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년 / 가혜자
잘해주지 못한 미안함에
차마
보내야 하는 마음이 편치 못함을
또 되풀이합니다
한해의 설렘
다짐하고 맹세했던 촛불의 기도가
하햫게 눈물로 떨어져서
강물처럼 흘러간다 해도
과거의 흔적을 지울 수 없기에
용서의 바램으로
아쉽게 보내 드리옵니다
또 다시 맞이하는 새해에는
솟아오르는 해를 품듯이
세상을 품는 그대
그대는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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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년 / 이도연
보행하는 삶이 스러져야 할 시간
밤의 불빛은 직립 보행 하는
영장류의 전유물인 양
요란한 세월의 뒤풀이를 해댄다
끓는 물에 굴과 김치를 넣고
뽀글뽀글 끓여내면 뜨거운 입김처럼
김이 솔솔 피어오른다.
밤의 시간은 머물지 않고
달빛은 휘적휘적 서산을 넘는다
한해를 지나온 사람들의 시간은
달빛보다 먼저 기울어간다.
어둠의 순간들이 초침의 움직임 같은
미세함으로 긴장하고 팽창하는
반원의 움직임처럼
터져 버릴 것 같은
고단한 시간이 스러져 간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송년회는
술잔 속에 채워진 술의 양만큼
간절한 믿음의 기약 없는 건배를 외친다
밤새워 마셔버린 술이 속을 뒤집어
미련한 밤을 후회하는
새벽이 어김없이 다가온다
끓는 물에 생굴을 넣고
빠글하게 끓여 낸
뜨거운 국물이 시원하게 목을 달군다
뜨거운 국물이 시원하게 느낄수록
세상의 아픔을 잊고
쓰디쓴 술맛이 달콤하게 목젖을 넘길 때
지천명 이라
세상의 이치를 언제나 알아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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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 / 성백군
경기도 안 좋고 날씨는 춥고
연말은 꼬박꼬박 다가오고
마음에 그늘이 지나봅니다
돈 쓸 일은 많은데
액수를 줄일 때마다
미안하다 못해 서러워지네요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히는 마음
부끄럽기도 하고
기웃거리던 옆집 김 씨
입이 한 다발이나 나와서
장사가 안 된다고 투덜대는데
그 말이 어찌나 좋은지 한 달 매상보다 낫네요
정말이에요
나
이웃 못 되기를 바라는 나쁜 사람 아니에요
그런데 말이죠 어째서 그 말이 내게
위로가 되는지는 모르지만
그늘진 마음 얼어붙기 전에
이웃과 속내 털어놓고 위로하고 위로 받으며
맺힌 삶 털어내는
연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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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 / 정윤철
아이들 부산스런 움직임 흥청흥청
수줍은 별빛들은 비틀비틀 곤드레
거리로 나온 빈지갑 가난뱅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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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년회 / 오석주
세상에 왔다가 그냥 가는
공수래공수거라
이루어 놓은 것 없어
남기지 못하고 게으름뱅이
애꿎은 세월 탓만 하다
나 싫어 가는 년 떠나보냅니다
뒤 돌아가고픈 나날들
태엽 감듯
한 모퉁이 부여잡고
돌아가는 길 찾아보지만
떠나간 세월 말이 없습니다
가슴에 숨겨진 그림자 하나
사리 깊은 골에서 끝내
지우려 하여도
멍울진 가슴에 황폐한 공동만
남을까 망설입니다
청춘의 그림자 아쉽지만
꿈의 대화 나누며
다가오는 신년 기다려
무정한 세월 구름에 실어
서산에 잘 가듯
가는 년 보내 드리렵니다
------------------------
+ 송년회 / 이재환
세월이
빠르다
벌써 연말
해마다
이맘때면
오고 가는 정
가는 해
보내며
술 잔을 부딪히고
오는 해
맞이하며
새롭게 시작하세
------------------------
+ 송년회 / 황인숙
칠순 여인네가 환갑내기 여인네한테 말했다지
"환갑이면 뭘 입어도 예쁠 때야!"
그 얘기를 들려주며 들으며
오십대 우리들 깔깔 웃었다
나는 왜 항상
늙은 기분으로 살았을까
마흔에도 그랬고 서른에도 그랬다
그게 내가 살아본
가장 많은 나이라서
지금은, 내가 살아갈
가장 적은 나이
이런 생각, 노년의 몰약 아님
간명한 이치
내 척추는 아주 곧고
생각 또한 그렇다(아마도)
---------------------------
+ 섣달 그믐 / 송주은
섣달그믐 아침
범어사
어제 그제
흐린 하늘 비가 왔고
오늘은 청명하다
겨울인지 봄인지
떨어진 동백꽃 꽃잎
무색할 만치
포근하다
올라갈 땐 대나무 숲 옆길로
돌아 올라가고
나오는 길에는
일주문을 지나서
곧바로 나온다
풍경 소리 잔잔히
울린다
===============
+ 송년 선물 / 윤보영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들고 있는 커피잔에
내 1년을 담았습니다
커피잔에
웃는 얼굴이 보입니다
최고의 선물이 됩니다
돌아보니, 올 한 해
부지런히 살았고
그 1년에 만족해서 웃는 얼굴!
