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망년 / 오보영
널 보내야만 하는 아쉬움보다는
이미
내 맘이 네게서 떠났다는 게
더 쓰리고 아프다
널 진심으로 사랑했는데
그간 난 네게
정성을 다했는데
넌 오직
날 밀쳐내고
서둘러
떠나갈 준비만 하고 있었다는 걸 알고 나니
배신감에 너무 슬퍼져
이제 그만 널
아무런 미련 없이
내 가슴에서 지우려 한다
그래도 내겐 또
더 나은 만남을 기릴
새날이
밝아올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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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년 / 임영준
몇 잔의 술로 떠나갈 수 있는가
몇 겹의 파도로 털어버릴 수 있는가
옹기종기 모여 앉아
손가락이라도 두드리면
대개가 해갈되지 않았는가
네온사인을 쫓다 깨어나 보면 절로
구겨진 욕념에 사그라지지 않았는가
막다른 길이라 포기해 버리고 싶을 때
또다시 새로운 날들이 열리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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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모 / 박인걸
세모를 맞아도 거리는 붐비지 않는다.
코로나가 창궐한 도시는 비둘기들도 도망쳤다.
마스크 사이로 내비치는 경계의 눈빛들이
전선 병사의 눈초리보다 더 매섭다.
연일 튀어 나오는 확진 자 숫자와
앰뷸런스의 다급한 사이렌이 고막을 가를 때면
저승사자에게 쫓기는 심정이다.
달력의 마지막 숫자가 지워지던 날에는
한 해를 조용히 갈무리하며
다가오는 시간들을 설계도면에 그려 넣고
두 손을 모으고 예배당에 앉아
세 가지 소원을 적어 간절히 기도했었다.
보신각 종소리가 광화문 벌판에 퍼질 때면
Auld lang syne을 힘주어 부르며
지인과 어깨동무를 한 채
불빛 찬란한 도시를 휘젓던 시절도 있었다.
생애 처음 당하는 팬데믹 공포에
표범에 쫓기는 가젤이 되어
새해의 경계선을 두 발로 밟으면서도
헝클어진 머릿속을 정리할 시간이 없다.
2020년의 세모는 흑암이 깊음 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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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년 / 정연복
벌써 또
한 해가 간다
새해를 맞이했던 게
엊그제 일 같은데
흐르는 세월이
빨라도 너무 빠르다.
하루하루의 삶은
더러 지루하기도 했는데
눈 깜빡할 새 한 달이 가고
계절이 바뀌더니
쏜살같이 지나간
올 한 해도 꿈만 같다.
지난 시간 뒤돌아보며
아쉬움이야 많이 남지만
시간의 꼬리를
붙잡을 수는 없는 노릇
이제 우리는 웃는 얼굴로
작별의 인사를 하자
많이 정들었던 너
총총 떠나가는 올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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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년 / 피천득
'또 한 해가 갔구나.'
세월이 빨라서가 아니라 인생이 유한하여 이런 말을 하게 된다.
새색시가 김장 삼십 번만 담그면 할머니가 되는 인생.
우리가 언제까지나 살 수 있다면 시간의 흐름은
그다지 애석하게 여겨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기에 세모의 정은 늙어가는 사람이 더 느끼게 된다.
남은 햇수가 적어질수록 1년은 더 빠른 것이다.
나는 반세기를 헛되이 보내었다.
그것도 호탕하게 낭비하지도 못하고,
하루하루를 일주일 일주일을 한해 한해를 젖은 짚단을 태우듯 살았다.
민족과 사회를 위하여 보람 있는 일도 하지 못하고,
불의와 부정에 항거하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학구에 충실치도 못했다.
가끔 한숨을 쉬면서 뒷골목을 걸어오며 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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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년말 / 윤고영
말기암 선고를 받고 때를 기다리는
친구를 만나 점심을 하고 돌아 오는길
끝날의 분주함이 일고있는
테헤란로를 걷는다
횡단보도를 건너고 지하도를 오르내리며
목숨에 관하여 생각했다
우리동네 앞 네거리에
겨울 오면 어김없던
군고구마장수 할머니가
겨울 한복판이 되어도 보이질 않는다
지난세월 무수히 교차했던
옷깃의 인연들
그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오고 가는것에 무심한
사거리를 관통하는 겨울 언 바람은
몇천년간 불어오던 행색으로
또 한줄의 과거를 만들어 놓고
비행접시처럼 눈깜빡속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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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년시 / 심재방
하루는 길어도 한 해는 이리 짧아
제야의 종소리에 두 손 모아
새해 소원을 빌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올해도 다사다난이란 말 한 마디로
어느덧 또 묵은 세월이 되는구나
그래도 헛되다 하지 말자
추억은 아픔까지도 아름다운 것
다만 더 배려하지 못하고
더 사랑하지 못함을 아쉬워하자
그리고 지금이 아니면 때늦을지니
가깝거나 먼 인연들에게
한 해 동안 입은 은혜와 사랑에
머리 숙여 깊이 감사하자
비록 기념비 하나 세우지 못하여
세밑의 거리가
또다시 회한의 바람으로 쓸쓸해도
무엇이 인연보다 소중하리오
그대 있고 내가 있으니
새해에는 서로에게 좋은 일만 있기를
굳게 악수 나누며
올해도 제야의 종소리에 두 손 모아
송구영신送舊迎新 새해를 맞자
새해에는 더 건강하고 씩씩하게
온화한 미소와 새 희망으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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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에는 / 박외도
한해의 끝자락에서
또 한해가 속절없이 가버린다고
한탄하기보다는
아직 남은 시각을 고마워하며
지혜롭게 마무리하는
시간 되게 하소서
12월의 냉기 어린 바람을
고스란히 맞는 이웃들을
얼마나 사랑했고
얼마나 희생했는지
훨훨 타오르는 숯불이 되어
헐벗은 가슴 데워 주게 하소서
또 한해를 마감하고 보내는
이 자리 내 선 위치에서
사랑의 작은 촛불 밝혀
어두움에 헤매는 자들에게
환하게 밝은 길 열어주는
주의 작은 빛으로 살게 하여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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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구영신 / 손병흥
쉴 새 없이 지치게 달려온 묵은 한해 떠나보내며
다시금 어김없이 다가설 싱그러운 새해 맞이하고픈
근하신년의 참 의미를 거듭 되새겨보는 연말연시
연하장에 새겨져있는 금년도 송년 끝자락 인사말씀
아쉬운 듯 기쁜 듯이 못내 후다닥 지나쳐 가버린 날들
망설임 머무름 없이 이웃과 함께 하고픈 가슴 뛰는 계절
지친 심신 숨 고른 채 온통 감사하는 마음 가득해져가는
좋은 추억 다시금 돌이켜보는 행복 나눔 절실해진 겨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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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구영신 / 조한직
가지 끝에서 달랑거리는
마지막 잎새가 지듯
12월의 마지막 숫자를
댕그랑 떨구어내는 것이 세월이런가.
