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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당/겨울

설날 시 모음 3


+ 덕담 / 도종환

지난해 첫날 아침에 우리는
희망과 배반에 대해 말했습니다
설레임에 대해서만 말해야 하는데
두려움에 대해서도 말했습니다
산맥을 딛고 오르는 뜨겁고 뭉클한
햇덩이 같은 것에 대해서만
생각하지 않고
울음처럼 질펀하게 땅을 적시는
산동네에 내리는 눈에 대해서도
생각했습니다
오래 만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과
느티나무에 쌓이는
아침 까치소리 들었지만
골목길 둔탁하게 밟고 지나가는
불안한 소리에 대해서도
똑같이 귀 기울여야 했습니다
새해 첫날 아침
우리는 잠시 많은 것을 덮어두고
푸근하고 편안한 말씀만을 
나누어야 하는데
아직은 걱정스런 말들을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올해도 새해 첫날 아침
절망과 용기에 대해 이야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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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향 / 유국진

내 눈에 익은 이 길 다시 돌아왔네
지나가는 사람들 아는 이 없고
저 산 이 산만 한가로이 그대로네
설날이라 때때옷을 입고
한끗 자랑하는 어린아이들
어느 집에는 윷놀이가 한창이라
웃음소리가 햇볕을 타고 반짝이네
아버지가 자전거를 타고 넘든 다리 너머엔
옛처럼 등댓불이 반짝이고
바다향기가
내 몸을 파랑새로 만드네
찬바람을 뚫고
내 눈에 익은 이 길 다시 돌아왔네
화전길을 돌아 아지랑이를 보네
멀리 멀리 해원의 무정너머
아버지의 허연 도포자락이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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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 윤극영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곱고 고운 댕기도 내가 들이고
새로 사 온 신발도 내가 신어요.

​우리 언니 저고리 노랑 저고리
우리 동생 저고리 색동저고리
아버지와 어머니 호사하시고
우리들의 절받기 좋아하셔요.

​우리집 뒤뜰에는 널을 놓고서
상 들이고 잣 까고 호두 까면서
언니하고 정답게 널을 뛰고
나는 나는 좋아요 참말 좋아요.

​무서웠던 아버지 순해지시고
우지 우지 내 동생 울지 않아요.
이 집 저 집 윷놀이 널뛰는 소리
나는 나는 설날이 참말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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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 백무산

눈 오는 아침은
설날만 같아라

​새신 신고 새 옷 입고
따라나서던 눈길
어둠 속 앞서가던 아버지 흰
두루막 자락 놓칠세라
종종걸음 치던 다섯 살
첫 기차 가던 새벽처럼

​눈 오는 아침은
첫날만 같아라

​눈에 젖은 대청마루
맨발로 나와
서늘하게 앉으니
가부좌가 아니라도

​살아온 시간도 흔적도
흰 눈송이 위에 내리는
흰 눈송이 같은데

​투둑, 이마를 치는
눈송이 몇
몸을 깨우는 천둥소리

​아, 이대로 다시
살아볼 수 있으리라
이 몸 밖 어디서 무얼 구할까

천지사방 내리는 저 눈송이들은
누가 설하는 무량법문인가

​눈 오는 아침은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
첫날만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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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에 / 안윤주

새해에 떠오르는
이글거리는 햇살의 눈부심은
분명 새로운 희마을 심으라는 알림이리라

지금 선 그 자리에서
지나간 시간 되돌아 후회하지 말고
새해 첫날이 주는 희망의 선물 품어 보리라

나이 한 살 더하는 설날에
세상을 향해 돌팔매질하지 않고
그래도 살만한 세상이라고 말하여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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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맞이 / 구재기

여울목의 물고기는 
거슬러 오르는 재미로 살아간다 
거슬러도 
거슬러 올라가도 
결국에는 제 자리
그것을 
모르는 재미로 
살아간다 

​새해 설날이 
버얼써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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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이다 / 윤보영

 설설설설 
행복이 다가오는 설이다
 
기쁨이 다가오고

웃음이 나오는 설이다
 
지난 한 해 동안 되돌아보며
미소 짓는 설이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거리에도 설설설
집안에도 설설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얼굴마다 설설설
마음 가득 설설설
 

설이다
세상에서
내가 제일 행복한 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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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장 / 김남조

