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 김태인
아지랑이 밟으며
들로 산으로 뛰놀던 개구쟁이 녀석
때 구정물 뒤집어쓰고 코 풍선 불며
탱자나무 둔덕 잔디에 누워 깜빡 잠들고
가시에 찔려 꼼짝 못 하고
탱자나무에 걸려 있는 봄볕
가시 하나 뽑아
부풀려진 풍선에 심술
지나던 하늬바람
숨어 있던 풍선 속 겨울을
북쪽으로, 북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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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 목필균
햇살 한 짐 지어다가
고향 밭에 콩이라도 심어 볼까
죽어도 팔지 말라는 아버지 목소리
아직 마르지 않았는데
매지구름 한 조각 끌어다가
고운 채로 쳐서 비 내림 할까
황토밭 뿌리 번진 냉이꽃
저 혼자 피다 질텐데
늘어지는 한나절
고향에 머물다 돌아가는
어느 날 연둣빛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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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 문인수
아직은 바람이 차다 하면서
누가 밤중에 깜깜한, 찬 부엌으로 내려갔다
군불 한 소끔 더 때고 들어왔다
잉걸 화롯불도 새로 들여온 것 같았다
나도 선잠을 걷고 화롯불 앞에 쪼그려 앉고 싶었던 것처럼
방금 자리 뜬 저 아이들처럼
이글이글 올라온 이 한 무더기 동백꽃 쬐보는 것이다
아버지, 어머니,
지금은 또 먼 땅 속에서 두런두런거리는 것 같다
아직은 때때로 바람이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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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 이생진
남쪽 공단에 마이크를 들이댄다
「올봄에 계획이라도 있으면?」
「저는요 올봄에 적금 타는 게 있거든요
그것으로 아버지 경운기 사드릴래요.」
가냘픈 소녀의 목소리
얼굴을 숨겨놓은 검은 스피커 상자
그것만 봐도 눈시울이 시큰거린다
「아버지에게 경운기 사 드릴래요
농촌에선 그게 필요하거든요.」
마이크는 꺼지고
봄소식 전하는 노래가 들려온다
남쪽엔 고운 마음씨 때문에
고운 봄이 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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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 이재무
늦은 밤이나 새벽 숲 속에 가면
나무들 수액 빨아올리는 소리 우렁차다
나무들 벌써 그렇게 일 년 농사 시작하는 것이다
이제 곧 울퉁불퉁한 수피
부드러운 햇살 툭 툭 툭 치고 가면
가지 밖으로
병아리 같은 주둥이 내밀며 초록들
온통 파랗게 하늘을 물들이며 재잘대겠지
근육질의 사내들 팔 뻗으며
숲을 살 찌우고
다산성의 여인들은 두근, 두근거리는 가슴 열어
씨앗들 토해낼 거야
3월은 즐거운 노동으로 분주한 달
사람들의 몸 속으로도 맑고 뜨거운 피가 솟는다
늦은 밤이나 새벽 숲 속에 가면
나무들 희망 빨아올리는 소리 산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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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 용혜원
봄이 고개를
쑥 - 내밀기에는
아직은 춥다
겨울이 등을 돌리고
확- 돌아서기에는 아직은
미련이 남아 있다
뼈만 남은 나무들이
봄을 기다리고 있다
연초록과 꽃들의 행진을
눈앞에 그리며
기다림과 설렘으로
가득한 계절이다
땅속에 햇살이 따사로운
봄을 기다리는
새싹 눈빛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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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 조은길
벚나무 검은 껍질을 뚫고
갓 태어난 젖빛 꽃망울들 따뜻하다
햇살에 안겨 배냇잠 자는 모습 보면
나는 문득 대중 목욕탕이 그리워진다
뽀오얀 수증기 속에
스스럼없이 발가벗은 여자들과 한통속이 되어
서로서로 등도 밀어주고 요구르트도 나누어 마시며
볼록하거나 이미 홀쭉해진 젖가슴이거나
엉덩이 거나 검은 음모에 덮여 있는
그 위대한 생산의 집들이 보고 싶다
그리고
해가 완전히 빠지기를 기다렸다가
마을 시장 구석자리에서 날마다 생선을 파는 생선 비린내보다
니코틴 내가 더 지독한 늙은 여자의
물간 생선을 떨이해 주고 싶다
나무껍질 같은 손으로 툭툭 좌판을 털면 울컥
일어나는 젖비린내 아--
어머니
어두운 마루에 허겁지겁 행상 보따리를 내려놓고
퉁퉁 불어 푸릇푸릇 핏줄이 불거진
젖을 물리시던 어머니
3월 구석구석마다 젖내가...... 어머니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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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 하석
비록 산골짝 눈과 얼음 다 녹지 않았어도,
북풍 더 이상 아니 불고, 봄볕 고요히 머무니,
낙엽더미 이불 아래 동면하던 뿌리들 싹 틔우며,
고운 꽃잎부터 먼저 피우며 돋는 이른 봄꽃들,
변산바람꽃, 너도바람꽃, 복수초, 제비꽃, 노루귀.