스러지는 한 해의 끝자락에서
마지막 숫자는 어느 새가 되어
달랑달랑 가슴을 치며 날아간다
덜컹덜컹 깔딱고개 너머로
혼돈의 경자년이 저물고
새로운 신축년이 환하게 밝아온다
신축년에는
코로나19의 팬데믹에 잠겨버린 세상을
밝고 푸른 희망으로 활짝 열어젖히자
새로 밝아올
신축년의 하얀 목에
새 꿈을 펼칠 푸른 멍에를 단단히 걸고
왕방울 울리며 힘차게 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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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구영신 / 홍사윤
살아 있기에 주어진
일 년의 열두 고개를 넘어
노을이 지고 있는
고개의 끝자락에 서 있습니다
새해 일출을 바라보며
기원하던 삶을 위해 살아왔나!
한 해를 회상해 보지만
후회가 밀려오는 삶
고개를 무탈하게 넘어온
일 년에 감사하며
삶의 힘든 고갯마루에서
손을 내어준 당신을 기억합니다
저물어 가는 일 년
수평선 너머로 기울며
눈시울 붉어지는 종착의 시간
아쉬움에 떠나보내고
안갯속에 가려진
새해 넘어야 할 열두 고개
후회 없는 삶을 위해
작은 그릇에 꿈을 담아 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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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년 기도 / 정연복
주님!
올 한 해도
정말 꿈결처럼 흘러갔습니다
쏜살같이 흐르는 시간 속에
삶의 참된 의미를 묵상하게 하소서
‘나’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
겸손히 헤아리게 하소서
삼백예순다섯 날 동안
사랑의 키는 얼마나 자랐는지
믿음의 뿌리는 얼마만큼 깊어졌는지
소망의 탑은 얼마쯤 높아졌는지
조용히 살펴보게 하소서
따뜻한 사랑과 보살핌과 격려를 보내준
많은 이들에게 감사하게 하소서
잠시라도 미운 마음을 품었던 이들에게
진심 어린 사죄의 말을 전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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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년 단상 / 이유미
노을빛 바다로 깃드는
묵은 해
여운이 긴 그림자 바라보며
촉촉해지는 눈가장자리
지천명의 세월도
어느 덧
고갯마루 넘어서
비탈길로 내닫습니다
가슴을 밟고 지나가는
육신의 질병
성큼 다가서는 죽음
하나 둘......
곁을 떠나는 벗님들
남겨진 우리들의 시간이
누군가의 삶에 불쏘시개가 되는
마지막 잎새이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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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년모임 / 박숙이
송년모임에 나갔다
어느 친구는 다이아 반지를
어느 친구는 몇 백만 원짜리 모피를
어느 친구는 버버리 핸드백이라나, 벙어리 핸드백이라나
어쨋든, 약속 시간보다 훨씬 일찍 와
나와는 먼 세상에서
샹들리에 불빛처럼 번쩍이며 한해의 끝을 풀어놓고 있었다
밥 한 그릇을 허탈하게 비우고
월 회비 이만 원을 가방에서 씁쓸히 내 놓을 때
그나마, 밤새워가며 쓴 아직 발표 안 된 詩 한 편
가방 속에 따끈히 있다는 생각에
들여다 보고 또 들여다 보고
혼자 히죽히죽 웃음을 끝내 참지를 못 했는데
그 때 어느 친구가 느닷없이 내게 물었다
너, 애인 생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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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년의 달 / 김성진
한 달이 가고, 두 달이 가고 하더니...
다사다난 했던 한 해가
어느덧, 다 지나가는 듯
12월, 송년의 달을 맞이했습니다
봄, 여름, 가을, 모두 보내고
겨울 초입에 들어서고 보니
세월이 유수 같다고 하는 말이
실감하게 되는 듯...
낙엽이 떨어져 쌓이고
강물이 흘러가는 모습을 보게 되니
마음이 찌르르 하며
냉기서린 세월 앞에 서서
주마등처럼 흘러간 한해의 흔적을
아련한 그리움 속에 추억해 봅니다
이제, 한 달도 남지않은 송년의 시간들,
부디 알차게 보내기를...
묵은 한 해가 서서히 저물고 있으나
새로운 내일의 비전 속에서
더욱 보람된 송년의 시간들이 되기를...
그동안 어두웠던 마음,
쌓였던 우울한 많은 날들, 모두
저무는 세월의 강물 속에 씻어버리고
새 희망이 움터 오는 앞날을 바라보며
더 많은 웃음 꽃이 피어나기를...
불행 끝 행복 시작이라는 말처럼
늘 좋은 일이 많아지기를...
"광야와 메마른 땅이 기뻐하며
사막이 백합화 같이 피어 즐거워하리라"
이 명언이요, 이 진리이듯
새로운 목표와 꿈이 계속 피어오르고
행복이 가득가득 쌓이는 송년을,
늘 쉬임 없이 기쁨이 샘솟아 흐르는
송년의 시간들로 보내기를...
이땅 모두에게 새 희망의 햇살,
광휘의 빛 비춰지기를 소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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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년의 섬 / 이원문
까마득히 먼 섬
가까운 나의 섬
하루가 모은 한 달
일 년 되어 부서지고
바라보는 아랫섬
나 자란 섬 쓸쓸하다
보이는 나 자란 섬
굴 바구니의 어머니 섬
저 섬이 안은 일 년
그 일 년만 부서지겠나
휩쓰는 파도마다
휩쓸리는 기억들
갯벌 젓는 갈매기
그 시간인 듯 울어대고
불어오는 바닷바람
우리 싸리문 열어주는 듯
어머니의 굴 바구니
노을빛에 젖는다
===============
+ 송년의 시 / 김현희
바람 따라 구름처럼
살다 가는 먼지 같은 인생을
조금 더 조금만 더 하면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욕망에 눈이 먼다
짧은 소풍이란 것을 망각하고
천년만년 살 것처럼
피 흘리고 상처 주며
몸이 부서지는 것도 모르고
고장 난 브레이크가 된다
높은 곳을 향해 몸부림치는
고단한 삶들이 한없이 가엾고
동공이 풀린 충혈 된 눈동자는
허공을 가르고 있다
왜 이리 슬퍼 보이는 걸까
영혼을 판 들짐승처럼
앞만 보고 달려드는 과오는 돌이 킬 수 없는
피 페한 얼룩만을 그려 놓을 뿐 이란 걸
알면서도 또 달린다.
