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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당/여름

8월 시 모음 1

+ 8월 / 고은영

뜨겁기도 하여라 
풀들이 내지르는 향기 
이 화폭 가득 번지는 욕정 
잎새와 잎새 사이 청춘의 푸른 정기 
힘차게 약동하는 그대의 손끝에 
생명은 환희를 그리는 초록빛 전언 
말과 말이 손을 잡고 가슴과 가슴이 
열정을 쏟아 날개를 펴면 
화르르 날아와 착지하는 
행복한 그대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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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 반기룡

오동나무에 매달린
말매미 고성방가하며
대낮을 뜨겁게 달구고

방아깨비 풀숲에서
온종일 방아 찧으며
곤충채집 나온 눈길 피하느라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푸르렀던 오동잎
엽록체의 반란으로
자분자분 색깔을 달리하고

무더위는 가을로 배턴 넘겨줄
예행연습에 한시름 놓지 못하고

태극기는 광복의 기쁨 영접하느라
더욱 펄럭이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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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 박인걸

온종일 햇볕의 작열(灼熱)에 
지상은 속수무책이다. 
태양의 이글거림은 
분노를 넘어 폭발이다. 

그늘도 화덕이고 
회전날개바람도 지쳤다. 
실내에 흐르는 에어컨 바람이 
그나마 위로를 준다. 

그럼에도 초록 숲과 
넓은 들판은 행복에 겹다. 
쏟아지는 열기에 몸을 흔들며 
품은 씨방을 살찌운다. 

곤충들은 짝을 찾고 
풀벌레는 산란에 바쁘다. 
절정에 이른 생명체의 신비는 
뜨거운 태양아래서 밀회한다. 

팔월은 뜨거워야 하리 
더 뜨거워야 하리 
태양이 더 가까이 다가와야 
익을 것들이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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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 목필균

누구의 입김이 저리 뜨거울까

불면의 열대야를
아파트촌 암내난 고양이가
한 자락씩 끊어내며 울고

만삭의 몸을 푸는 달빛에
베란다 겹동백 무성한 잎새가
가지마다 꽃눈을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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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 안재동

너만큼 기나긴 시간 뜨거운 존재 없느니.
뉜들 그 뜨거움 함부로 삭힐 수 있으리.
사랑은 뜨거워야 좋다는데
뜨거워서 오히려 미움받는 천더기.

너로 인해 사람들 몸부림치고 도망 다니고
하루빨리 사라지라 짜증이지.
그래도 야속타 않고 어머니처럼 묵묵히
삼라 생물체들 품속에 다정히 끌어안고
익힐 건 제대로 익혀내고
삭힐 건 철저히 삭혀내는 전능의 손길.

언젠가는 홀연히 가고 없을 너를 느끼며
내 깊은 곳 깃든, 갖은 찌끼조차
네 속에서 흔적 없이 삭혀버리고 싶다.
때 되면 깊고 긴 어둠 속으로 스스로 사라질,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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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 오애숙

앞만 올곧게 가다 
한 번쯤 좌우 팔 벌려 
살펴보는 8월이다 

핍진한 들녘에서는 
언제부터인지 열매가 
망울망울 달리더니 
싱그런 온갖 열매 
팔월의 태양광 속에서 
익는 소리 요란하다 

8월이 지나가면 
한 해의 결실 한아름 
움켜잡으러 가야지 

급해지려는 맘이나 
좀 더 심사숙고함으로 
좌우 살피며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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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 이외수

여름이 문을 닫을 때까지
나는 바다에 가지 못했다
흐린 날에는
홀로 목로주점에 앉아
비를 기다리며 술을 마셨다
막상 바다로 간다 해도
나는 아직 바람의 잠언을 알아듣지 못한다
바다는 
허무의 무덤이다
진실은 아름답지만
왜 언제난 해명되지 않은 채로
상처를 남기는지
바다는 말해 주지 않는다

빌어먹을 낭만이여
한 잔의 술이 한잔의 하늘이 되는 줄을
나는 몰랐다
젊은 날에는
가끔식 술잔 속에 파도가 일어서고
나는 어두운 골목
똥물까지 토한 채 잠이 들었다
소문으로만 출렁거리는
바다 곁에서

이따금 술에 취하면
담벼락에 어른거리던 나무들의 그림자
나무들의 그림자를 부여잡고
나는 울었다
그러나 이제는 어리석다
사랑은 
바다에 가도 만날 수 없고
거리를 방황해도 만날 수 없다
단지 고개를 돌리면
아우성치며 달려드는 시간의 발굽소리
나는 왜 아직도 
세속을 떠나지 못했을까
흐린 날에는
목로주점에 앉아
비를 기다리며 술을 마셨다
인생은
비어 있음으로
더욱 아름다워지는 줄도 모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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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 이해인

