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치
음식값을 지불하고
거스름돈을 주머니에 넣었다
꼬깃꼬깃
구겨진 지폐는 신용카드보다
크기가 더 작았다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오는 동안
손때가 묻어 외관은 갈수록
볼품을 잃어갔다
눈에 보이는 모습은
때가 묻고 구겨져도
그 가치는 휘발되지 않았다
----------
+ 고백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는 일회용 컵 같아
자신 없어서
눈빛 마주 보며 고백 못하고
파도만이 알 수 있게
바닷가 난간에
목까지 자오르는
사랑을 적었으리라
"내 꺼니까 손대지 마"
----------
+ 노화
노화는
삶의 나뭇가징서
나뭇잎이 낙엽이 되어
쓸쓸한 거리로 지는 일이다
노화가 정지할 것 같아
낙엽을
책갈피에 끼워두었다
---------
+ 동면
자연의 대지가
프로젝트를 완수하여
긴 휴식에 들어가면
나도
그대의 마음으로 들어가
겨울잠을 자고 싶다
쓸쓸함을 떠안겨주는
세상의 것들로 멀리 던져진
볼 수도 없게
잡을 수도 없게
느낌을 간직하며
그대 마음속에서
무기형을 살고 싶다
======
+ 리콜
제품의 홈을 발견하였을 때
제조업자는 수리 또는 교환을 해주지요
창조주 하나님께서
인생에 결함이 확인되었을 때
리콜이 가능하다
인생은 황금빛
사랑은 무지개입니다
---------
+ 모기
모기가
외롭다고
스킨쉽을 합니다
----------
+ 빈 캔
채우려고 하는 생각을
놓아버리려고 하여 비웠다
내면이 허술하니
낙엽 몸 뒤척이는 소리에도
날카롭게
마음모서리를 세우며
말이 먼저 앞선다
이토록
말이 많은 줄 알았다면
생각은 놓지 말걸
---------
+ 사막
부르트고 갈라지는
무미건조한 생활에 물기를
더해 줄 뭔가를 갈망한다
온몸에 행복이 비를 뿌려달라는
풍부한 욕심은 없다
화초에게 주는 물처럼
절망을 잊게 할 수 있는
약간의 수분
그대의 미소면 족하다
=====
+ 산사
그대, 햇살이 좋아서
학원으로 가야 하는데
근처 사찰을 찾았습니다
수선화가 핀 연못주변이
참 평온하게 느껴집니다
목탁소리는 5월의 녹음을 깨우고
마음을 젖게 합니다
그대, 산사에 있으니
장난감 하나에
세상 부러울 것이 없는
어린아이가 된 것 같습니다
----------
+ 수박
칼을 대지 않고서는
그 속을 알 수가 없다
그 사랑이
얼마만큼 뜨거운지
단단한지
참 슬픈, 상처 없이는
사랑의 당도 측정키 어력바
----------
+ 오늘
좋은 것
아름다운 것은 미래를 위해
아껴두면 어떨까
오늘에게 물었다
전 이런 순간이 서툴러요
----------
+ 역경
걸어가야 할 길 위에서
걷고 또 걷다보면
'위험 접근금지"라는 팻말이
시간을 지우며 절망케 한다
시야를 잃은 막다른 상황에서
위로가 돼준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성경 말씀
이 보다 더
완벽한 위로의 말이 있을까
그대
눈물 흘리고 있는지
그 눈물 또한 흘러가리라
======
+ 위안
매서운 엄동설한
고고하게 피어나 메마른 겨울을
촉촉하게 장식해 주는
것들이 있습니다
뜨겁게 정열을 터뜨리는
동백꽃
순백의 청조함으로
피어나는 스노드롭
끓어질 듯 휘어져 굳건하게 일어서는
군자란
크리스마스를 화려하게 연출하는
포인세티아
마음을 따뜻하게 데우는
그대 손
---------
+ 예외
선박 그리고 자동차
항공기는 동산이지만 법률상
등록을 하여 부동산처럼 다루고 있다
원칙에는 예외가 있다
나는 여성이자만
남성처럼 대해 주는 것이 더 편하다
백화점에서
남성코너의 옷들이 더 끌린다
---------
+ 정리
괜찮은 무언가도 아닌 것을
무엇이라도 소유하듯
부피를 채우며 살았는지
분리수거할 때마다 놀란다
언젠가 필요할거라는
알뜰 정신에
마음먹고 버리지 않으면
물건들이 집안을 점거한다
사람도 이와 같아서
정기적인 정리가 필요하다
근거 없는 두려움
방어에만 길들여진 습관
그렇게 하였더라면 하는 후회
제자리를 찾지 못한 마음
---------
+ 절정
참고 또 참고
더 이상을 참을 수 없을 때
문이 열립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을 때
문이 열립니다
너무 오래 참고
너무 오래 기다려
더 이상 기다릴 힘도 없다고
절망할 때가 절정입니다
======
+ 절차
형사 절차는 수사 절차
재판 절차
형 집행 절차로 구분한다
사랑도 절차다
사랑이 개시하는 단서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자수다
피의자 신문과 가족사랑 조사로
사랑할 만한 상당한 이유기 있으면
마음속에 기소한다
당신 없이는 살 수 없다는 확신
판결선고가 내려지면
무기형인지
유기형인지 사랑집행이 결정된다
당신의 형기는?
