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위 / 이길옥
추위를 툭툭 차 본다.
반응이 없다.
추위란 놈의 본성을 건드린 발끝만 얼얼하다.
추위를 툴툴 털어본다.
털수록 추위의 흡반이 집요하게 달라붙는다.
온몸이 오싹하다.
가난에 강한 추위가
달동네 골목을 휘어잡더니
구멍 숭숭 뚫린 창문을 염탐하다가
홀로 사는 노인의 차가운 등허리 주름진 비탈을 노린다.
끝에 살기가 돈다.
추위 주변에는 언제나 냉기가 서식한다.
움츠린 허기가 냉동되고 있다.
따끈하게 데워진 소식은 영영 없는 것일까.
추위를 툭툭 건드려 본다.
얼어 있다.
손끝이 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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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위 / 조영환
태양이
얼마나 추우면
두툼한 이불을 덮고
꼼짝도 하지 않나
밥벌이 나선
땅바닥은
바들바들 떨면서
귓불을 매만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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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파 / 기영석
바람이 추위를 등에 업고
전깃줄에 걸려
슬프게 울어 대는 시간
창문을 뚫고 들어온
가로등 불빛이
나를 잠들지 못하게 한다
귓전을 울리는 바람 소리
창문에 비친 그림자
왜 이리 서글퍼지는 걸까
이불 덮어쓴 이 밤
무슨 생각에 잠겼는지
뜬 눈으로 긴 밤을 새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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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파 / 박인걸
차갑다 못해 꽁꽁 얼어붙어
끓는 물을 들어부어도 녹지 않을
빙석이 된 너의 가슴 위로
단단한 고드름이 매달렸다.
빈틈없이 얼어붙어
대화나 폭력으로 풀 수 없는
남극의 얼음덩어리를 대함 같아
절망감에 사로잡힌다.
며칠 전만 해도
남태평양의 따스한 온기처럼
나를 대했던 너의 눈빛이
갑자기 북극의 얼음보다 차갑다.
가난이나 아픔의 고통보다
아프게 돌아서버린 너의
이해할 수 없는 뒷모습에서
영하 이십칠 도의 한파를 切感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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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파 / 백원기
큰 눈이 온다는 대설
눈은 오지 않고
한파가 닥쳤다
언덕배기에 살던 때
고지대라 수돗물 나오지 않아
골짜기 샘물 떠다 먹었지
영하로 내려가면 더 추웠던 부엌
물 항아리가 얼면 방안에 잉크병이 얼고
마루 걸레가 얼었다
지금은 추워도 얼지 않는 집
그래도 춥다 춥다 하는 것은
나이 탓인가 시대 탓인가
추운 줄 모르던 때가 마냥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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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파 / 손병흥
겨울철 급작스럽게 기온이 하강하며 생겨나게 된
연일 강한 찬바람과 함께 몰아치는 매서운 강추위
한랭 기단이 위도가 낮은 지방으로 이동하면서 발생한
실외 온도마저 갑자기 내려가면서 들이닥치는 최강 한파
매서운 칼바람에 옷깃 세운 채로 총총걸음 내딛는 발걸음
기세마저도 더욱더 거칠게 기승부리는 차디찬 혹한의 계절
최저기온이 영하를 기록해 올겨울 들어서 가장 추워진 날씨
두꺼운 외투 털 모자와 목도리 마스크에 장갑 끼고 오가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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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파 / 신원감
아무리 춥다지만
-30° 방안에서도
입김이 나오더니
그것도 여력 없다
고드름 너무 얼어서
제 몸을 못 이겨
뚝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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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파 / 유영서
견디거라
세상은 온통
한파와 추위에
몸살을 앓고 있다
눈 내리고
바람 불어 얼어붙은 곁가지
귀 떨어질 듯 아려 와도
양지쪽 언덕배기
꼬물거리며 움트는
태동을 본다
겨울이야
눈 오고 추워야
제맛이라고 하지만
그 추위 견뎌내고 나면
사랑이라는 봄날 온다.
==========
+ 한파 / 유화
보내지 못하고
내 안에 영혼으로 있음이
피안이라고 한다면
누굴 위해 이 겨울에 서서
따듯한 마음과 마음을
이유 없는 버림의 나눔이라고
아름다운 인연설이 되어
살아있음을 느껴보겠는가
끝없이 걸어가야
홀로 보이는 인간의 경지
도량의 근본은
비우는 것이라는 세속을
버리는 많은 이들
고난을 자처라도 하듯이
진리로 우뚝 서려 하는 세상,
그러나 그 또한 세속
애민 한 속세의 겨울 속에
손 한번 숨결 한번
누구에게 내밀어 보았는가
진리, 그 사랑의 추구
꼭 떠나야 한다면
아직 그 가슴 뜨거운 것
살아있다는 것
그러나 정녕 아시는가
살아서도 살지 못하고
입이 있어도 말 못 하는
이들이 있다 함으로
이토록 꽁꽁 얼어버린 세상,
그대의 손과 가슴 한번
내미는 것이
진정 도이고 진리였으리
우리 언제
이생의 한 자락에서
그와 같은 느닷없는
사랑 때문에
생각 때문에
뜨거운 가슴으로 닿고 닿아
그토록 떨어 보려나
한 세월 한순간이라도
그와 같은 사랑으로 잊힐
아주 잊혀진다 할지라도
좋은
너의 마음속 정신을 이룬
피안의 세계에 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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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파 2 / 유화
그토록 아름답다고
따스하기만 할 것 같던
빛나는 사랑도
이제는 어디에 있는지
눈물도 꽁꽁 얼었다.
