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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당/겨울

송년 시 모음 2

+ 세모 / 엄원태

한 해가 저문다
파도 같은 날들이 철썩이며 지나갔다
지금, 또 누가
남은 하루마저 밀어내고 있다
가고픈 곳 가지 못했고
보고픈 사람 끝내 만나지 못했다
생활이란 게 그렇다
다만, 밥물처럼 끓어 넘치는 그리움 있다
막 돋아난 초저녁별에 묻는다
왜 평화가 상처와 고통을 거쳐서야
이윽고 오는지를 ...
지금은 세상 바람이 별에 가 닿는 시간
초승달이 먼저 눈 떠, 그걸 가만히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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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종 / 박인걸

지난 섣달 그믐밤에
멀리서 들려오는 종소리를 들으며
무해(無害)와 무탈(無頉)의 소망을
별 숲으로 쏘아 올렸다.

낮과 밤이 엇갈릴 때마다
희비(喜悲)와 명암(明暗)이 널을 뛰고
안팎의 구구사정(區區私情)은
소용돌이만큼 어지러웠다.

삼백예순다섯 날은
삽시간(霎時間)에 눈앞을 지나
끝자락마저 잡을 수 없는
연혁(沿革)의 언덕을 넘어간다.

한해가 이틀 남은 달력은
초조(俏措)함을 더욱 압박하고
생애(生涯) 남은 시간들이
쥐꼬리만 해 심(甚)히 두렵다.

그래도 여전히 태양(太陽)은 밝고
하늘 또한 무한(無限)히 푸르다.
생명이 호흡(呼吸)하니 고맙고
또 한 해를 예약(豫約) 하여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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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년회 / 권승주

한해를 보내면서 마무리를 잘하기 위해서
금년의신을
모셔다놓고
폭탄주로
원샷

짜릿한 기운이 전신을
돌고 돌아
한해가
마무리되었을까

뒤이어
권주사 있는 폭탄주의
송년은 끓일 줄 몰라
함께 참석한
우리를 지켜주신
신께서도
술에 취하여 횡설 수설
망신 당할까봐 타고 줄행랑

잊어야 하기에
금년에 쌓였던
슬픔과 한과 갈등을 못다한일을 잊어야하기에

소주와 맥주가 적당히 섞인
침몰주가 제조되어
폭탄이 되어 모든 것을 부숴버린다

무슨 말이 필요 있을까
살다보면
잘한 일보다
못한 일이 더 많은 것을
칭찬보다는
꾸지람을 더 들은 것을
술로 희석되어진
한해가
눈물이 되어 녹아내리는
망년의 밤
송년의 밤

날려라
잊어라
씻어라

노래방의 노래 소리가
취하여
흔들흔들
무엇인가는 보내고
하늘로
무엇인가는
새롭게 맞이하여야 할
꿈이

밤이 깊어가고 자정이 훨씬 넘었다
새해가 스물 스물 닥아 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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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모에 / 권도중

새벽 졸린 출근길 지친 밤 퇴근길로
기댈 언덕 없이 지치도록 뛰었다
뜻으로 안 되는 인생 또 한 해가 저문다
그림자 짙은 골목 부산한 발걸음들
이 겨울 내리 울고 봄싹으로 돋을 수 있다면
필요한 돈만큼이나 간절한 소망이여
연하장도 카드도 내년에는 보낼게요
뿌리를 내리고픈 이 연대를 아십니까
내 사랑 무거운 만큼 진실로 힘을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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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송가 / 주응규

햇빛 달빛을 밟고 지나 열두 징검돌을 건너 
그대와 동행한 긴 듯 짧은 여정은 
어느새 막바지 고빗길을 넘으면 
그대와는 영영 이별이라오 

석별의 눈물을 흘리는 그대 
행여나 가슴에 응어리 맺혔거든 
남김없이 떨쳐주오 

그대와 더불어 거닐어 온 날은 
비바람치고 꽃피고지고 잎새 돋고지고 
맑은 날 흐린 날 번갈아들며 
눈물겨운 사연도 참 많았구려 

그대와 동고동락했던 소중한 시간 
세월의 그늘에 차츰 묻힐지라도 
간간이 가슴에 피우리니 
그대 부디 잘 가시구려 

재 너머로 총망히 
새 손이 오신다는 기별이 왔소 
그대가 묵었던 사랑채를 
말끔히 단장해 
새 손 맞을 채비 하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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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섣달 그믐 / 권옥희

앞선 아비의 등 뒤론 바다보다 더 깊은 어둠이 흐르고
속 끓이는 불덩이처럼 나는 종내 그 어둠 속에 혼을 놓고 말았다.
보이냐, 보이느냐며 애써 고향을 묻으며 손길 한 번 다가가지 못한
유년의 골짝마다 그리움만 무수히 별로 뜨는데 어둠은 어김없이
내 등을 일으켜 뭉텅뭉텅 잘려나간 기억을 이어대다가 밤이슬로 부쉈다가
처음부터 내 혼은 없었던 것 같아 누구도 부르지 못한 섬.
낯익은 길을 열어도 하늘은 달마저 감춘 다 털어낸 벼포기의 밑동 같은 그믐밤을 내려놓았다.

섣달 어둠에 매달린 이리도 질긴 뿌리 어이 잘라낼거나.
아직도 바람같이 내달르고 있는 아득한 세월 너머 넉넉했던
아비의 등짝 이미 간 곳 없고 넉살 좋은 심장처럼 굳은 가래떡을 썰며
나는 떡국 한 그릇도 목이 메어 넘길 수가 없는데
또 얼마나 많은 그리움들이 이 깜깜함 속에 가슴을 치고 있을지 보이냐,
보이느냐며 애써 몸을 일으키며 어둠보다 더 깊은 해가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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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섣달 그믐 / 김사인

또 한 잔을 부어넣는다
술은 혀와 입안과 목젖을 어루만지며
몸 안의 제 길을 따라 흘러간다
저도 이젠 옛날의
순진하던 저가 아니라고 말하는 듯하다
뜨겁고 쓰다

윗목에 웅크린 주모는
벌써 고향 는 꿈을 꾸나본데
다시 한 잔을 털어 넣으며
가만히 내 속에 대고 말한다

수다사(水多寺) 높은 문턱만 다는 아니다
싸구려 유곽의 어둑한 잠 속에도 길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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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섣달 그믐 / 김은경