하늘에 올림 받으신 어머니
순교자의 붉은 피 스며 있는 이 땅에서
8월의 푸른 하늘 우러러 불러보는
어머니의 그 이름은 사랑입니다
늘 저희를 앞질러 사랑하시는 어머니께
저희도 사랑으로 봉헌합니다
뜨겁게 사랑할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
우리 겨레, 우리 교회, 우리 이웃,
우리 자신들을 살아 있는 기도로 봉헌합니다

분열과 전쟁이 끊이지 않는 오늘
선보다 악이 꽃을 피워 괴로운 오늘
많은 사람들이 믿음의 중심을 잃고
끝없이 방황하는 오늘의 세상에서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할 말을 잃은 저희에게
영적인 지혜를 밝혀주시고
타는 목마름을 적셔주소서
마음이 답답하고 쓸쓸할 때
간절한 그리움으로 불러보는
어머니의 그 이름은 평화입니다
거룩한 새 천년의 하늘을 향해
저희도 어머니와 함께 오르게 하소서
절망에서 희망으로
미움에서 사랑으로 오르게 하소서
불신에서 믿음으로
교만에서 겸손으로 오르게 하소서
눈먼 욕심과 죄의 어둠을
순수의 불꽃으로 사르고
날마다 새롭게 변화되면서
지상에서도 이미 하늘나라를 사는
영원한 기쁨을 누리게 하소서
오늘도 회개의 맑은 눈물 흘리라고
목마른 예수께 물 한 잔 드리라고 
조용히 저희를 부르시는
어머니의 그 이름은 푸른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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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 홍경임

8월 볕에
목이 타는 촌길을 간다

길가 쑥부쟁이도 인사하고
옆에 자리한 달맞이 꽃도 아는 체 한다

동네 한가운데 느티나무 매미놈은
8월이 다 가기 전
예쁜 색시 만나 장가가야 한다고
여간 시끄럽지가 않다

8월 소낙비 후
길건너 백운호수는
흙탕물로 만수가 되었어도
바람결에 고고하게 작은 배 띄우고

나 청운집 평상에 앉아
영계를 안주하여
소주에 말아 인생을 미시며
호숫가에 떠있는 작은 배를 벗 삼으니

내 어찌
저 하늘
뜬 구름이 부러유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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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령 / 유안진

팔팔한 성깔머리도 
알게 모르게 푸링 죽어 

눈치껏 지탱하는 
섧고 억울한 본처 자린 듯 

땡볕살 끼어든 팔자로 
기 눅어가는 내 젊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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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은 / 성백군

한해의 갱년기다 
건드리면 폭발할 것만 같은 감정을 
삭이는 성숙한 달이다 

말복, 입추 지나 처서 접어들면 
생각 없이 마구 극성스럽던 더위도 
치솟던 분수대의 물이 떨어지는 것처럼 
뒤돌아 보며 주저앉고, 이제는 
성숙을 위해 성장을 멈추어야 하는 때를 아는 것처럼 
뻣뻣하던 벼 이삭도 고개를 숙인다 

꽃 필 때가 있으면 꽃 질 때도 있듯이 
오르막 다음은 내리막 
밀물 다음은 썰물 
이들이 서로 만나 정점을 이루는 곳, 8월은 
불타는 땅, 지루한 비, 거친 바람, 다독이며 고개를 숙이고 
가뭄 지역, 수해 매몰지구에 의해 
시장에 나온 상처 입은 과일들을 위해 기도할 줄 아는 
생의 반환점이다 

버릴 것은 버리고 
챙길 것은 챙겨야 한다고 
집에서 기르는 누렁이 한 마리 
담 그늘 깔고 엎드려 입 크게 벌려 혀 길게 늘어뜨리고 
절은 땀 뱉어내느라 헉헉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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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에 / 민경대

비구름 바람 모두 8월에는
더 이상 우박 같은 비가 안 내리고
고구마 옥수수 키가 크게 하는
태양빛만 내리고
우리들의 산맥에도 
우정의 손길에도
축축한 비만 내리게 하고
몇 초에 양동이가 범람하고 
노아의 홍수 때 비는 
제발 그만 오게 하옵소서 
하느님이 계시다면 
하느님께 천지신명님께 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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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바람 / 김덕성

바람은 
지나가 버리는 것이 아닌 
머물러 있는 것이라네. 
애타게 기다림 
그리움처럼 
바람이 모두 싣고 간듯하지만 
그렇지 않다네 

한여름 뜨거운 햇살에 지쳐 
쉼터에서 
쉬고 있을 때 
스쳐가는 시원한 바람을 보게나 

비록 아무런 말이 없어도 
사랑으로 
감싸주듯이 
다정하게 불어와 맴돌고 있지 아닌가 

한여름 8월인데 
어찌 바람의 고마움을 모른다 하겠는가 
그 고마움에 
난 그저 
박수를 보낼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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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에게 / 윤보영

반갑다, 8월!
참 많이 기다렸지?
기다린 만큼
더 짙은 시간으로 채워
떠날 때는 아쉬움이 없도록 하자.