어둠을 행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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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년찬가 / 김성진
검은 조약돌 같이 점점이 박혔던 달력의 숫자가 지워지며
긴 여정으로 달려왔던 한해의 그림자도 엷어지는 송년
빠르게 지나가던 연륜의 불빛도 희미해지니
숲길 한 켠에서 낙엽들이 유난히 쓸쓸한 미소를 짖고 있습니다
이제 곧 웅지를 품게 해주었던 한 해가 저 산 너머 중턱에 걸리고
이 한 해, 아옹다옹하며 고군분투로 살아왔는데
무언가 이루었는가... 뒤돌아보니
이 한 몸만 덩그라니 바람만 따라간 세월이었습니다
강물은 물굽이 길 따라 그냥 흘러가지만
사람은 작은 이름이라도 제대로 남길 수 있을까 용을 쓰며
달력 속에 꿈을 세웠다 허물고 또 세우며 달려가는 生
인생은 무언가 남기는 삶이라 했던가
그래서 이제 부끄럽지 않은 한해를 살았는가
나이가 더 들어가는 세월의 흔적 늘어가는 주름살에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세월의 추억만 쌓아왔던가
바람아 웃지마라
태양아 웃지마라
뼈를 깍는 시린 삭풍에도 영산홍을 피우듯
바람 가고 구름 가는 길목에 굳건한 서 있었던 세월
절벽에 뿌리내린 낙락장송은 알지니
내가 걸어온 인고의 길이 어떠했는지를
그러나 이제 달랑 한 장 남은 달력 앞에서
걸어온 흔적을 더듬어보니
모래사장에 남기는 발자국이 아니었는가
회한으로 사무쳐온 날들을 딛고 저무는 해 세모를 바라봅니다
아무리 살펴보아도 그저 부끄러운 것 밖에 없으니
나뭇잎 뒤에 숨어버리는 무당벌레가 됩니다
이 작은 한 몸 어디 숨을 곳을 찾습니다
그러나 이런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신
해 그림자에 업혀 함께 송년으로 달려오게하신 님이여
희노애락을 싸매주시고 웃음도 눈물에도 함께 어우려졌습니다, 당신은
그저 여기까지 은총으로 인도해 주신 감격스런 님이여
오, 이 세모까지 넘치도록 퍼부어주신 나의 님 나의 사랑입니다. 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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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연시 / 손병흥
마치 일의 끝맺음이나 글의 끝맺음처럼
송년을 통해서 한해의 끝자락 마무리 하는
가정적이고 가족적인 연말 분위기에 빠져든
지난날 경건해진 마음자세로 돌이켜보는 시기
또 다른 기다림이 시작되는 기대와 설렘 소망
감출 수 없는 각오와 다짐 간직하고픈 새해설계
더불어 사람과 사람 간에 온정 나누는 연말모임
이어지는 첫사랑 같은 신년계획 세워서 맞이하고픈
희망찬 새해 행운 만복 듬뿍 넘치는 덕담으로 느껴볼
새 희망 활기찬 세상 새롭게 가슴 따뜻해지는 새해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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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의 기도 / 송병호
딱 집어 말하지 않아도 매달 만원 혹은 3만원 적잖은, 누구라도 다 알아 내준다는 거 말처럼 쉽지 않거든 허기 죽은 조문행렬 일용할 끼니가 되고 나라밖 어디서는 문자를 익혀 詩를 짓고 數를 꼽아 꿈을 셈한다잖아
언제부터 보기 드문 국제우편, 어설픈 그리다시피 한글로 쓴 한 줄 감사인사 연출된 듯 멋쩍은 사진 한 장 찡하니 시큰한데 도리어 내가 더 고맙다고, 정작 잊힐만하면 꼭 이때쯤 때맞춰놓은 알람처럼 그거 다 어디 쓴 건지 모호한 뉴스 심경을 거스를 때
감사는 기쁜 마음으로 기억하는 거라는데 큰마음 먹고 그야말로 큰마음 먹고 준비했어 이름대면 다 알만한 서류가방, 시월 첫눈을 이고 꽃핀 장미처럼 나도 내가 대견했어 모르긴 해도 퍽 좋아할 거라 생각했거든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다른 사람 손에 들렸을 때
문득 어디서 전해 들은 이야기가 생각났어 어떤 선생이 제자와 길을 가는데 소경을 만났어 던져 받은 동전에 한날 일용을 구하는 그는 작심하고 한 말씀 한 거지 선생의 명성은 족히 들은 지라 눈이 필요하다 진흙에 침 발라 씻어줄까 싶다가 당신 눈 하나 선뜻 내 주었어 한나절 물 한 모금 얻지 못하고 도로 빼버린 거야 이런 무례가 어쩐 일인고 나무라자 가라사대, 그만 두어라 그가 어떻게 쓰던지 내가 내주었을 때 이미 그의 것이다
그래도 그렇지 여전히 나는 또 다른 나를 뒤집는 기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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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년의 기도 / 백덕순
설레이는 가슴 열고
맞이했던 새날이 기울어
기쁨과 슬픔 내려놓고
먼 길 떠나려나 봅니다
아프게 했던 날들은
타는 노을빛으로 태워버리고
온유한 성품이 선하게 자라
성숙한 여인의 길
걸어가는 소박한 발자국마다
풍성한 은혜 베풀어 주시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해 봅니다
평생을 살아도
깊이를 몰라 흔들리는 영혼
넓고 깊은 마음으로
감사와 사랑을 알게 하시고
꽃신 싣고 오시는 새날
포근히 앉힐 자리 닦아놓고
새해 소망하나 그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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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년의 마음 / 이원문
늘 그렇듯
이맘때면 쓸쓸히 마음 비워지고
지난 날 다가올 날 나뭇가지에 걸친다
허전한 마음 허무한 마음
며칠 남은 12월은 이런 것인지
지난날은 그렇게 그렇다 해도
다가올 새해 그 다음은 어느 날이 될까
후회와 걱정이 서로 잡아 당기는 마음
지난 날 후회 하고 다음 날이면 무엇 하나
운명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는 것인데
희망도 아니고 꿈도 아니다
좌절도 아니고 절망도 아니다
그저 허무함에 며칠 남은 12월
이제 또 마지막 날 딛어 가야 하나
보내는 이 한해 구름 위에 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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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년의 미련 / 이원문
12월의 마지막 밤
누가 나의 문을 두드릴까
바람이 불면 창문이라도 흔들릴 것을
그것도 아닌 밤 추억만이 가득하다
이리뒤척 저리뒤척