오래 전
붉은 그믐의 밤이 반죽한
한 몸이 있었는데
무딘 칼 한 자루에도
마음 곧잘 내어 주던
착한 영혼이 있었는데

잠깐의 목멤이 없지는 않았으나
모르는 척
식당에 혼자 앉아
팥칼국수를 먹는 저녁
내가 미처 음복 못하고 보낸
첩첩의 고통이 긴 실타래 풀어
마침내 나를 먹이는가
떠난 당신이 내 앞에 앉아
허연 국수사발 같은 눈동자로 멍하니
나를 응시하는데

살아야 한다고, 때로는 무심한 듯
살아야 한다고
왼손이 오른손에게 더운 손이
찬 손에게
몸이 일부를 내어 주며
숟가락을 내미는 시간, 핏빛의 당신을
물 한 모금 없이
후루룩 삼키는 저녁

목으로 넘어가는 이 따뜻한 어둠이
당신의 눈물인 듯 간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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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구영신 / 곽종철

조용히 한 해를 뒤돌아봅니다.
때로는 성난 파도처럼 분노하고
때로는 아픔을 함께하기도 하며
가끔은 쇠귀에 경 읽는 짓도 하는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답니다.

속절없이 지나가는 세월이라지만
많은 흔적 남겨둔 채 흘러갑니다.
묵은 것은 보내고 새것을 맞이하는
이 순간이 바로,
좋은 일만 있기를 바라는 새해랍니다.

새해가 밝았습니다.
칼바람에 떨지 않게 따뜻한 정을 나누고
삶에 지쳐 처진 어깨에 날개를 주소서.
갈등으로 찢어진 상처도 아물게 하는
우리 소원 다 이룰 새해를 맞이하소서.

우리 소원 들어주소서.
우리에게 지혜를 베푸소서.
더 밝은 새해를 만들기 위해
우리의 할 일에
가슴이 뜨거워지는 새해가 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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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구영신 / 오애숙

희망 불렀던 동녘의 밝은 빛
떠 오르는 힘찬 태양 속에서
일 년 열두달 행진 했던 너

저무는 해거름 뒤에 네 모습
초라해 쥐구멍 찾아 나설 때
그래도 네가 있어 기뻤었다

감사의 날개 펼치며 푸른 맘
소망의 샘터로 인도 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라네

돌아보면 후회 할 일 많아서
따지니 버릴 것도 보이기에
묵은 해 속에 던져 버린다네

​가라~ 가라 쾌쾌묵은 것들아
오라~ 희망의 찬란한 것들아
묵은 것 보내고 새 것 맞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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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구영신 / 이명희

한 해의 끝에서 부산행 버스에 올랐다.
서둘러 출발시간에 댄 버스는 역한 냄새로 가득했다.
누군가 서울행 버스를 바삐 탔다가 그만
역류한 생의 시간을 게웠나보다
어디서, 어떻게 맺혀 게워진 시간이었는지.
황급하게 사라졌을 사람의 마음처럼
열리지 않는 창틈 앞에서 멈칫거리는 냄새를 맡으며
내 허기는 사라지지 않은 냄새보다
더 시큼한 햄버거를 한 입 베물고 말았다.
흔들리는 버스에 몸을 실은
내 안에서도 지난 시간이 울렁거린다.
우욱, 눈발처럼 기억이 흩어진다. 아,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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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구영신 / 하영순

오는 님 말없이 안으며
가는 님 말없이 보내리라
기쁨도 슬픔도 이름 짖지 않으리

있는 그대로
보는 그대로

하늘은 사시사철 푸르른데
빨간색만 변할 뿐이다
떠도는 구름도 스치는 바람도

어찌 제자리를 고집하겠는가
오늘 저 하늘이 어제의 하늘이 아니듯
내일 저 하늘도 오늘의 하늘이 아닌 것을

순리는 순리대로
강물이 어제 것이 아닐지언정
흐르는 물위에
한 척의 배를 띄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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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년의 밤 / 노정혜

아름다운 음악이 흐른다
행복한 만남에 행복하다
먹거리가 풍요를 이룬다 송

년의 밤은 화려하다
가는 해 잘 보내고 오
는 해 희망으로 맞어려는 자리
자리마다 행복이 넘쳐난다

좋아 아이 좋아

다음해도  더 좋은 만남의 자리
약속에 힘이 솟아라

오는 해 새로운 희망으로 노래하자
내년에 더 좋은 자리
행복한 만남을 약속한다
잘 가시오 기해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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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년인사 / 오순화

그대 올해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대 올해도 내 곁에 있어줘서 고맙습니다 
그대 올해도 사랑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그대 올해도 내 눈물 받아 웃음꽃 피워주고 
그대 올해도 밉다고 토라져도 하얀 미소로 달래주고 
그대 올해도 성난 가슴 괜찮아 괜찮다고 안아주고 
아플 때마다 그대의 따스한 손길은 마법이 되어 주었습니다 

그대의 품은 오늘도 내일도 세상에서 가장 넓고 편안한 집입니다 
그대가 숨쉬는 세상 안에 내 심장이 뛰고 희망이 있습니다 
그대 올해도 살아줘서 살아있음에 큰 행복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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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풍경 / 손병흥

온전한 정신적 휴식마저 미룬 채
마냥 쫓기듯 쉴 새 없이 살아온 한해
그저 다 놓고 다 잊고 푹 쉴 수 있는
배부른 영혼이 너무나 부러운 시절
입김 서리는 계절 가지끝 매달린 숨결로
내 삶 마저 비틀거리듯 햇살 내리는 날이면
늘 넉넉하기만을 바라고 섰던 욕심 물리고서
그냥 가끔씩 배부른 영혼임을 부끄러워 해보던
아름다운 회상 설움 참회 모두 다 안쓰러워
그동안 잃어버렸던 내 마음 빛 수를 놓아
빛이 사라진 밤하늘 걸어온 발자국 소리를
고요히 조심스레 즐겁고 신나게 챙겨보려다
왁자지껄 한바탕 가락 나부껴 흘러버린
온 가슴 찔러 대던 깊은 갈빛 그리움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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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가거라 / 이외수

더러는 바람이 불고
더러는 비가 내리고
아픈 이름들
흐린 세속의 어스름 속으로
하나

종적없이 떠나버린 날들이여
땀 흘리면서 살고 싶어서 태어나
피 흘리고 살아가는 세상이여
잘 가거라
배반의 세월이여
썩은 정치여
비굴한 변명이여
빌어먹을
악연들이여
그래 잘 가거라
먹고 사는 일은 누구에게나
캄캄한 절망이더라
그래도 이승에서는 다시 만날 수 없는
순간들이여
나는
그 모든 것들의 의미를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간직하리니
잘 가거라
잘 가거라
잘 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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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무는 꿈 / 이원문