새봄은 예쁜 꽃망울 먼저 터트리면서 북상한다.
숲 가지들은 겨울눈 부풀리며 싹트려 준비하고,
매화, 생강나무, 산수유는 꽃망울 맺고 터트리며,
개울가 버들강아지 피어나니 새봄은 넉넉하여라.
강변엔 긴 겨울 얼음 녹아 물 흐름 조용한데,
분주히 물질하는 물오리와 물닭도 활기차구나.
봄은 생명과 부활의 계절, 새로운 한해의 시작.
세월은 가도, 새봄이 있기에 새 한해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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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눈 / 이상홍
얼굴 모르는
친구 하나
하늘로 갔다
살아 있는 건
잠시 목이 메는 것
하늘은
가슴을 닫고
눈을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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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에게 / 정연복
쓸쓸히 낙엽 지고
찬바람 쌩쌩 불던 그때부터
어느새 여러 달을
손꼽아 너를 기다렸다.
일년 사계절 중에도
추운 겨울은 유난히 길어
너와의 만남이
아득히 멀리 느껴지기도 했지.
하지만 꽃샘추위 속
따스한 기운을 풍기며
올해도 기어코 너는
이 땅을 다시 찾아왔구나.
긴긴 겨울을 넘어오느라
많이 힘들었는지
아직 너의 입술은
추위에 파랗게 질려 있다.
네가 있어 이제 거반은 봄
꽃은 좀 천천히 피어도 괜찮으니
아무 걱정 말고
편히 숨 고르고 한잠 푹 자렴.
해마다 이맘때면
가슴 설레는 희망 가득 안고
사뿐사뿐 우리 곁으로 오는
반갑고도 고마운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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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의 꿈 / 김규동
3월이라면
해도 30리쯤 길어져서
게으른 여우가
허전한 시장기 느낄 때다
오 함경도의 산
첩첩준봉에
흰 이빨 드러낸 눈더미
아직 찬바람에
코끝이 시린데
끝없이 흐르는 두만강의 숨소리
너무 가깝다
느릅나무 검은 가지 사이로
멀리 바라보이는 개울가
버들꽃 늘어진 눈물겨움,
마른풀 사르는 냄새나는
신작로 길을 홀로 걷고 있는 저분은
누구의 어머님인가
외롭고 어여쁜 걸음걸이
어머님이시여 어머님이시여
햇빛이 희고 정다우니
진달래도 피지 않은 고향산천에
바람에 날리는 봄이 왔나 봐요
봄이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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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의 시 / 정성수
3월!
멈춰섰던 지구가 덜컹덜컹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이제 막 시동을 걸었다
우주 속 서성이는 저 겨울날의 외계인
어서 승차하슈!
이렇게 발돋움 숨을 죽이며
너의 뒷모습 멀리, 두 눈 감고
앙상한 가지 끝에 매달리지 않을 텐데
건듯 바람 스치며 목이 마르다가
하얀 눈시울이 저리 붉어
석양 하늘이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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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예찬 / 양광모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이제 곧 끝난다는 것 알지?
언제까지나 겨울이
계속되지는 않는다는 것 알지?
3월은 판도라의 상자에서
기지개를 켜며 말하네
아직 꽃 피지는 않았지만
이제 곧 활짝 피어나리라는 것 믿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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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보슬비 / 정연복
3월 초순의
쌀쌀한 꽃샘추위 속
이른 아침부터
보슬보슬 비가 내린다.
이슬비와 가랑비의
중간 굵기 정도 되는 비는
겨울비 같기도 하고
꼭 봄비 같기도 하다.
이제 떠날 날이
한 뺨쯤밖에 남지 않은
겨울이 가슴으로부터 쏟아내는
아쉬움의 눈물인가.