너로 인해 들판의 곡식은
단단하게 여물 것이고
사람들 이마에 흐른 땀도
더 보람 있어지겠지.

가까이 다가왔던 하늘은
높아지기 시작할 테고
높아진 만큼
물은 더 멀리 흘러가겠지.

그 빈자리를 우리
보람 있는 시간으로 채우자
8월 너랑 나랑 힘을 합치면
안 되는 게 무엇이며
못 이룰 게 뭐가 있겠니.

12월이 되어
한 해라는 이름으로 올해를 지울 때
내 너를 힘주어 기억하겠다.

애인처럼 내 멋진 8월!
반갑다
무리 없이 와 주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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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에는 / 최홍윤

봄날에 서늘하게 타던 농심農心이
이제 팔 부 능선을 넘어서고 있다
된 더위 만나 허우적거리지만,

기찻길 옆엔 선홍빛 옥수수 간이역에
넉넉히 핀 백일홍 모두가
꿈을 이루는 8월이다

숨 가쁘게 달려온
또 한해의 지난날들
앳되게 보이던 저어새의 부리도 검어지는데
홀로 안간힘으로 세월이 멈추겠는가

목 백일홍 꽃이 지고
풀벌레 소리 맑아지면은
여름은 금세 빛바랜 추억의
한 페이지로 넘어가고 마는 것

우리가 허겁지겁 사는 동안
오곡백과는 저마다 숨은 자리에서
이슬과 볕, 바람으로 살을 붙이고
가을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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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의 강 / 박두진

8월의 강이 손뼉 친다. 8월의 강이 몸부림친다.
8월의 강이 고민한다.
8월의 강이 침잠한다.
강은 어제의 한숨을, 눈물을, 피흘림을, 죽음들을 기억한다.

어제의 분노와, 비원과, 배반을 가슴 지닌
배암과 이리의
갈라진 혓바닥과 피 묻은 이빨들을 기억한다.

강은 저 은하계 찬란한 태양계의
아득한 이데아를
황금빛 승화를 기억한다.

그 승리를, 도달을, 모두의 성취를 위하여
어제를 오늘에게, 오늘을 내일에게 위탁한다.

강은 8월의 강은 유유하고 왕성하다.
늠름하게 의지한다. 손뼉을 치며 깃발을 날리며, 오직
망망한 바다를 향해 전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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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의  시 / 오세영

8월은
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 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 것
풀섶에 산나리, 초롱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는데

8월은
정상에 오르기 전 한 번쯤
녹음에 지쳐 단풍이 드는
가을 산을 생각하는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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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폭염 / 성백군

저건 난동이다 
단지 8월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막무가내로 쳐들어와 열기를 뿜어대며 무전취식 하려 드니 
제집이라 한들 어느 누가 견딜 수 있으랴 

산이며 바다며 사람 홍수다 
계곡에서는 다 큰 남자들이 벌거벗고 엉금엉금 기며 물장구치고 
바다에서는 파도를 안고 뒹굴다 못해 
모래에 묻혀 시체놀이를 하는 멀쩡한 여자들 
사람이 더위를 먹으면 완전 도나 보다 
종일 미치다가 간 백사장에는 
비닐봉지, 담배꽁초, 음식물 쓰레기, 빈 병, 삼각팬티가 
낡은 달빛 아래 부끄러움도 없이 도도하다. 

마치 승전의 포획물처럼, 

텃밭에서 일하던 노인이 발갛게 익어 죽고 
차 안에서 잠자든 젖먹이를 깜박 잊었다가 죽였다고 하고 
폭염에 죽음이 무슨 유행병처럼 보도되는 데도 
중동에는 열돔 현상으로 체감온도가 C 74도가 넘는다고 하니 
이런 일 가지고 국제기구에 구호기금을 청구할 수도 없고 
이러다간 대한민국 사람들 주택가 골목은 무인지경이 되겠다 싶은데 

그래도 담 그늘 뒤지며 늙은 개 한 마리는 
혀 빼물고 졸고 있다 
털옷도 벗지 않은 채 잘 견뎌내고 있는 것을 보면 
폭염도 잠시 지나가는 난동이지 주인은 아닌가 보다 
말복 지나 처서가 오면 
제풀에 숨죽이며 까무러질 것이라며 
다가서는 나를 보고도 짖을 생각은 않고 눈만 껌벅인다 
저 비굴한 모습, 나도 기꺼이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개처럼 죽어가는 모습을 보이며 폭염을 견디어 보면 어떠하랴 

