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 백무산
늦가을 남은 잎새마저 가져가느라고
바람엔 가시가 돋았습니다
길섶 마른 풀들은 손을 흔들고
들은 저 낮게 흐르는 가을강을 따라
한 생의 시간들을 흘려 보내며 여위어갑니다
그들이 외로워 보여 손을 내밀어보지만
내 존재의 경계는 자꾸 허물어져
시간의 상처만 손바닥에 바스락거립니다
나에게도 그만큼의 시간이 빠져나가
내 몸에서도 자꾸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잡았던 손이 풀리고 그곳엔 허공이 채워집니다
그럴수록 나는 안간힘을 다해 그대를 떠올립니다
자꾸 그대 따뜻한 이름을 불러봅니다
뜨거웠던 날들은
몸이 미치는 곳까지가 나 자신이더니
11월엔
사랑이 미치는 곳까지가 나 자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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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 신하식
첫날부터 우산을 써야겠네
웬 비야 겨울비
소복이 쌓이다 주저 앉은뱅이 비
흩어진 낙엽은
적셔진 채 가을까지 묻었다
12월
올해도 어김없이 온 것은
시간은 그르침이 없다는 거야
한 장 남기고
앞서 간 11장보다 더 길 너 이기에
외롭진 않겠네
오히려 바쁘고 힘들어할 지 몰라
무엇부터 하나
청소부터 하자
코로나 털어내고 오 미크론 오지 못하게
비대면 그리웠던 날들
많이 보고 싶었어
비가 눈발이 되어 흣 날리네
하얀 눈도 치워야 하고
12월엔 정말 할 일이 많다
달랑 한 장
바쁜 세월 가득 채워
올해 마무리로 촉은 향했다
웃는 자 누굴까
우는 자도 있으려니
내년은 저만치 다가오고 있음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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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 심경숙
어디를 향해 달려가는 것일까
달력의 마지막 한 장처럼
또 한 해의 끝자락에 서 있다
출발과 종착의 경계
레일 같은 인생길 굴레 속에서
후회도 미련도 없다
중년이란 인생의 3등 칸에서
12월의 하얀 서리꽃 되어
어디쯤 간이역을 지나고 있을까
어느 역에서 내려야 할까
종착의 경계에서 또 다른 내일로 가는,
1월로 가는 희망의 출발선에 탑승 할 수 있을까?
올해도 12월은 나를 싣고
물음표 같은 간이역을 덜컹덜컹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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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 오애숙
그리움의 물결 저만치 가고 있어
그저 흘려 보내려니 자꾸 아쉽네요
아이들은 자라나 어른 되는 빙점 앞에
숙연해 지고 있어 반성의 깃발 올리나
내 년 이맘 땐 사뭇 다르겠다는 결론에
이 팬데믹 잘 이겨 보려는 심연입니다
이 아침 조용히 인생순리 그 이치 따라
모닝커피 향기 속에 나를 내려 놓고서
안개와 같은 이 터널 사랑으로 녹여내
고지 향하기 위해 신탁의 미래 봅니다
그리움의 물결 저만치 가고 있기에
아쉬움 간직하며 12월의 창 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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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 홍현정
열한 달을 말없이
어깨에 지고 오느라
꽤, 고단했다고 말해 보세요
아무도 알아 주지 않아도
겸허하게 살았던 마음 존경합니다
보채는 시련의 잔가지
꺾지 않고 이어 준 다리잖아요
허기지게 외로웠을
삭막했던 시간들
혼자 삭이느라 고생했습니다
무한한 본연의 책임감
잠시 돌아 보며 쉬어 가세요
12월은 새해로 가는
최애의 옹달샘, 바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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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천(冬天) / 서정주
내 마음 속 우리 임의 고운 눈썹을
즈믄 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하늘에다 옮기어 심어 놨더니
동지 섣달 나르는 매서운 새가
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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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 / 문재학
십이월이 드리우는
동지섣달 긴긴밤
살을 에는 칼바람에
뒹구는 낙엽의 비명이
처량할수록
잠 못 이루는
노년의 가슴에는
천만 가지 상념이 흐른다.
꽃피고 새우던 봄날이
어저께 같았는데
어느새 흘러버린
세월의 강가에는
또 한해
황혼의 노을이 물들고.
그토록 다짐했던
보람된 한 해는 어디로 가고
초라한 삶의 성적표엔
회한(悔恨)의 물결만 높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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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엔 / 홍경훈
12월엔 12월엔 의좋은 사람들끼리 만나
한해를 마무리 하는 값진 시간의 자리를
마련해 보소서.
12월엔 12월엔 아름다운 사람끼리 만나
사랑을 나누고 다가올 미래의 무지개빛
소망들을 엮어나 보소서.
12월엔 12월엔 어렵고 힘들었던 일
모두 모두 내려놓고 새로운 다짐으로
미래를 향한 장미빛 고운 꿈들
설계해 보소서.