마음도 꽁꽁 얼었다.
만약 계절이 풀리면
엄청 쏟아져 내리겠지
그때는 또 어떻게
정리를 해야 할런지
그냥 이대로 사실처럼
있으면 더 선명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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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파 / 이동원
파도를 몰고 드는 해풍은
회한의 탈 쓰고
전봇대를 덮친다
어둠은 짙어
밤 깊은 줄 모르고
허기진 바람이 전깃줄을 흔들며
통곡하고 있다
왜냐고 창을 여니
휘이잉~ 휘이잉~
연유를 말 못 하고
눈물 없이 대성통곡하는데
이웃 조문객 별님들
은은히 웃고만 있다
산자락 뒹구는 낙엽들이
회한의 몰이에 쫓겨 길 잃어
보스락거리고 오두막 창을 뛰어든다
삶의 한숨 자락이 낙엽 따라
공허의 하늘 치솟는 밤
또 하나의 그리움이 창틀 아래
숨바꼭질하며 바스락거린다
바람살에 이는 이야기가
외양간 뒤 아궁이에 걸 터 앉아
무쇠솥 부뚜막에 줄줄이 대롱대롱
제 몸, 제 살 비비는 시래기처럼
바스락바스락 애타게 몸부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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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파 / 이재환
겨울아
한파경보 내렸다고
바람 불어 춥다고 해도
나는 덜덜 떨지 않는다
내 가슴속엔
따뜻한 사랑이 있다는 거
겨울아
넌 몰랐지!
============
+ 한파 / 장광규
인자하신 할아버지
몹시 화가 나셨다
말없이
할아버지 얼굴만 쳐다본다
누군가 군불을 때기 위해
아궁이에 청솔가지를 넣었나 보다
매운 연기 사방으로 번져
눈물이 나고
콧물이 난다
맞기보다 기다림이 더 떨리는
계급 순으로 줄 서서
맞는 매
지금 그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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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파 / 정민기
앞바퀴를 해로 뒷바퀴를 달로
골목길을 빠져나와 겨울로 진입하는데
난데없이 조폭 한 무리가 가로등 아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떡하니 버티고 서 있다
해와 달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동시에 서녘으로 줄행랑을 쳐버려서
한파 앞에 꼼짝없이 복종할 수밖에 방법이 없다
가을과 송별회 한 지 며칠이나 지났다고
한파가 깃발을 들고 승승장구하며 나타났는지
눈이라도 내릴 것 같은 추위는 두 손을 시리게 한다
시골 인심이라는 것은 전혀 모르는
저 북방 오랑캐 같은 조폭의 두목은 본 적이 없다
나무는 잎을 떨어뜨리고 오들오들 떨고 있다
저녁놀은 충혈된 눈으로 바라보고
긴긴 겨울밤 새파랗게 질린 목마름에 갈증을 느낀다
꺼질 듯 희미한 가로등 불빛은 마음을 찌개처럼 졸이고
조폭의 의기양양한 기세에 놀라
명태처럼 벌어진 입을 채 다물지 못한다
살을 에는 듯한 온밤을 둘둘 감싸고
새벽달 한 잔 기울며 목 놓아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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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한 / 황학주
1급 정비 공장 엔진이 죽은 장의차 지붕 위로
우는 눈송이(어서 오게)
사랑이
더럽게 식은 비계국 같은 저녁
내가 나에게 날아들었던 부나비처럼
다 짓무른 몸을 지상에 안아 내리는
눈송이....... 결국 저렇게 자기를
도도록하게 자기를 안을 뿐인 진눈깨비를
누가 운다고 하지 않고 내린다고 하나
일제히 우는 눈송이들
내 몸뚱이가 아직도 무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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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추위 / 권오범
밤새 옆집 수도계량기 조몰락대다 결딴 내
물난리 나자
미친 물 바스러지게 끌어안고
온 동네 시끄럽게 마당에서 뒹굴더니
출근하는 날 보자마자
어떻게 해보려고 집적거려보지만
강도같이 복면한 내 매무새
도대체 빈틈이 있어야지
애먼 눈이나 찔러대며
지하철역까지 밥맛없게 따라오더니
무임승차 마음에 걸렸는지
슬그머니 에스컬레이터 타고 도로 나가버린 엉큼한 것
생면부지 아가씨와
어깨 맞댄 채 온기 나누느라
아까 당한 섬뜩한 일들은
까맣게 잊었건만
내가 나갈 종로 3가 구멍
어떻게 귀신같이 알았는지
계단으로 복병같이 달려들어
할 얘기가 있으니 복면 좀 벗으라며 또 사정사정
=============
+ 강추위 / 권오범
어제까지 패딩 점퍼가 무색하리만치
선량하게 놀던 겨울이
밤사이 불량한 정치에 물들었는지
복병처럼 달려들어 겁탈하는 아침
반항조차 할 수 없도록
예민한 부위부터
맵게 물고 늘어져
순식간에 얼얼해진 손
목이 움츠러들게 귀를 사정 없이 핥더니
매운 입김 앞세워 코가 훌쩍이도록 들락날락
드디어 입술마저 굳도록 채워나가는 걷잡을 수 없는 욕망
아, 얼마 못가 무너질 것 같은 남자의 자존심 쌍방울 마지노선
가만, 속수무책인 이목구비 늦게 범하는 걸로 보아
생판에 정면충돌하려니 그래도 양심이 있었나
아니면 평소 내가
그렇게도 낯이 두꺼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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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추위 / 박인걸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시베리아의 헥토파스칼이
지난날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며
또 한 번의 시련을 안겨준다.
