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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당/봄

4월 시 모음 3

+ 4월 / 박종숙

숨죽인 빈 공간을 차고
새가 난다
물오른 나무들의 귀가
쏟아지는 빛 속으로
솟아오르고
목숨의 눈부신 4월은
유채꽃향기로 가득하다.
아름다워라
침묵만큼이나
안으로 충동질하며
온 피 걸려
생명의 진액으로 타는
4월의 하늘이여.
다만 살아있음이
눈물겨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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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는 / 이명희

4월의 하늘은 친절하고 햇살은 상냥합니다

담장에 기대인 목련의 성근 가지에도 하얀 꽃이 피고

아득히 멀게만 느껴졌던 그리운 소식들이

한꺼번에 들려올 것 같습니다 

 

쌀쌀한 마음을 거두고 포근한 무릎을 내민

그대의 살 내음에 취하고 싶은 날

내 맘의 위안이고 희망인 그대를 만나기 위해

땅을 일궈야 하겠습니다

 

잡초를 뽑아내고 꽃씨를 뿌려

꽃을 피워야 하겠습니다

인연으로 시작하는 사람들과

다시는 끝날 것 같지 않은 설렘으로

사랑을 나눌 수 있는

희망의 밭을 기름지게 일궈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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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햇살 / 김태인 

어머니, 어머니여 
자애로운 어머니여 
가지마다 새싹 돋게 하였듯 

콘크리트 벽에 갇혀 
핏기 잃은 가여운 생명에게도 
당신의 젖꼭지 물려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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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봄 / 곽기용

오롯이 봄날 곁에 머문다는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몸살 앓듯 꽃불 지피고
마냥 설레이는
가쁜 웃음 터트린다

​가끔은 아지랑이 쫒는
내 마음이 너무 커서
한숨짓고 미워하며 아플지라도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연실
아지랑이 실을 뽑아 엮는다
잠 못 드는 밤을
오롯이

​미움도 사랑하고 픈
설레임 한 가지 이유만으로
쉼 없이 아낌없이 나누고 꿰맨다
나! 오롯이 4월을 맞아
미소가 아름다운 흔적을
남기고 픈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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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과 5월 / 박정만

4월과 5월 사이, 사랑아
봄빛보다 찬란하게 사라져 간 너를 그린다
그린 듯이 그린 듯이
너는 라일락 꽃잎 속에 숨어서
라일락 꽃잎 같은 얼굴로 웃고 있지만

4월과 5월 사이, 사랑아
너는 나를 그리며 더 큰 웃음을 웃고 있지만
네가 던진 함성도 돌멩이도 꿈 밖에 지고
모호한 안개, 모호한 슬픔 속으로
저 첫새벽의 단꿈도 사라지는 것을

사라지는 것은 언제나 사라진다
4월과 5월 사이, 사랑아
세월의 앙금처럼 가라앉아
그것이 거대한 나무의 뿌리가 되고
그 뿌리 속에 묻어 둔 불씨가 되는 너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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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꽃바람 / 성배군 

할미꽃, 분꽃, 골담초, 진달래
홍도화, 매화, 라일락, 박태기
저 많은 꽃을
못 본 체하면 조폭이다

나비가 되든지
벌이 되든지
바람이 되어서라도 흔들어 놓아야지
저 가득한 색기를 어떡하나

개처럼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고
취객처럼 비틀거리며 색깔을 먹고,
토해내어
빨강, 하양, 노랑 화원을 만들고

한 일주일
셋 서빙인 척하고 저 화원에 들려
목련, 유채꽃, 배꽃, 조팝나무 꽃에 안겨
실컷 바람이라도 피워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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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의 기도 / 임영준

부디 단 하루를 살더라도
버림받고 핍박받는 이들을
잊지 않게 하여 주소서

​삶의 초점을 흐리게 하는
탐욕과 술수에 철퇴를 가해
더는 썩지 않게 하소서

​쓸쓸하고 나약한 풀꽃들도
종종 그지없는 사랑의 볕뉘를
누리며 안주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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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노래 / 고지영