밝은 빛에 보는 세상
어둠의 밤도 있었다

길고 짧음은
세월의 것이요                

담고 넣은 귀와 눈
그것은 버려야 할
마음의 것이 아닌가                  

무엇을 버리고
안 버릴 것인가          
저물면 다 버려야 할
허공의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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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31이여 / 송용일

앞서가는 세월을 잡으려
제한속도를 넘나들어도 
안간힘 다해도 
뒤돌아보지도 않네
시속 120킬로, 130킬로 널따란 길 
넓어질수록 속도는 빨라 시야가 좁아지니
무엇을 보았는지 긴 여로는 남는 것 하나 없네
발품을 열나게 팔아도 등잔 밑은 어두워져
어느덧 그대 앞에 서다니 12월31일 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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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의 노래 / 이효녕

한해 마무리해 보내는 겨울
12월이 다시 돌아오네

인생은 나이를 한 살 더 먹고
나뭇가지에서 놀던 참새는
어디론가 날아간 그 자리

나이테를 하나 더 만들어
겨울안개 뒤에 서있네

북쪽에서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을 안은

눈이 내리기
시작하는 섣달눈은

가장 가벼운데도
달력 맨 끝에 서있다가
허공의 허파에서 계속 숨쉬네

차가워진 가슴과 들녘에 앉은
하얀 눈 사이로 다른 세상을 향하여

언제나 따스하게 안아주려는
또 한 세월을 향하여
그 숱한 생각들의 깊이를 향하여

한 해를 마무리해 보내는
겨울12월이 다시 돌아오네

지금껏 살아온 삶을 돌아보면
숨겨진 향기가 겨울안개 뒤에 서서
떠도는 바람이 가슴을 두드리네

오가는 세월을 안고
오 지워지는 세월을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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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의 송가 / 신영

이별이란 말보다는 그리움이란 말을 남기자.
작은 삶의 울타리 안에
크고 작은 기쁨과 행복
상흔으로 남은 좌절과 슬픔과 고통
울퉁불퉁하고
올록볼록했던 삶의 길목에서
화들짝 웃음도 지어보고
울컥 화를 풀어 콧물 눈물도 흘리며
걸어왔던 한 해 동안의 삶
잘 살았구나!
이 많은 사람과
수없이 많은 일 들 속에서
아직 숨을 쉬고 있다는 것만으로
너와 나 그리고
우리는 행복한 사람.
이른 새벽 바다를 가르고 오르던 붉은 태양
한낮의 뙤약볕으로 온 세상을 어루고
저녁이면 제 몸을 다 태우며 
서산을 향해 돌아가는 놀 빛 석양처럼
아쉬움이란 말보다는
기다림이란 말을 남기자.
새로운 날을 함께 기다림으로 마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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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섣달 그믐밤 / 김진학

하늘 흐려도
섣달 그믐밤의 눈은 어찌 이리 고운가

떠나면 모두 두고 갈 것들
무슨 미련 있어
바쁘다는 일

모두 비어만 가는 도시
이 설날 아니면
영원히 못 뵐지도 모르는 칠순노모
또 못 가는 고향

우뚝 솟은 빌딩아래
딱지 같은 포장마차
술잔에 어린 고향이나 마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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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모 이야기 / 신동엽

싸락눈이 날리다 멎은 일요일
북한산성길 돌틈에 피어난
들국화 한송일 구경하고 오다가
샘터에서 살얼음을 쪼개고 물을 마시는데
눈동자가 그 깊고 먼 눈동자가
이 찬 겨울 천지 사이에서 나를 들여다보고 있더라
또, 어느 날이었던가
광화문 네거리를 거닐다 친구를 만나 손목을 잡으니
자네 손이 왜 이리 찬가 묻기에
빌딩만 높아가고 물가만 높아가고 하니 아마 그런가베 했더니
지나가던 낯선 여인이 여우 목도리 속에서 웃더라
나에게도 고향은 있었던가
은실 금실 휘황한 명동이 아니어도
동지만 지나면 해도 노루꼬리만큼씩은 길어진다는데
금강 연안 양지쪽 흙마루에서
새 순 돋은 무우을 다듬고 계실 눈 어둔 어머님을 위해
이 세모엔 무엇을 마련해 보아야 한단 말일까
문경 새재 산막 곁에 흰 떡 구워 팔던
그 유난히 눈이 맑던 피난소녀도
지금쯤은 누구 그늘에선가 지쳐 있을 것
꿀꿀이죽을 안고 나오다 총에 쓰러진 소년
그 소년의 염원이 멎어 있는 그 철조망 동산에도
오늘 해는 또 얼마나 다숩게 그 옛날 목홧단 말리던
아낙네 입술들을 속삭여 빛나고 있을 것인가
어디메선가 세모의 아침이 열리고 있을 것이다
화담 선생의 겨울을 그리워
열두폭 치마 아무려 여미던 진이의 체온으로
그 낭만들이 뿌려진 판문점 근처에도
아직 경의선은 소생되지 못했지만
서서히 서리아침이 열리고 있을 것이다
조용히 한강 기슭이라도 산책하련다
이 세모에 어느 날이었던가
비밀의 연인끼리 인천바다 언덕 잔디밭에 불을 질러놓고
오바깃 세워 팔짱 끼던 그 말없는 표정들처럼
나도 먼 벌판을 조용히 산책이나 하며
김서린 한 해 상처들이나 생각해 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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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년 기도시 6 / 이해인

조그만 예수 아기가
세상 속으로 들어오는
성탄의 기쁨은 우리의 기쁨
그분의 생일은 우리의 생일입니다

아기의 모습으로
다시 겸손하라고
다시 사랑하라고
천사들이 노래하며

삶의 무게에 지친
우리의 어깨 위에
날개 하나 달아 줍니다

이제는 우리의 이름을
기쁨으로 바꾸라면서

희망으로 바꾸라면서
노엘 노엘 노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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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년 기도시 9 / 이해인
-눈사람 부모님-

몸 마음이 아파서
외롭고 우울한 이들 위해
오늘은 무릎 꿇고 기도합니다.