을미, 새해로 이어지는 날은
우리가 지향하는 모든 꿈들을 이룰 수 있는
축복의 하나됨으로 시작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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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십이월 / 김일영
숟가락 하나까지 다 드러낸 까치집
까치가
산동네 집들을 둥지 틈으로 바라보고 있을 때
걸음이 피식 꺼질 것 같은 노인이
달력 두루마리 양쪽에 끈 묶어
괴나리봇짐 지고 언덕길을 오른다
지독하게 느린 걸음까지 노인이 다녀오는 시절
마을공동제사, 상봉신청기간
흠뻑 만져보지 못한 세월의 얼굴
건망증 앓는 걸음이
시절을 짊어진 노인을 태우고
산동네 계단을 간신히 오르고 있다
까치가 물끄러미 지켜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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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십이월 / 안규례
이른 저녁 식사를 마치고
마른빨래 걷어 방으로 들어오신 어머니
어젯밤 까다 둔 마늘을
궁시렁궁시렁 까시며
요샌 밤이 웬수다 웬수
고무줄처럼 늘어진 밤이 웬수여
진저리 치듯 긴 밤의 기억을
곱씹고 또 곱씹으시며
양다리 사이로 빨간 고무다라이를 끼고 앉아
늘어진 밤의 길이를 재고 계신다
툭툭 던져진 마늘이 바구니에
쌓여갈수록 깊어가는 어둠
도란도란 말벗이 되어 주던
나의 눈꺼풀도 스르르 감기고
요란했던 텔레비전이 마감 뉴스를 전해도
아무것도 개의치 않는 듯
뿌시락뿌시락 뭉툭해진 손톱 끝으로
긴 밤을 잡아당기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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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31일 / 김명수
올해 오늘 밤은
비가 온다 밤 열한시
춥지 않은 겨울
작년에는 아마도 날이 몹시 추웠다
재작년? 재작년 이 밤에도
너를 홀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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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단상 / 오보영
보내는 마음도
떠나는 마음도
허전하긴
마찬가지 일게다
단지
영원한 이별이 아니라
언젠가는
틀림없이
더 좋은 만남을
기약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음으로-
그리고 또
머지않아 곧
새로운 만남을
기대할 수 있다는
소망이 있음으로-
무언지 모르게
좀 비어져오는 듯한
아쉬운 마음을
다독여 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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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달력 / 남원자
어느덧 한 해를 마무리
한 장 남은 달력 앞에서
희로애락 되짚어본다
기나긴 여정을 끝내고
잠시 쉬어 가는 달력 한 장
소가 사라지고 호랑이가
주인 되는 해가 다가온다
나이만큼 달리는 세월아
이제 쉬엄쉬엄 쉬면서
뒤도 돌아보고 생각 좀 하고
또 천천히 달려가 보자
호랑이처럼 용맹스럽게
힘차게 희망을 꿈꾸는 12월
달력 앞에서 새해를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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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맞이 / 이원문
봄날에 여름날
그것이 지나는 세월인 것을
가을은 안 그런가
그 잠깐에 마지막
씨앗 매달더니
나뭇잎마다 물들여
며칠 새에 다 털었나
땅바닥에 굴리고
다시 귀퉁이로 모으니
무슨 의미인가
눈 내릴 겨울날
찬 바람의 이 12월은
하얀 눈에 덮힐 것이고
이제 더 추울날
얼마나 추워질까
첫날 오늘 다시 추워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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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에는 / 윤보영
12월입니다
늘 그랬던 것처럼
올해 12월도, 사랑으로
머물다 떠났으면 좋겠습니다.
받은 사랑을 나누며
따뜻한 마음으로 보낼 수 있게
내 편 되어 주었으면 고맙겠습니다.
웃음으로 가득 채워
새해에 선물이 될 수 있게
건강한 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려워도 참을 힘과
함께 웃을 수 있는 여유도
갖게 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많이 바쁠 테고
아쉬움도 많겠지만
그래도 우리
새해가 지금 12월을 기억할 수 있게
멋지게 보내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내가 주인인 12월!
그래서 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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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의 꿈 / 홍현정
참아낼수록 목마른
외로움의 사투 속에 한 해의
마지막 남은 달력이
참, 아름답습니다
혼신의 힘을 다해 달려온
열두 달의 수고와 애쓴 날들
열성을 다한 당신에게
새 달력을 선물합니다
시련에 움츠린 어깨
중압감에 눌린 공허의 속눈물
살아 내려는 내공 노력
참, 잘했습니다
새 달력을 받으면
벽에 걸 모습이 상상되는군요
내년엔 정말 거짓말처럼
참, 잘 될 겁니다
춥지만 따뜻한 마음
벙 어리 장갑 끼고 붕어빵 호호
나눠 먹으며 올겨울
잘, 견뎌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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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의 삶 / 김정남
무엇이 되고자
무엇을 하고자
참 많은 시간을 찢고
도려내며 살아 왔습니다
오십하고도 반을 더 접어
바삐 걸어왔던 세월들
뒤돌아 보니
모두 다 제 손 안에 쥐인
욕심이란 허울뿐
더 갖은 것이 없습니다
계산되지 않는
허무라는 숫자의 양을
계속 세고 있는 것뿐입니다
아직도 이뿐이련가!!
내 욕심 다 내려놓지 못하고
건강이라는 숫자를
늘리는 중임에 분명합니다
이젠,
제 인생의 어느 한 모퉁이
모든 것이 끝나는 날
그저 수선화처럼 살다가
수명 다하여 떨어지는 날
바람 따라가서 고이 잠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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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의 시 / 장수남
겨울바다 그 곳엔
아무도 없었다.
