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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당/겨울

송년 시 모음 4

+ 송년 / 손병흥

방역 조치로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 가득한
어김없이 다가온 연말 마지막 시기 맞이한 달

예전처럼 들뜨고 활기참이 점차 사라져버린
코로나19에다 경기조차도 몹시 부진한 탓으로

한적함 쓸쓸함이 팽배해져버린 허전한 계절
옷깃 여미는 찬바람에 겨울추위마저도 몰려와

속절없이 흘러가버린 세월 속 나날의 뒤안길
만감이 교차하는 안타까움 접어든 고별의 시절

뜬구름처럼 미완성의 추억들 가득이 쌓여가는
제야의 종 소리를 더 그리워해보는 깊어진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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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인 / 신하식

둘만의 송년
긴거리 짧게
단숨에 달려
바닷가 만남
숨넘긴 포옹
품이 따뜻해
겨울속 봄을
마음에 담고
당신도 웃네

두툼한 한점
사랑도 한점
회는 자연산
비릿한 내음
차한잔 카페
건강한 산책
인증샷 찍찍 
함박눈 없어
아쉬운 겨울

잘익은 연인
앞서 당기고
처지면 밀어
동반자 마마
사랑 나누니
즐거운 상상
헤어짐 싫어
아쉼속 귀가
영원한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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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년 / 이은석

서녘을 넘는 해야
급할 리 없잖으냐

휘돌아 둘러봐도
욕할 이 없겠거늘

무엇이 채찍질하여
쫓기듯이 가느뇨.

신발 끈 고쳐매고
달리듯 지는 해야

천지연 거울삼아
연곤지 매만지며

느긋이 기운다 하여
재촉할 이 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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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 기도 / 이해인
   - 친구에게 -

올 한해도
친구가 제 곁에 있어
행복했습니다

잘 있지? 별일 없지?
평범하지만 진심 어린
안부를 물어오는 오래된 친구

그의 웃음과 눈물 속에
늘 함께 있음을 고마워합니다

​사랑한다 말하지 않아도
사랑보다 깊은 신뢰로
침묵 속에 잘 익어
감칠맛 나는 향기
그의 우정은 기도입니다

​그의 목소리는 음악입니다

​친구의 건강을 지켜 주십시오
친구의 가족들을 축복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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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 단상 / 손병흥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한 해를 경건하게 맞고픈

추운 날씨 속에서도 훈훈함 가득한
세밑 잘 마무리 지어 희망을 지피고서

가슴 따뜻하게 데워줄 정감 넘치도록
정서 함양해 다짐 의욕 고취시켜갈 연말

인생은 펼쳐진 꿈과 비전의 연속이듯이
큰 울림 느낌표의 인생길 걷고싶은 삶 생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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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 단상 / 오보영

사시사철
푸른 빛깔 소나무야

적어도 너만큼은
세월이 지나도

그 모습 그대로 있을 줄 알았는데..

때가 차니
너도

고목이 되는 구나

솔 향 변함없이
뿜어내는 소나무야

적어도 너만큼은
세상이 다 변해도

그 향내 늘 머금을 줄 알았는데..

고목이 되고 나니
너도

묵은 내음 풍겨내누나

흘러가는 세월 앞에서
달라지는 세상 틈에서

별수 없이
너도

큰 장사壯士는 못 되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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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년 회상 / 오보영

그 일로 인해
한층 더

세상사世上事
그리 만만치 않음을

깊이 깨닫게 되었으니
이 어찌 감사하지 않으리요

그이로 인해
한결 더

사람 분별分別이
그리 수월치 않음을

새삼 알게 되었으니
이 어찌 감사하지 않으리요

그간 겪어온
여러 많은

갈등과 고뇌로 인해

좀 더 
성숙하게 되었으니

이 어찌 감사하지 않으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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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의 밤 / 손병흥

그대로 머물렀다 허상처럼 치달아
변함없이 한 해가 훌쩍 떠나갈 무렵

흐릿해진 눈망울 구름 둘러 감고서
눈 내리고 비 뿌리듯이 치장을 한 채

으스러져 스산해진 바람소리 따라
무심했던 일상 기억 속에 간직하며

까치집 빈 둥지 그 주변 언저리로
하얀 미소 따스한 눈길로 은은하게

고단한 막바지 비틀어 씹어삼켜버린
산굽이처럼 돌아나온 역경 피안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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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년의 밤 / 손병흥

은혜로 보내고픈 뜻깊은 자리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일 얼마 남지 않은 지금까지도
늘 곁에서 머물며 지켜주던 나날들

연말 또 하나의 추억 만들어가는 시간
반갑게 만나서 알콩달콩 얘기꽃 피우고픈

아쉬움 달래보려는 추운 겨울밤의 나들이
착잡함 희로애락이 만감으로 교차하는 시절

가슴 설레고 마음 참 따뜻한 행복한 송년
돈독한 화합 우의 다져보는 은총의 끝자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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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의 시 / 정연복

아침 햇살에 피어났다가
저녁 어스름에 지는

한 송이 꽃 같은
하루하루.

올 한 해도
바람같이 강물같이

삼백예순다섯 개의
오늘이 흘러갔다.

아쉽지만
슬퍼하지는 말자

세월의 꽃도 피고 지고
또다시 피어나느니.