겨울나무의 가지 끝마다
돋아나려고 애쓰는
연둣빛 새순들의 목마름
달래주는 생명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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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의 기도 / 정연복
꽃샘추위 심술 속에
피어나는 꽃이 눈부십니다
아픔 너머
참된 기쁨 있음을 알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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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의 바람 / 이해인
필까 말까
아직도 망설이는
꽃의 문을 열고 싶어
바람이 부네
열까 말까
망설이며
굳게 닫힌
내 마음의 문을 열고 싶어
바람이 부네
쌀쌀하고도
어여쁜 3월의 바람
바람과 함께
나도 다시 일어서야지
앞으로 나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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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삼짇날 / 정지용
중, 중 때때 중,
우리 애기 까까머리
삼월 삼질 날,
질나라비, 훨 훨
제비 새끼, 훨 훨
쑥 뜯어다가
개피 떡 만들어
호, 호 잠들여 놓고
냥, 냥, 잘도 먹었다
중, 중, 때때 중
우리 애기 상제로 사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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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이야기 / 김하인
한 해 따스함의 시작입니다.
밝음의 출발입니다.
신입생 등교가 시작되고
입사자의 첫 출근이 시작됩니다.
3월의 거리 도처엔 쿵쾅거리는 새내기들의
가슴 발자국 소리로 가득합니다.
그렇듯 당신 향한 제 사랑도
시작이고 출발입니다.
이젠 짝사랑이나 비 내리는 우울,
매서운 바람 부는 텅 빈 가슴앓이 시기도 지난 만큼
이제 전 가슴 활짝 펴고 당당하면서도
겸손한 걸음걸이로 당신 만나러 가겠습니다. 부끄럽지만 당신 앞에 서
당신 사랑하는 게 내 삶의 가장 아름답고
따스한 과제임을 말하겠습니다.
이 빛나는 3월,
저의 출발은 당신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임을
미소 머금은 목소리로 담담하게 말하겠습니다.
당신은 3월의 연가이자 제 사랑의 연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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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들풀처럼 / 김지현
초록의 계엄령
봄의 군단이 질주하고 있다
이제 무차별 폭격이 시작되리라
어깨동무하고 일제히
함성 내지르는 풀잎 시위대
무참히 꺾이는 한 시대의 반역자
강철 군단에도 봄은 온다
만 겹 철문 열어젖히고
초록 들불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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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에 오는 눈 / 나태주
눈이라도 3월에 오는 눈은
오면서 물이 되는 눈이다
어린 가지에 어린 뿌리에
눈물이 되어 젖는 눈이다
잘 자라거라 잘 자라거라
물이 되어 속삭이는 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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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에 대한 묵상 / 정연복
3월은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진 게 아니다
3월은 2월과 등돌리고 사는
적대적인 사이도 아니다.
3월은 2월의 품속에서
생겨나고 자랐다
2월은 3월의 어머니요
3월은 2월의 자식인 것이다.
그래서 자식이 어딘가
부모를 닮은 구석이 있듯
가만히 보면 3월은
2월의 성질을 꽤 닮았다.
한겨울 추위를 뺨치는
꽃샘추위를 보라
꽃 피는 봄인가 싶다가도
아직도 겨울같이 느껴지는 3월이 아닌가.
사람의 눈에 잘 보이지는 않아도
만물은 상호 연결되어 있음을
3월은 이런저런 모습으로
가만가만 보여주고 또 가르쳐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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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의 바람 속에 / 이해인
어디선지 몰래 숨어들어 온
근심, 걱정 때문에
겨우내 몸살이 심했습니다
흰 눈이 채 녹지 않은
내 마음의 산기슭에도
꽃 한송이 피워 내려고
바람은 이토록 오래 부는 것입니까
3월의 바람 속에
보이지 않게 꽃을 피우는
당신이 계시기에
아직은 시린 햇볕으로
희망을 짜는
나의 오늘..,
당신을 만나는 길엔
늘상
바람이 많이 불었습니다.
살아 있기에 바람이 좋고
바람이 좋아 살아 있는 세상
혼자서 길을 가다 보면
보이지 않게 나를 흔드는
당신이 계시기에
나는 먼 데서도
잠들 수 없는 3월의 바람
어둠의 벼랑 끝에서도
노래로 일어서는 3월의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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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은 말이 없고 / 황금찬
얼음이 풀린 논둑길에
소리쟁이가 두 치나 솟아올랐다.
이런 봄
어머님은 소녀였던 내 누님을 데리고
냉이랑 꽃다지
그리고 소리쟁이를 캐며
봄 이야기를 하셨다.
