는
영원한 일월의 영원한
이 회전속에서

너와 나, 우리는
약속된 여로를 동행하는
유한한 생명

오는 새해는
너와 나, 우리에게
그렇게 사랑으로 더욱더
가까이 이어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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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장 / 김남조

설날 첫 햇살에 펴 보세요 
잊음으로 흐르는 강물에서
옥돌 하나 정 하나 골똘히 길어내는
이런 마음씨로 봐주세요 
연하장
먹으로 써도 彩色(채색)으로 무늬 놓는 편지
온갖 화해와 함께 늙는 회포에 손을 쪼이는 편지

제일 사랑하는 한 사람에겐 글씨는 없이 목례만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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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장 / 이생진

서독까지 250원
[근하신년]이라고 찍힌 활자 밑에
이름 석 자 적는다
아직 살아 있다는 신호등
네게 이르지 못한 불빛이
아직 꺼지지 않고 있다는 표시
해마다 눈오는 12월
그때쯤에서 생각나는 사람
우표 값이 250원
비행기표 값이 그렇게 싸다면
벌써 찾아갔지

올해도 [근하신년] 그 밑에
이름 석 자 적고
그날부터 잊기 시작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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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해 아침 / 양현근

눈 부셔라

저 아침
새벽길을 내쳐 달려와
세세년년의 산과 들,
깊은 골짝을 돌고 돌아
넉넉한 강물로 일어서거니
푸른 가슴을 풀고 있거니
이슬, 꽃, 바람, 새
온통 그리운 것들 사이로
이 아침이 넘쳐나거니
남은 날들의 사랑으로
오래 눈부시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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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 양현근

새해에는 꽃이 벙그는 이유와
꽃이 아름다운 사연을 오래 얘기할 수 있게 하소서

이 땅 위에 더불어 사는 모든 사람들과
모국어의 향기를 같이 누릴 수 있게 하시고
바퀴벌레와 모기, 개미와 같은
하찮은 생명에게도 축복을 내려주소서

눈 들어 보이는 것마다
우리들의 첫사랑임을 보고 느낄 수 있게 하되
길 위에서 서성이는 생각들로 하여
오래 마음 아프지 않게 하소서

사랑하는 이들의 그리움은 올해도 끝이 없을 것이므로
따뜻한 위로의 말을 배우게 하시고
정녕 사랑으로 하여 고통받지 않게 하소서

밤을 새워 생각해야 할 것이 많은 세상이므로
미움, 시기, 욕심, 절망, 분노와 같은
좋지 않은 생각들은 잠시 잊게 하시고
희망, 따뜻함, 파아란 하늘과 같은
마음에 와닿는 단어들을 기억하게 하소서

오래전에 잊혀진 슬픔을 위해서도
가끔씩은 목젖이 아프도록 울게 하시고
질감 좋은 색조로 새벽하늘을 바라볼 수 있게 하소서

마른 들판을 건너 온 겨울바람에도
향기가 있다는 것을 알게 하시고
쓸쓸한 등을 보이며 흐르는 저녁강이
깊은 바다와도 만나게 하소서

따뜻한 한 그릇의 시와 포옹하며 뒹굴게 하시고
사랑하는 여인이 단단한 꽃으로 그 자리에 오래 피어있게 하소서
이름 모를 늙은 가수의 느끼한 랩송마저도 사랑하게 하시고
함께 청청한 목소리로 노래하게 하소서

얇은 월급봉투라도 좋으니 그로 하여 기죽지 않게 하시고
작은 베풂으로 인하여 오히려 빛이 나지 않도록 하소서
무엇보다 마음살에 돋아나는 욕심의 잔을 비우게 하소서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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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인사 / 나태주

글쎄, 해님과 달님을 삼백예순 다섯 개나
공짜로 받았지 뭡니까

그 위에 수없이 많은 별빛과
새소리와 구름과 그리고
꽃과 물소리와 바람과 풀벌레 소리들을
덤으로 받았지 뭡니까

이제, 또다시 삼백예순다섯 개의
새로운 해님과 달님을
공짜로 받을 차례입니다

그 위에 얼마나 더 많은 좋은 것들을
덤으로 받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그렇게 잘 살면 되는 일입니다
그 위에 더 무엇을 바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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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원 / 김현승

몸 되어 사는 동안
시간을 거스를 아무도 우리에겐 없사오니,
새로운 날의 흐름 속에도
우리에게 주신 사랑과 희망―당신의 은총을
깊이깊이 간직하게 하소서.

육체는 낡아지나 마음으로 새로웁고
시간은 흘러가도 목적으로 새로워지나이다!
목숨의 바다―당신의 넓은 품에 닿아 안 기우기까지
오는 해도 줄기줄기 흐르게 하소서.

이 흐름의 노래 속에
빛나는 제목의 큰 북소리 산천에 울려 퍼지게 하소서!