누구는 천지를 얻기 위하여 무식한 놈의 가랑이 밑을 기었다는데 
잠시 시간에 기대어 사지를 늘어뜨리고 
바닥을 기며 겸손을 배우는 것 
그러면 폭염이 혹 봐주지 않을까? 아니더라도 
힘없는 나를 일으켜 세우지는 못할 터 
괜찮은 피서 방법이라고 권하고 싶은데 
어느새 벌컥벌컥 폭염보다 더한 화가 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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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한낮 / 홍석하

밭두렁에 호박잎
축 늘어져 있는데

사철 맨발인 아내가
발바닥 움츠려 가며
김장밭을 맨다

느티나무 가지에 앉아
애가 타서 울어대는
청개구리

강물에 담긴 산에서
시원스럽게 우는
참매미

구경하던
파아란 하늘도
하얀 구름도
강물 속에 들어가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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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월 무정 / 백원기

이거 너무하지 않냐 
한 달째 물러서지 않는 폭염 
하늘을 바라보면 
하얀 뭉게구름 떠있지만 
예년처럼 두둥실 떠있지 않고 
억지로 붙잡힌 듯 달아나려 한다 

한바탕 부는 바람에 
밀려갔다 밀려오는 재롱잔치 
바라보는 눈이 예쁘고 
웃는 입이 웃음으로 가득했는데 
올해는 아니야 

정답던 태양은 심술궂게 
큰 거울로 반사해 뜨겁게 비추니 
이 땅의 모든 것들 생기를 잃는데 
숱한 기상전문가도 
다 지나가리라 기다리는 마음 

오가던 발걸음이 멈추니 
전화 소리마저 끊어지고 
거실 티브이만 뜨겁게 달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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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월에게 / 김덕성

여름내 
폭염으로 쏟아붓던 그대 
참 많이 미워했지 

나약해져 가는 모습을 보니 
그만 가렸는가 
이제 곧 저 들에는 
황금의 계절이 펼쳐질 텐데... 

넘실넘실 황금물결치고 
농악대의 즐거운 풍년가 들려오는 
풍요한 환희의 계절이 오는데 

그대의 명작이 아닌가 
폭염으로 원성을 들으면서도 
이뤄 놓은 오곡백과 
팔월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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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담쟁이 / 강현덕

동그랗게 꿈을 말아 안으로 접을래
빠알간 흙벽 속으로 자꾸 말아 넣을래
다져서 쌓은 꿈들이 사방으로 터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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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소나기 / 김명배

더럭더럭 운다,
8月 소나기.

늙은 부처가 낮잠을 깬다.

숲 속 어디에
빤짝이는 것이 있다.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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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의 기도 / 임영준

이글거리는 태양이
꼭 필요한 곳에만 닿게 하소서

가끔씩 소나기로 찾아와
목마른 이들에게 감로수가 되게 하소서

옹골차게 여물어
온 세상을 풍요롭게 하소서

보다 더 후끈하고 푸르러
추위와 어둠을 조금이라도 덜게 하소서

갈등과 영욕에 일그러진 초상들을
싱그러운 산과 바다로 다잡아
다시 시작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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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의 노래 / 정연복

하루하루 찜통더위와
치열하게 싸우면서

많이 힘들었는데
어느새 7월이 갔다.

태양의 열기
아직은 식을 줄 모르지만

이제 한 달만 더 가면
가을의 문턱 9월이다.

세월은 바람같이
오고 가는 것

8월이여 내게로 오라
내 곁에 잠시 머물다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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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의 바다 / 이채

8월의 바다
그 바다에서
얼마나 많은 연인들이 만나고
그리고 헤어졌을까

넘실대는 파도에 하얗게 이는 물보라
그 물보라에
얼마나 많은 사랑이 밀려오고
그리고 쓸려 갔을까

그래서
겨울바다는
늘 쓸쓸한가 보다

8월의 바다
그 바다 저편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숲으로 떠 있는 외로운 섬 하나

하얀 갈매기 날으고
구름도 쉬어가는 그곳
그곳에 혹시
보고픈 연인이라도 머물고 있지나 않을까

그래서
그 섬은
늘 그리운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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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의 선물 / 윤보영

8월은
내가 나에게 휴식을 선물하는
의미 있는 달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새해를 열면서 다짐했던 것을
실천하고 있는 나에게
선물을 주는 8월!