오늘밤이 지나고 나면
너와 나의 머리맡에

싱그러운 새해
첫날이 와 있으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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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 / 김재원

새소리  알람을 울려주고
물소리 날 흔들어 깨우고
바람은 살랑이 들꽃 향을
건네 사랑을 고백했지만

무거운 몸을 움직일 수 없는
나는 무관심과 거만으로
그들을 부러웠고 미웠기에
나를 짓밟는다고만 생각했다

세월은 추운 겨울을 맞이하고
차가운 눈은 내 빰을 후렸다
정신 차리라고 ...한 해 끝자락
늦은 후회가 나를 자각하게 한다

며칠 남지 않은 시간 하얀 눈과
마무리 잘하고 새해를 맞이하며
후회 없는 삶  내 등을 밟고 뛰어도
융단을 내어 곱게 펴드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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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송년 / 박미리

징기즈칸처럼
우렁찬 함성으로 말 달렸었지
그 찬란한 해가, 그 미더운 해가
어느결에 다 태우고 난간에 걸리었네
타고 싶은 완행 대신
나도 몰래 올라 탄 초고속 열차여
꽃 피고 지던 날의 바람소리
돌아보니 간 곳 없고
바람처럼 이별, 이별이어라
그것이 세월이라며 땡그랑 종이 우네
못다 한 내 맘인 듯 흐느끼며
아무데서나 종이 우네
잊지 못할 순간과 따사로운 추억들
그리고 아픔과 한숨까지도
보내 주고 흘러가자며
기차가 가네 기차가 오네
저마다의 행을 찾아
갓 솟은 정기 찬란히 품고
또 그렇게 우리 가 보자
새 마음 칸칸마다 따뜻이 웃음 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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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년 기도시 1 / 이해인
  - 평화로 가는 길은 -

이 둥근 세계에
평화를 주십사고 기도하지만
가시에 찔려 피나는 아픔은
날로 더해갑니다

평화로 가는 길은
왜 이리 먼가요

얼마나 더 어둡게 부서져야
한줄기 빛을 볼 수 있는 건가요

멀고도 가까운 나의 이웃에게
가깝고도 먼 내 안의 나에게
맑고 깊고 넓은 평화가 흘러
마침내 하나로 만나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울겠습니다

얼마나 더 낮아지고 선해져야
평화의 열매 하나 얻을지
오늘은 꼭 일러주시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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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 기도시 2 / 이해인
   - 나라를 생각하며 -

내가 태어나 숨을 쉬는 땅
겨레와 가족이 있는 땅
부르면 정답게 어머니로 대답하는 
나의 나라 우리나라를 생각하면
마냥 설레고 기쁘지 않은가요

말 없는 겨울산을 보며 
우리도 고요해지기로 해요
봄을 감추고 흐르는 강을 보며
기다림의 따뜻함을 배우기로 해요

좀처럼 나라를 위해 기도하지 않고
습관처럼 나무라기만 한 죄를 
산과 강이 내게 묻고 있네요

부끄러워 얼굴을 가리며 고백하렵니다
나라가 있어 진정 고마운 마음
하루에 한 번씩 새롭히겠다고
부끄럽지 않게 사랑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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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 기도시 3 / 이해인
  - 가족을 생각하면 -

족이 그립고
집이 그리운 계절입니다

집이 있어도 가족은 없는 쓸쓸함 
가까운 사람들이 만든 외로움의 추위를 
사랑으로 녹여야 할 계절입니다

놀러 오라 초대해 놓고도
막상 전화하면 
집에 없는 사람들이 많아 슬퍼요

무에 그리 바쁜지 어디로 나갔는지
대답 좀 해 보실래요?

함께 웃고 함께 밥 먹는 기쁨으로
평범하지만 가장 아름다운 
삶의 주인공이 되세요

눈 내리는 12월엔 
손님이 머물 빈 방도 하나 준비하며
행복한 가족으로 다시 태어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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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년 기도시 4 / 이해인
  - 좋은 이웃 되려면 -

'하느님을 찾았으나 뵈올 길 없고
영혼을 찾았으나 만날 길 없어
형제를 찾았더니 셋 다 만났네'
라는 말이 적힌 쪽지를 
벗에게 전해 받고 생각에 잠깁니다

나보다 더 어려운 처지의 이웃을 
사랑으로 찾아 나서면 
길이 열리리라 믿고 희망하면서~

어려운 이웃 찾아 멀리 갈 수 없으면 
매일 만나는 이들에게라도
말과 행동으로 정성껏 인내하는 
작은 사랑부터 실천해야 합니다

그래야 누군가에게 좋은 이웃으로
다가설 수 있을 테니까요
진정한 선물이 될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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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 기도시 5 / 이해인
  - 용서하기 -

용서해야만 평화를 얻고 
행복이 오는 걸 알고 있지만
이 일이 어려워 헤매는 날들입니다

지난 1년 동안
무관심으로 일관한 시간들
무감동으로 대했던 만남들
무자비했던 언어들
무절제했던 욕심들
하나하나 돌아보며
용서를 청합니다

진정 용서받고 용서해야만 
서로가 웃게 되는 삶의 길에서
나도 이제 당신을 용서하겠습니다

따지지 않고 남겨두지 않고 
일단 용서부터 하는 법을 
산타에게 배우는 산타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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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년 기도시 6 / 이해인
  - 성탄절 -

조그만 예수 아기가
세상 속으로 들어오는
성탄의 기쁨은 우리의 기쁨
그분의 생일은 우리의 생일입니다

아기의 모습으로
다시 겸손하라고
다시 사랑하라고
천사들이 노래하며

삶의 무게에 지친
우리의 어깨 위에
날개 하나 달아 줍니다

이제는 우리의 이름을
기쁨으로 바꾸라면서

희망으로 바꾸라면서
노엘 노엘 노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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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년 즈음에 / 이명희

1.
옳고 그름의 경계는 마음속에 있다고
남루(襤褸)한 새 한 마리 곡비(哭婢)처럼 길게 울며
바람의 사슬에 걸린 매듭을 풀고 있다.