온갖 향기 퍼지는 4월
늘어진 벚꽃 가지에 탐스러운 꽃송이가
뭉텅이 뭉텅이 터질 듯 피어있고

눈발 날 리 듯 벚꽃잎 날리니
떨어지는 꽃잎 쫓아 받아먹던
유년 시절이 그립습니다

하얗게 분칠 한 싸리꽃 향기에
내 마음 사로잡혀 한 마리 나비 되어
유혹하는 꽃길 따라 날아간다

어느 곳 하나 초록 물결 넘친 곳 없는
이 강산에 울긋불긋 활짝 핀 꽃들이여
참으로 너를 사랑하노라

그래 우리 함께 노래 부르자
자연의 풍요가 꽉 차오른
아름다운 4월의 노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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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봄날 / 염인덕

하늘이 울면
꽃도 울고 있다는 것을
그대는 아시나요

꽃잎 아프면 꽃을 품고 있는
흙도 아프다는 것을
그대는 아시나요

꽃이 웃으면
하늘도 웃고 있다는 것을
그대는 아시나요

꽃잎이 활짝 웃는 날에는
꽃을 품고 있는 흙도
향기에 취해 있다는 것을
그대는 아시나요

솔솔 부는 바람에
봄바람에 고운 향기
그대에게 보내 드리리

하늘이 울면 임도 울고
하늘이 웃으면 함께 웃는 봄날

그대의 눈 속에 내가 있고
내 웃음 속에 그대가 있음을
그대는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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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악마 / 임석순 

강한 바람 폭풍으로
작은 전기불꽃 틔우니

파도처럼 밀려오는
온통 붉은 불바다
불 도깨비 날아 날아서

뜬눈으로 밤 지새우고
갈 곳을 잃어

다 타버리고 잿더미로
몸뚱이만 간신히
내 혼을 여기에 묻었는데

긴 하루
혼란에 휩싸이고
눈물에 한숨만 나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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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이 오면 / 곽종철

연초록으로 단장한 앞산은
연분홍 옷으로 갈아입고
내 잠든 추억을 깨우려는데
벌 나비도 날개를 펴고
꽃을 찾아 헤매는데
4월이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벚나무는 꽃잎을 휘날리면서
여인의 계절을 알리고
개나리 노란 꽃잎으로
은근한 향기 보내주니
모두가 웃음으로 맞이하는
기분 좋은 날들인데도.

꽃잎 떨어지니 잎 피어나는
계절의 윤회(輪廻) 앞에서
슬픔만 안겨주고 떠나버린
임이 행여나 돌아올까
잠시라도 더 머물고 가라며
붙잡아 놓고 싶은 날이기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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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환희 / 이해인

깊은 동굴 속에 엎디어 있던
내 무의식의 기도가
해와 바람에 씻겨
얼굴을 드는 4월
  
산기슭마다 쏟아 놓은
진달래꽃
웃음소리
설레이는 가슴은
바다로 뛴다
  
나를 위해
목숨을 버린 사랑을 향해
바위 끝에 부서지는
그리움의 파도
  
못자국 선연한
당신의 손을 볼 제
남루했던 내 믿음은
새 옷을 갈아입고
  
이웃을 불러 모아
일제히 춤을 추는
풀잎들의 무도회
  
나는
어디서나 당신을 본다
우주를 환희로 이은
아름다운 상흔을
눈 비비며 들여다본다
  
하찮은 일로 몸살 하며
늪으로 침몰했던
초조한 기다림이
  
이제는 행복한
별이 되어
승천한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부활하신 당신 앞에
숙명처럼 돌아와
진달래 꽃빛 짙은
사랑을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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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 되면 / 김정희

