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당 (109) 썸네일형 리스트형 1월 시 모음 2 + 1월 / 신달자 때는 새벽 1월의 시간이여 걸어오라 문 밖에 놓인 냉수 한 그릇에 발 담그고 들어오면 포옥 삶아 깨끗한 새 수건으로 네 발 씻어 주련다 자세는 무릎을 꿇고 이마엔 송골송골 땀방울도 환히 미소 지 어리니 나의 두 손은 잠시 가슴에 묻은 채 쉬리라. ------------------- + 1월 / 용혜원 1월은 가장 깨끗하게 찾아온다 새로운 시작으로 꿈이 생기고 왠지 좋은 일이 있을 것만 같다 올해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어떤 사람들을 만날까 기대감이 많아진다 올해는 흐르는 강물처럼 살고 싶다 올해는 태양처럼 열정적으로 살고 싶다 올해는 먹구름이 몰려와 비도 종종 내리지만 햇살이 가득한 날들이 많을 것이다 올해는 일한 기쁨이 수북하게 쌓이고 사랑이란 별 하나 가습에 떨어졌으면 .. 설날 시 모음 2 + 설날 / 김덕성 가뭄에 단비 내려 냇가에는 연둣빛 감도는데 온 가족이 안전한 귀성길이 되었으면 부모님 찾아뵙고 세배드리고 온 가족 모여 앉아 떡국에 먹으며 정을 쌓는 행복한 설이었으면 웃어른 찾아뵙고 세배 올리고 옛 친구만나 회포를 풀며 정 나누며 하늘은총 감사하는 설이었으면 뿌리 찾아 나눈 설 연륜으로 성숙한 아름다운 모습으로 안전한 귀경길이 되게 하소서 -------------------- + 설날 / 박인걸 반갑지 않은 설날이 영업사원처럼 찾아와 떡국 한 그릇에 나이를 강매하니 불쾌하다. 이마에 주름살은 밭이랑처럼 깊어만 가고 이팝나무 꽃잎은 정수리까지 활짝 폈다. 해와 달도 여전하고 까치 목소리도 쉬지 않았는데 두꺼운 안경에는 안개가 끼고 속내의를 입어도 무릎이 시리다. 시간의 태엽을 거.. 새해 시 모음 2 + 덕담 / 도종환 지난해 첫날 아침에 우리는 희망과 배반에 대해 말했습니다 설레임에 대해서만 말해야 하는데 두려움에 대해서도 말했습니다 산맥을 딛고 오르는 뜨겁고 뭉클한 햇덩이 같은 것에 대해서만 생각하지 않고 울음처럼 질펀하게 땅을 적시는 산동네에 내리는 눈에 대해서도 생각했습니다 오래 만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과 느티나무에 쌓이는 아침 까치소리 들었지만 골목길 둔탁하게 밟고 지나가는 불안한 소리에 대해서도 똑같이 귀 기울여야 했습니다 새해 첫날 아침 우리는 잠시 많은 것을 덮어두고 푸근하고 편안한 말씀만을 나누어야 하는데 아직은 걱정스런 말들을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올해도 새해 첫날 아침 절망과 용기에 대해 이야기하였습니다 ------------------------- + 원단(元旦) / 조.. 로버트 프로스트 시 # 로버트 프로스트 시 Robert frost(1874~1963) 미국 + 군인 그는 던져진 것처럼 누워 있는 저 쓰러진 창입니다. 그것은 지금 들어 올리지 않고 놓여 있고, 이슬이 오고, 녹슬고 있지만, 먼지를 갈았을 때 여전히 뾰족하게 놓여 있습니다. 세상을 둘러보는 우리가 그것 의 표적이 될 가치가 있는 것을 보지 못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사람처럼 너무 가까이서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넘어지고, 풀을 뜯고, 지구의 곡선을 교차하고, 치고, 그들 자신을 부순다; 그들은 우리를 돌 위의 금속 포인트에 움찔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입니다. 