2.
눈물 속 깊은 강에 날갯죽지 흠뻑 젖어
후회를 도닥이며 한없이 뒤척이는
내면의 원초적 소리 통각(痛覺)을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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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송년 / 이원문

더불어 사는 세상
그 이웃이 소중한
내 삶의 동반자임을
나 또한 그 이웃의
동반자가 아니었나

누가 나를 찾을까
연줄에 매인 그날
당겨보니 아무도 없고
더 풀어 보내니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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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해의 흐름 / 김선희

분수가 뿜어져 나오듯
분주한 일들이 많은 한해도
뒤안길로 접어든다

날마다가 모여
한해를 만들어가듯
올해도 간다

유난히도 일상이
집중이 안되었던 한해

일은 많은데
한일이 없었던 것 같은
열매가 되어 돌아온 것이 없는 한해가
저물어간다

이것도 흐르는 강물처럼
한해의 흐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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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를 보내며 / 박목철

내가 어디쯤
환영幻影이라도, 흔적이라도,
돌아보면
세월에 밀려 뜯겨나간 일상 뒤에
달랑 한 장,
마져 갚아야 할 업業이라 하니,

수레바퀴 돌 듯
언제나 제자리, 착각속에
가져온 것 보다 두고 온 것이
미련 되어
세월아 멈추어다오,
세월의 나이테 겹겹이 한탄 하누나,

부타佛陀도, 야소耶蘇도,
극락정토極樂淨土,
고우신 뜻만 두고 가시지 않더냐,

성인聖人도 펴지 못한 꿈
수천년을 말세라 하는데
지구 한 바퀴 도는 찰나刹那의 시간 속
달랑, 달력 한 장 앞에두고
아쉽다. 미완未完이다.
웬 사치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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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을 지나며 / 목필균

마른 잎 한 장 매달린 은행나무

한 해의 쪽수를 넘기려면
저런 안간힘으로 아쉬움을 버텨야 한다

세상살이 점점 어렵다는 이즈음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면
동굴 속처럼 어둠이 고인다

그 어둠 속에서
말갛게 떠오르는 얼굴
흔들리는 촛불처럼
그리움이 술렁거린다

내리막길 가파르게 내달리다
주춤주춤 잠시 쉬어가는 길목에서
드문드문 전해지는 안부

내년에는
후미진 골목 식당에서라도
밥 먹는 기억을 만들 수 있을까

가렸던 두 손 내려놓으며
무디게 12월을 건너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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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끝에서 / 정유찬

사랑한 날이
미워한 날보다 많았는지
슬프고 힘들었던 날보다
행복했던 날이 더 많았는지

12월의 끝에서
지난 날들을 떠올려보고 있어

보석같은 날들을
가슴으로 살았니 머리로 살았니
얼마나 웃고 살았어
아니면 찡그렸어

투명한 날들을 뿌연 눈으로 보낸건 아닐까
별이 찬란하던 밤
내가 깨어있었는지 잠들어 있었는지

난 거울을 봐
거울 속의 나를 봐
아름다워진걸까 추해진걸까
무엇이 변한 것일까

밤이 깊어만 가네

한해가 또 저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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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장의 달력 / 유영서

뒤돌아보니
알겠더라
세월 참 빠르게
흘러가는 것을

흘러간 세월 앞에
다리 하나 놓고
순리대로 살아왔음에
감사한 마음 내려놓는다

열두 장의 달력
삼백예순 닷새가
마지막 임무를 완수하고
마침표를 찍으려 하고 있다

후회는 없었는지
다 사 다 난했던 경자년 한 해가
행복 풀어놓고
대문 걸어 잠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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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해를 보내며 / 김규동

기러기떼는 무사히 도착했는지
아직 가고 있는지
아무도 없는 그 깊은 밤하늘을
형제들은 아직도 걷고 있는지
가고 있는지
별빛은 흘러 강이 되고 눈물이 되는데
날개는 밤을 견딜 만한지
하룻밤 사이에 무너져 버린
아름다운 꿈들은
정다운 추억 속에만 남아
불러 보는 노래도 우리 것이 아닌데
시간은 우리 곁을 떠난다
누구들일까 가고 오는 저 그림자는
과연 누구들일까
사랑한다는 약속인 것같이
믿어달라는 하소연과도 같이
짖궂은 바람이
도시의 벽에 매어달리는데
휘적거리는 빈손 저으며
이 해가 저무는데
형제들은 무사이 가고 있는지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쓸쓸한 가슴들은 아직도 가고 있는지
허전한 길에
씁쓸한 뉘우침은 남아
안타까운 목마름의 불빛은 남아
스산하여라 화려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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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해를 보내며 / 민경대

한 해를 보내고 다시
새해를 맞이한다
이제 4시간이면
다시는 볼수도 만질수도 경험 할 수도 없는
2015년
새해 병신년
2016년
곧 새해에 맞이하는 일들
새해에는 좋은 시 한 편 쓰자
새해에는
모든 일들이 다 잘도었으면 바란다
이 해를 보내며
많은 생각들이 교차한다
붉은 원숭이의 해
일출은 강릉이 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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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해를 보내고 / 조만희

섧다 하여 울어 젖히는
까마귀의 슬픈 눈동자에
세월마저 비껴 떠난 밤이여

노승의 가슴에 숨어들어
새하얀 순결 불태우는
동지섣달 달그림자 부러워 마라

뜨거운 임의 손길 멀다 하니
나그네의 고독한 외로움
어느 누가 알아주겠느냐 

서녘 창가에 펼쳐 놓은
붉은 치맛자락 한껏 끌어안고
동녘 하늘에 등불 밝혀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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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해를 보내며 /  오보영

어제의 내가 있음으로
오늘의 내가 있듯
오늘의 나는
내일의 내가 될 수밖에 없는 거잖아요

개인 하나하나가 모여 이루는 공동체나 국가도 마찬가지라고 본다면

​우리의 삶의 터전
자유민주주의국가 우리 대한민국 안에서
오늘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자유와 풍요도
어제
우리 국민 모두가 흘린 피와 땀의 결실일 수밖에 없는 거구요