논갈이의 물이 오른 이웃집
건아 애비는
산골 물소리보다도 더 맑은 음성으로
메나리를 부르고
산수유가 꽃잎 여는 양지 자락엔
산꿩이
3월을 줍고 있었다.
흰 연기를 뿜어 울리며 방금
서울행 기차가 지나가고
대문 앞에서 서성이며
도시에서 올 편지를 기다리는
정순이의 마음은
3월 아지랑이처럼 타고 있었다.
이 3월이
두고 온 고향에도
찾아왔을까
천 년 잠이 드신 어머님의 뜰에도
이제 곧 고향 3월을
뜸북새가 울겠구나.
고향을 잃어버리면
봄도 잊고 마느니
우리들 마음의 봄을 더 잃기 전
고향 3월로 돌아가리라.
고향의 봄은 나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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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플라타너스 / 마경덕
도로변 플라타너스기둥
일렬로 서있다
지나가던 봄이 죽었나 살았나 귀를 갖다 댄다
얼룩버짐 온몸에 퍼져있다
도심을 가로지른 전선 아래
버스가 줄지어 달려가고
몸통만 남은 플라타너스
머리 위 전선을 비집고
막무가내 뭉특한 모가지를 디민다
퍽퍽, 맨몸으로 허공을 들이받는
저, 저, 가지 끝
짐승 냄새가 난다
나무는 지금
터진 살을 꿰매는 중.
길을 가다가
성난 뿔을 보았다
허공에 쩌억 금이 가는 소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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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에서 4월 사이 / 안도현
산서고등학교 관사 앞에 매화꽃 핀 다음에는 산서주조장 돌담에 기대어 산수유꽃 피고
산서중학교 뒷산에 조팝나무꽃 핀 다음에는산서우체국 뒤뜰에서는 목련꽃 피고
산서초등학교 울타리 너머 개나리꽃 핀 다음에는
산서정류소 가는 길가에 자주 제비꽃 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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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로 가는 길목에서 / 박목월
2월에서
3월로 건너가는 바람결에는
싱그러운 미나리 냄새가 풍긴다.
해외로 나간 친구의
체온이 느껴진다.
참으로
2월에서 3월로 건너가는
골목길에는 손만 대면 모든 사업이
다 이루어질 것만 같다.
동·서·남·북으로
틔어 있는 골목마다
수국색(水菊色) 공기가 술렁거리고
뜻하지 않게 반가운 친구를
다음 골목에서
만날 것만 같다.
나도 모르게 약간
걸음걸이가 빨라지는 어제 오늘.
어디서나
분홍빛 발을 아장거리며
내 앞을 걸어가는
비둘기를 만나게 된다.
ㅡ무슨 일을 하고 싶다.
ㅡ엄청나고도 착한 일을 하고 싶다.
ㅡ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2월에서
3월로 건너가는 바람 속에는
끊임없이 종소리가 울려오고
나의 겨드랑이에 날개가 돋아난다.
희고도 큼직한 날개가 양 겨드랑이에 한 개씩 돋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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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 이채
봄바람이 머물고 간 자리마다
싹이 트고 잎이 돋듯
당신이 걸어온 길마다꽃이 피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그토록 소망하는
기쁨의 뜰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만큼은 당신과
동화의 나라에서 꽃들과 새들과
숲 속의 오솔길을 거닐고 싶습니다
하늘 한 번 쳐다볼 사이 없이
땅 한 번 내려다볼 사이 없이
나를 돌아볼 겨를도 없이
세월은 빠르고쉬이 나이는 늘어갑니다
포기하고 잊어야 했던 지난날이
오랜 일기장에서
쓸쓸히 추억으로 저물어가고 있어도
오늘만큼은 당신과
나풀나풀 나비의 날개에 실려
꽃바람과 손잡고
봄 나들이를 하고 싶습니다
메기의 옛 동산에서
철없던 시절의 아지랑이도 만나고
늘 먼발치에서
몰래 보았던 옛님의 향기처럼
싱그럽게 불어오는
3월의 그 아늑한 꽃길로..