넌. 겨울새 되어 하늘높이
날아가고 싶었을까.
첫눈내리는 오후
하얀 정원 눈꽃 속에. 핀
등대지기 젖은 눈동자
파도는 포옹하고 싶다.
해묵은 시간들의
추억은 아름다웠다.
잿빛그림자. 기적 울리면
십이월의 종착역.
겨울 섬 하나
초승달 은빛 살. 내려놓고
절름발이 남은 시간
십이월은 견인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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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의 일 / 김기수
12월에는
시간이 무거워 진다
정월에서 섣달까지 요약된 종이 몇 장이
촘촘하여 밀도가 높다
무거워진 색깔들이 계절별로 압박한다
압박의 시간은 잊을 시간을 주는 거라고
심중에 도진 난치병을 치유하라는 거라고
한 해를 잘 버텨준 내 장기들에게
갖가지 이유로 위로하고 설득하려 하지만
지친 게 너무 커 아무것도 해당되지 않는다
찢겨진 한 해를 주워 모으며
잘못 짜여진 곳을 꿰맞추어 보고
심중에 남은 미련은
위대한 생명의 계획서를 작성한다
걸어온 길 잘 보이도록
걸어갈 길 잘 보이도록
무거워진 12월의 거리는 찬란해지는 거라고
12월에는
온 길과 갈 길이 동시에 누워
길이를 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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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의 짐 / 이원문
남은 한 달
12월의 첫날인가
이 마지막날 잃으면
어느 길이 놓여질까
내린다 하면서
못 내리고 있는 짐
버린다 그 몇번
못 버리고 안은 짐
이 모두 내 것이 아닐진데
몇 년을 더 짊어질까
끝 보이는 눈 앞의 길
해 기울어 석양인데
===============
+ 섣달의 비 / 이원문
흉년을 알리는
섣달의 비가 될까
눈 수북히 쌓여야
겨울잠이 될 것인데
과수는 그렇고
정월 보름 지나면
논밭을 어떻게 하나
해충 또한 더 많을 것인데
논 두렁 밭 두렁
쥐불 놓기는 하는데
봄부터 가뭄 오면
그 물을 어서 끌어오지
비 내릴 때 비 오고
눈 내릴 때 눈 내려야
흉년이든 풍년이든
쌀가마니나 건질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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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에 일기 / 김점예
길가에 풀처럼
변해가는 계절을 느끼며
비.햇살. 바람을 맞으며
그때 그때 살아냈다
누워버린
가슴을 쓸어낼 때도
허해서 멍했던 시간
울지 않고 잘 버티었다
12월 끝에 앉아 보는 시간
빈손 같아 돌아본
하루하루는 선물 되어
반짝이는
햇살처럼 웃고 있었다
또 시작하는 한해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그냥 무작정 떠나는 여행처럼
하루에 긍정을 넣고 함박눈 맞듯
가슴 안에 있는 감성 꺼내어
일기 쓰듯 걸어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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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의 거리 / 김현희
누가 저렇게까지 홀딱 벗겼을까
여기저기
알몸으로 떨고 있는
겨울의 흉상들
사람들은
한점의 바람도
용납하지 않으려
겹겹으로 울타리를 세우고
안으로 안으로 칩거를 선포하는
겨울나기
흰 나비 떼 몰려와
사뿐히 내려앉으면
나풀나풀 희망을 걸어보는
12월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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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의 기도 / 신성호
마지막이 아닌
멋진 날들로 살게 하소서
아쉬움 보다는
느끼고 깨닫는 12월이 되게 하소서
시작의 1월 보다 더 아름답게
마무리에의 참 기쁨을 알게 하소서
가는 것에 미련을 버리므로
남은 날들이 자랑이 되게 하소서
희망이라고 부르는 노래가 되어
모두가 누리는 행복을 찾게 하소서
채움이라는 갈급함이 변하여
사랑이란 빵을 먹는 12월이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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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의 노래 / 고은영
극심했던 욕망의 덧댄 표정들은
얼마나 절망스럽고 한심했었나
보편성도 사랑했지만
에로스에 더욱 집착하던 순간들
무력한 시간이라 곱씹던 청춘의 잎들이
낙엽처럼 하나둘 떨어져 시간의 강물에
순식간에 파지처럼 떠내려갔네
형편이 구겨질수록 사람들이 멀어진다는 결과는
어쩌면 당연한데도 왜 나는
사람들이 야속하기만 했던 것인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머물러 있던 사람들도
찰나에 지나지 않았다
처절한 생존 속에
내 삶의 그래프는 어떤 형태로 건
하향 곡선을 이탈하지 못했고
삶의 허무가 만선인 거리에서
눈물은 약관이 없었다
재즈 음조들이 아침을 물들인다
나쁜 시간의 매복된 함정에 갇혀
추위에 나 뒹구는 의식들을 하나씩 주어 드는
여명에 희미한 빛 가운데 그림자처럼 앉아
회한으로 스미는 시간을 응시한다
바람과 낙엽의 축제
현란한 색감을 치장한 낙엽들이
온 거리에서 황홀한 날개로
날아오르다 사라져버린 지금은 겨울
살의에 젖은 분노와
사랑의 광기였을 기억도 희미한데
21세기 지구에 전염병이 창궐하고
코로나는 나를 관통하고
