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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드거 앨런 포 에드거 앨런 포의 시 (Edgar Allan poe poems) + 꿈속의 꿈 이마에 이 키스를 받아라! 그리고 지금 당신과 이별하는 것, 그렇게 많이 고백하겠습니다 — 당신은 틀리지 않습니다, 누가 생각 내 하루는 꿈이었다; 그래도 희망이 날아갔다면 밤에도 낮에도 비전에서, 또는 없음에서, 그러므로 덜 사라진 것입니까? 우리가 보거나 보이는 모든 것 꿈속의 꿈에 불과합니다. 나는 포효 속에 서 있다 파도에 시달리는 해안에서, 그리고 나는 내 손안에 황금빛 모래알 — 얼마나 적습니까! 그러나 그들은 어떻게 기어 내 손가락을 통해 깊은 곳까지, 내가 우는 동안 — 내가 우는 동안! 오 신 이시여! 못 잡겠어? 걸쇠가 더 단단합니까? 오 신 이시여! 저장할 수 없나요 무자비한 파도에서 하나? 우리가 보거나 ..
임영조 임영조 시 -------------------------- + 화려한 오독 장마 걷힌 칠월 땡볕에 지렁이가 슬슬 세상을 잰다 시멘트 길을 온몸으로 긴 자국 행서도 아니고 예서도 아닌 초서체로 갈겨쓴 일대기 같다 한평생 초야에 숨어 굴린 화두를 최후로 남긴 한 행 절명시 같다 그 판독이 어려운 일필휘지를 촉새 몇 마리 따라가며 읽는다 혀 짧은 부리로 쿡쿡 쪼아 맛본다 제멋대로 재잘대는 화려한 오독 각설이 지렁이의 몸보다 길다 오죽 답답하고 지루했으면 은자가 몸소 나와 배밀이하랴 쉬파리 떼 성가신 무더위에 벌겋게 달아오른 육두문자로 ------------------------- + 저승꽃 핸들 잡고 차 몰다 본다 가을볕에 선명히 드러난 내 손 드문드문 손등에 핀 꽃들을 본다 이젠 탐욕도 열도 식는 나이에 어..
이성선 이성선 시 + 풀잎의 노래 병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은 하늘을 걸어가는 사람이다 지상에 아픔으로 남아 있는 사람은 하늘에 꽃을 바치는 사람이다 그대 안에 돌아와 계시니 신의 음성이 계시니 깨어 노래하는 자와 함께 있다 그대를 버리지 못하여 누군가 떨리는 손으로 이마에 등을 켜 주니 천 길 낭떠러지에 떨어져 높고 찬란히 사는 별을 본다 하늘에 몸 바치고 살아가는 자여 사랑을 바치는 자여 그대 곁에 내가 있어 깊은 밤 풀잎 되어 운다 ------------------------------ + 유년기의 자화상 학질을 되게 앓던 날 새벽 할머니는 정한 뽕잎 하나 따서 정낭 귀틀에 깔고 그 옆에 나를 앉혀 혀로 뽕잎을 세 번 핥게 하신 후 다시 나를 업고 해 뜨는 봉우리 까마득한 바위 끝에 앉히고 내 머리 위에 동..
임영준 2 # 임영준 시 + 4월 그러나 활개를 펼치고 저 푸른 하늘을 날아 보겠다고 겹진 가슴에 흰 띠를 두른다고 바람 든 산하에 향기 그득하지만 노을이 검붉다 획이 너무 굵다 ---------------------- + 5월의 기도 이 햇살이 절실한 이들에게 희망으로 비치게 하소서 민생을 도구로만 여기는 야망으로 뭉친 자들에겐 준엄한 형벌을 내리소서 부디 압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련한 북녘의 동포들이 속히 해방되게 해 주소서 이 포근하고 아름다운 봄날이 세상에 고루 스며들어 진정한 낙원이 되게 하소서 ---------------------- + 5월의 초대 입석밖에 없지만 자리를 드릴게요 지나가던 분홍바람에 치마가 벌어지고 방싯거리는 햇살에 볼 붉힌답니다 성찬까지 차려졌으니 사양 말고 오셔서 실컷 즐기시지요 ..