누구라도 올 것 같은 마음
언제 내가 누구를 기다렸나
기다렸다는 듯 기다림이 들어찬 방
보고 싶은 얼굴이
나의 문을 두드린다
두드려 나가보면 아무도 없고
누워 천정 바라보니 천정에서 어린다
다 잃고 보낸 세월
어리는 그 얼굴 보고 싶어라
처음은 그렇게 잊어도 못 잊는 것인지
보내는 송년의 밤 그날 찾아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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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년의 허그 / 박미리
마법 같은 사계 속으로
희노애락 꽃 피우며 넘어온
아득한 열두 고개,
참 애썼구나
잘 견뎠구나 토닥토닥
내 안의 나를 안아줘 보네
참 고마웠어요
참 따뜻했어요 그대
내 곁의 인연들 허그해 보네
당연한 일상들이
당연치 못해 힘겹던
새장 같은 숨 막힘 속을
그대도 나도
살아내느라 고생 많았어요
새해엔 더 좋은 날 오겠지요
목젖 보이게 웃던 꽃 봄 속으로
마법처럼 다시 웃을 날
스마일 스마일 할 날 꼭 오겠지요
우리 꼭 건강만 합시다
마음껏 안고 웃고 웅비할
우리의 새날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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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송년 / 이원문
바라보는 저것이 다 무엇인가
넘겨보는 이 많은 날 누구의 하루이고
거짓의 계절에 날마다 속은 세월
외로워 시를 짓고 괴로워 글을 썼다
거짓에 피는 꽃은 그 세월을 덮기 위함이었나
속이는 세월 또한 하루 한 달을 지워보려 한 것인가
실가닥에 매달린 감을 수 없는 그 많은 날
끝 잡으려 따라가니 하룻밤이 모자라고
모자라 눈 감으니 단몽에 스쳐간다
누가 나의 시 읊어 주고 이 글을 읽어 줄까
나만이 읽고 읊을 그 세월의 위로가 아닌가
웃음 속에 섞인 눈물 이 한해에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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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줄의 송년 / 이원문
어느 해 보다 쓸쓸한 송년
저무는 것이 이 한 해뿐이겠는가
마지막 날의 마음 시간에 주눅들고
연줄에 매달린 날 옛날로 데려간다
풀어놓으면 놓을 수록 멀어지는 옛날들
당겨도 멀어지는 그날의 그 시간들
멀어지면 이렇게 가물가물 가느란 것인가
모으는 그 옛날 오늘의 허공에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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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해의 끝에 / 서현숙
황혼은
곱게 물들어
노을 만들고
저무는 하루
어둠이 사방에
내려앉길 시작하는데
총총한 걸음
달려온 많은 날
한 해의 끝자락에
서게 되는 때
무엇이 그토록
삶을 지치고
힘들게 하며
숨 가쁘게 살게 했는가
때로는
여유로운 마음
느릿한 걸음으로
아름다운 삶을
노래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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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그대에게 / 이영균
나는 아직 그대를 못 보냅니다
흰 눈이 무릎을 덮는데 어찌 가렵니까
눈길에 절름거리며 사라지면
힁한 계절
나만 홀로 남겨지려니
서러워서 그대 못 보냅니다
옥빛 하늘아래 위풍당당하던 그대
그 화려했던 순간들 다 시들어
한잎 두잎 낙엽이 되었구려
천하의 절경과 풍요 다 무너져
간 곳이 없이
저렇듯 눈밭에 벌거숭이로 섰구려
곤하였던 길 하얗게 덮으며
지난 한 해 화려함 되새길 그대
나목이려니 생각하니
서러워서 나는 그대
정녕 못 보냅니다
흰 눈이 다 녹고
남겨진 가지에 새순 움 틔울 그날까지
찬란한 봄 기약하며 나는 기다릴 테요
가려거든 저 눈 다 녹아
싸리 빗질로 길 훤히 열리거든
꽃피는 봄날에나 사뿐히 가시구려
====================
+ 12월에 새겨 둠 / 이기철
보낸다고 다들 난리다
난 이별하지 않을 것이다
놓는다고 잊혀질 리 없기에...
하루 하루란 책갈피 속에 간직한
그리움의 증표임으로
12월은 잡은 손을 놓을 게 아니라
그간 뜨겁게 안아주지 못한 미안함을
반추해야 한다
매년 12월, 채 마무리 못한 어지러움을
짐짓 무거운 십자가를 내려 놓는다는
자학을 멈추어야 한다
지나온 시간을 멈추려 하지 말고
지나갈 시간에 더 집중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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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는 해 오는 해 / 윤덕명
부단히 몸부림쳤던 날들
지난간 한 해의 모든 일
차분히 되새겨 반추하며
뿌린 업보를 갈무리한다
알게 모르게 저지런 죄악
양심의 거울에 투영하며
자신의 저울에 달아보고
대차대조표 만들어본다
수입보다 지출이 많으면
우리는 적자인생 되기에
근검 절약을 미덕 삼아서
차곡차곡 알차게 살으리
풍요 속에 자라는 독버섯
무사와 이기와 안일의 독
절제와 인내와 사랑으로
맘끔히 해독하여야 하리
동트는 여명의 새아침에
높푸른 우리들 기상으로
찬란한 태양의 기운으로
희망찬 내일을 열어가리
밝아오는 병술년 개띠 해
우리 모두 한 마음 한 뜻
충견의 모델을 닮아가며
광명과 환희의 불 밝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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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섣달 그믐 즈음 / 박인걸
잿빛 하늘에 눈은 내리지 않고
어제 불던 바람은 어디선가 쉬고 있다.
낮게 오르내리던 수은주는
다행이 두꺼운 점퍼를 벗겨준다.
털어버리고 싶은 감정을 짊어지고
조각 공원길을 걸어 정상에 서서
미세먼지 자욱한 도시를 바라보며
한 해의 아픔을 겨울 숲속에 던졌다.
포수에게 쫒기는 멧돼지처럼
코로나에 시달리며 산 한 해는 두려웠다.
눈만 뜨면 확진 자 검색에 촉각이 곤두서고
마스크는 내 몸의 일부가 되었다.
마주 오는 사람마다 경계의 눈빛으로
무장공비 대하듯 겁이 났다.
이제는 지루함에서 벗어나고 싶다.
너저분한 가면도 훌훌 벗어 버리고
생 얼굴로 도시 공기를 들이 마시며
한 해를 데려가는 시간의 소용돌이에
더러운 악몽을 몽땅 집어 던지련다.
섣달그믐과 함께 지저분한 게임을 끝내고
정월 초하루에는 새롭게 일어나련다.
개나리 가지 끝에 꽃눈이 웃고
벚꽃나무에 물이 오를 채비를 한다.
잔혹한 시간이 공포를 자아내도
자연은 물 흐르듯 순평하다.