설날 첫 햇살에 펴 보세요 
잊음으로 흐르는 강물에서 
옥돌 하나 정 하나 골똘히 길어내는
이런 마음씨로 봐주세요 
연하장
먹으로 써도 채색으로 무늬 놓는 편지 
온갖 화해와 함께 늙는 회포에 손을 쪼이는 편지
제일 사랑하는 한 사람에겐 글씨는 없이 목례만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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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길 / 손병흥

추워도 마냥 설레는 마음 가득해지는 시절 
더없이 맑고 깨끗해진 순수함 가득 지닌 채 
온 가족 함께 준비하여 즐거이 맞이하는 설날 

더욱 그립고 정겨운 돌담길 옛 터전 시골풍경 
정갈한 음식 흰 떡국 끓여 모여 앉아 먹는 명절 
늘 따뜻한 부모님 품속만 같은 아늑한 고향산천 

삭막하고 팍팍한 대처 살이 설움 모두 물리고서 
일 년에 한두 번씩 그리워 고향 집 찾는 나그네 
연신 뒤돌아보며 고샅길 동구 밖 떠나오던 날도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마을 지켜주던 정자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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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주머니 / 함동진

설날 아침
엄마 아빠께서 주신 덕담
네 마음 속에
평생 사랑주머니 달고 다녀라
언제나 따스한 사랑 가득 채우고
사랑에 주린 사람 만나거든
나누어주거라
어디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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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결의 / 박인걸

그 사이 한 해는 가고
새해를 시작하는 정월 초하루
연력의 첫날에는
새 마음을 결의하련다.

나뭇결처럼 쌓여가는
짧지 않은 연륜의 무게만큼
경망한 행위를 뉘우치고
몸가짐을 신중히 하련다

격조 있는 언어와
바르게 판단한 지혜로
상식을 벗어나지 않아
면안을 돋보이게 하리라.

눈에는 사랑을 가득 담고
가슴에는 영롱한 별을 달고
영혼을 맑은 숲으로 가꿔
흠모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리라.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처럼
순리가 일상이 되고
비우고 내려앉음으로
속 사람을 강건하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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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아침 / 최진연

마당가 감나무 꼭대기를 비추는 햇살
그 햇살 쬐고 앉은 까치 한 마리
깍, 깍, 깍, 깍
꽁지 까딱이며 깃을 털 때마다
떨어지는 발간 햇살 부스러기들
깃털 무늬 아롱진 축복의 씨앗들.
까치와 새해 인사를 나누려는지
설빔을 차려입은 한 아이
방문을 열고 뛰어나가 본다.

​동그래진 눈 속으로 빨려드는
하얀 봉당 끝, 하얀 마당
무럭무럭 김을 뿜으며 소죽을 먹는
외양간 지붕에도 소복 눈 덮인 풍경들
까치는 그 새 어느 집으로
기쁜 소식을 전하러 날아가고
새파란 하늘을 인 앞산 머리 위로
아침 세수한 해가 솟아오르는데
앞집은 아직도 떡국을 안 먹었을까?
용마루가 묻힌 그 집 지붕 위로
하얀 연기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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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설날 / 이정록

까치설날 아침입니다.