공해에 찌든 뿌연 한 조각 하늘에도
코로나는 붉게도 물들어있다
이 서러운 세상에서
그래도 나는 온통 떨리는 가슴으로
12월의 감사와 행복을 호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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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의 노래 / 윤월심
숨 가쁘게 달려온
한 해를 마무리하며
달랑 한 장 남은
달력이 왠지 쓸쓸하다
떨어진 낙엽 위로
하얀 눈이 내리고
빨간 레드 카펫이었던
거리가 어느새
새하얀 레드 카펫으로 바뀌고
거리마다 캐럴송 울리고
괜스레 바빠지는 발걸음
이름 모를 골목에선
슬픔도 많겠지만
하늘에선 소리 없이
눈이 내린다
살아온 날들 뒤돌아보니
후회와 아쉬움 뿐
또 한 해가 저물어 가고있다
나는 무엇을 보내고
무엇을 기다려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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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의 다짐 / 김인숙
알 수 없는 내일을 위해
오늘을 탕진하고
방황할 때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주님은 어디 계신지
그분을 잃어버렸네
꼭 잡고 있었던 손 같은데
내 손엔 아무것도 없으며
무엇을 잡아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하는 사이
아까운
세월은 빨리도 지나가네
주님 말씀 따라 살 수 있기를
그리고 결단할 수 있기를
소망하는 12월
나의 소망이 헛되지 않기를
두 손 모으는
간절한 12월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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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의 단상 / 박명숙
훈훈한 온기마저 한기가 서린
안과 밖의 경계가 상처와 아픔으로
몸과 마음을 콕콕 찌르며
꼼짝할 수 없는 앉은뱅이가 되어
가슴을 웅크리고
휑한 벌판에 있는 듯
문 틈새 바람이 더 시리도록 춥다
얼었던 마음에 슬며시 들어오는
한 줄기 빛이 꿈을 꾸게 한다
떠돌아다니는 생각과
시끄러운 세상 가운데
단단한 벽을 무너뜨리고
바깥세상을 끌어안을 때
비로소 꿈틀거리는 따스함,
그러하기에 12월의 단상 앞에
누군가를 위한 간절한 기도 하나쯤
두 손안에 모아 따뜻하게 품고 싶다
혼자이기보다 함께이고 싶은
세상 속에 내 상처가 아문다는 것과
또 다른 상처를 보듬을 수 있다는 것은
서로의 새살을 밀어 올리는 것
보이지 않을 뿐이지
내면에는 육신보다 더 고통스럽고
아픈 상처가 있으니
삶 가운데 고통과 아픔을 모르면
평화와 기쁨을 모를 것이다
그러하기에 12월의 단상 앞에
누군가를 위한 따뜻한 가슴으로
축복의 눈물을 흘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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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의 반항 / 장수남
널 위해 반항하는 열정의 숲
미움의 긴 세월 곱게 삭아내라면
들꽃 향 토해내는 새벽 바다.
겨울비 젖은 시간
우리의 만남은 고독한 눈빛
너와 나의 빈 잔 채워질 때
흠뻑 취한 붉은 조명등이 하얗게
허공에 불 지핀다.….
새벽 두 시 황홀한 몸부림은
열정의 숲.
지친 항해 난 마지막 순간까지도
너에게 두 무릎 꿇고
십이월의 고독한 반항 우린
승자의 쾌감으로 돌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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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의 연서 / 오애숙
다정했던 물결이 세월 강 줄기속에
저만치 가고 있어 섭섭한 마음으로
이별의 차창가에 서성이나 맘의 폭
12월엔 넓혀 사랑으로 보듬어야지
차마 말 못하고 등 돌리던 그앨 보며
화합의 장 화알짝 열어 백기 들고서
열린 창이다 외치며 이해 폭 넓히어
악수 청해 따끈한 커피 권해야겠네
정감 어리게 서로의 사랑 확인하며
고독한 12월의 달력 되지 않으려면
성탄카드에 사랑의 마음 써 보내리
송이송이 눈꽃 송이 고운 사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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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의 찬가 / 남원자
지난날 나의 삶이
힘이 들고 지쳐있을 때
아버지는 나의 등 뒤에서
등불이 되어 주셨다
내가 살아가는 동안
지금까지 인도해 주시고
함께 해 주신 덕분에
희망의 등불이 되었다
부족한 나의 인생길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셨고 인도해 주셨다
배움이 부족한 나의 삶들이
아버지의 보살핌으로
유니버스티 관문을 통과하여
빛나는 면류관을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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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이 왔다 / 염규식
한 해의 끝에 서 있다
나에게는 숨어 있는 어둠이 다가오는 것이다.
또 하나의 달력이 죽고 나자 한 장의 달력
쌓아온 한 해의 나의 영혼의 쓰레기
낙엽처럼 날리리라.