---------
+ 중독
중독에는 추진력이 있다
불쾌할 정도로
옆에서 바라보는 사람은 괴롭다
하지만
중독 된 당사자는 언제나 상태가 좋다
평상시의 우유부단한 성격은
장기출장 중이며
적극적이고 무서운 추진력을
갖춘 사람으로 변한다
그 인격 속에 어떻게 그러한
강력한 에너지가 살고 있었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중독은
부작용 또한 크다
분산투자처럼
중독도 분산중독이 필요하다
---------
+ 착오
순대를 파는 식당에서 놀랐다
눈에 보이는 건물은
협소하고 오래되어 허름했다
하지만 식당안의 풍경은
많은 손님들로 붐볐다
삶의 개찰구를 통과할 따마다
내 생각과 발생한 사실이
일치할 때보다
불일치를 더 자주 경험한다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마저 같다는
생각과 살아온 경험으로
'땅땅땅' 의사봉 3타를 치는 일이
우리의 삶엔 흔하다
---------
+ 체념
껍데기를 벗긴
과일을 믹서기에 넣었다
칼날이 닿자
어느새 과즙이 되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원하고
내가 하고 싶은 권리가
어떤 힘에 예속되어
체념에 너무 길들여져 버린
것은 아닌지
발언권 없이 흡수되는 일이
살면서 얼마나 빈번한가
======
+ 커피
커피 알갱이가
뜨거운 물에 닿는 순간
폭죽처럼 녹는다
얼마만큼 사모해야
이토록
순식간에 빠져들 수 있을까
녹아서
향기를 심을 수 있을까
---------
+ 합장
찬양을 위하여 서로 다른 목소리
하모니를 이루어내기까지
많은 연습이 뒤따른다
다른 장르끼리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내는 일이
다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더라
혼자 잘하기는 어렵지 않지만
함께 잘한다는 것은
얼마나 힘든 훈련인가
---------
+ 해커
사이버 공간에
일어날 수 있는 신종범죄가
백신으로 치료가 가능한
해킹이라면
내 머릿속에
온통 그대 생각으로 가득 차
다른 일을 할 수 없게
만드는 그대는
제거할 수 없는 해커이다
---------
+ 흠결
가끔 구름을 볼 수 없다면
화창한 날의 달콤한 몰랐으리
가끔 바람이 불지 않았다면
나는 강하지 못했으리라
자주 홀로의 시간이 없었다면
이토록 사람이 그립지 않았으리
========
+ 감꼭지
가지에 전 생애을 건 감꼭지
성장한다는 것은
믿음이 익어가는 일이다
떫은 감이 농도가 옅어져
달콤한 맛이 들기까지는
진통이 있다
참기 힘든 뜨거운 태양빛
급작스런 푹풍가 여러 번의 유혹을
통과해야 한다
목숨 건 질긴 신뢰는
단맛 나는 최고의 순결함이다
------------
+ 거미줄
나는 거미
하루분의 일과는 숨 막히게
거미줄에 갇히는 일이더라
불특정다수가
사는 일이 다 그런 것 아니냐는
간신히 붙잡고 있는 위로가
위태롭다
무엇인가에 정신을
몰입할 것을 쉬임없이
찾아야 할 것 같은 내 마음의 불안
꽉 막힌 벽에 거듭 머리를
찧고 싶은 규범에 저항할수록
뒤엉키는
-------------
+ 계곡물
되감기 할 수 없는
뒤를 돌아보면 늘 허망했다
앞만 보고 가면