전화기 너머 당신의 젖은 눈빛과 당신의 떨리는 손을 만나러 갑니다.
일곱 시간 만에 도착한 고향, 바깥마당에 차를 대자마자 화가 치미네요.
하느님, 이 모자란 놈을 다스려주십시오.
제가 선물한 점퍼로 마당가 수도 펌프를 감싼 아버지에게 인사보다 먼저 핀잔이 튀어나오지 않게 해 주십시오.
아내가 사준 내복을 새끼 낳은 어미 개에게 깔아준 어머니에게,
어머니는 개만도 못해요?
악다구니 쓰지 않게 해주십시오.
파리 목숨이 뭐 중요하다고 손주 밥그릇 씻는 수세미로 파리채 피딱지를 닦아요?
눈 치켜뜨지 않게 해주십시오.
아버지가 목욕탕에서 옷 벗다 쓰러졌잖아요.
어머니, 꼭 목욕탕에서 벗어야겠어요?
구시렁거리지 않게 해주십시오.
마트에 지천이에요.
먼젓번 추석에 가져간 것도 남았어요.
입방정 떨지 않게 해주십시오.
하루 더 있다 갈게요.
아니 사나흘 더 자고 갈게요.
거짓부렁 하게 해 주십시오.
뭔 일 있냐?
고향에 그만 오려고 그러냐?
한숨 내 쉴 때, 파리채며 쥐덫을 또 수세미로 닦을까 봐 그래요.
너스레 떨게 해주십시오.
용돈 드린 거 다 파먹고 가야지요.
수도꼭지처럼 콧소리도 내고, 새끼 강아지처럼 칭얼대게 해 주십시오.
곧 이사해서 모실게요.
낯짝 두꺼운 거짓 약속을 하게 해주심시오.
내가 당신의 나무만이 아님을 가르쳐주었듯, 내 나무그늘을 불평하는 일이 없도록 해주십시오.
대대로 건네받으셨다는 금반지는 다음 추석에, 그다음, 그다음, 몇십 년 뒤 설날에 받겠습니다.
당신의 고집 센 나무로 살겠습니다.
나뭇잎 한장만이라도 당신 쪽으로 나부끼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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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봉서(封書) / 김남조

설날엔 오세요
열린 대문으로
바람 먼저 들어설 때
바람 입고 다니시는
당신도 오세요

​서른해
타관살이
어느 길목 어느 땐들
내 가슴 위가 아닌 흙이야 밟으셨나요

​설날엔 오세요
세배손님 주안상에
낡은 문갑 곁들이어
그 안의
옛날 봉서
호호백발 누웠는 거
인젠 펴보셔도
괜찮겠지요
괜찮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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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국 한 그릇 / 박남준

섣달그믐
어머니의 한숨처럼 눈발은 그치지 않고
대목장이 섰다는 면소재지로 어머니는
돈 몇 푼 쥐어 들고 집을 나서셨다
사고 싶은 것이야
많았겠지요, 가슴 아팠겠지요
섣달그믐 대목장날
푸줏간도 큰 상점도 먼발치로 구경하고
사과며 동태 둬 마리 대목장을 봐오시네
집에 다들 있는 것인디 돈 들일 것 있느냐고
못난 아들 눈치보며
두부 전, 명태 전을 부치신다
큰형이 내려오면 맛 보이신다고
땅 속에 묻어 뒀던 감을 내어 오시고
밤도 내어 오신다. 배도 내어 오신다
형님의 방에는 뜨근뜨근 불이 지펴지고
이불 호청도 빨아서
곱게 풀을 멕이셨다
이번 설에는 내려 오것제
토방 앞 처마끝에 불을 걸어 밝히시고
오는 잠 쫓으시며 떡대를 곱게 써신다
늬형은 떡국을 참 잘 먹었어야
지나는 바람소리
개 짖는 소리에 가는귀 세우시며
게 누구여, 아범이냐
못난 것 같으니라고
에미가 언제 돈보따리 싸들고 오길 바랐었나
일 년에 몇 번 있는 것도 아니고
설날에 다들 모여
떡국이나 한 그릇 하자고 했더니
새끼들 허고 떡국이나 해 먹고 있는지
밥상 한편에 식어가는 떡국 한 그릇
어머니는 설날 아침
떡국을 뜨다 목이 메이신다
목이 메이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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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살의 포상 / 김덕성

설 아침 나이 한 살은 
삶의 포상이다 

포상 
정심 김덕성 
귀하는 지난 365일 한 해 동안 
아무 탈 없이 열심히 사는 
막중한 공을 세웠으므로 이에 포상합니다. 
이천 십칠년 일월 일일 
세월 수장

오늘 아침은 
떡국으로 포상금을 받은 
행복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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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설날 / 김종해

​우리의 설날은 어머니가 빚어주셨다
밤새도록 자지 않고
눈 오는 소리를 흰 떡으로 빚으시는
어머니 곁에서
나는 애기까치가 되어 날아올랐다
빨간 화롯불 가에서
내 꿈은 달아오르고
밖에는 그해의 가장 아름다운 눈이 내렸다
매화꽃이 눈 속에서 날리는
어머니의 나라
어머니가 이고 오신 하늘 한 자락에
누이는 동백꽃 수를 놓았다