휴식조차 없는 삶 속에서
겨울날 저무는 둑길을 거니는 처량함
왔다. 12월이
누군가 앉았던 벤치 한 구석
그리고 외로움 하나
얼마나 더 오랫동안 12월을 만날 수가 있을까
그래도 사계 중의 하나이니 싫어도 만나야겠지
12월의 이 겨울엔
나의 의식의 빈 공간에 쌓인 회한
흰 눈이 내려 덮어주기를 바란다.
아픔도 슬픔도 그리움도 아쉬움도
조금은 이 겨울에는 쉬어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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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치의 섣달 / 이원문
지붕 위 하얀 눈
섣달그믐 이맘때면
할 일이 많은데
좋다 하는 아이들
무엇이 저리 좋을까
아이들은 멀고
어른은 가까운 설
설 준비에 이것저것
어떻게 다 마련하나
있는 집 없는 집
아이들 가슴에
못 박히는 섣달그믐
칭얼대고 투정 하면
설빔으로 달랬것만
오늘도 죽 한 그릇
아이들이 뭐 알겠나
가까운 어른의 설
저녁연기에 섞이고
다가오는 섣달그믐
막둥이의 꿈 안겨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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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섣달의 하늘 / 이원문
첫 날의 섣달 하늘은 그저 그랬는데
중간쯤 지나니 마음이 울적하다
일 많은 그믐 무렵 그 많은 일 어떻게 다 하나
한편으로 좋기도 하고 근심이 되는 그믐
먹을 것 입힐 것 차례상에 음식 장만
또 뭐 있나 이불 빨래에 아이들 옷가지
지어야 할 바지 저고리에 두루마기는 없겠나
부끄럽지 않을 손님 맞이에 더 걱정이 된다
그믐 날 밤 초하루에 많은 식구들
아이들 오니 좋고 친정 다닐러 갈 생각에 좋고
시끌 버끌 온 집안이 얼마나 소란 스러울까
모지리 막내 동생 나 기다림에 잠 못 들겠지
늙은 친정에 우리 엄마는 안 그럴까
내보일 수 없는 마음 하늘이나 알런지
스쳐 가는 옛 생각에 넋 나간 마음
시어머니 알면서 모르는 척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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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경의 섣달 / 이원문
섣달그믐 정월이라
며칠 남은 정월인가
주인어른 성화에 술잔 줄이고
나무광 나무 가득 장작 패 쌓으니
머슴의 정월 맞이 이것 밖에 더 있나
마실꾼과 새끼 꼬아 몇 타래 걸어놓고
텃논에 추린 짚 이만하면 이영 엮겠지
섣달 무렵 쌓일 눈
메갓은 안 쌓일까
이제 눈 쌓이면 그 며칠 쉼이 될까
집 다녀 온지 꽤 오래 전 추석 그 며칠
방물장수 입 소문에 어머니 편찮으시다 하던데
언제 한 번 그때처럼 체하신 것은 아닌지
안 들으니 만 못한 소문 어머니 괜찮으실까
말 안 듣는 사내 동생
말썽쟁이 계집아이
어린 동생들 잘 있는지 보고 싶기도 하고
세경도 선세경에 받아 봐야 쌀 몇 가마니나 될까
고향 집 같은 이 주인 집 못 잊을 이웃 인심들
이제 집에 가면 받은 그 세경으로 끝이 되나
주인아저씨 아짐니 내년에도 우리 집에 같이 있자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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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로운 섣달 / 이원문
동지 지난 섣달그믐
수수깡 울 바람 소리
문풍지에 서럽구나
나 찾는 이 누구요
누가 나를 부를까
팔자에 없는 아이
그리 먼저 혼자 가니
이 꼴 보기 좋구나
자식 하나 못 얻고
혼자 남은 이 신세
늦게라도 하나쯤
생겼어야 하는데
늙으면 소식 끊나
촌수 가린 일가친척
그 마저 끊긴 소식
팔자라 하더니
나를 두고 한말인가
이 운명 이 신세
두 치 건너 늙은 친정
오던 소식 아니 오고
알면서도 기다리는
오늘이 또 그믐인가
자정 넘어 새벽이면
첫 닭이 울 것인데
잠 안 오는 그믐 밤
초하루면 무엇하나
이런 세월 그 수십 년
겉으로는 아닌 척
표정 바꿔 보인 웃음
날마다 보는 이들
이 마음 헤아릴까
엊그제 잘 가거라
잘 하고 잘 살거라
보따리 안 보자기
베보자기에 쌓아 보낸
그 부적이나 알려나
수양 딸 의붓 운명
산모퉁이 돌아 설 때
우리 이웃 구경난네
팔자에 운명 얹어
홀아비에 맡겨진 몸
오늘도 그 찔레꽃
옛날 찾아 가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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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가의 섣달 / 이원문
춥다 하니
그 먼 옛날만큼이나
차라리 눈 내리면 포근하기나 한데
그것도 아닌 날 바람까지 불어대니
어느 한곳
얼지 않은 곳 없었고
우물둥치 장독대에 마루의 물그릇
문밖 도랑 앞 냇가는 안 얼었을까
집집 마다
그 저녁연기 오르면
헤쳐놓은 칼 바람 뒷동산 넘어가고
소나무에 스치면 소리에 더 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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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그대에게 / 이영균
나는 아직 그대를 못 보냅니다
흰 눈이 무릎을 덮는데 어찌 가렵니까
눈길에 절름거리며 사라지면
힁한 계절
나만 홀로 남겨지려니
서러워서 그대 못 보냅니다
옥빛 하늘아래 위풍당당하던 그대