4월이 되면
4월이 되면

나는 들길에 꽃나무 심겠네

꽃피어 향기 날리면
노란 가방 멘 아이
뛰어다니고

숲 우거지고
새들이 노래 하는 날

내 안의 그대 불러
작은 나무 의자 앉아
커피 마시면서

사랑한다고 고백도 할 텐데

4월이 되면
내 4월이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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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이 오다 / 구분옥

못내 이별이 아쉬워
훌쩍훌쩍거리던 3월
언제 갔는지
흔적없이 사라졌다

어두운 밤 밀치고
떠나간 그 빈자리에
사랑의 입맞춤으로
유혹하는 4월

흔들리는 여심
서둘러 봄 내음 상큼한
아침 밥상 준비한다

뚝배기 속에 봄이
보글보글 지글지글
달래 냉이 막춤을 춘다

덩달아 춤을 추는 4월
어느새 입가에는
꽃이 활짝 피었다

영원히
지지 않은 그대라는
향기 나는 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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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진해만 / 정일근 

바다는 푸른 접시에 담겨
신의 아침 식탁에 놓여 있다
신은 아페리티프를 주문해 놓고
노래하듯 시를 읽거나
슈트라우스의 왈츠를 듣는다
세일러복을 입은 갈매기들이
거수경례를 하며 지나간다
향커피 한 잔이 뜨거워지는 사이
바다의 표정은 세룰리 언 블루에서
색스블루로 변해 가고
사월 바람에 꽃잎 몇 장 날아와
접시 속의 가벼운 섬으로 앉는다
후, 하고 꽃잎들을 불어본다
자욱한 꽃향기 바다를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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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아침바다 / 김덕성

어두움을 뚫고 오른 태양
붉게 타는 듯 늠름한 얼굴 드러내며
신비를 연출하는 수평선

어두움이 사라지고
요란하던 바다 울음소리 잠재우며
화산 같은 열기로
열리는 아침

너무 찬란하고 깨끗한
햇살에 젖으며
새로운 신비를 맛보는 자연의 조화
경건한 자세 취한다

오색 물결 속에
수없이 씻어내는 파도
내 영혼마저 은빛 물결에 씻은 나
갓 태어난 맛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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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친구에게 / 김경철

서늘한 봄인가 싶더니
어느새
더운 여름이 온 듯
바람마저 뜨겁다

아직 4월인데
벌써
봄은 가고
여름이 왔나

겨울이 떠난 지
얼마나 되었을까
보름 한 달
짧아진 봄이
떠날 시간을 재는
4월 친구에게
푸념을 늘어놓는다

추운 겨울도
더운 여름도 싫으니까
제발
봄바람이 불어오면

겨울은 얼른 가고
여름은 천천히 왔으면
하는 바람을 해보지만
말도 안 듣는 계절이
괜히 미움을 받는다

위로의 뜻인가
보슬보슬 내리는
봄비가
대지를 적셔주려고
하늘에서
한없이 내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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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회색 종점 / 이향지 

수수비를 타고 온다, 비
기다리지 않을 때 오는
비 같은 여자
뱃고동도 울지 않는
새벽 거리
방금 열차에서 내린 신부
머리칼을 쓸어 올리며 시계탑을 본다
배와 차를 갈아타는 사이에
스무 시간이 갔군, 철길
밤새도록 평행선을 달려왔는데
시계의 얼굴은 둥글다
회색 안개 속에서 까만 테를 두르고
피어라, 피어라, 제 몸을 두드리는 수수꽃다리꽃
안녕! 나는 다도해에서 왔어, 저기 저
택시를 잡으러 뛰어가는 남자는 내 신랑
회색 비둘기가 날아간다
회색 차가 굴러온다
회색 문이 열린다
안녕! 여기는 회색 종점
안녕! 난 회색 종점에서 출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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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의 숨결속에 / 오애숙