가는 길이 편하다는 것을
터득한 후
그렇게 낮추며
앞만 보고 가기로 했다
가고 또 흘러가다보면
바다에 닿을 수 있다가에
------------
+ 고난은
인생도 축구경기처럼
전반전과 후반전이 있는 듯합니다
마음에 둔 계획이 잘 안 풀릴 때
하나하나 쌓아온 것들이
게임 오버가 되어버리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모든 것엔 끝이 있다면
고난의 총량도 정해져 있어
전반부에 고생을 소비시켰다면
그대 인생 후반전에는
행복과 기쁨이 충만할 것입니다
돌아보면
고난은 나다운 내 모습을
손질해 준 소중한 재산입니다
=======
+ 그대는
나에게 그대는
발견되지 않는 좋은 색감을
만들어 낸다
내 영혼 밑바닥까지 뚫고
들어오는 첫사랑의 느낌처럼
사소한 것에서 깨달음의 산물들을
건져준다
많은 사람들의 위로보다
수식어를 생략한 군살없는
그대의 말 한마디에 어둠이 녹고
슬픔이 풀린다
나보다 그대를
더 믿고 따르는 내 오감들
------------
+ 기다림
전단지가 현관에 붙어
주인을 기다린다
부서질 것 같은 몸부림
기다리는 일이
전단지뿐이겠어
기다림은 익어가는 것
익어간다는 것은
시간이 경과해서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외로움 끝에 다가오는
고요함 무르익어
이루어지는 것이다
-------------
+ 나는 봄
친구 사무실을 찾았다
커피를 좋아하는 나를 보자
익숙한 것과의 결별하는
내 좌우명을 알고 있는 친군
신제품이라며 커피를 보물처럼
손에 꼭 안겨줍니다
잊고 갈까봐
귀가 길은 겨울이라
바람이 심하게 불고 있었지만
친구의 불꽃같은 마음으로
겨울 속에서 나는 봄입니다
------------
+ 마음길
지도에 없다해서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바다에 길이 있다면
마음에도 길이 있다
왔던 길을 다시 갈 수 있고
지워진 길에는
새로운 길을 내기도 한다
나무가 쓸쓸하여
여러 갈래의 뿌리를 내리듯
공사 중인 그대 마음 길
=======
+ 무료는
신문 사이에 딸려오는
광고전단지는 시선에 포착되는
즉시 재활용함에 들어간다
무료이기 때문이다
공공도서관의 수십 권의 책
그리고 잡지를 통해서 정보를 얻는 것
또한 무료다
무료는 가치만큼 대접받지 못한다
흙과 공기가 그러하고
물이 그러하고
하나님의 은혜가 그러하다
-----------
+ 바다는
산을 지키는 소나무가 있다면
바다를 지키는 소나무가 있다
메슬로의 안전욕구를 버리고
골절이 부서질 듯
바다를 향한 목숨 건 순정
극진한 소나무의 사랑으로
바다는 어느 때나 푸르다
------------
+ 버팀목
브레이크가 있기 때문에
차는 어디든 마음 놓고 달린다
자연의 대지를 믿고
소나기는 거침없이 내린다
바다가 있기 때문에
개울물의 희망은 깊어진다
당신이 있어
슬플 때도 웃을 수 있다
-------------
+ 사진첩
법원의 판결이 계속
쌓이면 판례법이 된다
그대
놓고 간 마음이
마음 한편에 계속 쌓이니
비 오는 날
살며시 꺼내보는
내 마음의 사진첩이 됩니다
========
+ 선입견
모임에 참석했다
어떤 모임이든 법정에 온 느낌이다
어디에 살며, 나이는?, 직업은?