이만한 선물 없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
+ 송년의 밤 / 도현영
경조사 일로 유난히 바빴던 한해
훈훈한 정 나누는 송년의 밤을
봉사 활동 함께 한 회원들과
축제의 장이 열렸다
수고로움을 뒤로한 채
긍지와 자부심을 느끼게 했던
고운 마음은 밝은 세상을 도모한다
각급 단체 합동으로 진행된 행사는
신나는 음악 소리와 분위기는
후끈 달아오르고
노래와 개그는 미흡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열정을 쏟아붓는
귀요미 춤사위는 영락없는
천사의 예쁜 몸짓이었다
장기자랑의 상금, 상품에 눈먼 욕심,
재주부린다고 용을 써봤지만
겨우 수건 한 장에 만족해야 했다
즐거운 표정에 행복한 미소는
세상 살맛나는 어울림이 아닐까
송년의 밤을 흥겹게 보낸 여흥으로
살기 좋은 지역이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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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년의 밤 / 손병흥
어느새 가득해진 송년의 아쉬움
새해 꿈 희망 각오 늘 교차하는
한해 끝자락 다독이는 마지막 날
평탄했던 날 고뇌 번민 거쳐 기뻤던 날
얼룩졌던 허무 상실감 더욱 컸던 세상살이
견디기 힘들었던 고통스러운 시간마저도
다시금 가까이 다정스레 다가서는 그런 날
아직 여린 마음 비우고 버리며 산다는 것
가끔 어쩌다 서로 상처 주고받는 것조차도
자연스럽게 세상이치 미처 채 깨닫기도 전에
또다시 맞이하는 후회 막급한 짧고도 긴 세월
미움 원망 야속함 애틋함 쓸쓸함 모두 물리고서
더욱 힘들고 지칠 때마다 굳건해지는 의지 불태워
더 많이 사랑하고 화해하며 용서하는 마음 가득히
뒤돌아 살펴보는 여유 아량 가득해지는 배웅의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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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년 카드 / 김명원
겨울을 악물고 있는 수상한 도시가 있다.
빌딩창문들마다 불어오는 잿빛 기침,
실어증으로 입원중인 가로등,
실밥이 풀리는 보도블록,
자동인형처럼 걷는 딱딱한 사람들,
고개 들면, 쑥 자라 있는 어둠의 흉통이 있다.
12월 31일 밤,
내리기 시작하는 눈발 속을 걸으며
주머니 깊숙이에 오른 손을 넣는 순간,
놀라워라 유년의 골목에서 태어난 눈사람이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말 걸어온다.
나를 다 읽고 있었다는 듯
나를 다 보고 있었다는 듯
강물에 떠내려간 일기장과 조급해진 신발더미와
몇 번의 연애와 소나기를 맞던 결혼식 조화 화환과
사십년 세월이 주름으로 얼룩진 거울과 그리고 엄마,
타다 만 몇 소절 화장터 불길들과
질긴 시詩 한 줌 부스러기까지,
다 알고 있다는 듯
나를 전집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래도
차마 보여줄 수 없는 마침표가 있다.
끝까지 적을 수 없던 비명이 있다.
견디고 있는 안녕이 있다.
눈길을 오래 걸어와
내 하얀 슬픔의 식민지에까지 이른
눈사람과 눈물이 날 정도로 눈을 오래 맞추자
눈발이 더욱 거세진다.
===============
+ 송년찬가 / 김성진
검은 조약돌 같이 점점이 박혔던 달력의 숫자가 지워지며
긴 여정으로 달려왔던 한해의 그림자도 엷어지는 송년
빠르게 지나가던 연륜의 불빛도 희미해지니
숲길 한 켠에서 낙엽들이 유난히 쓸쓸한 미소를 짖고 있습니다
이제 곧 웅지를 품게 해주었던 한 해가 저 산 너머 중턱에 걸리고
이 한 해, 아옹다옹하며 고군분투로 살아왔는데
무언가 이루었는가... 뒤돌아보니
이 한 몸만 덩그라니 바람만 따라간 세월이었습니다
강물은 물굽이 길 따라 그냥 흘러가지만
사람은 작은 이름이라도 제대로 남길 수 있을까 용을 쓰며
달력 속에 꿈을 세웠다 허물고 또 세우며 달려가는 生
인생은 무언가 남기는 삶이라 했던가
그래서 이제 부끄럽지 않은 한해를 살았는가
나이가 더 들어가는 세월의 흔적 늘어가는 주름살에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세월의 추억만 쌓아왔던가
바람아 웃지마라
태양아 웃지마라
뼈를 깍는 시린 삭풍에도 영산홍을 피우듯
바람 가고 구름 가는 길목에 굳건한 서 있었던 세월
절벽에 뿌리내린 낙락장송은 알지니
내가 걸어온 인고의 길이 어떠했는지를
그러나 이제 달랑 한 장 남은 달력 앞에서
걸어온 흔적을 더듬어보니
모래사장에 남기는 발자국이 아니었는가
회한으로 사무쳐온 날들을 딛고 저무는 해 세모를 바라봅니다
아무리 살펴보아도 그저 부끄러운 것 밖에 없으니
나뭇잎 뒤에 숨어버리는 무당벌레가 됩니다
이 작은 한 몸 어디 숨을 곳을 찾습니다
그러나 이런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신
해 그림자에 업혀 함께 송년으로 달려오게하신 님이여
희노애락을 싸매주시고 웃음도 눈물에도 함께 어우려졌습니다, 당신은
그저 여기까지 은총으로 인도해 주신 감격스런 님이여
오, 이 세모까지 넘치도록 퍼부어주신 나의 님 나의 사랑입니다. 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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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회송(年末悔頌) / 정재영
바퀴는
회전만 하고 있어서
제자리에
있는가 했는데
수레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가고자 하는 곳까지
언제 움직여 놓여져 있었다
세끼 밥만 먹고 지내며
하루 하루
시간만 보낸 줄 알았는데
돌아갈 길
저리도 까마득한 곳
멀리도 와 있다
떠나서
가야할 길도
보이지 않고 아득한데
새것도 헌것도
찢어낼 수 없는
모두가 이어진 길 위의
간이역일 뿐이다
-----------------------------
+ 섯달 그믐날 / 김남조
새해 와서 앉으라고
의자를 비워주고 떠나는
허리 아픈 섣달 그믐날을
당신이라 부르련다
제야의 고갯마루에서
당신이 가물가물 사라져가는 길
뚫어서 구멍내는 눈짓으로
나는 바라봐야겠어
세상은
새해맞이 흥분으로 출렁이는데
당신은 눈 침침, 귀도 멍멍하니
나와 잘 어울리는
내 사랑 어찌 아니겠는가
마지막이란
심오한 사상이다
누구라도 그의 생의
섣달 그믐날을 향해 달려가거늘
이야말로
평등의 완성이다
조금 남은 시간을
금처럼 귀하게 나누어주고
여윈 몸 훠이훠이 가고 있는 당신은
가장 정직한 청빈이다
하여 나는
가난한 예배를 바치노라.