​그렇다면
내일도 우리가
이 자유의 삶을 제대로  누리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당연히
오늘 우리가 누리고 있는 정상적인 자유와 풍요를
잘 지켜나가야만 되는 거지요

그러니 혹시라도
지금 주위에
이 고귀한 자유를 손상시키려는 잘못된 시도는 없는지
유심히

잘 살펴보아야만 할 것 같아요
더 여유로운 내일 우리의 삶을 위해서..
더 넉넉한 내일 우리의 자유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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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해를 보내며 / 유삼수

12월의 종착역에 다가와
있는 시간이 어쩜 이렇게도
서글픈 마음이 한없이 맴돈다  

새로운 해 1월을 맞이하며
밝은 두 눈으로 보며
맑은 두 귀로 들으며
바른 입으로 말하자  

새로운 해 새로운 각오로
새해의 첫날 밝은 해를 보며
희망과 꿈을 꾸며 살아가요  

인생은 미완성 작품이기에
무엇을 논하며 무엇을 익히며
무엇을 할 것인가 곰곰이
생각해 보며 살아가자
가장 중요한 건강을 챙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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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끝자락에서 2 / 오애숙
   - 오늘 속의 내일 -

가슴에 새옹지마 박제시킨 그 기억
힘겨운 모든것들 자양분 될 기대로
새꿈에 젖어 보고픈 십이월의 끝자락

눈 처럼 하이얀 맘 예수님 그 사랑을
가슴에 담뿍 담아 이웃과 이웃 사이
새해엔 향기휘날려 보리라는 새결심

십이월 끝자락에 생명참 펼쳐지는
내님을 향한 새 꿈 오늘이 내게 있어
그사랑 담뿍담아서 펼치려는 새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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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이 가기 전에 / 김용호

겨울 햇살은 오늘 한때 내 작업실
유리창에 잠시 머물다 앙상한 나뭇가지를 지나
빠알간 벽돌집 저편으로 사라 지려합니다.

그림자에 미끄러져 비스듬히 누운 많은 아쉬움도
이제 12월과 떠나려 합니다.

지나간 날들
돌이켜보면 얽혀서 지네 오던 세연(世緣)들에게
얼굴 가득 미소가 펴지도록
정다운 존재가 되어 주지 못함이 죄로 여겨집니다.

12월이 가기 전에
세연(世緣)들과
뜻 있음의 좋은 결과를 위해서 무엇을 했는지
깊이 생각해보니
내세울 내 자랑거리가 없어 부끄럽습니다.

=====================
12월이 가기 전에 / 오애숙
      - 바램 -

나 가끔 설렘 가득 가슴에 메아리쳐
혹시나 기대하는 심연이 무너질 때
그 맘속 자절의 늪을 헤매이던 기억들

나 가끔 그 끝자락 붙잡고 살아 갈 때
잔잔한 호숫가의 파문같아 평온하나
삶속에 기대치 설렘 만끽하고 싶다우

누군가 내게 향해 삶속에 양념 한 줌
뿌려서 나게 설렘 안기는 멋진 선물
12월 다 가기전에 맛을 보면 좋겠네

이것이 내 바램만 아니라 생각 되어
우리가 꼭 누군가 12월이 가기 전에
한 번만 시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그 시행 꼭 나부터 이행하리 다짐해
발걸음 복된 걸음으로 바꾸어 봅니다
해걸음 서산에 걸쳐 서두르는 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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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한해를 보내며 / 이해인

우리는 순결하지 못했습니다.
맑고 순결한 아름다움을 꿈꾸면서도
우리 눈과 귀와 입을 맑고
순결하게 다스리지 못했습니다.
쾌락과 기쁨을 분별 못하고 감각적인 것
에 탐닉한 적이 많았으며 ,
내면의 뜰을 가꾸는 일에 소홀했습니다.

​자신과 상관없는 일에 대한 호기심,
지나친 성취욕, 무절제한 삶으로
일상의 균형을 깬 적도 적지 않습니다.

​우리는 겸손하지 못했습니다.
실수한 것에 대한 충분히 반성하지 않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할 겸손과 용기가 부족했습니다.

​감사해야 할 일들을 찾아 기뻐하기보다
불평을 자주 했으며,선의의 충고조차
선선히 받아 들이지 않았습니다.
(남의 인격을 무시하는 말을 하면서도
습관적으로 합리화하곤 했습니다)

​우리는 사랑하지 못했습니다.
서로를 관심 있게 바라보고 들어주고
배려하는 자비심이 부족했습니다.

​다른 이의 허물을 감사주고 이해하기보다
참을성 없는 몸짓과 언어로 상처를 주었으며,
때로는 지나치게 이기적인 요구로
주위 사람들을 불 편하게 했습니다.

​( 어려운 이들을 실제로 돕기보다 말로만 위로하거나
아예 무관심한 적이 많았습니다)

​우리는 평화롭지 못했습니다.
다른 이의 고통과 불행에
깊이 동참하는 노력을 게을리 했고,
방관자의 입장으로 지켜보는 마음엔
평화가 깃들지 않아 괴로웠습니다.

​평화는 먼 데 있는 꿈과 이상이 아니라
우리가 서로 회개하고 용서하고 나눔으로써
이루어내야 할 구체적 열매임을
새롭게 배운 한 해였습니다.

​그날 밤의 꿈이 평화스럽도록 하루를 살고,
노년의 삶이 평화스럽도록 젊은 시절을 살고,
내세의 삶이 평화스럽도록 노년을 살라"는 인도의 격언을
매일 한 번씩 외우며 걸어왔던 한 해를 보내고
다시 고마운 마음으로 새해의 언덕을 넘으려 합니다,
같은 잘못 반복해도 시작할 수 있는 희망이 있어
우리는 다시 웃을 수 있는 것이겠지요?