섣달그믐 즈음 내가 나를 장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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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야의 종소리 / 나상국
이제
양처럼 순한
가는 여자의 손을
잡지 못하고 놓아야 한다
그리고 원숭이를 닮은
오는 남자의 손을
밀어내지 말고
덥석 내밀어 잡아 주어야 한다
자정이 오기전
보신각에 몰려든
구름 인파를 헤집고
초대받은 인사에 의해
낮고 굵은 33번의
타종 소리
가는 여자를 곱게 보내고
오는 사람 마중물 되어
각계각층의 소원 담아
메아리 되어
전국 방방곡곡
온 누리에 길게 오래도록
울려 퍼진다
===================
+ 한 해를 보내며 / 김순태
한해 갈무리하니
잊을 수 없는 대기만성
고운 꽃길로 걸었던 날이
주마등처럼 스쳐 갑니다
봄이 오지 않을 것 처럼
삭풍이 불어오던 긴 겨울도
포근한 봄볕에
눈 녹듯 사그라지고
무지갯빛 인생을 펼쳐 주었습니다
짙푸른 하늘을 잿빛같이
검게 물들이며 쏟아지던 소낙비로
때론 심한 풍랑으로
밀려오는 해일에 부딪히듯
휘청거리며 힘들 때도 있었습니다
때론 기다리던 일들이
하나씩 하나씩 풀어질 때
벅차오르는 감정에
뜨겁게 심장을 달군 적도 있었습니다
간혹 지칠때도 있었는데
해소제처럼 술술 풀어지는
선물 같은 나날의
채움으로 행복했습니다
다가오는 경자년도
고이고이 포개놓은
연두색 새싹 위에 노란 민들레처럼
고운 꽃길이길 소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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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해를 보내며 / 나상국
한해를 시작한 게 엊그제 같았는데
어느새 또 한해를 갈무리 해야 하네
시작이 반이라던데 또 한 살을 먹겠네
가는 게 세월인데
그 누가 막겠는가
한 해를 보내면서
생각에 잠겨보네
살아온 인생이야기
살아나갈 힘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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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해를 보내며 / 이태강
무얼 저리 접어둘게 많아서
무얼 저리 되세길게 많아서
저 많은 사람들 모여
망년회 하는걸까
궁금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나에겐 망년회...
지난해 바램
올해 바램 되었고
올해의 바램
또 바래고 바래서
내년의 바램 될 텐데..
망년회 한들
접어둘 것도
되세길 것도 없을텐데...
잔 하나 높이 들고
내년에도 이렇게
살기를...
착하게 살기를
바랄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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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해의 끝에서 / 김민지
간혹 빈 가지 사이로
가늘게 새어 나온 햇살마저
따스함으로 다가오던 봄
부푼 꿈을 안고 막연한
두려움과 설레는 마음으로
한 해를 설계했었고
무더운 여름 눈 안으로 스미던
쓰라린 땀방울을 씻어내며
한껏 달아오른 열기도 견뎌 내었죠
나뭇가지가 휘도록 빽빽이 들어찬
실과를 수확할 때는 비로소
농부의 입가에도 환한 미소를 머금었고
때마침 온 세상은 오색병풍으로 수 놓였었죠
어느새 찬 서리 내려앉은
논바닥에서부터 냉기가 스며들어
겨울 한복판에 와 있습니다
새벽이 왔음에도 어둠을 걷어내지 못하고
살갗을 애는 듯한 찬바람과
달력 마지막 장에 남은 하루에서
새로 받은 달력의 첫날에
첫발을 내디뎌야 하는 설렘이
한해의 끝에 와있음을 실감 나게 합니다
===================
+ 한 해의 끝에서 / 안희선
흐르는 세월에 내몰리듯 그렇게 떠밀려 살다보니,
횅하니 벽에 남은 달력 한 장이 외롭습니다
한해의 끝에서 그 달력을 걷어낼 때마다,
내 안에서 부서지는 나의 소리를 듣습니다
감당하지 못했던 나날들이 부끄러운 기억으로
차가운 살 속 깊이 파고듭니다
창밖을 보니, 마지막 이파리를 벗고
겨울을 입은 나무들이 외롭지만 의연한 모습으로
추위를 견디고 있습니다
내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슬픔 같은 것이
잠시 눈동자에 어리다가 이내 흔들립니다
왠지 고독하다는 이유로
스스로 향기가 되고 싶은 매혹적인 우울함이
텅 빈 가슴에 차오릅니다
그러나, 이 겨울은 낯설기만 합니다
지난 가을의 길목에서 돋아난 그리움이
한껏 부풀어,
낙엽도 아닌 것이 가슴 위에 아직도
수북히 쌓여 있습니다
이 겨울은 나를 기다리지도 않고
그렇게 저 홀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이럴땐, 정말 누군가의 전부가 되고 싶습니다
처음으로 쓸쓸함을 배웠던 날처럼,
지워지는 한해의 끝이
눈앞에서 하염없이 흔들립니다
차가운 겨울바람이라도 마시지 않으면,
헛헛함으로 쓰러질 것 같은 날...
그리움이고 싶은, 사람의 이름을
내 안에서 조용히 불러봅니다
비록, 낯선 바람에
한없이 흔들리는 빈 몸이더라도
이제사 겨울로 떠나는 나의 계절이
차갑지 않기 위해
작은 불씨 하나 그렇게 가슴에 지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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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롯불의 송년 / 이원문
바람이라도 잦아들면 춥지 않을 것을
찢어진 문밖 빠꼼히 누가 이 집을 찾을까
까치 짖는 아침 나절 불 넉넉히 집혀놓으니
점심이어도 아랫목 넣어본 손 따뜻하다
문간의 개 짖는 소리 돼지 우리의 때 찾는 소리
누가 지나가고 우리의 돼지 배고픈가
추녀 끝 고드름 녹다 굳어 더 자라니
해 기울어 넘는 해 군불집혀 저녁 해라 한다
그래도 아침 나절 누가 올까 기다렸고
화롯불 저으며 고구마도 묻었다
이 생각 저 생각 먼 생각 자식 생각
늙은 친정 누가 있나 찔레꽃도 찾았다
문풍지 우는 밤 인생무상 허무 하다
이 짧은 세월이 어찌 그리 길었던가
지금이라도 누가 오면 막걸리에 밤 참도 있으렴만
찾는 이 없는 긴긴 이 밤 부엉이만 우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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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끝자락에서 / 윤보영
12월 끝자락입니다.
올해 마지막 달이 되었다고
인사 나누며 반갑게 맞이했는데
송년모임과 한 해 마무리로
바쁘게 지내다 보니, 솔직히
12월이 가는 줄도 몰랐습니다.
우리가 알든 모르든
앞으로만 걷고 있는 12월처럼
우리 일상도, 막힘없이
앞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지금 가고 있는 12월이
세월 속으로 사라진 자리에
새로운 한 해가 다가서듯
한 살이 많아지면
더 성숙된 나를 만나게 되겠지요.