--------------------------------
+ 송년 기도시 7 / 이해인
- 친구를 위하여 -
올 한해도
친구가 제 곁에 있어
행복했습니다
잘 있지? 별일 없지?
평범하지만 진심 어린
안부를 물어오는 오래된 친구
그의 웃음과 눈물 속에
늘 함께 있음을 고마워합니다
사랑한다 말하지 않아도
사랑보다 깊은 신뢰로
침묵 속에 잘 익어
감칠맛 나는 향기
그의 우정은 기도입니다
그의 목소리는 음악입니다
친구의 건강을 지켜 주십시오
친구의 가족들을 축복해 주십시오
==================
+ 송년 기도시 8 / 이해인
- 아픈 이들을 위하여 -
몸 마음이 아파서
외롭고 우울한 이들 위해
오늘은 무릎 꿇고 기도합니다.
고통을 더는 일에
필요한 힘과 도움 되지 못하는
미안함 부끄러움
면목없음 안타까움
그대로 안고 기도합니다.
정작 위로가 필요할 땐 곁에 없고
문병을 가서는 헛말만 많이 해
서운할 적도 많았지요?
'자비를 베푸소서!' 외우는데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이 가난하지만 맑은 눈물
작은 위로의 기도로 받아주시면
제게도 작은 위로가 되겠습니다.
--------------------------------
+ 송년 기도시 9 / 이해인
- 눈사람 부모님 -
몸 마음이 아파서
외롭고 우울한 이들 위해
오늘은 무릎 꿇고 기도합니다.
고통을 더는 일에
필요한 힘과 도움 되지 못하는
미안함 부끄로움
면목없음 안타까움
그대로 안고 기도합니다
정작 위로가 필요할 땐 곁에 없고
문병을 가서는 헛말만 많이 해
서운할 적도 많았지요?
'자비를 베푸소서! 외우는데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이 가난하지만 맑은 눈물
작은 위로의 기도로 받아주시면
제게도 작은 위로가 되겠습니다.
----------------------------------
+ 송년 기도시 10 / 이해인
- 어린이에게 -
잃었던 동심 그리워
어린이를 만납니다
맑은 눈
정직한 마음 찾고 싶어
갓 태어난 아기를 안아봅니다
알아듣지도 못하는 아기에게
혼잣말의 기도로 부탁합니다
다시 시작하게 해다오
다시 노래하게 해다오
거짓 진실
거짓 평화
거짓 사랑은
처음부터 이 땅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다오
어른도 어린이처럼
꿈을 많이 꾸어 행복한 나라에서
너처럼 웃으며 살게 해다오.
----------------------------------
+ 송년 기도시 11 / 이해인
- 감사의 기쁨 -
감사라는 말만 들어도
마음엔 해가 뜨고
얼굴엔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하루 내내 한 달 내내
그리고 일 년 내내
감사하며 살았지만
아직도 감사는 끝나지 않은
기도의 시작일 뿐입니다
받은 은혜 받은 사랑 잊지 않고
살도록 도와주십시오
베푼 관심 베푼 사랑도
돌아보면 이기심 투성이라
부끄러울 때가 많습니다
다시 오는 새해에는
더 많이 감사해서 후회 없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또한
감사의 기쁨을 감사드립니다.
=================
+ 송년의 깃발 / 임영준
길은 하나뿐이지만
쉼터도 제법 있었고
지칠 만 하면
숨 돌리고 때론
주저앉기도 했지만
꾸역꾸역
집찰구에 다다른 거야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좌절의 칼날을 피해
또 하나의 깃발을 꽂은 거야
------------------------------
+ 송년의 파도 / 이원문
기다려 찾아 왔나
보내서 떠났나
찾아 오고 가는 세월
누가 밀고 당겼나
가는 해에 싣는 마음
또 한해가 그 한해
오는 해에 싣는 마음
무엇이 얹어질까
큰 욕심 작은 욕심
오는 세월 기다리고
가는 해에 잃은 욕심
부딪쳐 부서진다
------------------------------
+ 저무는 한 해 / 주응규
정초(正初)에 다짐했던
희망찬 포부는 한낱
물거품 되어 부서져 버리고
뒤돌아 보는 한해는
아쉬움을 남긴 체
유유히 세월의 뒤안길로
손 흔들며 눈물짓누나
한 해안의 희노(喜怒)에
눈물이 교차하며
저물어가는 길목에
뜻 모를 뭔가가 가슴에 멍울 진다.
가는 한 해가 아쉬워
술잔에 미련 채워 흥청거리다
오는 새해를 부여잡고
부푼 마음 채워 담아 매달린다.
되풀이하는 기약은
가고 오는 한 해를 부둥켜안고
아쉬워하고 희망하지만
세월의 굴레에 속박되어
돌고 도는 우리네 인생은
흐르는 세월에 묻히어 녹아든다.