​나의 주변 정리는 아직도 미흡하고
어제 하던 일의 마무리도 남았는데
불쑥 들어서는 손님처럼
다시 찾아오는 새해를 친구여
우리는 그래도 망설임 없는 기쁨으로 맞이하자
우리의 좁디좁은 마음엔 넓은 바다를 들여놓아
넓은 사랑이 출렁이게 하고 앝고 낮은 생각 속엔
깊은 샘을 들여놓아 깊은 지혜가 샘솟게 하자

​살아 있음의 축복을 함께 끌어안으며
친구여 새해엔 우리 더욱 아름다운 모국어로
아름다운 말을 하고 아름다운 기도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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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돌아 본 아쉬움 / 정종명

숨차게 내달린 한 해
사냥개에 쫓기는 사슴처럼
목숨 부지 애달픈 순간순간
삶의 한 페이지를 덮어 놓고 멍한 눈으로 어둠 덮인 창밖을 응시하노라면 목덜미를 무는 듯 소름 돋는 하루가 엎드린 채 숨 고르기를 한다
돌아보면 섬뜩한 의미 없는 시간들
다시 올까 두려운 사투의 날들 빈손으로 흘려보낸 한 해가 이어질까 두려운 송년의 아침
기어이 내년은 오고 말 것인데...
신발 졸라 신고 알찬 실리를 찾아 헤매야 하는 고난의 행군에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작은 호주머니도 채우지 못해서
왠지 가벼운 어깨에 아물하고 공허한 이 뒷맛은 욕심일까
이맘때면 다잡고 후회해보지만 또 겪어야 하는 빈곤
거짓말도 자주 하면 는다고 이젠 익숙한 듯 초연한 자신
부끄럽고 허기진 맘
거칠 줄 모르는 세월에 의지한 채
또 한 번의 세모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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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무리하는 12월 / 나명옥

마지막 달력 한 장을
달랑 남기고 있는 2009년
주황빛 노을 펼쳐지는
겨울 문턱에 들어선

​계획하고 소망했던 일들은
얼마나 이루고 노력했던 해였는지
단 한 가지라도 마음속의 꿈을
생각만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했는지

​이제 지울 것 지우고 마무리할 것은 하자
슬픈 그리움도 아픈 상처도
부질없는 미련 따위도
깨끗하게 새로움으로 시작될
경인년 호랑이 해를 맞아
다가올 뜨거운 태양빛
힘찬 희망만을 기억하자

​다시 가슴이 뛰는 새해가 온다
매년 찾아오는 파랑새 한 마리
햇살을 타고 온다
일 년 삼백육십오일 우리 곁을 맴돌고 있는
꿈을 맞이하라고
행복을 맞이하라고
아쉬움으로 남더라도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다시 파랑새 한 마리 하늘 높이 날려 보자
내일은 언제나 푸르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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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12월에게 / 고은영

빈 가지에 달빛처럼 번진
주렁주렁 달린 그리움들이여
물결처럼 일렁이던
고독이여, 외로움이여

낯선 이방인 같이
사랑하다 지친
나의 부족했던 미숙함이여
철없던 이질감들이여

소슬바람에 묻어온
지난날들의 슬픈 꼭짓점에서
고별을 향해 가는
한 해의 마지막 12월에

곱게 떠나갈 너를 향해
충만한 은혜로, 겸손한 감사로
안녕, 안녕
그러므로 이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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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년의 마루에서 / 박미리

난 거북이 좋은데
저 해는 참 빠르기도 해라
덩달아 나도 총총, 덩달아 도달한
열두 봉오리 열두 고개여
해와 달, 눈, 비 속을
엉금엉금 폴짝폴짝
그만하면 용하다 애썼다
크게 한번 날 안아줘 보네
엎치락뒤치락 레이스 인생길
토기면 어떻고 거북이면 어때
아무리 총총거린들 종점은 다 거긴걸
그새 첫 봉오리에 가 있는
아, 저 붉은 불덩이,
저 핫한 불덩이 안고 올해도 으쌰으쌰
내 안의 열망들 불태워 보자
행운의 기운 명징한 새해,
새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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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순간들 / 이해인

마주한 친구의 얼굴 사이로,
빛나는 노을 사이로, 해 뜨는 아침 사이로,
바람은 우리들 세계의 공간이란 공간은 모두 메꾸며
빈자리에서 빈자리로 날아다닌다.
때로는 나뭇가지를 흔들며, 때로는 텅빈 운동장을 돌며,
바람은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를 우리에게 이야기한다.
이 아름다운 바람을 볼 수 있으려면
오히려 눈을 감아야 함을 우리에게 끊임없이 속삭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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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들은 꽃입니다 / 신하식

열한 장을 불태워 

달력을 찢어낼 때마다
서럽고 아쉬웠습니다
남은 한 장의 십이월
마지막 희망을 쏩니다
중년들의 송년의 밤

마포나루 꽃들은 
육십 고개 훌쩍 너머
언덕 중간마다
검은 머리 파 뿌리
하얀 꽃이 되었네
허리는 꼿꼿하더냐

잔치 소리가 요란하구나 
쿵더쿵
마음껏 뛰어노세
하얀 꽃잎마저 
시들기 전에
오늘은 임들의 향연

웬일일까
꽃잎 하나 보이질 않네
손잡고 가자 해놓고
딴 길로 먼길을 왜 간 거야
용호야 이놈아
얼마나 같이 오고 싶었는데

임들은 꽃입니다
만져보고
비벼보고
뚫어지게 쳐다 보셔도 됩니다
이 하얀 꽃 지고나면
언제 또 다시 피울는지

=====================
+ 한 해를 보내면서 / 최완식

시간이 뛰면 마음도 뛰어가는 
뜻깊은 날들이 있어서 행복했는데 

​어느덧 열두 달이 뉘엿뉘엿 
종점을 바라보는 날 

​그대여 12월의 끝자락 은빛 세상에 
마음 내려놓고 지내온 삶의 언저리에 
서성이는 그림자 

​삶의 우선순위는 무엇이었나 
충실하지 못한 연약한 옷들을 벗자 

​겸손한 마음으로 무릎을 꿇고 
인생의 아름다운 빛을 위하여 
다시 도전하리라 

​어제나 오늘이나 
값진 인생 받은 은혜와 사랑 
잊지 말고 푯대를 바라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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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그 끝자락에서 / 유승희