봄이 올 듯 말 듯
가녀린 실바람 사이사이
삼월의 장막 거둔 사월 초하루
싱그럼 피어나 살랑이는
살폿한 이아침

​싸리문가 노란 개나리
거룩한 희망의 속삭임으로
빰빠라 빰빠 기상나팔 불며
일어나거라 동창이 밝았다
봄의 소리로 깨울 때

​요한 슈트라우스의
봄의 소리 오케스트라연주
경쾌한 하모니 봄처녀 가슴에
사월의 숨결이 왈츠의 물결로
스미어 휘파람 부는 사월

어디선가 봄의 소리
연분홍 꽃잎 흩날리는 물결
첫사랑의 숨결 속에 일렁이고 있어
그 옛날 추억들 아련한 숨결로
그리움 물결치는 4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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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 지나가는 길목 / 김용수

4월이 지나가는 새벽길에 비가 내리면
모래알처럼 흩어졌던 그리움이 사방에서 돌아온다.
훈풍이 불어오면 자연으로 돌아가야 할 산벚 꽃잎은
젖은 콘크리트 바닥에 아무런 이유도 모른 채 바싹 붙어 있다가
도심에 쌓인 묵은 때와 함께 맨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벌써 여름이 무릎까지 와 있을까?
벚나무는 작년 이맘때처럼 아무 일 없다는 듯
화관보다 더 큰 잎사귀를 밤새 만들어
남아있는 꽃잎을 덮어버린다.
잠시 후 비가 멎고
아침 햇살이 동녘에 올라오면 또 까닭 없이 멀어져 갈 그리움은
그림 속의 풍경처럼 더욱 가깝게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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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면 바람나고 싶다 / 정해종 

우수 경칩 다 지나고
거리엔 꽃을 든 여인들 분주하고
살아 있는 것들 모두 살아 있으니
말 좀 걸어 달라고 종알대고
마음속으론 황사바람만 몰려오는데
4월이면 바람나고 싶다
바람이 나도 단단히 나서
마침내 바람이 되고 싶다
바람이 되어도 거센 바람이 되어서
모래와 먼지들을 데리고 멀리 가서
내가 알지 못하는 어느 나라
어느 하늘 한쪽을
자욱이 물들이고 싶다
일렁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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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월 / 김현승  

플라타너스의 순들도 아직 어린 염소의 뿔처럼
돋아나지는 않았다.
그러나 도시는 그들 첨탑 안에 든 예언의 종을 울려
지금 파종의 시간을 아뢰어 준다.

깊은 상처에 잠겼던 골짜기들도
이제 그 낡고 허연 붕대를 풀어 버린 지 오래이다.

​시간은 다시 황금의 빛을 얻고,
의혹의 안개는 한동안 우리들의 불안한 거리에서
자취를 감출 것이다.

검은 연돌(煙突)들은 떼어다 망각의 창고 속에
넣어 버리고,
유순한 남풍을 불러다 밤새도록
어린 수선(水仙)들의 쳐든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개구리의 숨통도 지금쯤은 어느 땅 밑에서 불룩거릴 게다.

​추억도 절반, 희망도 절반이어
사월은 언제나 어설프지만,
먼 북녘에까지 해동(解凍)의 기적이 울리이면
또다시 우리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이 달은 어딘가 미신(迷信)의 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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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월 / 임미숙

모든 사물이
사랑하는 연인들처럼
설레이고 울렁이는 달

붉은 동백이 뚝 떨어지는 아픔도
연분홍 벚꽃이 흩날리는 그리움도
노오란 개나리의 간절한 소망도
사월이라 느낄 수 있는 달

긴 겨울 보내고
따스한 봄볕에
종종거리는
병아리 떼처럼

새 생명
새 희망
새 출발을
다시금 할 수 있는 사월이 있어 좋다

중년에도 꽃을 보며
가슴 뛰고 울렁이는
내가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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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 비 / 이제하

보소, 보이소로 오시는 사월 가랑비
헤어진 여자 같은 사월 가랑비
잔치도 끝나고 술도 깨고 피도 삭고 꿈도 걷히고
주머니마저 텅텅 빈 이른 새벽에
가신 이들 보이는 건널목 저편
사랑한다, 한다 횡설수설하면서
어디까지 따라오는 사월 가랑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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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4월 / 정옥령

하늘이 껌껌해지기 시작했다
뭐가 오려나?
새순 가득한 가지들 사이로 하얀 눈꽃
흩뿌려진다
조상님 노하셨나? 창조주님 노하셨나?

