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당 (109) 썸네일형 리스트형 바이런 시 # 조지 고든 바이런 시 길 없는 숲에 기쁨이 있다 ㅣ우리 둘 헤어질 때 그녀는 아름답게 걷는다ㅣ 추억 ----------------------------------- 아테네의 아가씨여 우리 헤어지기 전에 바벨론 강가에서 앉아서 우리는 울었도다 시용성 ㅣ아, 꽃처럼 저 버린 사람 ----------------------------------------- 이제는 더 이상 헤매지 말자 ㅣ 한 방울의 눈물 다시는 방황하지 않으리 ㅣ 그대는 울고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길 없는 숲에 기쁨이 있다 길 없는 숲에 기쁨이 있다 외로운 바닷가에 황홀이 있다 아무도 침범치 않는 곳 깊은 바다 곁, 그 함성의 음악에 사귐이 있다 난 사람을 덜 사랑하기보다 자연을 더 사랑한다 이.. 랭보 시 모음 # 아르튀르 랭보 시 영원 ㅣ 감각 ㅣ 지옥에서 보낸 한 철 취한 배 ㅣ나의 방랑 생활 ㅣ ___________________________ + 영원 그것을 되찾았도다! 무엇을?-영원을. 그것은 태양과 섞인 바다. 파수의 영혼 그토록 무가치한 밤과 불길 속 낮의 기원을 드리기로 하자. 안 간 다운 기도와 평범한 충동으로 거기서 그대는 벗어나 어디론가 날아가버린다..... 사틴의 불잉걸이여, 그대의 유일한 열정으로부터 '마침내'라고 말하지도 않고 의무는 다 타버리는구나. 거기엔 희망도 영광도 없는데 인내력이 강한 면학 그러나 형벌은 틀림없다. 그것을 되찾아네, 무엇을 말인가? 영원이라는 것 그것은 태양과 함께 가는 바다. 1872년 5월 ---------------------------- + 감각 여름 야.. 2월 시 모음 + 2월 / 김용택 방을 바꿨다 한 개의 산봉우리는 내 눈에 차고 그 산봉위리와 이어진 산은 어깨만 보인다. 강과 강 건너 마을이 사라진 대신 사람이 살지 않은 낡은 농가가 코앞에 엎드려 있다. 텅 빈 헛간과 외양간, 분명하게 금이 간 슬레이트 지붕, 봄이 오지 않은 시멘트 마당에 탱자나무 감나무 밤나무 가지들이 바람에 뒤엉킨다. 봄이 아직 멀었다. 노란 잔디 위에서 떠드는 아이들이 소리가 등뒤에서 들린다. 계절과 상관없이 아이들은 늘 햇살을 한짐씩 짊어지고 뛰어다닌다. 방을 바꿨다. 방을 바꾼다고 금세 삶이 바뀌지 않듯 풍경이 바뀐다고 생각이 금방 달라지진 않는다. 눈에 익은 것들이 점점 제자리로 돌아가고 그것들이 어이서 본 듯 나를 새로 보리라. 날이 흐려진다. 비 아니면 눈이 오겠지만 아직은 비도 .. 새해 시 모음 + 새해 / 구상 내가 새로와지지 않으면 새해를 새해로 맞을 수 없다 내가 새로와져서 인사를 하면 이웃도 새로와진 얼굴로 하고 새로운 내가 되어 거리를 가면 거리도 새로운 모습을 한다 지난날의 쓰라림과 괴로움은 오늘의 괴로움과 쓰라림이 아니요 내일도 기쁨과 슬픔이 수놓겠지만 그것은 생활의 율조일 따름이다 흰 눈같이 맑아진 내 의식은 이성의 햇발을 받아 번쩍이고 내 심호흡한 가슴엔 사랑이 뜨거운 새 피로 용솟음친다 꿈은 나의 충직과 일치하여 나의 줄기찬 노동은 고독을 쫓고 하늘의 우러러 소박한 믿음을 가져 기도는 나의 일과의 처음과 끝이다 이제 새로운 내가 서슴없이 맞는 새해 나의 생애, 최고의 성실로서 꽃 피울 새해여! -------------------- + 새해 / 피천득 새해는 새로워라 아침같이 새.. 1월 시 모음 + 1월 / 목필균 새해가 밝았다 1월이 열렸다 아직 창밖에는 겨울인데 가슴에 봄빛이 들어선다 나이 먹는다는 것이 연륜이 그어진다는 것이 주름살 늘어난다는 것이 세월에 가속도가 붙는다는 것이 모두 바람이다 그래도 1월은 희망이라는 것 허물 벗고 새로 태어나겠다는 다짐이 살아 있는 달 그렇게 살 수 있는 1월은 축복이다 -------------------------- + 1월 / 박인걸 삼백 육십 오리의 출발선에서 이미 호각은 울렸다 힘차게 달리는 사람과 천천히 걷는 사람과 이제 첫걸음을 떼는 틈에서 나도 이미 뛰고 있다. 