냉기는 살갗으로 파고들어
뼛속까지 송곳으로 찌를 때면
삶의 곤고함을 되뇌며
겨울 한복판을 걸어야 한다.
강마저 얼어붙고
밤하늘의 별들마저 창백한데
겨울 초입이 두려우니
어찌 넘어야 할 거나
인간사는 이토록 버겁고
혹독한 고통을 견뎌야만 하나
살아있음이 은혜라지만
강추위가 나는 두렵다.
-----------------------
+ 강추위 / 최남균
웅그리는 것은
식어가는 밥알의 추억 탓
갈탄 난로에 빙 둘러앉은
양은 도시락
기다려지는 마음 까맣게 애태우며
창가 엷은 커튼에
'철수♡영희’ 입김 서려 있는
네 번째 수업 시간
고래고래 들이지르는 빈 종소리
교실 안 가득 훈김을 빼면
시끌벅적
한 끼 거른 강추위
도시락 뚜껑 젖히면
하얀 밥알 등가죽에 찰싹 달라붙어
방과 후
얼마나 추웠던지
도시락 통 속에서
달가닥거리던 강추위
-----------------------
+ 동장군 / 류인순
눈바람 어깨 짚고
계절 한가운데 선
우쭐대는 동장군
덩칫값 못하고
슬쩍슬쩍 내 품에
소리 없이 파고든다
너도 추운 게냐.
==============
+ 아 추워 / 노정혜
그냥 갈 수 없잖아
나는 겨울이야
이름값해야지
겨울이 춥지 않으면
바이러스 세상
곡간이 가난하다
겨울 마음 많이 아픕니다
벗은 나무 얼마나
추울까
춥지 않고 여름 태풍
어찌 버티랴
추위는 인내 연습 중
사계절 주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추운 겨울
깊은 겨울잠에 들었습니다
태양빛 좋은 봄 오면
새싹 돋게 하셨습니다
더운 여름 주셔
받은 생명들 쑥쑥 자랍니다
차다 찬 겨울 지나야
가을 풍성합니다
오버 깃 세우고
눈 오는 거리를 걷고 싶다
------------------------
+ 첫 추위 / 김인갑
가을이 가고 겨울이 와 왔음을 알리는 틈새가 있다
도축을 끝내고 처마에 시래기를 매달아 놓으면
곡식들은 죄다 창고 안에서 겨울잠을 준비하고
나뭇잎은 결별하거나 추락하는 꿈을 꾸느라 바쁘지만
외양간 바닥은 깨끗이 닦아야 하고
첫 추위가 올 때 잠자리로 쓸 짚을 깔아 놓고 한숨 돌리면
외양간 안쪽에 있는 물통엔 얼음이 얼어있고
아침에 소에게 물을 먹이려면 얼음을 깨야 하는데 깨야 하는데
외양간 이층에 쌓아 놓은 건초를 갈퀴로 긁어
소에게 내려주려면 손에 털장갑을 껴야 하는데 털장갑은 보이지 않고
마침 코끝이 시리고 새벽 공기에 앞니도 시리고
아버지는 트랙터와 오래된 경운기를 수리하느라 바쁘지만
병아리들은 잔털을 세운 채 종종걸음으로 추위를 피해 도망 다니고
돼지들이 우리 구석 짚더미에 코를 박고 잠을 청해 보는데
해마다 그랬듯 어머닌 앞집에 가서 하루 종일 김장을 하고 돌아오고
그러면 그 틈새는 숨 쉴 틈도 없이 매워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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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운 날 / 이원문
꽃동네의 그 봄도
파란 들녘의 여름도
어떻게 하다 놓친 시간
가을도 흐지부지 늦가을로 보내고
곱다 하는 그 단풍 문 앞에서 구경 했다
찾아온 이 겨울
그리 성큼 다가오는지
눈 쌓이고 바람 불어오면
쌓인 눈에 더 내리는 눈 얼마나 추울까
마음만 옛날 그렇지 못한 몸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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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운 날 / 이은경
겨울바람이 마지막 힘을 다해 불어닥친다.