꽃잎 나부끼는 이 4월에 눈이라니
허허허 세상이 어찌 된 건지
어찌 되려고 이러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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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월 끝날 / 임재화 

사택의 창 너머 동산 위에서
수줍게 빛나는 달빛이 고운
사월의 마지막 날 깊은 밤에

정신없이 숨 가쁘게 달려왔는데
여러모로 부족하기만 하였던
지난 삶의 나날을 되돌아봅니다.

그동안 잘했든 잘못했든
삶의 질곡과 흔적을 반추하면서
심기일전 마음을 추슬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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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월에게 / 전은행

이제
시를 쓰다오
바람의 말로
꽃의 말로

헛헛하고 쓸쓸하여
딱딱하게 굳은 내 심장을
다시 뛰게 해 다오

붉은 입술의 말로
팔딱이는 심장의 말로
부드러운 백색의 말로
시를 쓰다오

너무
사용하여
헐거워진 마음은
너의 말로
바짝 끌어당기고
침잠하고 어두운 마음은
훌렁 뒤집어 다오

오직
너의 말로 가득 차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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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에는 / 김종덕

사월에는
모든 생명이 일어날 수 있게 봄비가 오게 하여 주시옵소서
마음속에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가 피게 하여 주시옵소서
황량한 마음속의 밭을 갈아 고운 새싹이 나게 하여 주시옵소서
오는 비가 창가를 노크하여 잠자고 있는 눈을 뜨게 하여 주시옵소서
진한 초록색의 들판에 자유와 생명이 함께 할 수 있도록 해 주시옵소서
그다지 크지 않는 소리로 불러도 서로에게 닿을 수 있는 귀와 마음을 열게 하여 주시옵소서
바다를 잠잠케 하시어 끓어오르는 분노를 삭일 수 있게 해 주시옵소서
번데기에서 갓 깨어난 노오란 나비들이 날개를 말릴 수 있게 따스한 햇빛을 주시옵소서
밤에는 별에 사는 외로운 넋들을 볼 수 있게 구름을 거두어 주시옵소서
그리워 목이 터져라 불러보는 그리운 이들을 서로 만나게 해 주시옵소서
서로서로 손을 맞잡고 따스한 마음을 나눌 수 있게 한량없는 정을 뿌려 주시옵소서
못다 한 이야기들을 새길 수 있도록 차가운 가슴을 갖게 하여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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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월의 꽃 / 김경숙

전국은 비상사태다

봄바람에 꽃들이
참았던 웃음 보내느라
하루해가 짧다고
노을 붙잡더니,

그것도 모자라서
밤이면 달빛 끌어안더니,
밤낮 가리지 않고
함박웃음 터뜨려 유혹하더니,

향기에 취한 사월
흔들리며 걸어간다
꽃바람 따라 어디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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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의 봄 / 고옥선 

소담한 봄꽃이 헛헛한 마음에
소나기 쏟아붓는다
후두득 피우고 후두득
떨어지고 말 일

꽃은 활짝 피우며 설렘을 주다가
후두득 바람이 이끄는 대로
지고 만다
마음이 외로워지는 이유다

​봄은 나무에게 마술을 걸었다
푸른 숲이 되라고
소나기가 지나간 자리처럼
푸르게 올라온다

초록으로 물들이며
허해진 봄 여인이 되지 말라고
녹색 위에 사월이 출렁거린다
희망의 봄 봄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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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월의 나무 / 윤꽃님