고통을 더는 일에
필요한 힘과 도움 되지 못하는
미안함 부끄러움
면목없음 안타까움
그대로 안고 기도합니다.

정작 위로가 필요할 땐 곁에 없고
문병을 가서는 헛말만 많이 해
서운할 적도 많았지요?

'자비를 베푸소서!' 외우는데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이 가난하지만 맑은 눈물
작은 위로의 기도로 받아주시면
제게도 작은 위로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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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의 기도 / 안국훈

오는 손길 부끄럽지 않고
가는 발길 욕되지 않게 하며
좀 모른다고 해서 기죽지 말고
안다고 해서 거만하지 말게 하소서

좋다고 하여 금방 뜨거워지지 않고
싫다고 하여 금세 마음 식지 않게 하며
멀리 있다고 해서 잊어버리지 말고
가까이 있다고 해서 소홀하지 말게 하소서

악을 보거든 뱀 보듯 피하고
선을 보거든 꽃 보듯 반기게 하며
타인의 허물일랑 다독거리며 덮어주고
나의 허물일랑 깨달아 바로 고치게 하소서
이왕 태어난 삶, 원망할 일도 없나니
의미 있고 즐겁게 살 일이라면
내 욕심 채우려 야박하게 굴지 않고
분수 지키며 사는 당신과 늘 함께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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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의 송년 / 이원문

그렇게 보낸 송년이었것만
2019년의 송년은 왜 이리 더 쓸쓸한지
마지막 일터라 그런가
세월에 주눅일까
까치 짖음 까마귀 울음 귀에 담기 싫다
까치 짖음은 그런대로
까마귀는 오늘 따라 그리 더 낮이 떠 우는지         
끝과 마지막이 울리는 인생             
그 내일 줄어들고 다음은 더 짧다
거둬놓은 것 버리고 거둘 시간 없는 다음               
그래도 다음 위에 그 욕심 얹어야 하나  양지어도 시려운 몸 음지에 몸 아프고
해 기울어 바람 부니 넘는 해 더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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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마지막 날 / 김윤구

겨울밤 익어 가는 굴다리
양 곱창집 천장에 머문 숨소리가 千斤이다.
녹아나리는 소주병의 주둥이에
重한 중력의 힘 솟구치는 풍경이
여기저기서 고단한 현실의 속내처럼
발끈하고 굴다리 밑 중 드리운 석양은
서운하게 저물어 간다.
12월 깊은 밤 그렇게 익어가고
무심히 잊으려 애쓰는 추억과 사연도
해 저물어 달빛 드리운 소주잔에 찰랑이며
진눈깨비 훑는 유리창엔
마지막 야윈 달이 되어 멎는다.
질퍽한 회색 도시의 푹한 거리처럼
아련한 빛의 피사체를 낳는
가로등이 머문 세월은 삶에 반비례하며
석쇠에 흔적을 남기는 곱처럼 우리네
얄궂은 일상이 기억되는 밤은 지워진다.
내일이면 다가올 壬辰年 새해를 드리울
흑룡의 잔등엔 고단과 현실을 털어 버릴
꿈과 희망 맑은 기운 품은 해님이길 기원하는
굴다리의 밤은 고요에 잠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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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는 년 오는 년 / 이문조

비틀거리는 거리
술 취한 땅이
일어섰다 누웠다 한다
잊어야 할 것이
그리도 많은지
상처가 얼마나 큰지
도수 높은 알코올로
몸을 마취시키고
정신을 마비시킨다
망년 하느라
술독에만 빠지지 말고
가는 년
조용히 보내 주고
오는 년
기쁨으로 맞이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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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섣달그믐 하루 / 정재영

지나간 그림자
삭아진 사연(事緣)이 가득하여
텅 빈 무대(舞臺)

마지막 장
무거운 막이 내려
고요가 소란(騷亂)을 덮는 순간(瞬間)

삼백 예순 날 이야기가
하루로 뭉쳤습니다
일 년 내내 어둠의 틈에 낀
연출자(演出者) 당신은
조용히 곁으로 다가와

맞닿은 서로의 가슴으로
하루로
한 해를 보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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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영신의 밤 / 정아지

찾아간 송구영신의 밤

365일 지고 왔던 더뎌기들 내려놓아도 괜찮을까
큰 맘 먹고 눈 비비며 찾아와 고개 숙여 버둥거리려니
365일 하루들이 지친 나목으로 쳐다보고 있다
수북이 떨어진 군상(群想)들이 나를 보고 있다
몫이 된 잔재 매일 빗질로 쓸고 쓸었지만
그러나 뒤돌아 서면 그 자리에 그대로였다
줄기차게 따라붙는 인연들 버릴 수가 없어
덜어달라 도와주라 구해주라 찾아온 송구영신
기도하면 해결되나 눈을 감으니
땀방울들이 이곳저곳에서 바다로 보내주라 아우성쳐 된다

끝이런가 시작이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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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영신 카드 / 김하인

한 해가 또 옵니다.
이 카드 속엔 당신을 향한 제 마음의 365일이 새로이 들었습니다.
당신 행복하게 해드릴 일 년치 깨끗한 제 사랑입니다.
365일 내내 제 모든 것을 기쁘고 즐겁게 사용하시고 행복하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런 카드를 평생 동안 당신께 보내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소담한 흰 눈처럼 소복소복한 저의 365일을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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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의 그리움 / 이원문

나뭇가지에 걸치는
지난날의 기억들
그날이 멀어지면
추억도 멀어지는 것인지
살며시 하얗게 그날이 부서진다            
이름 끝자 가물가물
모습 잃은 그 얼굴
그 시간이 지우면
처음도 지워지는 것인지
둘이 아름다운 날 그리움에 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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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야의 종소리 / 양해선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마지막 밤
그 끄트머리에 서면
무관심 속에 버려졌던 시간들
아쉬움 매달고
불쑥불쑥 고개를 내민다
가고 오는 가장자리
혹은 끝과 시작이 만나는 찰나의 순간,
까마득한 태고의 허허벌판을 가로지르고
점점 가까이 다가와 귓전을 맴돌며
시공을 넘나드는 종소리,
그 파동을 따라
가느다란 흔들림은 시작되고
우거진 밀림 속에서 춤을 추는 원시인들
북을 치고,
우뚝 선 빌딩 숲 사이로 몰려나온 네티즌들
폭죽을 쏘아대고,
아직도 꺼지지 않은 촛불은
광장을 태우고 있다
덩! 덩~! 더엉! 더~엉!
새벽녘까지 마중 나온 긴 여운
사라질 때쯤,
어둠을 들추고 일어서는 새 소망들
가슴 속으로 일제히 안겨 들고
스치는 바람결에도 설레는
오, 심장 뛰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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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해가 또 가네 / 백원기