------------------------------
+ 착한 송년회 / 손병흥
대형사고들로 인해 힘들었던 올 한해
경제적 힘든 시기라 먹고 즐기기보다
좀 더 뜻 깊게 보내고픈 송년회 시즌
비용들을 절약해서 바람직한 봉사활동 통해
기부형식으로 이웃 돕고 재능을 베푼다거나
소외된 이웃들을 위하여 뜻을 동참함으로써
또 다른 보람을 얻게 하는 형식의 모임들이
만찬 벗어난 들불처럼 번져나가는 나눔 행사
경제적 힘든 시기라 먹고 즐기기보다
좀 더 뜻 깊게 보내고픈 송년회 시즌
비용들을 절약해서 바람직한 봉사활동 통해
기부형식으로 이웃 돕고 재능을 베푼다거나
소외된 이웃들을 위하여 뜻을 동참함으로써
또 다른 보람을 얻게 하는 형식의 모임들이
만찬 벗어난 들불처럼 번져나가는 나눔 행사
=================
+ 한해 끝자락 / 이옥순
밤하늘 별들
거리 거리에 내려
세계인의 가슴에 빛난다
가슴의 뜨거운 사랑 열기
서로에게 전하며 하늘 우러러
길 잃은 나그네 스스로 모습을 읽는다
옥토의 들녘 피땀 흘려 이루려
입김을 토해내며 내일을 기다리고
가슴에 서로 위한 꽃이 피어나
아름다운 젊음의 강한 향기다
달콤한 시간 흔들리는 노화
찬 바람에 주름진 하얀 모습
어둠에 묻혀 한 살 더 쌓아 놓는다
어둠은 어둠 속에 묻고 기다리면
새벽을 여는 태양이 떠오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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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자의 송년 / 이원문
벽에 붙은 마지막
열 하루의 12월이
또 하루 접어가나
몇 시간 그림자에
그 마저 며칠 될까
접지 않아도 접히는 날
다음의 날은 있는지
그 길던 시간의 그물
하루 더 조여 오고
조여지는 지난 날
그물 밖 내다 본다
내다 보면 무엇 하나
빠져나가지 못 할 것을
시간에 묻어 넘는
이 한해의 그 며칠
그 며칠이 이 열 두달
어디에 데려 왔나
그림자가 넘기는 해
시간이 끌고 간다
---------------------------------
+ 송년에 기대어 / 고은영
어느 날부터 기도하는 법을 잊어 버렸다
게으른 결과만큼 후회만 앞서는 나는
자랑할 게 하나도 없구나
미래의 소박한 꿈을 설계를 한다거나
이제 나는 거대한 희망을 노래하지 않는다
모든 것을 포기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나는 아파했더냐
가중되던 고통 속의 기도야말로 얼마나 절실했더냐
욕망의 무게가 무겁거나 뜨거운 욕구일수록
굽이치는 아픔의 상처나 실망도 큰 것이다
어떤 욕구나 욕망도 이제 와 나에게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못한다
그것은 폐기돼야 할 허접한 부유물이고
살아오며 비워야 하는 욕된 허구임을 알았다
슬픔에도 내성이 생기고
내성에 점점 익숙해지면 무덤덤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포기하는 삶을 천천히 습득하는 것이다
고통이 됐건 행복이 됐건
인생이란 특별할 게 하나도 없이
어떤 형편에서 건 그저 그렇게 흘러갈 뿐이다
그것이 세월이 내게 준 연륜이고 면류관이었다
그것이 현재 내 삶의 현주소이며
결과이고 결론인 것이다
묵직한 생의 애환들이 두텁게 쌓여도
나이를 먹을수록 생의 종점을 향하여
이제 조용히 걷고 싶은 것이다
절대 침묵으로 최상의 고요 속을 유영하고 싶은 것이다
--------------------------------
+ 제야의 종소리 / 정연복
묵은해를 떠나보내고
희망의 새해를 불러오는
제야의 종소리
은은히 들려온다.
가슴속 켜켜이 쌓인
지난날의 시름과 슬픔
훌훌 털어 버리고
새날 새 세상을 맞이하자고
어두운 밤의 적막을 깨고
힘차게 울리는 종소리.
귓전을 때리는 그 소리
가슴에 오래오래 담아두고서
앞으로는
허튼 눈물을 짓지 않으리
좋은 생각들만 하면서
새해에는 기쁨으로 살아가리.
* 제야(除夜): 섣달 그믐날 밤.
===================
+ 한 해를 보내며 / 안정순
새봄에 움트던 꿈은
노고의 화답으로 풍성히 안겨 오고
만고강산 휘돌 것 같던 한 해가
건넛마을 곰티재 하나 넘은 듯
채 남지 않은 나날 성큼성큼 지나간다
가파른 세월 속에 허덕일 때
멀어져 간 그리움
앞산만 한 모습으로
깊은 밤 꿈길을 가로막고서
내세울 것도 보잘 것도 없는 인생살이
곱던 허리 하늘 한 번 올려다보며 이제야 돌아보니
평생을 함께한 부모님 떠나보낸 후
장성한 여식 일가를 이뤄 시집 보내고
심성 고운 자식 둘이나 남았으니
건강한 몸과 마음에 더 바랄 게 있겠는지!
부질없는 꿈이
고삐를 몰아치고 발길을 다그쳐도
한 걸음 두 걸음 소박하게 내디디며
새해의 작은 소망 소담히 품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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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해를 보내며 / 임숙희
한 해를 보내며
내게 온 인연을 돌아봅니다
스치는 인연이라 하여도
그 순간만큼은 진실이 동반되어 있기에
허투루 대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래야 된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했지요
인생이란 무대에서
삶의 주인공은 나이기에 속 울음 삼키며
견딜 수 있는 만큼의 시련과
이겨낼 수 있는 만큼의 아픔이 주어진
한 해를 보내며
내게 온 인연에 감사합니다
한 해를 보내며 내게 온 인연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인연으로
떠나는 인연은 담담하게 놓으려 합니다
다가오는 인연은 소홀이 하지 않으며
서로의 마음과 믿음을 해치는
악연은 미련 없이 버리려 합니다
만나야 할 인연으로 맺어진 우리는
배려와 사랑으로 마음을 비우고 채워가며
헤프지 않은 귀한 인연으로
한해 한해 묵어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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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해의 끝자락 / 이철우
매년
서두름으로 한해를 보내고
매년
설레임으로 맞이하고
매년
서투름으로 시작한다
송년 인사
새해 인사 비슷비슷
민망함을 감출곳이 없더라
들리지도 않는
가는소리
오는소리
감정 조절이 어렵고
눈꽃 떨리는 바람 소리
윙 윙
세밑 소리 듣네그려
지난 것은 지난간데로
시작하는 것은
시작하는데로
순서가 없더라
아무려면 어떤가
다 지나간 후인 것을
세상사
다 그렇고 그렇다
인생
알고 싶어도 모르고
살고 싶어도 못살고
걷기 싫어도
걸어가야 하는게 인생길
올해도
숲을 향해 걸었으니
내년에도
숲길 걷는 것을 멈추지 말자
--------------------------------------
+ 또, 한 해가 가는가 / 박목철
乙未年이 뒤돌아 아쉽다 인사한다
다시 볼 인연이 몇이나 될까
60년의 세월이 길다면 긴데,
작심삼일(作心三日)을 탓하지 말자
희망은 꿈이라 했다
잠 깨면 안개 걷히듯 스러지는 꿈
나고, 지고, 또 나고
지는 게 두렵다고
나는(生) 망설임은 본 적도 없다
한탄과 한숨을 딛고
우뚝 선 삶의 면면(面面)이 눈부시지 않은가,
오늘의 해가 지면
내일은 또 새 해가 뜬다
좋아질 거야,
아쉬운 미련을 뒤에 두고
을미년 청양의 해가 지고 있다.