그 화려했던 순간들 다 시들어
한잎 두잎 낙엽이 되었구려
천하의 절경과 풍요 다 무너져
간 곳이 없이
저렇듯 눈밭에 벌거숭이로 섰구려
곤하였던 길 하얗게 덮으며
지난 한 해 화려함 되새길 그대
나목이려니 생각하니
서러워서 나는 그대
정녕 못 보냅니다
흰 눈이 다 녹고
남겨진 가지에 새순 움 틔울 그날까지
찬란한 봄 기약하며 나는 기다릴 테요
가려거든 저 눈 다 녹아
싸리 빗질로 길 훤히 열리거든
꽃피는 봄날에나 사뿐히 가시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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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에 피는 꽃 / 조만희
애써 쌓아 올린 둑은
한순간 허물어져 내리고
가슴에 차오른 눈물은
광활한 대지를 덮친다
지난날들의 후회보다
핑계로 일삼아온 세월
막다른 길목에서 만난
뒤늦은 12월의 깨달음
치유와 화해의 창에
하얀 마음의 꽃 피우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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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을 위한 시 / 홍수희
12월은 내가 아닌 너를 생각하는 달
1년 열한 달을 나를 위해 살았다면
12월은 내 기쁨이 아닌 네 기쁨을 생각하는 달
1년 열한 달을 나를 위해 살았다면
12월은 내 아픔이 아닌 네 아픔을 생각하는 달
1년 열한 달을 나를 위해 살았다면
12월은 내 행복이 아닌 네 행복을 먼저 생각하는 달
1년 열한 달을 나를 위해 살았다면
그리하여 하늬바람 불고 매운바람 불고 고추바람 불고
서릿바람 불고 눈꽃 바람이 부네
그리하여 바람 부는 거리엔 캐럴 울리네
그리하여 너와 나 따스한 온기 모이고 모여
다시 새로운 희망을 예감하는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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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의 상사화 / 진혜진
종착역에서
또 다른 종착역을 가기 위해
기차가 다른 기차를 받아 하나가 된다
기차와 기차의 몸 같아서
사람의 사랑이 기차 같아서
햇빛을 가리는 손가락 틈새로 기다림은 찬란하고
기차가 기차에 매달려 떠나려 할 때
유실물 틈에 있던 오후가
흐르는 발자국으로 기차에 오른다
종착지를 내려놓은 동대구역
한 사람의 기다림을 안고
서울행 4호차 5A에 앉는다
철컥철컥 내달릴수록 펼쳐지는 지난 일들
역으로 가는 풍경을 바라보다
마음에도 역방향 의자가 있어
앉은 그리움이 도착지에 가까워질수록
기계 같아요 당신
종착역에서 기차는 다시 앞뒤를 바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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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의 어느 날 / 오애숙
세월 가는 줄 모르고
앞만 보고 달려온 지나간 나날들
마지막 남은 달력 한 장 보노라니
부끄러워 고개를 숙입니다
엊그제가 새아침이라
벅찬 감격의 새 각오였는데
올해도 며칠 남지 않았기에
가슴에서 허길 느낍니다
계획하던 일들 하나 둘
이뤄지던 때완 다르게 더딘 게
인지상정 욕심 되어가는 나이라
더 이상 채울 수 없다 싶네요
세월 가는 줄 모르고
앞만 보고 달려온 지나간 나날
부끄럽지만 나붓기는 백세시대
깃발에 정신줄 곧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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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의 주인공 / 안국훈
사람이란 무궁한 우주 속
좁쌀만 한 지구에 살아가는 존재나니
핵폭탄처럼 엄청난 폭발력을 지녔는가 싶다가도
물안개처럼 금방 사라지기도 한다
산다는 게 원래 정답 없는 거라서
혼자 사는 두려움 싫어 누굴 만나는데
행복 찾아다니다 보면
굳이 사랑하지 않을 까닭 없더라
너도 점 나도 점, 찍고 또 찍으면
인연이란 선으로 연결되나니
새로운 그림 그리는 게 바로 인생이라면
마지막 색칠로 작품이 완성되지 않더냐
돌을 쌓으면 탑이 생기고
덕을 쌓으면 복이 저절로 생기듯
오늘도 희망의 씨앗 심으며
12월을 잘 보내야 인생의 주인공이 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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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찻잔 속의 12월 / 박동수
지나간 계절의 사연들
낙엽과 함께 떨쳐 보내고
따듯한 찻잔 속에 비친 그리움들을
한 낮에 녹아 내리는 눈처럼
가슴을 녹여주는
사랑으로만 기억하자
밤사이 내린 눈이 소복이 쌓인
햇살이 비치는 창가
떠오르는 찻잔의 뽀얀 김처럼
조용히 날려 보내고
가슴 아픈
사랑은 기억 하지 말자
지나친 계절의 사연 다 보내고
시린 손끝에 남은 12월
따스한 찻잔 들고
쌓이는 눈송이 바라보며
하얀 꿈으로 간직할
따뜻한 사랑 만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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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끝자락에서 / 윤보영
12월 끝자락입니다.