북풍한설 몰아치나 했더니
서산마루에 걸린 하현달처럼
저물어가고 있네

花無十日紅이라 하더니
治粧하던 아름다운 한 해도
고작 365일 버티다 넘어가고

가는지도 갔는지도 모르게
기도자의 마음으로 365일 썼지만
견디지 못하고 내년으로 넘겨주네

어린아이가 첫 세상을 보듯
새해를 마지 했었는데
시든 낙엽처럼 떨어지고 있구나

해 돋는데서 해 지는데 까지 걸었으니
이젠 캄캄한 밤길에 쉬었다가
오는 해를 마중 나가야 하겠다

그동안 밀린 숙제들을 모았다가
새얼굴 앞에 내놓으려니 쑥스러운데

묵은해가 넘어가고 잠이 든 간이역에
아련한 기적소리 울려오면
기다리던 새해가 밝아오는 기척

따뜻한 차 한 잔에
또 한 해가 가는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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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보내며 / 김금자

반갑지 않은 떨떠름한 겨울비가
매운바람의 동장군을 업고와
털썩 내려놓은 기해년 마지막 날

바람을 이겨낼 외투를 꺼내어
목에 걸린 가시 같던 말 못 할 사연을
조곤조곤 털어낸다

칼바람에 시달리는 헐벗은 고목
털목도리 걸어주면 춥지는 않을까
아팠던 가슴이 시려온다

돼지 꼬리에 불행 매달아 도살장으로
하얀 쥐에 행복 태워 실랑이하는 한
설레는 희망을 여미련다

다사다난했던 기해년
제야의 종소리가 가슴속에 우렁하면
세월을 가르는 붉은 해를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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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해를 보내며 / 반철환

한해의 노을이 내리는 저녁 강가에서
발을 씻는 사람들아
그 여름의 뙤약볕과 큰물과
바람을 모두 건넜느냐
휩쓸고 몰아치던 그 길
무릎걸음으로 걸어온 이들 한두 사람뿐이랴

한해의 노을이 내리는 저녁 강가에서
이마를 훔치는 사람들아
올해도 세상의 한쪽에 빛이 드는 동안
세상의 다른 쪽에는 그늘이 드리웠더냐
여기서 빛이 드는 동안 세상의 다른 쪽에는 그늘이 드리웠더냐
여기서 벚꽃이 피는 동안, 저기서 목숨 지는 소리를 들었느냐
어떤 이는 사랑을 잃고 울며, 어떤 이는 사람을 잃고 울더냐

한해의 노을이 내리는 저녁 강가에서
땀을 닦는 사람들아
그 더운 땀방울로 하여
어떤 이는 열매를 얻고
어떤 이는 줄기를 얻었지만
어떤 이는 그저 땀방울뿐이더냐

한해의 노을이 내리는 저녁 강가에서
눈시울 붉은 사람들아
느리게 이울고 있는 태양의 어깨를 보았느냐
세상을 다 비춘 다음
제 동공에 넘치는 눈물로
저를 씻고 있는 것을 보았느냐

한해의 노을이 내리는 저녁 강가에서
돌아보는 사람들아
올해도 잠깐의 평화와 긴 불화가 깃들었더냐
그러나 살아서 평화, 살아서 불화
저 강물들은 어떤 평화에도 오래 쉬지 않고
어떤 불화에도 저를 다 내어주지는 않나니

한해의 노을을 밟고 돌아오는 사람들아
내일은 또 새가 울고, 꽃들은 피리라
비바람 몰아치고 파도는 높으리라
그러나 살아서 꽃, 살아서 파도
우리 모두 오늘에 온 것처럼 내일에 또 닿을 것이니
사람들이여, 새 길을 가기 위해 오늘 모든 길을 멈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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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보내며 / 손옥경

정말 다사다난한
나날들이였다.

어쩌다가 숨쉬며 다가선 지구의
한켠에 서서

하늘과 땅 그리고 바람을 본다
사계절마다 바람은 제 모양내려고
아우성이다

어수선한 바람은
양심을 마비시켜
지하철 참사를 불러와 경악과 분노를 뿌리고

바람은 마녀가 되어 전국을
할키고 갔다. 그는 매미란 마녀

마지막 찢겨져나간
달력의 무기력한 모습이
한 장의 낙엽잎이 되어 뒹구는 여의도 앞마당

그래도 찬란한 태양은 변함없이
동녘 남산위로 떠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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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해를 보내며 / 심의표

낡은 커 텐 자락
뒤 흔들어 놓고
달아나 버린 돌개바람아
끊고 맺고 못한 한마디
귓속 깊이 묻어 두고 
삽상한 겨울 하늘 저 멀리서
저녁놀 펼쳐오면
손 흔들어 반겨 주려냐.
온 누리 가득 교회의 종소리
산사의 인경소리 젖어오면 
돌아오지 않 는 너를 위해 
정지된 시간 되돌려 줄거나
오늘은 푸른 물감 으깨어
하얀 도화지 펼쳐놓고
빛 고운 한 폭
세모의 풍경 그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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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해를 보내며 / 정연화

모두들 열심히 사셨습니다
최선을 다 하셨습니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두루두루 대인관계에 있어서

후회되는 일도 있겠지요
서운한 일도 있겠지요

좀더 잘 하고 살걸
조금만 참았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겠지요

사람이기에 그렇습니다
말 한마디에
웃고 울고
화내고 상처받고
또 위로하고 위로받고
그러면서 사는게 인생입니다

올 한해 수고하셨습니다
이루지 못한 소망 있으시다면
새해에는 꼭 이루시길 바랍니다

새해에는
우리 더욱 예쁘게 잘 살아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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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끝자락에서 / 류인순

새해 첫날 받아 든
한해 삶을 그려야 할
빈 도화지 한 장

날마다 알록달록
수많은 이야기로
틈 없이 채워왔네

분홍빛 시작으로
빨강 노랑 파랑까지
그 틈새로 회색도 하나

12월 징검다리 건너
새로 열릴 생방송 무대
더 고운 색 채우려면

곱디고운 장밋빛 물감
하나 더
서둘러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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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갯마루에 올라 / 백원기