그 선물 속에는
가족과 친구가 있고
함께 지낸 사람들의 고마움도 담겨 있겠지요.

시간이 빠르게 지나갑니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또 다른 한 해를 향한 남은 시간도
더 빠르게 지나가겠지요.

8월에 받은 선물이
가을과 겨울로 이어져서
행복이 될 수 있게
꿈이 담겼으면 좋겠습니다.

그 8월을 나에게 선물하겠습니다.
사랑을 선물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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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의 비취 /진의하

언젠가
떠나버린 날들로
파랗게만 싱그럽던 숲

그날의 그리움이
오열로 끓어 넘치는
매미의 울음

가쁜 심장의 호흡으로
먼 그대 발자국을 밟아
노래하네

비취빛 날개 하늘거리는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수침을 꽃던 허공

온종일
팔 벌려 빗질하며 기다려도
그대 부드러운 숨소리는 들리지 않고
남은 건 그림자뿐

얼싸안던 그 손길
푸른 보자기에 안겼던 추억
지금은 정적만이 출렁이는
혼자만의 파란 숲
그대  슬픈 날개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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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의 소망 / 오광수

한줄기 시원한 소나기가 반가운 8월엔
소나기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만나면 그렇게 반가운 얼굴이 되고
만나면 시원한 대화에 흠뻑 젖어버리는
우리의 모습이면 얼마나 좋으랴?

푸름이 하늘까지 차고 넘치는 8월에
호젓이 붉은 나무 백일홍 밑에 누우면
바람이 와서 나를 간지럽게 하는가
아님 꽃잎으로 다가온 여인의 향기인가
붉은 입술의 키스는 얼마나 달콤하랴?

8월엔 꿈이어도 좋다.
아리온의 하프소리를 듣고 찾아온 돌고래같이
그리워 부르는 노래를 듣고
보고픈 그 님이 백조를 타고
먼먼 밤하늘을 가로질러 찾아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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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의 여름 / 이정순

빠알간 수박이 냄새를 풍기며
접시에 누워있다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이마에 땀방울 맺히는 여름
빠알간 수박이 더위를 식혀준다.

​매미 소리 귓가에 들리고
뭉게구름 하늘에 떠 있는 날

바다가 그리워지는 여름
청포도 주저리주저리 열려
포도 향기 폴폴 나고

바지랑대 위 잠자리 꼬리를 치켜세우는
8월의 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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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의 장미 / 김진학

비 따라온 여름
붉다 못해 김어진
장미가 피었다

아름다운 아픔의 꽃
가슴에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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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의 휴가 / 정해철

한적한 역사 속 숨결을 따라
산자락 한 기슭을
베고 누운 송수 수련원

잠시 세차게 이는 바람에
속세 체취 씻기 우고

인생 넝마에 지든 몸을
잠시 세차게 내리는 비에 씻어

당신 품에 고이 내어 맡기며
2박 3일 일정 속에
영혼의 안식을 누리려 합니다

재를 넘지 못한 비구름이
연신 비를 뿌려 대지만
대지의 품속에 누운
나의 영혼이 안식을 찾아갑니다

처마에 매달린 빗방울이 떨어지듯
어느 세 안식은 가고
세상이 나를 손짓합니다

조용히 찾아온 8월의 휴가가
영의 양식을 차곡차곡 쌓아둔 채
과거의 시간 속으로
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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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능소화 연가 / 이해인

이렇게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은
당신이 보고 싶어
내 마음이 흔들립니다

옆에 있는 나무들에게
실례가 되는 줄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가지를 뻗은 그리움이
자꾸자꾸 올라갑니다

저를 다스릴 힘도
당신이 주실 줄 믿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내게 주는
찬미의 말보다
침묵 속에도 불타는
당신의 그 눈길 하나가
나에겐 기도입니다
전 생애를 건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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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혹 8월에 / 홍경림

30도를 웃도는 불볕더위 속에서도
잠자리는 짝짓기를 하는 8월
미치도록 흐르는 초록을 따라
불혹 8월에 휴가를 간다

8월 햇빛을 입은 바람이 두려워
검은 휘장을 치고
전신을 가린 괴산 인삼들

밭에서 너울너울
8월 더운 바람결에도
신명 나게 춤을 추는 증평 담배들

길가엔 떼 지어 달맞이꽃 마중을 하고
참깨밭 허수아비 우쭐대며
인사를 한다

산중턱 산나리꽃
샛노란 웃음으로 절하는 산허리를 돌고 돌아
도착한 거봉 강가

무더위를 피해 모여든 야영객들
벌써 온 이들은 물장구가 한창이고
나중온 자들은 너도나도 서둘러
거봉 강가 채색을 한다
빨강 파랑 조립식 별장을 지어-