성숙된 내가 올해처럼
웃으며 12월을 다시 만날 수 있게
남은 시간
아름다운 마음으로 채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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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을 보내면서 / 김홍성
한해의 끝자락 12월을 보내며
다사다난 했던 지난 시간들이
어제와 같은데
보내는 아쉬움이 왜 이리 크옵니까
가만히 생각해 봅니다
주머니가 두득한 것 보다
비움과 채움의 깊은 뜻을 알지 못하여
잃은 것이 너무 많았지만
가족과 자신의 건강을 지켜주어
가만히 머리숙여 감사의 기도합니다
한해의 남은 시간은 소중합니다
지나온 시간들을 뒤돌아보며
후회와 반성으로 더욱 가슴 살찌우는
새해를 맞이 하고 싶습니다
밤 하늘의 반짝이는 별들도
언제나 제 자리에서 희망의 빛이되어
외로움과 고독의 눈물이 되기도 하지만
찬란한 세상의 빛이되어 꿈과
희망의 빛으로 어둠의 고난속에서도
그 찬란한 빛을 잃지 않듯
12월의 끝자락이 더욱 찬란하리라 믿습니다
어둠의 그늘이 드리웠던 자리는
곧 따스한 햇살이 비치게 되어 있듯이
해가 바뀌어 따스한 햇살이쏟아져
모두의 힘들었던 시간들을
환한빛으로 맞이하게 하여 주시옵고
우리 모두에게 희망의 날개를 달아
사랑으로 태우는 촛불이 되게하여 주시옵고
거리에서 경쾌한 캘롤송이 흘러 나오고
찬란했던 한해가 꿈같이 흘러가지만
사랑과 축복의 새해를 맞이 할 수 있슴을
굳게 믿으며 미루었던 생각들은
아름답게 마무리 하시고 손에 손잡고
행복의 길로 함께 나아 갈수있는
새해의 초석이 되어 번영과 꿈들이
이루어져 가슴마다 평화의 길로 가는
소중한 시간 되어 주시길 간곡히 바라옵니다
=====================
+ 12월의 하늘아래 / 임은숙
티 없이 투명한 겨울해살이
깨알같이 부서져 내리며
조각조각의 그리움을 안겨줍니다
난생처음 수채화물감처럼 내 마음을 물들인 사랑이
그대로 그려진 걸까요?
무작정 빠져버리고 싶은 12월의 하늘이
당신의 품 같습니다
오늘같이 그리움이 넘치는 날
당신이 사무치게 보고 싶은 날
토해낼 수 없는 목마름으로 내 눈가에 이슬이 반짝이는 날
우연처럼 만날 수 있다면
봄바람이 잔디를 스치듯
찰나처럼 부딪칠 수만 있다면...
당신과 함께하는 날
반짝이는 햇살 사이사이로
하얀 눈발이 끝없이 날렸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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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갯마루의 송년 / 이원문
저 멀리 바라보면
더 먼 날이 다가오고
다가오는 그날보다
옛 생각이 앞선다
빈 주머니 채우려
속아온 세월
믿었던 내일이
그리 속였나
큰 욕심도 아니고
바란 기적도 아니다
그저 하루 한 달
시간 셈에 매달린 날
손 넣어본 주머니에
무엇이 들어있나
이 자리의 나
어디에 와 있고
짧은 날 바라보며
뒤적이는 그 옛날
손 주름 얼굴 주름
이제 그만 쉬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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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물어가는 한 해 / 오석주
적막이 내리는 시간 사이
깊은 침묵이 아른거려
아픔과 빛나는
한 해의 마지막 달 12월
심장 깊이 동여맨 나뭇잎
바스락바스락
온몸이 아파져 올 때
푸른 약속 흔들며
바람 덮고 포근하게 접으려네
오색불빛 찬란한 거리
주름진 달빛 사이로
허기진 외로움
달래는 영혼 살포시 안아 준다
어둠 찾아온 강가
얼음 속 흐르는 물소리
찬란한 춤사위
반짝반짝 별 모양
한해는 이렇게 저물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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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해가 가는 길목 / 배종대
소나무 가지에 둥지를 틀고
한 해의 소식을 전해주던 까치는
매화 나무 가지에 자리를 옮기고
삼월 사쿠라 만발 할 때쯤
내 가슴 깊숙히 간직한 사랑이 꿈틀거렸지
싸리 나무로 바지게 만들어 거름지고
밭에 나가시는 아버지 어깨위에
종달새도 함께한 그날
난초처럼 가지런한 자태로
광목에 풀먹이던 나의 어머님은
목단 꽃 활짝피는 저녁 까지 모심기 한 세월
언제나 언제나 홍돼지 한마리 집으로 몰고와
배고픔 잊어 볼까 밝은 달 쳐다보며 한숨 지우나
옥도끼 금도끼는 그림같구나
아 ~아~
국화 향 만발한 어느날 저녁
물레방아 도는 우물가
순이와 사랑의 추억은
한 마리 길 잃은 사슴이 되고
싸립 문앞 오동잎 떨어질때
세월 잡을수 없어
떠나가는 겨울 나그네
=====================
+ 한 해가 떠나가네 / 문경기
새해가 열리던 첫날
소망의 함성에 붉은 해 솟아
풍랑이는 거친바다 잠재우고
새로운 날들에 햇살 내렸네
봄에는 연초록 새싹 움튀우고
여름엔 예쁘게 꽃을 피워서
가을을 풍성하게 수확하여
하얀 눈내린 겨울 맞이했는데
기쁨과 슬픔, 만남과 이별
세상의 모든 사연 품에 안고서
시간의 강물에 세월을 실어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떠나가네
행복했던 시간들을 가슴에 담아
아련한 추억속에 남기고
떠나가는 존재의 아픔을 달래며
찾아오는 새해에게 전하는 덕담은
새봄이 오면 푸른 초원에
미움과 갈등의 잡초를 뽑아내고
사랑과 평화를 파종하여
평안하고 행복한 한 해가 되라고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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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해를 돌아보며 / 석옥자
12월 화창한 어느 날
깃털처럼 생긴 하얀 구름이
드문드문 하늘에 수를 놓아
해맑은 웃음으로 다가오며 웃습니다.
나뭇가지에 마지막 남은 잎새도
올 한해 즐겁고 행복했노라고
마음껏 내게로 선물인 듯 웃습니다.
먼 곳에 사는 사랑하고 고마운
임들에게 내로 하여 상처나 받지
않았느냐고, 그리고 즐겁고 행복했냐고
안부나 묻고 싶습니다.
때로는 무심코 던진 말이
상처가 되었다면 저 하늘 깃털 같은
구름처럼 사르르 녹아내리며
선물처럼 웃어 버리는 것도 보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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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의 뒷모습 보며 / 정상화
양떼구름처럼 피어나는
찔레꽃 향기에 자지러질 때쯤
산을 휘감은 다랭이 천둥지기에
꿰맬 수 없는 상처가 생기고
농부는 종일 물지게를 진다
이른 새벽 생기 감도는 벼를 보며
떨리는 가슴으로 땅을 어루만졌던
순간의 기억...