그대의 심장
소리를 듣는다
시냇물의 흐름이
조약돌의 막음을
넘을 때 내는
달콤한 신음 소리 같은!
물고기처럼 퍼덕 솟아올라
흐름을 계속하고
또 퍼덕 솟아올라
흐름을 계속하는,
영원을 향해 뛰어가는!
소라 고동 같은 내 귀의
시내를 규칙적으로 흘러
내 심장을, 몸을, 마음을
구석구석 평온함으로 물들이며
두근두근 물살을 뻗어 나가는!
오늘도 부족함 없이
생생하게 발화되는
연둣빛 언어, liebe dich!!!
하루, 하루
그대는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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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의 노래 / 조순자

오오, 꽃피고 새들 노래하는
만삭 된 사월의 태양이 찬란하다

찬란한 태양은 온 대지를 축복하고
자연은 연록 빛 푸름으로 맑게 빛난다

나뭇가지마다 어린 나뭇잎 반짝이고
꽃 입술마다 생긋 방긋 웃음 짓는다

오오. 삼라만상 푸르른 사월은
잉태한 오월을 출산하는 희망의 달
라일락 향기 나는 숲 속으로 출산하러 간다

오오, 나는 축복된 사월의 뜨락에서
희망찬 오월을 꿈꾸며 향긋한 보랏빛을
꿈꾸며 고요히 임 향해 세레나데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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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의 엽서 / 이철우

사월의
눈보라에 한통 보냈고
흩날리는
벚꽃에 한통 보냈고
살랑살랑
정겨운 봄바람에게도
한통 보냈습니다.

그리움의 안부
사랑의 안부
인생의
곱고 맑음 마음 넣은 엽서
하나 보냈습니다

꽃길 걸으며
아름다운 마음 느껴보라고
인생길 걸으며
비우고, 내려놓는 마음 되어보라고
사월이 심술부려도
꽃비 흩날려도
하루하루 아름다운
삶이 되시라고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매일매일 사랑합니다
같은 말 일지라도
보내고
또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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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의 찬가 / 김덕성 

긴 인고의 나날을 보내고
움츠렸던 산야에 훈풍이 불어와
따사로운 생명을 불어넣으며
긴 잠에서 깨어나 봄이 열린다

샘물이 솟듯 생명력이 솟는 사월
꿈꾸던 꿈의 봄을 순산한다
빛과 색깔의 향연이 벌어지며
이 땅에 봄의 뿌리를 내렸다

오랜 기다림은 아닐지라도
성급하게 피어놓는 고운 꽃잎들
앞을 다투어 풍기는 꽃향내
꾸며진 봄의 화려한 솜씨를 보라

꽃바람 불어오는 봄의 숨결
그림 같이 창조된 사월의 봄
창조주의 위대한 그 솜씨를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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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의 향기 / 홍대복

싱그러운 봄 내음 스며드는 초록 향
아나 한 꽃잎 내게 오라는 봄의 손짓
이슬 맺힌 이파리 찬란한 언저리에
햇살마저 부끄러워 분홍빛 홍안이라

마음껏 여유로운 사월의 푸른 희망
진달래 동산에 꽃잎 띄운 차 향처럼
연둣빛 풀꽃 사랑 청초한 꽃잎 향기
보석보다 더 귀한 사월의 향기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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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사월에 / 도지현

피 끓는 청춘의 가슴에서
푸른 선혈이 콸콸 쏟아진다
더 높은 이상과 조국을 위해
한목숨 밑거름으로 바쳤다

피워보지 못한 송이송이 꽃
낙화가 되어 땅에 굴러도
그 빛을 자양분으로 삼아
풍요로운 토양을 만들었지

새로운 이념을 새워
한 나라의 주춧돌이 되었고
그들의 선혈로 물들인 거리가
자유의 물결로 노도가 되었다

슬퍼도 결코 슬프지만은 않은
거룩한 영혼을 받들어
조국을 반석 위에 올려놓자
이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나라로

*4.19 혁명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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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의 아이 / 권순자


아이야
그 먼 나라에서 조개를 줍고 있니
지금 봄이 한창인데
거기에도 벚꽃이 활짝 피었니

진달래 꽃망울보다 더 붉고 아름답던 아이야
버들가지보다 싱그럽던 아이야
영영 멀어진 건 아니지?