몸을 확인하고 넘어뜨리고 정신을 쏜 장애물은 지금까지 보여 주거나 빛난 것보다 더 멀리 있습니다. ----------------- + 목장.. 10월 시 모음 2 + 10월 / 전소영 갈꽃처럼 핀 마음이 하늘에 닿는다 생의 갈피마다 철새들이 내려앉고 또 무리 지은 새들은 멀리 날아간다 청옥 색 풍선들이 가슴을 매달고 자꾸만 날아간다 들판 가득 채운 10월의 빛을 끝없이 쳐다보면서 좋아하는 색으로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고 싶다 잘 익은 들녘 같은 그림 한 장 그리고 싶다 이 강토에 내리는 시월의 색으로 칠하고 싶다 풀잎 하나 뜯어 그림 위에 얹어 놓으면 풍경 속으로 흐르는 푸른 강이 되겠지 강은 가슴 타고 흐르는 한 줄의 뜨거운 시가 되고 제방 가득 평화와 자유의 강물이 흘렀으면 좋겠다 그리고 또 다시 계절이 바뀌어도 내 어머니가 가르쳐 준 서글픈 언어로 10월의 색깔이 배여 있는 자유시를 쓰면서, 이 곳 아직 갈라진 한반도에 살고 싶다. 젖내 나는 모.. 6월 시 모음 2 + 6월 / 고은영 네가 푸르면 문득 내가 더 푸르러지고 네 가쁜 숨결로 찬연하게 내뿜고 사정하는 애액만으로도 이 얼마나 찬란한 행복이냐 이 얼마나 황홀한 전율이냐 태초부터 너는 날 위해 만들어진 지극하 사랑 부족한 날 위해 준비된 성찬 ---------------------+ 6월 / 반기룡 푸른 제복 입고 저벅저벅 걸어오시네 푸른 면류관에 치렁치렁 매달린 연둣빛 이파리가 벙긋 인사를 하고 거북등처럼 투박했던 갈참나무 등허리도 함지박만 한 잎사귀 코끼리 귀 나풀거리듯 시종일관 바람에 맞춰 진양조장단으로 춤을 추네 푸른 숲을 헤치며 산새는 유성처럼 날아가고 -------------------- + 6월 / 박건호 이 세상 슬픈 것들은 모두 6월의 산하에 갖다 놓아라 여름으로 접어드는 길목 신록은 .. 추석 시 모음 2 + 추 석 / 강민숙 남들은 조금씩 들뜬 얼굴로 시골이다 고향이다 길 떠나는데 나는 어린 피붙이 끌어안고 눈물로 잔을 채워 당신께 절 올립니다 어린 것 한번 안아 보지 못하고 떠날 줄이야 내 미처 몰랐습니다 당신이 엎질러 놓는 물에 사금파리 조각들 내 그 자리에 차라리 몸 던지고 싶습니다 아니, 향불처럼 타오르다 당신 곁으로 사위어 가고 싶을 뿐입니다 ---------------------------+ 추석(秋夕) / 박남수 故鄕을 떠나서 바라보는 仲秋의 달은 그리움의 거울. 以北에 계신 할머니를 그리며 美州에 간 아내를 그리며 내가 지금 귀뚜라미처럼 추운 몸을 떨고 있다. 어디를 향해 빈 뜰이 있어 달빛은 푸르지만 이번 秋夕에는 단란한 家庭에 모일 사람은 많이 비어 있다. 가까운 친구가 찾아와도 茶 한.. 헨리 나우웬 # Henri J.M. Nouwen quotes + 나는 이런 사람이 좋다 나는 이런 사람이 좋다. 그리우면 그립다고 말할 줄 아는 사람이 좋고 불가능 속에서도 한줄기 빛을 보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 좋고 다른 사람을 위해 호탕하게 웃어 줄 수 있는 사람이 좋다 옷차림이 아니더라도 편안함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좋고 자기 부모형제를 끔찍이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좋고 바쁜 가운데서도 여유를 누릴 줄 아는 사람이 좋다 어떠한 형편에서든 자기 자신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 좋고 노래를 썩 잘하지 못해도 즐겁게 부를 줄 아는 사람이 좋고 어린아이와 노인들에게 좋은 말벗이 될 수 있는 사람이 좋다 책을 가까이하여 이해의 폭이 넓은 사람이 좋고 음식을 먹음직스럽게 잘 먹는 사람이 좋고 철 따라 자연을 벗 삼아 여행할 ..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