올해 마지막 달이 되었다고
인사 나누며 반갑게 맞이했는데
송년모임과 한 해 마무리로
바쁘게 지내다 보니, 솔직히
12월이 가는 줄도 몰랐습니다.
우리가 알든 모르든
앞으로만 걷고 있는 12월처럼
우리 일상도, 막힘없이
앞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지금 가고 있는 12월이
세월 속으로 사라진 자리에
새로운 한 해가 다가서듯
한 살이 많아지면
더 성숙된 나를 만나게 되겠지요.
성숙된 내가 올해처럼
웃으며 12월을 다시 만날 수 있게
남은 시간
아름다운 마음으로 채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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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은 사랑의 달 / 송정숙
12월은 사랑스럽고 고마운 달
이웃을 바라보게 되고
누군가와 사랑하고 싶어지고
어린 시절로 돌아가서
흰머리 소복해도
산타를 기다려지고 달콤한
케이크 선물도 두근거리며 기다린다
12월은 백색 향기로 아름다운 달
그 어느 달도
흉내 낼 수 없는 날갯짓으로
세상을 하얗게 품어 안으면
힘들고 외로운 사람도
고요하고 평화로움으로
사랑을 만드는 다정한 마지막,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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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시카고의 0시 / 오애숙
바람이 스쳐간다
하늬바람인 줄 알았더니
뼛속까지 스며 칼바람 되어
폐부를 찌르고 있다
곱게 쌓였던 형상들
회오리바람으로 변신되어
속까지 뒤집어 놓고서
휘파람 불고 있으나
새깜까만 밤하늘
태곳적 잔별들 반짝여
전두엽 속에 갇힌 언어를
끄집어내고 있어
누적된 시간들
퇴적물로 전락됐던 게
가슴앓이로 발효되었는지
움 터 순 돋아난다
마파람, 제세상이라
우쭐해도 돌아갈 곳 있어
심연의 벌과 나비의 춤사위
새봄 부르고 있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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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의 문턱에 앉아 / 조만희
향기로웠던
봄날의 사랑 한 그릇에
뜨거웠던
여름날의 열정을 담은
가을이 전하는
어느 중년의 고백처럼
겨울 그리움 그리며
세월의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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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해의 끝자락, 12월 / 정연숙
12월 달력 한 장 덩그러니
365일 종착역을 향하고
남겨진 일들을 마감하고
새해를 준비할 시간
힘들게 살아온 누군가를
위로하고 보듬어주고 싶다
되돌릴 수 없는 강물처럼
빠르게 흐르는 시간
한해, 두해 세월이 가고
감당할 수 없는 시간의 편린속에서
때로는 굴레를 벗어나
어데론가 잠적하고 싶어진다
12월은 해결해야할 일들이 많을수록
마음이 다급해지고
아쉬움과 후련함이 교차하면
새해에 대한 기대감으로
새로운 소망을 연하장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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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마지막 달력의 행복 / 홍현정
봄날 팡 터진 꽃망울보다
찬서리 몰고 온 겨울이 더, 좋다
엿가락 늘어지는 한여름
수박화채의 시원한 그 아삭함보다
김 모락모락 나는 어묵 국물 한 모금
꿀꺽 마시는 순간 아! 이 맛이야
그 진한 삶의 맛 시린 손끝
잊게 해 주는 의사 선생님이니까
팔월 땡볕 얼음 동동 냉차보다
발 동동 입김 호호 종이컵 커피
연애하는 느낌, 마지막은 늘 처음처럼
설레는 건 새로운 시작이 아닐까
한 바퀴 돌아 다시 얻은 덤 같은 인연
어차피 또 만날 겨울인 것이다
만추의 11월엔 낙엽도 밟고
막막함을 덮어 줄 솜이불 연인 갔잖아
내년 새봄을 이어줄 오작교
12월 넌, 탁월한 유종지미 행복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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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은 유난히 곱습니다 / 홍현정
앙증맞고 따듯한 장갑
꼭, 당신 손 같습니다
나 사실 울보거든요
내가 더 눈물이 많다며 대신 울어 준
그대가 있어 시침 뚝 모른 척
태연한척했습니다
춥고 떨리는 겨울
힘들다는 말조차 나오지 않는
참, 어려운 고비의 한 해였습니다
뭔지도 모르고 겪어야 했던 시련들
잘 견뎌 낼 수 있었던 건
당신 눈빛에 들어 있는 엄마
당신 가슴에 들어 있는 아버지
예쁜 다독임의 숨바꼭질 올 한해 열두 달은
부모님 같아서 의미가 깊습니다
허허로움 감싸는 햇살
꼭, 당신 등 같습니다
나 사실 추위를 타거든요
난, 괜찮다며 겉옷을 벗어 입혀줄 때
따뜻한 마음 애써 외면
덥다고 땀난척했습니다
찬바람에 얼은 입김
너스레조차 사치인가 싶어
그저 서러움을 숨겼던 한 해였습니다
나도 춥고 당신도 춥지요
나누고 싶은 12월의 겨울입니다
당신 손에서 느껴지는 엄마
당신 입에서 전해지는 훈훈한 아버지
고운 계절의 덕담 함께 주고받는
12월은 새색시처럼 그저 곱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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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이 1월의 깍지를 끼다 / 김관호
늘 그러하듯 또 한해가 간다
화들짝 지는 숲이 아픔이다
미련에 떠난 꿈이 고통이다
되려 담담한 네가 눈물이다
외려 나약한 내가 진통이다
늘 그랬듯이 또 한해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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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하얀 들에 피어나는 사랑 / 오애숙
까만 밤 함박눈 내립니다
사윈들과 나목 위에 눈꽃으로
환희의 날개 펼친 12월 중턱
그대가 주는 설레임 없다면
얼마나 쓸쓸하고 삭막할까
근시안적인 마음 가지고
아동 바동 나만 잘 살겠다고
앞만 보며 달리던 부끄런 심연
그대 인해 따뜻해지고 있기에
나래 펼치게 하는 이 푸근함
저녁 인사 나누는 해 질 녘
시간의 쳇바퀴에 얽매여서
욕망으로 옴짝달싹 못한 터널
목화송이 피어나는 향그러움
망울망울 환희로 곰삭이리
옹이로 똬리 튼 가슴에서
해 묵었던 시간의 퇴적물들
다시 지우개로 지울 수 없지만
은빛 나래 가슴속에 물들여
순고한 대관식 펼쳐보리
12월 사윈 들 사랑의 시어
낚아채어 하늘 아버지의 뜻
사윈 가슴에 평화의 메시지로
크리스마스트리 장식하고서
사랑의 종소리 울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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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에게 보내는 12월의 편지 / 도지현