날은 춥고 쪼그라든 호주머니에
삶이 위협당한다고 짐승이 될 순 없어 힘겹게 걷고 있는 사람들
詩는 표현을 다하지 못하고
표현은 의미를 알 수 없으니
웃고 있는 꽃의 속내를 어찌 알까 마는
한 해가 떨어지기 전에
돼지 저금통 배라도 갈라 작은
실천이라도 해야겠다
갈증 축인 벼의 생기는 희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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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력 한 장을 남기며 / 최한식
아름다운 석양을 보면서 올해도
거의 다 지나가고 얼마 남지 않았구나
지는 해 저 석양처럼 우리에 삶도,
저렇게 고운 삶을 살고 지나왔을까
청렴한 산속에 안개와 같이
깨끗한 삶을 살아왔는지,
이제는 세월이 흐르다 보니
나에 육신도 저물어 가는
이 한 해와 같이 저물어 가나 보다 ,
저 석양은 제 충전하면
새해가 다시 돌아오건만
우리에 삶은 그렇지가 않은가 보다 ,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이 해가
지나가면 하얀 휜 머리가
하나 더 늘겠지,
세월은 이렇게 흘러만가
다시 흙으로 되돌아가나 보다
아까운 청춘 다시 돌릴 수는 없을까.
=======================
+ 송년에 띄우는 편지 / 김설하
다사다난했던 한해가
서서히 역사의 뒤편으로 저물고
이제 우리는
한 장 남은 달력을 벽에서 떼어내며
좋은 기억만 가슴속에 간직한 채
행복하게 떠나보냅니다
기쁜 일, 슬픈 일 저울위에 올려놓고
후자의 일이 더 많았다는 자책보다
살다보면 크게 웃는 날 기필코 올 거라는
희망으로 새해를 맞이합니다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건네는 이웃으로
나쁜 기억 훌훌 털어버리고
좋은 기억으로 이 해를 마감하면서
새해에는 더욱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더욱 소중한 인연이 되어
다시 만나기를 소망합니다
오늘의 행운을 서로 나누며 더불어 살아가는
다가오는 새해 행복과 영광이 가정에 충만하시고
하시는 모든 일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하면서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 한 해를 마무리하며 / 성경자
똑 딱 똑 딱
시계추 소리가 등 뒤로 흐르고
빽빽하게 써 내려간 일기장은
점점 흐릿한 기억으로 다가오면
천천히 그림자는 담장을 넘는다.
하얀 꽃잎이 내려앉은 것처럼
변해가는 머리는 언제부터인가
살아온 날의 무게를 잘라 버리듯
그렇게 조금씩 짧아진다.
터벅터벅
식지 않은 열정으로 힘차게
내디디며 달려왔던 낡은 신발은
우리의 삶과 너무나 닮았다.
하루가 다르게 깊어가는 겨울
매서운 바람에 움츠린 어깨를
들썩이며 계절을 연주하면
새해 소망이 담긴 태양이 뜬다.
----------------------------------------
+ 한 해를 보내는 기도 / 공재륭
삼일 남겨진
낡은 달력 앞에서
무거운 마음으로
새해의 길목을 서성입니다.
뒤돌아 보니
내가 걸어온 길이
그림자도 낮설고
내 발자국조차 없더군요.
작은 친절은
오래 기억하면서
남에게 준 상처는
쉽게 잊으며 살았습니다.
기도드립니다.
밝아 오는 갑오년에
한 마리 비둘기도
상하지 않도록 하옵소서.
---------------------------------------
+ 한 해의 끝자락에서 / 박외도
제법 쌀쌀해진 겨울밤
마음 아프고 쓰린
사람들의 쏟아놓는
고달픈 이야기들로
밤새워 뒤척이며
잠 못 이루고
겨울 긴긴밤을 하얗게 새운다.
한해의 끝자락에서
지난 일들은 가슴 깊이 묻고
새로운 아침의 창을 열면
목련 나뭇가지에
작은 새 한 마리 날아와
새로운 희망을 노래한다.
남은 시간 어떻게 마무리할까
생각에 잠기는 나에게
짧은 인생 촌음을 아껴
그들에게 나의 어깨를 내주어
기대게 하고 가슴을 열어
토닥거려 주라고 일깨워준다.
작은 새의 짹짹거리는
아침 인사에 나는 웃으며
한해의 마지막을
가벼운 마음으로
마무리해 간다
===========================
+ 아뿔사! 한해가 지는구나 / 정태중
물음이 없는 답이
어디 있으랴
알고도 말 하지 않는 것은
또 무엇이랴
한치 앞을 모르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라
알고도 속고 모르고도 속아서
물음도 답도 마음에만 있는구려
비우면 채워 지리라
현자의 말씀 따르려니
비워보니 허망하고
빈 깡통 소리 요란하네
빈 사발 뚫어져라 쳐다봐도
채워지지 않는 것은
아뿔사! 눈만 머문 줄 알았는데
손과 발이 사발을 붙잡고 있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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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해가 지나 가는 길목에서 / 오애숙
연말 연시가 되어선지
모두 분주한 나날이다
들숨과 날숨 사이사이
숨막히던 것 내려 놓고
맘 활짝 열어 놔야겠다
계획하던 것들 다 못해
아쉬움 남아 있다 해도
끝까지 마무리 해야지
남들을 넘어뜨리고서
즐거워 하던 이들에게
연말은 어떤 나날 인지
한해가 지나가는 길목
혹 타인에게 그런자는
아니었을까 생각하며
스쳐가는 바람결 속에
스미는 별빛 녹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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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 이해인
세월이 정말 빠르지요?
1월과 12월 사이의 거리가 어찌 이리 가까운지 항상 놀라게 됩니다.
12월이 되면 한 해 동안 받은 감사의 목록을
몇 가지만이라도 마음의 수첩에 적어보고 싶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제가 받은 모든 시간들에게 감사합니다.
가기도 하지만 오기도 하는 시간들을 새로운 선물로
받아 안으며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온 해였습니다.
이 시간 속에 이루어진 새로운 만남과 이별들에 대해 감사합니다.
사람들과의 새로운 만남은 제 삶에 활기를 주었고,
우정의 행복을 알게 해 주었습니다.
든든한 사람들과의 이별은 헤어지는 슬픔이 어떤 것인지,
왜 함께 있을 때 더 잘해야하는 것인지,
그리고 우리 모두가 지상의 순례자임을 다시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한 해 동안 제가 했던 일상의 일들과 봉사에 대해서 감사합니다.
반복되는 것일지라도 일은 살아있는 사람으로서의
기쁨을 누리게 해 주었으며 봉사는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가운데 사랑을 넓히는 기쁨을 맛보게 해 주었습니다.