올해 들어 한 걸음씩 걷다 보니
어느새 십이월 고갯마루에 섰다
지나온 걸음걸음
뜻대로 되지 않을 때마다
내년을 핑계 삼아 위안받던 한해

돌아서 내려다보면
구불구불 기나긴 길
넘어지고 일어나 털면서
달려왔던 가파른 길
완만한 평지처럼 보인다

건너다보이는 저 고개
새해 고갯마루 보인다
한 걸음씩 발짝 떼며
올라야 할 미지의 고개
몸과 마음 추슬러
올라야 할 새해 고개

인내와 용기로 힘차게 오르고
축복의 새해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
두 손 모아 하늘을 우러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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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해를 보내면서 / 유소례

12월 앞에 멈칫 서서
흘러버린 날들을 되새김질합니다

오대양 육대주의 지구촌
주님이 다스리고 가꾸시는 동산
피로써 구해낸 예수님의 사랑,

그분께 사랑이 식어 가는 오늘 날,
우린 모두 생사를 가늠 못하는
공해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많은 소유를 위해
귀와 시력을 잃고 가슴은 무덤같이
님의 음성에 캄캄하고
새상의 광채를 좇아 헤매는 인생의 탐욕

그 탐욕을 찾아
도시에서 산골에서 골목에서
이웃끼리 집안끼리
불신의 피는 상대를 견제하고
시기 질투 분 냄의 기시밭을 만듭니다
모두가 남의 탓을 쏟아냅니다

고난의 마지막 때에 마음과 눈 귀를 찾아
처음 만난 달콤하고 가슴 설레는 첫사랑의 열정을
동창에 비추는 아침 햇살처럼
어둠을 밝히는 별무리의 반작임처럼
불끈 일으켜서 새순이 된다면

아름다운 지구촌의 꽃동네가 되어
사랑의 향기가 자욱한 삶을 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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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끝자락의 생각 / 문장우

지나온 경자년 한 해 너머로
생각을 던져본다

잰걸음
종종걸음
숨차게 달려온 일상의 얼룩진
걸음 자국이 보인다

하루하루가
내 소중한 일상의 일기장
페이지마다 묻어있는
아련한 그리움

길고 긴 상념의 터널을 지나
12월 끝자락에서
지나온 한 해 앙금과
마지막 이별의 악수를 하고

저 멀리
황량한 길 위에
활짝 핀 장미꽃 하나

잃어버린 계절 되찾아
청자빛 고운 하늘 아래
푸른 섬 하나
건져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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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해의 끝에 서서 / 김귀녀

가족을 잃은 슬픔이
아직도 가슴에 남아 꿈틀거리고
아픈 마음 가시지도 않은 채
한해를 보내야 하는
마지막 달
하나 남은 숫자를 바라보니
울컥 눈물이 솟구칩니다

새해 첫 날
바다 끝에서 떠오르는
찬란한 일출을 보면서, 계획하고
다짐했던 일들을
얼마나 실천하며 살아 왔는지
자신에게 반문하니
고개가 숙여집니다

새로운 해엔
부끄럽지 않은 삶 살아갈 수 있을지
의문으로 남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마음속에선
버리지 못한 욕망이
머물러 있기에
새로운 해를 맞이한다는 것이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그렇지만, 실망하지 않습니다

인생의 얕은 물가에서
찰싹거리는 작은 파도에
머물지 않게 하시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다음 해를
준비하고, 기다리시는 분이
계시기 때문에
가보지 못한 미래에 소망을 걸고
기쁜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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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갈무리하며 / 홍대복

서리 내린 황혼 들녘에서
바람처럼 머물렀던 지나온 삶을
가만히 눈 감고 아슴아슴 더듬어봅니다

하얀 계절 내려앉는 거리의 캐럴과
뽀얀 입김 서린 구세군의 자선냄비는
주위의 불우한 이웃을 생각하게 합니다

돌아다 보면 우리는
주린 배 움켜쥐고 힘든 보릿고개 넘던
무명옷에 잡초처럼 질긴 생명력으로
인생의 가파른 여정도 잘 견디어왔습니다

비록
어려운 경제와 어수선한 시국이지만
우리에게는 내일이라는 밝은 희망이 있습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더욱 용기 잃지 말고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에게
배려하는 마음가짐은 진정한 아름다움입니다

이제 우리는
또 한 해 곱게 갈무리하며
새해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저 동해의 붉은 태양처럼 뜨거운 마음으로
소외된 계층의 우리 이웃과
사랑하는 부모 형제

그리고
멀리 헤어져 있어 가슴으로만 그리던 벗님도 만나며
서로 서로에게 따뜻한 차 한 잔 나눌 줄 아는
그런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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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해를 보내는 마음 / 정용철

이제는 12월, 한 해가 갑니다.
요맘때가 되면 '올해 나는 무슨 일을 했는가?' 
하고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한 해를 무의미하게 보낸 듯한 느낌을 가질 것입니다. 
일은 많이 했지만 이룬 것은 없고 
생각은 많았지만 행하는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우리가 놓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살았다.'는 것입니다. 

당신과 나는 2009년 한 해를 이렇게 살았습니다.
삶은 어떤 경우에도 그 자체로 가치가 있습니다. 
삶이란 그것이 나를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것을 만들고 이루어 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올 한해의 삶을 통해, 가정과 직장과 친구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얼마나 크고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모릅니다.
아무도 하지 못할 일을 내가 내 자리에서 다 했습니다.
물론 불만스럽기도 하고 후회도 있지만, 
한 해의 삶 자체는 이것으로 완벽합니다. 
충분히 칭찬받을 만하고 훌륭했습니다.

삶이란 +와 -로 나누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와 -가 합하여 한쪽 방향으로 길어지는 
긴 +(┼──────)가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삶의 방향과 미래가 됩니다.
아픔도 부족도 미래를 향하면 삶의 새로운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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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해의 끝자락에서 / 한상숙

깊고 깊은 산속에서    
큰 소리내어 통곡하고 싶은 시간도 있었고,    
맑은 옹달샘 자신을 비춰보며    
살아간다는것에 대한 화두를 던져가며    고독한 밤을 지새보고 싶은 시간도 있었다.    

질책에는    
그것이 아니라고,    
이것도 아니라고,    
마음속에 변명을 늘어놓은    
시간들을 후회로 껴안고 아파했다.      