덧창이 덜컹덜컹.
퇴원 후 6개월 내 마음도 덜컹덜컹.
외부 사람의 방문에 혼자 안절부절.
뭐, 이상해 보이지 않니?
아들에게 여 거푸 묻다.
혼자 그랬다.
골목 어귀를 돌아가는 차 뒤편으로
영영 혼자 걷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설움이
서리되어 퀭하니 맺힌다.
==============
+ 추운 산 / 신대철
춥다. 눈사람이 되려면 얼마나 걸어야 할까?
잡념과 머리카락이 희어지도록 걷고 밤의 끝에서 또 얼마를 걸어야 될까?
너무 넓은 밤, 사람들은 밤보다 더 넓다.
사물에 이름을 붙이고 즐거워하는 사람들
이름을 붙여야 마음이 놓이는 사람들
이름으로 말하고 이름으로 듣는 사람들
이름을 두세 개씩 갖고 이름에 매여 사는 사람들
깊은 산에 가고 싶다. 사람들은 산을 다 어디에 두고 다닐까?
혹은 산을 깎아 대체 무엇을 메웠을까?
생각을 돌리자, 눈발이 날린다.
눈꽃, 은방울꽃, 안개꽃, 메밀꽃, 배꽃, 찔레꽃, 박꽃
나는 하루를 하루 종일 돌았어도
분침 하나 약자의 침묵 하나 움직이지 못했다.
들어가자, 추위 속으로.
때까치, 바람새, 까투리, 오소리, 너구리, 도토리, 다람쥐, 물
---------------------------
+ 강릉 추위 / 민경대
아 춥다
마음이 춥다
봄은 오고 있다.
마음의 몸은 멀다.
동계 평창 올림픽은 가깝다.
코밑에까지 오다.
감기가 온다.
아주 내 몸속으로 접근한다.
코가 보통이 아니다.
콧물이 나온다.
---------------------------
+ 구정 추위 / 김영제
해마다
겨울이 되면
반갑지를 않아
대하기가 싫어
부르지도 않았는데
불청객으로 어김없이
찾아오는 세 녀석
올해도
찾아온 그 녀석들
추위네 3형제라
수능 추위, 한파 추위
그리고 구정 추위
그중에 가장 시샘쟁이는
막내 구정 추위라
봄인 줄
방심하다가 일격에
된통 걸렸네
삼한사온 아닌 육한일온
새로운 말 만드니
가을 없이 여름과 겨울
5월까진 맘못놓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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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 추위 / 박인걸
시베리아에서 달려온 동장군
한 반도 남쪽까지 점령했다.
나뭇가지들은 철사가 되고
어떤 물고기들은
피란을 못가 동사(凍死) 했단다.
새벽을 여는 잡부(雜夫)들
심장(心腸) 근육이 저리고
인력시장(人力市場)에 품꾼들
주머니가 비어 더욱 춥다.
하얀 입김을 토하는
길거리 차들도 줄고
오가는 사람들 발길도 뜸해
시장(市場)도 얼어붙었다.
한랭한 대한(大寒) 추위야
삼한사온(三寒四溫)에 떠난다지만
미국 발 금융 한파는
어느 누가 무찔러 줄거나.