언제나 첨 널 만날 때면
설렘과 희망으로
한 해의 시작을 열곤 한다
크고 작은 경조사를 
동그라미치고 메모 하면서
한 장 한 장 뜯어 낼 때마다
아직도 라는 말 보단
벌써 란 말로 아쉬움에
뒤 돌아보곤 한다
늘 그랬듯이
미련만이 가득한
속절없는 안타까움으로
너를 떠나보내며
나이만큼의 속도로
생의 중턱 고갯마루를  
쏜살같은 걸음으로 내 달리리

언 새
시작인 가 싶더니
그 새
맞이한 마지막
그치 만
아쉬워하지도
안타까워하지도
서러워하진 더 더욱 말자
설렘과 희망으로
다시 찾아올 널 또 다시 만날지니
이별이라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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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끝자락에 서서 / 김덕성

12월 끝자락에 서서
한 해가 떠난다고
아쉬워하거나
우울해지지 아니했으면

마음을 가다듬고
비록 하루가 남아 있어도
아직 남아있는 시간들을
고마워하는 마음을 지녔으면

시련이 많고 힘들게 했던
한 해 일지라도
남은 시간만은
아름다운 열매로 맺었으면

짧다면 짧은 한 해를 접으면서
알게 모르게 받은
쪼그마한 사랑이라도
그 손길들을 찾아 봤으면

이제 보답하는 마음으로
감사의 메시지로 띄워 보내
알차고 보람이 있는
12월 끝자락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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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끝자락에 서서 3 / 오애숙

내님을 향한 새꿈 희망꽃 활짝피워
기쁨의 향그럼에 춤추고 노래하며
신탁의 미래향하여 펼치고픈 이 마음

희망과 생명참의 노래로 내일 향해
새로운 마음으로 새 꿈에 젖는 이맘
두팔을 하늘향하여 소리치며 펼쳐요

묵은 것 훌훌 털어 버리고 새것향해
내 주께 자비 구해 긍휼로 새옷입고
새론 맘 새 꿈 가지고 희망참에 달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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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한 해의 끝에서 / 안희선

​흐르는 세월에 내몰리듯 그렇게 떠밀려 살다보니,
횅하니 벽에 남은 달력 한 장이 외롭습니다

​한 해의 끝에서 그 달력을 걷어낼 때마다,
내 안에서 부서지는 나의 소리를 듣습니다
감당하지 못했던 나날들이 부끄러운 기억으로
차가운 살 속 깊이 파고듭니다

​창 밖을 보니, 마지막 이파리를 벗고
겨울을 입은 나무들이 외롭지만 의연한 모습으로
추위를 견디고 있습니다
내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슬픔 같은 것이
잠시 눈동자에 어리다가 이내 흔들립니다

​왠지 고독하다는 이유로
스스로 향기가 되고 싶은 매혹적인 우울함이
텅 빈 몸에 차오릅니다
그러나, 이 겨울은 낯설기만 합니다
지난 가을의 길목에서 돋아난 그리움이
한껏 부풀어,
낙엽도 아닌 것이 가슴 위에 아직도
수북히 쌓여 있습니다
이 겨울은 나를 기다리지도 않고
그렇게 저 홀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이럴땐, 정말 누군가의 전부가 되고 싶습니다

​처음으로 쓸쓸함을 배웠던 날처럼,
지워지는 한 해의 끝이
눈 앞에서 하염없이 흔들립니다
차가운 겨울바람이라도 마시지 않으면,
헛헛함으로 쓰러질 것 같은 날......

​그리움이고 싶은, 사람의 이름을
내 안에서 조용히 불러봅니다

​비록, 낯선 바람에
한없이 흔들리는 빈 몸이더라도
이제사 겨울로 떠나는 나의 계절이
차갑지 않기 위해
작은 불씨 하나 그렇게 가슴에 지피렵니다

​-------------------------------------
+ 어느 12월의 끝자락 / 노민환

겨울비에
작은 낙엽 하나
슬픈 계절 끝자락에 밀려
외로움에 우는 내 사랑과 함께 떠난다

늘 목마른
사랑은 또 그렇게
한 아름 미움만 가슴에 품고
비에 젖은 세월처럼 흘러 강으로 간다

​추억에
아물지 않은 상처
한 폭 그림으로 남기고
보일 듯 말듯 눈물 숨긴 그대는
바람 지나는 언덕에서
다시 달려오는 사랑도 외면하고 간다

​저기
비 내리는 거리에는
12월의 짙은 입술로 치장한
마지막 일요일이
술집 여자처럼 빨갛게 엎드린 날
겨울의 강을 따라 기다림도 떠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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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해를 보내는 마음 / 유삼수

한 해의 끝자락에서 한해의
다짐을 했던 일들이 엊그제
같은데 12월의 종착역에서
머무르고 있는 한 해의 마지막
인사를 한다  

한 해 동안 잘 살아왔다고
조용히 이야기하며 한 해 동안
자 잘못을 곰곰이 생각하며
한 해의 마지막 하루를 기약하며
한해의 이루었던 소망들을
작 기장에 써 내려가 본다  

한해의 첫 다짐을 하던 1월의
꿈과 희망이 담긴 나의 생각들을
어쩌면 다 이루지 못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성공이야 이야기
할 수 있는 일들을 정리해 본다  

인생을 살면서 내가 쓴 시가
전국에 모든 이에게 입에 오를 때
까지 시를 쓰고 남기고 싶은
생각에 무엇인가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며 살고 싶다
글은 나의 친구며 삶이 터전이다
그래도 시가 있는 아침 3집이
성공으로 마감을 하며 별 다섯이다
내 생각들을 그대로 정리해 본다
한 해의 끝자락에 아름다운 한 송이
꽃을 피우며……. 