고래와 솟구치고 잠수하고 있을 아이야
검푸른 바다를 운동장처럼 뛰고 다닐 아이야
영원히 웃고 웃을 아이야
물고기 꼬리지느러미 잡고 헤엄치고 있니

네 따뜻한 가슴이 날마다 퍼 올리는
햇살을 받아 마시고
뜨거운 열망이 세상을 환하게 펼치는구나

네가 파도소리로 날마다 소곤대는 소리를 듣는다
핏방울이 돌고 돌며 너를 기억하며 네 목소리를 듣는다
네가 지나간 자리에 내가 서서 네 목소리를 듣는다

검은 구름이 몰려오더라도
난 이제 울지 않는단다
네가 말갈기 휘날리도록 파도를 타고
바다의 울음을 재우려고 애쓰는 걸
알고 있단다
웅크리고 있던 것들이 일어서고
침묵한 것들이 끓어오르도록
끓어올라 스스로 눈물이 되고
소리가 되고 웃음이 되도록
이끄는 아이야
투명해져 버린 아이야

꽃이 되고 기도가 된 아이야

다시 바람이 일고
여기서 꽃들이 지고 있구나
붉게 서늘하게 지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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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월의 배나무 / 배두순 

물오름의 끝, 맥박이 빨라진다
탄력 좋은 가지부터 꽃을 뱉어내기 시작한다
황사만 일없이 풀썩거리고
지금 나는 배나무들의 초례청을 찾은 것이다
벌들이 게을러지고
나비들이 인공의 장신구로 돌아간 지금
꽃들의 합궁은 이제 사람의 몫이다
붓질이 바빠지고 하얀 베일 속 남녀가
그림자만 보이는 듯한 한 낮
지금은 잠시 공중의 태양도 달이 되어
내 무심한 행동에 입방아가 찧어지고
초야, 저녁이 오기까지 계속 이어진다
사월의 배나무에 혼례 일을 한다
붓질은 더 이상 안빈낙도를 새겨주지 않고
벌과 나비가 찾아들지 않는
사월의 배나무 사이를 쓱쓱
휴우- 망측하기도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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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월에는 향기를 / 윤보영

내 4월은 
향기가 났으면 좋겠습니다 
 
3월에 피었던 꽃향기와 
4월을 기다렸던 꽃향기

고스란히 내 안으로 스며들어
눈빛에도 향기가 났으면 좋겠습니다 
 
향기를 나누며
아름다운 4월을 만들고

싱그러운 5월을 맞을 수 있게
마음을 열어 두어야겠지요 
 
4월에는 
한 달 내내 향기 속에 나처럼
당신에게도 
향기가 났으면 좋겠습니다 

마주 보며 웃을 수 있게 
그 웃음이 내 행복이 될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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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의 산사에서 / 최숙경

비 내리는 봄길 따라
치열했던 삼월이 떨어져 그 열정을 적시 우고

​꽉 채워진 것과
덜 채워진 것들이
또 그대로 뒤섞여 뒹굴고 있다

​사월을 만들어 가는 중이다

​조용한 산사 대웅전 모래마당
서걱서걱 옮겨 선 자리마다
하나씩 또 하나씩 내려놓기를 한다

​작은 잎은 허공으로 퍼져 연무로 쏟아 오르고

​영원히 꺼지지 않을
부끄러움의 심지 하나 품고
사월의 깊은 골짜기로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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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월의 단편 / 주응규

봄바람이 사르르 꽃불을 놓아 희롱하는 사월
어느 산기슭에 두견새 우니는 소리
꼬막손 잎새로 메아리를 굴리며
누구를 하염없이 되부르는 겐가

조팝나무 가녀린 가지가지마다
가슴이 하얗게 부셔나도록
먼 그리움을 잎잎이 피운
조팝꽃 휘늘어진 꽃떨기 덤불에
볕뉘가 살며시 손을 뻗쳐
꽃불을 소담스레 받쳐 들고
옛 임을 기다리는가