한쪽의 빵을 얻기 위하여
한 세기의 희망이 굶주리던 지난 일 년
한 이파리 꽃술에 입맞추기 위하여
한 세대의 젊음이 시들어버린

지난 일년의 얼굴 없는 물웅덩이 속에
1972년의 쉬임 없는 시간들이 고이어 고이어
끝 모를 심연을 우리의 눈망울에 잠기게 마옵소서.

검은 땅에 입맞추는
저 임자년(壬子年)의 첫 입술―새벽의 붉은 태양을
희망과 사랑의 눈빛으로 다만 바라보게 하소서!

우리를 오히려 도리어 더욱
슬프고 배고프고 목마르게 만들던,
단추로 눌러버린 이 기쁨들
빛의 이 영화(榮華)들
엉겅퀴 우거진 이 욕망의 벌을 지나,
낡은 경험 위에 새로운 슬기를 띄우며
새 아침의 도소주(屠蘇酒)를 마음의 새 푸대에 부으며,
아침 태양이 반짝이는 강물처럼
굽이쳐 굽이쳐 우리의 새로운 시간들을
당신의 품―당신의 영원한 바다로
흘러가게 하소서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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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카드 / 황인숙

알지 못할 내가
내 마음이 아니라 행동거지를
수전증 환자처럼 제어할 수 없이
그대 앞에서 구겨뜨리네
그것은, 나의 한 시절이 커튼을 내린 증표

시절은 한꺼번에 가버리지 않네
한 사람, 한 사람, 한 사물, 한 사물
어떤 부분은 조금 일찍
어떤 부분은 조금 늦게

우리 삶의 수많은 커튼
사람들마다의 커튼
내 얼굴의 커튼들

오, 언제고 만나지는 사물과 사람과
오, 언제고 아름다울 수 있다면

나는 중얼거리네 나 자신에게
그리고 신부님이나 택시 운전수에게 하듯
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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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새날은 / 오세영

새해 새날은
산으로부터 온다

눈송이를 털고
침묵으로 일어나 햇빛 앞에 선 나무
나무는
태양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새해 새날은
산으로부터 온다

긴 동면의 부리를 털고
그 완전한 정지 속에서 날개를 펴는 새
새들은 비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새해 새날이 오는 길목에서
아득히 들리는 함성
그것은 빛과 밫이 부딪혀 내는 소리
고요가 만들어 내는 가장 큰 소리
가슴에 얼음장 깨지는 소리

새해 새날은
산으로부터 온다

얼어붙은 계곡에
실낱같은 물이 흐르고
숲은 일제히 빛을 향해
나뭇잎을 곧추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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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향하여 / 임영조

다시 받는다
서설처럼 차고 빛부신
희망의 백지 한 장
누구나 공평하게 새로 받는다
이 순백의 반듯한 여백 위에
무엇이든 시작하면 잘될 것 같아
가슴 설레는 시험지 한 장
절대로 여벌은 없다
나는 또 무엇부터 적을까?
소학교 운동회날 억지로
스타트 라인에 선 아이처럼
도무지 난감하고 두렵다
이번만은 기필코......
인생에 대하여
행복에 대하여
건강에 대하여
몇번씩 고쳐 쓰는 답안지
그러나 정답은 없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재수인가? 삼수인가?
아니면 영원한 未知修인가?
문득 내 나이가 무겁다
창문 밖 늙은 감나무 위엔
새 조끼를 입고 온 까치 한 쌍
까작까작 안부를 묻는다, 내내
소식 없던 친구의 연하장처럼
근하신년! 해피 뉴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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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맞이 해님 / 김진향

섣달 그믐밤
까만 어둠 속에서
달그락달그락
햇살을 짠다.

지난해 반성하며
미운 마음
한 줌 걷어내고

베풀어
즐겁던 마음
황금빛으로 짜 넣고

다음 해로 미룬 일
오색실로 무늬 새겨
붉고 둥근 수레에
실어 두었다가

새해 아침
환하게
내다 걸려고

깜깜한 그믐밤에
햇살을 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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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해 새 아침 / 이해인

새해의 시작도 
새 하루부터 시작됩니다

시작을 잘 해야만 
빛나게 될 삶을 위해
겸손히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아침이여