임영준 # 임영준 시 + 무한의 꿈으로 눈을 크게 떠라 귀를 최대한 기울여라 무한의 꿈을 꾸어라 끝없는 우주가 치열한 태양이 모두에게 활짝 열려 있지 않은가 짙푸른 바다 험난한 계곡 올망졸망한 산동네에도 흠뻑 뿌려지고 있지 않은가 누구든 가장 많이 품는 자의 몫이 아닌가 끝없이 파헤치고 끈질기게 쫓는 자의 몫이 아닌가 ----------------------- + 너에게로 가는 길 하필이면 가을이 움츠러들었어 안팎이 어수선하여 사람들도 메말랐어 차곡차곡 쌓는다면 스치기라도 할 거라는 어린 꿈까지 꾸었어 허나 대강 어림하던 그런 간극이 아니었어 짜릿하지만 먼 여정이 시작된 걸까 ----------------------- + 가족의 힘 '참을 인' 자 한번 제대로 써 본 적 없다 고단한 하루를 무사히 갈무리하고 곤..
고재종 시 1 + 광채 석모도 방죽, 그 아득한 억새 밭에 섰더니 일몰에 젖은 네 눈동자는 되레 무슨 깊고 푸른 수만 리로 일렁거렸다 억새 때문만도 아니게 길 하나 보이지 않고 내 눈은 내 눈동자를 보지 못할 때 네 눈동자에서 터져 나오는 광채는 저 수평선까지를 황홍(黃紅)으로 물들여놓곤 되레 넌 깊고 푸른 네 심연으로 잦아들었다 억새꽃 금발들이 하염없이 반짝거렸다 ---------- + 누님 저것 좀 보아 저 아가씨 봉선화 따서 손톱 묶네 저 아가씨 얼굴 좀 보아 홍색 자색 연분홍 드네 가슴 봉긋한 저 아가씨 꽃물 든 손 가슴에 얹네 저 먼 데로 까치발 딛네 말만 한 엉덩이 저 아가씨 어쩌자고 저 아가씨 바알갛게 달아오르네 숨쉬기조차 힘들어하네 아아, 저 아가씨 눈이슬 짓네 내사 차마는 못 보겠네 진저리 치다 깨어나..
푸시킨 # 알렉산드르 푸시킨 (러) + 삶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우울한 날을 견디면 즐거운 날은 오고야 말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지나가는 것이니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 ------------------------- + 너와 당신 그녀가 무심코 당신이라는 공허한 호칭을 여보라는 친근함으로 불렀을 때 어리둥절해진 내 마음은 온갖 행복한 꿈들을 유발시켰다. 나는 그녀 앞에 서서 시선을 못 박고 깊은 상념에 잠겨 당신은 참 사랑스러워하고 말한다 또한 진실로 그녀을 사랑한다고 느낀다. ---------------------------- + 작은 새 머나먼 마을에 이르러 고향의 풍습을 따라서 매 맑은 봄철 축제일에 작은 새..
최승자 # 최승자 시 + 생각은 생각은 마음에 머물지 않고 마음은 몸에 깃들이지 않고 몸은 집에 거하지 않고 집은 항상 길 떠나니, 생각이 마음을 짊어지고 마음이 몸을 짊어지고 몸이 집을 짊어지고 그러나 집 짊어진 몸으로 무릉도원 찾아 길 떠나니, 그 마음이 어떻게 천국을 찾을까. 무게 있는 것들만 데불고, 보이는 것들만 보면서, 시야에 빽빽한 그 형상들과 그것들의 빽빽한 중력 사이에서 어떻게 길 잃지 않고 허방에 빠지지 않고 귀향할 수 있을까. 제가 몸인 줄로만 아는 생각이 어떻게 제 출처였던 마음으로 귀향할 수 있을까. ----------------------------- + 근황 못 살겠습니다. (실은 이만하면 잘 살고 있습니다.)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어쩔 수가 없습니다. 원한다면, 죽여주십시오. 생..