===============
+ 세밑 한파 / 정민기
햇살 날아온 자리에
매의 눈 같은 찬 바람이 끼어든다
잔소리 대마왕인 그는
후미지고 막다른 골목이라도
바람을 공처럼 발로 차며 들어온다
나뭇잎을 떠나보낸 나무가
아무 미련 없이 서 있는
텅 빈 들에서
또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
시린 하늘을 짊어지고 날아오르는 철새 떼,
하늘이 땅에 한 움큼씩 털어 넣는
우윳빛 알약
그칠 줄 모르는 아픔의 폭설로
마음의 자리를 마련한다
---------------------------
+ 수능 추위 / 박희홍
가슴 조이며
크나큰 간절한 염원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부모의 맘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수능 날이면
여지없이 덜 덜 떨게
추운 날로 변하는 것은
움츠러든 가슴으로
올린 간절한 기도가
너무도 강렬하여서일까
맘껏 기를 펴 자신만만하게
제 능력을 충분히 발휘해
뜻한 바대로 곧바로
꿈을 이룰 수 있게
얼어붙은 맘 녹여주는
따사로운 그런 날이 되길
하늘을 향해 무릎 꿇고
간절하게 두 손 모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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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춘 추위 / 권오범
평년보다 유별나게 행세했던 동장군
제 기념일인 대한도 모른 채 한눈팔아
꼬리를 사리나 싶더니
그러면 그렇지 제 성깔 남 주랴
정상적으로 오르내리던 온도계 혈압이
봄의 문턱에서
지하로 급격히 추락해
온기 사라진 살벌한 세상
계절도 시기가 만만찮아
호락호락한 봄에게
그렇게 쉽사리
자리 비켜주기가 싫은 게야
다짜고짜 다가와 주물러대는
뻔뻔스런 봄의 끄나풀 아양 못 이겨
제풀에 지쳐 스러지는 그날까지
또, 얼마나 발악을 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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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춘 추위 / 오보영
어쩐지 네가 잠잠하다 했다
웬일로 네가
앞길 가로막지 않고 순순히 비껴나는가 했더니
아니니 다를까
오늘
내 이름이 드리우는 시간에 맞추어
여지없이
감추었던 본색을 드러내누나
그런다고
멈칫할 내가 아니라는 걸
만사 순리에 따라 정당하게 행하는 내가
네 그릇된 흉계 앞에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는다는 걸
넌 이미 잘 알고 있을 텐데..
뻔히 역부족인 줄 알면서도
괜한 몽니로 못된 심술부리는 네가
딱하기조차 하구나
===============
+ 입춘 추위 / 이학주
겨울 내내
웅크리고
누워 있다가
立春 날
봄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대문 활짝 열고
봄 마중 나갔더니
봄은 아직도
저 산 넘어 있다면서
꽁꽁 얼어붙은
새벽 찬바람이
오들오들 떨면서
내 품 안을 파고들더라.
---------------------------
+ 한파 극복 / 오보영
몸은
얼어도
맘은
데워서
반짝 추위를 이겨내야지
머지않아
곧
봄이 올 테니까
희망을 갖고
이 어려움 견뎌내야지
따사한 봄
소망하며
차분히 기다려야지
---------------------------
+ 한파 주의 / 최서진
바다가 얼었다는 소식을 땅에 떨어진 동전처럼 바라보다
나무와 칼과 과일 속으로 파고드는 한파
전력을 다해 어딘가로 가는 것들을 고요라고 부른다면
세상은 칼처럼 명료해지겠지
물 안의 물을 향해
영하가 닿는 곳 겨울과 겨울 사이
얼어붙는 일로는 부족하다는 듯이 언 바다 위를 걷는 기분
빗소리도 스며들지 못하도록
노을빛도 잦아들지 못하도록
이미 겨울인 마음에 다시 겨울이 닿을 듯
외투를 입고
테이블에 잠시 앉아 몸을 돌린다
나는 A와 B와 C들이 무심코 지나가는 곳으로
허공을 쥐고 똑같은 포즈로 투명 해진다
그들과
동전이 사라진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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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추위 단상 / 임재화
먼 산자락 저만치서 불어와
치켜세운 옷깃을 열어젖히고
귓가에 쌩하고 스치는 찬바람
얼굴마저도 스쳐 지날 때
날 선 면도날같이 날카롭다.
코끝으로 다가오는
싸늘한 향기는 너무나 맵고
꽁꽁 언 손을 녹이려고 맞잡고
호호 불면서 두 손을 비벼 녹인다.
온종일 성난 북풍은
사정없이 숲에서 불어오고
모든 것 아낌없이 내놓은
겨울 나뭇가지 위에 걸려있는
잿빛 구름도 몹시 차갑다.