초록빛 함빡 머금은 바람이 훑고 지나
잿빛에 싸인 대지(大地)는 허물을 벗고
파릇파릇한 물빛이 봇물 터져
산야는 쪽빛으로 차고 넘치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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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월의 끝자락에서 / 정옥령 

청보리 비바람 맞으며
알알이 영글고

강 둔턱 비치는 여울목 따라
분홍빛 사과 향 꽃바람에 흩날릴 적에

어디선가 다가오는
여름 아저씨의 털털한 웃음소리

여름을 재촉하는 소리에
청개구리 꾸억꾸억 인사하는 냇가를 따라
수초 속 버들치 뻐끔뻐끔
아침 인사 한번 요란하네

夏夏夏
크게 한 번 웃고 맞아들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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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월에 내린 봄비 / 이강철

비가 내린다
메마른 산과 들
향긋한 꽃내음으로 적시며
맺혔던 꽃망울이 터지기 시작한다

빗방울을 털면서 춘풍이 일렁인다
어쩌나!
어쩌나!
저것 좀 봐…….
어여쁘게 피어나던 꽃잎 떨어지겠네

꽃샘바람아
저 어여쁜 꽃잎 떨어져 누우면
우리들의 마음은
다시 허전함과 슬픔에 잠겨 버린다오

끝없이 내려다오
사월의 봄비야
내려서
메마른 산과 들
끝없이 적셔다오
사월의 봄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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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가슴에 4월이 오면 / 이채 

꽃은 예쁘기로
앞서고 뒤서지 아니하니
4월의 꽃이여
중년의 꽃이라고 꽃마저 중년이랴

내 꽃의 빛깔이 바래지 않는 것은
한때의 청춘이 그리운 까닭이요
내 꽃의 향기가 시들지 않는 것은
한때의 사랑을 못 잊는 까닭이다

구름은 흘러도 흔적이 없고
바람은 불어도 자취가 없건만
구름 같고 바람 같은 인생아

사람의 주름은 늘어만 가는가

꽃이 예쁘기로
피었다 아니 질 수 없으니
4월의 꽃이여
그대 젊음을 낭비하지 마오

지나고 보니
반백 년 세월도 짧기만 하더이다

_________________

4월 / 박종숙 
4월에는 / 이명희
4월 햇살 /김태인 
4월의 봄 / 곽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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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과 5월 / 박정만
4월 꽃바람 / 성배군 
4월의 기도 / 임영준
4월의 노래 / 고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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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봄날 / 염인덕
4월의 악마 / 임석순 
4월이 오면 / 곽종철
4월의 환희 /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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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 되면 / 김정희
4월이 오다 / 구분옥 
4월, 진해만 / 정일근 
4월 아침바다 / 김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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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친구에게 / 김경철
4월, 회색 종점 / 이향지 
4월의 숨결 속에 / 오애숙
4월이 지나가는 길목 / 김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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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면 바람나고 싶다 / 정해종 
사월 / 김현승  
사월 / 임미숙
사월 비 / 이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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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4월 / 정옥령
사월 끝날 / 임재화 
사월에게 / 전은행
사월에는 / 김종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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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의 꽃 / 김경숙
사월의 봄 / 고옥선 
사월의 나무 / 윤꽃님
사월의 노래 / 조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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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의 엽서 / 이철우
사월의 찬가 / 김덕성 
사월의 향기 / 홍대복
슬픈 사월에 / 도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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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의 아이 / 권순자
사월의 배나무 / 배두순 
내 사월에는 향기를 / 윤보영
사월의 산사에서 / 최숙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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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월의 단편 / 주응규
사월의 끝자락에서 / 정옥령 
어느 사월에 내린 봄비 / 이강철
중년의 가슴에 4월이 오면 / 이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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