​섣달 그믐날 어머니의 도마 위에
산은 내려와서 산나물로 엎드리고
바다는 올라와서 비늘을 털었다
어머니가 밤새도록 빚어 놓은
새해 아침 하늘 위에
내가 날린 방패연이 날아오르고
어머니는 햇살로
내 연실을 끌어올려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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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설날 밤엔 / 윤갑수

​어릴 적 까치설날 밤은 잠을 
이룰 수 없었지 
엄니가 사주신 새 신발을 마루에 
올려놓고 누가 가지 갈까 잠을 
설치던 추억 
바람에 문풍지 우는 소리만 들려도 
벌떡 일어나 어둠 깔린 문밖을 
바라보다 밤을 새우던 설날에 
아버지는 뒤척이는 날 깨우신다. 
큰댁에 차례 지내려 동생 손잡고 
소복이 쌓인 눈길을 걸어갈 때 
질기고 질긴 기차표 통고 무신이 
눈 위에 도장을 꾹꾹 찍어놓고 
기찻길을 만든다. 
칙칙폭폭 기차가 네일 위로 
뿌연 연기를 내뿜으며 달려간다. 
마음의 고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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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과 윷놀이 / 오애숙 

설날은 고유 명절로 음력 1월 1일이며 설이라고 한다 

아침에 조상에 차례 지내고 어른께 세배하는 고유 풍습이 있으며 
그믐 밤에 잠 자면 눈썹 하얗게 샌다고 하여 날 밤 지새우기도 했다 

​가정마다 거의 차례 지내고 세배한 후 민속놀이 하며 즐겼다. 
설날부터 정월 대보름까지의 15일 동안을 정초라 했고 세배한 후에 

​대표적인 민속놀이 윷놀이· 널뛰기· 연날리기로 설을 행복하게 보냈다 

​민속놀이 윷놀이는 지금도 명절이 아니더라도 가족이 모이면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어 장려하고 싶은 우리네 민속놀이다 
윷놀이가 재미있는 것은 말을 어떻게 서느냐에 따라 좌우되기에 흥겹다 

​교회에서도 신년이 되기 전에 송구영신 예배 바로 전에 윷놀이해 
흥겨움을 더하고 떡국도 한 사발 먹고 마음을 정리할 수 있어 정말 좋다 
이역만리에서도 새해가 되기 전 빼 놓을수 없는 민속 윷놀이라 정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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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 작은 설날 / 정윤목 

​솔잎, 가랑잎더러 
"시끄러워, 바스락거리지 마" 
가랑잎, 솔잎에게 
"아니냐, 내가 아니라구, 조기를 봐 
다람쥐야 그 놈이 자꾸 내 몸을 들썩여 그래" 

​바람 휘익 
화들짝 솔잎이며 가랑잎이며 

​"고것들 대단히 오두방정 떠네 
요란 들하구먼 먹을 것도 없으매, 
앗따, 저 굴참나무 동네로 가야 겄어, " 
다람쥐 쪼로롱 쪼로롱 산모롱이 길 떠나 
뵈지 않아 영 볼 수 없어 

​솔잎, 가랑잎더러 
"왜 이리 조용해 쫌 부지런히 손 좀 놀려봐" 
가랑잎 
"내 몸 들썩여 먹잇감 구하던 고 쪼끄만 놈 
다시 오질 않네 그립네," 
솔잎 
"그려 내 몸 찾아들던 송충이도 요 즘 
통 뵈질 않아 나두 그립네" 

​기다림, 또 기다려 
그리움 숲 속 정적 길러갈 때 
하나의 기쁜 비명 말없이 고요로만 
조상님네 봉곳 오른 젓 가슴들 기다림이니 
구름 아저씨 말없이 
"호연지기 길러라 나날이 길러라" 
수염 매만지며 하늘 높이 느릿느릿 하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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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우리 설날은 / 이영지 

​아가야 손잡아라 
사랑아 우리 설날 

​때때옷 곱게 입고 사랑가 불러보자 
얼씨구 지화자 차차 어기여차 차차차 

​떡국을 먹어보렴 어 얼싸 맛도 좋다 
심 세네 빙글빙글 빙그르 잘도 돈다 
얼씨구 일어서는 날 쿵더쿠웅 얼씨구 

​이이잉 우리 우리 설날은 내가 좋아 
봄 가슴 찰랑찰랑 너만큼 나도 좋아 
아가야 내 손 잡아라 덩실덩실 쿵더쿵 

​아가야 하늘 높이 올라라 연 띄워라 
꽃 댕기 날아올라 꿈 덩이 보이는 날 
내 속에 자주 꽃 댕기 나풀나풀 좋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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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새 아침은 / 신동엽

새해
새 아침은
산 너머에서도
달력에서도 오지 않았다.