=================
+ 너무 추워요 / 윤향근
어두운 새벽길
살을 에이는 추위
발밑 바닥은 꽁꽁 얼어
흔들흔들 걸음을 춤추게 해
두 손 입김에 풀릴까
연신 호호를 외쳐
잠시 달콤한 따스함이 녹아들어
전해오는 입가에 미소는 잠깐
이내 손끝에 전해오는
찬 바람에 아픔
두 손은 어느새
주머니 속 깊숙이
체온으로 감싸 안는다
-------------------------------
+ 이 추운 날에 / 정란희
정처 없이 걷고만 있다
그냥 아무런 생각 없이 걷고 있다
전화벨 소리에 가슴속 담이 무너져 내린다
가지 않으련다. 이 끊을 수 없는 윤회의 길을
또다시 발을 들여놓을 수 없도록
벽돌을 주워서 담을 쌓아 올린다
살가죽 에이는 이 추운 날에도
그대 목소리에 봄날이 찾아왔다
수십 년간 기다려왔던 그 사람이었다
그러나 이미 너무도 늦어있었다
흩어진 담을 또다시 쌓아 올렸다
난 이미 연꽃 세상에 발을 들여다 놓았으니
억겁의 사랑을 끊으리라
억 급을 기다린 그대
누수가 큰 바위에 구멍이 내고
바늘방석 위를 걷는 고통을 견디며
이생까지 천년을 기다렸다오
당신을 보는 순간 가슴이 아팠소
첫눈에 알아봤으니까
저 멀리서 다가가지도 못한 채
오늘도 먼발치에서 눈물만 흘리네
그대의 모습만 봐도 행복했지만
이생도 다가갈 수 없는 그대
아직도 천년의 아픔을 이겨내고
그대를 잊고 윤회를 끊으리라
-----------------------------
+ 한파주의보 / 김영근
추위가 엄습하는 것은
따스한 것에 대한 그리움을 가지라는 자연의 선물이다
날씨보다 더 추운 것은
세상의 추위이고, 인정의 추위이고,
사랑의 추위이기에
우리들은 기온이 떨어진 만큼
세상의 날씨가 올라가고,
인정의 날씨가 올라가고,
사랑의 날씨가 올라가길 고대한다
겨울의 밤을 밝히는 숱한 불빛과,
마음들이 냉기를 제거하고
따스한 봄을 가져오리라는 기대 속에서
오늘의 한파주의보는
내일의 봄을 불러오는 사랑과 희망의 예보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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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독한 추위 / 정찬열
외롭게 흔들어대며
앙상한 가지의 처량함이
근래에 보기 드문 폭설에
탁류의 세월은 옛날로 돌려져
잠시 하얀 절기로 지평 되었다
시대를 주름잡는
밀레니얼 세대들 이어!
그들은 화폭에 담긴
한 폭에 추위를 알고 있을까?
지구가 달구어져
봄이 오는 길섶 애달프다
온난화의 근간이 신축년에 들어와
반백 년 만에 찾아든 혹한의 추위
입춘이 지난 후에
세계적인 온난화에 떠밀린 눈보라
북극을 상상하는 전국에 한낮 기온
한순간 한파는 추억으로 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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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몹시도 추운 날 / 조서연
그대 보낸 날
날은 추운데 그 자리에
한참을 비석처럼 서 있었다
지나가는 바람이 옷깃을
세워주며 그만 가야지
등을 떠밀어 한데
서 있었다는 걸 그제야 알았다
또다시 혼자 차갑게 언
현관문을 여는 게 그런 날은
귀찮고 몹시도 짜증스러웠다
사는 것은 늘
떠나보내는 것이기에
냉정하게 독해져야만 하는 것인데
가끔은 너무 추워 죽을 것만 같다
그런 날은 하릴없이
긴 속눈썹을 한 올씩 뜯어
촛불에 태운다
그럼 눈물이 촛농처럼 흘러
붉은 강물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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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서운 추위가 / 권승주
하늘과 땅이
꽁꽁 얼어
조용하네요
생명의 소리
하늘에서는 영광이
땅에는 기쁨이
모두
어디 갔나요
나
그대
찾아 떠나요
어서 만나고 싶다고
기도해요
그대의
발자국 소리에
깨어나
길에는 꽃을 뿌리고
숲속에는
자연의 오케스트라 공연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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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추위와 사랑 / 박태강
겨울 추위에
하늘땅이 얼고
삶이 얼어도
유독 얼지 않는 것은
사랑
이어라
고드름 따다
각시방 방안에
걸어 두어도
사랑은
사랑은
더더욱 자라
핑크빛 사랑
고드름으로
더욱 영글어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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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위와 외로움 / 최홍윤
고드름이
주렁주렁 달린 외딴 집은
집이 외로워서,
창문을 꼭 잡고 있던 문틀이
헤프게 입을 벌려 헐거워서,
황소바람이 방구석, 구석을 헤집다가
노파(老婆)의 가슴에는 불어 주지 않았다.
바람의 세월을 이겨내다
또 한 번의 바람을 맞았으나
외풍은 오래된 먼지만 건드려놓고
황소 구멍으로 행하니 달아났다
뼈가 시리고
가슴 시린 지독한 고독에 장작불을 지피고
내 연한 입김을 불어넣어 보지만
외로움에,
사시 나뭇잎 떨듯 떠는 가슴을
데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내 입김으로 쓰는 詩다
외로움은
이 나라의 외딴 마을의 현주소다.