때로는 무엇을 할 지 몰라 우두커니 허송세월 하며
앉아있거나 스스로를 '바보'로 여기며
무력함에 빠져있던 그 시간들조차도 감사합니다.
그 미지근하고 게으름에 빠졌던 어리석음을 통해
삶의 소중함과 시간의 의미를 새롭게 알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에게 받았던 칭찬과 격려도 좋았지만
오해 받고 비난 받은 부분들에 대해서도 감사합니다.
칭찬은 간혹 저를 들뜨게 만들었지만
비난은 저의 약점과 실수를 진지하게 돌아보고
반성하는 겸손한 계기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한 해 동안 제가 읽은 좋은 책들,
다양하게 먹은 음식들도 감사합니다.
책들은 저의 정신과 영혼을 풍요롭게 했고
음식은 육신을 지탱하는 양분이 되었습니다.
한 해 동안 제가 보았던 여러 종류의 그림들,
틈틈이 들었던 음악들도 감사합니다.
예술인들은 이미 세상을 떠났어도 그들이 남긴 작품을 통하여
아름다운 예술혼과 교감하며 마음이 정화되는 감동을
어찌 다 감사할 수 있을까요.
어느 날 예기치 않게 찾아온 질병, 고통, 슬픔들에도 감사합니다.
비켜가고 싶은 아픔을 내치지 않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니
서로 미안하다고 손잡아주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다른 이의 도움을 받게 되니 약자의 입장을
좀 더 구체적으로 헤아려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좋았습니다.
제가 한 해 동안 바쳤던 기도
다른 이들로부터 받았던 기도들에 대해서도 감사합니다.
기도의 달인은 아니지만 그래도 제가 한 기도를 통해
삶에 필요한 인내를 배우고 지혜가 밝아졌으며
이웃이 저를 위해 겸허하고 꾸준하게 바쳐준 기도를 통해서
다시 살아갈 힘과 용기를 얻었습니다.
한 해 동안 제가 받은 여러 종류의 선물들에 대해서도 감사합니다.
물건이든 재능이든 시간이든....무언가를 제게
기꺼이 나누어 준 이들에게 제 때에
충분히 감사하지 못해 미안하고 송구한 마음을
어찌해야 할지 몸둘바를 모를 때가 많습니다.
제가 아직 살아서 이렇게 감사할 수 있음을 감사합니다.
저의 감사의 목록은 끝이 없을 것입니다.
감사하면 할수록 감사가 넘쳐나는 은혜로운 기적을
저는 더 많이 체험하며 살고 싶습니다.
감사의 보석들이 많이 박힌 가슴과 가슴으로
사람들이 만나 진정 감사밖엔 달리 할 일이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어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또 다시 가는 한 해, 지는 해를 바라보며 이렇게 기도하렵니다.
참 고마워요. 힘들어도 아름다운 일년이었어요!'
또 다시 오는 한 해,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이렇게 기도하렵니다.
참 고마워요.
또 하루하루 살아갈 새 힘을 당신이 주실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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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력의 마지막 장을 버리기 전에 / 최진연
한 해의 마지막을 보내는 지금은 하얀 눈을 내려주시는 하나님께 눈 같은 마음으로 더 깊이 경배드릴 때입니다.
바쁜 가운데 한 해 동안 잊었던 사람들의 싸락눈 은혜도 다 생각해내어 엽서만한 감사라도 보낼 때입니다.
오래 전 바자회에 2000원 짜리 오버코트를 내놓아 해마다 내 겨울을 따뜻하게 해준 분에게도 그 코트처럼 따뜻한 마음을 다시 보내드립니다.
아내와 내게 머플러며 맛있는 떡을 자주 선물하는 이 집사님 내외에게도 특별히 검정콩 한 말로 감사를 보냈답니다.
우리 동네 집배원이 누군지 모르지만 남달리 많은 내 우편물을 나르느라 한 해 동안 수고한 그 발걸음에 양말 한 켤레의 따뜻함이라도 드리고,
날마다 아파트 계단을 쓸고 닦는 청소부 아주머니의 수고에 장갑 한 켤레만한 고마운 마음이라도 드리도록 아내에게 일렀습니다.
이사를 자주 다녀서 우리 집 주소를 몰라 연락이 끊어진 어려운 형제들에게 사랑 한 상자라도 보내야겠습니다.
들판에 떨어진 이삭 같은 푼돈을 모아 보내는 우리 집 전통의 유니세프 저금통에는 밀가루포대가 두어 리어카쯤 들어있는지 꺼내봐야겠습니다.
될 수만 있다면 모두가 산타가 되어 사랑하는 우리의 손녀손자들에게도 크리스마스 선물로 기쁨 한 자루씩 메고 찾아가야 할 때입니다.
달력의 마지막 장을 버리기 전에 지금은 모두들 마지막 생애를 보내듯이 찾아볼 곳들을 서둘러 찾아봐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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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년 / 오보영
망년 / 임영준
세모 / 박인걸
송년 / 정연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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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 / 피천득
년말 / 윤고영
송년시 / 심재방
12월에는 / 박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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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영신 / 손병흥
송구영신 / 조한직
송구영신 / 홍사윤
송년 기도 / 정연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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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 단상 / 이유미
송년모임 / 박숙이
송년의 달 / 김성진
송년의 섬 / 이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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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의 시 / 김현희
송년찬가 / 김성진
연말연시 / 손병흥
12월의 기도 / 송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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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의 기도 / 백덕순
송년의 마음 / 이원문
송년의 미련 / 이원문
송년의 허그 / 박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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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송년 / 이원문
연줄의 송년 / 이원문
한 해의 끝에 / 서현숙
12월, 그대에게 / 이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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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에 새겨 둠 / 이기철
가는 해 오는 해 / 윤덕명
섣달 그믐 즈음 / 박인걸
제야의 종소리 / 나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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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보내며 / 김순태
한 해를 보내며 / 나상국
한 해를 보내며 / 이태강
한 해의 끝에서 /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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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끝에서 / 안희선
화롯불의 송년 / 이원문
12월 끝자락에서 / 윤보영
12월을 보내면서 / 김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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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하늘아래 / 임은숙
고갯마루의 송년 / 이원문
저물어가는 한 해 / 오석주
한해가 가는 길목 / 배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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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떠나가네 / 문경기
한해를 돌아보며 / 석옥자
12월의 뒷모습 보며 / 정상화
달력 한 장을 남기며 / 최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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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에 띄우는 편지 / 김설하
한 해를 마무리하며 / 성경자
한 해를 보내는 기도 / 공재륭
한 해의 끝자락에서 / 박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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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뿔사! 한해가 지는구나 / 정태중
한 해가 지나 가는 길목에서 / 오애숙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 이해인
달력의 마지막 장을 버리기 전에 / 최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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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당/겨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