진홍으로 물든 단풍이
하나둘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언제부터인가 나무가
앙상한 나목으로 변했습니다.
자식을 길러 다 떠나보낸
엄마의 모습이 저렇게 앙상할까요?
그렇게 생각하니 울 엄마가 생각나
그래서 젖가슴이 바람벽이 되었나 봐요
얼마 뒤엔 하얀 솜옷을 입고
포근하고 따뜻하다고 미소를 띠고
겨울의 축복에 혜택을 입고
스스로 만족하며 봄을 잉태하겠죠
하얀 눈이 온 세상에 내려
오염에 찌든 보기 싫은 것들을 덮어
설국으로 만들어 기쁨을 주겠죠
벌써 그대를 만난 듯 가슴이 설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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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해가 저물어 가는 12월 달에 / 전영애
시작은 부실하고
허점 많이도 보였지만
점차 당신을 진심으로 좋아하게 되었고
인간성에
정을 더 많이 느낀 게 사실입니다
내 능력이 되는 한
다 해주고 싶었던 마음이었고
내 전부를 걸고 사랑하는 것은
당신의
진실함과 믿음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때로 서운한 점은
당신이 내 마음을 몰라 줄 때이고
나의 실수가 보이면 덮어 주고
다정다감한 목소리로 불러주며
사랑하고 있다고 말해 주길 기대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배려 다 하며
당신의 여자로 사랑받고 싶고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내 모습이
오늘따라 너무 슬프고 아픕니다
사랑하는 당신
한 해가 저물어가는 12월 달에
한 통의 편지를 당신께 받고 싶습니다
__________ * 55
12월 / 백무산
12월 / 신하식
12월 / 심경숙
12월 / 오애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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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 홍현정
동천 / 서정주
연말 / 문재학
12월엔 / 홍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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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월 / 김일영
십이월 / 안규례
12월 31일 / 김명수
12월 단상 / 오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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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달력 / 남원자
12월 맞이 / 이원문
12월에는 / 윤보영
12월의 꿈 / 홍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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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삶 / 김정남
12월의 시 / 장수남
12월의 일 / 김기수
12월의 짐 / 이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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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달의 비 / 이원문
12월에 일기 / 김점예
12월의 거리 / 김현희
12월의 기도 / 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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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노래 / 고은영
12월의 노래 / 윤월심
12월의 다짐 / 김인숙
12월의 단상 / 박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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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반항 / 장수남
12월의 연서 / 오애숙
12월의 찬가 / 남원자
12월이 왔다 / 염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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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의 섣달 / 이원문
섣달의 하늘 / 이원문
세경의 섣달 / 이원문
외로운 섣달 / 이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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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의 섣달 / 이원문
12월, 그대에게 / 이영균
12월에 피는 꽃 / 조만희
12월을 위한 시 / 홍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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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상사화 / 진혜진
12월의 어느 날 / 오애숙
12월의 주인공 / 안국훈
찻잔 속의 12월 / 박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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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끝자락에서 / 윤보영
12월은 사랑의 달 / 송정숙
12월, 시카고의 0시 / 오애숙
12월의 문턱에 앉아 / 조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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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의 끝자락, 12월 / 정연숙
12월 마지막 달력의 행복 / 홍현정
12월은 유난히 곱습니다 / 홍현정
12월이 1월의 깍지를 끼다 /김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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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하얀 들에 피어나는 사랑 / 오애숙
그대에게 보내는 12월의 편지 / 도지현
한 해가 저물어 가는 12월 달에 / 전영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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