​금가루 흩뿌리는
새 아침은
우리들의 대화
우리의 눈빛 속에서
열렸다.

​보라
발 밑에 널려진 골짜기
저 높은 억만개의 산봉우리마다
빛나는
눈부신 태양
새해엔
한반도 허리에서
철조망 지뢰들도
씻겨갔으면,

​새해엔
아내랑 꼬마아이들 손 이끌고
나도 그 깊은 우주의 바다에 빠져
달나라나 한 바퀴
돌아와 봤으면,

​허나
새해 새 아침은
산에서도 바다에서도
오지 않는다.

​금가루 흩뿌리는
새 아침은 우리들의 안창
영원으로 가는 수도자의 눈빛 속에서
구슬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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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아침에 -둑길行·58 / 구재기

모두 다 기쁜 마음으로
새벽같이 일어나
세수를 하고 설빔으로 갈아입고
차례상 앞에서 엄숙히 고개를 조아리는 데
사변 때 홀로 된 큰집 형수는 서럽단다
엊저녁 막버스로 내려온 새댁은
붉은 입술에 꽃주머니를 허리에 차고
가벼운 걸음으로 사립문을 나서는데
채경 앞에 앉아 참빗질에 열중하여도
손뼉 치며 즐거울 일 하나도 없구나
마른 얼굴에 잔주름만 하나 더 늘었구나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서러운 이야기
뒤늦게 음복술로 마음을 다스려도
세상을 사는 것이 그렇게 고달프다
상기둥에 매달린 복조리의 거미줄을
쓸쓸한 가슴으로 털어내다 보면
오늘따라 헛것처럼 두려운 벽면의 두툼한 일력
어느새 회관 앞에서는 윷판이 벌어지는데
먼저 간 혼백이 그리워지는구나
고지 먹은 논 위에 싸락눈이 내리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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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날 고향에 가보았더니 / 오보영

설날 고향에 가보았더니
내 고향 옥천엔
역시
옥천 사람이 산다
생각만 해도 좋고
이름만 들어도 정겨운
고향
옥천엔
영락없는 옥천사람 모습을 하고
옥천말을 쓰면서
옥천내음을 물씬 풍기는
옥천사람들이
모여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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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아침에 서설이 내린다 / 오정방

흥남부두에 가본 적은 없지만
지금, 눈보라 쳐대며 내리는 것이
마치 그 부둣가에 선 것처럼
씽씽 바람소리와 함께
난분분 춤을 추고 있다
세시는 설날 아침,
창밖으로 조용히 그냥 바라만 볼 것이지
눈 내리는 모습보고
왜 우리나라 정치판이 생각키나
제발 더 이상 억억대지 말고
선정을 펼쳐주어서
기쁜 소식들만 고국에서 들려오기를 바래
귀를 쫑긋 세워보다가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새해들어 처음 내리는 눈이니
서설이 분명하다고,
금년에는 좋은 일들이 많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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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담 / 도종환   
귀향/ 유국진
설날 / 윤극영
첫날 / 백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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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에 / 안윤주
설맞이 / 구재기    
설이다 / 윤보영
연하장 / 김남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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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길 / 손병흥
복주머니 / 함동진
설날 결의 / 박인걸  
설날 아침 / 최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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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설날 / 이정록
옛날 봉서(封書) / 김남조
떡국 한 그릇 / 박남준
한 살의 포상 / 김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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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설날 / 김종해
까치설날 밤엔 / 윤갑수
설날과 윷놀이 / 오애숙
숲 속, 작은 설날 / 정윤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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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우리 설날은 / 이영지 
새해 새 아침은 / 신동엽
설날 아침에 -둑길行·58 / 구재기
설날 고향에 가보았더니 / 오보영
첫날 아침에 서설이 내린다 / 오정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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