=====================
+ 묵은 해를 보내며 / 윤춘순
묵은 해를 보낼 때면
새해를
새롭게 품겠다고 마음이 먼저 앞서진다
기도가 모여드는 그곳에서
고개를 들고 神을 찾다가도
눈을 감고 감사 기도드리다가도
가슴에 손 얹고 염원하다가도
괜히 코끝이 시큼 거리면
마음 열고 다가갈 수 있는 神이 있기에
언제나 강물처럼 심신은 평화롭다
문뜩,
인파 속으로 눈길 돌리다 눈에 체인 신靴 신靴, 신靴
무수히 많은 신靴이
가지각색의 신靴이
행렬을 지어 나서는 신靴이
神을 영할까 행렬 지어 나아가는 신靴이
神에게로 인도하는
각자의 신靴과 동행한 체
집을 나서서 전동차를 타고
남산 백년의 길, 향수의 길을 지나
기도가 모이는 그곳으로
거룩한 神을 찾는 자 마음속으로 오는
神에게 감읍 되어 뭉클한 가슴으로
묵은 해를 보내면서
새해 새날을 전지전능한 神께 의탁하며
내 안에 온 神과 하나 되어
거룩히 닳아질 내 신靴은
꽃신신고 하늘을 걸어 神을 만나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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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고했어요 당신 / 조미하
아쉽죠?
가는 세월을 탓할 수도 없고
무언가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에
늘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나이는 플러스 되고
해놓은 일은 없는 것 같고
막막함 같은 것이 가슴을 짓누릅니다
하지만 그 기분으로 계속 보낼 수는 없잖아요
마지막은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긍정 에너지를 주니까요
수고한 한 해를 기분 좋게 보내야
새로운 해가 두 팔 벌려 반깁니다
수고했어요 당신
힘든 일
아픈 일
기쁨과 슬픔 모두 묻어놓고
새로운 희망을 써봐요 함께
새해는
운이 좋은 해
행복을 주는 해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는 해
소망하는 모든 일
순조롭게 이루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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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무는 길목에서 / 오애숙
소망의 주여
한줄기 빛 비추사
칠흑의 어둠 소망으로
날개 펴 사망의 늪에서
건져 내사 날개 쳐
나르샤 하소서
저무는 길목
어려운 일로 우겨쌓여
산더미로 산재된 모든 것
오직 당신의 빛 비추사
해결될 수 있도록
두 손 모읍니다
한 해 동안
코로나 팬데믹으로
노심초사 스미진 곳에서
마냥 움츠려 날개 접었던
기억만 가슴에 휘날리매
주여 도우소서
이제 당신의
무지갯빛 그 향그럼
들숨과 날숨 사이에서
고통과 절망의 음지 녘
소망의 양지되도록
비추어 주소서
오직 당신으로
어려운 이 난관에서
소망의 무지갯빛 보며
끝까지 경주할 수 있어
창조주만 바라보오니
우릴 건져 내소서
저무는 길한 목
다사다난했던 한해
세월 강 바라다보며
모든 짐 다 내려놓고
당신의 사랑 삭여
부여잡습니다
소망의 주여
당신만의 향기로
수정 빛 청아함 입혀
새 아침 눈부시게
단장시켜 주사
뜻 이루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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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해가 저무는데 / 신성호
새해가 엊그젠데
또 한해가 가고 있네
빠르다는 그 세월이
돌아보니 찰나구나
한다고 맘 먹은 것
챙기지도 못하고서
한해가 간다하니
새벽안개 닮았구나
못다한 일들이야
다시하면 되겠지만
가버린 세월들은
어디에서 찾아볼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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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해를 걸어오며 / 장인성
-후회(後悔)
아는 것이 있어도
낮출 줄도 아는
군자가 되고 싶었고
가득 차면
비울 줄도 아는
자연이 되고 싶었다
지혜로워
멍청한짖 말았어야
다정이 병이 되어
치사했었구나
용감해도
비겁할 줄도 아는
손자병법을 생각못했고
말을 잘해도
어늘 할 줄도 아는
공자님이 되고 싶었는데
허튼 짖이 많았었네
현명하면서도
밝은 척 않는 것 같은
은은한 보름달이
되지 못하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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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해를 돌아보며 / 최영복
눈에 보이지 않아도
한 해를 살다 보니 여기저기
상처 없는 데가 없더군요
모르고 지나간 건지
이 정도쯤이야 외면한 건지
군데군데 멍들고 상처로
너 덜리가 되었습니다.
돌아보니 그리 바쁜 일도
서두를 시간도 아닌데 빠듯하게
살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오히려
한 템포 쉬었더라면 좋았을걸
그렇다고 후회할 일은 아니고요
그 상처들이 나를 더욱더 성숙하게
만들었거든요 때문에 희망은 항상
덤으로 챙겨 두었습니다
올 한해 마지막 장 달력의
숫자가 하나둘 털려 나가고
외로움의 숫자 삼십일 하나 남았습니다
이제 인생의 포인트는 그동안의
계획했던 일들을 잘 정리해서
내 마음의 책장 속에 가지런히
잘 정돈해 두는 일입니다
잘 정돈된 마무리는 인생의 꽃입니다 삶의 향기를 피우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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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해를 보내면서 / 강한익
무술년(戊戌年)아!
바짓가랑이 놓아라!
가려거든 혼자
훌훌 털어버리고 떠나거라,
추한 몰골에
더 무엇을 그리려 하는지?
아서라!
곱지 아니한 삶의 흔적
그만 그리려무나.
너와 함께한 시간
조금의 아픔은 있었다마는
아름다운 동행이 있었고
따뜻한 만남이 있었다.
시 꿈 함께 나비 날다
고운 인연들
생각만 하여도 가슴이 뛰는
소중한 만남!