정작, 들녘에 나가보니
굽이굽이 칼바람은
강 언덕에 휘휘 돌고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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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겨울 강추위 / 우종국
한 겨울 강추위에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칼바람 눈보라 거느린
동장군의 위풍당당한 기세에
산과 들은 벌벌 떨며
숨을 죽이고
흐르던 강물도 추위를 못 이겨
얼음이불 덮었다
그러나 이 강추위도
산다는 것의 한 부분
추위야 오너라
눈보라야 몰아쳐라
그대들 기세등등 할수록
오는 봄 더욱 따뜻하고
더욱 찬란할지니
꽃향기에 취해 꽃길 노니는
그날 올 때까지
내 마음의 군불 활활 지피며
한겨울 기꺼이 보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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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맑고 추운 날 / 박정대
이제는 쓰지 않는 오래된 옹기 위에
옥잠화가 심어진 토분을 올려놓아 보네
맑은 가을 하늘 어딘가에
투명한 여섯 줄의 현이 있을 것만 같은 오후
생각해 보면, 나를 스쳐간 사랑은 모두
너무나 짧은 것들이어서
옹골찬 옹기 같은 내 사랑은
왜 나에게 와서 머물지 않았던 것인가
안타까워지는 이 오후에
햇살과 바람이 연주하는
내 기타 소리는 너무나 낡고 초라하지만
나는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슬리퍼를 직직 끌며
온몸으로 그대에게로 가네
이제는 떠나지 못하게
오래된 옹기 위에 묵직한 토분을 올려놓으며
정성스레 물을 주고 있네
그대는 옹기, 나는 토분
이렇게 우리 옹기종기 모여
추운 한 시절 견디며
킬킬대고 있네
햇살 두툼한 오후를 껴입고 나와 앉아
옹기 위에 토분을 올려놓으며, 근사하다고
우리의 삶도 이만큼 근사해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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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날부터 추위가 / 조영환
그 대를 내 곁으로
새롭게 안아주는 기쁨이 넘 좋아
산뜻하게 문을 열었지만
살살 떨리고 있다
말 가진 하늘에서
내려오는 햇살이 보드랍게 보여도
그렇지 않은 모양인가
움추리는 12월
힘겹게
빨간 불을 지피는 오래된 난로
아무리 용을 써봐도
그 열기는
한 걸음도 달려 나가지 못한 채
제자리 맴돌고 있네
11월이 마음 비워 넘긴
마지막 선물
빗물을 흝어리는 그 곡절
달래지 못함이 너무 섭섭했던 걸까
첫날이
넘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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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운 것들과 함께 / 이기철
지고 가기엔 벅찬 것이 삶일지라도
내려놓을 수 없는 것이 또한 삶이다
천인절벽 끝에서 문득 뒤돌아보는 망아지처럼
건너온 세월, 그 물살들 헤어본다 한들
누가 제 버린 발자국, 쓰린 수저의 날들을
다 기억할 수 있는가
독충이 빨아먹어도 아직 수액은 남아 나무는 푸르다
누구의 생이든 생은 그런 것이다
세월이 할 수 있는 일은
노오란 새의 부리를 검게 만드는 일뿐
상처가 없으면 언제 삶이 화끈거리리
지나와 보면 우리가 그토록 힐난하던 시대도
수레바퀴 같은 사회도 마침내 사랑하게 된다
계절을 이긴 나무들에게
너도 아프냐고 물으면
지는 잎이 파문으로 대답한다
너무 오래 내려다보아 등이 굽은 저녁이
지붕 위에 내려와 있다
여기저기 켜지는 불빛
세상의 온돌들이 더워지기 시작한다
언젠가는 그 안에서 생을 마감할 사람들도
오늘 늦가을 지붕을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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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운 겨울이 보인다 / 오정방
바람을 살짝 만나보니
겨울이 가까웠음을 알겠다
계절의 전령은 바람
바람의 속삭임 들어보니
겨울은 이미 저 산능을 넘어
들판을 지나고 강을 건너서
동구밖에 이르렀다며
단단히 겨울 채비를 하란다
무더웠던 여름을 보낸 만큼
겨울 추위가 드샐 것이라니
마음 모질게 먹어야겠다
아니 어째 벌써 목이 좀 깔깔한 게
이놈의 감기가 내 속셈을 미리 알고
지름길로 찾아온 모양이다
오늘 저녁엔 콩나물국을 끓여
고춧가루를 듬뿍 풀어서
애 감기가 혼쭐이 나서 달아나게
땀깨나 흘리며 먹을 수 있도록
아내에게 특별 주문을 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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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운 얼굴로 웃으며 / 황인숙
차가운 안개비 속에서 팽팽히
꽃들은 시들지도 못했다.
노랑과 빨강, 분홍 튤립들
보랏빛 히야신스
은방울꽃들의 하양.
사람들은 그 사이를
추운 얼굴로 웃으며 거닐었다.
이따금씩 해의 행방을 찾아
회색 하늘 속을 기웃거리며.
빗방울이 굵어졌다.
꽃향기가 방울져 흩어졌다.
어떤 이들은 우산을 펴 쓰고
우리는 지붕 밑을 향해 뛰었다.
손등으로 얼굴을 쓸어 닦으며
너는 맥주를 마셨다.
합석한 노인들은 달콤해 보이는 빵과 함께
김이 오르는 커피를 마셨다.