출발이 빠르다고 먼저 도착하는 것도 아니고 걸음이 더디다고 꼴찌를 하는 것도 아니다 먼저 핀 꽃이 일찍 시들고 늦게 핀 꽃이 더 아름답기도 하다. 머나먼 미로에 내비게이션 없이 가는 나.. 추석 시 모음 1 + 밤 / 오탁번 할아버지 산소 가는 길 밤나무 밑에는 알밤도 송이밤도 소도록이 떨어져 있다 밤송이를 까면 밤 하나하나에도 다 앉음앉음이 있어 쭉정밤 회오리밤 쌍동밤 생애의 모습 저마다 또렷하다 한가위 보름달을 손전등 삼아 하느님도 내 생애의 껍질을 까고 있다 -------------------+ 만월 / 원무현 작은 추석날 사람들 말에는 모난 구석이 없네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않겠나" 둥글둥글한 말을 하는 사람들이 둥글둥글 빚은 송편을 둥그런 쟁반에 담는 동안 자식이 아니라 웬수라던 넷째를 기다리던 당숙께서 밭은기침을 담 너머로 던지면 먼 산 능선 위로 보고픈 얼굴처럼 솟은 달이 궁글궁글 굴러 와서는 느릅나무 울타리도 탱자나무 울타리도 와락와락 껴안아 길이란 길엔 온통 달빛이 .. 10월 시 모음 1 + 10월 / 기형도 한때 절망이 내 삶의 전부였던 적이 있었다 그 절망의 내용조차 잊어버린 지금 나는 내 삶의 일부분도 알지 못한다 이미 대지의 맛에 익숙해진 나뭇잎들은 내 초라한 위기의 발목 근처로 어지럽게 떨어진다 오오, 그리운 생각들이란 얼마나 죽음의 편에 서 있는가 그러나 내 사랑하는 시월의 숲은 아무런 잘못도 없다 ---------------------+ 10월 / 문인수 호박 눌러앉았던, 따 낸 자리. 가을의 한복판이 움푹 꺼져 있다. 한동안 저렇게 아프겠다. ---------------------+ 10월 / 박현자 시월은 내 고향이다 문을 열면 향토빛 마당에서 도리깨질을 하시는 어머니 하늘엔 국화꽃 같은 구름 국화향 가득한 바람이 불고 시월은 내 그리움이다 시린 햇살 닮은 모습으로 먼 .. 6월 시 모음 1 + 6월 / 김수복 저녁이 되자 모든 길들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추억 속에 환히 불을 밝히고 6월의 저녁 감자꽃 속으로 길들은 몸을 풀었다 산 너머로, 아득한 양털구름이 뜨거워져 있을 무렵 길들은 자꾸자꾸 노래를 불렀다 저물어가는 감자꽃 밭고랑 사이로 해는 몸이 달아올라 넘어지며 달아나고, 식은 노랫가락 속에 길들은 흠뻑 젖어 있었다 -------------------- + 6월 / 김용택 하루종일 당신 생각으로 6월의 나뭇잎에 바람이 불고 하루 해가 갑니다 불쑥불쑥 솟아나는 그대 보고 싶은 마음을 주저앉힐 수가 없습니다 창가에 턱을 괴고 오래오래 어딘가를 보고 있곤 합니다 느닷없이 그런 나를 발견하고는 그것이 당신 생각이었음을 압니다 하루종일 6월의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고 해가 갑니다 -.. 이전 1 ··· 10 11 12 13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