답하기가 무섭게 쏟아지는 질문들
나무는 산이 높든 낮든
이름난 산이든 무명이든 묻지 않는다
나무 그 자체가 좋기 때문에
그 이외의 조건은 의미가 없다
사람도 마찬가지
같은 문화와 제도하에서 다르면
또 얼마나 다를 것인가
나무를 바라보듯 사람을 대하면
행복은 쌓이고
선입견으로 인한 상처는 감소되리라
-------------
+ 세탁기
서로 다른 것들이 껴안고
강강술래 춤을 춘다
마음과 마음을 잡고
원하는 것을 다 얻는 듯
세상 속에서 도란도란
웃음꽃이 폈다
우울증에 시달리며
정이 말라가고 소외될수록
세탁물처럼 닿아야 한다
접촉할수록 더 깊고
넓어지는 비누거품처럼
사랑도 그렇게
인생도 그렇게 닿아야 한다
------------
+ 양배추
나도 여러 겹의 껍질을
가졌으면 좋겠어
양배추처럼
상처를 입어도
덜 익은 하루가
실망스러우어도
여러 겹의 껍질을 가지고 있다면
무엇이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으니까
-------------
+ 지배권
완전히 나의 지배하에 놓이게
되었다 하여
지배권이 있는 건 아니다
상사와 부하
부모와 자식
교사와 학생
이유는
물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
+ 초콜릿
팔월의 햇살을 받은 차 안에
마트에서 구입한 초콜릿을 두었다
직사각형의 초콜릿은
눈사람을 풀고 뛰어나온 물처럼
액체가 되었다
모든 인생이
뜨거울 수만 없는 것
차가울수록 재 빛깔과
품격이 빛나는
얼음 같은 삶이 있다
------------
+ 토란잎
사랑은 소유가 아니다
어깨를 기대는 일이지
빗방울 하나 흡수하지 않고
자꾸 더하고 더해
카다란 하트마크 만들어 내는 토란잎
제 몸 스스로 기울여 흘러 보낸다
사랑한다는 것은
그만이 가진 영역을 지켜주며
느낌을 보관하는 일이다
----------------
+ 넝쿨장미
너 자신이 되는 것
뛰어넘지 않으면
미래는 없어
---------------
+ 과정에서
꿈을 향해 걸어가는 도로
기쁜 일과 슬픈 일
둥근 돌 모난 돌 굴러다닙니다
그 과정에서
잠시 비틀거릴 수도 있고
미끄러져
기부스를 할 수 있습니다
주저앉아
숨 고르기가 필요하기도 하겠죠
어떤 꿈이든
행복한 순간만을 떠올리기로 해요
=========
+ 당신으로
자판기 커피 한 잔으로도
세상을 다 가진 듯
웃을 수 있는 당신으로
감기 몸살로 힘없어 보인다며
내 온기 없는 두 손위에
따스한 손 얹어 준 당신으로
마력 같은 유머로
무언가를 상실한 빈곤한 내 영혼
밝은 생각 들여놔 주는
당신으로 행복합니다
----------------
+ 말 한마디
봄 햇살 가득한 문학기행 길
해맑은 미소를 던지며
나와 사귀고 싶다고
내심의 의사를 보였던 친구는
살이 없어 고민 중인 내게 늘
군살이 없어 무슨 옷을 입어도
잘 어울린다며
내 단점을 햇살로 꺼내
광합성을 시켜준다
말 한마디는
잠재의식을 움직이는 기운
두렵고 주저하는 일 앞에서
큰 용기를 낼 수 있게 한다
----------------
+ 물과 기름
사람인자는 두 사람이
서로 기대어 있는 모습이잖아
서로 검토하고 보완하며
좀 더 나은 곳으로 나아가기 위해
도움을 주는 관계가 다수설이라면
함께 있으면 눈물이고
아픈 상처가 되는
영원한 반려 불가능
따로 있어야 행복하다
아니야
독립심이 강하고 개성이 강한 탓이야
---------------
+ 벚꽃편지
닫힌 문 밖에서
키보드 치는 소리 들리더니
하얗고 고운 글씨가
거리에 가득합니다
주차한 차를 이동하니
자동차 모양의
편지봉투가 놓여있네요
경박하게 쓸어 담지 말고
첫 마음 그대로
예쁘게 봉인해 발신하라는군요
수신인
사랑하는 당신께
=========
+ 산새처럼
컴퓨터 게임을 금지시키면
심심하다는 아이들
세상을 자유로이 날며
무한한 가능성으이 자유를
만끽하는 새들의 비상
산새처럼 키운다면
참 좋을 것 같다
금지와 구속에서
자유로워진다면
심심할 틈이 없을 것이다
----------------
+ 소멸시효
권리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 사실상태가
일정기간 계속된 경우에
권리가 소멸되는 소멸시효
부부사이에도 시효가 적용돼
일정 기간 동안 행복이란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 자에게
부부라는 권리를 소멸시키는
소멸시효가 있다면
누구 때문에 하면서