어서
희망의 문을 열고
들어오십시오

사철 내내 변치 않는
소나무빛 옷을 입고
기다리면서 기다리면서
우리를 키워온 희망

힘들어도 웃으라고
잊을 것은 꺠긋이 잊어버리고
어서 앞으로 나아가라고
희망은 자꾸만 우리를 재촉하네요

어서 
기쁨의 문을 열고
들어오십시오

오늘은 배추밭에 앉아
차곡차곡 시간을 포개는 기쁨
흙냄새 가득한
싱싱한 목소리로
우리를 부르네요

땅에 충실해야 기쁨이 온다고
기쁨으로 만들 숨은 싹을 찾아서
잘 키워야만 좋은  열매를 맺는다고
조용조용 일러주네요

어서
사랑의 문을 열고
들어오십시오

언제나 
하얀 소금밭에 엎드려
가끔은 울면서
불을 쪼이는 사랑

사랑에 대해
말만 무성했던 날들이 부끄러워
울고 싶은 우리에게
소금들이 통통 튀며 말하네요

사랑이란 이름으로 
여기저기 팽개쳐진 상처들을 
하얀 붕대로 싸매주라고

새롭게 주어진 시간 
만나는 사람들을
한결같은 따듯함으로 대하면
그것이 사랑의 시작이라고-
눈부신 소금곷이 말을 하네요

시작을 잘해야만
빛나게 될 삶을 위해
설레이는 첫 감사로 문을 여는 아침
천년의 기다림이 비로소 시작되는 
하늘빛 은총의 아침
서로가 복을 빌어주는 동안에도
이미 새 사람으로 거듭나는 
새해 새 아침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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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하는 기쁨 / 홍수희

침묵하는
겨울 산에
새 해가 떠오르는 건

차디찬
바다 위에
새 해가 떠오르는 건

하필이면
더 이상은 꽃이 피지 않을 때
흰 눈 나풀거리는 동토凍土에

이글이글
새 해가 떠오르는 건

가장 어두운 좌절 깊숙이
희망을 심으라는 것

지금 선 그 자리에서
숨어있는 평화를 찾으라는 것

희망하는 기쁨,
새해 첫날이 주는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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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두어 마디 말씀 / 고은

새해 왔다고 지난날보다
껑충껑충 뛰어
단오날 열일곱 짜리 풋가슴 널뛰기로
하루아침에
찬란한 세상에 닿기야 하리오?

새해도 여느 여느 새해인지라
궂은일 못된 일 거푸 있을 터이고
때로 그런 것들을
칼로 베이듯 잘라버리는
해와 같은 웃음소리 있을 터이니

우리 아낙네들이시여
쥔 양반과 다툴 때 조금만 다투고
사랑도 그냥 사랑이 아니라
눈을 부릅떠서
지지리 못난 사내 짓 고쳐 주시압
에끼 못난 것! 철썩 불기라도 때리시압
그뿐 아니라
우리 아낙네들이시여

우리 집만 문 잠그고 으리으리 살 게 아니라
더러는 지나가는 이나 이웃이나
잘 안되는 듯하면
뭐 크게 떠벌릴 건 없고
그냥 수숫대 수수하게 도우며 살 일이야요
안 그래요? 우리 아낙네들이시여
예로부터 변하는 것 많아도
그 가운데 안 변하는 심지 하나 들어 있어서
그 슬기 심지로 우리 아낙네들 크낙 한 사랑이나 훤히 밝아지이다
마침내 우리 세상 훤히훤히 밝아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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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여는 기도 / 오정혜

받은 상처는 예리한 매스가 되어 가슴을 후벼 팠고 
준 상처는 아둔하여 두리뭉실 기억이 없었습니다.
나 잘난 멋에 살아온 빈 껍데기였고
나의 관점이 진리라 고집했습니다.

남이 나를 칭찬할 때 그것이 나의 전부라 착각했고
남의 허물을 덮어줄 내 안에 여백이 없었습니다. 
나 가진 것 너무 많아 교만했고
나 받은 것 너무 많아 감사할 줄 몰랐습니다. 

남을 미워한 것 때문에 내가 더 미웠고
내 것이라 아등바등 할 때 가난해짐을 배웠습니다.
나를 부인할 때 내가 누구인지 보았고.
내가 죽어야 산다는 것 알았습니다.

남을 인정할 때 부유하다는 것 알았고.
남이 존재할 때 내가 있음을 아는 지혜를 가졌습니다. 
남이 아파할 때 어미의 가슴으로 눈물 품게 하시고
남이 쓰러질 때 일으켜 세우는 아비의 굳센 팔뚝 되게 하소서.

미움, 시기, 질투에서 까마득히 도망치게 하시고
서로 모자란 것 채우고 느슨한 바보가 되어 구겨진 세상 피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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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아침의 비나리 / 이현주