그 앞을 지나가는 아이스크림 장사 머리 허연 아저씨
8월 불볕에 달구어진 자갈밭길
손수레를 끌고 이리저리
손님을 찾아다니는 오늘
전생엔 저 아저씨 놀고먹던 배짱이었나?
부질없는 생각에 마음이 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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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얄궂은 8월 / 임영준

그늘도 지쳐 늘어진 명절
이글거리는 격분의 난장
넋 빠진 땅덩어리에
앵돌아진 바람
제풀에 엉겨 붙은 수액이
더위 먹은 미물들을 노리는
벌건 백주의 잔상
얄궂은 이번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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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 8월 / 윤순찬

칼날 같은 햇살 한 조각
아스팔트 위에 나뒹굴어
예리한 자국
허옇게 뿜어지는
열기.

낯선 매미의 울음은
이천 오백 원

푸른 하늘 한 조각은
칠천 삼십 원

주머니에서 뛰쳐나온 돈들이
도시에 레미콘으로 부어지고
점점 헐떡이다
박제가 되는 도시

다시 그 위로
새하얀 양변기 같은
21세기.
차갑게 누워
벗은 다리를 벌린다

===================
+ 8월만 같아라 / 임영준

땡볕에 좀 널었느냐 
후덥지근하긴 했지만 
구들만 지고 누워 
누굴 탓하고만 있진 않았겠지 
허접한 나부랭이들에 매여 
산천을 외면한 건 아니겠지 
상궤를 약간 벗더라도 
8월만 같아라 
진솔하게 다 토해버려 
맺힌 것은 덜하더라 
쌓이고 쌓아 
복장이 넘치더라도 
다시 올 때까지 꾹 눌렀다가 
후련하게 환치해 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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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의 종소리 / 천상병

저 소리는 무슨 소리일까?
땅의 소리인가?
하늘 소리인가?

한참 생각하니, 종소리.
멀리멀리서 들리는 소리.

저 소리는 어디까지 갈까?
우주 끝까지 소밀 것이고,
천국에서도 들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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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의 현깃증 / 이영지

현깃증 일어나요 자꾸만 열 내시면 
서거나 앉아보며 달래요 비상 막의 
열매로 휘돌아 들며 안까 님을 써 봐요 

땡볕에 가뭄점점 그러심 어쩌나요 
한 모금 물방울이 그리운 날이어서 
비상구 열어놓고서 물 주기로 보내요 

바탕에 기도점점 꽃무늬 파랑기둥 
놓이는 하늘계단 분수로 흐르도록 
8월의 하늘분수가 밤새는 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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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그러운 8월 / 윤갑수

이글거리는 햇살을 해찰하다 
잡아먹을듯한 시선에 놀라 
그늘 속으로 숨어버린 7월 

어느새 태양은 절정을 향해 
달음질하니 햇살은 더욱더 부릅뜬 
눈빛으로 세상을 흘긴다. 

가만히 있어도 오그라질 듯 
빗줄기처럼 주르륵 흘러내리는 
한낮의 8월 

녹음이 짙어가는 여름날의 
햇살은 가을을 풍요롭게 함이니 
무덥다 뜨겁다 푸념하지 말자 
여름날 매미의 일생처럼 장고의 
세월을 어둠과 천적으로부터의 
승리한 자의 노래가 혼을 빼듯 
싱그러운 8월이 무르익어간다. 

====================
+ 8월이 가더라도 / 임영준

달빛에 흐느끼는 잎새마다 
너의 눈망울이 일렁인다 

애수에 젖은 모래성처럼 
그저 지워지고 싶은 건지 

열락에 겨워 넘나들던 
한여름 밤의 꿈이었던가 

8월이 가더라도 지그시 되새기자 
평생을 함께 할 그리움인걸 

---------------------------------
+ 8월의 나무에게 / 최영희

한줄기
소낙비 지나고
나무가
예전에 나처럼
생각에 잠겨있다

8월의
나무야
하늘이 참 맑구나

철들지,
철들지 마라

그대로,
그대로 푸르러 있어라

내 모르겠다

매미소리는
왜, 저리도
애처롭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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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의 냇가에서 / 전병철

그렇게도 맑은 물로 장관을 이루고
은어며 미꾸리자 빠꼼이 송이 붕어 메기 뱀장어 등
무리 지어 노니던 곳
어떤 곳은 홍수로 난리가 났는데도
올 가뭄으로 온갖 잡풀만 무성하고
그래도 곳곳에 고여 있는 냇물 속엔
다져 온 지난 추억을 건지려는
피서객들로 심심하지는 않다