인내심 발휘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
+ 수양버들
수양버들은 바람이라는 반주가 없어도
노래를 잘 부른다
어떤 좋은 일이 있어서
저리도 자유분방하고 즐거울까
사색에 잠겨있는데
물속에 누워있는 수양버들 그림자가 말하기를
모든 것 다 버리고
낮게 더 낮게 살아서 그래
위를 바라보며 산다고 절대
하늘이 될 순 없어
지금부터는
누군가 지독히 그리워할 때만
하늘을 보는 거야
그렇게 한 번 해보는 거야
그러다 보면 서 있는 자리를 사랑하게 돼
-----------------
+ 신의성실
서로 상대방의 신뢰를
배반하지 않도록 성의를 가지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혼의 기초는 신의성실이다
신의성실이 없으면 금 간 항아리
체온이 없어진 항아리에는
그 무엇도 담을 수 없다
연민의 마음 한 조각마저도
자랄 수 없다
=========
+ 안다는 것
정보가 일간지처럼
발행되는 정보화시대
안다는 것은
얼마나 가벼운 일인가
윈도우 98에서 윈도우 2000
윈도우 XF에서 윈도우즈 비스타
좀 더 보완한
컴퓨터운영체제가 바뀌고
새 버전이 출시되는 프로그램
계속 학습하지 않으면
안다는 것은 찰나다
----------------
+ 압축풀기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하였다
다음
그다음
몇 번 더 다음을 한 후
마침이다
희망은
여러 번 클릭 후 마지막에 오는
압축 풀기이다
----------------
+ 앞선 사람
저만치 크게 앞선 사람
볼륨을 높여도
저 사람은 흉내도 낼 수 없구나 하는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
내가 가지고 싶은 것을 갖고 있는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깨달았습니다
부러워만 하고 있으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걸
내 도전에 힘을 보충해 줄
멋지다는 생각을 하기로
----------------
+ 어쩌다가
어쩌다가
통상적인 일에 뿔이 난다
네 시간 동안 그린그림이
3초에 평가를 내릴 때
많은 날들을 엮어 만든 시집
보는 데 30분도 안 걸릴 때
만남에서
6초로 첫인상이 결정될 때
=========
+ 인간주의
종교의 메시지는 사랑과 평화다
높은 산의 메시지는
내 마음이 크면 세상은 작게 보인다고
큰 바다의 메시지는
원산지가 어디든 물이라는 사실이다
인간은
인간 존엄을 중심에 두지 않고는
토론할 수 없다
----------------
+ 주식투자
주식투자로 이익을 봤다는 동료들
연일 상승세라는 언론보도
풍선처럼 부풀려진 소문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참여하지만
기대감에 협조할까
복잡한 게임의 기술
현란한 마술과 같은 눈속임
그것을 학습하게 되었을 때는
이미 중독에서 벗어나기
힘들어진 상황이다
----------------
+ 폐타이어
타이어가
바다에 몸을 담그고 있다
세상 속을 구르면서
온갖 것들과 부딪히며
참 길게 인내한 지난 삶을 접고
물결은 지문이 사라진 생의 단면을
어루만진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는 듯
보듬고 있다
______ *59
가치
고백
노화
동면
-------
리콜
모기
빈 캔
사막
--------
산사
수박
오늘
역경
--------
위안
예외
정리
절정
-------
절차
중독
착오
체념
-------
커피
합장
해커
흠결
---------
감꼭지
거미줄
계곡물
고난은
---------
그대는
기다림
나는 봄
마음길
----------
무료는
바다는
버팀목
사진첩
----------
선입견
세탁기
양배추
지배권
-----------
초콜릿
토란잎
넝쿨장미
과정에서
--------------
당신으로
말 한마디
물과 기름
벚꽃편지
---------------
산새처럼
소멸시효
수양버들
신의성실
-------------
안다는 것
압축 풀기
앞선 사람
어쩌다가
--------------
인간주의
주식투자
폐타이어
__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