행복한 순간이었다.
네년을
붙잡을 수 없는 현실
아쉽기만 한데
자연이 섭리에 거스르지 않고
순응하리니
함께 가자꾸나!
황금 돼지 꿀꿀
희망과 행복이 가득한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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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해를 보내면서 / 고지영
이별은 슬픈 것
정녕 가야만 하는가
나는 것들아 !
말 없는 산하[山河}야 !
너도 가고
또 나도 가는구나
그러나 눈물은 보이지 말자
다 내려놓고 가는 너는
뒤돌아보지 않는구나
황혼에 지는 해처럼
봄여름 가을 철철따라
기쁨 주고 떠나는 너에게 따뜻한
손 한번 잡아주지 못 하고
고맙다는 말 한마디 또 한 못 한 채
그 많은 세월 흘러보냈구나
고맙고
사랑했었다
=====================
+ 한 해를 보내면서 / 도지현
찰나가 모여서
겁의 세월을 만든다고 하더니
새해 원단 당긴 시위가 쏜 살은
눈 깜짝할 사이 세월 지나
한 해의 끝자락이란 과녁을 맞힌다
과녁은 맞히었건만
쏜 살을 뽑아 보니 텅 비어
두드리면 댕댕하고 울릴 것 같은
빈 항아리뿐이라
채우지 못한 삶이 회한으로 다가온다
어쩌면 이 가벼운 입으로
뱉어 놓은 말이 독을 묻히지 않았나
누구의 가슴에 그 독이 아픔이 되어
눈물을 쏟지는 않았을까
스스로 깊은 성찰을 해보는데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다음 해에는 튼실한 씨앗을 뿌려
정성스럽게 가꾸어 아름다운 꽃 피우고
토실한 열매를 맺어야겠다, 다짐하곤
스스로 지키지 못해 늘 후회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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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의 달력을 보며 / 김내식
홀로 남은 달력 한 장
또 한 해를 덧없이 보내는
허전한 마음에 더욱이 외로우나
그나마 성탄절이 표시되어
한결 기분이 나아진다
가화만사성을 읊조리며
강아지처럼 교회에 따라다녀도
아이들도 받아먹는 성찬식 포도주
세례 못받는 내 앞을 스쳐가더니
사랑의 빛으로 다시 온다
빠르게 중반으로 들어서고
거리에 캐럴송이 달려 나오면
첫눈처럼 고요한 기쁨으로
어둡고 건조한 가슴 속이
환하게 밝아지리라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허무를
환락의 빛으로 메우려드는
각종 모임의 날자들과
성탄절 표식을 번갈아 보며
마음을 가라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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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해에 전해다오 / 백원기
가는 세월아
엊그제 온 것 같더니 벌써 가냐
더 있다 가지 않고
심술궂은 태양이 365바퀴 돌았다고
어서 내려라 재촉하나 보다
그 놀이 기구 빨리도 도는구나
어차피 떠날거면
가서 새해에게 말해 다오
깜박 졸다 큰 풍파 있었음을...
고의가 아니고 실수였다고
부패는 냄새를 풍기며 온다는데
코를 골다 미처 맡지 못했으니
내 영혼이 흔들리지 않아야
부정한 것들도 날뛰지 않는데
그렇지 못해 미안하다고 전해주렴
다툼과 속임과 훔침이 난무해
공공연히 안팎을 헤집고 다녔지
작은 신음에도 응답이 있고
바람에 흔들려 자주 넘어져도
일으킬 줄 알아야 하는데
유난히 뜨거웠던 지난여름이라
정신 놓아 실수가 많았다고 전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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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야, 우리들의 그믐 / 허은실
술집 밖에는 진눈이 내려
없는 것들 발부터 젖는다
움츠려 올린 어깨들
피사체가 흐리다
가장 아름다운 점자는
좁은 골목에 내리는 눈
골목을 흔들며 떠나는 뒷모습을
오래 보아주는 것뿐
우리의 통점엔 차도가 없구나
닳아버린 밑창으로 물이 들어
발가락을 구부려 보지만
제 문수(文數)를 벗을 수 없다
택시는 아무래도 잡히지 않고
새해엔 구두를 사야겠어
낙원떡집 앞에서 우리는
어색하게 복을 빌며 돌아선다
바람은 발을 걸어 자빠뜨리고
미끄러지지 않으려 기우뚱거리는
모습이 우습다
우습다
타인의 발자국 위에
나의 발자국을 포개어
얼음을 다진다
눈은 응달 쪽으로 단단해진다
화분에는 몇 개의 잎이
새로 지고
문 앞에서 너는
젖은 발을 돌려야 한다
=======================
+ 한 해의 끝자락에서 / 곽승란
어느덧
올해의 끝자락
일주일을 남기고
일궈 놓은 것
버리고 가는 것
모두가 아쉬움만 남는다.
우정이란 정 안에서
미운 정 고운 정 함께 나누며
사랑하고 행복해 하며
열두달을 보내는구나
언제나 만남은
설레이면서 신비롭다
낯설지만 왠지 정감이 가는
우리 소중한 친구들
이곳 울타리 안에서
새해에도 고운 정를 맞아보자
그래 그렇게 또 살아보자
두리둥실 서로 이해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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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해의 끝자락에서 / 도지현
또 한 해를 살아 냈다는 안도감과
떠밀려 여기까지 왔다는 자괴감이
묘한 대비를 이루는 교차로에 섰다
한 발만 내디디면 그대로 떨어져
부지할 수 없는 삶이었지만
바우덕이 외줄 타기 하며 살았지
날마다 전쟁 아닌 전쟁 속에서
치열한 삶을 살았는데 지나온 궤적
돌아보니 무주공산, 아무것도 없다
돌아보는 시선은 외롭고 쓸쓸해
발가벗은 나신으로 선 저 나무와
내줄 것 다 내주고 빈 껍질인 나와
어디 하나 다를 것 없는 동질감
-----------------------------------------
+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 문향란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사랑하는 것도, 살아있는 것도 내일은 없습니다.
위험한 하루에 나를 던져 사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지만 그것이 헛된 것은 아닙니다.