새해 새날이 밝았습니다, 아버지 
해마다 주시는 새날이 온 땅에 밝았습니다. 
올해에는 하늘을 기르게 해 주십시오. 
우리 몸 속에 심어 주신 하늘 싹 고이 길러 
마침내 하늘만큼 자라나 
사람이 곧 하늘임을 스스로 알게 해 주시고 
칼의 힘을 믿는 이들에게는 
칼이 얼마나 덧없는 것인지 알게 해주시고 
돈의 힘을 의지하는 이들에게는 
돈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알게 해주시고 
부끄러운 성공보다 오히려 
떳떳한 실패를 거두게 하시고 
유명한 사람이 되기 전에 먼저 
참된 사람이 되게 하시고 
착한 일 하다가 지친 이들에게는 
마르지 않는 샘을 가슴 깊이 파주시고 
쓰러지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대신에
길 떠나지 않는 것을 부끄러워하게 하시고 
올해에는 하늘을 품게 해주십시오. 
가슴마다 작은 가슴마다 
우주만큼 큰 하늘을 품고 
한발 두발 세발 
후회 없는 날을 걸어가게 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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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아침에는 이상해 /오하룡

새해 아침에는 이상해
그냥 여느 날과 마찬가지 날인데
모든 게 예사로 봐지지 않는 것이
만날 보던 건물도
그냥 그 건물 같지 않고
만날 건너던 건널목 신호등도
그냥 신호등 아닌
뭔가 별다른 신호등 같은
생각 드는 것이
어제도 그제도 계속 입던 옷인데
처음 입는 새 옷 같이
자꾸 내려다보이는 것이
골목에서 자주 만나던 강아지까지도
보통 어제 그 강아지일 것 같아
자꾸 돌아다 보이는 것이
늘 듣던 음성의 친구인데도
뭔가 반가운 소리 불쑥 할 것 같아
전화받는 말이 더듬거려지는 것이
까마득한 동구의 바람인 줄
번연히 깨달으면서도
우리 반쪽에서도 벌쭉 웃으며
달려들 것 같은 착각 자꾸 겹치는 것이
새해 아침에는 이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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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이런 사람이 / 이해인

평범하지만
가슴엔 별을 지닌 따뜻함으로
어려움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신뢰와 용기로써 나아가는
[기도의 사람]이 되게 해 주십시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정월의 보름달만큼만 환하고
둥근 마음 나날이 새로 지어먹으며
밝고 맑게 살아가는
[희망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너무 튀지 않는 빛깔로
누구에게나 친구로 다가서는 이웃
그러면서도 말보다는
행동이 뜨거운 진실로 앞서는
[사랑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오랜 기다림과 아픔의 열매인
마음의 평화를 소중히 여기며
화해와 용서를 먼저 실천하는
[평화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그날이 그날 같은 평범한 일상에서도
새롭게 이어지는 고마움이 기도가 되고
작은 것에서도 의미를 찾아 지루함을 모르는
[기쁨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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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아침, 행복을 꿈꾸며 / 이채

새해 아침 우리는
사랑 아닌 것
기쁨 아닌 것 어디에도 없어라

찬물로 세수하고
가지런히 앉은 아침이여!
솟아오르는 희망으로
천길 바다 속 햇살을 길어 올리네

풀 먹인 마음으로
다듬질한 생각으로
때때옷 입고 세배하는 아침이여!
말씀마다 뜻 있고 뜻마다 삶의 양식되니라

한 알의 씨앗으로
한 해의 꿈을 심는 아침이여!
믿음의 뿌리마다
곧고 반듯한 기도가 되니라

새해 아침 우리는
소망 아닌 것
행복 아닌 것 어디에도 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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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마다 새날 새마음 되게 하소서 / 안희두

새해 새날 새아침
학교 운동장에
둥근 해가 떠오른다

​날이면 날마다
웃음이 뛰노는 운동장에
둥근 해 품에 앉고 달려오는
보람이와 나래 그리고 …
3월에 입학하는 눈꽃과 새봄 이도
삼배하며 그려본다

올해는 마주칠 때마다
한 움큼 사랑을 주자
때마다
한 아름 꿈을 주자
헤어질 때마다
가슴 가득 희망을 심어주자

서해, 서산이 아니어도
아파트로 지는 해를 바라보며
밉살스런 영수에게
앙증맞은 지혜에게
다 나누어주지 못한 사랑을, 꿈을, 희망을
첫 다짐을
낙조에 실어 보낸다
날마다 새날 새 마음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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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담 / 도종환
원단(元旦) / 조운
새해엔 / 최계락
신년시 / 조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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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장 / 김남조
연하장 / 이생진
새 해 아침 / 양현근
새해에는 / 양현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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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인사 / 나태주
신년기원 / 김현승
연하카드 / 황인숙
새해 새날은 / 오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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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향하여 / 임영조
새해맞이 해님 / 김진향
새 해 새 아침 / 이해인
희망하는 기쁨 / 홍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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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두어 마디 말씀 / 고은
새해를 여는 기도 / 오정혜
새해 아침의 비나리 / 이현주
새해 아침에는 이상해 /오하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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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이런 사람이 / 이해인
새해 아침, 행복을 꿈꾸며 / 이채
한 해의 행복을 기도하는 마음 / 이채
날마다 새날 새마음 되게 하소서 / 안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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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시 모음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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