칭찬에는    
가면이었노라고    
포장이었노라고    
겸손해지지 못한 자신을 부끄러워했다.    
예수의 고난을 생각하며    
불우이웃을 잠시 돌아보며    
자선냄비의 종소리를 들으며    

내 마음이 달빛보다 맑아지고 싶었던것 내 마음 별빛보다 빛나고 싶었던것    
한낮 욕심으로 끝나는 시간이라고,    

삼십일을 또 삼십일을 살아왔을 뿐인데,    
시간이 짧았다고 원망하며    
또 삼십일앞에 서 있다.    

내일도 모래도    
똑 같은 숫자앞에 내 삶이라며    
내 인생이라며    
천년만년 살것같이    
우아한척 교만을 떨며 살겠지만은    

다시 돌아올수없는 숫자하나가    
나의 생애에 고된 하루를 쓰다듬으며    
쓸쓸히 서산을 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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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끝자락을 잡고서 / 류영동

영혼과 영혼이
지난 한세상을 보내고
또 다시 인연으로
사랑되어 우리 만났습니다.

서로의 향기를
찾아 그리워하며
잊혀져가는 한해의 끝자락에서
아름을 부르며 서서있습니다.

애태워야 할 사랑이건만 
억겁의 남루한 신을 신고서 
지금 걸어서 너를 찾아가지만
내 눈물이 나도 닦아내지 못 합니다.

첫사랑 언약이
하얗게 바래서 너덜너덜
만났던 그 바닷가로 
달려가서 씻겨서 다시 
신을 신고 달려갑니다.

이승까지 같이 가자던
언약하나 지켜가는 우리사랑길
무엇이 너에게 사랑이 
진정한 진실 될까요
나만 이렇게 애타는
아픔으로 살아가야 할까.

외로운 인생항해
오직 너만의 사랑이외는
빈자리가 없는 나
내 영혼이 서린 진실이 서럽습니다.

자꾸 빈 세월 앞에서
너만을 내가 불러봅니다.
그만 멈추고 날 돌아봐달라고
지친 발걸음 한해 끝자락
놓아 버린 시간에게 
나는 지금 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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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이란 종착역에서 / 도지현

기적소리가
공명이 되어 들린다
그미세한파장이
텅빈 역사를 휘청거리게 하는데

역사는 늙었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숨쉴 틈 없이 달려와
지칠대로 지쳐 어깨가 내려앉는다

종착역은 언제나
쓸쓸함이 감돌고
삶의 무게에 눌려
진액을 다 쏟아낸 모습인데

이제 조금 쉬었다
다시 달려갈 채비를 해야지
어디까지 갈진 알지 못하지만
열차의 긴 꼬리에선 연기를 뿜어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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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가는 길목에서 / 김영주

한 해를 보내며
남아있는 아쉬움을 돌아보니
지난날 소중했던 많은 시간이
자꾸 생각이 떠오르며 스쳐 갑니다

무엇보다 코로나 19로
힘든 날로 이어진 한 해로 여겨집니다
거리 두기와 마스크를 쓰고
마음은 가까이 가도록 노력은 하였지만

세월의 무상함에 어쩔 수 없이
만남마저 자유롭지 않으니
다수의 모습 사무치는 그리움을 남기고
마무리 짓고 있습니다

이루지 못한 아쉬움과 함께
잊을 수 없는 기억은 마음 한편에 남겨지지만
힘든 날에서도 고운 정 주시던 분들에게
마음에 새기며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쉬움 남아있는 12월 마무리 잘하시며
서로 좋은 인연으로
새 해에도 함께 이어졌으면 합니다
건강과 함께 언제나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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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한 해를 마무리하며 / 박만엽

사랑하는 사람아
한해가 가기 전에
못다 한 일들을 마무리하자

머리 속에 지울 것은 지우고
잊을 것은 잊어버리고
가슴속에 따사로운 사랑만 남겨두자.

사랑은 물질적 풍요로움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 부를 누려 본 사람은 안다.

사랑하는 사람아
남들에게 무엇을 받을 것인가를
생각지 말고
남들에게 무엇을 줄 것인가를
생각하여 보자.

많이 가진 사람은 나누어줌으로써
미안한 마음에서 벗어나는 희열을 느끼고
조금 가진 사람은 꿈을 키 워감으로써
가슴이 벅차오름을 느껴보자

사랑하는 사람아
새해가 오기 전에
사랑과 꿈이 담긴 목도리를
온 몸에 걸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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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해가 저무는 길목에서 / 최홍윤

이 세상에 와서
단 한 번만이 살다가 가야할 우리가
저무는 한 해에 너무 섭섭해할 것도 없습니다

하얀 눈 덮인 산에
드리워지는 산그늘이 하얗지 않은 것은
해와 달 낮과 밤의 조화이겠지요
숨구멍만 남겨놓고 흐르는 강물
온통 하얀 솜이불을 덥고 흐르는 겨울 강물이
얼음장 밑에서 컴컴하게 흐르는 것도
빛의 조화이겠지요

낮과 밤이
쉴 새 없이 엎치락뒤치락하다가
날이 가고 달이 가고
비로소 사람이 정해놓은
삼백 예순 날이 다 가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사는 데까지
두 눈에 불똥이 튀도록 살면서
이따금 서늘해지는 가슴이
따끈, 따끈하게 살아볼 일입니다

들풀이야
베어내도 새싹이 돋고
발가벗은 나목도 때가 되면
새움이 트고 꽃이 핍니다
네발도 아닌 두 발로 땅을 딛고 사는 우리
날개도 없이 하늘로 날아다니는
우월감보다는 겸손한 마음으로
사랑하면서 더불어 살아갈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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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달그믐, 그 아름다운 기억 / 고은영

온 동리 집집마다 굴뚝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냄새들이
온 마을을 휘돌아 내리고
그 해 섣달그믐에는 싸락눈이 내렸지요

새로 사온 빨강 모자 달린 나일론 외투에
새 바지, 그리고 까만색 새 운동화를 가슴에 안고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던 그믐 밤
밤은 왜 그렇게 길었던지

동네 어귀마다 싸락눈이 밤새 사락사락 내렸지요
가슴 저미는 기억의 들창으로
동트는 아침은 잎 떨 군 보리수 나뭇가지에서
참새들이 짹짹 노래하고
마당엔 밤새 소복이 싸락눈이 쌓이고