마지막을 준비하는 것은
내게 갑작스레 불어닥친 바람을 힘들이지 않고
막는 것과도 같으니까요.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내게는 뒤로 미루는 것 또한 없습니다.
온 힘을 다해 오늘 사랑하는 것,
그것이 내가 해야 할
내生의 마지막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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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촌 한해를 보내며 / 임준재
신축년 한 해가 저물어 가자
어느새 임인년 새해가 다가오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아쉬움과 자부심이 남고
모든 게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코로나19는 쉽게 물러가지 않고
오히려 변종바이러스가 창궐하니
세상살이와 정치 경제
너무 혼돈스러워 목민의 꿈을 접는다
길은 멀고 흐르는 강물
너무 너무 아득하여서
우리들의 이 멍에
어디다 부리리오
2022년에 동쪽 하늘에서
광열한 빛을 발산하여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고
지구촌 국가의 저력이 발현되길
속으로 빌고 또 비네요
========================
+ 한 해가 지고 있습니다 / 이정순
한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마음보다 사랑 받기를
더 원했나 봅니다
남을 위하기보다
내가 위로 받고 싶은 마음이
더 컸기에 늘 가슴에는 허전함으로
채워졌나 봅니다
나의 잘못보다 상대의 잘못을
탓하며 양보하는 마음이 부족했던
한해가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용서의 손길을 먼저 내밀어
아름다운 향기가 상대방에게
전해질 수 있는 마음으로 살겠습니다.
부족하고 이루지 못 한 일
다 지우고 시작될 새해를 위해
용서와 사랑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
+ 한 해 끄트머리에 서서 / 신성호
살같이 빠른 세월을 다 보내고
얼떨결에 흐르고 흘러 살다보니
또 한 해 끄트머리에 서게되고
어지러운 세상을 보니 가관이다
모두가 나름대로
자기실속 자기판단 자기만족에 빠져서
거시기인지 된장인지 구분 못하고
그저 자기 주머니에만 넣으면 장땡이라고 하다가
넣지 말아야 할 거시기를 넣고선
남의 탓 세상 탓 하다가 망신 당하고서야
세상을 너무나 우습게 생각하고
잘못 살았구나 깨달았을 때에는
눈물도 잃어 버리고
가슴도 미어져 어쩔꺼나 해봐도 소용없는 것을
또 한 해의 끄트머리에 서서
나도 또한 행여나 같은 짓을 같은 길을 걸어 왔을지
불안해 두리번 거려지고 마음이 불편해지는 것 같아져
지금이라도 후회할 수 있고 반성할 수 있다면 오직 좋으랴
저 넘어가고 있는 석양의 노을빛이 아름다운 것처럼
참된 삶의 의미를 조금이라도 알게 되어 진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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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해를 마무리 하면서 / 박근철
많은 일들이 있어 다사다난
어떤 위로도 닦을 수 없는 멍
연말이니 잊어라 누가 말하리.
잠재울 수 없는 한 서린 응어리
갖은 사고사에 초토화 된 심연
무엇으로 새살을 채울꼬.
늙어버린 해에 늙어버린 주름
그래도 우리는 부스러기라도 붙잡아야한다.
단칼에 모든 것을 잊을 수 있으랴마는
붙잡을 수 없기에 보내야 한다.
나를 위해서 너를 위해서 우리를 위해서
역사의 수레바퀴는 돌아야 한다.
민심을 싣고 광명한 빛으로 희망의 빛으로
너와나 서로의 가슴에서 이어진
한 민족의 한반도에서 손의 손을 잡고
우리는 이제 묵은해를 보내고
새아침의 새 계획을 그려야 한다.
그 계획에는 우리가 있어야 하고
그 계획에는 모두가 있어야한다.
눈물이 아닌 기쁨과 행복 희망으로
새로운 해를 찾고 맞이해야한다.
그래야 어재위에 내일이 설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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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해의 행복을 꿈꾸며 / 이채
들꽃 피는 언덕의 노을빛처럼
또 한 해가 아득히 저물어 갑니다
아침에 걸어둔 장밋빛 소망은
아직 가슴에 남아 싱그러운데
12월, 한 장 남은 달력이
눈 덮인 겨울 나무의 마지막 잎새처럼
사람의 생각을 고요히 잠기게 합니다
신천지처럼 펼쳐질 새 희망 새해에는
아늑하고 평화로운 삶의 집을 짓고
고이고이 간직해온 소망의 꽃씨를 뿌리며
꽃잎 가득 웃음 짓는 행복의 뜰을 가꾸고 싶습니다
정성스레 보살핀 향기로운 꽃밭으로
나비와 벌, 온갖 새들도 불러모아야겠지요
구름처럼 포근한 사람들과 손에 손을 잡고
화창한 봄날의 꽃길을 걷고 싶습니다
분홍빛 향긋한 꽃가슴을 지니고
소박한 하루하루의 꿈빛을 색칠하며
설령 이루지 못할 꿈일지라도
아담한 삶의 정원을 가꾸고 싶습니다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며
다시 새로운 길을 걸을 때는
지나온 과오를 거울삼아
똑바른 길로 반듯하게 걷고 싶습니다
지름길보다 정직한 길을 찾아 헤매이며
우리는 또 얼마나 많은 날을 고뇌할까요
그래도 미움과 불만은 멀리하고
사랑과 배려를 가까이해야겠다고
마음은 넓게, 생각은 깊게
눈으로 볼 수 없는 것까지도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워야겠다고
밝아오는 또 한 해의 삶은
별빛 이슬처럼 맑고 깨끗해야겠다고
하얀 겨울산을 거쳐온 눈꽃 같은 햇살이
시린 볼을 부비며, 생긋 웃으며 일러주는 말,
계절은 얼어도
마음마저 얼지는 말라고
추운 대지 속에서도 생명이 꿈틀거리는 것은
언젠가는 봄이 오리라는 것을 믿기 때문이라고...