--------------------
+ 삼월 / 임영조
밖에는 지금
누가 오고 있느냐
흙먼지 자욱한 꽃샘바람
먼 산이 꿈틀거린다
나른한 햇볕 아래
선잠 깬 나무들이 기지개 켜듯
하늘을 힘껏 밀어올리자
조르르 구르는 푸른 물소리
문득 귀가 맑게 트인다
누가 또 내 말 하는지
떠도는 소문처럼 바람이 불고
턱없이 가슴 뛰는 기대로
입술이 트듯 꽃망울이 부푼다
오늘은 무슨 기별 없을까
온종일 궁금한 삼월
그 미완의 화폭 위에
그리운 이름들을 써놓고
찬연한 부활을 기다려본다.
----------------------------
+ 삼월에는 / 오애숙
언 산에
아지랑이 피어오르고
나목의 가지로 수액 흐르며
기지개 화알짝 켜는 숲의 향연
꽃샘바람에도
망울망울 온 산 덮더니
올망졸망 앉아 나비와 벌과
한바탕 사랑의 멋진 춤사위의 속에
분홍 물결로
너울 너~울 춤추며
금 햇살 가득 안고 날 보러 오이소
손짓하고 있는 생명 참의 삼월이어라
내 마음도
금싸라기 햇살 속에
향기롭게 피어나는 삶의 향기
이웃과 이웃 사이 휘날려 보리
삼월 들판 속에 다짐하고 다짐하네
==============
+ 삼월이면 / 이향아
삼월이면 딸 하나 낳고 싶다
'삼월'이라 말할 때 공평하게 퍼지는 입모습처럼
삼월, 삼월 부를 때 향기롭게 울리는 닿소리처럼
봄소식 잔잔한 딸 하나 낳고 싶다
어림도 없는 소리, 꿈도 꾸지 마
열두 달 매달려도 대답하지 않을 거야
살구꽃 빛깔인가, 저 보얀 살결 좀 봐
산등성이는 수런수런 마을로 내려오고
양지쪽 풀섶도 옷자락을 잡아끌어
얼음장 잦아드는 음악 소리에
축전처럼 수선화가 피어나는 저녁
삼월이면 뜬금없이 딸 하나 낳고 싶다
-----------------------------
+ 삼월, 장독 / 전영애
꾹꾹 디뎌 밟아
누운 자리 밑에 감추어도
그리움
메줏덩이로 떠
곰팡이 슬고 냄새 피우고
그만 내다 버릴까
내가 뛰쳐나갈까 싶더니
정·이월 차고 맑은 햇볕 다 받아
저 검정 숯덩이 매운 통고추와 함께
맑은 물에 몸 풀고 우러나고 있고 나
곰삭은 그리움
짱짱한 햇살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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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삼월에 / 목필균
구봉산 기슭에 영면하신
부모님이 이제야 명패를 세웠다
자식들의 자식들까지
검은 대리석에 이름을 박고
절을 올린다
무덤가에 피어난
할미꽃, 제비꽃, 꿀꽃까지
눈부신 햇살에 피어난 윤삼월
고인의 명복보다
자손들이 번창하기를
기원하며 올리는 절
간절함으로 축축해 진다
문득
산등성이로 날아가는 꿩의
외마디 소리
돌아가신 후
효도가 무슨 소용이냐고
죽비로 내려치는 소리 지난 후
막막하게 적막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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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는 봄 3월 / 김소월
가는 봄 삼월, 삼월은 삼짇
강남 제비도 안 잊고 왔는데,
아무렴은요
설게 이 때는 못 잊게, 그리워.
잊으시기야, 했으랴, 하마 어느새,
님 부르는 꾀꼬리 소리.
울고 싶은 바람은 점도록 부는데
설리도 이때는
가는 봄 삼월, 삼월은 삼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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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을 보려면 / 정호승
꽃씨 속에 숨어있는 꽃을 보려면
고요히 눈이 녹기를 기다려라
꽃씨 속에 숨어있는 잎을 보려면
흙의 가슴이 따뜻해지기를 기다려라
꽃씨 속에 숨어있는 어머니를 만나려면
들에 나가 먼저 봄이 되어라
꽃씨 속에 숨어있는 꽃을 보려면
평생 버리지 않았던 칼을 버려라
==================
+ 삼월 삼짇날 / 유안진
돌아오기 위해서는
떠났어야 했으리라
이 하루를 위하여는
기인 이별이 있어야 했으리라
작년 간 꽃제비는
낡은 옛집 아니 잊어
돌아와 손질하여
새 집처럼 꾸미는데
그리운 손님이여
이 날도 다아 기울어가는데
어디까지 왔니?