내 기억의 아름다운 창가에
환희로 당도하는 설날이 열리면
그리운 얼굴들이 나의 눈물에 피어납니다
세월의 저편으로 사랑을 놓고 떠나간
내 사랑하던 사람들의 얼굴들이 떠오릅니다

세월이 유수 같이(流水) 흐르고
그 시절 내가 내 어머니의 나이보다
더 늙어버린 지금, 외롭게 서성대는
아, 건널 수 없는 나의 유폐된 고립

죽도록 그립다고 죽어도 그립다고
보고 싶다고, 보고 싶다고
홀로 외로운 섬으로 남아
눈물 젖은 편지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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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돌아보는 길 위에서 / 이해인\


우리가 가장 믿어야 할 이들의
무책임과 불성실과 끝없는 욕심으로
집이 무너지고 마음마저 무너져 슬펐던 한 해
희망을 키우지 못 해
더욱 괴로웠던 한 해였습니다
마지막 잎새 한 장 달려 있는
창밖의 겨울나무를 바라보듯
한 해의 마지막 달인
12월의 달력을 바라보는 제 마음엔
초조하고 불안한 그림자가 덮쳐옵니다
연초에 세웠던 계획은 실천했나요?
사랑과 기도의 삶은 뿌리를 내렸나요?
사를 잊고 살진 않았나요?
달력 위의 숫자들이 눈을 크게 뜨고
담담히 던져 오는 물음에
선뜻 대답을 못해 망설이는 저를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는 주님
하루의 끝과 한 해의 끝이 되면
더욱 크게 드러나는
저의 허물과 약점을 받아들이고
반복되는 실수를 후회하는 일도
이젠 부끄럽다 못해 슬퍼만지는
저의 마음도 헤아려 주십니까?
정성과 사랑을 다해
제가 돌보아야할 가족, 친지, 이웃을
저의 무관심으로 밀어낸 적이 많았습니다
다른 이를 이해하고 참아 주며
마음을 넓혀 가려는 노력조차
너무 추상적이고 미지근할 때가 많았습니다
이웃과의 잘못된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도전과 아픔이 두려워
바쁜 일이나 더짓된 평화 속으로
자주 숨어 버린 겁쟁이였음을 용서하십시오
남에겐 좋은 말도 많이 하고
더러는 좋은 일도 했지만
좀더 깊고 맑게
자신을 갈고 닦으려는 노력을
게을리한 위선자였음을 용서하십시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늘상 되뇌이면서도
새롭게 주어지는 시간의 구슬들을
제대로 꿰지 못해 녹슬게 했습니다
바쁜 것을 핑계로
일상의 기쁨들을 놓치고 살며
우울한 늪으로 빠져들어
주위의 사람들까지 우울하게 했습니다
아직 비워내지 못한 마음과
낮아지지 못한 마음으로
혼자서도 얼굴을 붉히는 제게
조금만 더 용기를 주십시오
다시 시작할 지혜를 주십시오
한 해를 돌아보는 길 위에서
저녁놀을 바라보는 겸허함으로
오늘은 더 깊이 눈감게 해주십시오
더 밝게 눈 뜨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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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아, 벌써 한해 끝자락이다 / 이응윤

당신아, 벌써 한해 끝자락이다
한해 잘 살아줘 고마워
사랑한다며
내가 선택한 사람을
세상 내 모는 남자지만
찡그리지 않는 예쁜 얼굴이라서
나는 더 고개 못 드는 남자다
그 얼굴 변한다 해도 나는 좋아
하늘이 내게 준 선물
내 사랑의 노래에 행복한
당신만 있으면 돼

나의 두려움 하나
훗날, 웃음 잃는 당신일까
오늘을 기도하는 사랑
찡긋, 당신의 미소
나의 가슴을 포옹하면
세상 험곡(嶮谷)을 가도 힘들지 않아
얼마면, 우리의 새 날이
빛 밝아 올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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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끝자락 날개쭉지 부여 잡고서 / 오애숙

겸허이 내 자신을 뒤돌아 볼 수 있어
감사의 나래 펼쳐 후회와 새결심이
심연에 버무려져서 날 부추켜 세우누

가버린 날들 속에 비통함 스미는 맘
툭 털어 버리고서 야심참 맘에 슬어
대양을 향해 웃음꽃 활짝 펼쳐 가리니

새꿈에
반짝이는 맘
변치 말자 다짐해


__________ * 56


세모 / 엄원태
연종 / 박인걸
망년회 / 권승주
세모에 / 권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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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송가 / 주응규
섣달 그믐 / 권옥희
섣달 그믐 / 김사인
섣달 그믐 /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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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영신 / 곽종철
송구영신 / 오애숙
송구영신 / 이명희
송구영신 / 하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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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의 밤 / 노정혜
송년인사 / 오순화
연말풍경 / 손병흥
잘 가거라 / 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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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꿈 / 이원문
12월 31이여 / 송용일
12월의 노래 / 이효녕
12월의 송가 / 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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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달 그믐밤 / 김진학
세모 이야기 / 신동엽
송년 기도시 6 / 이해인
송년 기도시 9 /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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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의 기도 / 안국훈
인생의 송년 / 이원문
12월 마지막 날 / 김윤구
가는 년 오는 년 / 이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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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달그믐 하루 / 정재영
송구영신의 밤 / 정아지
송구영신 카드 / 김하인
송년의 그리움 / 이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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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야의 종소리 / 양해선
한 해가 또 가네 / 백원기
한 해를 보내며 / 김금자
한 해를 보내며 / 반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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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보내며 / 손옥경
한 해를 보내며 / 심의표
한 해를 보내며 / 정연화
12월 끝자락에서 / 류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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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갯마루에 올라 / 백원기
한 해를 보내면서 / 유소례
12월 끝자락의 생각 / 문장우
또 한 해의 끝에 서서 / 김귀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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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갈무리하며 / 홍대복
한 해를 보내는 마음 / 정용철
한 해의 끝자락에서 / 한상숙
12월 끝자락을 잡고서 / 류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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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이란 종착역에서 / 도지현
한 해가 가는 길목에서 / 김영주
사랑, 한 해를 마무리하며 / 박만엽
한 해가 저무는 길목에서 / 최홍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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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달그믐, 그 아름다운 기억 / 고은영
한 해를 돌아보는 길 위에서 / 이해인
당신아, 벌써 한해 끝자락이다 / 이응윤
12월 끝자락 날개쭉지 부여 잡고서 / 오애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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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 시 모음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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