-------------------------------------
한 해의 끝자락에서 / 박순애

시간은 강물처럼 흐르고
하루하루를 지나
한 해의 끝자락에 선다.

돌이켜 보면
엉킨 실타래처럼
복잡하고 힘들었던 일들
아픈 이별로 가슴앓이 했던 일
아쉽고 서러운 일들이
셀 수도 없지만

소중한 만남으로 기뻐하고
아웅다웅했지만 사랑했던 일
아름답고 소중했던 순간들을
추억 속에 담아 놓는다.

새해를 맞이하며
간절히 소망했던 일을 위해
애쓰며 노력하고 도전한 것이
대견하고 감사하다.

한 해를 감사히 보내며
새 희망을 꿈꾼다.

======================
+ 12월 그 종착역에서 / 양애희

정신 없이 달려온,
가지 못하고, 오지 못하는 것들이 모여
새로운 1월이란 숲속으로 하나 둘 초대하는
12월, 그 쓸쓸한 종착역.

이정표없이 흔들려 지나쳤던 시간들
쏟아지는 후회의 나이테를 돌아
수 많은 신년초 기도가 숨 차오른다.

얼마나 곱게 흘러서 작은숲을 이루었던가
얼마나 알차게 마음의 나이테를 넓혔던가
얼마나 진실되게 삶의 무게를 가볍게 했던가
얼마나 많이 귀한 인연으로 엮었던가
얼마나 많은 이별로 얼마나 많이 눈물을 흘렸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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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이라는 종착역에 / 안성란


정신없이 달려갔다
넘어지고 다치고 눈물을 흘리면서 달려간 길에
12월이라는 종착역에 도착하니

지나간 시간이 발목을 잡아 놓고
돌아보는 맑은 눈동자를 1년이라는 상자에
소담스럽게 담아 놓았다

생각할 틈도 없이 여유를 간직할 틈도 없이
정신없이 또 한해를 보내는
아쉬움을 남겨 버린다

지치지도 않고 주춤거리지도 않고
시간은 또 흘러 마음에 담은 일기장을
한쪽 두쪽 펼쳐 보게한다

살아야 한다는 것
살아 있다는 것
두가지 모두 중요하겠지만

둘 중 하나를 간직해야 한다면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더 중히 여기고 싶다

많은 시간을 잊고 살았지만 분명한 것은
버려야 할 것이 더 많다는 것을
꼭 기억하고 싶다

하나 둘 생각해본다
버려야 할것들에 대하여
나는 12월을 보내면서
무엇을 버려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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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한해의 끝자락에서 / 안희선


흐르는 세월에 내몰리듯 그렇게 떠밀려 살다보니, 
횅하니 벽에 남은 달력 한 장이 외롭습니다

한해의 끝에서 그 달력을 걷어낼 때마다, 
내 안에서 부서지는 나의 소리를 듣습니다
감당하지 못했던 나날들이 부끄러운 기억으로
차가운 살 속 깊이 파고 듭니다

창 밖을 보니, 마지막 이파리를 벗고
겨울을 입은 나무들이 외롭지만 의연한 모습으로
추위를 견디고 있습니다
내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슬픔 같은 것이
잠시 눈동자에 어리다가 이내 흔들립니다

왠지 고독하다는 이유로
스스로 향기가 되고 싶은 매혹적인 우울함이
텅 빈 가슴에 차오릅니다
그러나, 이 겨울은 낯설기만 합니다
지난 가을의 길목에서 돋아난 그리움이
한껏 부풀어, 
낙엽도 아닌 것이 가슴 위에 아직도
수북히 쌓여 있습니다
이 겨울은 나를 기다리지도 않고
그렇게 저 홀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이럴땐, 정말 누군가의 전부가 되고 싶습니다

처음으로 쓸쓸함을 배웠던 날처럼, 
지워지는 한 해의 끝이
눈 앞에서 하염없이 흔들립니다
차가운 겨울바람이라도 마시지 않으면, 
헛헛함으로 쓰러질 것 같은 날...... 

그리움이고 싶은, 사람의 이름을
내 안에서 조용히 불러봅니다

비록, 낯선 바람에
한없이 흔들리는 빈 몸이더라도
이제사 겨울로 떠나는 나의 계절이
차갑지 않기 위해
작은 불씨 하나 그렇게 가슴에 지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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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언저리 끝자락에 서서 / 오애숙


언제나 태양은 칠흑의 어둠 뜷고 솟아 올라요
비록 세상이 온통 음예공간으로 가슴을 메워도
찬란한 태양 통해 언제인가 밝게 빛나게 되지요

해돋이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태양처럼
자신도 밝게 떠오르고 싶은 존재 이고픈가 봐요
일반계시 통하여 우주 만물 만드신 신의 배려! 