========================
+ 아쉬운 한 해를 보냅니다 / 염인덕
천천히 걷고 싶었는데
세월은 왜 이리 빠른지
허전한 마음이 듭니다
정해진 시간에 속에서
후회 없이 뛰었는데
아쉬움만 남겨집니다
소중한 시간
못다 한 사랑에
터벅터벅 걸어온 길
둘도 없는 삶
후회도 많지만, 함께
어우러져 밥 한번 먹었으면 좋겠습니다.
-----------------------------------------
+ 한해가 떠나가는 퇴근길 / 임성섭
진한 알코올이 혈관을 요동한다
한 무리에서 탈피하여
하늘을 보면
제법 낯익은 별들도 잠들어 버렸는지
미소가 없다
시골길을 걷는 착각 속에서
미간을 찌푸려 도래 질을 치지만
아스팔트의 메마른 공간에
흥미 없는 걸음마를 몇 번 해보고
능청맞게 휘파람 송으로 흥을 돋구어
삼박자 걸음마에
힘 있게 목청을 돋구어낸다
지쳤나 보다
훤하게 트인 언덕배기에 주저앉아
밀집된 네온사인의 반사경 사이로
바다의 진한 비린내를 맡아본다
시꺼먼 산 그림자가 무섭게 기댄
구석진 곳에서
고깃배 한척이 힘차게
방파제 속으로 안긴다
만선인가 보다
봉우리도 없는 수면위에서
제법 자랑스럽게 내안을 흔들어 놓는
그 승리감을 알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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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한해가 지나가는 구나 / 공재룡
얼마나 숨이 가쁘게 달려왔나
가던 길 잠시 멈추고 돌아보니
어느새 달랑 한 달만 남았구나.
나는 무엇인가 잃은 것만 같아
알 수 없는 서러움이 파고들어
바보처럼 자꾸 뒤를 바라본다.
지나온 내 그림자도 낮이 설고
남긴 것 없는 남루한 내 모습에
울컥 눈물이 두 볼에 얼룩진다.
어디가 끝인지 모르는 인생길에
가늘고 굵은 소망의 끈 잡은 채
두 손 모으며 한해를 돌아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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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그리고 하얀 사랑의 기도 / 안성란
빠르다고
세월 흐름이 참 빠르다고
한숨을 쉬기보다
또 다른 세상에
바람 불어 좋은 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나온 시간이 고통이었다면
소득이 있는 새날에
바람이 꽃을 피워서
우리네 삶에 새로운 희망을 뿌려 주는
12월 기도 안에서
지나온 날을 곱씹으며 활짝 웃을 수 있는
뜻깊은 평화가 찾아왔으면 좋겠습니다.
차가운 어깨 토닥여 줄 수 있는
따듯한 손길로
힘내라고 열심히 살았으니
용기를 내라고
마주치는 눈길에
사랑이 피어났으면 참 좋겠습니다.
뒤 돌아본 시간
아쉬움을 남기지만
아쉬움 속에 한숨짓고
고개 숙인 아픔이 없었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남은 시간
조급한 마음이기보다
앞날의 희망을 꿈을 꾸며
아직도 못다 한 말
남아 있는 예쁜 마음으로
하얀 사랑의 기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 저물어 가는 한해의 끝자락에 서서 / 정해각
시간이 앞장서서 길을 내는
끝없이 흘러가는 세월의 강은
붉게 물든 저녁노을 속으로
하늘 끝 되돌아 살아져 가네.
별을 몰고 돌아오는 어둠속에
세모의 거리에 명멸하는 불빛
아직도 못다 이룬 꿈들이 남아
저리도 오래 잠들지 못하는가.
아쉬움안고 피안의 세계로
사라져가는 한해의 끝자락
소중한 꿈을 안고 돌아 올
밝은 여명이 닥아 오고 있다
어둠을 밝힐 촛불 켜들고
닥아 오는 봄을 기다리는
소박한 농부의 마음으로
희망찬 새날을 맞이하자.
__________ * 57
송년 / 가혜자
송년 / 이도연
연말 / 성백군
연말 / 정윤철
-------------------
송년회 / 오석주
송년회 / 이재환
송년회 / 황인숙
섣달 그믐 / 송주은
------------------------
송년 선물 / 윤보영
송년의 밤 / 도현영
송년의 밤 / 손병흥
송년 카드 / 김명원
------------------------
송년찬가 / 김성진
연말회송 / 정재영
섯달 그믐날 / 김남조
송년 기도시 7 / 이해인
------------------------------
송년 기도시 8 / 이해인
송년 기도시 9 / 이해인
송년 기도시 10 / 이해인
송년 기도시 11 / 이해인
-------------------------------
송년의 깃발 / 임영준
송년의 파도 / 이원문
저무는 한 해 / 주응규
착한 송년회 / 손병흥
---------------------------
한해 끝자락 / 이옥순
그림자의 송년 / 이원문
송년에 기대어 / 고은영
제야의 종소리 / 정연복
-------------------------------
한 해를 보내며 / 안정순
한 해를 보내며 / 임숙희
한해의 끝자락 / 이철우
또, 한 해가 가는가 / 박목철
----------------------------------
묵은 해를 보내며 / 윤춘순
수고했어요 당신 / 조미하
저무는 길목에서 / 오애숙
한해가 저무는데 / 신성호
----------------------------------
한해를 걸어오며 / 장인성
한 해를 돌아보며 / 최영복
한 해를 보내면서 / 강한익
한 해를 보내면서 / 고지영
-----------------------------------
한 해를 보내면서 / 도지현
연말의 달력을 보며 / 김내식
오는 해에 전해다오 / 백원기
제야, 우리들의 그믐 / 허은실
--------------------------------------
한 해의 끝자락에서 / 곽승란
한 해의 끝자락에서 / 도지현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 문향란
지구촌 한해를 보내며 / 임준재
----------------------------------------
한 해가 지고 있습니다 / 이정순
한 해 끄트머리에 서서 / 신성호
한해를 마무리 하면서 / 박근철
또 한 해의 행복을 꿈꾸며 / 이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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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한 해를 보냅니다 / 염인덕
한해가 떠나가는 퇴근길 / 임성섭
또 한해가 지나가는 구나 / 공재룡
12월 그리고 하얀 사랑의 기도 / 안성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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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어 가는 한해의 끝자락에 서서 / 정해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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