당당 멀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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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월의 눈 꽃 / 김윤자
잔치는 다 끝났는데
뒤늦게 오신 손님
드릴 것 없는 애달픈 밤
화롯불도 시들고
따슨 아랫목도 없고
이미 닫아버린
계절의 문 앞에서
조금 서성이다 가시려니 했는데
하얀 고독을
밤새워 물고 서서
빈 들녘을 밝히시는
삼월의 눈꽃 손님
천상에 고인
백 년의 그리움 안고 내려와
한 줌 햇살에 몸을 태우는 아픔으로
하루를 머물지라도
눈부신 행복을 노래하는
애련의 선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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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월의 봄날 / 김덕성
겨울 칼바람에 더디게 온 봄
이제 제 빛을 찾고
나약해졌던 햇살이
제법 빛나며 내려 쪼이는 들녘
소곤소곤 봄 소리
가만히 귀 기울여
실눈 뜨며 오시는 고운 봄 아씨
너무 귀엽다
버들개지 잠 깨어
기지개 켜며 부스스 일어나고
봄노래 부르는 개여울
봄 옷 입고
상춘 나온 여인들의 예쁜 패션에서
고운 봄을 만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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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월의 바람 속에 / 이해인
어디 선지 몰래 숨어들어온
근심, 걱정 때문에
겨우내 몸살이 심했습니다
흰 눈이 채 녹지 않은
내 마음의 산기슭에도
꽃 한 송이 피워 내려고
바람은 이토록 오래 부는 것입니까
삼월의 바람 속에
보이지 않게 꽃을 피우는
당신이 계시기에
아직은 시린 햇빛으로
희망을 짜는
나의 오늘
당신을 만나는 길엔
늘상
바람이 많이 불었습니다
살아 있기에 바람이 좋고
바람이 좋아 살아 있는 세상
혼자서 길을 가다 보면
보이지 않게 나를 흔드는
당신이 계시기에
나는 먼 데서도
잠들 수 없는 삼월의 바람
어둠의 벼랑 끝에서도
노래로 일어서는 삼월의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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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삼월 아침 목련 / 손해일
잎새는 아직
꿈결에 젖었는데
윤삼월
꽃 그리매
해 돋는 아침나절
급하기도 해라
꽃잎이 제 먼저 나와
바람개비로 벙그네
빨·주·노·초·파·남·보
당금아기
볼우물에 어린 무지개
후둑후둑
비 그친 뜨락으로
봄 햇살이
하얗게 부서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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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한 3월을 위해 / 윤보영
3월입니다.
산에 들에 꽃이 피듯
가슴에도 꽃을 피워
행복을 선물 받는 3월입니다
내가 행복하듯, 3월에는
당신도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나보다 당신이 더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가슴 가득
사랑이 돋아나는 3월!
돋아난 사랑을 나누면서
행복한 3월을 만들겠습니다
내가 만들겠습니다.
3월에는
내가 준 사랑으로
당신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행복한 3월에는
내 3월에는.
아직 추위가 있을 수 있고
기다림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3월은
이것마저 행복한 달입니다
마음까지 따뜻한 달입니다.
나의 3월에는
내가 더 사랑하는 마음으로
멋진 한 달을 만들겠습니다
3월 내내 사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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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 김태인
3월 / 목필균
3월 / 문인수
3월 / 이생진
3월 / 이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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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 용혜원
3월 / 조은길
3월 / 하석
3월, 눈 / 이상홍
3월에게 / 정연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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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꿈 / 김규동
3월의 시 / 정성수
3월 예찬 / 양광모
3월 보슬비 / 정연복
3월의 기도 / 정연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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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바람 / 이해인
3월 삼짇날 / 정지용
3월 이야기 / 김하인
3월, 들풀처럼 / 김지현
3월에 오는 눈 / 나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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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대한 묵상 / 정연복
3월의 바람 속에 / 이해인
3월은 말이 없고 / 황금찬
3월, 플라타너스 / 마경덕
3월에서 4월 사이 / 안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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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로 가는 길목에서 / 박목월
3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 이채
삼월 / 임영조
삼월에는 / 오애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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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이면 / 이향아
삼월, 장독 / 전영애
윤삼월에 / 목필균
가는 봄 3월 / 김소월
꽃을 보려면 / 정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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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 삼짇날 / 유안진
삼월의 눈 꽃 / 김윤자
삼월의 봄날 / 김덕성
삼월의 바람 속에 / 이해인
윤삼월 아침 목련 / 손해일
행복한 3월을 위해 / 윤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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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시 모음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