실제로 가서 본 관경 아니나 왠지 해돋이 통해
뭔가 새로움에 도전 의식 싹트게 하고 있기에
사진 작가의 생그럼에 부러움 가슴에 차 옵니다

아직도 몇 일 남은 올해 !! 그래도 멋진 한해 였다
모든 이들이 결산해 보는 해였으면 좋겠다 싶네요
비록 다사다난 했던 해로 지금도 국내외가 그렇지만

긍정적인 시각과 망원렌즈 사관으로 직시해 가며
올해 잘 못 된 것 들은 잘 분석하셔서 내년의 계획
알차고 열매 맺는 것에 도전해 좋은 결과 얻으세요

무엇보다 건강하시고 무엇보다 마음의 부자 되세요
사랑의 온도계 내년엔 좀 더 올라갔으면 하는 바람
맘에서 펄럭이고 있어 이웃 사이사이 사랑의 향기

그 향기롬 맘에 휘날리시는 새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누가  내게 배려하길 바람 보다는 내가 먼저 한다면
궂은 일 누가 해 주기 바람 보다는  앞장서서 한다면

아름다운 사랑 넘치는 사회 되어 향기롬 휘날리겠죠
그 주인공! 당신이 되고 싶지 않으세요  내일 아니라
오늘 하시려는 당신의 맘 진정 꽃보다 아름답습니다

==========================
12월 언저리 끝자락에 서서 / 오애숙

아무렇지도 않았던 이맘 때가
사뭇 다르게 느껴지는 게 뭔지
아련히 맘속 살랑이는 헛헛함
침몰해가듯 가라앉은 이 느낌

지는 해 속에 어둠 뚫고 찬란히
더 밝게 빛나련만 낙조 타고 간
그 때 그 사람의 뒷모습 보는 듯
쓸쓸한 마음 다시 헛헛해 온다

올해도 많은 이들이 하늘 속에
잔별 되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남아있는 자의 서걱이는 맘도
외면 한 듯이 제 갈 길로 갔다 

마음 비우고 나의 남은 날들과
남은 시간 헤아려 볼 수 없으나
사랑하며 아끼며 고마워 해야지
부족한 재능 이웃에  열매 맺자

비바람이 몰아 치는 칼바람 속
상록수로 사랑의 휘파람 불며
마지막 생애 끝까지 열어가자
내님의 향그럼 닮자 다짐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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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바다를 머리맡에 두고 / 이외수

​살아간다는 것은
저물어간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어떤 인연은 노래가 되고
어떤 인연은 상처가 된다

​하루에 한 번씩 바다는
저물고

​노래도 상처도
무채색으로
흐리게 지워진다

​나는
시린 무릎 감싸 안으며 나지막이
그대 이름을 부른다

​살아간다는 것은
오늘도
내가 혼자임을 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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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달 그믐날 저녁에 생각나는 것은 / 박종영

매년 이맘때 섣달 그믐날 저녁이면 
아버지는 가마솥에 물을 데어
우리 삼형제를 목욕시키고
물 부른 손톱과 발톱을 녹슨 가위로
물려받은 가난을 잘라내기 시작했다.

한 해를 보내면서 정갈하게 씻고 닦아
보내는 시간과 다시 맞는 새해를
마음 가다듬고 소원 성취하라고
배불리 먹는 덕담까지 아끼지 않았다.

그때마다 안경 너머로 비치는
아버지의 세월은 눈가에 잔주름을 늘어만 가게 했고
한복 저고리 떼 묻은 동전 깃에서는
서러운 옛날 얘기가 묻어나고 있었다.

​어머니는 별것 차림세도 없이
비좁은 부엌에서 분주하게 손놀림하며,
지난봄 그 안개 서린 들녘에서 낭만을 외우며 갓 뜯어와
봄볕에 말린 취나물과 고사리나물을 데쳐 찬물에 얼리고,
옛날로 달려가는 바닷가가 그리운지 가슴이 하얗다.

초하루인 내일쯤에는
우리 가족 모두는 아버지의 가르침대로
계곡물이 흐르고 따박솔이 촘촘히 자라선
하마터면 명당자리라고 불리는 운봉산 허리 자락,
나지막한 능선 따라 할아버지 할머니의 묘소에서
희망을 안고 성묘 차례를 지낸다.

​기다려지는 이 그믐밤에
생각나는 풋풋한 이야기는 아무래도
붉게 타오르는 설날 아침에 들었으면 좋겠다.



_________ * 55



송년 / 손병흥
연인 / 신하식
가는 년 / 이은석
송년 기도 /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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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 단상 / 손병흥
송년 단상 / 오보영
송년 회상 / 오보영
송년의 밤 / 손병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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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의 밤 / 손병흥
송년의 시 / 정연복
징검다리 / 김재원
굿바이 송년 / 박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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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 기도시 1 / 이해인
송년 기도시 2 / 이해인
송년 기도시 3 / 이해인
송년 기도시 4 /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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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 기도시 5 / 이해인
송년 기도시 6 / 이해인
송년 즈음에 / 이명희
시간의 송년 / 이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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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의 흐름 / 김선희
해를 보내며 / 박목철
12월을 지나며 / 목필균
12월의 끝에서 / 정유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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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장의 달력 / 유영서
이 해를 보내며 / 김규동
이 해를 보내며 / 민경대
한 해를 보내고 / 조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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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보내며 /  오보영
한 해를 보내며 / 유삼수
12월 끝자락에서 2 / 오애숙
12월이 가기 전에 / 김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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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이 가기 전에 / 오애숙
또 한해를 보내며 / 이해인
뒤돌아 본 아쉬움 / 정종명
마무리하는 12월 / 나명옥
----------------------------------
마지막 12월에게 / 고은영
송년의 마루에서 / 박미리
아름다운 순간들 / 이해인
임들은 꽃입니다 / 신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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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보내면서 / 최완식
12월 그 끝자락에서 / 유승희
12월 끝자락에 서서 / 김덕성
12월 끝자락에 서서 3 / 오애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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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한 해의 끝에서 / 안희선
어느 12월의 끝자락 / 노민환
한 해를 보내는 마음 / 유삼수
한 해의 끝자락에서 / 박순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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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그 종착역에서 / 양애희
12월이라는 종착역에서 / 안성란
12월, 한해의 끝자락에서 / 안희선
12월 언저리 끝자락에 서서 / 오애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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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언저리 끝자락에 서서 / 오애숙
저무는 바다를 머리맡에 두고 / 이외수
섣달 그믐날 저녁에 생각나는 것은 / 박종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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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 시  모음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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