투망과 그물로 무릎까지 오는 냇물 속을
이리저리 휘젓고 다니지만
잡히는 것이라곤 붕어 미꾸리자 빠꼼이 등
매운탕거리 약간
인기 있던 은어는
아예 흔적조차 찾기가 어렵고
그래도 소문 따라 해마다 찾아온다는
여기*
비록 수확은 적어도
낭만을 건져 올리고 추억을 끓이는
텐트 속엔
후회보다는 즐거움으로 가득하다

*여기: 경주시 양남면 환서리 냇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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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엔 떠나보내리 / 박준형

여름의 한가운데서 들리는 매미소리 
한여름의 정열적인 사랑도 
매미소리가 끝날즈음엔 
내 마음에서 떠나보내리 

가을의 문턱에선 
낙엽 밟으며 그리움에 젖으리 

내 안의 사랑도.. 
내 안의 정열도.. 
모두 떠나보내리 

내 안에 남은 건 
단꿈에서 깨어 바라보는 
새벽미명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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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마다 8월이 오면 / 박송죽

해마다 조국의 맥박이 뜨겁게 뛰는 8월이 오면 
한 맺힌 36년의 일제에 탄압에서 
목숨 바쳐 되찾은 선열들의 피의 함성이 
삼천리강산 방방곡곡 
가슴 저립도록 용솟음치며 
불타오르던 애국찬가. 
빛은 빛으로 되살아나 
어둠 문질러 신 새벽을 여는 
빛은 빛으로 되살아나 
동트는 부활의 아침처럼 
대한민국 만 만세의 아침으로 온다. 

그러나 해마다 청포도가 익어 가는 8월이 오면 
찢기고 핥기고 피 흘린 상처 다시 도져 
죽어서도 깊이 잠들지 못한 한 끌어안고 
짐승보다 못한 사람의 탈을 쓴 
일본군의 군화자국에 짓밟혀가며 
정신대로 끌려가던 이 땅에 우리네 어머니가 
살아있어도 죽어있는 목숨 
죽어서도 눈감지 못할 
천추에 씻지 못할 치욕 부둥켜안고 
갈기갈기 찢긴 상처 
삼천리를 돌고 돌아 
구만리장천 혼백자락 
피로 고여 돌고 돌아 
아...., 뼈와 살 깎아 내는 아픔으로 돌고 돌아 
유유히 흐르는 강이 되고 흙이 된다. 

해마다 고향 그리워 눈물이 베여 오는 8월이 오면 
녹슨 철마는 달리고 싶어 한다. 
시공을 초월한 인종을 초월한 
세계는 하나, 한 가족 하나로 
이념과 사상을 초월한 
자유와 평화의 물결 속에 
역사의 강은 도도히 흐르고 있는데 
유독 우리만이 절망과 비애를 안고 
분단의 장벽 허물지 못한 채 
쓰린 한을 안고 울고 있어야 하는가. 
찬연한 새 역사의 장을 여는 
겨레의 숙원인 조국통일 이룩하여 
떠오르는 동방의 빛, 
세계 속에 통일 조국 
한 핏줄 하나로 단결된 
내일의 영광된 조국 하나로 
자자손손 민족만대에 물러주어야 할 이 땅. 
새 날 새 역사를 창출하여야 할 
우리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기필코 하나가 되어야 한다. 

-----------------------------------
+ 8월이 슬프게 아프다 / 나상국

8월이 
마냥 아프다 
호스피스 병동 
그곳을 
알아보라던 말을 듣고도 
짐짓 모른 채 
난 집이 좋다 하시더니 
6.7월 무더위 속 가쁜 숨 
거칠게 몰아쉬며 
거뜬하게 잘 견디셨는데 
8월 초하루 
제수의 부음 소식을 
알기라도 하신 듯 
경각의 숨을 껄떡거리며 
힘겹게 밤 을지 새우고 나서 
한줄기 눈물 속으로 
뜨거운 숨을 차갑게 내려놓으셨다 
잔인하도록 
황망하게 아픔을 준 
이 8월이 
슬프게 아프다 
하늘도 
땅도 
다 
내 곁을 떠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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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이 아름다운 이유 / 윤보영

8월입니다.

행복으로 채워질 한 달을 위해
그대 그리움이 독차지할
이 한 달을 위해,

그대 생각이 지배할 한 달을 위해
그대가 내 모든 것이 되어도 좋을
이 한 달을 위해
기분 좋은 마음으로 엽니다.

동산에 떠오른 해처럼
내 삶에 힘이 되는 그대!
그대가 있기에
이 한 달도
지난 한 달처럼
참 아름다울 것 같습니다. 