창밖에는 꽃들이
추운 얼굴로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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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위 속에 봄은 온다 / 노정혜
높은 기세 내려놓고
벗은 몸 투정 없어
네 모습 위대하다
설한 한풍에도 산을 지킨다
나무는 꿈을 꾼다. 행복을
오늘 밤 하얀 옷을 입고 싶다
매서운 추위 속에 보리가 웃는다
오늘 밤에는
하얀 이불을 덮으려나
맹 추위 속에
봄은 한 발 한 발 다가온다
차디찬 겨울이 봄을 제작 중
추위 속에 봄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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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파는 봄을 당긴다 / 노정혜
눈이 온다
풍년이 오려나
눈이 소복이 내린다
햇님이 오면 생명수가 된다
땅 밑에 생명들은
아이 차가워 하면서도
생명수로 봄을 준비한다
머리에는 무거운 짐이고
아름다운 봄 동산의 꿈에 행복을 논한다
강 추위가 지나간 자리에
봄 발자국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희망을 노래하자
한파는 봄을 당기는 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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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운 계절에 만난 그대 / 정란희
평생을 기다렸던 사람인데
찬바람 속에 흐르던 눈물은
강이 되어 무심히도 흘러가고
봄에 피던 벚꽃이 찾아왔건만
가슴속은 아직 한겨울처럼 얼어붙었다
기다렸던 사람이 나타났는데도
여전히 무심한 척 모르는 척하려니
가슴 한구석은 컴컴한 한구석에
기차 타고 떠나던 날에
오늘도 떠난다
늘 가던 길이 아닌 다른 세상으로
가끔은 어디론가 정처 없이 떠나고 싶다
갈대가 아우성치는 그곳으로
엊저녁 귓전에 들리는 그대 목소리
아직도 머릿속을 헤집고 다닌다
아니라고 수십 번 곱씹는데
그 맛이 어쩐지 새콤달콤하다
행복인가 또 다른 고난인가
어렴풋한 안갯속 그대 모습이
자꾸만 잠결 따라 흐려져 간다
그 순간은 한 줌의 추억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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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위 속을 들여다보다 / 이규리
천인국을 친친 감고 올랐던 댕댕이 덩굴
어떤 가문이 이웃해 와서
서로 껴안은 채 바싹 말라 있다
밀어내고 감겨들던 것들이
누가 누군지 모르게 한 몸이 되어 있다
시누이와 올케가 서로 샐쭉하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같은 편이 되어주듯
미워하면서 한 몸이 되는 일
대궁 속을 다 비워내고서야 허락하고 있다
굳이 서로의 이름을 알려 하지 않는 최후는
고요하다
발끝으로 툭 차니 동시에 힘을 푼다
한 인연이 살다가 저렇게 가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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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한 추위도 때가 되면 / 오애숙
혹한 동지섣달
살갗 핥퀴던 추위와
개가 부르며 서슬 퍼렇던
동장군 머지않아 줄행랑쳐
산 너머로 가겠지
고운 하늬 바람결
낭군님 꽃가마 대령해
춘삼월 꽃물결 속에 오시라
풋풋함의 연가 부르며
편지 쓰고 싶어라
이제 머지않아서
사윈 가지마다 푸른 옷
갈아입고 희망 꽃 피어나면
강남 갔던 제비도 제 집이
그리워 돌아 오리
삭풍에 움츠린 맘
빗장 열고 새봄 맞으려
쪽빛 청아함의 너울 쓰고파
오색 무지개 언덕 위에서
당당하게 맞서리
_________ * 55
추위 / 이길옥
추위 / 조영환
한파 / 기영석
한파 / 박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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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 백원기
한파 / 손병흥
한파 / 신원감
한파 / 유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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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 유화
한파 2 / 유화
한파 / 이동원
한파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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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 장광규
한파 / 정민기
혹한 / 황학주
강추위 / 권오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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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추위 / 권오범
강추위 / 박인걸
강추위 / 최남균
동장군 / 류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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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추워 / 노정혜
첫 추위 / 김인갑
추운 날 / 이원문
추운 날 /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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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산 / 신대철
강릉 추위 / 민경대
구정 추위 / 김영제
대한 추위 / 박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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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밑 한파 / 정민기
수능 추위 / 박희홍
입춘 추위 / 권오범
입춘 추위 / 오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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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 추위 / 이학주
한파 극복 / 오보영
한파 주의 / 최서진
강추위 단상 / 임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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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추워요 / 윤향근
이 추운 날에 / 정란희
한파주의보 / 김영근
혹독한 추위 / 정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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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시도 추운 날 / 조서연
무서운 추위가 / 권승주
첫 추위와 사랑 / 박태강
추위와 외로움 / 최홍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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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겨울 강추위 / 우종국
어느 맑고 추운 날 / 박정대
첫날부터 추위가 / 조영환
추운 것들과 함께 / 이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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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이 보인다 / 오정방
추운 얼굴로 웃으며 / 황인숙
추위 속에 봄은 온다 / 노정혜
한파는 봄을 당긴다 / 노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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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계절에 만난 그대 / 정란희
추위 속을 들여다보다 / 이규리
혹한 추위도 때가 되면 / 오애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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