------------------------------
+ 8월의 명동 거리에서 / 박진옥

무심히 지나쳤을 
한 존재가 

작렬하는 
8월의 명동거리에서 

연약한 두 날개로 
날아간다 

이 도시에서 태어난 걸까? 
어는 시골 들판에서 실려왔을까? 
희망을 줄 꽃도 없는데 

댄스음악의 요란함 
수많은 차들의 매연 
분주한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희망을 줄 꽃을 찾고 있는 걸까? 

애벌레의 아집과 
번데기의 허물을 
벗어버리기 위해 
껍데기의 고통을 이겨내야 했던 
연약하지만 희망을 가진 
두 날개의 존재 

작렬하는 
8월의 명동거리 

나는 
작은 희망을 가슴에 끌어안으며 
꽃들에게 희망을 줄 나비의 
힘찬 날갯짓을 본다. 

===================
+ 8월처럼 살고 싶다네 / 고은영

친구여
메마른 인생에 우울한 사랑도
별 의미 없이 스쳐 지나는 길목
화염 같은 더위 속에 약동하는 푸른 생명체들
나는 초록의 숲을 응시한다네

세상은 온통 초록
이름도 없는 모든 것들이 한껏 푸른 수풀을 이루고
환희에 젖어 떨리는 가슴으로 8월의 정수리에
여름은 생명의 파장으로 흘러가고 있다네
무성한 초록의 파고, 영산홍 줄지어 피었다

친구여
나의 운명이 거지발싸개 같아도
지금은 살고 싶다네
허무를 지향하는 시간도 8월엔
사심 없는 꿈으로 피어 행복하나니
저 하늘과 땡볕에 울어 젖히는 매미 소리와
새들의 지저귐 속에 나의 명패는
8월의 초록에서 한없이 펄럭인다네

사랑이 내게 상처가 되어
견고하게 닫아 건 가슴이 절로 풀리고
8월의 신록에 나는 값없이 누리는
순수와 더불어 잔잔한 위안을 얻나니
희망의 울창한 노래들은 거덜 난 청춘에
어떤 고통이나 아픔의 사유도
새로운 수혈로 희망을 써 내리고 의미를 더하나니

친구여,
나는 오직 8월처럼 살고 싶다네 

------------------------------------------
+ 중년의 가슴에 8월이 오면 / 이채

한줄기 바람도 없이
걸어가는 나그네가 어디 있으랴

한 방울 눈물도 없이
살아가는 인생이 어디 있으랴

여름 소나기처럼
인생에도 소나기가 있고

태풍이 불고 해일이 일 듯
삶에도 그런 날이 있겠지만

인생이 짧든 길든
하늘은 다시 푸르고

구름은 아무 일 없이 흘러가는데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사람이여
무슨 두려움이 있겠는가

물소리에서 
흘러간 세월이 느껴지고

바다 모래에서
삶의 고뇌가 묻어나는

중년의 가슴에 8월이 오면
녹음처럼 그 깊어감이 아름답노라

_________ * 50

8월 / 고은영
8월 / 반기룡
8월 / 박인걸
8월 / 목필균
-----------------
8월 / 안재동
8월 / 오애숙
8월 / 이외수
8월 / 이해인
-----------------
8월 / 홍경임
8 월령 / 유안진
8월은 /성백군
8월에 / 민경대
----------------------
8월 바람 / 김덕성
8월에게 / 윤보영
8월에는 / 최홍윤
8월의 강 / 박두진
------------------------
8월의  시 / 오세영
8월 폭염 / 성백군
8월 한낮 / 홍석하
팔월 무정 / 백원기
-------------------------
팔월에게 / 김덕성
8월 담쟁이 / 강현덕
8월 소나기 / 김명배
8월의 기도 / 임영준
---------------------------
8월의 노래 / 정연복
8월의 바다 / 이채
8월의 선물 / 윤보영
8월의 비취 /진의하
--------------------------
8월의 소망 / 오광수
8월의 여름 / 이정순
8월의 장미 / 김진학
8월의 휴가 / 정해철
---------------------------
능소화 연가 / 이해인
불혹 8월에 / 홍경림
얄궂은 8월 / 임영준
21세기 8월 / 윤순찬
---------------------------
8월만 같아라 / 임영준
8월의 종소리 / 천상병
8월의 현깃증 / 이영지
싱그러운 8월 / 윤갑수
-----------------------------
8월이 가더라도 / 임영준
8월의 나무에게 / 최영희
8월의 냇가에서 / 전병철
8월엔 떠나보내리 / 박준형
--------------------------------
해마다 8월이 오면 / 박송죽
8월이 슬프게 아프다 / 나상국
8월이 아름다운 이유 / 윤보영
8월의 명동 거리에서 / 박진옥
---------------------------------------
8월처럼 살고 싶다네/고은영
중년의 가슴에 8월이 오면 / 이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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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시 모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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